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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 시즌을 앞두고 LA 레이커스가 가진 목표는 오직 우승뿐이었고, 현재도 그들은 우승을 향해 매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레이커스를 이번 시즌의 우승후보로 꼽고 있으며, 팬들의 관심사도 올해의 주인공이 레이커스일지 아니면 다른 팀일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분위기와 조건 속에서 만약 그들이 올시즌에 챔피언이 되지 못한다면, 곧 치솟게 될 코비 브라이언트와 앤드루 바이넘의 연봉, 그리고 라마 오덤의 계약 문제를 고려할 때 다음 시즌에도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우승을 해야 본전인 현재의 상황 속에서 레이커스는 12월 9일까지 17승 2패로 서부컨퍼런스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는 보스턴 셀틱스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보스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더불어 8할 이상으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전과 벤치의 조화도 훌륭한 편이다. 이대로 간다면 목표했던 우승도 꿈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즌이 진행될수록 초반의 압도적인 모습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약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록을 살펴보면서 하나둘씩 파헤쳐보도록 하자.


늘어난 실점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 일컬어지던 2008 파이널에서 패한 후 레이커스에게 주어진 과제는 수비였다. 그들이 자랑했던 공격력은 상대의 수비벽에 철저히 가로막혔던 반면 상대는 허약한 레이커스의 수비를 파고들며 챔피언이 되었다.

이때의 참담했던 결과를 잘 기억하고 있던 레이커스의 코칭스탭과 선수들은 수비전술을 연마하며 08-09 시즌을 준비했다. 이들은 1-2-2 지역방어를 기본으로 공을 가진 선수를 협력수비로 에워싸고, 당황한 나머지 비어있는 위크사이드로 패스하면 중간에서 이를 가로채 속공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이때 패스가 위크사이드에 있는 선수에게 제대로 도달하면 재빠른 수비로테이션으로 오픈 찬스가 생기는 것을 막는다. 게다가 골밑에는 블락능력이 좋은 앤드루 바이넘이 버티고 있어 페인트존에서의 수비도 어느 정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레이커스의 전술은 시즌 초반 7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세자리수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대단한 효과를 보였다. 이때까지 레이커스는 104.7득점과 86.7실점로 무려 18점이나 되는 득실 마진을 창출해내며 7연승을 거뒀고, 전문가와 팬들은 강력해진 레이커스의 수비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번 시즌이야말로 레이커스가 주인공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하지만 이후 12경기에서 레이커스는 무려 7차례나 상대에 100점 이상을 내줬고, 이 가운데 2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좋았던 레이커스의 수비가 무너진 까닭은 무엇일까.

① 상대팀에 돌파에 능한 플레이어가 있다

샤킬 오닐이 있을 때부터 레이커스는 상대 포인트가드를 효율적으로 막지 못했다. 스무쉬 파커가 주전으로 활약하던 2005-06, 2006-07 두 시즌은 자동문으로 여겨질 정도로 참혹한 모습이었고, 이는 그나마 수비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 베테랑 데렉 피셔가 돌아왔던 지난 시즌에도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발이 느린 피셔가 여전히 주전 1번을 맡고 있는 이번 시즌 역시 발빠른 상대 가드에 대한 수비는 제자리걸음이다. 발빠른 조던 파마라고 해서 다를건 없다. 마크맨 개인에게 모든 것을 맡겼던 작년보다 협력수비로 차단하는 올시즌은 전술상으로는 발전된 모습이지만, 팀 디펜스 자체가 오밀조밀한 편이 아니다보니 상대 가드에게 킥아웃을 허용해 외곽에서 더 큰 것을 얻어맞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② 상대가 더많은 리바운드를 따냈다

각각 레이커스를 무너뜨린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패배 직전까지 몰아넣은 워싱턴 위저즈는 강한 리바운드로 승부를 뒤집었거나 뒤집을뻔 했다. 레이커스의 앤드루 바이넘, 파우 가솔, 라마 오덤은 모두 리바운드가 괜찮은 빅맨이지만, 박스아웃을 철저히 하지 않아 상대에게 공격리바운드를 허용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경기 중 혹은 경기 후에 이런 점에 대해 지적을 받으면 곧 나아지기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잘못된 습관을 반복하고 있다.

③ 스틸을 노리는 레이커스의 수비

이는 최근에 나타나는 레이커스 수비 자체의 문제이다. 앞서 이번 시즌 레이커스는 공을 가진 상대 선수를 코너에 몰아넣고 패싱레인을 차단하는 수비를 펼친다고 언급한바 있다. 지금까지 잘 먹혀들어가면서 레이커스는 현재까지 리그에서 경기당 스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것이 바로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트레버 아리자, 코비 브라이언트는 상대의 턴오버를 유발하는 것보다 스틸 그 자체에 치중하고 있는데, 스틸 실패로 인해 마크맨이 비고 수비 전체가 무너지면서 오히려 더 쉽게 점수를 허용하는 상황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또한 스틸을 유도하기 위해 어설프게 헬프를 하다 정작 마크해야 할 상대에게 오픈찬스를 허용해 손쉬운 득점을 내주는 상황 또한 빈번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줄어든 벤치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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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멤버들의 득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백업으로 뛰는 선수들의 득점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승률이 높은 팀의 경우는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어 경기 막판을 가비지타임으로 만들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레이커스는 피셔, 코비, 블라디미르 라드마노비치, 가솔, 바이넘으로 구성된 스타팅라인업을 내세우고, 로스터에 등록된 나머지 7명 가운데 오덤, 아리자, 파마, 사샤 부야치치를 백업으로 출전시킨다. 만약 사실상 승부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졌다면 크리스 밈, 조쉬 파월, 룩 월튼이 코트 위로 나오게 된다.

한 시즌 내내 경기당 48.5분을 소화했던 윌트 체임벌린같은 괴물도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NBA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못할 뿐더러 82게임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주전들이 휴식을 취하는 시간대는 1쿼터 후반부터 2쿼터 초반, 3쿼터 후반부터 4쿼터 후반이다. 레이커스 역시 이 시간대에는 백업멤버들을 내보내며 주전들의 체력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시즌 초반에는 벤치멤버들이 주전에 버금가는 스탯을 쌓아올리며 연승행진의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시즌 초반 7연승을 달릴 때의 레이커스는 1쿼터에는 다소 열세를 보이다가도 주전과 벤치가 혼합된 2쿼터에 수비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다시 주전이 등장하는 3쿼터에 강력한 공수로 20점차 이상의 리드를 만들고 4쿼터를 백업멤버만 출전시키는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실종된지 오래다.

백업멤버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2쿼터 초반과 4쿼터 초반에 팀 공격력 자체가 답답해지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이때는 보통 파마-부야치치-아리자-오덤-바이넘의 라인업이 가동되는데, 어떻게 보면 수비도 괜찮고 내외곽이 비교적 고른, 적절한 라인업이라고 평할 수도 있겠지만, 득점을 믿고 맡길만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파머_ 오픈찬스에서 패스를 받아 3점을 시도하거나 페네트레이션 후 레이업 혹은 덩크를 통해 득점을 올리지만, 3점은 기복이 심한 편이다.

부야치치_ 오로지 3점만이 장기이지만 이번 시즌 들어 이마저도 개점휴업 상태이다. 사실 부야치치는 2004년에 데뷔한 이후 '연습 때는 코비보다 슛감각이 좋다'는 평을 받았어도 정작 경기에서는 오픈찬스를 놓치기 일쑤였지만, 지난 시즌에 환골탈태하며 파이널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보인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2년쯤 전으로 돌아간듯한 모습.

아리자_ 시즌 초반 한때 여러 차례 3점을 성공시키며 드디어 외곽슛을 장착한듯 했지만 이후 완벽한 찬스가 생겨도 3점을 넣지못하고 있다. 여전히 점프슛에는 자신없는듯 득점으로 연결된 69개의 필드골 가운데 무려 52개가 인사이드에서 나왔다.

오덤_ 반대로 성공률은 좋지만 3점을 잘 시도하지 않는 편이다.

이런 상황인지라 상대편으로서는 외곽은 적절하게 견제만 해주고 페인트존을 철저히 지키면 레이커스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가.

한때 35점은 가볍게 넘기던 벤치득점이 최근에 와서는 30점을 넘기기도 버겁다보니 20점에 가까운 리드도 백업멤버들이 코트에 있는 동안 다 날아가고 어느 틈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주전들이 나가서 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최근 레이커스의 경기 패턴이다. 필 잭슨 감독은 시간을 정해놓고 백업멤버들을 투입시켜 적응력을 키워보려했지만 이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바 있다.

코비의 경우 지난 여름 올림픽 출전으로 인한 과부하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바이넘은 아직 무릎부상으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출전시간이 조금 줄어든 것이 사실이고, 벤치자원들의 성장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군은 지나친 휴식으로 감각을 잃게 하고 상대의 기를 살려주면서까지 벤치멤버들을 가동시켰던 것은 잭슨 감독 자신의 말대로 실수였다. 앞으로 주전의 비중이 얼마나 늘어나게 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마치며

레이커스는 현재까지 성적과 득실마진에서 보스턴, 클리블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좋지않은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레이커스의 패배는 더욱 늘어나고 득실마진은 점점 줄어들어 결국 지난 시즌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크다.

가장 시급한 것은 수비다. 벤치득점이 줄어들더라도 실점을 더욱 줄일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지난 파이널에서 뼈저리게 느꼈듯 우승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디펜스다.

레이커스 선수들은 워싱턴 위저즈와의 경기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둔 후 라커룸에서 피셔가 칠판에 적었던 '보스턴 파이널', '24'라는 숫자를 가슴 속에 새기고 매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초심으로 돌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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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점이 없는 필라델피아. 그 해결책은 밀러?

12월 2일 시카고 불스 전을 기점으로 하여 팀 내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시즌 돌풍의 핵심이었던 밀러를 다시금 팀의 구심점이자 핵심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아직 밀러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감안하면 이것은 칙스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날 이후 밀러의 슈팅 횟수는 20개를 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리딩부터 수비까지 모든 부분의 최 일선에 밀러가 존재하고 있다.

팀이 계속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역전패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칙스 감독이 지난 시즌 이미 효과를 보았던 밀러 중심의 팀 운영을 다시 선택한 것이다.

그동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운영을 시도했었지만, 외곽의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서 결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삼는 데 실패한 채 마땅한 구심점 없이 애매모호한 경기력을 보여 왔었기 때문에 칙스 감독이 마지막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이번의 선택은 앞으로의 미래를 건 마지막 선택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밀러 위주의 팀 운영은 현재까지 장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단점들은 과연 이 시도가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고 있다. 장점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산만했던 공격 전개가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구심점 없이 흔들리던 필라델피아의 오펜스 시스템은 결정적인 순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밀러가 중심이 된 이후, 공격 전개는 한층 안정감을 되찾았으며 볼의 흐름 또한 보다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거기에 덧붙여, 자신감을 잃은 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의 움직임이 밀러의 지시에 따라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것 또한 호재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에 비해서 전반적인 움직임 자체는 정말 적다. 선수들 간에 신뢰가 부족해보이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믿음도 부족해 보인다. 즉, 마인드 상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적은 움직임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강팀이 아니다. 지난 시즌 그들의 승리의 원동력은 많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는 공간 창출에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밀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구심점을 잃어버리고 공격이 전반적으로 흐트러지면서, 그러한 움직임마저 사라져 버렸고, 이것은 결국 공격 공간 창출 실패로 이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밀러를 중심으로 다시 팀을 정상화시킨 이후 선수들의 움직임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원활함을 찾아보기는 힘들며, 첫 전술적 움직임 이후 이어지는 후속 움직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은 여전한 문제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밀러가 아이솔레이션과 슈팅을 자주 시도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밀러의 필드골 시도가 기형적으로 많은 원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일단 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자체에 그 의의가 있다.  이것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또한 이궈달라가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밀러가 리딩과 공격의 핵심으로써 볼소유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자신의 활로를 찾지 못한 채 헤매던 이궈달라가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리딩은 서브 리딩 선에서 적절히 조절하고 있으며, 돌파 시도와 슈팅 시도는 늘어났다. 물론 여전히 슈팅 컨디션은 최악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경기력은 서서히 좋아지고 있는 것 또한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즉, 밀러 중심의 공격 농구의 부활이 공격 전개의 안정화, 다양해진 움직임, 이궈달라의 컨디션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첫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밀러의 컨디션이 지난 시즌만큼 좋지 못하기 때문에 플레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밀러가 중심이 되었을 때 그 위력이 극대화되었던 이유는 밀러 자체가 막기 힘든 선수로 성장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밀러의 중거리 슛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위력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해서 밀러를 중심으로 한 플레이의 효율 또한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수비수들은 밀러 수비 시 외곽까지 따라가기 보다는 돌파 견제 위주로 수비를 펼치고 있으며, 또한 미들 포스트 앞 선에서는 더블 팀을 붙지도 않고 있다.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가 수비수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밀러를 중심으로 한 공간 창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가 표류하고 있다.

말 그대로이다. 현재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중심이 되어야할 선수라면 첫손에 꼽을만한 선수가 브랜드 임에도 그는 시즌 초반부터 전술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고 있었다.(감독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시즌이 지나면서 서서히 전술에 녹아들기 시작한 시점에 감독은 밀러 위주의 공격 전술을 다시 들고 나왔다. 그리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역할이 흔들림을 의미하고 있다.

밀러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고,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브랜드의 공격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초반만 해도 자주 나오던 픽 앤 팝의 구사 정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밀러의 슈팅 시도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밀러가 수비수들을 외곽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더블 팀을 유발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전혀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밀러가 브랜드에게 패스를 주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 꼭 밀러의 잘못이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밀러와 브랜드가 스트롱 사이드를 형성할 때 위크 사이드에 있는 선수들은 움직임이 너무 적다. 그리고 움직이더라도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이것은 결국 밀러와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전혀 풀어주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밀러가 돌파를 행하면, 자연히 수비수들은 밀러에게 더블 팀을 붙게 된다. 그리고 이 때 다른 선수들은 그저 서있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들을 끌고 나오면서 브랜드에게 적절한 공간을 만들어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까지 잘 시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밀러와 브랜드의 2대2대 플레이가 위력적이지 못한 원인이 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필라델피아가 앞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밀러와 브랜드의 콤비네이션 비율이 줄어들면서 이것은 팀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밀러-브랜드의 2 : 2는 위력적인 공격 옵션이고,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전술중 하나이다. 하지만 고비에서 두 선수를 주축으로 한 공격 전술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문제이다.

감독이 보다 적극적으로 두 선수 이외의 다른 선수들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2 : 2가 진정으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섯 명 모두를 전술에 포함시키는 모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사실 외곽 슛이 터져주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다.)

브랜드의 포스트 업 전술을 위한 공간을 만든 이후, 브랜드가 볼을 잡고 본격적으로 포스트 업을 시작할 때 위크 사이드에 위치한 선수들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은 감독의 책임도 크다고 볼 수 있으며, 픽 앤 팝 상황을 만들 전술이 충분함에도 슈터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두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여전히 크다면(사실 슈팅 컨디션이 좋다면 두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전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힘든 이유이다.), 이 압박을 풀어주는 것 또한 감독이 해줘야할 일이다. 칙스 감독이 보다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하는 이유인 것이다.

분명히 밀러를 축으로 하면서 전술 전개성은 많이 좋아졌으며, 선수들의 움직임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그 것들이 단지 일차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 그 것은 경쟁력을 얻을 수 없다.

현재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대부분 전술 전개나, 움직임 모두 일차적인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즉, 1차 전술이 실패한 이후(혹은 실패하지 않더라도) 2차, 3차로 이어지는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밀러가 무리한 슛을 날리는 횟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브랜드는 여전히 압박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전술 바깥에서 맴돌고 있다. 보다 다양한 전술적 시도가 필요한 이유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1차 전술이 막혔을 때 한 선수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은 리그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1대1로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할 선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리그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밀러-브랜드의 콤비네이션 플레이는 많이 나올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안정적으로 클러치 득점력을 살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 바로 그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밀러를 중심으로 한 공격 시도 그 자체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밀러가 코트에 없을 때에는 밀러가 있을 때에 비해서 경기력의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고 있다.

밀러의 백업으로 나오고 있는 루이스 윌리암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서 리딩 가드로써의 플레이 효율이 극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또한 득점에 있어서도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플레이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는 밀러가 코트 위에 있을 때 밀러를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밀러가 벤치로 물러난 이후에는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흐름을 빼앗기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스는 근래 right abdominal strain라는 가벼운 부상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 병명으로는 오른쪽 복부 경련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런 부상 들이 가뜩이나 좋지 못한 윌리암스의 컨디션에 더욱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본인의 리듬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윌리암스와 윌리 그린은 함께 코트에 섰을 때 전혀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두 선수 모두의 플레이가 빛이 바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윌리 그린의 장점은 득점 창출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오프 더 볼 무브 또한 좋은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윌리암스와 함께 뛸 때의 그린은 오프 더 볼 무빙을 제외한 채 플레이를 하고 있다.

본시 그린은 자신의 득점 기회를 만드는 무빙에 능한 선수이다.

하지만 윌리암스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리딩에 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패스 플레이가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이로 인해서 그린이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다. 그리고  그린이 움직임을 상실함에 따라 윌리암스의 플레이 또한 확실한 역할을 잡지 못한 채 어중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두 선수를 동시에 쓰는 것이 오히려 팀플레이를 해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칙스 감독은 근래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점을 타파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레지 에반스 대신 공간 창출 능력과 이면 활용 능력이 뛰어난 모리스 스페이츠를 중용하면서 앞 선에서의 부족한 움직임을 커버하였고, 리딩과 오프 더 볼 무브, 수비에 있어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로얄 아이비를 기용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조합을 시험하고 있다.

일단 스페이츠의 기용은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 나쁘지 않은 수비 능력, 센터까지 커버 가능한 멀티 포지셔닝 능력, 뛰어난 슈팅 능력 등은 기존에 움직임이 부족해서 활로를 찾지 못하던 벤치 멤버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11월 28일 셀틱스 전에서 가비지 타임에 기용되어 그 가치를 입증한 후 점차 기용 폭이 늘어나기 시작한 아이비의 경우 슈팅 가드, 심지어 스몰 포워드까지 수행하면서 활발한 움직임과 뛰어난 패스 감각으로 팀 공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밀러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윌리암스가 여전히 포인트 가드라기보다는 슈팅 가드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밀러가 리딩 플레이어로써 공격 전반을 지휘하는 것과는 반대로 백업 멤버로 기용되어 리딩보다는 득점에 치중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팀 전체적인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비의 기용은 분명히 활발한 볼의 흐름과 전반적인 공간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제한적인 기용으로는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가 없다. 일단 포인트 가드로써 기용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며, 보다 많은 출장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전과 뛸 때에나 백업 멤버를 추스르는 데 있어서 분명히 현재 시점까지는 윌리암스보다 아이비가 더욱 매력적인 팀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팀이 부진했을 때 퓨어 가드인 케빈 올리를 중용하면서 해답을 찾곤 했던 것을 칙스 감독이 다시금 상기해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브랜드가 결장했을 때 도니엘 마샬은 브랜드 대신 기용되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근 중용되었던 두 경기에서 그의 2점슛 성공률은 무려 61.5%가 넘으며, 3점슛 성공률 또한 55.5%가 넘고 있다(5-9).

특히, 그의 가치는 접전 상황에서 빛이 났다. 승리를 가져오는 위닝샷들을 터뜨리면서 그동안 빈약했던 외곽 공격에 큰 힘을 실어준 것이다. 파워포워드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하였고, 이런 활약은 그의 가치를 높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거기에 테오 레틀리프는 백업 센터로 기용되어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수비력은 사무엘 달렘베어의 백업으로써 달렘베어의 빈자리를 충실히 메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브랜드가 빠진 현 시점에서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렇듯, 필라델피아의 벤치 멤버들은 주어진 시간에 각자 그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밀러가 빠진 빈자리는 크게 느껴지고 있는데, 결국 이것은 벤치 조합의 문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칙스 감독의 보다 다양한 용병술 시도를 원하는 이유이다. 최근 경기에서 시도되어지고 있는 용병술의 변화는 그래서 긍정적이다.(개인적으로 보면, 윌리암스는 스크린 능력이 뛰어난 에반스와, 아이비는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스페이츠와 어울려 보인다. 또한 그린은 킥아웃 능력이 있어서 마샬과 잘 맞는다. 또한 마샬은 아이비와도 잘 어울린다. 이런 점을 칙스 감독이 인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분명히 윌리암스-그린의 조합은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최근 경기에서는 두 선수 모두 돌파만 집중적으로 시도하면서 공생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리딩 플레이어 없이 시도하는 무모한 돌파들은 오히려 공격 밸런스를 깨뜨리는 역효과를 나을 수도 있다. 때문에 더욱 더 새롭고, 다양한 용병술 시도가 필요한 것이다.

밀러 위주의 게임 전개는 앞으로 필라델피아 공격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들이 꼭 긍정적일 것이라 보기는 힘이 든다. 장점만큼이나 눈에 띄는 단점들이 많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이 긍정적인 형태를 보이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는 감독의 역량이 필수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칙스 감독의 분발을 바라는 이유이다.

2부가 끝났습니다. 총 3부로 기획하고 있으며, 1부에서는 클러치 득점력에 대해서, 2부에서는 구심점 없는 필라델피아에 대해서 논해보았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이궈달라와 영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해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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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12패. 필라델피아의 문제는 무엇인가. 어느덧 21경기를 치렀음에도 필라델피아 76ers는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공격에 있다. 공격이 총체적으로 부진에 빠져있으며 이로 인해서 완벽한 수비를 보이고도 지는 경우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체 이렇게까지 공격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이 문제인지, 해결방법은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고비를 넘을 힘이 없다! 너무 부족한 클러치 득점력

말 그대로이다. 항상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순간적으로 오는 고비를 이겨내는 힘이 없어서 상대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필라델피아 경기에서 상대팀이 10점 이상의 'Run'을 하는 것은 이제 흔한 경우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필라델피아는 한 경기 내에서도 경기력에 있어서 극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농구는 흐름을 자신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이끌어내는가가 정말 중요한 스포츠이다.

강팀이라면 모름지기 어느 순간에나 다시금 자신들에게 유리한 흐름을 끌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능력은 곧 팀의 안정된 전력과 연계 가능한 저력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현재 흐름을 가져오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게임 초반 흐름을 유리하게 끌어가고도 그 흐름을 유지하지 못해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1점차 승부가 이어질 때 승리를 가져오는 경우 또한 거의 없다.(하물며 5점차 내로 지고 있어도 역전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들지 않을 정도이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경기력을 대변하는 것은 집중력이었다.

역습을 주 무기로 하는 팀임에도 수비력에 있어서 언제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면에는 바로 이 집중력이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백투백 승률이 50%를 넘는 팀이었다.(10승 9패)

더욱이 12월 이전까지 백투백에서 전패를 당했지만(4패), 12월 이후에는 무려 10승이나 거두면서 12월 이후로만 10승 5패를 기록할 정도로 백투백에 있어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백투백으로 인해서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많은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은 그만큼 집중력과 승리를 이끌어내는 끈기가 대단했었다는 반증이며, 지난 시즌 후반기의 필라델피아가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 팀이었는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현재까지 백투백 승률이 28.5%에 그치고 있다.(2승 5패) 더욱이 12월 이후 백 투 백 경기에서는 전패를 당하면서 지난 시즌과 달리 12월에 들어섰음에도 경기력이 정상으로 올라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를 비롯하여 많은 선수들이 영입되었고, 더욱이 주전 라인업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초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바이지만 그 부진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더 큰 문제는 그러한 부진의 해법을 아직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 경기 내에서도 기복이 극심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경기력은, 이 팀이 지난 시즌 집중력과 끈기를 바탕으로 언제나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그 팀이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상대팀이 몰아치기 시작하면 그 것을 끊어내는 힘이 부족하고, 또한 점수 차가 나면 그 점수 차를 따라잡는 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필라델피아가 집중력이 살아있고 끈기 있는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물론 수비였다. 하지만 그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시 되었던 능력이 바로 클러치 득점력이다.

안드레 밀러의 활용도를 극도로 높인 것이 부진 탈출의 해법이 되었던 후반기. 밀러는 클러치 득점력에 있어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안드레 밀러의 재조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대단했던 활약의 이면에는 정확한 중거리 슛이 있었다.

밀러는 데뷔 초창기부터 리딩 플레이어로써 주목을 받은 포인트 가드이다. 하지만 그가 뛰어난 리딩 능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유는 그가 확실한 자신만의 득점 무기가 없었던 점이 컸다.

일류 포인트 가드들이 가지고 있는 그 것. 특히 일류 리딩 플레이어로써 꼭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그것. 클러치 득점력이 밀러는 부족했던 것이다. 실제로 일류 포인트 가드로써 인정받기 위해서 이러한 클러치 득점력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일류 포인트 가드의 대부분이 리딩 가드임을 감안할 때, 팀 내에서 가장 볼을 많이 소유하고 경기 흐름을 주관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임은 당연한 것이고, 그들이 그러한 임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확실한 클러치 득점 능력 또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차세대 대표 포인트 가드들인 크리스 폴이 2년차에 비로소 리그 정상급 포인트 가드로 올라선 이면에 중거리 슛과 3점 슛의 발전이 있었던 점이라든 지, 데론 윌리암스가 크로스 오버에 이은 위력적인 중거리 슛으로 각광받고 있는 점 또한 이러한 요소와 무관하지 않을 정도로 포인트 가드의 능력으로써 클러치 득점 능력은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리고 지난 시즌 밀러가 리딩 가드로써 각광받을 수 있었던 이면에는 바로 정확한 중거리 슛이 가장 큰 위치를 차지했었다. 기본적으로 돌파 능력과 패싱 능력이 좋은 선수였음에도 지난 시즌 이전까지는 일류급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3점 슛 능력이 부족하고, 미들 포스트 이후로는 득점하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하여 밀러는 일류급 선수로 재조명받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중거리 슛의 안정화였다. 상체를 다소 앞으로 숙이던 버릇이 있었던 그의 슈팅 자세가 바르게 교정이 되면서 슈팅 적중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던 것이다.

중거리 슛이 안정되면서 그의 플레이에서는 기복이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그는 안정된 리딩 플레이어로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필드골 성공률 : 49.2%, 커리어 하이)

중거리 슛이 안정화된 것은 그에게 여러 가지 이점을 가져다주었는데, 일단 그의 공격 옵션에 중거리 슛이 포함되면서 수비수들이 그를 막기 위해 수비 범위를 넓힐 수밖에 없게 되었고, 외곽에서도 더블팀을 유도할 수 있게 되면서 그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패스를 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고, 돌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지는 여러 가지 연쇄 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에 더불어 클러치 득점력 또한 높아지면서 그는 어느덧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클러치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가 되었다. 더욱이 그의 리딩 능력은 이런 것들에 의한 연쇄효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여 팀이 항상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까지 각광받았던 중거리 슛 능력이 상당부분 감퇴된 듯 보인다. 필드골 성공률은 커리어 2번째로 낮은 수치인 43.5%에 그치고 있으며, 이런 수치는 그를 막는 선수들이 수비 범위를 골밑으로 타이트하게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즉, 패스를 할 만한 공간이 지난 시즌에 비해서 줄어들었으며, 돌파 또한 막히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지난 시즌 팀을 고비에서 무수히 구해주었던 중거리 슛이 사라지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그의 슈팅 자세에서 가장 안 좋은 버릇은 상체가 앞으로 쏠린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이것을 교정하는 데 성공하면서 놀라울 정도의 정확도를 가진 중거리 슛을 보여줄 수 있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다시 상체가 앞으로 쏠림으로 인해서 슈팅 정확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그의 주 무기 중 하나였던 포스트 업 또한 그 위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포스트 업이 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정확했던 턴 어라운드 슛의 존재가 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중거리 슛이 흔들리면서 턴 어라운드 슛마저 정확함을 잃어버렸고, 그로 인해서 포스트 업마저 그 위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시즌 초반, 밀러가 부진한 원인은 안드레 이궈달라의 극심한 슬럼프로 인한 연쇄 효과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즉, 이궈달라가 슈팅 컨디션이 안 좋음으로 인해서 리딩에만 집중하면서, 오히려 밀러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궈달라의 컨디션이 다소나마 살아나고 있고, 팀의 중심이 밀러에게로 옮겨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밀러의 슈팅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은 차후 심각한 문제점으로 드러날 확률이 높다.

현재 멤버 들 중에서 가장 클러치 득점력이 좋은 선수는 역시 엘튼 브랜드이다. 하지만 외곽에서 가드들이 부진함에 따라 그에게 가해지는 수비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며, 이것은 팀 공격 전반적으로 심각한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그나마 외곽에서 힘을 내주던 영마저 근래 컨디션이 하락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심각하다.(최근 두경기 8.5점 득점, 평균 득점_ 16점->13.6점으로 하락) 거기에 여전히 이궈달라는 슈팅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3점 성공률 25.5%)

이런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해결책은 밀러가 제 컨디션을 찾는 일이다.

이미 이궈달라의 슈팅 자세는 단시일 내에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흔들리고 있으며(매 경기마다 슈팅 자세가 바뀌고 있다. 특히 풀업 점퍼 상황과 캐치 앤 슛 상황에서의 자세가 현격히 차이가 나며, 상-하체가 완전히 따로 놀아서 타점까지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은 부담감을 버리고 몸의 경직부터 풀어주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영은 이제 2년차에 불과해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팀 내 최고 베테랑 중 한 명이며,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밀러의 경우 상체가 앞으로 쏠리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슈팅 폼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즉 본인이 자각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원 컨디션을 회복할 여지가 있다.)

밀러가 살아나면, 클러치 득점력도 살아날 것이고 덩달아 흐름을 유지하는 능력도 많이 좋아질 것이다.

리딩 플레이어이면서 클러치 득점원인 밀러의 부활을 염원하는 이유이다.

이번 글 또한 시리즈물로 구성하였습니다. 1부에서는 클러치 득점력 빈곤에 대해서 논해 보았습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구심점없는 공격 전개에 대해서 논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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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MINWOOK 2008. 12. 7. 18:09

페트리 코포넨 스토리(下)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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훕 서미트(Hoop Summit)는 전통적으로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이 훕 서미트는 NBA 스카우터들뿐 아니라, 유럽 리그 스카우터들까지 와서 볼 정도로 그 관심이 대단하다. 미국 내 몇몇 골수 NBA 농구팬들은 이 “미래 스타들의 향연”을 보기 위해 멀리서 올 정도로 그 열기는 매우 뜨겁다.

O.J. 메이요, 마이클 비즐리, 데릭 로즈, 제리드 베일리스. 이번 2008년 NBA 드래프트에서 ‘스타급 대접‘을 받았던 선수들이 당시 미국 팀의 선수들로 나왔다. 또한 놀란 스미스, 카일 싱글러 등 당시 고교 최고의 레벨로 평가받았던 선수들도 참가한 바 있다.

월드 팀에서 가장 주목했던 선수는 니콜라스 바텀이었다. 바텀은 이미 수많은 유럽의 유소년 대회와 그리고 프랑스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선수였고, 사실 이 당시 바텀 외에 이스라엘 출신의 포워드 옴리 캐스피(Omar Casspi), 그리고 아진샤(Ajinca)정도가 이목을 끌었다. 코포넨은 분명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바텀 정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선수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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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리그의 소속팀 혼카 플레이보이즈(Honka Playboys)는 정규시중 중에 사실상 팀의 주전 리딩 가드이자 에이스 역할까지 했던 코포넨의 비중을 알면서도 그의 NBA 꿈을 위해 훕 서미트 참가를 허락해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미국으로 날아간 코포넨은 시차 적응에 힘든 모습을 보이면서 최악의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월드 팀 연습 때부터 최선을 다한다. 코포넨의 플레이를 본 NBA 스카우터들은 하프코트 오펜스와 런앤건 게임에서 모두 강점을 보이면서 자신보다 크고 격렬한 선수가 있어도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는 그를 ‘존 스탁턴‘에 비유했다. 스탁턴의 근성과 투지는 이미 많은 팬들이 잘 알거라 생각한다.

코포넨은 훕 서미트 본 게임에서 불안한 볼 운반과 미숙한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특유의 센스를 발휘하며 7득점, 6어시스트, 1실책의 기록을 만들었다. 많은 NBA 스카우터들은 분명 잠재력은 있는 선수라면서 차기 NBA 드래프트에 나온다면 1라운드에 뽑힐 만한 선수로 페트리 코포넨을 보드에 올려놓았다.

결국 코포넨은 내친 김에 2007년 NBA 드래프트 참가를 결정한다. 사실 이 NBA 드래프트 참가 결정은 페트리의 순간적인 판단이었다. ‘훕 서미트로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니 이 기회에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나를 시험해보자’ 이런 생각으로 페트리는 NBA 드래프트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당시 코포넨에게 관심을 갖던 NBA 팀들은 멤피스 그리즐리스, 세크라멘토 킹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리고 포틀랜드 블레이저스가 있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전 단장이었던 제리 웨스트가 스카우팅 목록에 페트리 코포넨을 올려놓았고, 새로 취임한 크리스 월러스 역시 코포넨에게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웨스트의 영향도 많이 받았을 가능성이 큰데, 월러스도 웨스트처럼 핀란드로 직접 날아가 코포넨의 경기 비디오 테잎을 가지고 올 정도로 코포넨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아마 2라운드쯤으로 생각했을 것이고 세크라멘토나 피닉스, 샌안토니오도 코포넨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워크아웃을 갖기도 했다. 이 팀들은 모두 백업 포인트가드가 필요한 팀이었고, 유럽 선수들에게도 비교적 우호적인 구단들이라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특히 유럽 유망주들에 대해 관심이 남달랐던 포틀랜드가 그러했다. 조엘 프리챠드와 네이트 맥밀란은 코포넨를 사실상 1라운드에서 뽑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프리챠드는 제리 웨스트와 마찬가지로 포틀랜드의 스카우터들을 유럽에 배치했기 때문에 코포넨의 활약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프리챠드는 그의 지인들에게 “코포넨은 이번 드래프트의 최고의 유망주”라는 말까지 하면서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코포넨은 후에 자신이 1라운드에서 뽑히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2007년 6월 29일, 뉴욕에서 열린 NBA 드래프트에서 그는 1라운드 30번. 마지막 1라운드 지명자로 필라델피아 76ers에 뽑히고 나서 바로  유망주 군단 포틀랜드로 트레이드됐다.

수많은 미국의 농구팬들은 훕 서미트에서 페트리 코포넨이 뛰기는 했었지만 그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았다. 많은 팬들에게 생소했던 것이다. 당시 1라운드에 뽑힌 마르코 벨리넬리, 루디 페르난데스는 유럽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어린 나이임에도 팀의 에이스였다. 국제 대회에서의 위상이 상당히 높은 선수들이라 어느 정도의 정보가 있어 알려졌지만 코포넨이란 이름은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코포넨이 몸담고 있던 핀란드 리그가 다른 나라 리그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한편, 핀란드가 농구 강국의 대열에 서지 못한다는 사실이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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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19세의 휜칠한 미소년은 포틀랜드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2007년 섬머리그 출전도 감행했다. 당시 아주 큰 활약은 아니었지만 남다른 패싱 감각과 센스, 그리고 노련한 리딩을 잠깐 잠깐씩 보여주었는데, 당시 프리챠드의 평이 매우 흥미롭다.

“그는 커크 하인릭과 같은 스타일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하인릭과 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고, 괜찮은 볼핸들링, 그리고 공격성과 패싱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 수비가 문제라고 하는데, 그는 커크 하인릭과 같이 1, 2번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수비 잠재력을 가진 선수다. 수비 자세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매우 좋다. 다른 코치들도 코포넨의 수비 잠재력이 좋다는 내 생각에 동의한다. 당장 수비가 문제라고 해도 두고 보라. 그는 NBA에서 잘 성장하면 하인릭과 같은 최고의 수비수가 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페트리 코포넨은 2007년 섬머리그가 끝나고 유럽에서 더 경험을 쌓기 위해 다시 핀란드로 날아간다. 핀란드 농구계는 코포넨의 기대 이상의 성과에 크게 고무되어 있었고, 핀란드 국민들 역시 그에게 많은 찬사를 보내면서 핀란드 농구에도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핀란드 리그는 이미 리그 시작 전부터 ‘코포넨 효과‘에 휩싸였다.

코포넨은 2007-08시즌 팀의 슈팅가드를 담당하였다. 포인트가드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던 지난 시즌과 달리 07~08시즌은 팀에 포인트가드가 영입이 되면서 보직이동이 된 것이다. 사실 슈팅가드로 뛰는 이유에는 NBA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말도 많았다. 어쨌든 코포넨은 지난 시즌 핀란드 리그 최고의 ‘리딩가드‘라는 찬사에 이어 최고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라는 수식어까지 등에 업었다. 그의 소속팀 혼카는 전 해에 이어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우승을 일궈내면서 2연패에 성공한다. 코포넨은 파이널 도중 부상을 입어 끝까지 뛰지는 못했지만 계속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정규 시즌에는 19.4득점, 4.0어시스트, 3.9리바운드, 1.8스틸로 포인트가드치고 상당히 준수한 성적을 냈다. 2점 슛은 56.4%, 3점 슛은 42.6%,자유투 성공률은 78.6%의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또한 소속팀을 2연속 우승으로 이끄는데 일등공신을 담당하기도 했다.

라펜란타(Team Lappeenranta)와의 준결승(4강전) 2차전에서 오른쪽 손가락 부상을 당해 파이널 출장이 불투명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작년과 비교 불가일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평균 18.0득점, 2.5리바운드, 5.2어시스트, 2.3스틸의 엄청난 기록지를 작성하고 있다. 2점 슛 성공률은 57.6%, 3점 슛 성공률은 48.7%, 자유투 성공률은 작년에 비해 12%정도 감소됐다. 그리고 MVP 후보에 오르면서 바야흐로 코포넨은 최고의 핀란드 선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트리는 영광스러운 핀란드 리그에서의 활약을 접어두고 또 하나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2008년 NBA 리그 입성이다. 그는 이제 자신이 준비되었다고 믿는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지금 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신이 07-08시즌 핀란드 리그를 준비하면서 수없이 연습했던 볼핸들링과 수비연습을 재개했고 섬머리그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수많은 핀란드 국민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말이다.

2008년 섬머리그에서 코포넨은 제리드 베일리스와 함께 백코트를 이루었다. 이미 둘은 2007년 훕 서미트에서 만난 경험이 있어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실력도 언어도 확실히 2007년도에 비해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온 코포넨은 첫 경기부터 베일리스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며 프리챠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섬머리그 내내 코포넨은 포틀랜드에서 베일리스, 바텀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각광을 받았다.

13.2득점, 3.4어시스트, 2.6리바운드는 그가 섬머리그에서 남긴 성적표다. 볼핸들링과 수비는 분명 개선됐지만 아직 프레스에 대응하는 것이 미숙(이것은 유럽 리그와의 수비 강도 차이가 가장 크다. 경험이 쌓이면 더 나아질 것이다)하고, 슈팅의 기복이 있다는 것을 지적받았다. 때문에 이 아킬레스건은 아직까지 프리챠드와 네이트 맥밀란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코포넨은 현재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의 클럽들로부터 장기계약(거의 대부분 5년 정도로 잡고 있다고 전해진다)과 함께 거액을 제시받고 있지만 올 시즌 반드시 포틀랜드의 15인 로스터에 들기를 바라고 있다. 저 유명 클럽들의 콜은 일단 포틀랜드의 답을 들을 때까지 거절한 상태다. 혼카와의 계약은 올 시즌으로 끝날 것이다.

“이번에 포틀랜드의 1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한다면 유럽리그의 팀들 중 한 팀과 장기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 리그가 현재 더 많은 돈을 NBA보다 줄 수 있고, 계약 조건이 좋을지 몰라도 지금 당장은 NBA 입성을 원한다. 유럽 리그의 콜들을 모두 거절하고 미국으로 왔다. NBA는 저의 평생 꿈이였고, 너무 어렸을 때부터 큰돈을 만지면서 뛰고 싶지 않다. 지금이 아니면 NBA 입성 기회가 없을 지도 모른다. 단 1분을 뛰어도 좋다. 25세쯤 됐을 때는 이 곳 NBA에 다시 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페트리의 말이다.

개인적으로 유럽리그에 가서 경험을 더 쌓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이 코포넨의 마지막 NBA 입성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코포넨의 견해에도 상당부분 동의한다. 오히려 트레이드를 시도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코포넨의 몸값은 사실상 현재 유럽 리그의 수많은 빅 리그 팀들에 의해 엄청나게 폭등 중이고 미화로 4백만 달러까지 줄 수 있다는 구단까지 나타날 정도다. 대부분의 팀들이 장기계약을 요구하고 있지만 코포넨은 모두 거절한 상태다. 그가 농구를 시작하던 꼬마였을 때부터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 꿈이 당장 중요하다는 것이고, 그 정도로 코포넨의 NBA 입성에 대한 욕망은 강하다.

돈으로 농구하고 싶지 않다는 20세의 핀란드 청년. 조국에서 외면 받는 종목이지만 마이클 조던, 존 스탁턴, 제이슨 키드, 스티브 내쉬같은 스타 선수들을 보면서 NBA에 대한 꿈을 키워온 NBA 키드다. 물론 포틀랜드와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는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필자는 코포넨의 돈보다는 자신의 순수한 열정을 이루려는 모습을 보면서 이 20세 청년이 꼭 NBA 입성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돈을 쫓기 보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운동을 하는 선수에게는 어떻게 끌리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수많은 NBA 팬들도 코포넨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주기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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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MINWOOK 2008. 12. 5. 23:48

페트리 코포넨 스토리(上)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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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리 요한네스 코포넨(Petteri Johannes Koponen). 이것이 페트리 코포넨의 풀 네임이다. 유럽에서도 농구 불모지로 불리는 핀란드. 겨울 스포츠인 아이스하키와 대다수 유럽 국가의 메인 스포츠라고 볼 수 있는 축구보다 떨어지는 인기, 저변도 열악한  핀란드 농구에서 코포넨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핀란드 농구천재의 탄생과 불우했던 유년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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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4월 13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태어난 코포넨은 홀어머니의 큰 사랑 속에서 자랐다. 그는 심성이 매우 착하고 선한 아이였지만 동네 아이들과 싸움을 많이 해서 어머니의 속을 정말 많이 썩혔다고 회고한다. 아버지없는 자식이라며 놀려대던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보다 나이가 많았다. 이 못된 동네 형들은 심지어 꼭두새벽에까지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고 '아버지없는 자식'이라고 놀리는 끈기를 발휘했으니, 그 고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머니인 쏘냐 코포넨(Sonja Koponen)은 페트리가 7살이 될 때까지 핀란드 프로리그에서 뛰었던 여자농구 선수였다. 핀란드의 여자농구 리그는 사실 환경이 핀란드 남자농구보다 더 열악했다. 팀에서 블루컬러 워커로 상당히 각광받았던 선수였던 쏘냐는 자신의 아들이 농구에 재미를 붙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코포넨은 축구에만 열을 올렸다. 당시 핀란드의 최고 스포츠중 하나가 축구였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를 속일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축구가 지겨웠는지는 몰라도 어머니가 가끔 보여주던 NBA 경기에 흥미를 갖게 된 코포넨은 존 스탁튼, 제이슨 키드같은 선수들을 보면서 농구 선수로의 꿈을 갖게 된다. 특히나 코포넨은 자신이 어렸을 때 티비로만 보던 스탁턴과 말론의 픽앤롤 경기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회고 했다. 그는 후에 핀란드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짜릿한 플레이였다"고 밝힐 정도로 유타 재즈의 플레이에 심취해있었다.

코포넨이 10살이 되던 해, 유소년 농구팀 코치였던 에르키 코이비스토 라잘라(Erkki Koivisto Rajala)는 그의 어머니인 쏘냐의 소개로 코포넨을 만나게 된다.

당시 코포넨은 농구공을 들고, 여러 동네의 농구 코트를 전전하면서 열심히 농구에 열중했다. 헌데 농구를 하는 코포넨은 아이들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당시 핀란드에서는 농구가 비인기 종목이였고, 농구 코트는 동네에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을 정도로 먼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코포넨은 농구를 즐기는 극소수의 아이들이나 청년들과 함께 아침 일찍 농구를 하러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기 일쑤였다.

그러나 어머니 쏘냐는 그런 그를 대견하게 여겼고, 라잘라 코치에게 소개를 시켜준 계기가 되었다. 또래보다 키가 훨씬 컸던 코포넨의 신체조건을 보고 라잘라는 그에게 유소년 팀에 들어와 달라고 이야기했고, 코포넨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헬싱키의 외로운 꽃이 활짝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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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잘라 코치와의 운명적 만남 후에 코포넨의 농구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그의 재능은 유소년 리그에서 단연 빛이 났었고, 사실상 또래들이 아닌 3~4살 정도는 많은 선수들과 플레이해야 수준이 맞을 정도로 “천재급” 실력을 보여준다. 당시 수많은 핀란드 방송사는 앞다투어 코포넨을 취재했고, 여자농구에서 나름의 스타였던 '쏘냐 코포넨의 아들'이라는 타이틀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몇몇 유럽농구 전문가들은 핀란드에서 농구 천재가 나왔다면서 이 선수의 미래를 주목하라는 취지에서 유럽농구에 코포넨을 소개했다.

코포넨은 13세때 핀란드 유소년 대표로 뽑혔고, 16세때 당시 핀란드 리그 최고의 팀중 하나였던 혼카 플레이보이즈(Honka Playboys)와 계약을 맺는다. 혼카의 감독이였던 미하일로 파비체피비치(Mihailo Pavicevic)는 코포넨의 상당한 팬이였고, 그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다.

U-16대회에서 디비전-B(유럽의 유소년 대회는 디비전-A와 디비전-B로 운용되는데 국가의 수준은 디비전-A가 높다. 한마디로 아이스하키의 A리그, B리그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에서 평균 15.7득점, 4.9리바운드, 3.7어시스트, 2.3스틸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팀 성적은 신통치 않았고 이대로 묻혀지나 싶었다.

그러나 코포넨의 고공행진은 2006년 18세의 나이로 나간 유럽 U-20대회에도 이어졌다. 자기보다 2살이 많은 선수들 가운데에서도 코포넨의 실력은 수많은 NBA 스카우터들의 눈에 군계일학이었다. 코포넨은 유럽 U-20대회 디비전-B에서 평균 12.6득점, 3.4리바운드, 3.4어시스트, 2.5스틸로 대활약을 했다. NBA 스카우터들은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라면서 그를 극찬했고, 이 중에는 NBA의 전설 제리 웨스트도 있었다.

결국 코포넨은 이 활약을 인정받아 핀란드 성인 대표팀에 18살의 나이로 뽑히게 된다.


미국 농구와의 운명적 만남 

한편 멤피스 단장이었던 제리 웨스트는 U-20 대회 참관 이후에 핀란드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코포넨을 스카우팅하고, 직접 만나기 위한 포석이었다. 비행기에 몸을 실은 웨스트는 핀란드 리그에서의 코포넨의 플레이를 보고, 자신이 유럽 U-20대회에서 본 것보다 더 큰 잠재력을 발견한다. 나이답지 않은 폭넓은 시야,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패스, 그리고 강력한 승부근성까지.

그를 스카우팅하면서 웨스트는 이런 말을 했다. “코포넨은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근래 본 유럽 선수들 중에 이만한 재능을 가진 선수는 찾기가 매우 어렵다. 그는 NBA에서 '벤치'의 내쉬, 혹은 스탁턴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또한 이런 최고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강한 승부근성과 실력을 가졌으며 스타 기질이 있는 선수다. 이런 선수들은 미리 NBA로 데리고 와서 경험을 쌓아줘야 한다. 그는 거품이 아니다. 그가 거품이 아니라는 건 그의 현재 경력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유럽의 청소년 대회에서 기본적으로 2~3살 많은 선수들과 플레이를 하고 있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18살 때 이미 성인 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코포넨이 언제 드래프트에 나오든지 우리는 그를 꼭 뽑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야말로 선수보는 눈도 그의 선수시절만큼이나 '전설'급인 웨스트의 찬사를 받은 코포넨은 더욱 더 고무되어 있었다. '세상에 내가 웨스트의 인정을 받다니'라며 말이다. 티비에서나 보던 영웅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코포넨은 혼카의 상승세 역시 이끌어 낸다.

2006-07 핀란드 리그 시즌은 코포넨에게 상당히 큰 의미가 있었다. 먼저 선발로 발탁됐고, 조금씩 그의 잠재력이 리그에서 인정을 받던 시절이며 그의 소속팀 혼카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코포넨은 06-07시즌 라티(Lahti)와 Pyrinto전에서 각각 28점 10어시스트, 22점 10어시스트로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고, 정규시즌에서는 평균 12.4점, 2.5리바운드, 4.1어시스트의 활약을 선보였다. 또한 플레이오프 11경기동안 평균 12.8점, 2.2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활약을 하면서 팀의 리딩가드뿐 아니라 핀란드 최고의 포인트가드 칭호를 받을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와중에 2007년 미국에서 한 통의 편지가 날라왔고 바로 '훕 서미트(Hoop Summit)' 초청장이었다. 2006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 U-20대회에서의 활약이 수많은 NBA 스카우터들과 유럽리그 스카우터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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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AC' 트레이시 맥그레이디가 또 쓰러졌다. 시즌이 개막한 지 겨우 15경기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엔 무릎이다.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스포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무릎이 얼마나 중요한 부위인지를 잘 알고 있을 터. 역시 요 몇 년 간 그랬던 것처럼 ’당분간‘ 맥그레이디를 볼 수 없게 되었다. 휴스턴 로케츠 팬들은 시즌 전 하나 같이 동일한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제발 부상만은...” 하지만 맥그레이디는 올 시즌에도 여지없이 팬들의 우려를 현실로 나타나게 했다. 팬들은 또 한 번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게 잘못되어가고만 있다

휴스턴의 올 시즌은 그 어느 해보다 희망적이었다. 다재다능하고 수비에서 전투적인 론 아테스트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어느 팀이든 아테스트, 맥그레이디, 야오 밍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것은 곤욕스러운 일이다. 단순히 빅3로 그 위력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왜냐면 이 팀에는 아테스트, 맥그레이디, 야오 밍을 비롯해서 셰인 베티에, 루이스 스콜라 등 훌륭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아테스트 없이도 서부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으로 살아남았다.

단지 아테스트라는 퍼즐이 추가된 것뿐이지만 그 퍼즐은 너무나 매력적인 것이었다. 휴스턴은 시즌에 대한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티맥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테스트의 휴스턴 입성을 가장 반긴 사람이 바로 티맥이었다. “준비는 완벽하다” 자신감에 가득찬 티맥의 말이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과연 오프 시즌에 완벽한 몸상태를 만들었는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인저리 프론. 언젠가부터 티맥은 이렇게 불리게 되었다. 티맥의 전성기는 올랜도 매직에서 꽃을 피웠다.

빈스 카터의 그늘을 벗고자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맥그레이디는 물 만난 고기나 다름없었다. 리그 최고의 선수를 논할 때 티맥은 빠져서는 안 될 선수로 분류되었다. 조연이었던 티맥은 어느덧 어엿한 주인공이 되었다. 2000년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카터를 빛내주었던 ‘들러리’ 티맥은 더 이상 기억되지 않았다. ‘고졸 유망주’ 로서의 티맥은 거기까지였다. 한 팀의 에이스로서 티맥이 가져야 할 목표 의식은 좀 다른 것이었다. 우승. 그것은 티맥에게 있어 보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티맥은 이상한 징크스에 허덕이게 된다. 1라운드. 그것은 티맥이 결코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다. 매시즌 플레이오프만 되면 힘없이 발길을 돌리는 티맥을 지켜봐야만 했다. 팬들은 매번 반복되는 장면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지만 티맥이 꼭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티맥 스스로에게도 반드시 뚫어야만 하는 일종의 관문이었다. 하지만 팬들이 바라던 ‘이상’ 은 펼쳐지지 않았다. 이를 갈을 것만 같았던 티맥은 점점 나약해져 갔다. 지쳐있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열정의 소진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건 마치 올랜도와의 작별을 미리 준비하는 것만 같았다.

올랜도는 계속해서 졌다. 지고 또 졌다. 기대했던 티맥의 마법은 그 기운조차 느끼기 힘들었다. 티맥을 떠받들던 사람들은 그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티맥은 당당히 맞서지 못했다. 반성하기 보다는 외려 올랜도의 한계를 탓했다. 화려하게 떠올랐던 티맥은 온데간데 없고 꼴찌팀의 비겁한 에이스만 남아있었다. 그렇게 티맥은 올랜도를 떠났다.


풀지 못한 숙제를 남겨두고 떠난 티맥

티맥이 올랜도를 떠나 당도한 곳은 휴스턴이었다. 그곳엔 야오 밍이 있었다. 휴스턴이 스티브 프랜시스를 포기하고 택한 인물은 다름 아닌 티맥이었다.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코비 브라이언트 - 샤킬 오닐 콤비의 전례대로라면 이보다 더 좋은 조합은 없었다. 티맥 역시 굳은 의지를 나타내며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휴스턴이 티맥을 영입해 거둔 최고의 성적은 티맥의 징크스와도 같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던 휴스턴의 계획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다.

프랜시스도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킬 수 있는 능력은 있었다. 티맥이 로케츠 맨이 된 이후로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휴스턴에서의 전성기라고 해봐야 숀 브래들리 위로 덩크를 내리꽂았던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플레이오프(역시 결과는 1라운드 탈락이었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대결에서 보여주었던 미칠 듯한 클러치 3점슛 폭발이 전부다. 오히려 팀은 성적보다도 티맥의 건강에 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티맥을 위한 휴스턴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시즌 내내 티맥은 쓰러졌지만 팀은 그 때마다 기회를 주고 시간을 감내했다. 하지만 티맥은 이러한 팀의 노력을 매번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고 올 시즌도 변함이 없었다. 팀의 희망이 될 것만 같았던 티맥은 어느새 팀의 골칫거리로 자리 잡았다. 얼마 전에는 팀 내 입지도 불분명한 프랜시스에게 훈계까지 들어야 했다. 그만큼 현재 티맥의 위치는 무척 위태롭다. 부상이 원수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매번 닥쳐오는 시련에 티맥도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매번 눈 감아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티맥이 벌여놓은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팀은 충분히 할 만큼 했다. 티맥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남은 것이라면 티맥의 보답인데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뉴저지 네츠의 카터를 한 번 보라. 그도 티맥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 때가 있었다. 토론토 랩터스에서의 말년은 티맥의 그것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태업을 하며 대놓고 팀을 향해 시위를 벌였다. 카터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뉴저지로 옮겼다. 과연 토론토에서의 아쉬웠던 마무리는 뉴저지에서 만회되었을까?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카터의 위상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올스타 투표에서는 떨어진 인기를 실감해야 했고 자신을 든든하게 받쳐주던 제이슨 키드와 리차드 제퍼슨은 팀을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카터는 이런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아니 오히려 젋은 선수들과 뛰는 것이 즐겁다며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카터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팀 성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12월 5일(한국시간) 현재 뉴저지는 9승 8패의 좋은 성적으로 동부 6위에 올라 있다.

카터의 리더쉽은 티맥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티맥은 현실을 보다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티맥에겐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깨닫고 이번에야 말로 신중한 판단을 해야만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티맥이 회피했던 풀지 못한 숙제, ‘올랜도의 한계’ 는 영원히 티맥의 허물로 남게 될 것이다. 제발 자업자득이 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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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에는 불만이 없다

2008-2009 시즌을 기다리는 뉴올리언즈 호네츠의 팬들은 그야말로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유력 언론들은 뉴올리언즈를 우승 후보로 꼽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고 어느 덧 리그 MVP 후보로 성장한 크리스 폴과 그의 동료들이 보여줄 새로운 마법에 대한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헌데 지금까지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결과는 둘째 치고 경기의 내용이 너무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결정적으로 지난 포틀랜드와의 시즌 2차전에서 션 막스의 3연속 공격 시도를 보는 순간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표류하는 뉴올리언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노라 마음먹었다. (세상에, 코트 위에 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봐도 믿어지지 않는 장면이다.)

지난 시즌 그토록 멋진 모습을 보였던 뉴올리언즈에게 도대체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사실 나는 뉴올리언즈의 승수에는 불만이 없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기(한국 시각 12월 4일 01시)까지 뉴올리언즈는 총 15경기를 치루며 9승 6패를 기록 중이다. 개막 전, 나름대로 뉴올리언즈의 예상 승수를 세워두고 있었는데 내가 10~11월 동안 예상한 승수는 약 11~12승 정도였다.

"샬럿과의 시즌 다섯 번째 경기, 마이애미와의 시즌 여섯 번째 경기, 새크라멘토와의 시즌 열 번째 경기" 이상 세 경기는 모두 예상외의 패배를 기록했던 경기였다. 이 경기들 중 1~2 경기만 승리했다면 얼추 나의 예상 승수와 비슷하게 맞아떨어진 숫자를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시즌 초반 타이슨 챈들러와 페야 스토야코비치가 부상으로 결장을 하는 등 크고 작았던 몇 몇 돌발 상황들을 감안하면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예상치 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이 정도 승률이라면 후반에 얼마든지 본궤도로 올라설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공격

지금까지의 승률이 기대치에서 '살짝' 어긋나고 있다면, 게임의 내용은 '왕창' 어긋나고 있다. 다들 눈치 채셨겠지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게임의 내용"에 대한 것이다. 특히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려는 것은 너무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뉴올리언즈의 공격이다.

이번 시즌의 뉴올리언즈는 게임당 평균 93점을 실점하면서 평균 최소 실점 부문 리그 6위에 랭크되어 있다. 물론 수비의 내용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어찌되었든 결과론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공격은 이야기가 다르다. 게임당 평균 96.2점의 득점률은 고작 리그 21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뉴올리언즈가 평균 최다 득점 9위, 평균 최소 질점 5위에 각각 랭크되었음을 떠올려본다면 공격의 부진함이 현재 뉴올리언즈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이번 시즌 총 15경기를 치루는 동안 100점 이상의 득점을 기록했던 7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기록했고, 90점 이상 득점을 기록한 경기에서 패배한 경우는 단 한 번에 그치고 있으며, 90점 미만의 득점을 기록하고도 승리한 경우는 단 한 차례에 그쳤을 만큼 '공격이 잘 풀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결과가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뉴올리언즈의 공격에는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크리스 폴의 활용 - 의존도 줄이기? 그 어마어마한 착각과 폐해

이번 시즌 바이런 스캇 감독은 폴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리그 역사상 포인트 가드를 에이스로 하는 원맨팀으로 챔피언십을 차지한 경우가 전혀 없었음을 감안해본다면 분명 그 발상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아니 뉴올리언즈가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아이재이아 토마스의 디트로이트는 결코 원맨팀이 아니었다.)
헌데 이게 조금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스캇 감독의 의도가 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모습이 아니라, 폴을 게임에서 배제시키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의존도를 줄이는 것"과 그를 "배제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이번 시즌 뉴올리언즈의 경기를 보면 팀의 공격이 끝날 때까지 위크사이드에서 홀로 방황하고 있는 폴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위의 표는 폴의 커리어 스탯 중 필드골, 3점슛, 프리드로우에 관련된 수치들을 따로 정리한 것이다. 전체적인 변화의 추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일. 데뷔 이 후 꾸준히 증가해오던 필드골 시도 횟수가 크게 줄었다.
이. 데뷔 이 후 꾸준히 증가해오던 3점슛 시도 횟수가 크게 줄었다.
삼. 데뷔 이 후 꾸준히 감소해오던 자유투 시도 횟수가 크게 늘었다.

일.
필드골 시도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것은 말 그대로 폴이 시도하는 슛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폴은 어시스트를 해야 하는 포인트 가드니까 더 좋은 현상 아닌가?"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물론 시도는 줄었으나 전체적인 성공률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기에 그 모습이 보기에 흡족하기도 하다.
하지만 3점슛 시도 횟수와 폴의 플레이 스타일을 감안/조합해서 생각해보면 조금 다른 측면이 등장한다.

이.
올 시즌의 폴은 커리어 역사상 가장 적은 횟수의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폴이 어떤 상황에서 3점슛을 시도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스크린을 타고 돌아 나와서 3점슛을 시도했던가? 아니다.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수를 떨쳐내고 3점슛을 시도했던가? 아니다.
수비수를 앞에 두고 보란 듯이 3점슛을 시도했던가? 아니다.

폴이 주로 3점슛을 시도하는 장면들은 다음과 같다.

"스트롱 사이드(혹은 탑 부근)에서 동료 선수들과 공격을 세팅하는 과정 중" -> 수비수가 폴의 돌파 or 엔트리 패스 등을 염려해 거리를 두고 수비를 하는 상황. 혹은 -> 엔트리 패스를 받은 동료가 곧바로 폴에게 리턴 패스를 주는 상황.

주로 이런 장면들에서 비교적 여유롭게 시도하는 3점슛이 폴의 그것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 들어 3점슛 시도 횟수가 급감한 이유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더 이상 폴이 있는 곳이 스트롱 사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드골 시도 횟수가 줄어든 것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폴이 게임을 조율하고 거기에 맞춰 다른 선수들이 보다 많은 슈팅을 시도한 것이 아니다. 데이비드 웨스트와 스토야코비치의 필드골 시도 횟수가 나란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가 될 것이다. 만약 위와 같은 이유로 폴의 필드골 시도가 줄어들었다면 두 선수의 필드골 시도 횟수는 필연적으로 증가했어야 했다. 폴을 제외한 팀 내 가장 확실한 득점원들인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저 폴을 배제한 채 시도되는 공격 횟수가 늘어난 것이 폴의 슈팅 시도 횟수가 줄어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삼.
자유투 시도 횟수가 증가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난 시즌처럼 동료들과 볼을 주고받으며 공격을 세팅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어든 폴은 결국 공격을 성공시키기 위해 직접 득점을 "마무리" 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했고 그 결과 상대 수비수들로부터 파울을 얻는 횟수가 증가한 것이다. 이것이 자유투 시도 횟수가 늘어난 실질적인 이유다.

이런 식의 '의존도 줄이기'는 르브론 제임스 타입의 선수에게 어울리는 방법이다. 제임스처럼 "더블 팀을 몰고 다니며", 득점을 "마무리" 하는 선수는 이런 식으로 의존도를 줄이는 게 맞다. 제임스가 위크 사이드에 머무르는 경우, 스트롱 사이드에 있는 선수들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제임스는 결정적인 순간에 득달같이 달려들어 파울을 얻고 득점에 성공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클리블랜드가 "2옵션 찾기"라는 염원을 품은 채 그토록 고생을 한 것 아니었나?

하지만 폴은 제임스의 그것과 같은 위협을 주는 선수가 아니다. 폴은 더블 팀을 몰고 다니는 선수도 아닐뿐더러 득점을 '마무리' 하는 선수가 아니라 득점의 '시발점'이 되어야 하는 선수다. 직접 득점에 성공하든, 어시스트를 기록하든, 먼발치에서 구경을 하든지 간에 공격의 시작은 폴의 손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폴이 위크 사이드에 머무르는 경우, 스트롱 사이드에 있는 선수들은 그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볼을 가지고 게임을 리딩하는 폴이 아니라면, 또한 그런 폴과 함께하는 뉴올리언즈가 아니라면 수비수들은 그저 고마울 뿐이다.

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없어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2옵션"이 아니다. 자신이 진두지휘하는 게임에 최적화 된 "4명의 동료들"이다. 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싶은가?  그렇다면 폴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는 공격 전술을 구상해야 한다. 폴이 20-10 의 포인트 가드가 아니라 10-20 의 포인트 가드가 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폴의 슈팅 시도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폴의 출장 시간을 줄일 수 있어야한다. "폴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득점을 할 수 있는 전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아니, 그런 생각은 리그 탑 포인트 가드에 대한 모욕이다.


혼돈의 세트 오펜스 - 느려지고 무뎌지고

위의 표는 뉴올리언즈가 슛클락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왼쪽은 지난 07-08 시즌의 것, 오른쪽은 이번 08-09 시즌의 수치다.

07-08 시즌의 뉴올리언즈는 전체 공격 시도의 60%를 15초 이내에 실행했다.
08-09 시즌의 뉴올리언즈는 전체 공격 시도의 53%를 15초 이내에 실행하고 있다.
이것은 전년도대비 -7%에 해당하는 수치다.

얼마나 공격이 느려졌는지 느낌이 잘 오지 않는가? 그렇다면 전통적으로 하프 코트 게임을 즐기며 득점을 올리는 샌안토니오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07-08 시즌의 샌안토니오는 전체 공격 시도의 56%를 15초 이내에 실행했다.
08-09 시즌의 샌안토니오는 전체 공격 시도의 55%를 15초 이내에 실행하고 있다.

이번 시즌의 뉴올리언즈는 샌안토니오 이상의 지공을 구사하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뉴올리언즈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필드골 시도 횟수를 기록 중인 팀이다.)

물론 07-08 시즌의 뉴올리언즈 역시 빠른 템포의 농구를 구사하는 팀은 아니었다. 다만 1차적인 세트 오펜스만으로도 신속한 득점이 가능했기에 체감 속도가 빠르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것은 잘나가던 뉴올리언즈와 표류하는 뉴올리언즈가 갖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잘나가던 뉴올리언즈에는 폴과 챈들러의 픽앤롤, 폴과 웨스트의 픽앤팝으로 대표되는 "필살기"가 있었다. 폴이 볼을 잡고 코트를 넘어오면 웨스트/챈들러는 스크린플레이를 준비했고 폴이 지체 없이 돌파를 시작하면 이것은 곧 앨리웁과 오픈 점퍼로 이어졌다. 이것은 지난 시즌 뉴올리언즈가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었던 가장 확실한 무기였다. 그리고 그것에 실패하더라도 재빨리 2차, 3차 세트 오펜스를 가동하며 득점을 이어갔다. 폴의 플로터, 페야의 외곽슛, 웨스트의 포스트 업 등이 그것이다. 결국 21초 이 후에 시도하는 공격의 비중은 전체 공격의 17%에 그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의 뉴올리언즈는 소위 "필살기"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세트 오펜스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런 이유로 전체 공격 시도에서 15초 이내에 이뤄지는 공격의 비중이 무려 전년도 대비 -7%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득점을 위해 최적화 된 루트를 잃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1차적인 세트 오펜스가 막혀버리는 순간부터 이해할 수 없는 공격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챈들러가 하이 포스트로 나와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거나, 앞서 언급했듯 폴을 위크사이드에서 방치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거기에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볼을 갖지 않은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제로에 수렴하고 있다.

결국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공격으로 시간만 허비하게 되고, 그 결과 21초 이후에 시도하는 공격의 비중이 전년도 대비 4%나 증가해 전체 공격 시도의 21%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특히나 뉴올리언즈의 득점 패턴에 있어서 점프슛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상기해본다면 이것은 결코 유쾌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시간에 쫓겨 던지는 점프슛만큼 유쾌하지 못한 공격이 어디에 있을까?

정리해보자.

문제 일 : 폴을 공격에서 배제시켜버리고 있다.
문제 이 : 세트 오펜스가 버벅거리고 있다.

그렇다면 퀴즈~ 두 가지 문제의 상관관계는?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이 글의 요점을 정리해보면 뉴올리언즈의 가장 큰 문제는 공격이다. 공격에 문제가 생긴 것은 크게 두 가지의 이유로 분류할 수 있다. 이유 하나, 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시도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유 둘, 확실한 공격 전술의 부재로 인해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이렇게만 놓고 본다면 현재 뉴올리언즈 공격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서 의외로 간단하고 원론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폴을 공격의 한 가운데 놓을 것. (덧붙여 '의존도 줄이기'와 '배제하기'를 혼동하지 말 것) 그리고 선수들은 보다 게임에 집중을, 코치진은 확실한 공격 전술의 개발과 선수들의 동기유발을 촉구해야 할 것이 그 해답이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월 2일. 바이런 스캇 감독이 인터뷰를 가졌다. 최근 팀이 부진한 이유는 공격 기회를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공격의 템포를 끌어올리고 공격 리바운드 확보에 포커스를 두겠노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으실 때쯤이면 뉴올리언즈와 피닉스의 시즌 2차전 경기가 끝이 났을 것이다. 자, 뉴올리언즈는 과연 얼마나 달라진 모습으로 게임에 임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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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 깜짝 덩크쇼로 화제를 모았던 올랜도 매직의 드와이트 하워드가 이번 시즌 덩크콘테스트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하워드는 “지난 시즌 덩크 콘테스트에서 멋진 슛을 성공시켰고 모두가 좋아했다. 그것을 망치고 싶지 않다”며 불참의사를 피력했다. 하워드는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지난 2007-08 올스타전에서 슈퍼맨을 연상케 하는 푸른색 티와 붉은색 망토를 걸치며 말 그대로 ‘날아올라’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저 인상적인 소품을 꺼낸 순간부터 슬램덩크 챔피언은 이미 그의 몫이었다.

올스타전의 퍼포먼스를 등에 업은 하워드는 스타덤에 올랐을 뿐 아니라 리그 정상급 센터로 발돋움하였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개인적인 인지도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던 모양이다. 그는 “슈퍼맨 덩크슛은 내 인생에 많은 문을 열어준 열쇄였다. 그 슛으로 인해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 각인시켜 줄 수 있었다”며 회고했다.

지난 1999년 당시 리그 직장폐쇄와 함께 고갈된 아이디어로 문을 닫았던 슬램덩크 콘테스트는, 2년 만에 부활하여 지금껏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피닉스에서 열릴 이번 2008-09 올스타전은 한국시간으로 2월 16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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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 폴이 2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2008-09 NBA 11월의 선수로 나란히 선정됐다. 르브론은 개막 후 한 달 동안 총 15경기에 출장하여 평균 28.7점에 7.1리바운드와 6.2어시스트를 보태며 멀티 플레이어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폴은 11.6어시스트와 2.8개의 스틸로 이 부문 NBA 전체 선두를 달리며 맹위를 떨쳤다.

르브론은 개인성적도 출중했지만 무엇보다 팀을 상위권으로 이끈 공로가 컸다. 클리블랜드는 현재까지의 홈경기에서 9전 전승으로 유례없는 안방불패의 팀으로 변신했다. 원정경기를 포함하면 14승 3패로 보스턴 셀틱스에 이어 동부 2위, 리그 통틀어서는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 수치들은 구단 11월 역사상 최고 기록으로, 르브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시즌 들어 개인 기록면에서 소폭 하락된 수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 한 달 동안 진귀한 기록들을 갱신하며 신화를 쌓아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단 기간, 최연소의 타이틀이 붙은 10000득점, 2500개의 리바운드와 어시시트, 그리고 700스틸, 300블락 클럽이다. 얼핏 보면 베테랑 선수들의 몫으로 보이는 이 기록은 이제 23세에 불과한 르브론의 전유물로 남게 됐다.

득점부문에서도 새로운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1991년 마이클 조던이 작성한 11월 41점 기록(3경기)은, 17년 만에 르브론의 손에 봉인해제 되었다. 특히 6일과 9일에 시카고 불스와의 백투백 경기에서 각각 41점씩을 기록하며 이 부문 NBA 타이를 이루었다. 르브론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전 기록 보유자는 현재 유타 재즈의 감독인 제리 슬로언 감독이다. 슬로언 감독이 시카고 불스 현역시절에 작성한 기록임을 감안하면 참 묘한 운명이다. 

한편 시카고는 르브론의 득점신화에 빠질 수 없는 조연으로 남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시카고와의 경기에서 7경기 연속 30점을 올린 르브론은 이 부문(한 팀과의 전적), 역대 3위에 올라있다. 1위는 단신 스코어러의 효시인 네이트 아치볼드가 1972년~1973년 사이에 작성한 9경기이며 2위는 스카이 훅슛의 창시자 카림 압둘자바의 8경기이다.

앞으로의 스케줄을 보면 기록달성의 전망은 밝다. 시카고와의 잔여경기가 1월에만 2경기가 편성돼있어 당일 컨디션과 부상만 피할 수 있다면 아치볼드의 1위 자리는 어렵지 않게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폴 역시 개인과 팀 성적을 모두 만족시키며 영예를 안았다. 특히 리그 최고의 격전지로 꼽히는 사우스웨스트 디비전에서 뉴올리언즈 호네츠를 9승 6패로 이끈 점이 심사위원단의 마음을 흔들었다. 폴은 “서부컨퍼런스에 뛰고 있는 훌륭한 선수들을 제치고 상을 수여해 영광스럽다. 우승을 위해 정진하고 있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 지붕 아래 자리하고 있는 휴스턴과 샌안토니오, 댈러스 등 전통의 강호들이 연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어 폴의 활약은 앞으로도 더울 빛날 전망이다.

지난 시즌 20득점 10어시스트의 명맥을 살린 폴의 올 시즌 기세는 대단하다. 현재까지 두 번의 트리플더블을 포함하여 총 10차례의 더블더블을 작성한 폴은 이 부문 2위에 올라 정상급 빅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뉴올리언즈의 감독인 바이런 스캇은 “폴은 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팀의 리더다. 이 상을 받을만한 자격은 충분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르브론과 폴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 MVP를 두고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이들 두 선수는 올해 역시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다시 한 번 뜨겁게 코트를 달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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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HELTANT79 2008. 12. 1. 16:01

클리블랜드 11월 결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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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스타트를 끊으며 시즌을 시작했다.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각) 밀워키 벅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7-85로 승리를 거둔 클리블랜드는 개막후 14승 3패를 기록, 1976~77시즌 세운 11월까지의 승패 기록(15승 4패)를 경신했다.

클리블랜드는 오프시즌 영입한 모리스 윌리암스가 활약하며 르브론 제임스에게 의존하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 딜론테 웨스트 등이 고감도 슈팅을 뽐내며 리그 최고의 공격팀 중 하나로 거듭났다. 또한 홈경기에서 9승무패를 기록, 프랜차이즈 홈 개막 연승기록과 타이를 이루었다.
동부에서 보스턴에 1.5경기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의 시즌 초반을 점검해본다.


팀 성적: 14승 4패(센트럴 디비전 1위, 동부 컨퍼런스 2위, 리그 3위)

       클리블랜드         상대팀           마진
 득점 103.6(4) 92.64(4) 10.94(2)
 야투율 48.4%(3) 42.1%(2)  -
 3점 성공률 33.9(18) 36.3%(20)  -
 자유투 성공률 76.9(11) 80.2(28)  -
 리바운드 42.64(10) 37.35(2) 5.29(2)
 어시스트 12.76(12) 18.11(5) 2.64(6)
 블록슛 5.94(6) 3.7(2) 2.23(3)
 스틸 7.41(17) 6.47(7) 0.94(10)
 턴오버 13.0(28) 14.88(7) -1.88(28)

비고: 괄호 안은 리그 순위, 단 상대팀 순위는 올림차순


윌리암스 영입으로 인한 팀 공격력 어떤 기여를 했나?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까지 르브론 제임스를 보유하고도 리그 최저수준의 공격력을 보였다. 르브론이 득점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공격력을 뽐냈지만 르브론을 도와 팀의 공격력을 배가시킬 '세컨 옵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공격이 르브론에게서만 시작하다보니 상대팀이 클리블랜드의 공격전술을 간파하기 쉬웠고, 클리블랜드는 잘 준비된 상대 수비진 앞에서 고전해야 했다. 그 결과 클리블랜드는 팀 야투율 43.9%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나쁜 모습을 보였고, 팀의 전반적인 득점력을 나타내는 '100포제션당 득점'에서도 107.6점으로 20위에 그쳤다.
보스턴과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르브론에 의존하는 공격의 한계를 깨달은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오프시즌 내내 르브론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를 찾았고, 마침내 밀워키의 주전 포인트가드이던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코칭스태프는 윌리암스에게 르브론의 리딩 부담을 덜어주고 르브론이 벤치에 있을 때는 '두 번째 에이스'로써 스스로 공격을 이끌 것을 주문했다. 당초 공격성향이 강한 윌리암스가 과연 르브론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윌리암스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100% 만족시키고 있다.

윌리암스의 가세가 클리블랜드에 가져다준 가장 큰 이점은 르브론이 지고 있던 공격 부담이 대폭 줄었다는 것이다. 르브론이 윙으로 내려가도 앞선에서 대신 리딩을 해줄 가드가 생겼기 때문에, 상대 수비진이 르브론에게 수비를 집중시키지 못하게 됐다. 또한 르브론이 보다 림과 가까운 곳에서 볼을 잡는 일이 많아지면서 상대 수비진이 느끼는 부담이 높아졌고, 르브론은 포스트업 등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오프더볼 무브를 마음껏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가 비장의 카드로 들고 나온 스몰라인업이 가동될 때도 르브론이 전혀 부담없이 파워포워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르브론이 볼을 가지고 있는 스트롱사이드만 사용하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윌리암스가 위크사이드에 버티고 있는 이번 시즌에는 코트 전체를 모두 사용하게 되어 패싱 루트의 다양성이 더욱 커졌다. 또한 작년보다 경기 템포가 빨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적은 턴오버를 범하면서 코칭스태프가 구상한 공격 전술을 펼치기도 용이해졌다.
이와 함께 평소에는 슛을 자제하던 윌리암스가 르브론이 벤치에 있는 동안 공격을 집중시키면서, 이제 클리블랜드 경기에서 지난 시즌같이 르브론이 없을 때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다. 돌파와 중거리슛, 2:2 플레이가 모두 뛰어난 윌리암스가 공격을 이끌기 때문이다. 르브론과 다른 동선을 보이는 윌리암스의 게임 리딩에 상대 수비진은 큰 혼란을 느끼곤 한다.

윌리암스의 활약은 그에게 포인트가드 자리를 넘겨주고 슈팅가드로 출전하고 있는 딜론테 웨스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스스로 슈팅가드 자리가 더 맞는다고 생각해온 웨스트가 리딩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준수한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웨스트는 르브론과 웨스트에게 수비가 몰리는 점을 이용해 50%가 넘는 야투율과 40%가 넘는 3점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위와 같이 윌리암스가 클리블랜드의 공격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는 48.4%의 팀 야투율로 리그 3위에 올라있으며, 100포제션당 득점은 111.8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큰 발전을 이룬 것이다.


가드진의 수비 불안, 해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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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암스와 웨스트가 선발로 나선 백코트 콤비는 공격면에서는 대성공했지만 수비면에서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윌리암스 영입 당시 제기됐던 상대 포인트가드 수비문제가 그대로 나타난데다 201cm의 사샤 파블로비치 대신 웨스트가 선발기용되며 장신 가드에 대한 약점도 노출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약점은 그대로 팀 패배와 연결됐다.

클리블랜드는 보스턴과의 개막전을 비롯해서 뉴올리언즈와 디트로이트에게만 패배했는데, 이 팀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페네트레이션 능력이 뛰어난 빠른 포인트가드와 장신의 외곽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보스턴전에서는 라존 론도와 토니 알렌의 빠른 돌파와 압박수비에 고전하며 역전패했고, 뉴올리언즈전에서는 크리스 폴에게 농락당하고 라슈얼 버틀러와 제임스 포지에게 무더기 외곽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그리고 디트로이트전에서는 앨런 아이버슨이 코트를 휘저었고 리차드 해밀턴이 효율적인 포스트업으로 클리블랜드의 가드진을 공략하며 대역전패를 허용했다.

클리블랜드 가드진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가 11월 19일 벌어진 디트로이트 원정경기다. 전반을 11점차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디트로이트는 아이버슨과 해밀턴에게 공격을 집중시켰고, 아이버슨의 페네트레이션과 해밀턴의 포스트업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윌리암스와 웨스트는 금세 파울트러블에 몰렸다. 그들을 대신해 들어간 대니얼 깁슨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결국 디트로이트 가드진에게 철저히 당한 클리블랜드는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가 무너져갔고, 4쿼터에는 아이버슨의 드라이브인-킥아웃에 이은 라쉬드 월러스의 3점까지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디트로이트는 클리블랜드를 후반 스코어 58-40으로 압도했다.
물론 윌리암스와 웨스트가 좋은 수비력을 보여준 경기도 있었다. 빈스 카터를 12점으로 묶은 뉴저지전이나 조 존슨을 단 4점으로 틀어막은 애틀랜타전에서는 이들의 수비력이 돋보였다. 웨스트가 포인트가드를 볼 때는 상대 포인트가드를 꼼짝 못하게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상대팀 가드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아니라 신장-기본 수비능력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드진의 수비력 문제는 코칭스태프의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나 휴스턴의 트레이시 맥그래디 등 장신 스윙맨 에이스를 보유한 팀과 맞붙게 되면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리블랜드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슬럼프에서 벗어날 줄 모르는 파블로비치가 20분 이상 뛰어주는 것이다. 파블로비치가 2006~07시즌 보여줬던 수비력을 다시 찾는다면 마이크 브라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한시름 덜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전력외로 분류되고 있는 파블로비치가 갑자기 제 컨디션을 되찾을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다시 한 번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월리 저비악의 1,300만 달러짜리 만기계약이 도움이 될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2010년 여름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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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내내 리그를 후끈 달군 이슈는 레이커스의 엄청난 상승세도 보스턴의 여전한 강세도 아니었다. 심지어 이번 시즌에 일어난 일도 아니었다. 20개월이나 남은 2010년 이적시장에 대한 기사가 홍수처럼 쏟아졌고, 그 모든 논란 한가운데 르브론이 있었다.

2010년 선수 옵션을 써서 FA가 되는 르브론을 잡기 위해 뉴욕 닉스를 비롯한 수많은 팀이 움직이고 있다. 뉴욕은 11월 중순 빅 트레이드를 통해 2010년 총연봉을 1,800만 달러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고, 2010년 르브론과 함께 FA가 되는 드웨인 웨이드나 크리스 보쉬까지 영입해 단숨에 우승권 전력을 만들겠다는 꿈에 부풀어있다. 뉴저지는 르브론의 친구이자 구단 공동 출자자 중 한 명인 제이 지를 내세워 2010년 브루클린으로 이적 예정인 팀의 새출발을 르브론에게 걸고 있고, 최근 천시 빌럽스와 안토니오 맥다이스(맥다이스는 다시 복귀)를 덴버로 보내고 이번 시즌 계약이 끝나는 아이버슨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감행한 디트로이트 역시 2010년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있다. 한 보도에 의하면 2010년 르브론을 데려올 수 있는 팀은 무려 18개 팀에 달한다고 한다.

그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은 뉴욕이다. 뉴욕은 르브론 스스로가 '농구의 메카'라고 말할 만큼 커다란 시장인데다가 충분한 자금원이 있고, 무엇보다 르브론 자신이 뉴욕이라는 도시를 좋아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 하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뉴욕 언론의 기사만 보면 르브론의 2010년 뉴욕 이적은 벌써 기정사실이 된 것 같다.

하지만 2010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뉴욕 언론의 생각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010년 뉴욕의 샐러리가 1,800만달러까지 빠진다지만 그것은 확정 계약자가 네 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과한 수치다. 게다가 현재 팀의 주축인 데이빗 리나 네이트 로빈슨, 크리스 듀혼 등과는 재계약을 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그들과 전년도 연봉 그대로 재계약한다 해도 1,000만 달러 이상을 채워야 한다. 이대로라면 윌리암스, 웨스트, 깁슨, 힉슨 등 현재 높은 성적을 이끌고 있는 주축 멤버들을 데리고도 뉴욕과 똑같이 1,800만 달러의 연봉 총액만을 기록하게 될 클리블랜드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다. 르브론 자신이 '2010년 팀 선택 기준은 우승 가능성'이라고 못박았기 때문에, 르브론을 노리는 팀들은 필연적으로 연봉 총액 비우기와 팀 전력의 반비례 관계라는 딜레마를 겪게 되는 것이다.

르브론의 어중간한 행보도 반드시 뉴욕에 유리하지만은 않다. 르브론은 자신을 두고 벌어지는 이런 식의 쟁탈전에 아주 익숙한 선수다. 또한 결론을 유보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통달한 훌륭한 홍보가이기도 하다. 뉴욕 언론들은 르브론이 양키스 모자를 쓰고 '빅 애플' 농구화를 신는 것을 보고 흥분하지만, 그런 행동은 르브론이 고등학생일 때부터 종종 쓰던 홍보 전략이다.

예를 들어 곧 NBA에 진출할 르브론을 두고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복이 쟁탈전을 벌이던 무렵, 르브론은 뉴저지에서 열린 아디다스 농구 캠프에 참가해 '나이키 농구화를 신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모두가 르브론의 마음이 나이키로 기울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르브론은 불과 하루 뒤 인디애나에서 열린 나이키 캠프에 참가해서 똑같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른 점은 나이키 캠프에서 대담하게 아디다스 농구화를 신었다는 것이다. 몇 달 후에 벌진 경기에서는 아디다스와 나이키 관계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리복 농구화를 신고 플레이했다. 르브론이 움직일 때마다 각종 예상들이 범람했고 세 회사가 제기한 계약 금액은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 르브론이 전국적인 미디어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다. 마침내 리복과 아디다스는 스포츠 역사상 신인에게 제시한 최고 스폰서 금액인 1억 달러를 제시했다. 하지만 르브론이 선택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나이키였다. 르브론이 말한 선택 이유는 '편하니까' 였다.

NBA에 데뷰하고 2년이 지나자 사람들은 '만약 프로로 오지 않았으면 어느 대학을 갔을까'가 화제가 되었다. 르브론은 디트로이트에 가서는 '미시간 대학', 올랜도에 가서는 '플로리다 대학', 샬럿에 가서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포틀랜드 원정경기에서는 라커룸에서 오레곤 대학의 풋볼팀 티셔츠를 입고 있기도 했다. 르브론이 가는 곳마다 '그가 프로로 가지 않았으면 우리 지역 대학으로 왔을 것'이라는 기사가 지역 신문에 실렸다.  따라서 현재 리그가 보이고 있는 '2010년 프로젝트'에 대한 이상 과열 양상은 미디어를 이용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르브론이 바라마지 않는 것이며, 한 걸음 나아가서는 르브론의 애매한 언행은 바로 이런 과열 양상을 노린 르브론의 언론플레이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 여름 르브론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아직 르브론 자신도 이에 대한 결론은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르브론은 빠른 시간 내에 우승을 하고 싶어하고, 그러려면 2010년 르브론을 위한 최고의 전력을 만들어야 하며, 현재로써는 그러한 경쟁에서 클리블랜드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 뿐이다.


선수별 평가

르브론 제임스_ 27.8득점 7.2리바운드 6.4어시스트
데뷰 이래 1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던 그의 출장시간 순위가 이번 시즌에는 36위까지 내려갔다. 그가 뛰고 있는 35분의 출장시간은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주에는 세 경기 연속 4쿼터를 쉬었고, 특히 오클라호마전에서는 단 17분만을 뛰며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각종 기록도 동반하락했지만, '르브론 농구'의 완성도는 훨씬 진행된 느낌이다. 4쿼터에는 변함없이 게임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상대 에이스와의 쇼다운에서도 완승을 거두고 있다. 자유투 성공률은 지난 시즌에 비해 6.2퍼센트나 상승, 이제 르브론에게 파울작전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두 차례에 걸쳐 NBA '금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평점: A0

모리스 윌리암스_ 15.7득점 2.7리바운드 4.6어시스트
클리블랜드가 그토록 찾아헤메던 '르브론의 공격 파트너'로써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격 전반을 효율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르브론이 없을 때는 에이스로써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아주 가끔 보여주는 무리한 공격과 부족한 수비력은 보완이 필요하다.
평점: A0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_ 15.6점 7.4리바운드 1.6어시스트
클리블랜드의 터줏대감. 선수 부족으로 혹사당했던 작년 11월과는 달리 출장시간을 철저히 관리받으며 데뷰 이래 최고의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르브론과의 픽앤팝 점퍼는 이미 경지에 오른 느낌이며, 최근에는 슛레인지를 3점 라인 바깥까지 늘렸다. 상대가 스몰라인업을 쓰면 골밑에서 가차없는 응징을 가하기도 한다. 11월 29일 밀워키전에서는 21득점(시즌 하이) 17리바운드로 대활약했다.
평점: A0

딜론테 웨스트_ 11.4득점 3.6리바운드 3.1어시스트
11월 클리블랜드의 숨겨진 비수. 4옵션의 듀얼가드가 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 리딩 부담에서 벗어나며 51.4%의 야투율과 43.7%의 3점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클리블랜드가 새롭게 구사하고 있는 빠른 농구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 수비에서도 강한 승부욕을 보이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평점: A+

대니얼 깁슨_ 8.4득점 2.4리바운드 1.8어시스트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선수 중 한 명. 벤치 3점 슈터로써 기대를 모았으나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데뷰 이후 2년 연속으로 40% 이상을 기록하던 3점 성공률은 26%에 그치고 있다. 수비시에도 전혀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달라진 가드진 로테이션에 적응하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그에서 가장 깔끔한 슛폼을 지닌 그의 부활이 필수적이다.
평점: C-

앤더슨 바레장_ 7.7득점 6.4리바운드 1.1어시스트
더이상 수비 전문 선수가 아니다. 오프 시즌 점프슛과 픽앤롤을 가다듬으며 이제는 팀의 당당한 공격무기로 자리잡았다. 공격력을 장착한 바레장은 팀에 엄청난 이점을 가져다줬다. 르브론과의 픽 플레이에서 대단한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수비력과 보드 장악력도 여전하다.
평점: B+

월리 저비악_ 7.4득점 2.4리바운드 0.8어시스트
시즌 초반 난조를 보였으나 아버지의 심장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르브론이 벤치에 있을 때는 스몰포워드로, 스몰라인업을 가동할 때는 파워포워드를 맡는 등 굳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당초 트레이드될 것이 확실해 보였으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면서 대니 페리 단장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긴 선수.
평점: B0

J.J. 힉슨_ 3.6득점 1.6리바운드 0.1어시스트
아직 갈 길이 멀다. 오클라호마 시티전에서 31분을 뛰며 커리어 하이인 14득점을 기록했지만 대부분의 득점이 덩크로 제한되어있다. 무엇보다 수비와 박스아웃에서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게 문제. 구단은 그에게 하이라이트 필름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성실성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2010년 이후 르브론의 파트너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발전해야 한다.
평점: C+

벤 월러스_ 2.8득점 7.2리바운드 0.7어시스트
'비스트'가 부활했다. 오랜만에 정상적인 몸상태로 시즌을 시작한 월러스는 자신이 뛰는 동안 강력한 수비와 보드장악력으로 골밑 수비를 이끌고 있다. 단 23분만 출장하면서도 7.2리바운드와 1.8블록슛을 기록했다. 벤치 자원이 약하다면 적은 출장시간이 문제될 수도 있지만 바레장을 보유한 클리블랜드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2.9개에 달하는 공격리바운드는 팀내 최다를 기록, '리바운드 왕국' 클리블랜드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50%를 기록하고 있는 자유투도 커리어 최고다.
평점: B+

대럴 잭슨_ 2.7득점 3.3리바운드 0.3어시스트
부상으로 마지막 주에 프로 첫 경기를 가졌다. 대학에서 충준히 기량을 갈고 닦았기 때문에 안정된 점퍼를 지니고 있다. 운동능력은 힉슨보다 떨어지지만 박스아웃 능력은 오히려 더 좋다. 꾸준히 성장한다면 일가우스카스의 뒤를 이어 르브론의 픽앤팝 파트너로 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은 '잭슨은 가비지 타임에만 나온다'고 선언한 브라운 감독의 시선을 끄는 것이 급선무.
평점: C0

사샤 파블로비치_ 2.4득점 1.0리바운드 0.5득점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다. 저조한 기록도 문제지만 9분에 불과한 출장시간은 코칭스태프가 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에는 경기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마저 잃어가는 모습이다. 그를 어떻게 할 것인가. 프런트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평점: F

테런스 킨제이_ 2.2득점 0.7리바운드 0.2어시스트
주로 가비지타임에 나왔다. 나쁘지 않은 공격본능을 지니고 있지만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가 팀에 뭔가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듯.
평점: C0

로렌젠 라이트_ 1.0득점 0.7리바운드 0.2어시스트
두 명의 빅맨 루키 힉슨과 잭슨에게 출장기회를 주려는 브라운 감독의 복안에 따라 인액티브 리스트에 올라있다. 하지만 전혀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어린 빅맨들의 멘토가 되려 하는 모습은 코칭스태프가 그에 대해 공개적으로 존경을 표하게 만들었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는 반드시 필요한 베테랑이다.
평점: 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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