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2승 7패로 시즌 시작이 좋지 못했으나 최근 5연승을 거두며 예전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는 댈러스 매버릭스. 7연승 후 디트로이트에 일격을 당했지만 다시 5연승으로 서부컨퍼런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LA 레이커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팀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 레이커스의 홈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렸다.
지난 11월 11일에 있었던 양팀의 첫번째 대결에서는 전반까지 불붙었던 댈러스의 공격을 레이커스가 후반에 강력한 수비로 틀어막으면서 승리를 챙긴바 있었다.
레이커스는 1쿼터에서 댈러스의 앤트완 라이트와 제럴드 그린이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린 틈을 타 순식간에 10득점을 몰아넣으며 20-10으로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댈러스는 주전 슈팅가드였던 제이슨 테리가 투입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 20-19로 따라잡을 수 있었다. 이후 3점슛 5개를 주고 받은 공방전 끝에 1쿼터는 레이커스의 30-27 리드로 끝났다.
2쿼터의 주인공은 댈러스의 백업가드 호세 후안 바레아였다.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 출신인 바레아는 지난 1차전에서 불과 4분을 출전하는 데 그쳤으나, 이 경기에서는 적극적인 골밑 돌파로 레이커스의 수비진을 교란시키며 2쿼터에만 6득점과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레이커스는 앤드루 바이넘과 벤치 멤버들이 출전한 초반 4분여동안 답답한 공격으로 단 4득점에 그치며 34-37로 댈러스에 역전을 허용했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파우 가솔이 코트에 돌아온 후 LA의 공격력이 다시 살아났으나, 댈러스로부터 리드를 빼앗아오지 못한 채 전반을 끝마쳤다.
레이커스는 코비의 점퍼로 기분좋게 3쿼터를 시작했으나, 이어진 공격에서 다섯 차례나 턴오버를 범하며 무너진 반면, 댈러스는 찬스를 잘 살리며 3쿼터 중반 12점차까지 앞서나갔다. 댈러스의 릭 칼라일 감독은 2쿼터에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인 바레아를 초반부터 기용했고, 이는 여러 차례 나왔던 속공과 맞물리며 큰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때까지 부진하던 코비가 살아난데다 트레버 아리자가 맹활약한 레이커스는 약 5분간 댈러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재역전에 성공했다.
4쿼터는 댈러스가 추격하면 레이커스가 곧바로 응수하며 도망가는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한때 LA가 8점차로 리드했으나 댈러스는 테리와 제이슨 키드가 외곽포로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코비는 에이스의 본능을 발휘, 경기 종료까지 7분여 동안 13점을 퍼부으며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레이커스가 114-107로 승리하며 6연승을 이어나갔고, 댈러스는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35득점으로 시즌 하이를 기록한 코비가 이 경기의 수훈선수였다. 3쿼터 초반까지만 해도 들쭉날쭉한 슛감각으로 부진했던 코비는 한층 안정된 점퍼와 페인트존 부근에서의 득점으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레이커스는 3쿼터에 좋은 수비로 역전승을 이끌어냈지만 여전히 작고 빠른 가드에 대해 약점을 드러냈다. 그동안은 협력수비와 빠른 수비 로테이션으로 어느 정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댈러스는 외곽에 슈팅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돌파해 들어온 후 킥아웃하는 가드의 패싱력이 좋은 편이다보니 인사이드에 자리잡은 수비진의 판단이 늦어지면서 손쓸 틈도 없이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아이스맨" 조지 거빈은 제리 웨스트가 '자신이 돈내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선수'라고 까지 극찬을 했으며, 그 외에도 줄리어스 어빙, 마이클 조던, 게리 페이튼 등 수많은 레전드 농구인들이 극찬에 극찬을 더했던, 정말로 농구를 쉽고 우아하게 그리고 창조적으로 해내던 선수였다. 물론 이는 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피나는 기본기 훈련과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6-8 (203cm)의 거빈은 슈팅 가드로서 최초로 3연속 득점왕에 올랐고, 역대 최고의 가드 중 한명으로도 꼽히지만 실제로는 전형적인 가드가 아니었다. 팀에서 2번으로 출장은 했지만, 당시의 스퍼스는 1가드-3포워드-1센터 시스템을 자주 쓰던 팀이었고, 거빈은 가드의 역할보다는 주로 스코링 스몰 포워드의 역할을 하던 선수였다. 당시의 스몰 포워드들은 골밑, 미드레인지, 장거리슛까지 마스터해야만 했던 전방위 공격수들이었고, 이는 거빈도 마찬가지였다. 주로 인사이드에서 오프볼-무브 중에 패스를 받아 골밑 득점을 하거나, 포스트업에서 양 손을 모두 사용하는 런닝 훅슛으로 득점을 했다. 외곽에서 공을 잡으면 드라이브인을 해서 장신 인사이더들이 손도 못 댈 핑거롤 레이업으로 득점을 하기도 했으며, 컷인 능력도 뛰어났고, 아무리 수비가 2중 3중으로 타이트하게 붙어도 결국에는 슈팅루트와 각도를 찾아내어 골을 성공시키고야 마는 타고난 골잡이였다. 3점슛도 매우 뛰어났다. 특히, 수비가 자신의 시야와 슈팅 각도를 완전히 커버하거나 가리면, 3점슛을 뱅크샷으로 성공시키던 슈팅의 귀재가 바로 조지 거빈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포워드와 가드를 "그네 타듯이 넘나드는" 포지션 파괴 스타일때문에 사람들은 거빈을 "스윙맨"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서 조지 거빈은 "원조" 스윙맨인 셈이다. 거빈 이전에 활약하기 시작했던 보스턴 셀틱스의 레전드 존 하블리첵이 플레이 스타일상 최초의 스윙맨 소리를 들어야 했으나, 아무튼 캐스터나 해설자들이 처음으로 스윙맨이란 단어를 사용했던 대상은 조지 거빈이었다.
자, 이쯤에서 그토록 유명했던 거빈의 핑거롤의 메카니즘을 한 번 짚고 넘어가 보자. 많은 농구 팬들께서 아마 이렇게 반문하실지 모르겠다. 핑거롤이야 이제는 한국선수들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극히 보편화된 레이업 기술이 아니겠냐고. 조던, 드렉슬러, 피픈, 에디 존스, 티맥, 코비, 모두들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기술이 아니겠냐고.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아무리 덩크가 보편화된 공격기술이 되었다 하더라도 줄리어스 어빙과 마이클 조던의 덩크에는 뭔가 차원이 다른 깊이와 멋이 존재하듯이, 조지 거빈의 핑거롤은 매우 특별했고, 공이 손가락 끝을 떠나는 지점이나 궤적, 각도 등이 현재의 농구선수들은 흉내내기도 힘든 슛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핑거롤은 거빈 이전에 이미 존재했다. 가장 먼저 핑거롤을 경기에서 무기로 사용한 인물은 '윌트 체임벌린'이다. 체임벌린은 페인트존 근처에서 공을 건네받으면, 주로 턴어라운드 점퍼나 "터닝 핑거롤"로 득점을 올리곤 했다. 플레이 그라운드의 레전드 '커니 호킨스'도 핑거롤을 주무기로 사용한 선수다. 이 커니 호킨스의 긴 팔과 큰 손에서 터져나오는 다양한 각도의 핑거롤이 버지니아 스콰이어스에서 같이 뛰던 조지 거빈과 줄리어스 어빙에게 큰 영감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이 둘은 팀 연습이 끝난 후에도 코트에 남아 일대일 대결을 즐기며 자기들 나름대로의 핑거롤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갔던 것이다. 핑거롤 레이업이 게임 중에 자유롭게 구사가 되려면, 일단 큰 손은 필수다. 그리고 길고 부드러운 손가락, 유연한 손목 등도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체임벌린, 호킨스, 어빙, 거빈이 모두 이 조건에 잘 부합되는 신체의 소유자들이었다. 특히, 거빈은 손목을 뒤로 꺾어도 손가락 끝이 팔목에 닿는 놀라운 유연성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거빈의 핑거롤이 유명해진 이유는, 대체로 그 슛의 사정거리가 무척이나 길었다는 것과, 본인이 페인트존 안에만 있다면 어느 각도에서건 스핀먹은 레이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는 데에 있다. 7~80년대 스퍼스 경기 영상을 보면, 거빈이 자유투 라인에서 핑거롤을 던지고 성공시키는 모습 등을 아주 흔히 볼 수 있다. 수비가 불가능한 거리와 각도다. 베이스 라인에서 돌파해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 보통 선수들이 한 두 걸음 더 치고 들어가야 할 지점에서 공은 이미 큰 궤적을 그리며 림을 향해 치솟곤 했다. 거빈의 핑거롤은 비단 레이업에만 국한된 기술이 아니었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손목과 손가락의 터치를 이용해 응용된 훅슛이나 플로터 등도 자유자재로 시도했으며, 이 모든 다양한 슛을 양 손 모두로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이 그의 크나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백보드를 이용해야 할 지, 아니면 그냥 림을 향해 던져야 할 지에 대한 슛셀렉션과 판단력, 임기응변력이 누구보다도 뛰어났던 선수가 거빈이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핑거롤은 이제 보편화된 기술이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까지도 거빈과 같이 먼 거리에서 높은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핑거롤은 목격한 적이 없다. 그리고 거빈처럼 경기당 6~7개의 우아하고도 난이도가 높은 핑거롤을 꾸준히 성공시키는 선수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조지 거빈... 필자는 그를 생각할 때마다 '핑거롤을 저작물로 만든 사나이'라는 특별한 호칭을 붙여주고 싶다. 별명인 '아이스맨'답게, 자신의 핑거롤 기술을 후세 선수들이 도용(?)치 못하도록 영원히 냉각시켜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거빈은 이와 같은 다양한 기술로 네 번의 득점왕에 올랐고, 세 번 연속으로 득점 타이틀을 따내는 기염 또한 토했다. 팀의 에이스 스윙맨으로서 수비를 2~3명씩 달고 다니면서도 52%에 육박하는 야투 성공률을 기록한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 와중에 78년과 79년 두 번 연속으로 MVP 득표 2위를 한 것은 덤이라 할 수 있겠다. 거빈의 커리어 중 최고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1978년 시즌 마지막 날 벌어진 덴버의 데이빗 톰슨과의 득점왕 대결이었다.
시즌 내내 득점왕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던 두 선수는 시즌 종료 마지막 날까지도 싸워야만 했다. 먼저 벌어진 경기에서 73점을 쏟아부은 데이빗 톰슨이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거빈에게 총득점 58점 차로 앞서고 있었다. 59점을 득점하면 득점왕이 거빈의 차지가 되는 상황이었다. 모든 농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뉴올리언즈 재즈 원정경기를 시작한 거빈은 첫 여섯 개의 야투를 모두 실패한다. 너무 긴장한 탓이었다. 그러나 곧 슈팅리듬을 찾았고 1쿼터에만 20점을 득점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더니 2쿼터에서 그야말로 폭발을 하고 만다. 코트의 모든 각도에서 온갖 슛을 다 성공시킨 거빈은 이 한 쿼터에서만 33점을 득점한다. 이는 아직껏 깨지지 않는 한 쿼터 최다 득점 기록이다. 하프타임 때 거빈의 득점은 이미 53점. 득점왕 경쟁의 승자는 이미 정해졌다. 3쿼터 중반이 지나기도 전에 거빈은 63점을 득점했고, 거칠어지는 재즈 선수들의 수비와 반칙때문에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부상의 가능성을 염려한 더그 모 감독이 거빈을 벤치로 불러들인다. 30여분만 뛰고 기록한 63득점이었다. 4쿼터까지 놔두었더라면 80점은 가뿐히 넘어섰을 슈팅리듬이기도 했다. 득점왕은 거빈의 차지였다 - 평균 27.22점 (톰슨 - 평균 27.15점).
조지 거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그의 아이스맨 나이키 포스터에 얽힌 일화다. 80년대 초반까지 농구화 시장을 석권하다시피했던 컨버스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나이키는 광고 포스터에서부터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1982년의 일인데, 이미 줄리어스 어빙, 래리 버드, 매직 존슨을 모두 스폰서하고 있던 컨버스 운동화였어서, 애초부터 쉬운 싸움이 아님을 간파하고 있던 나이키는 리그 MVP 모제스 말론, 그리고 득점왕이자 올스타 팬득표 1위의 조지 거빈을 앞세운 최고급 광고 포스터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일류 사진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창안해낸 회심의 나이키 포스터 처녀작이 바로 거빈의 아이스맨 포스터다.
얼음 보좌에 앉아 은색 농구공 위에 양 손을 얹고 썩소를 날리고 있는 거빈이 이 포스터의 컨셉이다. 필자의 친구 누님이 1982년 당시 미국 방문길에 이 포스터를 사왔는데, 그 친구가 액자로 제작해 벽에 걸어 놓는 바람에 이 포스터를 갖고 있던 그 친구를 무척이나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이 포스터의 미국 내 인기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나이키사는 이 멋진 포스터를 다량으로 제작해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나이키 농구화 판매량도 수직상승하기 시작했다. 한 때 이 포스터의 판매량이 나이키 농구화 판매량을 앞지르기도 하는 웃지 못할 헤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었다. 현재도 이 1982년도판 오리지날 나이키 포스터가 EBay같은 곳에 가끔 경매로 올라오는데, 여기저기 찢기고 구겨진 포스터인데도 값이 미달러로 $200까지 치솟곤 한다. 90년대와 최근 들어 이 포스터의 Replica들이 제작되기도 했지만, 이러한 복제품들은 이미지나 색상이 선명하지가 않고, 사실 별 가치도 없다.
아무튼 조지 거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70년대와 80년대 초반 농구화의 지존이었던 컨버스사에 정면도전을 한 나이키사의 선봉장이 되다시피 했고, 당시 나이키사의 이 참신한 아이디어는 지금도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 거빈이 시작한 이 나이키 농구화 포스터의 전통은 모제스 말론, 버나드 킹과 같은 인물들에 이어 마이클 조던이 물려받았고, 나이키사의 농구화 판매량과 인기도는 80년대 내내 철옹성을 구축할 수 있었다.
나이키 포스터로 선후배의 연을 맺은 거빈과 조던은 거빈의 은퇴년도인 1986년에 시카고 불스에서도 한솥밥을 먹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노쇠화를 보이며 은퇴를 준비하던 거빈이 후배인 앨빈 로벗슨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스스로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스퍼스는 거빈을 조던의 불스로 보내줬다. 자신의 루키시즌을 줄리어스 어빙과 함께 시작했던 거빈이 이제 자신의 은퇴시즌을 어빙의 후계자라 할 수 있었던 마이클 조던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조던이 2년차 때 입은 큰 발목부상때문에 조던과 거빈이 실제로 함께 뛴 경기는 20게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경기가 없는 날도 함께 하며 끊임없이 많은 대화를 나눴고, 매일같이 일대일 농구를 하며 돈독한 우정을 키워 나갔다. 체임벌린 이후 최초로 3연속 득점왕의 자리에 올랐던 거빈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가 조던의 경기력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거빈은 조던이 없는 동안 평균 20점에 가까운 득점을 하며 불스를 이끌기도 했다. 댈러스 원정경기에서 있었던 일화다. 조던이 벤치에 앉아 지켜보는 가운데, 거빈이 전반에만 35득점을 했다. 그러나 후반전에 체력이 달리면서 총 40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조던이 거빈에게 "형님, 많이 늙으셨구려. 후반전 통틀어 단 5득점이라니..." 하면서 장난기있게 놀리자, 거빈이 "이 친구야, 전반전은 내가 젊었을 때는 어떻게 플레이했었는지를 자네에게 보여주려 한 것이고, 후반전은 왜 내가 이제 물러나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야" 하면서 "이제 자네가 리그의 득점왕이 되어주게"라는 말을 해줬다. 그리고 조던은 다음 시즌부터 내리 7시즌 연속 득점왕의 영예를 누렸다.
거빈은 1986년 불스와의 1년 인연을 마치고 NBA에서 은퇴했다. 26,595점이라는 통산득점과 함께. 그 후, 거빈은 이탈리아 리그의 Banco Roma팀에서 한 시즌을 더 뛰었다. 이미 35세가 넘었지만, 평균 26.1점을 득점하며 맹활약했고, 나중에는 39세의 나이로 CBA의 Quad City Thunder 팀에서 한 시즌을 뛰며 평균 20.3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의 지칠줄 모르는 농구를 향한 열정과 득점력을 대변해주는 간접적인 증거다.
조지 거빈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두 가지 통설이 있는데, 하나는, '거빈은 팀을 우승권으로 이끌 능력이 안되는 뛰어난 스코러였을 뿐이었다'라는 평가고, 또 하나는, '그의 수비력이 제로였다'라는 평가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거빈은 사실 네 번이나 팀을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올려 놓았다. 다만, 그때마다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상대해야 했던 팀이 당대의 최고 팀들이었던 헤이스, 언셀드의 워싱턴 불렛츠, 매직 존슨, 압둘자바의 레이커스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거빈은 일대일 수비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으나, 대신 패싱라인을 차단하는 능력이나 헬핑은 매우 뛰어났던 선수였다. 역대 가드들 중 블락샷 1위에 랭크되어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현역으로부터의 은퇴 이후, 스퍼스의 어시스턴트 코치 역할을 잠시 했었지만, 그가 은퇴 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몸담고 일해오고 있는 분야는 사회복지 활동이다. 본인 스스로가 너무나도 불우한 유년기, 청소년기를 보냈던 터라, 지금도 샌안토니오 지역의 가난하고 환경이 좋지 못한 아이들을 돕고 교육하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과 자산을 쏟아 부으며 지내고 있다. 교육을 받을 재정적 여건이 안되는 아이들에게는 기술 양성을 위한 전문학교이자 비영리단체인 the George Gervin Youth Center에 무료로 입학시켜주는 특혜를 주고 있으며, 십대 미혼모들에게도 무료 주거시설을 마련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정성껏 보살피고 있다.
본인이 선수로서 얻었던 모든 영예와 재물을 고스란히 사회에 환원하며 거기서 진정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사는 사람이 바로 조지 거빈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든든한 구단 후배 데이빗 로빈슨 목사가 함께 한다. 이 둘을 중심으로 한 샌안토니오 구단의 지역사회 봉사의 규모는 실로 엄청나다. '얼음 사나이'의 따스한 손길로 인해 샌안토니오 시가 봄 눈 녹듯 녹아 내리고 있다.
'아이스맨' 조지 거빈.... 그는 진정으로 살아 숨쉬는 레전드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아이스맨', '핑거롤의 달인', '득점기계'와 같은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NBA에서 대성공을 하는 '인간승리'를 일궈냈고, 지금은 예전의 자신처럼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을 위해 다시 한 번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있지 않은가?
뉴욕 닉스의 베테랑 가드 쿠엔틴 리차드슨이 스테판 매버리에 대해 입을 열었다. 평소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두 선수의 갈등이 팀의 부진으로 폭발한 것이다.
최근 LA 클리퍼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트레이드로 대대적인 팀 개편에 나선 뉴욕은 연패의 늪에 빠지며 디비전 꼴찌로 내려앉았다. 주득점원이었던 자말 크로포드의 공백으로 잉여 가드자원의 활용은 절실했지만 매버리의 출전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이크 댄토니 감독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임에도 선수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리차드슨은 지난 경기에서 X-레이 촬영이 불가피한 타박상을 입었음에도 4쿼터에 코트로 돌아와야 했다.
이번 시즌 뉴욕은 재크 랜돌프의 20득점-10리바운드의 활약과 크로포드의 활약에 힘입어 초반 5승 2패의 호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구단의 장기적인 계획으로 간판스타들은 팀을 떠나게 됐다. 이 결정은 다가오는 2010년, FA시장에 쏟아져 나올 슈퍼스타들의 영입을 위한 포석이었지만 100%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오로지 가능성만 바라보고 행한 구단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6경기에서 5패를 당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모처럼 오른 사기를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몇 년간 찌들었던 패배의식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든 것이다.
리차드슨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매버리를 내 동료라 생각할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서 “그는 지금껏 우리와 한 차례도 뛰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랑 뛰기 싫어하는 것 같다”며 운을 뗀 리차드슨은 “나는 그를 팀 동료로 보지 않는다. 팀 동료라면 이럴 수는 없다”며 신랄한 비판을 토해냈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댄토니 감독의 심중도 알 길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댄토니 감독은 매버리의 문제는 말을 아꼈지만 당장에 새로 합류한 알 해링턴과 팀 토마스에 새로운 전술을 주입시키는 일에 여념이 없다. 이는 도니 월시 단장과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해링턴의 조련이 더 시급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거액의 장기계약자들 처분문제로 수년간 머리를 싸맸던 뉴욕입장에서는 매버리의 존재가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과연 매버리가 계륵으로 남을지, 환골탈태하여 팀과 팬들에게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jeffrey23_ AC 밀란의 코비나 FC 바르셀로나의 르브론은 어떠한가? 축구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농구리그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올 여름 NBA에 불어 닥친 유럽행 열풍은 이러한 터무니없는 상상도 가능하게 하였다. NBA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유럽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어쩌면 코비는 그의 영웅인 메시와 함께 매일 밤 맥주잔을 기울이는 즐거운 상상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Point Guard_ 좀 더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만약 이런 일이 만연하게 된다면 어차피 유망주들을 유럽에 뺏기느니 다시 고졸 신인들의 리그 직행 데뷔를 허가할 지도 모를 일이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자국무대인 NCAA에서 기본기를 다지며 기회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NCAA에 데뷔해야할 유망주들의 유럽 진출도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만한 대목이다.
heltant79_ 유럽진출 트렌드보 흥미롭지만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NBA 총재 데이빗 스턴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더 기대된다. 분야를 막론하고 어떠한 계층의 사람을 만나더라도 막힘없는 그의 언변술과 사업수완은 오늘날의 NBA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Dream Time_ 과거에도 있어왔던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네임밸류를 지닌 선수들의 이동이라 유독 시끄러웠던 해인 것 같다. NBA의 굵직한 스타들을 표적으로 노골적인 영입의사를 밝혀온 유럽 팀들의 행보는 두고 볼 일이지만 당장에 현실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은 자명하다.
DDUEH_ 칠드레스의 유럽행과 올림픽 기간 동안 불거져 나온 유럽 팀들의 르브론/코비 영입설로 NBA 선수들의 유럽행이 큰 이슈가 되었다. NBA 선수들의 유럽행은 대략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미국 출신 NBA 베테랑 선수가 기량이 감퇴하면서 NBA 팀과 계약을 맺지 못하고 유럽행을 택하는 경우다. 과거에는 도미니크 윌킨스도 커리어 황혼기에 그리스에서 뛴 경험이 있으며(물론 이후 복귀했지만) NBA 복귀를 노리던 스카티 피펜이나 숀 켐프도 유럽행을 택해야 했다. KBL에서도 루 로나 단테 존스, 아도니스 조던같이 NBA를 경험한 선수를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단신 가드 얼 보이킨스가 NBA 팀과 계약을 맺지 못하고 유럽행 비행기를 탔다. 이런 종류의 유럽행은 옛날에도 있었으므로 큰 이슈거리는 되지 못한다.
두 번째 유형은 미국 출신의 젊은 NBA 선수들의 유럽행이다. 아래 소개 할 네 번째 유형과는 달리 기량미달로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입성하는 경우다. 드래프트 신청 후에 지명을 못 받는 경우나 웨이브 공시를 받고 타 구단과도 재계약 실패하는 상황이 그에 속한다. 단기간에 두각을 나타내며 NBA 재입성에 성공하는 이도 있었지만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유럽을 전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유럽리그에서 조차 자리를 잡지 못하고 조기은퇴를 선수도 있었다. 시카고 불스 2차 왕조시절의 제이슨 캐피를 기억하는가? 캐피의 이름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벤치 에너자이저로서 매년 발전을 거듭했던 유망한 포워드였다. 현재 보스턴에서 활약하는 리온 포우 정도의 역할을 수행했던 캐피는 시카고 왕조의 해체와 함께 골든스테이트와 밀워키를 전전했지만 이렇다할만한 활약도 없이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했다. 그는 결국 NBA에 돌아오지 못했고 이와 같은 일은 오늘날도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세 번째 유형은 유럽 출신 NBA 선수가 기량 저하나 문화적 차이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유럽으로 유턴하는 경우다. 지난 시즌 듀얼가드로 멤피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나 토론토에서 유망주로 평가받던 호르헤 가르바호사는 NBA의 타이트한 스케줄에 불만을 표하며 유럽으로 돌아갔다. 뉴저지 소속이던 보스천 나크바와 네나드 크리스티치도 자신의 롤이 줄어들자 러시라 팀과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유럽으로 돌아가도 충분히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과거 같으면 유럽과 NBA의 연봉 수준이 굉장히 차이가 났고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수준도 차이가 났기 때문에 웬만하면 NBA에 남았으나 오늘날에는 서슴없이 유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마지막의 유형이 이번 주제의 골자로, 미국 출신이면서도 아직 커리어가 창창한 NBA 선수가 소속팀과의 계약 불발로 유럽으로 떠나는 경우다. 칠드레스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뉴올리언즈의 자네로 파고 역시 전 시즌 NBA에서 받은 돈의 두 배 이상을 받고 러시아로 이적했다. 이들은 단순히 명목상 연봉만 높아진 게 아니라 연봉 자체가 세후 연봉이라 실질 연봉이 NBA 시절에 비해 훨씬 많아졌고, 유럽 리그는 경기수가 적기 때문에 경기당 받는 돈으로 계산하면 엄청나게 많은 돈을 받은 것이다. 이들 유형 선수의 또다른 특징은 언제든지 NBA로 돌아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칠드레스는 계약 시 매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이들 유형 중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NBA 선수들의 유럽행은 세 번째에 해당한다. 칠드레스를 데려갈 정도면 나중에는 르브론이나 코비를 데려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NBA를 대표할 슈퍼스타급 선수는 유럽행을 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연봉을 뛰어넘는 스폰서십을 미국에 있는 조건으로 받고 있고, 아직도 NBA와 유럽 리그의 수준차가 존재하는 이상 유럽에서 돌아왔을 때 예전의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드레벨 언저리 등급의 선수들에게는 유럽행이 충분히 유인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팀들의 NBA에 대한 구애가 NBA에 미치는 또 다른 영향은 앞으로 NBA 팀들이 유망주와 재계약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NBA만큼 선수들을 대우해줄 수 있는 다른 리그가 없었으므로, 계약에 이견을 보일 때 시간이 지날수록 소속팀에 유리했다. 소속팀이 줄 수 있는 금액 이상을 준다는 NBA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선수는 울며 겨자 먹기로 소속팀에 백기를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에게도 '유럽행'이라는 무기가 생겼다. 실제로 애틀랜타는 과거 제이슨 테리를 상대로 기다리기 작전을 써 재계약에 성공한 사례가 있었지만, 올해의 칠드레스는 유럽행을 선택해버렸다. 이렇게 선수들의 입장이 강해지면 샐러리 인플레가 생길 수도 있고 몇몇 팀들은 재정상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결국 이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정착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할 것이다. 특히 이번에 유럽으로 진출한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지, 또 유럽 팀들도 NBA 리거의 영입으로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지가 향후 선수 이동에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할 것이다.
이미 유로리그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적극적인 교류활동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NBA선수들의 소규모 이동은 계속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NBA 탑 플레이어들의 이적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다. 격차의 차이는 줄었지만 아직 NBA는 세계 최고의 리그이기 때문이다.
칠드레스 같이 젊고 유망한 FA가 유럽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이슈거리지만 전미 고교 최고 레벨의 유망주로 손꼽히며 애리조나 대학에 리쿠르팅 되었던 브랜든 제닝스의 유럽행도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다. NBA의 젊은 FA들, 혹은 데뷔를 앞둔 선수들이 유럽으로 건너간 사례는 간혹 있었으나 전미 최고의 고교 유망주가 NCAA 무대가 아닌 유럽 프로 리그로 건너간 사례는 그야말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제닝스는 이탈리아의 로또마티카 로마와 계약을 맺었다. 이와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SAT 점수의 부족으로 1년 이상 NBA 데뷔가 늦춰질 수 있었다는 점과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급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등의 이유가 그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제닝스의 사연이야 둘째치더라도 중요한 것은 전미 탑 고교 유망주가 NCAA를 거부하고 유럽 프로 리그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만약 제닝스가 유럽 프로 리그에서 나름의 성공을 거둔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NBA는 더 이상 고졸 신인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프로가 되고 싶은 어린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NCAA에서의 1년을 보내야한다. 그렉 오든, 데릭 로즈, 마이클 비즐리, O.J. 메이요는 고등학교를 거쳐 할 수 없이 NCAA 무대에서 1년을 활약한 뒤 리그에 데뷔했다. 이런 지금 제닝스가 유럽에서 준수한 1년을 보내고 이 후 나이 제한 규정에서 자유로워지며 NBA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게 된다면 어떠할까? 제2, 제3의 제닝스는 분명 등장할 것이다.
엄격한 아마추어 룰에 묶여 스폰서 계약도 맺을 수 없고 멋진 CF를 찍을 수도 없는 NCAA 선수를 원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유럽 리그에서 돈을 받고 1~2년의 시간을 플레이한 후 NBA로 리턴하는 시나리오는 어떠한가? 프로가 되길 원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너무도 매력적인 루트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제닝스가 유럽에서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가 성공적인 1년을 보내고 NBA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된다면 미국 내 수많은 고교 유망주들이 유럽으로 시선을 돌릴지도 모를 일이다. 제닝스 케이스는 과연 선구자로 기억될까, 아니면 하나의 작은 해프닝으로 기억될까?
만약 자국 선수들의 유럽행이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경우, 데이비드 스턴 총재가 의외의 수를 둘 수도 있다. 바로 NBA 유로리그 창설이다. 이것은 스턴 총재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계획으로, 유럽 리그를 NBA로 흡수하여 유럽의 농구시장을 NBA가 장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NBA 선수들의 유럽 유출이 계속되면 유럽 리그의 수준 자체가 높아져 NBA가 일방적으로 흡수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으므로, 만약 그럴 기미가 보일 경우 스턴 총재는 유럽 리그가 더 크기 전에 아예 흡수해버리는 전략을 들고 나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우리는 대서양을 넘나드는 초거대 프로 스포츠 리그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Drema Time_ 지난 시즌에도 그랬지만 역학관계가 상당히 중요한데 르브론과 폴은 그 점에서 코비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레이커스가 리그 1위를 차지할 확률이 꽤 높기 때문에 '전체 1위 팀의 리더'인 코비의 기록이 정말 MVP 후보로서 결격사유가 있을 정도로 평범하지 않는 한 최고 기준의 점수를 먹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신인에 관한 얘기는 지겹게 거론되는 로즈보다 오든의 부상으로 풀어보는 것이 재밌을 것 같다. 오든이 돌아온다면 다음 번 부상은 몇 개월짜리인지 맞춰보는 그런 얘기 말이다. 2년 동안 11분 출장에 무득점은 해도 너무했다. 차라리 스페인산 가드 루디 페르난데즈를 신인왕 후보로 올리는게 어떨까. 식스맨 상 후보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니 루디의 적응력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heltant79_ 틀린 말은 아니지만 르브론에게 있어서 승수보다는 디비전 챔피언이 당면과제인 것 같다. 더불어 최소조건이기도 하다. 현재 득점 뿐 아니라 리바운드와 어시스트에서도 여전히 괴력을 발휘하고 있고 커리어 내내 지적받아온 자유투마저 향상될 조짐이 엿보인다. 코비의 경우 손가락 부상과 올림픽 참가로 인해 결장 경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MVP의 결격사유 중에 하나인 ‘결장‘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 건강하게 82게임을 모두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의 루키는 당최 로즈의 대항마를 찾기 힘들다는 말로 요약하겠다.
jeffrey23_ 유력 후보군은 이견이 없을 것 같다. 르브론과 코비, 폴로 압축된 이번 시즌 MVP전쟁은 늘 그러했듯이 결국 팀 성적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때문에 코비의 백투백 MVP의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수년째 고배를 마신 르브론의 경우 보스턴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클수 밖에 없고 폴은 사우스웨스트라는 NBA 최대 격전지의 중심에 서있어 진흙탕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아쉽다. 다만 르브론과 폴이 전세를 뒤엎을 경우에 얻는 가산점은 코비가 얻을 수 없는 특권이기에 시즌 승수의 윤곽이 드러나는 마지막 4월까지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신인왕은 로즈와 메이요의 경합이 예상된다. 개인 기록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대도시를 연고지로 둔 로즈에게 무게가 실릴 것이다. 시카고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열려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로즈의 압승이 예상된다.
Point Guard_ 뉴올리언즈와 폴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기에 최적화 된 팀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아픔이 채 가시기 전에 폴의 마법이 빛을 발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빛이 되어주었다. 이제 또 다시 찾아온 허리케인 구스타브 앞에서 그들은 다시 일어서려 하고 있다. "작은 가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허리케인의 아픔을 딛고 리그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선다“ 이것은 언론이나 리그에 있어 코비의 '진정한 1인자되기' 이 후 가장 좋은 이야기 거리가 아닐까? 뉴올리언즈와 폴의 이야기는 지금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시의성을 가지고 있다. 로즈도 좋지만 메이요 역시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마이크 콘리나 루디 게이와 같은 훌륭한 영건들이 존재한다. 뭐랄까..베테랑들 사이에 홀로 핀 한 떨기 장미 같은 로즈에 비해 영건 군단의 일원으로 비춰질 진다고 해야 할까. 비즐리 역시 주목할 만한 신인이지만 그의 옆에는 숀 메리언이라는 걸출한 포워드가 함께하고 있으며 마이애미의 중심에는 드웨인 웨이드라는 슈퍼스타가 존재하고 있다.
DDUEH_ 크리스 폴과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가 MVP를 놓고 다툴 것이다. 폴은 지난 시즌 개인 기록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시즌 막판까지 코비와 MVP 경쟁을 벌였다. 이미 포인트 가드로서 기록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개인 성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뉴올리언스의 최종 성적과 경쟁자들의 상황에 따라 유력 후보로 떠오를 수 가능성이 높다. 그의 소속팀인 뉴올리언즈는 앞서 언급했듯 치열한 서부 컨퍼런스에서 선두 싸움을 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이 속한 디비전은 리그에서 가장 치열하다는 사우스웨스트 디비전이다. 뉴올리언즈가 서부 컨퍼런스 우승에 성공한다면 그 어떤 선수보다 강력한 타이틀을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시즌에도 다시 한 번 평균 20득점 10어시스트를 기록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어 개인성적의 부족함도 없다.
폴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더이상 떠오르는 신예가 아닌,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이자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인정을 받았다. 더 이상 어리다는 이유나, 커리어가 짧다는 근거로 MVP에 부적합하다는 이야기를 하진 못할 것이다. 시즌 개막 후 현재까지는 변함없이 강력한 MVP 후보다. 개인성적은 더 좋아졌고, 팀 성적도 나쁘지 않다. 아깝게 MVP를 놓친 과거는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지만 지난 시즌을 넘어서는 임팩트를 줘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르브론은 지난 시즌 최고의 개인 성적을 올리고도 팀 성적이 떨어져 MVP 투표 4위에 그쳤다. 따라서 모리스 윌리엄스가 가세하고 팀이 정비된 이번 시즌,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MVP 0순위 후보가 될 것이다. 다만 마이크 브라운 클리블랜드 감독이 르브론의 출장시간을 조절하겠다고 천명한 이상 개인 성적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동부에서 부동의 No.2로 군림하던 디트로이트가 아이버슨을 영입함에 따라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듯하다.
코비는 성숙한 리더쉽을 보이며 팀을 서부 1위로 이끈 점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 시즌 MVP를 수상했다. 2005-06시즌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개인성적에 상반되는 팀 성적이 발목을 잡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다르다. 표면적인 기록지의 숫자는 경쟁자들보다 뒤쳐지더라도 뛰어난 팀 성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행복한 선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레이커스가 전체 1위를 차지할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부상으로 인한 장기 결장만 하지 않는다면 백투백 MVP의 전망은 밝다. 다만 지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출장시간을 좋지 않은 컨디션에 소화했고 올림픽까지 참가했기 때문에, 건강에 한층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이제 평생에 단 한번인 신인왕 이야기를 해보자. 이번 2008 NBA 드래프트는 유례없는 ‘1학년 돌풍‘이 몰아치며 신입생들의 득세가 두드러진 한 해다. 작년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그렉 오든까지 가세한 이번 2008-09시즌 신인왕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팀 당 10경기 내외씩을 치른 현재 가장 유력한 선수는 데릭 로즈다. 로즈는 '프로젝트 형 1번 픽'이라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벌써부터 하인릭을 밀어내고 선발 출장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경쟁자 오든의 부상을 비롯하여 웨이드와 매리언의 그늘안에 있는 비즐리의 상황은 로즈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다.
로즈의 신인왕 등극에 가장 장애물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요소는 시카고의 정리 되지 않는 가드진이었다. 로즈가 정통파 포인트 가드이기보다는 공격성향의 듀얼 가드에 가깝다는 점을 떠올려 봤을 때 백코트 자원이 풍부한 시카고에서 과연 어떤 역할을 부여받아 얼마만큼의 시간을 플레이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자 로즈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당당히 주전 가드로 출장하며 많은 플레잉타임을 보장받고 있다. 로즈의 신인왕 등극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던 두 가지 문제가 시즌 개막과 동시에 사라진 셈이다. 최근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는 메이요도 신인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11월 초에 치러진 두 경기에서 본인의 시즌 최다득점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울 정도로 무서운 기세를 올리고 있다. USC 대학시절 검증받은 다양한 공격기술과 슈팅능력을 프로리그에서 유감없이 발휘할 정도로 적응력이 빠르다. 특히 위기상황에서 스스로 슛을 자처하는 해결사 본능까지 겸비하여 인기 많은 스윙맨 스타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가능성은 적지만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의 케빈 러브와 파우 가솔의 친동생인 마르크 가솔 정도가 빅3의 뒤를 쫓을 것으로 보인다. 부상의 악령을 떨치지 못한 오든 역시 언제고 레이스에 뛰어들겠지만 그의 당면과제는 신인왕이 아닌 건강이다. 개인성적과 팀을 모두 챙기기 힘든 오든의 사정도 그렇지만 몸이 성하고 볼일 아닌가. 지금의 그는 단골환자에 불과할 뿐이다. 설사 그가 건강을 회복한다하더라도 구단 입장에서는 선뜻 플레잉 타임을 부여하거나 공격적으로 기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부상을 떨쳐내고 주전센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것만으로도 오든에게는 숨 가쁜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인왕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팀 성적에 관대한 타이틀이다 보니 선수 개개인의 활약에 따라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또한 구단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해야함은 물론 빅마켓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일부분 요구되는 조건이 아닐 수 없다. 훌륭한 기량과 리그 적응력, 그리고 대도시 연고지의 조건까지 모두 지닌 로즈에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jeffrey23_ 지난 시즌 보스턴의 우승이 확정되자 낙담한 모습으로 TD뱅크스가든을 빠져 나가던 레이커스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까마득한 과거로 느껴질 정도다. 새로운 트윈타워의 시너지도 그렇지만 식스맨을 자처한 라마 오돔의 벤치부대도 공포의 대상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어떠한가? 수술도 고사하는 그의 머릿속은 우승생각에 조그만 틈조차 없다. 원하는 것은반드시 얻어내고 마는 코비가 올해도 레이커스를 이끌 것이다.
Dream Time_ 지난 시즌부터 초지일관 레이커스를 지지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1월 들어 치른 경기들의 관전소감을 빌자면 오돔의 위치변화는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 바이넘의 복귀로 가솔의 활동반경이 넓어졌다는 점, 기존에도 호흡을 함께한 오돔과 코트위에 나란히 설 수 있는 로테이션의 이점이 지금 레이커스의 최대강점이라는 것이다. 팀 수비 부문에서는 4개 카테고리에서 1위에 올라 전반적인 밸런스가 매우 안정적이다. 부상만 없다면 여세를 몰아 또 하나의 신화창조도 기대해볼만하다.
heltant79_ 레이커스가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마지막 승자는 보스턴이 될 것이다. 상대의 강점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보스턴의 최대무기였고 이는 올해도 변함이 없어 보인다. 레이커스의 경우 장점인 공격력이 극대화됐을 때 수비력도 함께 상승하며 승리를 거두어왔다. 공격중심의 팀컬러를 얼마나 수비쪽에 이동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그런 점에서 아직 레이커스에게 만점을 줄 수 없을 것 같다.
Pint Guard_ 어쩌자고 레이커스같은 팀이 나온 건가. 레이커스보다는 보스턴이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완전히 무장해제를 한다면 뉴올리언즈의 우승을 기도할 것이다. 그러나 우승팀 내기를 한다면 자연스레 레이커스 쪽에 배팅해야 할 것 같다. 누군가 다치지 않는다면 이 팀의 독주를 막을 팀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DDUEH_ 올해도 보스턴 셀틱스-LA 레이커스 양강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은 제임스 포지가 팀을 떠났지만 우승을 경험한 빅3와 수준급 롤 플레이어들이 건재하다. 론도가 성장하면서 백코트의 프레스가 강해졌고 작년에 비해 훨씬 매끄러운 공격을 보여주고 있다. 보스턴은 올해도 파이널 진출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코비 브라이언트의 투혼과 파우 가솔 효과로 파이널에 올랐지만 보스턴의 잘 짜여진 수비농구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올해는 돌아온 앤드류 바이넘과 함께 보스턴의 백투백을 위협할 만한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바이넘과 가솔이 트윈타워를 형성하면서, 그동안 영양가 없는 트위너란 비판을 받았던 라마 오덤이 벤치에서 좀 더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 오덤을 비롯해 파머-아리자-부야치치 등으로 이루어진 벤치의 깊이는 이미 리그 최강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조직력도 좋다. 아무리 강팀이 즐비한 서부라 해도 이 팀을 7전제 시리즈에서 이길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7풋의 장신 트리오가 번갈아가며 코트에 나서 상대팀 골밑을 철저히 유린하고 있다. 거기에 손가락 수술까지 미룬 코비가 건재하다. 부상 없는 코비보다 수술을 받지 않은 코비가 어쩌면 더 위력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려울 때 더 힘을 내는 코비의 악바리 근성과 승부사 기질은 지금의 그를 있게 만든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트레버 아리자의 가세도 바이넘의 복귀 소식만큼 반갑다. 그의 운동 능력이나 수비 실력은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공격력이다. 운동 능력의 비중이 높아 공격루트의 한계가 여실했던 아리자는 시즌 개막과 함께 3점 슛을 장착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삼총사의 건재함과 함께 포인트가드다워진 론도의 플레이가 특히 눈에 띈다. 켄드릭 퍼킨스나 리온 포우, 토니 앨런도 조금씩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흡족케 하고 있다. 하지만 포지의 빈자리가 여전히 걸린다. 플레이오프같은 큰 무대에서 에이스의 맨투맨 마크나 클러치 외곽 슛을 성공시키며 공격자 파울을 유도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보스턴의 영건들은 개막이후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베테랑 포지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레이커스가 준비한 복수극에 비운의 조연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시즌은 이 두 팀에 이어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휴스턴, 뉴올리언즈 등이 도전하는 모양새가 짜일 것이다. 만약 보스턴과 레이커스의 파이널 리턴매치가 성사된다면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전력 손실이 적은 팀이 이길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동부에 속한 보스턴이 다소 유리할 것이다.
대니 그레인저가 연패의 늪에서 팀을 구해냈다. 인디애나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도요타센터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휴스턴에 91-90으로 신승을 거두었다. 이로서 휴스턴은 4연승을 마감했고, 인디애나는 3연패의 사슬을 끊게 됐다.
휴스턴은 간판스타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끈끈한 수비조직력을 앞세워 연승을 눈앞에 두는 듯 했다. 시종일관 리드를 놓치지 않은 휴스턴은 10점차로 4쿼터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4쿼터에만 14점을 집중시킨 트로이 머피의 뒷심에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금일 경기의 수훈갑인 그레인저는 3점 슛 7개가 모두 림을 외면할 정도로 경기 내내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황금 같은 팁인 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야오밍의 마지막 결승 슛을 막아내, 활짝 웃었다. 파워포워드를 담당하고 있는 트로이 머피는 21점 14리바운드로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걸어 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은 인디애나의 집중견제 속에서도 19점 10리바운드로 제 몫을 해냈지만 고비 때마다 실책을 저질러 아쉬움을 남겼다. 아르헨티나 용병 루이스 스콜라는 생애 최다인 18리바운드를 보태며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오늘 패배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은 사우스웨스트 디비전 단독 1위를 지켰으며, 인디애나는 센트럴디비전에서 밀워키 벅스를 제치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27일 NBA 전적 밀워키 96-102 애틀랜타 오클라호마시티 82-117 클리블랜드 샬럿 86-93 토론토 골든스테이트 111-119 보스턴 올랜도 96-94 필라델피아 뉴욕 96-110 디트로이트 피닉스 110-102 미네소타 인디애나 91-90 휴스턴 시카고 88-98 샌안토니오 멤피스 100-117 유타 마이애미 68-106 포틀랜드 뉴저지 116-114 세크라멘토 덴버 106-105 클리퍼스
이 경기 전까지 11승 1패를 달리고 있는 레이커스는 3연패를 달성했던 지난 2001-02 시즌의 16승 1패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과거의 전적도 있고, 이대로라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좋은 페이스라 은근히 욕심이 나지만 언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을 졸이며 지켜보는 중이다.
사실 뉴저지 전을 앞두고 걱정했던 것은 빈스 카터가 아니라 포인트가드인 데빈 해리스였다. 레이커스의 데렉 피셔와 조던 파마가 발이 빠른 편이 아니다보니 그간 작고 스피드있는 가드에게 약점을 보여왔기 때문이었다. 해리스에게 돌파에 이은 득점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협력수비로 돌파를 차단할 때 파생되는 킥아웃에 이은 외곽포나 컷인해 들어오는 동료에게 패스를 해 이지샷을 내줄 가능성이 높았다.
생각만큼 해리스의 돌파는 자주 나오지 않았지만, 레이커스의 수비는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로포스트에서는 루키 브룩 로페즈가 피지컬한 플레이로 득점을 올렸고, 외곽에서 빈스 카터와 이 지엔리엔이 지원하며 넷츠는 28-24로 4점을 리드한 채 1쿼터를 마쳤다.
레이커스는 주포인 코비 브라이언트의 슛감각이 최악이었던 탓에 공격패턴이 상당히 단조로웠다. 페인트존 부근에 있는 앤드루 바이넘이나 파우 가솔에게 패스를 하고, 그들이 직접 해결하거나 킥아웃을 통해 오픈찬스를 살리는 식이었다. 가솔은 마크맨인 이 지엔리엔보다 유리한 체격조건을 잘 살려 적극적인 포스트업으로 1쿼터에만 10득점으로 레이커스의 추격을 진두지휘했다.
2쿼터에는 파마와 트레버 아리자, 라마 오돔이 투입되며 레이커스의 공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리자는 적극적인 공격리바운드 가담으로 팔로우업 덩크를 성공시키며 경기장을 찾은 19,000 관중에 제대로 된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반면 뉴저지는 페인트존에서와는 달리 외곽이 침묵하며 어느새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들어 뉴저지의 3점슛 2개가 성공, 66-66으로 동점을 만들며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되는듯 했지만, 한층 강력해진 레이커스의 수비는 더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레이커스는 페인트존에서의 실점을 잘 차단한데 이어 3점포도 재빠른 로테이션으로 훌륭하게 막아냈다. 이미 3쿼터 막판부터 경기가 가비지타임으로 진행되며 레이커스의 120-93 승리로 끝났다.
가솔은 양팀 최다인 26득점을 기록했지만, 코비가 17개의 필드골 시도 가운데 5개만을 적중시키는 저조한 슛감각으로 시즌 최저인 12득점으로 부진했다. 뉴저지는 해리스가 21득점에 6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였으며, 신인 로페즈는 17득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4쿼터쯤에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코너에 있던 레이커스의 사샤 부야치치가 패스를 받아 3점을 쏘는 순간에 갑자기 바로 뒤 넷츠의 벤치에 앉아있던 자비스 헤이즈가 부야치치에게 다가와 뭔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3점은 성공됐지만 LA 지역방송 해설자인 스투 랜츠는 '심판이 헤이즈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줬어야했다'며 리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지적하기도.
NBA 선수들의 목표는 무엇일까. 물론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린 시절 불우한 삶을 살았던 이들은 큰 돈을 버는 것이 최우선의 목적일 것이고, 명예를 우선시하는 선수는 뛰어난 실력으로 명성을 드높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는 루키라면 하루라도 빨리 선발로 뛸 찬스를 얻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싶을테고, 과거의 능력은 잃어버렸지만 마음만은 20대인 노장들은 한 시즌이라도 더 뛰고 싶은 것이 소박하면서도 절박한 꿈이다.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리그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베테랑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때까지 아직 우승경험이 없다면? 당연히 단 한 개만이라도 챔피언 반지를 갖는게 소원일 것이다. 은퇴가 가깝다면 더욱 절실하다. 특히 수퍼스타로 불리며 이룰 것을 다 이룬 선수일수록 그 간절함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이다. 한 팀의 에이스로서 수년간 우승에 도전했지만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고, 이제는 기량도 쇠퇴하고 동료들마저 받쳐주지못해 그 가능성마저 점점 희미해졌다면 우승에 근접한 팀으로 이적하는 것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지난 시즌 보스턴 셀틱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기존의 에이스였던 폴 피어스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팀 구성원들의 지원이 모자랐기에 챔피언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미네소타의 케빈 가넷도, 시애틀의 레이 알렌도 마찬가지였다. 셋 모두 한창 전성기를 구가중이고 남부러울 것 없는 경력을 갖고 있던 선수들이었지만 단 하나 우승반지가 없었다. 특히 가넷과 알렌의 경우 소속팀에 적극적인 투자 의지가 없었기때문에 다른 팀으로 떠나지 않는다면 끝내 무관의 제왕으로 커리어를 마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던 상황에서 그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에서 한데 모였던 것은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다. 피어스, 가넷, 알렌이 이끈 보스턴은 시즌 내내 리그 1위를 달린 끝에 파이널에서 LA 레이커스를 꺾고 결국 그렇게 바라마지않던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우승이 결정되자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눈물까지 흘려가며 감격에 겨워하던 가넷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우승을 간절하게 원했는지, 그리고 갖은 고생 끝에 꿈을 이룬 한 선수의 심정이 어떠한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보스턴의 우승으로 리그 10년차 이상이던 피어스, 가넷, 알렌(더불어 P.J. 브라운과 스캇 폴라드)이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보는 데 성공했지만, 크리스 웨버와 앨런 휴스턴, 샤리프 압둘라힘은 끝내 반지없이 은퇴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에도 많은 베테랑들이 목표인 챔피언쉽을 위해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데, 지금부터 그 면면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1998년 드래프티
이제 리그 11년차가 된 1998년 드래프트 선발선수 가운데 아직 우승경험이 없는 이는 모두 18명이다. 이 가운데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 빈스 카터(뉴저지 넷츠), 앤트완 재미슨(워싱턴 위저즈)는 구심점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노비츠키는 스티브 내쉬, 마이클 핀리와 빅3를 형성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댈러스를 늘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고,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005-06 시즌에는 팀을 파이널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댈러스가 리그 1위에 오르며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2006-07 시즌에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충격적인 업셋을 당하고 말았다.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악명높던 구단주 마크 큐반은 최근 몇 년간 잠잠해진 상태인 반면 서부의 라이벌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전력을 강화해 댈러스와의 격차를 서서히 벌리고 있는 상황. 지난 시즌 중반에는 팀의 미래로까지 여겼지만 예상만큼의 성장을 보이지 않던 데빈 해리스를 보내는 대신 뉴저지로부터 제이슨 키드를 데려오며 우승이 가능한 시간을 더욱 줄여버렸다.
토론토 랩터스에 몸담고 있던 지난 2000-01 시즌 동부컨퍼런스 2라운드에서 보여준 필라델피아 76ers의 앨런 아이버슨과의 불꽃튀던 쇼다운 이후 인상적인 활약이 없는 빈스 카터는 뉴저지가 키드와 리차드 제퍼슨을 내보내고 리빌딩을 시작한 상황이라 당분간 우승의 꿈을 접어야할듯 하다. 재미슨 역시 동료 길버트 아레나스를 비롯한 동료들의 부상공백으로 인해 팀이 최하위권으로 처져있는데다 지난 5년간 뛰어난 지도력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던 에디 조던 감독마저 성적부진으로 해임당하면서 팀이 동부컨퍼런스 8위 안에 드는 것조차 힘겨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힘겨운 시즌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반면 가장 우승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지드루너스 일가우스커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다. 르브론 제임스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는 클리블랜드는 모리스 윌리엄스의 합류로 막강한 수비에 비해 조금 부족한 감이 있던 공격력에 힘이 실리면서 센트럴디비전 1위를 구가하고 있다. 일가스커스는 골밑에서의 영향력이 조금 감소하기는 했지만 꾸준한 득점으로 공헌하며 반지를 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97년 드래프티
1997년에 데뷔한 플레이어 가운데 아직까지 챔피언 반지가 없는 선수는 총 8명. 그중에서 트레이시 맥그레이디(휴스턴 로켓츠)가 가장 주목된다.
올랜도 매직 시절 리더로서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원맨팀에 가까웠던 올랜도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기도 했지만, 티맥이 봉쇄당하면 달리 위협적인 선수가 없었던 팀 사정상 2라운드 진출조차도 버거웠다. 그후 휴스턴으로 이적해 야오밍과 콤비를 이루게되자 그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계속된 부상과 불운은 티맥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태다.
2005년 1라운드 탈락, 2006년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2007년 1라운드 탈락, 2008년 22연승으로 NBA 역대 2위 기록을 세웠지만 야오밍의 시즌아웃으로 다시 1라운드 탈락.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비 스페셜리스트 론 아테스트가 팀에 합류했지만, 휴스턴은 티맥과 야오밍의 몸상태가 초반부터 완전치 못한데다 아테스트의 호흡문제,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백업센터의 역할을 소화했던 디켐베 무톰보와의 계약이 늦어지고 있는 현재 야오밍의 부재시 현저히 약해지는 골밑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1996년 드래프티
7명의 선택받지 못한 자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이들은 앨런 아이버슨(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스티브 내쉬(피닉스 선즈)이다.
필라델피아에서 네 차례나 득점왕에 올랐고, 2001년에는 부상으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가운데서도 팀을 파이널에까지 진출시키는 투혼을 발휘하는 등 영원히 필라델피아의 수호신이 될 것 같았던 아이버슨은 덴버 너게츠를 거쳐 지금은 세번째 팀인 디트로이트의 멤버가 되었다. 득점기계로 불릴만큼 득점력만큼은 인정받고 있지만, 패스를 우선시하지 않는 마인드는 여전히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받고 있는 사항이며, 또한 그의 작은 신장은 수비 매치업에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팀 디펜스가 뛰어난 디트로이트는 그의 수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것이고, 그의 폭발적인 득점본능은 정형적이던 디트로이트의 공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스티브 내쉬는 2004-05 시즌 피닉스에 컴백한 후 마이크 댄토니 감독 밑에서 화끈한 런앤건의 선봉장으로서 백투백 MVP를 차지하는 등 썬즈의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공격력에 비해 모자란 피닉스의 수비는 늘 그들의 길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벽이었다. 게다가 피닉스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내쉬가 상대 마크맨에게 틀어막히면 팀의 공격력이 함께 약화되는 상황도 빈번하게 연출됐다. 지난 시즌 막판에 샤킬 오닐이 이적해오고, 오프시즌에 테리 포터 감독이 부임함으로써 피닉스는 하프코트오펜스로의 전환과 수비의 강화를 꾀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내쉬의 역할은 크게 축소되고 인사이드로의 볼투입은 늘어났지만 현재까지 그들의 변화는 성과가 드러나지않고 있는 상황. 과연 내쉬가 피닉스에서 반지를 낄 수 있을까.
1995년 이전 드래프티
이제 9명이 우승반지를 위해 뛰고 있는 가운데 선발로 출전하는 이는 제이슨 키드(댈러스)뿐이다. 나머지는 백업멤버로서 불꽃을 태우고 있는데,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키드와 그랜트 힐(피닉스)이 반지를 끼고 은퇴할 수 있을지 여부다.
1994년 드래프트 동기인 두 사람은 공동신인왕을 수상하며 커리어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그랜트 힐은 수년간 그를 괴롭힌 발목부상으로, 키드는 최전성기였던 넷츠 시절 2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했음에도 LA 레이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라는 강적에 막히며 우승을 놓치며 불운을 겪어야했다. 현재 키드가 선발 포인트가드로 출장하고 있지만 댈러스의 출발은 최근 몇 년간 보였던 쾌조의 스타트와는 거리가 멀고, 상대적으로 팀 성적은 나은 편이지만 그랜트 힐은 눈에 띄는 기량저하로 인해 백업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마치며
엘진 베일러, 찰스 바클리, 존 스탁턴, 패트릭 유잉, 칼 말론, 레지 밀러.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끝내 그토록 원했던 우승의 꿈을 이루지못하고 떠나간 레전드들이다. 남부럽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불운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위에서 언급한 선수들은 절대 이들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그도 그럴것이, 스피드와 탄력이 중요시되는 농구는 신체적 능력이 유난히 뛰어난 흑인들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946년, NBA의 출범 이후, 정작 NBA를 주무른것은 흑인이 아닌 백인이었다.(이는 농구 뿐만이 아닌, 미국의 모든 스포츠에 해당된다)
여기서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가 대중화 되었던 20세기 초중반에는 인종차별이 당연시 되던 사회였다. 백인 우월주의가 판을 쳤으며 흑인들은 항상 백인들의 그늘에 눌려살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스포츠에도 영향을 끼치고 말았다. NBA 출범 이후 수십년간, 각 NBA 구단주부터 시작해 구단 직원, 감독, 코칭스탭, 선수, 그리고 관중들까지 NBA에 관련된 거의 모든 사람들은 백인이었다.
1950년, 척 쿠퍼는 역사상 최초로 NBA 드래프트에서 뽑힌 흑인이었고(그는 보스턴에 의해 뽑혔다) 같은 해 뉴욕의 냇 클리프턴은 NBA 구단과 계약한 최초의 흑인이었으며 역시 같은 해 얼 로이드는 역사상 최초로 코트를 밟게 된 흑인이 되었다. 역사적인 사건이 3번 연달아 터진 1950년 이후, 빌 러셀, 윌트 챔벌레인, 얼 먼로, 윌리스 리드 등 뛰어난 흑인 농구선수들이 차차 등장하게 된다. 러셀과 챔벌레인은 극강의 라이벌로써 NBA의 50년대와 60년대를 장악했고, 먼로와 윌리스 역시 뉴욕에서 무적의 콤비를 이루었었다.
그리고 70년대를 중심으로 수많은 흑인 플레이어들이 등장했고, 80년대들어 흑인들이 리그를 장악하기 시작했다(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는 분들 역시 많으리라 믿는다.) 웬만한 농구팬들이라면 알만한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레지 밀러, 패트릭 유잉, 하킴 올라주원, 찰스 바클리, 칼 말론 등, 리그를 점령했던 수많은 흑인 선수들이 80년대에 등장했으며 이같은 현상은 90년대,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졌다.
선수들 뿐만이 아니다. 흑인 감독과 코칭스탭 역시 현재의 NBA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아니다. 심지어 구단 프론트 오피스 역시 흑인들이 차지하고 있는가 하면, 흑인들이 경기를 중계하는 현상까지 볼수 있다. 샬럿 밥캣츠의 구단주인 마이클 조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의 단장 조 듀마스, TNT 중계석의 레지 밀러, 찰스 바클리, 케니 스미스가 좋은 예다.
하지만 필자는 흑인 플레이어들의 증가를 이야기 하자는게 아니다.
NBA에서 흑인들의 비율이 많아졌지만 반면 백인들은 어떤가? 특히 순수 백인(여기서 순수 백인이란 미국 국적의 백인들을 말한다. 말 그대로 “Pure White American”) 플레이어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90년대를 기점으로 미국 출신의 순수 백인들이 리그에서 사라지고 있다. 과연 이 시점에서 제 2의 래리 버드를 찾을수 있을것인가? 필자는 거의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실로 보스턴의 레전드 래리 버드와 케빈 맥해일, 유타 재즈의 존 스탁턴 이후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백인 선수가 없는게 사실이다. 피닉스의 스티브 내쉬가 백인이기는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미국출신 “순수 백인”이 아니므로 이 논의에서는 배제하겠다.(내쉬는 캐나다 출신이지 미국 출신이 아니다)
제이슨 키드나 마이크 비비는 혼혈이지 순수 백인은 아니다.
또 생각나는 선수가 있는가? 댄 멀리? 제프 호나섹? 그들은 실력있는 슈터였지 리그를 주름잡는 대형 선수는 아니었다. 마크 프라이스? 물론 그는 뛰어난 포인트 가드였다. 하지만 그가 혼자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빌 레임비어? 마크 이튼? 좋은 센터였다. 하지만 그들은 조력자에 불과했다. 스콧 스카일스? 한경기 30 어시스트라는 불멸의 기록을 쓰기는 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저 준수한 포인트가드였을 뿐.
위에 언급한 선수들은 80년대 혹은 90년대에 활동했던 선수들이었다.
그럼 2000년대로 가보자. 안타깝게도, 2000년대에는 아예 순수 백인 선수들의 베이스가 없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순수 백인 플레이어 그 숫자 자체가 적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현재의 NBA에는 뛰어난 순수 백인 플레이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잠시나마 반짝였던 순수 백인 플레이어는 여럿 있었다.
키쓰 밴 혼은 리그 입성 후 첫 2년동안 굉장한 임팩트를 선보이며 포스트 래리 버드라는 찬사를 받았었다. 하지만 그 이후 밴혼은 롤 플레이어로 전락했고 결국은 쓸쓸히 리그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한 제이슨 윌리엄스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화려한 패스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인기를 얻었지만 그 역시 조용히 사라졌다. 샬럿 밥캣츠의 아담 모리슨 역시 래리 버드의 후계자라는 언론의 평가를 받으며 리그에 입성했지만 벌써부터 유리몸 기질을 보이며 아무런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연 현재 뛰고있는 순수 백인플레이어들 중 특출한 능력을 지닌 선수가 한명이라도 있는가? 그럼 올스타급 백인 플레이어들은? 좀더 기준을 낮춰서 풀타임 주전급의 백인 선수를 찾아보라 하면 그 숫자는 몇 안되는게 현실이다.
현 시점에서 두각을 보이는 백인 선수들을 꼽으라면 미네소타의 마이크 밀러, 뉴욕의 데이빗 리, 유타 재즈의 카일 코버, 포틀랜드의 스티브 블레이크, 세크라멘토의 스펜서 허즈 정도가 되겠다. 특히 필자는 마이크 밀러를 현재 NBA에서 뛰고있는 최고의 순수 백인 플레이어라고 칭하고 싶다. 그는 정확한 슈팅력과 탁월한 시야를 지녔으며, 6-8의 사이즈를 이용한 리바운딩 능력까지 지니고 있다. 하지만 과거 리그를 점령했던 백인 선수들의 이름값에 비해 마이크 밀러라는 이름은 꽤 많이 초라해 보인다.
순수 백인 플레이어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절대 나쁜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수 있을까. 인종 차별을 하려는것이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필자가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NBA는 미국 국적의 선수들, 즉 흑인들과 순수 백인들이 함께 리그를 호령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NBA는 흑인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렸다.
그럼 왜 순수 백인 플레이어들이 NBA라는 무대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그 첫번째 이유는 바로 운동능력의 차이다.
흑인들에 비해 백인들의 운동능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힘과 탄력이 요구되는 NBA에서 백인들이 밀릴수밖에 없다. 선천적 능력에서의 차이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것이 현실이다.
그 두번째 이유는 바로 환경이다.
대부분의 흑인 농구선수들의 배경은 가난과 함께했다. 흑인들의 가정 형편은 백인들에 비해 좋지 않다는것이 정설이다. 농구는 공과 골대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그다지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렇기에 흑인들이 농구라는 스포츠에 몰릴 수밖에 없고 많은 부를 얻기위해 농구에 인생을 거는 흑인들이 많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좋은 백인들은 농구 외에도 접할수 있는 스포츠가 많아서 농구 외 다른 스포츠 종목으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물론, 이는 평균적 이론일 뿐, 모든 백인들의 형편이 좋은것은 아니다) 이는 유망주 발굴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점점 많은 흑인들이 농구에 몰리면서 자연스레 실력있는 유망주도 대부분이 흑인들 사이에서 발견되곤 한다. 결국 많은 대학 농구부들이 흑인 유망주들을 스카우트 해버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실력있는 백인 유망주가 있다면 당연히 뽑아야 하겠지만, 그 숫자가 흑인 유망주들에 비해 적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제 2의 래리 버드를 볼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 역시 극히 낮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막을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현재의 르브론, 코비 브라이언트, 앨런 아이버슨 등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들은 전부 흑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목표로 하는 흑인 유망주들 역시 많이 양산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백인들은 어떠한가? 과연 현재의 순수 백인 플레이어들 중 롤 모델로 삼을 만한 선수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 결국 NBA가 해야 할 일은 기다리는 것 뿐이다.
앞으로 제 2의 래리 버드, 제 2의 존 스탁턴이 출현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NBA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직도 많다. 만약 제 2의 래리 버드가 훗날 출현한다면, NBA는 적극적인 선수 마케팅으로 이 백인 플레이어들을 돋보이게 하고 감싸줘야 한다.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흑인과 백인이 어우러져 리그를 호령했던 80년대 그리고 90년대의 NBA로 회귀하려면 백인 선수들에 치중된 마케팅 전략으로 선회할 수 밖에 없다. 이 역시 필자가 원하는 것이다.
NBA는 미국인들이 창시한 프로 리그다. 물론 NBA가 흑인들만의 잔치로 이어지는것은 나쁘지 않다. 현재 NBA 커미셔너 데이빗 스턴은 선수들의 인종적 다양성, 그리고 NBA 세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흑인, 아시안, 유러피언, 그리고 백인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NBA를 빛낸다는것,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일까. 현재의 NBA는 코비, 르브론, 가넷, 던컨, 아이버슨등의 흑인 스타들,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 야오밍, 그리고 파우 가솔, 더크 노비츠키등의 유러피언 스타들까지..다양성과 세계화에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미국을 대표하는 백인 스타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게 안타깝다.
기다림은 미덕이라고 했던가. 훗날 제 2의 래리 버드가 나타나 조금 더 리그를 흥미롭게 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칼럼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