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SPECIAL 2009. 10. 19. 12:00

2009-10 NBA 애틀란틱 디비전 프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글: 조지형(헤드코치)

다가올 2009-2010시즌, 애틀랜틱 디비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각양각색'이다.

우승을 노리는 보스턴 셀틱스를 비롯해서 리빌딩에 돌입한 뉴저지 네츠, 팀 성적보다는 '2010 르브론 제임스 잡기 프로젝트'에 더 관심이 많은 뉴욕 닉스, 유럽파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토론토 랩터스, 엘튼 브랜드가 돌아온 필라델피아 76ers 등 팀별 전력과 지향점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애틀랜틱 디비전 다섯 팀의 2009-10시즌을 전망해보았다.


▷ 보스턴 셀틱스 (2008-09시즌 성적 : 62승 20패)


In_
라쉬드 월라스, 셸든 윌리엄스, 마퀴스 다니엘스, 레스터 허드슨
Out_ 리온 포우, 미키 무어, 게이브 프루트

라이벌 팀, LA 레이커스가 론 아테스트를 영입하며 2연패에 열을 올리자 보스턴도 이에 뒤질세라 라쉬드 월라스, 마퀴스 다니엘스를 데려오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했다. 특히 월라스의 가세는 기존의 빅3에 대한 의존도를 퍽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전처럼 함부로 가넷에게 집중 수비를 하는 장면도 쉽게 보긴 어려울 전망. 또한 빅3와 함께 주전으로 뛰고 있는 레이존 론도와 켄드릭 퍼킨스의 성장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2008년 우승 멤버이자 FA였던 글렌 데이비스와 에디 하우스는 그대로 팀에 잔류하면서 리온 포우의 이적에 대한 아쉬움을 덜었다. 보스턴이 조심해야 할 점이라면 주축 선수들의 건강뿐이다.
 

▷ 토론토 랩터스 (2008-09시즌 성적 : 33승 49패)


In_
더마 데로잔, 히도 터콜루, 데븐 조지, 앤트완 라이트, 재럿 잭, 레지 에반스, 아미르 존슨, 소니 윔스
Out_ 앤쏘니 파커, 제이슨 카포노, 숀 매리언, 크리스 험프리즈, 나단 자와이, 로코 우직

오프 시즌 동안의 성적표는 훌륭하다. 물론 이번에도 유럽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취약한 부분을 메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히도 터콜루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호세 칼데론-크리스 보쉬의 픽-앤-롤에 의존도가 높았던 공격에 다양성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골밑에는 저메인 오닐보다 내구성이 좋은 라쇼 네스트로비치가 들어왔고, 토론토의 미래로 자리매김한 안드레아 바르냐니의 성장도 주목할 만 한 부분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팀의 면면이 좋아졌다. 포지션별 역할 분배만 잘 이뤄진다면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도 크다.


▷ 필라델피아 76ers (2008-09시즌 성적 : 41승 41패)


In_
즈루 할리데이, 제이슨 카포노, 로드니 카니, 프리모즈 브레첵
Out_ 안드레 밀러, 레지 에반스

브랜드가 돌아오면서 골 밑의 무게감은 더해졌지만 안드레 밀러가 떠나면서 백코트의 깊이는 얇아졌다. 밀러의 빈자리를 채울 루이스 윌리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윌리엄스가 보여줄 영향력에 따라 팀 성적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다행히 새로 부임한 에디 조던 감독이 모션 오펜스에 능하고, 팀에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도 많아 빨리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접전 상황에서는 다소 약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 뉴욕 닉스 (2008-09시즌 성적 : 32승 50패)


In_ 조던 힐, 게이브 프루트, 다르코 밀리시치, 토니 더글라스, 쑨예
Out_ 크리스 윌콕스, 퀸튼 리차드슨

FA였던 데이비드 리와 네이트 로빈슨이 팀에 잔류하긴 했지만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 모든 이가 알다시피 뉴욕은 2010년 여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2009-2010시즌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문제는 선수들도 팀의 그러한 심산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수들의 팀에 대한 충성심을 충분히 의심하게 한다. 최악의 경우 꼴찌 팀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뭐 그래도 뉴욕 프런트는 눈 한 번 깜빡이고 말겠지만.


▷ 뉴저지 네츠 (2008-09시즌 성적 : 34승 48패)


In_ 테렌스 윌리엄스, 래퍼 앨스튼, 토니 배티, 코트니 리
Out_ 빈스 카터

리그에서 전력 약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팀 가운데 하나다. 빈스 카터가 팀을 옮기면서 데빈 해리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로서 해리스는 팀의 에이스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해리스와 브룩 로페즈를 제외하면 기량이 출중한 선수는 부족하지만 쓸 만한 자원은 많은 편이다.

3점슛, 리바운드, 블록슛 등등 부문별로 장점을 가진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문제는 세기가 약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조직력을 다지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양한 능력들이 적재적소에 잘만 발휘된다면 플레이오프도 충분히 노려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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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986년 4월 6일에 벌어졌던 당시 NBA 리그 최고의 라이벌전, 식서스 대 셀틱스의 경기를 추억해 볼까 합니다.

1960년대 러셀의 셀틱스 대 체임벌린의 식서스의 대결로 시작된 영원한 맞수 셀틱스와 식서스. 그들은 1970년대에 들어서도 데이브 코웬스, 존 하블리첵이 셀틱스를 이끌며 ABA로부터 줄리어스 어빙을 영입한 식서스와 그 유명한 라이벌 관계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1980년. 셀틱스가 드래프트한 래리 버드와 함께 라이벌 전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양 팀은 1980년대 초중반 미국 프로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지요.

80년대 초중반의 이 두 팀 간의 대결은 당시 한국 농구대잔치 시절의 현대, 삼성 간의 라이벌 대결을 보는 듯 했습니다. 라이벌 전이 벌어지기 전 날은 선수들이 잠도 잘 못 자고 음식도 먹지 못 할 정도였다니까요.

두 팀 간의 대결은, 보스턴과 필라델피아 두 도시 간의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직장인들도, 학생들도, 이 두 팀 간의 경기를 앞두고 며칠 전부터 신경전과 탐색전을 벌였고, 경기결과에 따라 두 도시 전체의 분위기 자체가 영향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이 두 팀은 프리시즌 시범경기를 하다가도 패싸움을 벌이기가 일쑤였습니다. 1982년 10월로 기억하는데, 이 한 경기에서만 4번의 싸움이 일어나는 바람에, 이 두 팀은 이후로 몇 년 간은 시범경기에서조차 맞붙지 못 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1986년 시즌은 래리 버드의 셀틱스가 최전성기를 구가할 때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86년의 셀틱스를 87년의 레이커스, 96년의 불스, 72년의 레이커스와 함께 역대 최고 팀의 반열에 올려 놓습니다. 버드, 맥헤일, 패리쉬, 데니스 존슨이 최절정기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여기에 벤치에서 빌 월튼이 식스맨으로 출전하던 팀이었습니다.

반면, 식서스는 프로 2년차 찰스 바클리가 리그를 강타하고 있었으나, 모제스 말론과 앤드루 토니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었고, 바비 존스와 줄리어스 어빙은 은퇴를 앞두고 있던... '지는 해'였던 팀입니다.

4월 6일. 대부분의 강팀들이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며 컨디션 조절에 힘쓰던 시기. 리그에서 파죽지세로 14연승을 구가하던 무적의 셀틱스가 식서스 원정경기를 왔습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이 경기는 단순한 정규시즌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며 몸을 사리는 일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라이벌 전이었습니다.

식서스도 마찬가지. 바로 전 경기에서 상대선수에게 눈을 찔리는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된 모제스 말론 없이 셀틱스의 막강한 프런트 라인을 상대해야 했지만... 이 경기는 목숨을 걸고라도 잡아야만 했던 셀틱스 전이었습니다. 식서스는 배수의 진을 펴고 이 경기에 팀의 사활을 걸었습니다.


긴장 속에 시작된 숨막히는 경기. 당시 AFKN에서도 셀틱스 대 식서스의 라이벌전은 TV로 곧잘 생중계를 해줬기 때문에, 저는 직접 녹화를 하면서 이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전반전에는 맥헤일, 패리쉬의 고공 농구 대 바클리의 파워 농구 양상이었습니다. 버드와 어빙은 서로 수비를 너무 타이트하게 하다 보니 약간은 부진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전반전은 셀틱스가 48 대 47, 1점차로 앞선 가운데 마쳤습니다.

이 두 팀 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폭발을 한 것은 3쿼터가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셀틱스의 가드 데니 에인지와 식서스의 가드 쎄데일 쓰릿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났고, 성격이 있는 에인지가 쓰릿에게 다가와 욕설을 하며 쓰릿의 가슴을 밀쳤지요.

이 때, 쓰릿이 번개보다 빠른 동작으로 에인지의 턱에 정권을 날립니다. 에인지는 고개가 한 번 휙 돌아가더니 비틀비틀 거리다가 쓰러졌습니다. 그 쓰러진 에인지에게 바클리까지 달려 들었습니다.

데니 에인지.... 그는 그 날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입니다.


쓰릿이 퇴장을 당한 후 속개된 경기는 점차 셀틱스의 분위기로 바뀌어 나갔습니다. 전반전에 잠잠했던 버드가 살아나기 시작했던 것이죠.

버드는 이 경기에서 18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의 트리플 더블 활약을 했습니다.

4쿼터 중반에 이를 때까지 셀틱스는 계속 7~8점차의 리드를 유지했습니다.

바로 이 때였습니다. 경기 내내 잠잠하던 줄리어스 어빙(23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슛이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빙은 혼자서 연이어 9득점을 하더니 급기야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셀틱스의 완승으로 굳어져가던 경기를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 라이벌 전의 드라마는 경기종료 막판까지 계속 됐습니다.

94 대 92로 박빙의 리드를 지켜나가고 있던 셀틱스에게 승리를 굳힐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20여 초를 남기고 던진 셀틱스 제리 시스팅의 슛이 식서스 선수들의 손에 맞고 나가면서 셀틱스에게로 팀 리바운드가 주어진 것입니다.  바클리의 지나친 의욕이 가져온 뼈아픈 실수였지요. 팀원인 클레몬 존슨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으나, 굳이 자기가 잡겠다고 열을 올리다가 공이 튕겨져 나가고 만 것입니다.

스틸을 노리며 타이트한 수비를 펼쳤으나 스틸에 실패한 식서스는 공을 가진 버드에게 파울을 해야만 했습니다.

남은 시간은 6초. 자유투라인 앞에 버드가 섰습니다.

리그 최고의 클러치 슈터, 래리 버드. 버드는 89.6%로 1986년 시즌 자유투 성공률 1위였던 선수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경기는 끝났다고 봐야 했습니다. 자유투 한 개만 들어가도 95 대 92로 셀틱스가 3점차 리드를 잡은 채 식서스

는 6초 동안에 3점슛을 쏴야만 했으니까요. 천하의 버드가 여기서 자유투 한 개라도 놓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니 딱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위대한 이름...... 바로............ 찰스 바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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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리는 자유투를 던지려던 버드를 노려보며 두 손으로 자기의 목을 꽉 조르는 몸짓을 보였습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버드, 너 오늘 죽었다" 라는 뜻이었답니다.

버드도 인간이었나 봅니다. 그 천하의 버드가 첫번째 자유투를 놓친 것입니다. 경기해설을 맡았던 게리 벤더 씨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라며 놀라더군요.

그리고 두번째 자유투......

세상에...... 버드가 이 두번째 자유투까지 놓치고 맙니다.

리바운드는? 물론 바클리의 품 안으로 들어갔지요.

벤치에 앉던 버드가 자기 손에 들려있던 큰 타월을 부욱 찢어 버리더군요. 금세기 최고 수준의 악력이었습니다.

이제 식서스에게 남은 시간은 6초.

작전은 탄력받은 바클리를 이용한 빠른 2점슛이었습니다. 돌파하는 바클리. 그리고 사력을 다해 이를 저지하려던 맥헤일.

점프볼이 선언됐습니다. 남은 시간은 3초.

식서스는 작전타임을 불렀고, 마지막 3점슛을 쏘기 위한 작전이 전달됐습니다.


자, 이제 식서스가 경기를 가져가려면 세 가지 조건의 시나리오가 충족되어야 했습니다.

(1) 194센치의 바클리가 스탠딩 리치 295센치에 달하는 맥헤일을 상대로 점프볼을 따내야 했습니다.

(2) 그 따낸 점프볼이 작전상 3점을 쏘게끔 되어있던 식서스 선수의 손으로 정확하게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3) 그 공을 받은 식서스 선수가 곧바로 3점을 던져서 그 골을 성공시켜야만 했습니다.


이 세가지가 모두 실제로 일어났다면.... 여러분,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제가 아는 한, 역대 최고의 점프볼 능력을 갖추고 있던 바클리는 심판에게 공을 좀 높이 띄워달라고 부탁을 했고, 자신의 폭발적인 점프력, 놀라운 타이밍, 그리고 뱃심까지 가세한 삼박자로 정확하게 어빙에게로 공을 쳐내줍니다.

공을 받은 어빙은 즉시로 점프를 하며 앞에서 수비하던 데니 에인지 위로 페이더웨이 3점슛을 던졌고, 그 공은 깨끗하게 림의 그물을 갈랐습니다.

95 대 94. 식서스의 승리였습니다. 어빙의 승리였고, 바클리의 승리였으며, 맷 구카스 감독의 승리였습니다.




라이벌 전은 이래서 재미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분명히 밀리는데도, 더 강한 상대팀을 이길 수 있는 힘과 방법이 어디에선가 솟아 나거든요.

휴스턴의 7-4 파워포워드 랄프 샘슨의 버저비터와 함께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가 탈락한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 경기와 더불어 1986년 시즌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된 경기의 리캡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Doctor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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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의 가장 큰 키워드, 이번 시즌도 역시 테디어스 영

역시 이번 시즌에도 반전의 계기는 이 어린 친구의 활약 속에서 나왔다. 이 2년 차에 불과한 애송이가 어느덧 팀의 승패를 좌우할만한 위치에까지 오르고 만 것이다.

테디어스 영의 활용 폭이 늘어나면서 다시금 역습의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이는 지난 시즌까지 최고의 위력을 자랑했던 필라델피아 농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의 필라델피아는 단순한 런 앤 건 팀이 아니었다.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의 팀이었으며, 이런 역습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속공 빈도가 높았음에도 경기 효율은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저 수준 낮은 런 앤 건을 구사할 뿐이었고 그나마도 역습은 거의 없었다. 런 앤 건이라고는 하지만 표면적으로만 런 앤 건일 뿐 효율이 극도로 나빴고, 실책이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제대로 된 런 앤 건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한 필라델피아가 추구하던 이상적인 농구와도 분명히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연승 기간 동안 필라델피아는 과거의 색채를 거의 되찾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역습 하나 살아났을 뿐인데 팀은 7연승을 이루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역습의 부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지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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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이 과정 속에서 영의 활약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파워포워드로써의 영은 스몰포워드로써의 영과는 달리 속공 연결고리로써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빠른 스피드. 안정적인 볼 캐칭 능력. 뛰어난 상황 판단 능력과 적절한 패싱 능력. 이런 것들은 그를 속공 연결 고리로써 최고의 자리에 올려주었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필라델피아  속공의 효율을 높여주었다.

브랜드는 파괴력 있는 속공 유닛이며 피니셔이지만, 결국 필라델피아에 필요한 것은 속공을 중간에서 제어해 줄 수 있는 연결 고리(링커)였다. 결국 영이 파워포워드로써 중용되면서 비로소 필라델피아의 역습의 효율이 증가한 것은 이러한 점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작년으로의 회귀에 불과하며, 그렇기 때문에 차기 필라델피아의 농구가 제대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스몰포워드 영과 파워포워드 브랜드의 조합이 절실하다.

영은 스몰포워드로써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해줄 수 있어야만 하며, 브랜드는 지금까지보다 더욱 더 속공 연결 고리로써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다행히도 두 선수간의 호흡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하프코트 오펜스 시 브랜드가 파생하는 오픈 찬스를 가장 잘 살리는 선수가 바로 영이었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는 역습이 살아나야지만 승리하는 팀이라는 사실이 이번 연승을 통해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은 필라델피아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하지만 그것은 파워포워드로써는 절대로 실현될 수 없는 꿈이다. 절대적으로 영이 확고한 팀의 미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몰 포워드로의 전업이 성공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 영 본인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행히 영은 매우 영리한 선수이며,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노력하는 성실한 선수이기도 하다(물론 이것이 때로는 선수 본인의 성장을 저해하기도 한다. 때로는 과감함이 폭발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플레이오프에서의 과감했던 두 번의 에어 볼이 없었다면 지금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과연 있었을까?).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발전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부디 영이 필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스몰포워드 영과 파워포워드 브랜드 간의 조합이 제자리를 찾는 데 성공한다면 필라델피아는 보다 더 높은 곳을 볼수 있게 될 것이다.

그만큼 이 조합은 꼭 필요하고 또 절실한 조합이다.


이궈달라와 밀러, 과연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변화시켜 놓았는가

그린의 중용과 영의 파워포워드로의 이동은 결과적으로 밀러와 이궈달라에게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 원인은 각기 다르다. 과연 무엇이 두 선수의 상승세를 이끈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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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궈달라의 놀랍기 만한 부활의 서곡.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중에 이궈달라의 부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슈팅 폼은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으며 경기에 따라서, 시간에 따라서 그의 슛 폼은 변화하였고, 또 흔들렸다.

볼 핸들링은 여전히 높기만 하였으며, 돌파 비중은 그다지 높지 못했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어느 하나도 이궈달라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없었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이번 시즌 중에 그의 완벽한 부활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상황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곤 했던 슈팅 폼은 도저히 답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궈달라는 필자의 조악한 예상을 깨고 현 시점에 이르러 지난 시즌까지의 폼을 거의 완전하게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아니, 현재의 폼만으로는 지난 시즌 이상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클래스를 이룩한 선수는 평범한 예상에는 속하지 않는 가 보다.

이궈달라의 폼은 분명히 브랜드 아웃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고는 했지만 그것은 돌파 옵션의 부활이었지, 슈터로써의 부활은 아니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슈터로써 부활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이궈달라의 폼은 절대 회복이 불가능할 거라던 필자의 부정적인 예상을 깨고 완연히 돌아왔다. 풀업 상황에서와 캐치 앤 슈팅 상황에서의 폼이 다시금 일정해졌으며, 리듬 또한 일정한 수준을 되찾았다. 즉,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조만간 다시 이궈달라의 슈팅이 상승 궤도에 진입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이궈달라의 고각 슈팅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었다. 스포츠 학 개론을 살펴보아도 슈팅은 일정 이상의 각은 유지하는 것이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어 있으며(문경은 선수의 슈팅 각이 5°만 올라갔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안정감을 가졌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평은 분명히 일리가 있다) 이궈달라의 각은 충분히 이런 이론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다만 선수 본인의 리듬감이 이 고각 슈팅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이궈달라의 들죽날죽한 슈팅 기복의 원인이었는데, 이번 프리시즌에서 어느 정도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정한 리듬감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단순한 캐치 앤 슈터에서 리듬 슈터로 변하고자 했었던 본인의 의지가 드디어 어느 정도 발현되어가는 듯이 보였다.(사실 필자의 경우에는 프리시즌 내내 이궈달라의 살아난 리듬감을 보면서 혼자 엄청나게 고무되었었음을 밝히는 바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이러한 업그레이드는 프리시즌까지였으며 그 이후에는 슬럼프로 인해서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랬던 이궈달라가, 전혀 회생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그의 슈팅 폼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가 슈터로써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필라델피아 최고의 약점인 “주전 중 안정감 있는 슈터가 전무하다.”라는 부분에 있어서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필라델피아 고공 행진에 있어서 “슈터” 이궈달라의 존재는 그만큼 필요하고 또 절실하다.

그리고 이런 이유들이 필자가 앞으로의 미래에 다시금 장밋빛을 상상하기 시작한 이유다(물론 이궈달라 부활의 가장 큰 이유가 그린 중용으로 인한 맡은 바 롤의 축소 덕분임을 상기하면,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말이다)

드디어 에이스로써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이궈달라의 고공 행진을 기원한다.


필라델피아는 역시 밀러의 팀이었다! 이지 샷 메이커 밀러의 대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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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밀러는 위대한 선수다. 사실 지난 시즌 대비 그의 위력은 다소 감소한 것이 사실이지만 역시 밀러는 밀러였다.

그를 중심으로 팀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필라델피아는 전반기와는 전혀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역시 밀러! 밀러라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영이 파워포워드로 위치를 변경한 이후, 영의 기세가 그야말로 무섭기 그지없다. 이런 영의 움직임을 살려주는 것도 결국에는 밀러다. 전반기 내내 필라델피아 속공의 중심은 이궈달라였다. 심지어 보조 리딩을 도맡으면서 하프코트 오펜스에서조차 이궈달라의 비중은 매우 높았다. 하지만 이궈달라는 아직까지도 팀의 중심이 될 만한 선수는 아니었다.

팀의 공격은 효율성을 잃은 채 표류하였으며, 지난 시즌까지 최고의 위력을 자랑하던 역습은 사라졌고, 속공의 위력은 수많은 실책으로 인해서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밀러가 중심이 된 필라델피아는 완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팀이 그를 중심으로 하여 다시 정비된 이후, 대략 10경기의 적응기를 거친 이래 필라델피아의 기세는 파죽지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밀러가 있었다.

하프코트 오펜스나 트렌지션 오펜스나 모두 효율이 놀라울 정도로 올라갔으며, 특히 영의 활약은 눈이 부신다. 더불어 이궈달라 또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선수들을 다루는 밀러의 능력에는 감탄사만이 절로 나온다. 특히 영을 활용하는 밀러의 모습은 경이! 그 자체다.

현 시점에서 영은 필라델피아에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커터이며, 또한 최고의 속공 피니셔다. 하지만 전반기 내내 필라델피아에서는 이러한 영의 장점을 살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는 몇 가지는 첫 번째, 팀의 중심이 브랜드와 이궈달라를 축으로 돌아가면서 팀의 전술 판도가 변화하였다는 것과 두 번째, 영의 움직임이 스몰포워드로 이동한 이후 현저히 줄어들었고, 세 번째, 이궈달라 또한 맡은 롤이 늘어나면서 특유의 오프 더 볼 무빙을 상실하였으며, 네 번째, 주전 중에서 가장 움직임이 좋은 선수였던 그린의 비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즉, 밀러를 축으로 하여 지난 시즌까지 확실한 무빙 유닛으로써 위력을 발휘하였던 그린-이궈달라-영의 라인업이 제 위력을 상실해 버렸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라델피아가 밀러를 다시금 축으로 놓기 시작하면서(초반에 브랜드가 있었을 때에도 브랜드-밀러를 중심으로 가야만 했었다는 이야기를 필자가 계속적으로 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궈달라의 롤이 너무 커지면서 밀러의 롤은 축소되었고, 이는 선수들 간의 호흡 부재로 이어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거기에 이궈달라 또한 과도한 역할 증가로 인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시즌 초반의 라인업이었던 밀러-이궈달라-영-브랜드-달렘베어의 라인업에서 밀러-브랜드를 축으로 밀러의 비중을 높여주면서 게임을 가져갔었다면 시즌 초반의 양상은 분명히 달라졌을 거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다시금 오프 더 볼 무빙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린의 백 도어 컷은 여전히 일품임이 증명되고 있으며, 영의 컷인은 필라델피아에 새로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어느 팀이든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많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뛰어난 커터의 존재는 팀이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커터는 결정적인 순간 상대방의 수비 공간을 넓히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즉, 커터의 존재는 강팀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인데, 필라델피아는 전반기 내내 이 부분을 상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사실 필라델피아가 원래 외곽을 중요시한 팀은 아니었기 때문에 외곽의 부재는 팀 자체적으로는 큰 타격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움직임 그 자체의 부재는 팀 전반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그린의 잘못된 활용으로 인해서 밀러의 롤이 줄어버렸고, 그로 인해서 영까지 덩달아 움직임이 줄어버렸던 데 있었다.

그린은 절대적으로 밀러와 함께 해야지만 빛을 발하는 선수이며, 밀러 또한 그린이 있어야지만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두 선수는 현재 필라델피아 내에서 절대적인 상호 보완적 관계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는 이것이 좀 애매했었는데 이번 시즌 초반을 기점으로 이 부분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영은 이번 시즌 캐치 앤 슈터로써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선수의 최대의 장점은 틀을 깨는 자유로운 움직임에 있다. 상식을 깨는 고차원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움직임이 이 선수 최대의 장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도 결국 그 움직임을 살려줄 수 있는 패서가 있어야지만 빛을 발할 것이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 그러한 패서는 분명 밀러였다.(이궈달라는 이런 유형의 패서는 아니다)

요점은 밀러를 중심으로 한 패스 게임의 부활은 먼저 밀러를 게임의 중심으로 놓은 상태에서 그린을 중용하면서 비로소 그 위력을 되찾았다는 것이며, 이 부분에는 영 또한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임은 물론이다(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계속적으로 밀러-그린-영-브랜드-달렘베어의 라인업을 일정 부분 이상으로 가동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는 밀러를 살리는 최대의 라인업은 밀러-그린-영-에반스-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궈달라는 주전으로 두고 계속적으로 그 비중을 높여주되, 이궈달라가 쉬는 동안에는 이런 라인업을 애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번 시즌에는 3점 슛까지 어느 정도 넣어주면서, 본인의 약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고, 지난 시즌 최대의 무기였던 중거리 슛이 안 들어가자 스크린 앤 페네트레이션의 비중을 높여줌으로써 본인의 약점들을 최대한 장점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들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 밀러라고 할 만한 활약이다. 밀러의 부활. 그것은 필라델피아에 있어서 가장 기쁜 소식일 것이다.

이번 시리즈의 2부입니다. 2부에서는 최근 상승세의 원인에 대해서 조금 살펴보려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3부에서는 상승세의 원인을 이어서 다루고, 브랜드와 함께 변화해야할 팀의 성향에 대해서 알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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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서는 엘튼 브랜드와 안드레 밀러 콤비의 투맨 게임이 의외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이유와 모리스 칙스 감독이 경질된 이유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투맨 게임이 아직까지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며 글을 마쳤다.

이제 이어지는 하편에서는 투맨 게임의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두 선수 각각의 스타일을 분석하여 보고 어떤 조합이 가능한지, 가능성을 살릴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브랜드와 밀러 플레이 성향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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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밀러의 스타일을 분석해보자.

밀러는 픽 앤 롤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다. 패스 자체가 어깨를 축으로 하여 뿌리는 패스(종으로 가로지르는 체스트 패스 유형)에 능하며, 바운드 패스도 수준급이긴 하지만 선호하는 편은 아니고 체스트 패스에 비해서 시야 확보나 공간 창출에 잘 활용하지도 못하는 편이다.

또한 밀러는 민첩성이나 순발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그의 드리블 스킬은 대부분 순간적으로 생기는 수비수의 틈새를 파고들거나 숄더 페이크 등을 활용하여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들어 파고드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즉, 순간 반응 속도는 뛰어난 편이지만 운동 능력 자체는 평범하여 돌파 동선은 잘 만들지언정 직접적인 공간 창출에 유용한 유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밀러는 픽 앤 롤에는 강점을 보이는 선수가 아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픽 앤 롤에서 메리트를 상실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시즌 들어서 중거리 슛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즉, 앞 선에서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지난 시즌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 것인데 이것은 결국 밀러의 공간 창출 능력이 극히 제한적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많은 이유들은 밀러가 픽 앤 롤에서는 그리 강점을 보이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들이 되었다.

하지만 픽 앤 팝에 이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밀러는 직접적인 공간 창출에는 다소 약점이 있는 선수이지만(이런 이유로 인해서 중거리 슛이 호조를 띄던 지난 시즌에도 혼자 공간을 만들어서 풀업 점퍼를 던지기 보다는 픽 앤 점퍼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돌파 동선을 만드는 재주는 탁월한 선수이다. 또한 종으로 뿌리는 패스에 능하며 패스할 때에 어깨를 잘 활용하기 때문에 킥아웃에도 상당한 강점을 보인다. 더욱이 돌파 이후 마무리는 리그에서도 수위 급의 능력을 자랑한다. 즉, 픽 앤 롤과는 달리 픽 앤 팝의 개시자로서는 상당한 메리트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떠할까. 브랜드는 전형적인 로우 포스트 플레이어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지만 그의 주 무기는 중거리 슛이다. 포스트 업 이후 턴어라운드 점퍼는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어느 위치에서건 높은 타점을 자랑하는 중거리 슛은 그의 로우 포스트 플레이를 더욱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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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의 진정한 가치는 훅 슛을 비롯한 로우 포스트 플레이가 굉장히 탄탄하고 기본기에 충실하며 또한 다양하다는 것에 있지만, 중거리 슛이 그의 공격에 다양성과 창의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킥아웃 능력은 준수한 편이다. 팀 던컨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준수하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중거리 슛 능력이 있기 때문에 페이스 업도 평균 이상으로 해줄 수 있는 선수이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포스트 업을 바탕으로 한 미들레인지 게임, 혹은 로우 포스트 게임이며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픽 앤 팝이다.

이상으로 두 선수의 스타일을 각기 분석해 보았다.


2대2 옵션의 종류와 활용 방안은?

두 선수의 스타일을 분석해본 결과 나온 결론은 두 선수 모두 픽 앤 팝을 주 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코트 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이 많이 나왔던 프리시즌과 시즌 초반에는 두 선수의 투맨 게임 상당수가 픽 앤 팝으로 귀결되었던 적이 많았다. 즉, 픽 앤 팝은 밀러-브랜드 투맨 게임의 핵심인 것이다.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이 서서히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 이유 또한 이러한 픽 앤 팝을 위주로 한 투맨 게임이 점차 호흡이 맞아들면서 공간 창출 능력이 점차 좋아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팀 내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브랜드의 중거리 슛과 밀러의 돌파의 원동력이 바로 두 선수가 펼치는 투맨 게임에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간 창출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과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의 의미가 비로소 이해가 될 것이다. 즉,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가 점차 호흡이 맞아 들어가면서 그들이 시도했던 전술들 중 몇 가지는 분명히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픽 앤 팝이 그 자체로써만 효과를 발휘하기는 쉽지가 않다.

디트로이트 시절의 천시 빌럽스의 사례는 이에 대한 훌륭한 예시인데, 뛰어난 중거리 슛 능력, 감각적인 드리블, 적절한 킥아웃 능력, 다양한 공간에 넣어줄 수 있는 패스 능력, 다소 평범한 운동능력까지.

빌럽스는 밀러와 여러 가지 요소에서 상당히 닮은 선수였다. 그리고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투맨 게임에서 단골 메뉴처럼 사용되던 것이 바로 픽 앤 팝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픽 앤 팝은 필라델피아의 그것과는 달리 매우 위력적이었다.

같은 픽 앤 팝이고, 각 팀에서 이것을 적용하는 선수들의 능력 또한 마찬가지로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두 팀에서 이러한 차이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점은 적용 옵션의 다양성에 있다.

쉽게 말해서 빌럽스를 축으로 한 투맨 게임은 픽 앤 팝 외에도 다양한 옵션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서 주 옵션 중 하나인 픽 앤 팝의 위력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빌럽스나 밀러나 픽 앤 롤에는 크게 강점이 없는 선수라는 점이다.(빌럽스는 이번 시즌의 밀러보다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선수이지만, 기본적으로 운동 능력이 평범한 편이라 픽 앤 롤에 걸 맞는 직접적인 공간 창출 능력은 다른 픽 앤 롤 전문 가드들에 비해서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빅맨 들도 롤러로써의 위력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선수들의 선호도 문제도 있고, 가진 능력의 문제도 있지만 두 팀 모두 주축이 되는 빅맨 들의 롤링 능력이 높은 편은 아니다.) 즉, 픽 앤 롤이라는 픽 앤 팝과 더불어 투맨 게임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전술을 쓰기에는 빌럽스나 밀러나 다소 부족한 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픽 앤 팝은 필라델피아와는 달리 매우 위력적인 공격 옵션이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픽 앤 롤이 없음에도 다양한 투맨 게임 옵션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픽 앤 점퍼이다. 빌럽스의 중거리 슛과 3점 슛은 팀 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위력적이며, 그 정확도 또한 매우 높다. 거기에 클러치 상황에서도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기 때문에 그 효용성이 매우 높은 공격 옵션이다.

이 픽 앤 점퍼를 바탕으로 과거 디트로이트의 투맨 게임은 픽 앤 롤과 픽 앤 팝이 아닌, 픽 앤 점퍼와 픽 앤 팝, 그리고 픽 앤 아이솔레이션을 축으로 하여 전술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픽 앤 슬립까지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 창출 능력이 높아졌다는 것에 있다.


전술수행의 악재는 무엇인가?

원래 픽 앤 슬립은 픽 앤 롤에 능한 콤비 들이 그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픽 앤 롤이 능하지 않음에도 디트로이트에서는 픽 앤 슬립이 가능했다.(물론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다양한 옵션의 적용이 가능함으로 인해서 공간 창출 능력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서 로우 포스트에 빅맨이 침투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픽 앤 점퍼와 픽 앤 아이솔레이션이 위력을 발휘한다면, 픽 앤 롤이 안 된다는 약점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디트로이트에는 윙 사이드에서 공간을 벌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슈터들이 존재했다. 프린스와 해밀턴이 그들이다. 특히 프린스 같은 경우 사이드에 파생되는 오픈 찬스를 이용하는 능력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투맨 게임의 공간 창출 능력은 더욱 향상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는 위에서 적용된 중요한 옵션들 중 픽 앤 점퍼, 윙 사이드 오픈 점퍼가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서 픽 앤 슬립 또한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즉, 투맨 게임이 본연의 다양성을 상실한 채 단지 픽 앤 팝과 픽 앤 아이솔레이션 만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물론 이 두 가지는 시즌 중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위력을 되찾았지만, 필라델피아가 원하던 수준까지는 아니다. 결국 아직까지는 가능성만 어느 정도 보여준 상태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밀러의 중거리 슛 부진이다. 밀러가 중거리 슛 능력을 상실하면서(지난 시즌까지 밀러의 중거리 슛은 사이드라인에서도 상당히 정확했다. 그리고 이런 사이드라인에서의 확률 높은 슈팅 능력은 픽 앤 점퍼뿐만 아니라 픽 앤 슬립을 사용하게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지난 시즌 주요 전술 포맷 중 하나였던 픽 앤 점퍼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이다.

또한 이궈달라의 예상치 못한 슈팅 슬럼프는 그에게 디트로이트의 프린스나 해밀턴과 같은 역할을 기대했던 팀에게 있어서 크나큰 악재로 작용하고 말았다.

거기에 영은 슈터로써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직까지 윙 사이드에서 오픈 찬스를 활용하는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고, 이것은 더욱 더 두 선수의 투맨 게임에 나쁜 영향을 주고 말았다. 즉, 야심차게 시도했었던 투맨 게임이 두 가지의 큰 악재로 인해서 시즌 초반부터 다양성과 파생 효과 두 가지 모두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팀의 행보는 두 선수의 활용에 있어서 더욱 문제점을 야기하고 말았다.

칙스 감독 경질 이후 딜레오 감독 대행이 야심차게 준비한 전술 포맷. 즉, 지난 시즌으로의 귀환은 투맨 게임의 비중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고, 또한 지난 시즌 이 전술에 있어서 상당히 큰 위치를 차지했던 밀러의 중거리 슛 옵션이 사라짐으로 인해서 지난 시즌 이상의 위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거기에 브랜드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됨에 따라(무리해서 이르게 복귀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어깨 부상은 슈팅 컨디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투맨 게임의 효용성은 더욱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분명히 현재 시점에서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필라델피아는 밀러-브랜드의 투맨 게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 이유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서 극도로 좁아진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상당히 타이트한 수비를 맞이했음에도 두 선수가 추구했던 픽 앤 아이솔레이션과 픽 앤 팝은 시즌이 지날수록 그 위력이 증가되는 추세였기 때문이고, 또한 결정적인 순간 이 두 가지 전술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즉, 두 선수의 공존이 초반 잇따라 일어난 악재로 인해서 모두의 기대치를 전혀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다른 선수들의 지원이 거의 없이 이 정도까지 해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다.)

특히 칙스가 경질되기 직전 몇 경기들 중 투맨 게임의 비중이 높았던 때에는 두 가지 전술만을 가지고도 시즌 초기에 비해서 그 위력이 상당히 대단했으며, 안정감 또한 눈에 띄게 좋아졌었던 것도 사실이다. 두 선수의 공존은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그 시너지 효과는 점차 높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상황에 밀러의 슈팅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이궈달라의 슈팅 또한 제자리를 잡게 된다면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은 비로소 제 위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두 선수의 공존 가능성을 아직까지는 시험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밀러-이궈달라-영은 상당히 훌륭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브랜드가 가세한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만큼의 조화를 아직까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브랜드만으로 야기된 문제가 아니다.

분명히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밀러와 이궈달라의 슬럼프였으며, 거기에 더불어 브랜드의 활용 미숙, 벤치 멤버 활용 미숙 또한 중요한 문제점으로 작용하여 현재의 부진이 생기게 된 것이다.


Outro

겉으로 보기에는 브랜드의 영입이 가장 큰 문제인 듯 보이고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면을 들여다보면 브랜드의 영입 그 자체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 악재들이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을 떨어뜨린 진정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필자는 브랜드의 영입에 대해서 아직까지 긍정적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또한 밀러-브랜드 콤비에 대한 희망의 끈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팀의 부진은 단순히 브랜드의 영입 실패로 인한 것이 아니다.

분명히 가장 큰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으며, 거기에 브랜드가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다. 결국 밀러-브랜드 콤비 플레이의 진정한 위력은 아직 발휘되지 못했다. 그리고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아직까지 충분히 시험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역시 새로운 감독의 결단이 필요하다.

딜레오 감독 대행은 부임 이후 지난 시즌의 포맷으로 돌아가고자 의도적으로 브랜드의 활용 범위를 좁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팀 내 최고의 선수에게 특별한 문제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수를 배재한 채 공존의 방향을 모색하지 않는 것은 그리 올바른 선택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팀은 그러한 선택 이후 3연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 경기력은 그리 만족스러운 편이 아니었으며, 결국 천적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보스턴 셀틱스에게 완패를 당하면서 2연패의 안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부 원정 5연전을 떠나게 되었다.

이쯤에서 딜레오 감독 대행은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지난 시즌의 포맷으로 돌아가 지난 시즌 수준의 경기력을 되찾을 지를 고민하기 보다는(필자는 현재의 밀러와 이궈달라의 경기력으로는 절대 지난 시즌 수준의 경기력을 찾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즉, 이 시도는 처참한 실패로 끝날 확률이 크다. 물론 브랜드가 아웃된 현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겠지만, 문제는 브랜드 복귀 이후일 것이다. 그리고 승부수를 걸어야할 시점 또한 브랜드 복귀 이후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팀에 빨리 녹아들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브랜드가 설사 빠르게 복귀한다 하더라도, 브랜드 부상 직전처럼 의도적으로 브랜드의 비중을 줄인 채 경기에 임한다면 필라델피아는 앞으로 강팀을 이길 수 있는 저력을 가질 수가 없을 것이다.

부진에 빠진 이궈달라와 밀러를 축으로 하여 지난 시즌의 포맷을 답습하는 것은 결국 분명한 한계가 올 것임을 딜레오 감독 대행이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농구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한 명과 한 명, 한명이 각기 플레이하기 보다는 한 명 한 명이 모여 두 명의 농구, 세 명의 농구를 펼칠 때 비로소 강팀의 저력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 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이다.하지만 브랜드 영입 이후 잇따른 악재로 아직까지 필라델피아는 다섯 명의 농구를 펼쳐보지 못했다.

이제 충분히 시간은 흘렀고, 그동안의 부진으로 인해서 결국 감독은 교체되었다. 더 이상은 각각의 플레이를 하면서 약한 모습만을 보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감독은 교체되었고, 최후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감독이 교체된 이 시점에서 더 이상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결국 팀을 떠나는 것은 감독이 아닌 선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쪼록 모두가 힘을 모아서 진정한 저력을 되찾기를 기원해본다.

필라델피아는 충분한 저력을 가진 팀이다. 비록 슈퍼스타는 없지만 농구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고, 필라델피아는 이미 이것을 지난 시즌에 충분히 증명한 적이 있다.

다섯 명이 함께 힘을 모아 경기에 임하여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시즌을 다시금 기억해야만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가 영입된 현 상황에서 지난 시즌에만 머물러 있으면 더 이상의 발전을 할 수가 없다.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새롭게 힘을 모아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섯 명이 새롭게 힘을 모아 하나의 팀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 다시금 필라델피아의 비상은 시작될 것이다.

하루 빨리 진정한 비상을 이루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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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궈달라와 영. 이대로 괜찮은가?

브랜드의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

일단 다음 주까지는 경과를 지켜봐야 하며(햄스트링 부상이다.) 그 이후 확실한 부상 정도와 결장 기간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즉, 다음 주까지 브랜드는 정상 컨디션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없이 치른 두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전에서는 승리를 거두었고, 뉴저지 넷츠 전에서는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브랜드의 결장 시기와 맞물려 두 선수의 변화가 눈에 띈다.

바로 이궈달라와 영이다.

일단 이궈달라는 최근 컨디션의 회복세가 눈에 띈다. 특히 최근 네 경기에서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불확실했던 자신의 역할을 다시 재정립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확실한 플레이의 변화가 눈에 띈다.여전히 턴 오버는 많이 범하고 있고, 슈팅 컨디션 또한 좋지 않지만, 공격에서 자신의 역할을 새로이 찾은 느낌이다.

밀러가 리딩을 주도하고, 그 외의 다양한 선수들이 볼 배급을 도와주면서 주전 멤버 전원이 볼 배급에 참여하고 있다. 심지어 레이커스 전에서는 사무엘 달렘베어가 환상적인 바운드 패스로 코트를 가로지르는 어시스트를 넣어줄 정도로 팀원들 전체가 볼 배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달렘베어와 브랜드를 축으로 한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가 간간히 쓰이고 있으며(예전 크리스 웨버 시절에 사용했던 적이 있다), 영 또한 적극적으로 볼 배급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이궈달라의 서브 리딩은 여전히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궈달라의 리딩 부담이 줄어든 것이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즉, 필요 이상으로 리딩에 주력하던 이궈달라가 리딩 부담을 벗으면서 비로소 득점 옵션으로써의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여전히 슈팅 컨디션은 좋지 못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하면서, 슈팅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자유투를 얻는 게임 방식을 보여주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공격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그의 득점력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네 경기 필드골 성공률이 49.2%에 육박하며, 평균 득점 또한 19.5점에 이르고 있다.

여전히 외곽 슈팅은 좋지 못하지만(네 경기 3점 슛 성공률 : 25%), 적극적인 돌파 시도가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궈달라는 지난 시즌에도 에이스의 중책을 맡았던 시즌 초반에는 돌파 시도가 줄어들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밀러가 완연히 팀의 중심으로 올라선 이후 그의 돌파 횟수는 늘어났고, 이는 그의 경기력 안정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로 밀러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궈달라의 경기력이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즉, 이궈달라는 돌파가 늘어나야지만 위력을 발휘하는 슬레셔 형의 선수라는 점이고, 이것이 리딩 부담과 득점 부담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어찌 보면 필라델피아의 차기 에이스급 선수인 그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최근 경기에서의 이궈달라는 분명히 상승세인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많은 턴 오버는 옥의 티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이궈달라는 2006-07시즌에 3개를 넘어서던 턴 오버를 2.61개까지 줄이면서, 플레이의 안정감을 살리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이어진 극심한 외곽 슬럼프로 인해서 턴 오버 횟수 또한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경기에서 팀 턴 오버의 거의 1/3 이상이 그에게서 나오고 있다. 보다 분발이 요구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반면, 영은 최근 네 경기에서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네 경기 득점이 4-17-9-8점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브랜드가 결장한 최근 두 경기에서는 3점 슛 성공률 0%의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그는 슈팅 컨디션이 나쁠 경우에 이궈달라나 밀러처럼 돌파로 자유투를 얻어낼 수 있는 성향의 선수도 아니다. 그렇기에 그의 득점 부진은 더욱 눈에 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플레이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궈달라가 부진하고, 브랜드가 부진했던 과거에는 분명히 그가 득점 리더였다. 그리고 영은 그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슈팅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곤 하다가 무수히 많은 턴 오버를 범하곤 하였다.(턴오버는 많았지만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들에서는 턴 오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네 경기에서 그가 범한 턴 오버는 단 네 개에 불과하다. 즉, 플레이의 안정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과거에 영이 득점리더로써 지금보다 위협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공격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볼 배급에도 참여하고, 풀업 점퍼도 시도하고, 돌파도 시도하면서 수비수들을 자신에게 끌어 모으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영의 플레이는 이런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돌파 시도는 많이 줄었지만(밀러와 이궈달라, 거기에 윌리암스와 그린까지 워낙 많은 돌파 횟수를 자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이 돌파할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 외의 플레이에서 영의 보다 다양한 시도 들이 눈에 띈다.

일단 볼 배급에 참여하는 횟수가 초반 대비 많이 늘어났다.

탑에서 볼을 잡고 볼을 돌려주는 횟수도 많아졌으며,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는 횟수는 여전히 많다. 또한 풀업 점퍼 시도가 조금씩 눈에 띄고 있다. 많은 시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이런 시도는 눈에 띄며, 이것은 차후 그의 성장을 위해서 매우 긍정적인 시도이다. 더욱이 그의 슈팅 폼은 여전히 매끄럽고, 안정적이다.

최근 몇 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슈팅 컨디션을 보이고 있지만, 그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또한 영은 부진할 때에는 슈팅을 자제하고 다른 것에 집중할 줄 아는 선수이다. 그의 현재 경기력에 큰 우려를 나타내지 않는 이유이다.

이번 시즌 브랜드 효과를 가장 크게 본 것은 영이었다.

로우 포스트에서 더블 팀을 유발하는 브랜드로 인해서 가장 많은 오픈 찬스를 맞이하였으며, 이것은 그동안의 고득점에 큰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브랜드가 빠진 두 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친 것 또한 이런 상황과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영은 그 와중에도 발전하고 있다. 진정으로 팀의 미래를 책임질 영건으로 천천히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빌리 킹의 마지막 선물다운 활약이라 하겠다.


마치며...

필라델피아는 최근 네 경기에서 상당히 힘든 일정을 소화하였고, 그 결과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얻는 데 성공하였다.

최근 네 경기가 하루의 휴일만을 낀 두 번 연속의 백 투 백이었음을 감안하면, 그리고 그 상대로 동-서부를 대표하는 강호인 레이커스와 디트로이트가 끼어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2승 2패 50%의 승률은 상당히 선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연승을 가지 못했던 점이라든지, 홈경기에서 두 번 모두 패한 것은 아쉬웠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도 분명히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는 시점이 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4일을 쉰 후 12월 10일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를 홈에서 맞으면서 클리블랜드와의 2연전을 시작한다.

그 첫 경기가 클리블랜드 입장에서는 백 투 백 2번째 경기이며, 필라델피아는 반면 4일을 쉰 후 홈에서 맞이하는 첫 경기이기 때문에 이번 2연전은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는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이 2연전만 무사히 넘기면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쉬운 4경기가 필라델피아를 기다리고 있다.(브랜드가 클리블랜드와의 첫 경기에 복귀하고자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면 그의 복귀는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23일을 시작으로 험난한 원정 6연전을 시작한다. 첫 상대는 보스턴이며, 이후 5경기는 서부에서 치러지는 서부 원정 5연전이다.

험난한 일정이지만, 클리블랜드 2연전을 시작으로 하여, 이어지는 동부 팀과의 4경기를 잘 마무리 지어 상승세를 이어갈 수만 있다면, 다시금 도약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한 것이다.

클리블랜드와의 2연전. 그 중에서도 첫 경기가 중요한 이유이다.(현재까지 필라델피아는 홈경기 4연패 중이다. 이것을 끊기 위해서도 이 첫 경기는 중요하다)

칙스 감독은 시즌 중 변화에 인색하지 않은 감독이다. 하지만 또한 그만큼 자신이 믿는 선수에 대한 신뢰가 유달리 깊은 감독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는 시즌 초반부터 자신이 믿고 있는 선수들이 부진했음에도 제외하지 않고 꾸준히 기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윌리암스나 이궈달라, 달렘베어가 여전히 중용되었던 이유와도 상통한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결국 칼을 뽑아 들었다. 밀러를 중심으로 다시금 팀을 재편하였고, 벤치 멤버들을 다양하게 기용하면서 여러 가지 조합을 시험해보기 시작했다.

그는 시즌 중 큰 변화에 인색하지 않은 감독이다. 그리고 이런 시도들은 많은 경우 팀의 성적 상승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내린 그의 결단 또한 팀의 성적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앞으로 발전할 필라델피아의 미래를 위해서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칙스 감독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길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3부를 마쳤습니다. 이 글은 12월 11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 이전에 쓰여진 것입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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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점이 없는 필라델피아. 그 해결책은 밀러?

12월 2일 시카고 불스 전을 기점으로 하여 팀 내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시즌 돌풍의 핵심이었던 밀러를 다시금 팀의 구심점이자 핵심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아직 밀러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감안하면 이것은 칙스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날 이후 밀러의 슈팅 횟수는 20개를 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리딩부터 수비까지 모든 부분의 최 일선에 밀러가 존재하고 있다.

팀이 계속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역전패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칙스 감독이 지난 시즌 이미 효과를 보았던 밀러 중심의 팀 운영을 다시 선택한 것이다.

그동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운영을 시도했었지만, 외곽의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서 결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삼는 데 실패한 채 마땅한 구심점 없이 애매모호한 경기력을 보여 왔었기 때문에 칙스 감독이 마지막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이번의 선택은 앞으로의 미래를 건 마지막 선택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밀러 위주의 팀 운영은 현재까지 장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단점들은 과연 이 시도가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고 있다. 장점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산만했던 공격 전개가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구심점 없이 흔들리던 필라델피아의 오펜스 시스템은 결정적인 순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밀러가 중심이 된 이후, 공격 전개는 한층 안정감을 되찾았으며 볼의 흐름 또한 보다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거기에 덧붙여, 자신감을 잃은 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의 움직임이 밀러의 지시에 따라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것 또한 호재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에 비해서 전반적인 움직임 자체는 정말 적다. 선수들 간에 신뢰가 부족해보이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믿음도 부족해 보인다. 즉, 마인드 상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적은 움직임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강팀이 아니다. 지난 시즌 그들의 승리의 원동력은 많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는 공간 창출에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밀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구심점을 잃어버리고 공격이 전반적으로 흐트러지면서, 그러한 움직임마저 사라져 버렸고, 이것은 결국 공격 공간 창출 실패로 이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밀러를 중심으로 다시 팀을 정상화시킨 이후 선수들의 움직임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원활함을 찾아보기는 힘들며, 첫 전술적 움직임 이후 이어지는 후속 움직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은 여전한 문제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밀러가 아이솔레이션과 슈팅을 자주 시도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밀러의 필드골 시도가 기형적으로 많은 원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일단 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자체에 그 의의가 있다.  이것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또한 이궈달라가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밀러가 리딩과 공격의 핵심으로써 볼소유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자신의 활로를 찾지 못한 채 헤매던 이궈달라가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리딩은 서브 리딩 선에서 적절히 조절하고 있으며, 돌파 시도와 슈팅 시도는 늘어났다. 물론 여전히 슈팅 컨디션은 최악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경기력은 서서히 좋아지고 있는 것 또한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즉, 밀러 중심의 공격 농구의 부활이 공격 전개의 안정화, 다양해진 움직임, 이궈달라의 컨디션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첫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밀러의 컨디션이 지난 시즌만큼 좋지 못하기 때문에 플레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밀러가 중심이 되었을 때 그 위력이 극대화되었던 이유는 밀러 자체가 막기 힘든 선수로 성장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밀러의 중거리 슛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위력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해서 밀러를 중심으로 한 플레이의 효율 또한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수비수들은 밀러 수비 시 외곽까지 따라가기 보다는 돌파 견제 위주로 수비를 펼치고 있으며, 또한 미들 포스트 앞 선에서는 더블 팀을 붙지도 않고 있다.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가 수비수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밀러를 중심으로 한 공간 창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가 표류하고 있다.

말 그대로이다. 현재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중심이 되어야할 선수라면 첫손에 꼽을만한 선수가 브랜드 임에도 그는 시즌 초반부터 전술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고 있었다.(감독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시즌이 지나면서 서서히 전술에 녹아들기 시작한 시점에 감독은 밀러 위주의 공격 전술을 다시 들고 나왔다. 그리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역할이 흔들림을 의미하고 있다.

밀러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고,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브랜드의 공격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초반만 해도 자주 나오던 픽 앤 팝의 구사 정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밀러의 슈팅 시도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밀러가 수비수들을 외곽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더블 팀을 유발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전혀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밀러가 브랜드에게 패스를 주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 꼭 밀러의 잘못이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밀러와 브랜드가 스트롱 사이드를 형성할 때 위크 사이드에 있는 선수들은 움직임이 너무 적다. 그리고 움직이더라도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이것은 결국 밀러와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전혀 풀어주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밀러가 돌파를 행하면, 자연히 수비수들은 밀러에게 더블 팀을 붙게 된다. 그리고 이 때 다른 선수들은 그저 서있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들을 끌고 나오면서 브랜드에게 적절한 공간을 만들어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까지 잘 시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밀러와 브랜드의 2대2대 플레이가 위력적이지 못한 원인이 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필라델피아가 앞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밀러와 브랜드의 콤비네이션 비율이 줄어들면서 이것은 팀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밀러-브랜드의 2 : 2는 위력적인 공격 옵션이고,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전술중 하나이다. 하지만 고비에서 두 선수를 주축으로 한 공격 전술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문제이다.

감독이 보다 적극적으로 두 선수 이외의 다른 선수들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2 : 2가 진정으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섯 명 모두를 전술에 포함시키는 모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사실 외곽 슛이 터져주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다.)

브랜드의 포스트 업 전술을 위한 공간을 만든 이후, 브랜드가 볼을 잡고 본격적으로 포스트 업을 시작할 때 위크 사이드에 위치한 선수들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은 감독의 책임도 크다고 볼 수 있으며, 픽 앤 팝 상황을 만들 전술이 충분함에도 슈터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두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여전히 크다면(사실 슈팅 컨디션이 좋다면 두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전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힘든 이유이다.), 이 압박을 풀어주는 것 또한 감독이 해줘야할 일이다. 칙스 감독이 보다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하는 이유인 것이다.

분명히 밀러를 축으로 하면서 전술 전개성은 많이 좋아졌으며, 선수들의 움직임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그 것들이 단지 일차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 그 것은 경쟁력을 얻을 수 없다.

현재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대부분 전술 전개나, 움직임 모두 일차적인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즉, 1차 전술이 실패한 이후(혹은 실패하지 않더라도) 2차, 3차로 이어지는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밀러가 무리한 슛을 날리는 횟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브랜드는 여전히 압박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전술 바깥에서 맴돌고 있다. 보다 다양한 전술적 시도가 필요한 이유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1차 전술이 막혔을 때 한 선수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은 리그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1대1로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할 선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리그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밀러-브랜드의 콤비네이션 플레이는 많이 나올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안정적으로 클러치 득점력을 살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 바로 그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밀러를 중심으로 한 공격 시도 그 자체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밀러가 코트에 없을 때에는 밀러가 있을 때에 비해서 경기력의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고 있다.

밀러의 백업으로 나오고 있는 루이스 윌리암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서 리딩 가드로써의 플레이 효율이 극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또한 득점에 있어서도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플레이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는 밀러가 코트 위에 있을 때 밀러를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밀러가 벤치로 물러난 이후에는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흐름을 빼앗기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스는 근래 right abdominal strain라는 가벼운 부상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 병명으로는 오른쪽 복부 경련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런 부상 들이 가뜩이나 좋지 못한 윌리암스의 컨디션에 더욱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본인의 리듬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윌리암스와 윌리 그린은 함께 코트에 섰을 때 전혀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두 선수 모두의 플레이가 빛이 바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윌리 그린의 장점은 득점 창출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오프 더 볼 무브 또한 좋은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윌리암스와 함께 뛸 때의 그린은 오프 더 볼 무빙을 제외한 채 플레이를 하고 있다.

본시 그린은 자신의 득점 기회를 만드는 무빙에 능한 선수이다.

하지만 윌리암스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리딩에 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패스 플레이가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이로 인해서 그린이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다. 그리고  그린이 움직임을 상실함에 따라 윌리암스의 플레이 또한 확실한 역할을 잡지 못한 채 어중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두 선수를 동시에 쓰는 것이 오히려 팀플레이를 해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칙스 감독은 근래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점을 타파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레지 에반스 대신 공간 창출 능력과 이면 활용 능력이 뛰어난 모리스 스페이츠를 중용하면서 앞 선에서의 부족한 움직임을 커버하였고, 리딩과 오프 더 볼 무브, 수비에 있어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로얄 아이비를 기용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조합을 시험하고 있다.

일단 스페이츠의 기용은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 나쁘지 않은 수비 능력, 센터까지 커버 가능한 멀티 포지셔닝 능력, 뛰어난 슈팅 능력 등은 기존에 움직임이 부족해서 활로를 찾지 못하던 벤치 멤버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11월 28일 셀틱스 전에서 가비지 타임에 기용되어 그 가치를 입증한 후 점차 기용 폭이 늘어나기 시작한 아이비의 경우 슈팅 가드, 심지어 스몰 포워드까지 수행하면서 활발한 움직임과 뛰어난 패스 감각으로 팀 공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밀러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윌리암스가 여전히 포인트 가드라기보다는 슈팅 가드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밀러가 리딩 플레이어로써 공격 전반을 지휘하는 것과는 반대로 백업 멤버로 기용되어 리딩보다는 득점에 치중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팀 전체적인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비의 기용은 분명히 활발한 볼의 흐름과 전반적인 공간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제한적인 기용으로는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가 없다. 일단 포인트 가드로써 기용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며, 보다 많은 출장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전과 뛸 때에나 백업 멤버를 추스르는 데 있어서 분명히 현재 시점까지는 윌리암스보다 아이비가 더욱 매력적인 팀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팀이 부진했을 때 퓨어 가드인 케빈 올리를 중용하면서 해답을 찾곤 했던 것을 칙스 감독이 다시금 상기해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브랜드가 결장했을 때 도니엘 마샬은 브랜드 대신 기용되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근 중용되었던 두 경기에서 그의 2점슛 성공률은 무려 61.5%가 넘으며, 3점슛 성공률 또한 55.5%가 넘고 있다(5-9).

특히, 그의 가치는 접전 상황에서 빛이 났다. 승리를 가져오는 위닝샷들을 터뜨리면서 그동안 빈약했던 외곽 공격에 큰 힘을 실어준 것이다. 파워포워드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하였고, 이런 활약은 그의 가치를 높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거기에 테오 레틀리프는 백업 센터로 기용되어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수비력은 사무엘 달렘베어의 백업으로써 달렘베어의 빈자리를 충실히 메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브랜드가 빠진 현 시점에서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렇듯, 필라델피아의 벤치 멤버들은 주어진 시간에 각자 그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밀러가 빠진 빈자리는 크게 느껴지고 있는데, 결국 이것은 벤치 조합의 문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칙스 감독의 보다 다양한 용병술 시도를 원하는 이유이다. 최근 경기에서 시도되어지고 있는 용병술의 변화는 그래서 긍정적이다.(개인적으로 보면, 윌리암스는 스크린 능력이 뛰어난 에반스와, 아이비는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스페이츠와 어울려 보인다. 또한 그린은 킥아웃 능력이 있어서 마샬과 잘 맞는다. 또한 마샬은 아이비와도 잘 어울린다. 이런 점을 칙스 감독이 인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분명히 윌리암스-그린의 조합은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최근 경기에서는 두 선수 모두 돌파만 집중적으로 시도하면서 공생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리딩 플레이어 없이 시도하는 무모한 돌파들은 오히려 공격 밸런스를 깨뜨리는 역효과를 나을 수도 있다. 때문에 더욱 더 새롭고, 다양한 용병술 시도가 필요한 것이다.

밀러 위주의 게임 전개는 앞으로 필라델피아 공격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들이 꼭 긍정적일 것이라 보기는 힘이 든다. 장점만큼이나 눈에 띄는 단점들이 많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이 긍정적인 형태를 보이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는 감독의 역량이 필수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칙스 감독의 분발을 바라는 이유이다.

2부가 끝났습니다. 총 3부로 기획하고 있으며, 1부에서는 클러치 득점력에 대해서, 2부에서는 구심점 없는 필라델피아에 대해서 논해보았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이궈달라와 영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해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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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12패. 필라델피아의 문제는 무엇인가. 어느덧 21경기를 치렀음에도 필라델피아 76ers는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공격에 있다. 공격이 총체적으로 부진에 빠져있으며 이로 인해서 완벽한 수비를 보이고도 지는 경우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체 이렇게까지 공격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이 문제인지, 해결방법은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고비를 넘을 힘이 없다! 너무 부족한 클러치 득점력

말 그대로이다. 항상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순간적으로 오는 고비를 이겨내는 힘이 없어서 상대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필라델피아 경기에서 상대팀이 10점 이상의 'Run'을 하는 것은 이제 흔한 경우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필라델피아는 한 경기 내에서도 경기력에 있어서 극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농구는 흐름을 자신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이끌어내는가가 정말 중요한 스포츠이다.

강팀이라면 모름지기 어느 순간에나 다시금 자신들에게 유리한 흐름을 끌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능력은 곧 팀의 안정된 전력과 연계 가능한 저력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현재 흐름을 가져오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게임 초반 흐름을 유리하게 끌어가고도 그 흐름을 유지하지 못해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1점차 승부가 이어질 때 승리를 가져오는 경우 또한 거의 없다.(하물며 5점차 내로 지고 있어도 역전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들지 않을 정도이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경기력을 대변하는 것은 집중력이었다.

역습을 주 무기로 하는 팀임에도 수비력에 있어서 언제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면에는 바로 이 집중력이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백투백 승률이 50%를 넘는 팀이었다.(10승 9패)

더욱이 12월 이전까지 백투백에서 전패를 당했지만(4패), 12월 이후에는 무려 10승이나 거두면서 12월 이후로만 10승 5패를 기록할 정도로 백투백에 있어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백투백으로 인해서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많은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은 그만큼 집중력과 승리를 이끌어내는 끈기가 대단했었다는 반증이며, 지난 시즌 후반기의 필라델피아가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 팀이었는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현재까지 백투백 승률이 28.5%에 그치고 있다.(2승 5패) 더욱이 12월 이후 백 투 백 경기에서는 전패를 당하면서 지난 시즌과 달리 12월에 들어섰음에도 경기력이 정상으로 올라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를 비롯하여 많은 선수들이 영입되었고, 더욱이 주전 라인업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초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바이지만 그 부진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더 큰 문제는 그러한 부진의 해법을 아직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 경기 내에서도 기복이 극심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경기력은, 이 팀이 지난 시즌 집중력과 끈기를 바탕으로 언제나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그 팀이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상대팀이 몰아치기 시작하면 그 것을 끊어내는 힘이 부족하고, 또한 점수 차가 나면 그 점수 차를 따라잡는 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필라델피아가 집중력이 살아있고 끈기 있는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물론 수비였다. 하지만 그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시 되었던 능력이 바로 클러치 득점력이다.

안드레 밀러의 활용도를 극도로 높인 것이 부진 탈출의 해법이 되었던 후반기. 밀러는 클러치 득점력에 있어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안드레 밀러의 재조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대단했던 활약의 이면에는 정확한 중거리 슛이 있었다.

밀러는 데뷔 초창기부터 리딩 플레이어로써 주목을 받은 포인트 가드이다. 하지만 그가 뛰어난 리딩 능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유는 그가 확실한 자신만의 득점 무기가 없었던 점이 컸다.

일류 포인트 가드들이 가지고 있는 그 것. 특히 일류 리딩 플레이어로써 꼭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그것. 클러치 득점력이 밀러는 부족했던 것이다. 실제로 일류 포인트 가드로써 인정받기 위해서 이러한 클러치 득점력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일류 포인트 가드의 대부분이 리딩 가드임을 감안할 때, 팀 내에서 가장 볼을 많이 소유하고 경기 흐름을 주관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임은 당연한 것이고, 그들이 그러한 임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확실한 클러치 득점 능력 또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차세대 대표 포인트 가드들인 크리스 폴이 2년차에 비로소 리그 정상급 포인트 가드로 올라선 이면에 중거리 슛과 3점 슛의 발전이 있었던 점이라든 지, 데론 윌리암스가 크로스 오버에 이은 위력적인 중거리 슛으로 각광받고 있는 점 또한 이러한 요소와 무관하지 않을 정도로 포인트 가드의 능력으로써 클러치 득점 능력은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리고 지난 시즌 밀러가 리딩 가드로써 각광받을 수 있었던 이면에는 바로 정확한 중거리 슛이 가장 큰 위치를 차지했었다. 기본적으로 돌파 능력과 패싱 능력이 좋은 선수였음에도 지난 시즌 이전까지는 일류급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3점 슛 능력이 부족하고, 미들 포스트 이후로는 득점하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하여 밀러는 일류급 선수로 재조명받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중거리 슛의 안정화였다. 상체를 다소 앞으로 숙이던 버릇이 있었던 그의 슈팅 자세가 바르게 교정이 되면서 슈팅 적중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던 것이다.

중거리 슛이 안정되면서 그의 플레이에서는 기복이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그는 안정된 리딩 플레이어로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필드골 성공률 : 49.2%, 커리어 하이)

중거리 슛이 안정화된 것은 그에게 여러 가지 이점을 가져다주었는데, 일단 그의 공격 옵션에 중거리 슛이 포함되면서 수비수들이 그를 막기 위해 수비 범위를 넓힐 수밖에 없게 되었고, 외곽에서도 더블팀을 유도할 수 있게 되면서 그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패스를 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고, 돌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지는 여러 가지 연쇄 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에 더불어 클러치 득점력 또한 높아지면서 그는 어느덧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클러치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가 되었다. 더욱이 그의 리딩 능력은 이런 것들에 의한 연쇄효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여 팀이 항상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까지 각광받았던 중거리 슛 능력이 상당부분 감퇴된 듯 보인다. 필드골 성공률은 커리어 2번째로 낮은 수치인 43.5%에 그치고 있으며, 이런 수치는 그를 막는 선수들이 수비 범위를 골밑으로 타이트하게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즉, 패스를 할 만한 공간이 지난 시즌에 비해서 줄어들었으며, 돌파 또한 막히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지난 시즌 팀을 고비에서 무수히 구해주었던 중거리 슛이 사라지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그의 슈팅 자세에서 가장 안 좋은 버릇은 상체가 앞으로 쏠린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이것을 교정하는 데 성공하면서 놀라울 정도의 정확도를 가진 중거리 슛을 보여줄 수 있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다시 상체가 앞으로 쏠림으로 인해서 슈팅 정확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그의 주 무기 중 하나였던 포스트 업 또한 그 위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포스트 업이 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정확했던 턴 어라운드 슛의 존재가 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중거리 슛이 흔들리면서 턴 어라운드 슛마저 정확함을 잃어버렸고, 그로 인해서 포스트 업마저 그 위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시즌 초반, 밀러가 부진한 원인은 안드레 이궈달라의 극심한 슬럼프로 인한 연쇄 효과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즉, 이궈달라가 슈팅 컨디션이 안 좋음으로 인해서 리딩에만 집중하면서, 오히려 밀러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궈달라의 컨디션이 다소나마 살아나고 있고, 팀의 중심이 밀러에게로 옮겨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밀러의 슈팅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은 차후 심각한 문제점으로 드러날 확률이 높다.

현재 멤버 들 중에서 가장 클러치 득점력이 좋은 선수는 역시 엘튼 브랜드이다. 하지만 외곽에서 가드들이 부진함에 따라 그에게 가해지는 수비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며, 이것은 팀 공격 전반적으로 심각한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그나마 외곽에서 힘을 내주던 영마저 근래 컨디션이 하락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심각하다.(최근 두경기 8.5점 득점, 평균 득점_ 16점->13.6점으로 하락) 거기에 여전히 이궈달라는 슈팅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3점 성공률 25.5%)

이런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해결책은 밀러가 제 컨디션을 찾는 일이다.

이미 이궈달라의 슈팅 자세는 단시일 내에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흔들리고 있으며(매 경기마다 슈팅 자세가 바뀌고 있다. 특히 풀업 점퍼 상황과 캐치 앤 슛 상황에서의 자세가 현격히 차이가 나며, 상-하체가 완전히 따로 놀아서 타점까지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은 부담감을 버리고 몸의 경직부터 풀어주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영은 이제 2년차에 불과해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팀 내 최고 베테랑 중 한 명이며,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밀러의 경우 상체가 앞으로 쏠리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슈팅 폼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즉 본인이 자각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원 컨디션을 회복할 여지가 있다.)

밀러가 살아나면, 클러치 득점력도 살아날 것이고 덩달아 흐름을 유지하는 능력도 많이 좋아질 것이다.

리딩 플레이어이면서 클러치 득점원인 밀러의 부활을 염원하는 이유이다.

이번 글 또한 시리즈물로 구성하였습니다. 1부에서는 클러치 득점력 빈곤에 대해서 논해 보았습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구심점없는 공격 전개에 대해서 논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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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입니다. 1부, 2부와 마찬가지로 11월 22일 클리퍼스 전(토요일)까지의 기록만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이 점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야투 난조. 해결책은 무엇인가

야투 슬럼프. 현재 필라델피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주전 라인업의 슈팅 컨디션이 저하되어 있는 것이 현재 처한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브랜드와 이궈달라이다.

각종 전술들의 중요한 축인 두 선수의 슈팅 컨디션 난조는 결과적으로 필라델피아 공격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의 경우, 커리어 통산 야투 율 50.3%를 자랑하는 선수임에도 올 시즌 야투 율은 42.8%에 그치고 있다. 브랜드의 포스트업과 픽 앤 팝의 비중이 전술적으로 매우 높은 필라델피아이기에 그의 슈팅 컨디션 난조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브랜드에게만 모든 책임을 묻기에는 현재 상황이 조금 안 좋기는 하다.

일단 그의 외곽 파트너인 밀러는 3점 슛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이고, 또 다른 파트너인 이궈달라는 현재 극심한 슈팅 난조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전술 전개성이 점차 좋아지고는 있지만 냉정히 말해서 아직까지 전술 전반적으로 브랜드가 완전히 적응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만큼 브랜드는 수년간 활동했던 무대와는 전혀 다른 낯선 환경에서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픈 찬스에서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브랜드의 미들레인지 점퍼는 비단 동료들의 잘못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현재 시점에서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는 누가 뭐라 해도 브랜드이고 그렇다면 오픈 찬스 정도는 확실하게 성공 시켜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컨디션 회복이 시급하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궈달라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이궈달라의 부진은 기록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필드골 성공률이 38.4%, 3점 슛 성공률이 22.6%밖에 안 되는 상황이며, 워낙에 슈팅 적중률이 떨어지다 보니 본인의 시도 자체도 상당히 적은 상황이다.(팀 내 야투 시도 개수 4위)

하지만 그의 슈팅은 필라델피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지난 시즌 칙스 감독이 인터뷰에서 공언한 적도 있을 정도로 슈터 이궈달라는 필라델피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칙스 감독은 인터뷰에서 필라델피아 최고의 슈터는 이궈달라와 그린이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더욱이 밀러가 3점 슈팅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의 부활은 중요하다.(이번 시즌 3점 슛 시도 개수가 팀내 2위이다. 컨디션 난조임에도 팀에서 그에게 3점 슛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필라델피아 외곽에서 그의 위상은 대단하다)

이번 시즌이 시작되면서 그린의 벤치 행으로 필라델피아의 주전 라인업은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그린은 자칫 밀러와 이궈달라에게로 집중될 수도 있는 리딩을 어느 정도 분담해주면서 팀 내에서 가장 뛰어난 일인 공격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 범위를 넓게 만들어주고, 팀 공격에 유기성을 주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주었다. 하지만, 그린을 대신해 주전 라인업을 차지한 영은 그린과는 달리 돌파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였고, 그로 인해서 이궈달라와 밀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돌파 옵션이 세 명에서 두 명으로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이궈달라의 드리블링 성장은 올 시즌 팬들이 가장 기대한 부분이기도 했다. 밀러는 시즌 시작 전에 이번 시즌부터는 리딩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전천후 득점원인 브랜드를 영입하였고, 영과 이궈달라가 오프 시즌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발언이었다. 실제로 밀러는 리딩 플레이어로써 득점보다는 리딩에 치중할 때 팀 전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리딩 플레이어이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슈팅 컨디션이 최악의 난조를 보임에 따라, 결국 이번 시즌에도 밀러의 득점 부담은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상대팀 선수들은 현재 이궈달라를 외곽에만 묶어놓는 수비를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밀러와 브랜드는 더욱 극심한 견제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여파로 밀러의 필드골 성공률은 지난 시즌의 49.2%에서 이번 시즌에는 44.7%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상대팀 들은 이궈달라를 외곽에 묶어 놓고, 밀러와 브랜드의 활동 반경을 좁히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결국 이것이 전체적인 팀 야투율의 난조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계속적으로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이궈달라는 더욱 더 리딩에만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플레이는 리딩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2년 동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슈팅수를 기록했던 팀의 에이스가 슈팅을 자제하는 것은 결코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 탓이다. 더욱이 팀 전체적인 공격 전개 능력이 밀러의 리딩 하에서 가장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부분은 더욱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궈달라의 공격력 부재는 다른 팀원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 이궈달라의 슈팅 컨디션의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될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이궈달라의 역할 과부하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 강팀이라면 어느 팀이든지 메인 리딩 플레이어 외에도 서브 리딩 플레이어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는 현재 이 역할을 이궈달라가 도맡아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영의 볼 배급 참여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필자는 영이 서브 리딩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물론 영에게 디트로이트의 프린스나 이궈달라 수준의 서브 리딩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단순한 볼 배급이라도 참여해주기를 원한다.(리딩 플레이어의 옆에서 볼을 받아주고 다시 볼을 돌려주는 등의)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가 서브 리딩 플레이어로 두 명의 선수를 활용하기는 하였지만(이궈달라와 그린, 심지어 그린이 벤치로 갔을 때에는 윌리엄스를 기용하면서까지 서브 리딩 플레이어의 수를 두 명 이상으로 맞춰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그 이유는 4-1 low set으로 인해 리딩 플레이어 한명의 컨디션에 의해 팀 전력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단점을 메우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 이궈달라의 기량 발전이 이어진다면 서브 리딩 플레이어는 이궈달라 한명으로 족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실제로 기본 선수 구성에 있어서 포인트 가드가 리딩 플레이어일 경우, 슈팅 가드는 리딩을 보조하는 역할을 겸하고, 스몰 포워드는 득점을 전담하는 것이 팀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데 있어서 상당히 좋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된 사실이다.(심지어 만화 슬램덩크에서도 이런 부분이 설명되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송태섭의 옆에서 리딩을 보조해주던 정대만이 존재하고, 거기에 서태웅이 득점을 전담해주었기에 북산은 강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스몰 포워드가 리딩을 보조하고, 슈팅 가드가 득점에 전념하는(슈터 역할도 포함) 형태도 전혀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강팀 중에서는 리딩 보조를 빅맨이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선수의 역할에 리딩이라는 것이 추가되게 되면 그 것은 상당한 정신력을 소모하고 집중력이 분산되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그 선수 본연의 득점 능력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82경기의 대장정을 치르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부담감은 시즌이 지날수록 더욱 더 가중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팀을 구성할 때 그 구성원은 리딩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명이 리딩을 보조하면, 다른 한 명은 득점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영은 너무 볼 배급에 대한 참여 의지가 적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한 문제점이다.

자신이 돌파 능력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아예 볼을 잡아서 뭔가를 하려고 하기 보다는 슈터로써의 움직임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것은 분명히 칭찬해줘야 할 부분이지만, 결국 이것이 너무 심해지게 되면 이 또한 결국 이궈달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궈달라가 심각한 슈팅 슬럼프를 겪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도르라진다. 물론 현 시점에서도 영은 전술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공격의 시작점으로써 볼 배급에 참여해주고 있다.

브랜드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일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볼을 잡아서 돌파를 시도하기도 하고, 과감하게 일인 속공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와 줘야 한다는 것이다. 영이 현 시점에서 팀의 득점 리더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2경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분명히 영이다. 하지만 1옵션임에도 영은 지금까지 더블 팀을 거의 유발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것은 그의 성향. 즉 팀을 위하고 자신을 희생하고자하는 마인드가 오히려 너무 강해서 일어난 역효과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모습과 다양한 창의적인 플레이, 그리고 의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대팀 선수들이 그가 공을 잡으면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 보다 야투 율이 떨어지고, 실책이 늘어나도 잠재적으로 득점을 전담해야 하는 선수라면 꼭 그런 모습도 보여주어야만 한다.(현재 필드골 성공률 52.9%, 3점 슛 성공률 38.9%, 필드골 시도, 3점 슛 시도 팀 내 1위)

간간히 전술의 틀을 깨는 돌파도 시도하고, 점퍼도 과감히 날리면서 패스도 간간히 주도하는 그런 모습들 말이다. 단순히 맡은 득점만 해내는 득점 원보다는 팀을 살리는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에이스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득점을 전담하는 선수라고 해서 패스를 신경 쓰지 않는 다면 그 선수의 존재감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슬램덩크에서의 서태웅 업그레이드. 그대는 기억할 것이다.)

그의 플레이에 과감함이 보이게 되는 순간, 그의 리딩 참여 또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고, 그 것은 이궈달라의 부담감을 줄여주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궈달라의 부담감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궈달라의 플레이는 살아날 것이고 이궈달라가 살아나게 되면 그 여파로 필라델피아의 공격력은 한층 더 좋아질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아직까지 필라델피아의 외곽을 책임지는 선수는, 클러치 상황에서 마지막 3점 슛을 맡기는 선수는 이궈달라이기 때문이다.(현재 필라델피아 주전 라인업에서 풀업 점퍼가 가능한 선수는 밀러와 이궈달라 뿐이다.)

이궈달라의 부활. 그리고 그 것을 위한 영의 보다 적극적인 도전.

더욱 발전해야할 필라델피아를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해법을 찾아야만 하는 벤치 멤버 기용.

이번 시즌 벤치 멤버 중 가장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린이다.

이전에 그린은 여전히 중용될 것이라는 언급을 했던 바 있고, 그만큼 그린의 능력은 공-수에 걸쳐서 필라델피아에 꼭 필요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부분을 감안해도 현재까지의 활약상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공격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되던 볼 캐칭과 마무리 능력, 기복과 함께 수비에서 가장 문제가 되던 로테이션 소화 능력이 벤치로 가면서 상당부분 가려진 것이 그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유이다.

특히 그의 출전을 보장해주고 있는 칙스 감독의 신뢰에 힘입어서 기복을 성공적으로 줄이는데 성공하였고 이로 인해 자신의 장점인 득점 창출 능력과 수비 시의 빠른 압박, 헬핑 디펜스, 그리고 일인 속공에 있어서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20.4분에 8.4점, 2.1어시스트(필드골 성공률 : 48.8%, 3점 슛 성공률 : 45.5%)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팀 내 벤치 득점 1위, 어시스트 1위의 좋은 기록이다. 문제는 이런 그린으로 인해서 팀 내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윌리엄스다.

지난 시즌 팀 내 벤치 득점 1위, 어시스트 1위를 기록했던 선수였지만(11.5득점, 3.2 어시스트) 한 시즌이 지났음에도 거의 발전하지 못한 수비력, 여전히 부족한 리딩 능력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윌리 그린에게도 밀리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출장시간은 5분 가까이 줄어들었고(23.3->16.8분) 활약상 또한 결코 좋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윌리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이다. 1쿼터 후반 혹은 2쿼터 초반 필라델피아는 상대팀에게 여지없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간대가 바로 벤치 멤버가 출장하는 시간대이고, 이 시간대를 책임지는 윌리엄스-그린의 라인업은 수비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계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윌리엄스의 경우 여전히 대인 수비력과 수비 전술 이해도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여전히 세이프티를 들어가는 시기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상대팀에게 계속적으로 속공을 허용하는 모습은 그의 식스맨 기용에 대해서 재고를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도 들게 하고 있다.

거기에 비슷한 성향의 듀얼가드인 그린의 경기력이 윌리엄스보다 월등히 좋다는 것은 더욱 더 그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그린은 공-수를 겸비한 선수이다. 주전으로 기용하기에는 치명적인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진 선수이지만 벤치에서 출장한 이번 시즌에는 그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팀에는 이미 검증된 수비력과 좋은 슈팅력, 그리고 리딩 능력을 가진 선수인 로얄 아이비가 존재한다. 더욱이 아이비는 193cm의 장신을 자랑하는 포인트가드이다. 현재 윌리엄스에게 가려서 많은 출장 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부진이 계속 된다면 칙스 감독은 중대한 변화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칙스 감독은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데에서 오는 공격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아직까지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두 선수의 동시 기용으로 인해서 생기는 수비력 약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에반스를 동시 기용하는 방법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일단 에반스의 넓은 수비 범위 커버로 인해서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확실하게 상대의 공격을 제압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수비력을 강화시켜 주는 것은 아니고 더욱이 공격에 있어서도 두 선수의 역할이 중복되면서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지난 시즌 카니와 동시에 기용되었을 때 트렌지션 오펜스로 공격 흐름을 이끌면서 공격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기용 내내 런 앤 건으로 경기를 이끌면서 윌리엄스의 부족한 리딩 능력 또한 어느 정도 커버를 하는 데 성공하였고, 또한 이러한 시도는 수비에 있어서도 큰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욱이 카니는 슈터이자 피니셔로써의 역할을 도맡아했었고, 볼 소유욕은 적었기 때문에 윌리엄스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었던 선수였다.

하지만, 윌리엄스-그린의 라인업은 이러한 시너지 효과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두 선수가 너무 비슷한 스타일의 듀얼가드이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점이다. 더욱이 지난 시즌 윌리엄스가 가장 많이 기용된 시점은 그린과의 교체로 인한 것이었다.

즉, 지난 시즌에는 두 선수의 맡은 역할 자체가 비슷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필라델피아의 벤치는 오히려 그 힘을 상실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덩달아 에반스 또한 그 힘을 잃고 있다. 지난 시즌 에반스의 벤치 행은 필라델피아에 큰 힘을 불어넣어 주었었다.

윌리엄스-카니-에반스가 동시에 뛰면서 이끈 속공은 주전 라인업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이끌어내면서 흐름을 활기차게 이끌어가는 데 큰 힘을 실어주었고, 여기에서 에반스는 속공의 시작점이자 연결고리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런데 윌리엄스-그린 라인업이 비슷한 성향으로 인해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지난 시즌 벤치의 히어로였던 에반스마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칙스 감독의 용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카림 러쉬의 활용도를 높여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든다. 현재 컨디션이 좋은 그린-러쉬의 라인업이나, 윌리엄스-러쉬의 라인업을 써보자는 것이다. 지난 시즌 카니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슈팅력은 더 뛰어난 러쉬의 중용은 분명히 득이 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러쉬의 중용은 사실 현재의 난국을 헤쳐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궈달라의 컨디션이 난조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198cm의 슈팅 가드인 러쉬의 적극적인 기용은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다. 더욱이 그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뛰어난 슈팅 적중률을 자랑하고 있다.(필드골 성공률 48%,삼점슛 성공률 46.2%)

성향이 비슷한 두 듀얼 가드를 동시에 기용하기 보다는 지난 시즌 카니를 기용했던 것처럼 러쉬를 기용하여, 서로의 역할을 다르게 지정해주고 러쉬에게 피니셔 및 슈터로써의 역할을 맡겨(카니는 돌파 옵션으로도 사용되었었다. 그리고 러쉬는 이 부분에 있어서 카니보다 더 나은 기량을 가진 선수이다.) 시너지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궈달라의 부담감을 줄이고, 아직 돌파 및 일인 공격력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영의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팀 내 최고 슈터이자 돌파가 가능한 선수인 러쉬의 중용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그의 중용은 팀 내 최고의 에너자이져였던 에반스의 활용도도 높여줄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한번쯤 해볼 만한 시도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런 앤 건이 살아나면 에반스도 살아날 것이다. 지난 시즌 에반스는 앞 선의 가드들을 지원하면서 속공을 시작하게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었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역시 그의 수비력이지만, 이미 윌리엄스-그린 라인업이 수비에서 큰 메리트가 없는 상황인지라(일단 두 선수는 신장이 너무 작다.188cm-188cm의 라인업이니 작아도 너무 작다.) 당장 큰 문제점은 없을 듯 보인다. 오히려 러쉬는 카니보다도 3cm가 큰 선수이다.(카니 195cm)

벤치 멤버 활용의 적절한 변화를 통해서 보다 좋은 경기력을 이끌어 내는 것. 브랜드 및 밀러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현재 필라델피아는 3점슛 성공률 리그 14위이다.(35.6%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일취월장한 성적이다. 작년 시즌에는 3점 슛 성공률 최하위(31.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가히 놀라운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이궈달라가 부진함에도 영을 필두로 한 벤치 멤버들의 활약으로 3점슛 성공률은 지난 시즌보다 높아졌다. 그렇다면 벤치 멤버를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는 더 강해질 필라델피아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벤치 멤버들의 활용 방안을 칙스 감독이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지난 시즌 중반까지 필라델피아의 외곽 공격을 이끌었던 선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식스맨’ 카일 코버였다.


마치며

필자는 아직도 필라델피아가 시즌을 마칠 때에는 동부 5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현재는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하면서 동부 리그 8위에 그치고 있지만, 팀이 점차 좋아지고 있고, 좋아진 수비력을 바탕으로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위에 언급한 문제점들이 해결되면 팀에 확실한 구심점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 구심점으로 내 외곽에서 이궈달라와 브랜드가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되면 팀 전력은 급격히 안정화될 것이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건중 하나인 승부처에서의 흐름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필라델피아에게 있어서 두 선수가 구심점이 되어준다는 것은 단순한 전력 상승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두 선수가 구심점이 되어준다는 것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어느 상황에서도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가지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브랜드-이궈달라가 충분히 그런 위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믿고 있다.

수비의 팀 필라델피아. 역습의 팀 필라델피아의 미래를 보다 밝게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높게 비상할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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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입니다. 1부와 마찬가지로 11월 22일 클리퍼스 전(토요일)까지 본 이후 쓴 글인지라, 그 이후의 경기들은 참고하지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격적인 모션 오펜스의 시작. 2-2-1 세트

지난 시즌에도 필라델피아는 2-2-1 세트를 사용하였던 전적이 있다.

하지만, 주전 파워포워드였던 에반스의 부족한 공격력으로 인해서 2-2-1 세트는 대부분 스몰라인업에서만 사용되었었고, 그 스몰라인업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가 바로 카일 코버였다. 필라델피아의 2-2-1 세트에서 빅맨들은 처음에 미들 포스트에서 자리를 잡은 채 공격을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빅맨의 미들레인저 점퍼 능력은 사실 이 세트을 사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라델피아는 카일 코버가 있던 시절 코버를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2-2-1 세트를 사용하였고, 또한 코버의 이탈 이후에는 이 세트의 활용도를 줄였었다.(완전히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간간히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일반적으로 그 때 사용된 라인업은 영-달렘베어 혹은 영-제이슨 스미스였다. 에반스는 미들레인지 점퍼 능력이 부족한 선수인지라 2-2-1 세트 공격에서 중용되지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대형 FA인 브랜드를 영입하는데 성공하였다. 브랜드는 미들레인지 점퍼가 매우 좋은 빅맨이다. 거기에 브랜드는 스크린에도 능하여 2-2-1 세트으로 시작하는 필라델피아의 공격 대형에 그가 매우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리하여 필라델피아는 브랜드를 위시로 하여 다시금 2-2-1 세트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였다.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브랜드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는 칙스 감독의 의중이 잘 드러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난 시즌 후반기 필라델피아의 전술은 4-1 로우 세트로 대변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는 영을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역습을 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였고, 이를 위해서 효용성이 떨어진 2-2-1 세트 대신에 본격적으로 4-1 로우 세트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4-1 로우 세트는 필라델피아의 트렌지션 오펜스와 기가 막히게 맞아 들어가면서 필라델피아의 후반기 대약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다시 2-2-1 세트의 비중을 높이면서, 기존의 4-1 로우 세트와 함께 2-2-1 세트를 섞어 쓰는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견, 다른 스타일의 전술을 절묘하게 결합시키고 있는 것이다.(사실, 선수들의 대형 자체는 유사점이 있다. 날개에 두 명의 선수가 위치하고 빅맨이 스크린을 걸어주는 형태이니깐.)

그렇다면, 두 전술의 차이점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챕터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려 한다. 먼저 2-2-1 세트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기본 대형은 밑의 그림과 같다.


1번은 탑에서 패스의 시작점 역할을 하고, 2번과 3번은 양 날개를 이루면서 슈터이자 두 번째 패스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두 명의 빅맨은 미들 포스트에 자리 잡게 된다.

이것이 기본 대형이며, 대체로 시작은 두 날개가 빅맨의 다운 스크린을 타고, 45도 외곽으로 돌아 나오면서 시작된다. 1번은 돌아 나온 선수 중 한 명에게 볼을 주게 되며, 이 패스를 기점으로 하여 전술적 움직임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2-2-1 세트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필라델피아의 전술 하나를 살펴보면서 2-2-1 세트를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보자.

밑의 작전은 10월 31일 뉴욕 닉스 전에서 나온 전술이다. 정확하게는 2-2-1 세트의 변형 대형을 이용하였으며, 브랜드의 포스트 업 아이솔레이션을 유도한 전술이다.

1 : 밀러, 2 : 이궈달라, 3 : 영, 4 : 브랜드, 5 : 달렘베어이다.(1쿼터 9분 10초경)

위에서 설명했던 기본 대형과는 조금 다른 대형으로 선수들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위치는 사실상 달렘베어의 스크린을 타고 나왔을 때의 위치와 동일하기 때문에 2-2-1 세트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실제로 작전 시작도 2-2-1 세트 공격과 동일하게 시작된다.


브랜드의 다운 스크린을 타고 영은 하이포스트로 이동한다. 그리고 탑의 밀러는 돌아 나온 영에게 패스를 해준다. 이 때 이궈달라는 하이포스트로 나온다. 그리고 이로써 작전은 시작되었다.


브랜드는 스크린 이후 포지셔닝에 들어가고, 패스를 받은 테디어스 영은 브랜드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준다.


밀러는 미들포스트로 진입한다. 패스를 해준 영은 V컷을 행하면서 수비수를 유인하여 탑으로 나온다.


밀러의 쇄도와 영의 V 컷으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밀러에게 X1과 X3 두 명의 수비수가 묶이게 되며, 영은 순간적으로 오픈 찬스를 맞이한다. 이로 인해서 X3은 브랜드에게 더블 팀을 들어가지 못하고 영을 압박하러 탑으로 빠져나가며, 이 때 영은 계속적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X3을 유도한다. 그리고 밀러는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X1을 끌고 위크 사이드로 이동한다. 달렘베어는 이때 로우 포스트로 이동하여 X5를 끌고 들어가며, 이궈달라는 영의 움직임에 맞춰서 더욱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 순간적으로 브랜드의 아이솔레이션 상황이 만들어지며, 브랜드는 여유롭게 넓은 공간을 활용하면서 포스트 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


브랜드가 포스트 업을 통해서 골밑으로 접근하는 사이에 영은 다시 탑으로 움직이면서 X3을 계속 묶어두며, 밀러는 하이포스트로 빠지면서 X1을 유도한다. 브랜드는 계속 포스트 업을 행한다.(영과 밀러의 이러한 움직임은 혹시 X3이나 X1이 브랜드에게 더블 팀을 들어갔을 때 보다 손쉽게 오픈 찬스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우 포스트까지 밀고 들어간 브랜드는 베이비 훅 슛을 시도한다.(완벽한 1대1 마무리) 당연한 얘기지만 공격은 성공하였다.

위에서 간단하게 2-2-1 세트 공격을 설명해 보았다. 필라델피아에서 2-2-1 세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 브랜드를 살리기가 용이하다.

두 번째 오픈 찬스를 전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세 번째 항상 세컨 찬스와 세이프티를 대비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두 빅맨은 모두 스크린과 미들레인지 점퍼에 능한 빅맨이며(달렘베어의 경우 아직도 스크린이 좋다고 평하기는 힘들지만 오랜 기간 칙스 감독 밑에서 뛰면서 전술 수행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두 날개 역할을 하는 선수들은 움직임이 좋고 외곽 슈팅에 능하다. 또한 탑에서는 뛰어난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가 경기를 조율하면서 전술의 실패율을 줄여준다.

즉, 칙스 감독이 수년 동안 닦아 놓은 필라델피아 맞춤형 전술인 셈이다. 거기에 브랜드의 픽 앤 팝과 포스트 업을 전술적으로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써도 2-2-1 세트는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4-1 로우 세트 공격과 2-2-1 세트 공격의 차이점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일단 4-1 로우 세트 공격에 대한 이야기부터 간단하게 해보자.


위의 그림은 4-1 로우 세트의 기본 대형이다. 탑에 1이나 2가 서며, 공격 전반을 조율한다.

그리고 골밑에는 두 빅맨이 대기하며, 사이드에는 슈터가 날개를 이루고 있다.
(2-2-1 세트와 함께 쓰기 용이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날개가 사이드로 빠지고, 빅맨이 그래도 로우 포스트로 들어가면, 2-2-1 세트에서 4-1 로우 세트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즉, 탑에 위치한 선수에게 보다 넓은 공격 공간을 주면서, 공격 전반적으로 전권을 부여하는 전술이다. 실제로 빅맨들은 탑에 위치한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움직이며, 탑의 선수가 움직임으로 인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빈 공간을 이용하여 양 날개에 위치한 선수들은 백도어 컷이나, 빅맨들을 타고 도는 컬 컷 등의 움직임을 통해 오픈 찬스를 노린다.

즉, 보다 빠르게 세트가 가능하고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2-2-1 세트보다는 다소 단순한 전술인 것이다.

거기에 개인 능력을 겸비한 1명의 선수의 역량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뛰어난 리딩 플레이어가 있으면 그 선수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 후반기 본격적으로 4-1 세트를 사용하였고, 탑에 밀러나 이궈달라를 놓으면서 빠른 템포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즉, 리딩 능력과 전술 수행 능력이 뛰어난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술을 사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4-1 로우 세트 오펜스도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보자.

밑에 소개할 전술은 4-1 로우 세트를 통해서 밀러가 오픈 찬스를 갖게 되어 로우 포스트에서 레이업 슛을 쏘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10월 31일 닉스 전에서 나온 전술이다.(3쿼터 8분 24초경)
1 : 밀러, 2 : 이궈달라, 3 : 영, 4 : 브랜드, 5 : 달렘베어이다.


탑에 위치한 이궈달라에게 달렘베어가 백스크린을 걸어준다.

이 스크린으로 인해서 작전이 시작되었다.


이궈달라는 스크린을 타고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 상대팀 수비수들은 순간적으로 두 명 모두 이궈달라에게 붙게 되며(X1과 X4) 이와 동시에 달렘베어는 골밑으로 순간적으로 롤링을 시도한다.

이 때 브랜드는 미들포스트로 나와 주며, 브랜드에게는 X1이 헬핑 디펜스를 들어간다.(이미 경기 내내 브랜드의 포스트 업에 많이 당했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수비가 강화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밀러는 오픈이 된다. 그리고 밀러는 골밑으로 백도어 컷을 시도한다.(원래 스크린이 잘 걸리면 이궈달라가 돌파 이후 달렘과 2대2를 행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부터 필라델피아의 수많은 하일라이트를 양산했던 플레이다. 또한 돌파가 안 되고 브랜드에게 더블 팀이 안 붙으면 브랜드에게 패스를 행하여 포스트 업 혹은 미들레인지 점퍼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궈달라는 골밑에서 완벽한 기회를 잡은 밀러에게 패스를 해준다.


그리고 밀러는 손쉬운 레이업 슛으로 득점을 올린다.

위의 전술은 필라델피아에서 자주 나오는 4-1 로우 세트의 전형적인 예이다.

탑의 선수의 역량에 많은 것이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로 인해서 2대2와 사이드 오픈 찬스 등 다양한 공격을 유도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빠르게 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 대형은 얼리 오펜스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4-1 로우 세트의 변형 또한 얼리 오펜스에 유용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이런 대형의 경우 전형적인 4-1 로우 세트의 변형이지만(빅맨이 하이 스크린을 걸어주는 상황을 생략한 채 이미 탑에 4번이 위치하고 있다. 이 때 5번은 골밑을 장악한다.) 얼리 오펜스에서 순간적으로 골밑을 공략하는 데에는 상당히 유용한 대형이다. 실제로 이러한 변형 4-1 로우 세트 공격에서는 닉스 전에서 여러 차례 나오며 상대팀의 수비수들을 난감하게 하였다.

이로써 두 가지의 전술을 간단하게 설명보았다.

두 전술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가?

이미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하였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2-2-1 세트 공격는 보다 하프코트 오펜스에 어울리며, 4-1 로우 세트는 단순히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만이 아니라 얼리 오펜스 상황에도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4-1 로우 세트는 탑의 리딩 플레이어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전술적 안정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전술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필라델피아의 공격력이 작년 시즌까지는 4-1 로우 세트로 대변될 정도로 외곽의 한명의 리딩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던 반면에(이런 약점을 타파하고자 지난 시즌에는 그린까지 세 명이 4-1 로우 세트의 리딩 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면서, 탑의 리딩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노력하였었다.) 이번 시즌에는 브랜드의 가세로 인해서 내 외곽에 걸쳐 고르게 분포되었다는 것이다.(2-2-1 세트 공격의 중용으로 인한 브랜드의 포스트업과 픽 앤 팝 증가)

즉, 지난 시즌 대비 내 외곽 밸런스가 훨씬 좋아진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공격의 안정성이 높아짐으로 인해서 기복에 흔들릴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에 또 한 발자국 다가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전술만을 언급하였지만, 필라델피아는 전형적인 2대2를 유도하는 전술들도 많이 있고, 외곽 슈팅을 노리는 전술 또한 많은 팀이다. 지난 시즌에는 달렘베어-이궈달라 외에는 시도 횟수가 적었던 2대2에 브랜드가 가세하면서, 밀러-브랜드, 이궈달라-브랜드, 밀러-달렘베어 등의 다양한 2대2 시도가 늘어나기도 하였다.(하지만 아직 픽 앤 롤은 이궈달라-달렘베어만큼 시전 할 수 있는 콤비가 없다.) 또한 브랜드를 기점으로 하여 외곽 찬스를 노리는 전술들도 많아지면서 외곽에 기회가 많이 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술들의 대표적인 수혜자가 영이다.(현재 필라델피아 득점 1위 : 16.3점)

아직까지 브랜드 기용으로 인해서 눈에 띄게 2대2 플레이가 좋아지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팀 전체적인 전술 구도까지 바뀔 정도로 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또한 이러한 변화들은 지난 시즌의 약점이었던 가드 일변도의 공격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브랜드의 존재로 인해서 전술적 흐름이 막혔을 때 전술에 얽매이지 않고 득점할 수 있는 득점 루트가 생겼다는 점 또한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띄게 좋아진 내 외곽 밸런스와 그로 인해 얻어진 공격의 안정성, 전술의 다변화와 의외성 확보.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를 주목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1부에서는 디펜스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고, 2부에서는 공격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들과 그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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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클리퍼스전(토요일)을 본 이후 쓴 글입니다. 따라서 이후 경기들의 기록은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필라델피아 76ers. 난제를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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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필라델피아 76ers가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간신히 5할 승률을 기록하면서(6승6패) 플레이오프 사정권에는 들어가고 있지만, 많은 팬들의 기대치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저조한 성적이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초반 정상 전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부분이다. 그렇기에 현 상황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지만 초반 스케쥴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도 더 고전하고 있는 느낌이다. 초반 몇 경기를 통해 드러난 필라델피아의 문제점과 앞으로 개선되어야할 방향. 그리고 긍정 요소에 대해서 살펴보자.


시즌 초반. 무너져 내렸던 수비 조직력

시즌 시작 직후, 필라델피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다는 점이었다. 엘튼 브랜드 영입 이후 가장 기대치가 높았던 부분이 바로 수비였고, 필라델피아라는 팀 자체가 실점 7위를 기록한 수비 팀이었기 때문에 그 여파는 더욱 컸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역할 분담의 불확실함이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수비의 중심축은 단연코 안드레 이궈달라와 레지 에반스였다. 두 선수가 축이 된 수비 로테이션이 절정에 이르면서 자연스레 수비 조직력의 상승도 불러왔다.

그런데, 올 시즌 이 두 선수의 역할이 작년과는 달라졌다. 이궈달라는 슈팅가드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에반스는 식스맨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파워포워드 포지션에는 새로이 브랜드가 가세하였으며, 테디어스 영은 스몰포워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안드레 밀러와 사무엘 달렘베어를 제외하고는 모든 포지션에서 변화가 있었던 것인데, 이것이 수비 조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작년 수비의 중심축이었던 이궈달라와 에반스의 역할 변화는 수비 조직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변경된 역할에 대해서 각 선수들이 확실히 이행을 못하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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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궈달라의 부진이다. 지난 시즌까지 스몰포워드로써 팀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의 핵심이었던 선수였기 때문에 그의 부진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였다. 팀에서는 그에게 슈팅 가드 역할을 부여하는 한편, 일선의 압박을 주문한 것으로 보이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안드레 밀러와 윌리 그린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에서 밀러와 그린이 일선 압박을 담당하고, 그 이면에서 이궈달라가 적절히 빈 공간을 메워줄 때 필라델피아의 일선 압박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는 이러한 이궈달라의 역할을 영이 해주면서 이궈달라가 보다 일선 압박에 주력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데 이러한 부분이 시즌 초반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영은 이궈달라만큼의 공간 장악 능력은 없다'라는 점이다. 즉, 패싱 레인 차단 이라든지 이선 헬핑, 스틸 등에 있어서는 이궈달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의 공간 장악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이궈달라가 일선 수비에만 집중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그린은 어떨까? 그린은 평균 1개의 스틸을 기록할 정도로 스틸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이궈달라의 수비 역량은 붙박이 스몰포워드로 뛴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정점에 올라섰다. 이전 시즌까지 약점을 노출했던 헬핑 디펜스 부문에서 많은 부분 발전을 이뤘고, 일선과 이선을 넘나들면서 팀의 내 외곽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춰주는 데 많은 공헌을 해내고 있다. 패싱 라인을 잘라내고, 뒤에서 쳐내는 스틸 능력이 더불어 위력을 발휘하면서(헬프 스틸러의 이상적인 역할 수행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수비력은 더욱 빛났다. 특히 에반스와 함께 보여주었던 뛰어난 수비 로테이션과 전 방위 헬핑 수비는 대단히 위력적이었으며, 뛰어난 수비수가 부족한 필라델피아의 약점을 훌륭히 메워주었다. 이로 인해 밀러는 보다 일선 압박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그린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게 되어 수비 완성도는 보다 높아졌다.

그런데 이번 시즌 초반에는 영과 이궈달라의 수비 분담이 상당히 애매하다. 자세히 보면 영이 로테이션을 도맡아하고, 이궈달라가 보다 앞 선에서 밀러의 수비를 보좌하며, 에이스를 마크하는 형태를 띠는 것으로 보였지만 두 선수 간의 역할 분배가 확실히 이뤄지지 않아 간간히 두 선수의 역할 중복이 눈에 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다 보니 이궈달라가 수비 시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이 눈에 띄었고 이로 인해서 이궈달라의 수비력 또한 감퇴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에이스 스타퍼를 담당하는 이궈달라의 상황은 심리적 부담감과 신체적 과부하의 증가도 우려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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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수비력은 나쁘지 않다. 사이드 스텝과 대인 수비력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모습은 아니지만 최소한 로테이션을 비롯한 수비 조직력의 이해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는 아직 확실히 마크맨을 묶을 수 있는 수비력이 없을 뿐이며 사이드 스텝의 완성도가 떨어지다보니 마크맨에게 간간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시즌에 이궈달라가 자신의 마크맨을 확실히 제압하면서 이선과 일선을 넘나드는 역할을 했던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 확실한 무게감을 실어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수비의 중심축이 흔들리는 현상을 불러왔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즌 초반에는 이궈달라가 영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이 자주 나왔지만 수비 동선이 부딪치는 일까지 일어나며 그 위력이 반감하였다.

사실, 이궈달라는 여러 시즌에 걸쳐서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도 뛰어난 수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선수다. 그리고 지난 시즌 스몰포워드로 뛰면서 부족했던 수비 이해도까지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 그의 수비력은 일선과 이선을 넘나들면서 팀 전체의 수비력을 조율했던 지난 시즌에 가장 빛났었고, 특히 그의 스틸 능력은 패싱 라인 차단과 헬핑 디펜스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였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헬핑 스틸러가 아니다. 그는 대인 방어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이고, 직접 스틸에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즉, 일선에서도 충분히 그 수비력을 뽐낼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에는 영의 역할 수행 미숙과 그로 인한 과부하로 인해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누가 뭐라 해도 이궈달라는 필라델피아 수비의 핵심이다. 그의 수비 능력이 살아나야지만 필라델피아 특유의 일선 압박을 비롯한 단단한 수비 조직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궈달라의 부진. 이 것이 결과적으로 시즌 초반 필라델피아의 수비력 감소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것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이궈달라의 부진이었지만, 로우 포스트의 수비 조직력 부재 또한 심각한 문제점으로 작용하였다. 지난 시즌 에반스가 해주었던 이선에서의 압박과 내 외곽을 넘나들던 헬핑 디펜스에 대한 부분을 시즌 초반 빅맨 들이 확실히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선발로 나서고 있는 두 선수의 역할 분담이 확실히 이뤄지지 않았었는데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의 수비 로테이션이 위력적이었던 이면에는, 레지 에반스의 활약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 에반스는 로우 포스트와 하이 포스트를 넘나들면서 매우 광범위한 수비 커버 능력을 보여주었고, 또한 로테이션에 있어서도 상당한 강점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에반스가 헬핑을 도맡아 하면서 달렘베어를 골밑에 상주시키는 데 성공하였고, 이것이 강력해진 하이 포스트에서의 일선 압박과 아우러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었다.

지난 시즌 수비를 돌이켜볼 때, 시작은 밀러, 중심은 이궈달라와 에반스, 마지막은 달렘베어. 이렇게 정리가 가능했을 정도로 역할 분담이 확실했다. 그런데, 시즌 초반 브랜드와 달렘베어는 확실한 역할 분담이 안 되었다. 브랜드가 블록 능력이 좋고, 대인 수비 능력 또한 준수하기 때문에 에반스와는 조금 다른 역할을 부여받았을 뿐인데 이것이 오히려 악재가 됐다.

브랜드가 골밑에 있게 되면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지곤 했는데, 문제는 이러한 달렘베어의 움직임이 위력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달렘베어의 이면 견제 능력은 좋은 편이 아닌데다가 리커버의 신속함마저 떨어지며 지속적인 오픈 찬스의 허용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수비 부담이 증가했으며, 브랜드의 활동 범위 또한 제약을 받고 있다. 엘튼 브랜드는 두 시즌이나 평균 스틸 1개를 넘은 적이 있을 정도로 이선 압박 능력과 이면 커버 능력이 뛰어난 선수임을 잊지 말자.

지난 시즌 레지 에반스는 23.2분 출장, 7.5 리바운드(2.8개의 공격 리바운드), 1.1 스틸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면서 이선 압박과 로테이션, 헬핑 디펜스에 있어서 독보적인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인 세로 수비 능력 부재로 인해서(통산 평균 0.2 블락) 침투하는 선수들을 커버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에는 통산 블락 2.1개를 자랑하는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수비 밸런스가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과도하게 나가면서 오히려 시즌 초반에는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에반스는 전 방위 수비 커버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선수다. 하지만 브랜드는 그에게는 없는 확실한 이면 커버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보다 브랜드가 이선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을 텐데, 시즌 초반에는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나서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이로 인해서 결국 수비력의 향상이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겹치면서, 필라델피아 수비력은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들었다. 지난 시즌 최고의 위력을 뽐내었던 일선 압박 능력이 우선적으로 살아나 주어야만 했음에도,(2007-08 시즌 스틸 4위, 턴오버 유발 6위) 분명히 작년보다 나은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었음에도 선수들의 역할 분담 실패로 인해서 부진의 늪에 빠져버린 것이다.


12경기가 지난 현재. 살아나기 시작한 수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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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던 필라델피아의 수비. 그러면 12경기가 지난 현재에는 어떨까?

일단 현 시점에서 심각했던 문제점들은 상당부분 해결한 듯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수비력의 최우선 명제를 이궈달라의 정착과 일선 압박의 부활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많은 문제점 중 가장 먼저 손봐야할 부분으로 골밑의 안정을 택하였다. 2-3존과 3-2존, 1대1 스위치 수비를 번갈아 사용하는 와중에 브랜드와 달렘베어의 앞선 헬핑을 강화하였고, 이를 위해서 영을 적극 활용하였다.

시즌 초반의 문제점중 하나로 꼽았던 것이 달렘베어나 브랜드가 앞 선으로 나갔을 때 지속적으로 빈 공간이 생긴다는 점이었습다. 즉, 뛰어난 스틸 능력과 절묘한 전 방위 커버 능력을 가진 에반스의 활약을 완전히 메우지 못해서 생긴 문제점이었고, 이로 인해서 브랜드의 중노동은 불가피 했다. 현 시점에서 여전히 두 선수는 적극적으로 앞 선으로 헬핑을 들어가고 있으며, 이 때 달렘베어의 리커버가 늦어 생기는 뒤 공간을 영이 메워주면서 로우 포스트 수비를 강화한 것이다. 파워포워드로 기용이 가능한 영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방법인데 현재까지는 이것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의 리바운드 장악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기존에 리커버가 느린데서 오던 달렘베어의 문제점과 브랜드가 너무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밖에 없어서 오던 문제점은 영의 뒤 공간 커버로 확실히 해결하였다. 필라델피아의 높이는 상상을 초월하며 영이라는 선수의 순간 커버로 인해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게 된 두 빅맨의 뛰어난 블록 능력은, 상대팀의 돌파를 억제하고 야투율을 떨어뜨리는 시너지 효과까지 내고 있다.

현재까지 필라델피아의 리바운드 순위는 1위(47.75개)를 달리고 있으며, 리바운드 마진 역시 당당히 1위에 올라있다(+6.91개). 거기에 블록 또한 공동 5위(6.41개)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언제나 골밑에 두 명의 수비를 두면서 지난 시즌 순간적으로 골밑이 비던 약점을 해결하고, 에반스가 블록 능력이 없던 약점을 브랜드의 가세로 메우면서 상대팀이 쉬운 득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어낸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의 헬핑 능력이 아직까지 넓은 수비 범위를 가지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그린-이궈달라의 체제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던 부분은 그린과 이궈달라 모두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헬핑 포인트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두 선수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오면서 서로의 움직임을 잘 이해하여서 보다 넓은 범위를 적절하게 커버할 수 있었던 점이었다.

특히 이궈달라의 경우, 그린의 그러한 넓은 수비 커버에 힘입어 헬핑 스틸러로써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로 일선에서 직접 스틸을 노리기보다는 이선에서 잘라먹거나 패싱 라인을 차단하는 스틸을 많이 해내었으며,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매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지난 시즌 2.1 스틸, 6위) 거기에 뛰어난 스틸 능력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빅맨 에반스가 이면에서 적절하게 가세해주면서 필라델피아의 턴 오버 유발 및 스틸 능력은 가히 최고의 위력을 뽐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영의 수비 범위는 그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이 골밑의 빈 공간까지 커버하면서 미들 포스트 앞 선의 수비 커버는 더욱 힘든 일이 되었고, 결국 이 부분을 모조리 이궈달라가 커버하게 되면서 문제점이 생기고 있다.

일단 가장 아쉬운 점은 사이드라인이나 45도 외곽에 빈공간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빈공간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상대팀은 보다 부드러운 볼 로테이션과 손쉬운 찬스를 많이 잡게 되어서 쉬운 농구를 할 수 있게 됐다.(어시스트 허용 3위 22.41개)

상대팀이 볼이 잘 돌고 오픈 찬스를 많이 얻다 보니 문제가 많다. 골밑에서의 확실한 우위로 야투 허용율은 훌륭했지만 경기 내내 흐름을 장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빈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되면 아무래도 그런 부분을 메우는 데 힘을 쓰기 마련이고 일선 압박 또한 약해진다. 결국 일선 압박이 약해지게 되면서 턴 오버 유발 능력과 스틸 능력 또한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골밑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돌파를 저지하면서 상대팀의 공격 범위를 축소시키는 효과를 얻기 때문에(로우 포스트로의 진입을 줄이면서 상대팀의 공격 범위가 하이와 미들로 압축된 것이다.) 상대팀은 어느 정도 얻게 되는 외곽의 빈 공간을 가지고도 빡빡하고 좁은 범위만을 가지고 공격을 하게 된다. 즉, 빈 공간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 것은 모조리 사이드라인과 45도 외곽에서만 생기는 공간이고, 골밑과 탑에서는 공간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공격 범위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다.(때문에 3점슛이 강한 팀에게는 매우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상대팀의 야투율과 삼점슛 성공률을 확실하게 떨어뜨리는 데 성공하였다. 현재까지 상대팀에 허용한 야투 율은 43.4%로 9위이며, 3점 슛 허용률은 32.3%로 6위입니다. 지난 시즌에 허용한 야투 율이 46.1%로 18위, 3점 슛 허용률이 36%로 14위였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발전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이러한 수비를 하게 되면서 일선 압박이 약해지고 필라델피아의 자랑인 턴 오버 유발 능력과 스틸 능력이 감소했던 점이다. 최근에는 이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뤄내는 데 성공했지만 말이다. 선수들의 역할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동선의 겹침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서 보다 빈 공간을 줄여내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서 일선에서 걸리는 트랩의 위력이 증가하였고, 자연히 압박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스틸 개수와 턴 오버 유발 정도 또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8.40개로 1위이며, 스틸은 8.80개로 9위다. 스틸의 경우 순위는 조금 낮지만, 개수는 4위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보다도 높은 수치다.(지난 시즌 8.68개) 즉, 수비 로테이션이 시즌이 지날수록 점차 맞아 들어가면서 수비 조직력이 점차 본 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

영의 경우 헬핑 스피드와 대인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헬핑 시점을 잡는 감각이 상당히 뛰어나며, 로테이션 이해도가 매우 높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서 활용도는 그린보다도 높은 선수다. 이궈달라는 여전히 일선과 이선을 아우르는 훌륭한 로테이션으로 팀의 수비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고 있다. 거기에 일선에서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밀러와 전방위 수비를 펼치는 두 빅맨의 플레이가 어우러지면서 현재 필라델피아의 수비력은 확실히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필라델피아가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팀임을 감안하면, 이런 발전은 분명히 이상적인 것이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줄어든 역습. 흔들린 팀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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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에는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역습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졌다. 거기에 선수들의 야투 컨디션이 올라가지 않으면서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역습 기회는 줄어들고, 하프코트 오펜스 또한 제대로 안 되던 상황에서 칙스 감독은 트렌지션 오펜스 시도 증가라는 해법을 들고 나왔다. 일단 리바운드 자체는 안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트렌지션 상황 자체는 많이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초반 네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의 속공 점수는 18-22-23-18점이었다. 이 당시 상대에게 얻어낸 턴 오버 개수가 7-10-9-19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역습 상황 자체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 속공 점수는 상당히 높은 점수라 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속공 시도들이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과도하게 늘어난 턴 오버 개수 때문이다.

초반 다섯 경기에서 턴 오버를 얻은 개수는 7-10-9-19-14개인 반면, 턴 오버를 범한 개수는 무려 17-18-19-18-25개나 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얻어낸 턴 오버의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며, 결국 이것이 패배를 불러온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너무 많은 턴 오버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쉬운 득점을 너무 많이 내어주었다.)

시즌 기록으로 봐도 이것은 극명히 드러난다. 현재 필라델피아는 턴 오버 개수는 16.68개로 리그 6위인 반면,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5.16개로 11위에 불과합니다. 즉, 경기당 필라델피아가 상대팀보다 1.41개나 턴 오버를 많이 범하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시즌 성적에 여실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필라델피아는 대체 왜 이렇게 턴 오버를 많이 범하는 것일까요?

일단, 그 이유 중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사라진 역습 기회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속공의 거의 대부분을 역습으로 해결하던 팀이었다. 수비가 굉장히 탄탄했고, 특히 턴 오버를 유발하고, 스틸을 해내는 데에 있어서는 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능력을 가진 팀이기도 하였다. 때문에 역습 상황들을 많이 얻어낼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회들을 잘 살려 손쉬운 득점을 해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의 속공은 지난 시즌과는 많이 달라졌다. 속공 자체는 많지만 이것 중 역습 상황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시즌 초반 8경기에서 얻어낸 턴 오버 개수는 7-10-9-19-14-10-14-14개에 불과하며 스틸 또한 형편없었다. 12경기가 지난 현재, 시즌 기록은 스틸 6.83개(23위), 턴 오버 유발 개수 15.16개(15위)다. 지난 시즌 스틸 8.68개(4위), 턴 오버 유발 개수 15.71개(6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결국 역습 상황을 많이 얻지 못한 상황에서 여전히 많은 속공 시도 들은 상당수가 턴 오버들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역습 찬스에서 가장 뛰어난 속공 피니셔중 하나였던 그린이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이선에서 속공을 주도하던 에반스도 벤치로 이동하면서 속공시의 패턴 플레이에 약간의 변화가 오게 됐다. 브랜드라는 뛰어난 피니셔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플레이 방식에 서로 익숙지 않다보니 실책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항상 최 일선에서 속공을 마무리하던 선수 한명이 빠지면서 효율성이 조금 줄어든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그린은 주전 선수 중 가장 일인 속공 능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이번 시즌에는 이러한 부분을 이궈달라가 메워줘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수비의 팀이다. 수비로 경기를 제압하는 성향의 팀이고,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이끌어내는 팀이다. 하지만, 수비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역습이 잘 안 나오다 보니 무리한 속공이 늘어나고 있다. 선수들 간의 속공 호흡 또한 좋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턴 오버만 양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문제점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수비력이 향상된 것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의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8.40개(1위)다. 다섯 경기에서 당당히 턴 오버 유발 개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틸 능력 또한 작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8.80개를 기록하면서 리그 9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이 수치는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증가된 개수다.(지난 시즌 8.68개, 4위)

사실 아직까지도 일선 압박 자체는 작년 수준의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거기에 이궈달라와 에반스가 주도하던 이선에서의 트랩(일선 압박에 연계되는, 즉 일선 압박이라고도 볼 수 있는) 또한 이궈달라의 포지션 변경과 에반스의 벤치 행으로 인해서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로우 포스트가 단단해지면서 골밑에 빈 공간이 생기던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선수들이 현재 포지션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이선부터 일선까지 수비 공간 자체가 빡빡해지고 있다. 작년 수비의 초점이 일선에 맞춰져 있었다면 올 시즌의 수비는 로우 포스트에서 시작되는 느낌이고, 이로 인해서 수비 공간이 굉장히 촘촘해진 것이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야투 허용 율이 낮아지고, 3점 슛 허용 율도 낮아지고 있다. 촘촘해진 수비 공간 덕분에 턴 오버 유발 개수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평균 스틸이 1개를 넘는 선수는 이궈달라 한명 뿐이다.(평균 1.4개) 지난 시즌 이궈달라 2.1개를 필두로 평균 1개를 넘는 선수가 무려 다섯 명이나 있었던 것에 비하면(밀러 : 1.3개, 에반스 : 1.1개, 루이스 윌리암스 : 1개, 테디어스 영 : 1개) 선수 개개인의 스틸 능력은 눈에 띄지 않지만(그만큼 지난 시즌 파워포워드 롤을 소화했던 두 빅맨인 에반스와 영의 수비 커버 능력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팀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자연스러운 턴 오버 유발과 이선 스틸 등의 스틸 개수는 더욱 증가했다는 것이다.

즉, 수비 조직력이 외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내 외곽 밸런스가 맞지 않았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수비 조직력이 내 외곽에 걸쳐서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지난 시즌 수비의 최고 약점들이었던 일선 압박 붕괴 시 수비 자체가 와해되었던 상황과 일선이 무너질 경우 달렘베어의 과도한 일선 견제가 나오면서 골밑에 무수한 빈 공간을 주었던 상황, 달렘베어가 높이에서 제압당하면 로우 포스트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수비 조직력이 와해되었던 상황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좋아진 것이다.

즉, 지난 시즌은 외곽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한쪽이 무너지면 대처가 힘들었지만, 올 시즌에는 내 외곽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면서 어느 한쪽이 무너져도 다른 쪽이 버텨줄 수 있어서 수비 조직력을 기복 없이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브랜드 영입 시 가장 크게 기대했던 부분인 수비력의 향상이 시즌 12경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야 어느 정도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비력의 향상은 자연스럽게 역습의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역습 횟수가 늘어나면서 시즌 초반에 비해서 무리한 속공이 줄어들었고, 이것은 고스란히 턴 오버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최근 다섯 경기 턴 오버 개수 : 14.40개, 공동 11위)

경기당 상대팀보다 4.40개나 적은 턴 오버를 기록하고 있고, 이것은 팀의 전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최근 다섯 경기 4승 1패) 시즌 12경기가 지난 지금에서야 드디어 필라델피아다운 농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글은 시리즈 형식으로 계속적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이번 컬럼에서는 필라델피아의 수비력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컬럼에서는 필라델피아의 공격 전술에 대해서 언급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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