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한국시간) LA 레이커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경기가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겨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기 종료시간이 채 반나절도 되지 않았지만, 현지 미디어 커뮤니티를 비롯하여 국내외 포럼에서는 금일 경기의 심판판정을 두고 열띤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오늘 경기는 이견의 여지도 없이 클리블랜드가 월등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손쉽게 승리를 가져갔다. 때문에 아쉬움과 분노를 토로하는 것은 레이커스 측이다. 물론 심판판정이 100% 패배의 원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비중 있게 작용을 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스테이플센터에 운집한 2만여 관중들은 급기야 4쿼터 중반, 레이커스 전용 응원도구를 코트에 집어 던지는 극단적인 항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바쁜 추격전을 펼치던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수차례 슈팅파울이 불리지 않자, 마지못해 관중들이 분노를 표출시킨 것이다.

코비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파울을 범하더라도 최소한 상대선수가 다치지는 않아야 할 것 아닌가. 파울콜이 불리려면 거품이라도 물어야 할 것 같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레이커스의 수장 필 잭슨 감독은 “오늘 같은 홈팬들의 반응은 본적이 없다”며 운을 뗀 뒤 “오닐이 코비를 4번이나 넘어뜨렸지만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식스맨 라마 오돔만큼 최악의 크리스마스 저녁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후반전에 테크니컬 파울 누적으로 코트를 떠나야했기 때문이다.

오돔은 “심판들의 열정은 존중하지만 편파판정은 유쾌하지 않다. 판정이나 경기나 최악이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승리를 거머쥔 클리블랜드의 입장은 어떠할까?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금일 경기는 크리스마스 매치를 떠나서 미리 보는 파이널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최고의 시험무대였다. 때문에 르브론은 “레이커스나 우리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그래서 오늘의 원정 1승은 팀에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레이커스는 리그 최고의 팀이기 때문이다”며 승리에 대한 기쁨을 표하는 한편 “가득 찬 물병을 집어던지는 행동은 옳지 못하다. 선수든 심판이든 누구나 다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상황은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몰지각한 일부 관중의 행동을 꼬집었다.

‘패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만 냉철함과 프로의식이 결여된 판정은 반드시 지양 돼야 한다. 그래야만이 팬과 선수들, 나아가 리그가 보기 좋게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상호간의 불신은 자칫 집단의 퇴보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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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크리스마스 메인무대의 주연으로 우뚝 섰다. 클리블랜드는 26일(한국시간) 스테이플센터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LA 레이커스를 102-87로 제압하고 짜릿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겼다.

이로서 레이커스는 역대 NBA 크리스마스 최다 승리(現 20승) 기록경신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고, 코비 브라이언트는 샤킬 오닐과의 12월 맞대결을 4연패로 늘리며 유쾌하지 못한 크리스마스 밤을 보내게 됐다.

초반 분위기를 제압한 것은 클리블랜드였다. 클리블랜드는 레이커스의 잇따른 실책을 착실히 골로 연결시키며 일찌감치 앞서 나갔다.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1쿼터에만 9점을 집중시켰고, 오닐은 덩크슛만 3개를 터트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한 번 넘어간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오른손 검지 손가락 부상을 안고 있는 코비가 야투 난조에 빠진데다가, 앤드류 바이넘과 파우 가솔간의 2대2 플레이는 사전봉쇄 되며 공격의 활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때 20점 이상 벌어졌던 격차는 전반 종료와 함께 크게 좁혀져 있었다.

반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다름 아닌 론 아테스트. 르브론의 전담마크를 담당한 아테스트는 호수비와 함께 2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으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여기에 코비의 적극적인 골밑공략까지 뒤따르며 레이커스는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한편 휴식을 마친 르브론은 전반 종료 부저소리와 함께 하프라인 3점 슛을 성공시켰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무효처리 되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후반전은 더욱 치열한 분위기속에 전개됐다.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한 코비와 르브론 역시 코트바닥에 몸을 던지는 등 승리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쏟아내는 인기팀간의 대결이기 때문에 플레이오프를 방불케 했다. 때문에 휘슬 소리 하나에도 민감한 반응이 뒤따르며 선수들과 주심들의 움직임도 분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클리블랜드는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윌리엄스가 후반전을 알리는 신호탄을 연거푸 쏘아 올린데 이어, 오닐의 파워 넘치는 덩크슛과 르브론의 득점포가 계속됐다.

클리블랜드는 리그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바이넘과 가솔 트윈타워에 맞서 오닐과 일가우스카스로 높이 경쟁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레이커스의 골밑 공격력이 무력화되자 자연스레 코비에게 공격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레이커스의 아킬레스건으로 거론되는 벤치 지원사격이 오늘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주전 선수들의 체력안배도 패인으로 작용하였다.

승부의 분수령인 4쿼터에서도 결국 활기 넘치는 움직임을 보여준 클리블랜드 벤치가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벤치에너자이저이지만 사실상 잉여전력에 속하는 자마리오 문은 호쾌한 슬램덩크와 3점슛을 터트리며 레이커스의 추격의지를 꺾는데 일조했다.

한편 경기종료를 4분여 앞두고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은 일부 관중들이 응원도구를 코트에 투척하며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저녁에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다.

이밖에 전통의 라이벌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마이애미 히트와 뉴욕 닉스의 경기는, 30점 9리바운드로 활약한 드웨인 웨이드의 마이애미가 성탄 자축포를 올렸다. 뉴욕은 무려 7년 만에 크리스마스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홈팬들에게 실망만을 안겼다.

동부컨퍼런스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보스턴 셀틱스는 숙적 올랜도 매직과 접전 끝에 86-77으로 승리했다. 양 팀은 강력한 수비를 앞세우며 많은 득점을 바랐던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보스턴은 식스맨으로 출장한 라쉬드 월라스를 포함하여 5명이 두 자리 득점을 올리는 등 고른 공격분배가 이루어졌지만, 올랜도는 3할에 그친 팀 필드골 성공률로 악몽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특히 간판스타 드와이트 하워드의 부진이 뼈아팠다.

하워드는 리바운드를 20개나 걷어내며 골밑을 장악했지만, 7개의 야투만을 시도하며 이 중 6개를 허공에 날리는 등 적극적인 공격참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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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26일 오전 7, NBA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LA 레이커스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플레이오프를 빼놓고는 리그 흥행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크리스마스 매치에 이들 두 팀이 배정된 것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   



레이커스와 캐벌리어스가 만나야만 하는 이유

1. 리그 최고 선수의 대결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선수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르브론 제임스 둘 중 한명일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에 나란히 선발돼 미국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하기도 했던 둘은 만나는 경기마다 승부욕을 불태우며 멋진 경기를 해 왔다. 브라이언트는 제임스를, 제임스는 브라이언트를 서로 칭찬하기 바쁜 그 두명이 경기장에서 만날 때는 눈빛부터 달라진다.

2. 옛 동료간의 재회

2000,2001,2002년 레이커스의 일원으로 리그를 3연속 제패했던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은 이제 각각 레이커스와 캐벌리어스에 자리하고 있다. 이 둘은 단순히 동료였을 뿐 아니라, 친구였으며 라이벌이기도 했다. 2004년 샤킬 오닐이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한 이후, 그 둘은 리그에서 대표적인 라이벌 관계로 회자됐으며 결국 2004, 2005, 20063년 연속으로 코비의 레이커스와 오닐의 히트가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만나기도 했었다.

3. 리그 최강팀끼리의 진검승부

서부를 대표하는 강팀이 레이커스라면, 동부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는 바로 캐벌리어스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캐벌리어스는 66, 레이커스는 65승을 거두며 나란히 리그 1,2위의 승률을 기록했던 양 팀은 파이널에서 만날 수 있었지만, 캐벌리어스가 올랜도 매직에게 아깝게 동부 결승에서 패배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과연 이번 시즌에는 NBA 파이널에서 두 팀이 만날 수 있을까.




양팀 전력 분석
 

 

-

승률

-실 마진

순위

최근10경기

레이커스

23 - 4

85.2%

+8.52

서부 1

9 - 1

캐벌리어스

21 - 8

72.4%

+5.48

동부 4

7 - 3

 

 

필드골%

3%

필드골허용%

3점 허용%

실점

레이커스

46.2%

33.1%

42.4%

30.1%

95.0

캐벌리어스

47.9%

42.1%

43.5%

32.2%

94.1

현재까지는 레이커스가 안정적인 전력을 뽐내며 캐벌리어스와는 무시할 수 없는 차이를 내며 앞서가고 있다. -실 마진과 승패에서 볼 수 있듯, 레이커스는 현재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비해, 캐벌리어스는 지난해의 상승세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캐벌리어스 경기력의 원동력은 역시 수비력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수비력은 여전히 리그 수위권의 모습이다. 문제는 레이커스가 리그 최고 수비팀 반열에 오를 정도로 수비에서 발전했다는 것.

완연한 공격팀의 이미지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시즌의 레이커스는 공격보다 수비력이 돋보이는 팀이 되었다. 야투율과 3점이 지난해에 비해 모두 하락했지만, 야투허용%3점 허용%가 지난해에 비해 확연히 좋아진 모습이다. 각팀의 페이스를 보정해서 수비력을 평가하는 도구인 디펜시브 레이팅30개구단 통틀어 유일하게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캐벌리어스는 모든 면에서 지난 시즌만 못한 전력이지만 공격에서 필드골, 3점 확률이 모두 증가했고, 특히 3점은 무려 40%를 웃도는 고확률을 보여주고 있다. 캐벌리어스가 특히 나아진 것은 바로 페인트 존 득점. 지난해 리그 25위에 불과했던 페인트존 득점이 이제는 18위로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오프시즌에 영입한 샤킬 오닐의 효과인데, 부상에서 돌아올 리온 포우가 제 역할을 해낸다면 리그 상위권으로의 도약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키 매치업

르브론 제임스 vs 론 아테스트

트레버 아리자가 있었지만 르브론 제임스에게 힘에서 압도적으로 밀렸기에 중요 순간엔 팀의 에이스 코비 브라이언트가 직접 수비를 나서야만 했던 어려움을 론 아테스트의 영입으로 어느정도 털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 론 아테스트는 기본적으로 리그 최고 수준의 외곽 수비수일 뿐 아니라, 힘과 노련미를 겸비한 대 제임스 최적 병기라 할 만한 선수다. 반대로 제임스는 수비수가 그 누구이든 간에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 매치업에서 아테스트가 제임스를 적절하게 막을 수 있다면 캐벌리어스로서는 손쓸 새 없이 레이커스에게 당할 가능성이 높다.
 

샤킬 오닐 vs 앤드류 바이넘

리그에서 가장 무거운 사나이와 그에 버금가는 덩치를 가진 젊은 센터의 매치업이다. 샤킬 오닐은 전성기에 비해 매우 느려졌지만, 아직도 그 힘만큼은 당할 자가 없다. 바이넘 역시 신체조건이 아주 좋은 편인데, 문제는 오닐이 바이넘에게, 바이넘이 오닐에게 가하는 공격을 서로 막지 못하고 파울을 범해서 한쪽이 코트 위를 떠나야 하는 경우 각 팀의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샤킬 오닐이 없는 경우 일가스커스가 센터를 보게 되지만 인사이드 지배력에서 오닐에 미치지 못한다. 반대로 바이넘이 없는 경우 오덤이 파워포워드로, 가솔이 센터로 뛰게 되지만 오덤은 공격적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모리스 윌리엄스 vs 데릭 피셔

아마 실질적으로 위의 두 매치업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매치업이 될 것이다. 데릭 피셔는 팀디펜스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대인 방어에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단신의 빠른 가드들에게 일선 돌파를 많이 허용하면서 상대 공격의 물꼬를 틔워주고 있다. 윌리엄스는 지난 시즌보다는 득점에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3점포와 돌파를 보여주고 있어 컨디션이 정상적이라면, 피셔를 상대로 평소보다도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윙이나 인사이드에서 우위를 기대하기 힘든 캐벌리어스가 윌리엄스의 활약을 통해 공격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가 이 게임의 관건이 될 것이다.


키 포인트

# 레이커스

 * 3점포의 가동 여부
 *
수비 리바운드 사수
 * 파마-브라운의 벤치 선수 활약 여부

# 캐벌리어스

 * 인사이드의 활약 여부
 *
제임스의 꾸준한 활약 여부
 * 윌리엄스의 돌파-
외곽



그러나 이 모든 조건-분석에도 불구하고 NBA 팀들 끼리의 대결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토니 델크의 53점을 경기전에 예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듯이. 가장 좋은 방법은 아침 일찍 일어나 결과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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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압둘자바와 매직 존슨.

아마도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  칼 말론과 존 스탁턴과 더불어 NBA 역대 최고의 궁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자신의 나이와 상관없이 어느 팀에서건 자신이 리더가 되어서 팀을 이끌어야지만 직성이 풀렸던 매직 존슨. 그에게도 넘지 못 할 산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70년대 농구판을 휩쓸다시피 했던 수퍼스타, 카림 압둘자바였습니다.

코트 위에선 자신이 야전 사령관이 되어 휘저었어도, 경기 외적인 부분에선 조용하고 차가운 카리스마의 압둘자바 앞에서 숨을 죽였던 매직 존슨이었습니다.

얼음과 불이어서였을까요? 이 둘은 자연스레 서로 녹아들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타인의 아성을 침범하지 않은 채..

 
이 둘의 궁합은 매직의 첫 시즌, 첫 경기부터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직의 프로 데뷔 경기인 샌디에고 클리퍼스 전에서부터 이 둘은 호흡이 척척 맞았던 것입니다.

매직은 어떻게 해야 압둘자바가 효과적으로 스카이 훅을 던질 수 있는 지 본능적으로 알았고, 그래서 그 큰 신장과 뛰어난 센스를 이용, 칼같이 정확한 엔트리 패스를 게임 내내 넣어 주었습니다.


경기는 2초를 남겨두고 동점, 레이커스의 마지막 공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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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존 외곽에서 마크 랜스버거로부터 패스를 받은 압둘자바는 그대로 장거리 훅 슛을 터뜨립니다.

경기가 레이커스의 극적인 승리로 끝나면서 압둘자바에게 제일 먼저 달려와 안긴 선수는 역시 매직 존슨이었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온갖 매스컴에서 떠들어 댔며 전 농구팬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그의 프로 데뷔전이었습니다. 더구나 다른 선수도 아닌 그가 존경하던 압둘자바가 그의 프로 데뷔전을 승리로까지 이끌어준 것입니다.


80년, 82년 우승, 83년, 84년 2연속 파이널 진출, 85년 우승, 87년, 88년 백투백 우승, 89년 파이널 진출... 10년 동안 8번의 파이널 진출, 그리고 다섯 번의 우승, 이 둘이 10년 동안 함께 뛰며 이뤄낸 쾌거입니다.


이 둘이 함께 했던 시즌 중 하나인 1983-84 시즌에 있었던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 시즌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압둘자바가 윌트 체임벌린의 커리어 총득점을 깰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던 시즌이었습니다.

3~4년 전에 체임벌린이 압둘자바는 자신의 총득점 기록을 절대 깨지 못할 것이라며 못 박아둔 적이 있어서 더 귀추가 주목되던 시즌이었죠.

결국, 정규시즌 막바지인 1984년 4월 5일, 대 유타 재즈전에서 그 역사적인 순간의 기회가 왔습니다.

이 경기에서 압둘자바가 14점만 득점하면 체임벌린의 기록을 깨는 것이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매직 존슨은 반드시 자신의 어시스트로 압둘자바가 체임벌린의 기록을 깨게 할 것이라며 호언장담 했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유타 재즈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단, 7-4의 거인 블라킹 머쉰, 마크 이튼이 압둘자바가 자리를 아예 못 잡도록 수비를 탄탄히 했고, 퍼리미터에선 리키 그린, 대럴 그리피스, 애드리안 댄틀리를 앞세운 올스타 라인업의 기세가 너무도 등등했습니다.

매직 존슨은 끊임없이 압둘자바에게 공격기회를 만들어 줬고, 압둘자바는 그 패스를 꾸역꾸역 득점으로 연결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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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자바가 12점을 득점함으로써 체임벌린의 기록을 깨는데 단 두 점만 남겨놓은 상황, 매직 존슨이 공을 드리블치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기록의 순간을 지켜볼 수 있게 된 유타의 홈관중들은 모두 기립해서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었습니다. 유타의 모든 홈관중들이 레이커스의 매직과 압둘자바를 응원하고 있었거든요.

매직은 침착하게 엔트리 패스를 압둘자바에게 투입했고, 압둘자바는 잠깐 불완전한 드리블을 하다 이내 몸의 균형을 잡으며 회심의 스카이 훅을 이튼의 긴 팔 너머로 던졌습니다.

골인~

31,421번째 득점.

호언장담했던 체임벌린의 예언이 38세의 압둘자바에 의해 보기좋게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역사적인 순간이었어서, 주심은 작전타임도 없었는데 경기를 중단시켜 줬습니다.

온 유타 홈관중들이 압둘자바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줬고, 그에게 제일 먼저 달려가 포옹을 해준 선수는 역시나 매직 존슨이었습니다.

경기는 15분 동안이나 중단됐고, 경기 중에 기자들이 계속해서 압둘자바를 인터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장내 아나운서는 체육관이 떠나가도록 압둘자바의 위대함과 그가 세운 깨지기 힘든 기록들을 관중들에게 소개해 줬습니다.


이와 연관된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 기록경신에 대한 공식 축하파티는 레이커스가 홈으로 돌아온 이틀 후에 레이커스 홈구장인 포럼 경기장에서 성대하게 치뤄졌는데, 이 자리에 윌트 체임벌린이 직접 나와 압둘자바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이죠.

사실 체임벌린은 레이커스의 대 유타전에 공식적으로 초청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인해 자신의 기록이 깨지는 순간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경기장에 오지 않았다는 무성한 신문보도들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체임벌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레이커스 홈구장에서 압둘자바와 뜨거운 포옹을 하며 그의 위대함을 칭송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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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존슨과 압둘자바 간의 보기 드문 찰떡 궁합, 그들이 만들어낸 깨지기 힘든 기록의 경신, 그리고 자신의 기록을 깬 선수를 뜨겁게 포옹해주며 진심으로 축하해준 체임벌린...

이들이 보여준 사나이들의 훈훈함과 뜨거운 우정이 추운 연말연시를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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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SPECIAL 2009. 10. 19. 12:25

2009-10 NBA 퍼시픽 디비전 프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글: 이승보(Gold&Purple)

디펜딩 챔피언 LA 레이커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최하위 그룹을 담당하는 팀이 무려 3팀이나 소속되어 있어 불균형을 이루는 퍼시픽 디비전이다.

올 한 해는 레이커스의 독보적인 선두질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8번 시드를 얻으려는 피닉스의 분투와 클리퍼스의 부활 날개짓, 그리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세크라멘토 킹스의 눈물겨운 탈꼴지 경합으로 요약 될 수 있겠다.


LA 레이커스 (2008-09시즌 성적 : 65승 17패)


In_ 론 아테스트
Out_ 트레버 아리자, 쑨예

론 아테스트가 2-3-4번 모든 포지션에서 플레이 가능하기에 빠른팀과 느린팀 모두 적절한 대응을 하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라인업 유동성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한살을 더 먹었지만, 만 2년만에 여름을 쉬면서 보냈고 우승반지는 네 개가 되었다.

올시즌 레이커스는 리그 최고의 수비팀에 도전할 정도로 강력한 라인업을 갖췄다. 오돔-가솔-바이넘의 위력은 이미 증명이 끝났고,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코비-아테스트의 협력 수비는 조던-피펜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아테스트는 클러치 타임 외곽 공격에도 팀의 숨통이 틔워주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포인트가드다.

피셔는 4시즌 연속으로 82경기 전경기에 출장했으며 시즌 30분 가까이 뛰고 있지만, 이제 발도 느려지고 있고 벌써 서른 다섯이 되었다. 올해 안에 피셔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을거라 기대했던 파마는 이제 재계약도 불투명한 상태. 섀넌 브라운이 기대만큼 그 둘을 뒷받침 해줄 수 없다면 레이커스는 포인트가드 문제 때문에 시즌 내내 골치를 썩을것이다.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팀은 아무도 없다. 부상 선수가 한두명 생기더라도 시즌 전체로 봤을때 서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할 공산이 높다. 72승 기록을 깨지 않겠느냐는 소리 레지 밀러는 그러하리라고 답했다. 레이커스가 1999-00시즌 이후, 10년만의 리그 승률 1위를 탈환할 수 있을까. 또 72승은 어떨까.


피닉스 선즈 (2008-09시즌 성적 : 46승 36패)

In_ 얼 클락, 채이닝 프라이, 테일러 그리핀
Out_ 맷 반스, 샤킬 오닐

샤킬 오닐이 떠났지만 선즈 농구의 핵심인 SSOL(7 Seconds or less:7초이내에 공격을 마무리)이 부활할 조짐이 보인다. 신임 감독인 앨빈 젠트리가 화끈한 공격 농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킬 오닐 대신 센터로 뛸 채닝 프라이는 누구보다 잘 달릴 수 있는 센터다. 내쉬와 힐은 나란히 계약을 2년 연장했다.

이 디비젼의 팀들은 모두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한다. 스티브 내쉬, 제이슨 리차드슨, 레안드로 바보사는 설명이 필요 없을테고, 그랜트 힐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37세 선수임에 틀림없다. 농구가 수비없이 공격만 하는 종목이었다면 이미 내쉬는 양손에 반지를 끼우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레의 인사이드 파트너를 채닝 프라이로 낙점한 그 순간부터 인사이드 수비 문제는 선즈가 감수해야만 할 운명이 되었다. 프라이가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보인다면 아마레가 다시 센터로 뛸 확률이 높다. 과연 이들이 ‘선골동놀’의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가 관심사.

그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돌격대장 내쉬가 이끄는 피닉스의 돌격대가 서부 판도를 뒤집어 놓을 것이다. 플레이오프는 물론이고 모든 강팀들은 피닉스를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서부팀들이 전체적으로 강해졌지만, 휴스턴의 몰락으로 인해 피닉스를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떨어뜨릴 팀은 보이지 않는다.


LA 클리퍼스 (2008-09시즌 성적 : 19승 63패)

*파란색은 신인 NCAA성적*

In_ 블레이크 그리핀, 라슈얼 버틀러, 세바스찬 텔페어, 크레익 스미스
Out_ 재크 랜돌프, 퀸튼 리차드슨

에릭 고든의 성장과 블레이크 그리핀의 합류로 지난해보다 훨씬 짜임새 있는 팀이 되었다.

그리핀-캠비-케이먼은 과연 오덤-가솔-바이넘과 흡사한 활약을 해줄 수 있을까. 지금까지 클리퍼스의 문제점은 기량이 아니라, 맞지 않는 손발이었다.

 마커스 캠비와 크리스 케이먼은 이미 검증을 끝마친 좋은 선수들이고, 블레이크 그리핀은 던컨 이후 가장 여유있게 드래프트에서 1번으로 뽑혔다. 7피트의 신장을 자랑하는 디안드레 조던은 지난 시즌 35분 기준, 11.3 리바운드와 2.75 블락을 기록했다. 운동능력 덕분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클리퍼스의 화두는 언제나 부상이다.

배런 데이비스는 최근 7시즌간 평균 61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으며, 지난 시즌 31분간 62경기를 출장한 캠비의 나이는 이제 서른 다섯살이다. 케이먼은 이제 전성기에 들어설테지만 최근 2시즌간 87경기 출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린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화려한 겉보기로만 놓고 볼때는 플레이오프를 걱정할 팀이 아니지만, 올 시즌 서부는 동부의 빅3를 상대할 만큼 강해진 팀도 있고 하위권 팀들 역시 상당한 전력 보강을 한 상태라 성적이 크게 뛰어오르리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선수들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전제하에 플레이오프는 모르더라도 놀림거리에서는 벗어나리라 본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008-09시즌 성적 : 29-53)

 
In_ 스피디 클랙스턴, 스테판 커리, 데븐 조지, 에씨 로, 미키 무어
Out_ 마르코 벨리넬리, 자말 크로포드

이제는 더 이상 돈 넬슨 감독이 이끄는 전사들은 도깨비팀 이상을 바라볼 수 없다. 스티븐 잭슨은 절대 기아 타이거즈의 이종범처럼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을 모아 승리로 이끌 수 없는 선수다. 설상가상으로 몬타 엘리스와 스테판 커리의 사이도 좋지 않다. 유망주야 원체 넘쳐나는 팀이라 벨리넬리를 트레이드 한 것이 방향성에서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었지만, 받아온 선수가 데븐 조지라서야 영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느낌이다.

백코트 공격력만큼은 리그에서도 손꼽힐만큼 강력하다. 잭슨은 개인 공격력에 있어서 중요 순간에도 빛을 발할 수 있는 뛰어난 옵션이고, 엘리스와 새로 합류한 커리 역시 대단한 공격력과 스피드를 지닌 가드다. 거기에 자유투 얻어내기 ‘달인’의 위치에 올랐다는 평가를 듣는 코리 매거티까지 있으니 부상 악령이 덮치지만 않는다면 올해도 팀 득점 상위권에서 워리어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비력, 특히 골밑 수비가 문제다. 엘리스가 공격하느라 지친 몸을 수비때 쉬게 하는 동안, 돌파하는 상대 선수들을 포워드-센터들이 도맡아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 팀의 프런트코트 라인은 자기 몸 건사하기도 바쁘다. 토니 파커가 돌파하고 있을 때 파커는 커녕 던컨과 맥다이스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커리와 엘리스의 출장 시간 분배는 꽤 골치 아픈 문제다. 건강하다고 무조건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보다 낮은 성적을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제대로 된 중량급 인사이더를 데려올 수 없다면 올해도 판타지 전용 스탯 놀이팀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나마 판타지에서라도 인기 있는 팀이라는 것이 다행이 아닐수 없다.


세크라멘토 킹스 (2008-09시즌 성적 : 17승 65패)


In_ 타이레케 에반스, 션 메이, 데스먼드 메이슨
Out_ 이케 디오구

지난 시즌 1할대 승률을 간신히 벗어난 팀 치고는 오프시즌에 너무나 조용했다. FA영입이라고는 최소연봉의 두명밖에 없었으며, 그외에 팀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팀내 얼마 없는 성실한 수비수 프랜시스코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의 절반 이상을 결장하게 되어 더 이상 성적을 기대할 수는 없어보인다. 단 한가지 호재는 폴 웨스트폴 감독이 유망주 조련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거다.

케빈 마틴이나 타이릭 에반스 모두 좋은 돌파력을 지니고 있어 공격에서만큼은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 부상때문에 당분간은 보지 못하겠지만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가르시아 역시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이 팀은 총체적으로 다들 수비에 신경쓰지 않으며, 근본적으로도 제대로 수비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사이즈는 좋은 편이지만, 그 사이즈를 전혀 살리지 못하며 파울이 너무나 많다. 상대팀에게 쉬운 슛을 많이 허용하고, 세크라멘토와 만나는 팀은 모든 선수가 스티브 내쉬나 제이슨 카포노처럼 3점슛을 성공시킨다. 큰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리바운드 마진이 매우 좋지 않다.

미리 언급했듯이 신임감독의 유망주 육성은 장점이지만, 당장 성적을 기대할 만큼 클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마틴이 자신의 득점 뿐 아니라 팀을 위한 플레이를 생각하고, 수비에 신경쓰면서 팀을 다독이지 않는 한 이 팀은 10승대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장의 성적은 포기하고 3~4년 후를 바라보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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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이커스가 통산 15번째 우승을 이루어내며 마침내 명가재건에 성공했다.

지난 해 라이벌 보스턴 셀틱스에 고배를 들며 절치부심 돌입한 2008-09시즌. 이번 우승은 팀의 성공 이전에 선수 개개인에게도 저마다 각기 다른 의미와 상징성을 부여했다.  

도우미에서 주역이 된 코비 브라이언트에게는 반드시 증명해야할 도전과제였고, 필 잭슨 감독은 통산 10회 우승의 금자탑이 눈앞에 있었다.

잭슨은 레이커스에 처음으로 부임했던 지난 1999년 당시 코비의 첫인상을 “이기심이 많고 아직 덜 다듬어진 선수”라 평가하였다. 그리고 기회만 되면 샤킬 오닐에게 득점기회를 줄 것을 주문하였고 비디오를 통해 코비의 실책을 일일이 지적하며 칭찬대신 채찍을 들었다.

잘되라고 쥔 매였지만 오닐까지 연루된 이들 불화는 심리치료사까지 동원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화려한 승리와 우승, 그리고 성공 뒤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었다. 반목, 그것은 리그 최고의 팀과 콤비를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트렸다.

이 두 남자는 어떻게 다시 한 번 성공을 일궈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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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바닥까지, 그리고 다시 비상하다

파이널 MVP를 거머쥔 코비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2003-04시즌을 끝으로 리더 오닐이 이적하며 시작된 온갖 구설수와 언론의 왜곡된 보도들이 그를 힘들게 했기 때문이다. 코비는 우승소감에서 “마치 내 등에 있던 커다란 짐이 떨어져 나간 느낌이다. 정말 최고의 기분”이라며 홀가분함을 밝혔다.

경기 직후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는 “오닐 없이 처음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당신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3연속 우승 후에 팀이 해체되자 사람들은 내가 우승하지 못할 것이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했고 매우 자랑스럽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파이널 기간에 코비를 지지했던 오닐도 금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축하한다. 코비는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 오늘 경기도 훌륭했고 이 기쁨을 마음껏 누리기 바란다”며 옛 동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그 최고의 센터를 쫓아낸 이기적인 동료“부터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하는 득점왕‘까지 그에게 쏟아진 비난들은 다양했지만 이는 코비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팀의 변화와 전력상승은 코비를 이타적인 팀플레이어로 변모시켰다. 

30점을 올리던 과거와는 달리 동료들을 보다 더 신뢰하고 의지하게 된 것이다. 이는 필 잭슨 감독의 코칭철학과도 부합하는 것으로 그의 오랜 제자인 마이클 조던 역시 같은 과정을 밟아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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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조던도 과거에는 동료들에 대한 불신 때문에 6년을 무관으로 보냈다. 하지만 이기심을 버리고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가슴에 품을 때까지 인고의 시간을 거쳤다. 그러고 나서야 마침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코비 역시 조던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이로운 81점과 온갖 득점 기록들을 쏟아냈지만 정작 4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당시의 레이커스는 코비만 막으면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80년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조던룰’이라는 전술을 내놓으며 유유히 승리를 가져간 것과 맥을 함께 했다.

행여 컨디션이 좋아 이중 삼중의 수비를 뚫고 대량득점을 올리는 날에는 나머지 팀원들이 부진하여 경기를 내주었다. 이러한 악순환은 필 잭슨 아래 있던 두 명의 거장들 모두가 겪어온 과정이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었다.

이밖에 코비는 파이널 최우수 선수상이 ‘빌 러셀 파이널 MVP’로 개명되고 처음으로 수상자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 도우미에서 우승 견인차로 7년만에 개가를 올린 것이다. 


운도 이쯤 되면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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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의 성장에 누구보다도 흐뭇해 할 사람은 바로 레이커스의 수장 필 잭슨 감독이다. 자존심 강한 스타선수들의 마음을 돌리며 팀을 결속시킨 잭슨 감독의 역량은 통산 10회 우승, 역대 최다우승 감독을 만들었다.

잭슨 감독은 “오늘은 조니 ‘레드‘ 커를 추억하는 뜻에서 시가를 태워야겠다”며 웃음을 놓치지 않았다.(역주: 레드 커는 지난 3월 유명을 달리한 시카고 불스의 전설적인 해설가이자 前 감독) 

지난 2001-02시즌, 다시 한 번3연속 우승을 차지한 잭슨감독은 古 레드 아우어벅과 최다우승 타이를 이루며 10회 우승에 근접했었다. 하지만 눈앞에 둔 금자탑의 마지막 층을 쌓기 까지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패하며 초유의 4연속 우승에 실패한데 이어 칼 말론과 게리 페이튼이 합류한 2003-04시즌에는 이른바 ‘전당포(미래에 헌액될 명예의 전당 4인을 이르던 말)’ 라인업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며 다시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아홉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잭슨 감독의 감독경력이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는 호사가들의 입방아도 뒤따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잭슨의 퇴진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The Last Season'이라는 자서전을 통해 “코비는 통제가 불가능한 선수”라며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낸 잭슨이 다시 레이커스로 돌아온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잭슨 감독은 플레이오프 탈락과 함께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레이커스에 구원의 손길을 뻗었다.
 
상황인 이전과 크게 달랐다. 역사상 최고 센터의 반열에 오른 오닐도, 4쿼터의 사나이 로버트 오리는 이미 다른 팀에서 종횡무진 하고 있었다. 수년간 트라이앵글 시스템에 손발을 맞춘 선수단 역시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는 잭슨 감독에게 있어 중대차한 도전이었다. 조던과 피펜, 오닐과 코비 등 당대 최고의 선수와 한 평생 함께 해온 그는 공공연히 운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손가락에 낀 9개의 반지에 만족할 수 없던 이유다.

가죽자켓에 오토바이를 타고 시카고 도심을 질주하던 ‘터프가이‘ 필 잭슨. 이제는 백발이 성하며 몸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그의 남다른 승부근성과 리더십은 여전히 살아있다.

세계 최고의 영웅이었던 조던을 팀원 모두가 보는 앞에 세워놓고 호통을 치던 기백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선을 중시하는 그의 신앙과 인생철학은 여전히 젊은 선수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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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NBA 챔피언 결정전에 대해 언급하여 화제다. 오바마의 남다른 농구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정계인사들 뿐 아니라 농구팬들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NBA 파이널은 전통의 명가 LA 레이커스와 14년 만에 돌아온 신흥강호 올랜도 매직이 격돌한다.

AP는 오바마 대통령이 “레이커스와 올랜도 중 어느 팀이 우승할 것 같습니까?”라는 리포트의 질문에 “내 생각에 레이커스가 6경기 안에 승리할 것 같다”며 답했다고 전했다.

오마바 대통령은 지난 3월에 치러진 NCAA(미 대학농구) 결승전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우승을 예언하여 적중시킨 바 있다. 그의 발언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고의 외교과제로 삼고 있는 중동권의 화해를 위해 순방 차 2일(이하 한국시간)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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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일반 뉴스 2009. 5. 20. 03:54

2009 NBA 서부컨퍼런스 결승전 프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글 : 턴오버LAKERS

2008-09 정규시즌 서부컨퍼런스 1위를 차지한 LA 레이커스와 2위 덴버 너겟츠가 파이널로 향하는 마지막 길목에서 5월 20일(한국시간) 첫 맞대결을 갖는다. 코비 브라이언트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레이커스, 첸시 빌럽스를 영입한 후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한 덴버는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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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의 상대전적

2007-08 정규시즌에서 레이커스는 덴버를 3전 전승으로 제압했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레이커스는 앨런 아이버슨과 카멜로 앤쏘니가 건재한 덴버에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아이버슨과 앤쏘니는 매경기 47점을 합작했지만 평균 33.5점을 기록한 코비를 막지 못하며 무너져내렸다. 스윙맨을 저지할만한 퍼러미터 수비수가 부재했던 덴버는 파워포워드인 케년 마틴까지 코비에게 붙이는 강수를 둔 바 있다. 하지만 코비는 제 세상을 만난듯 덴버의 수비를 유린했고, 오히려 이로 인하여 골밑에 헛점을 드러내며 파우 가솔에게 제압당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번 시즌의 상대전적

덴버는 이번 시즌초 앨런 아이버슨을 디트로이트에 보내는 대신 콜로라도주의 스타플레이어인 빌럽스를 받아왔다. 그동안 공격력만큼은 리그 최고였지만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던 덴버는 빌럽스의 가세로 점차 공수 모두 균형을 갖춘 팀으로 변화해갔다. 지난 시즌 107점에 달했던 경기당 실점이 이번 시즌 100.9점으로 줄어든 것이 그 반증이다.

레이커스와 덴버는 이번 시즌 네 차례 맞대결을 펼쳤고 3승 1패로 레이커스가 우세했다. 하지만 1차전은 빌럽스가 아직 덴버에 오기 전이었다는 점과 나머지 세 경기에서는 양팀이 현재와 같은 베스트 전력으로 맞붙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승부를 예측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덴버 입장에서는 세 번째 대결에서 지긋지긋한 레이커스 전의 연패를 끊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2라운드까지의 두 팀

일찌감치 서부 1위를 확정짓고 1라운드에서 유타 재즈를 만난 레이커스는 4승 1패로 무난하게 2라운드에 진출해 휴스턴 로켓츠와 상대했다. 휴스턴은 이미 공격의 핵인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는 디켐베 무톰보가 시즌아웃된 상태였다. 게다가 고군분투하던 야오밍마저 3차전을 끝으로 결장하게 됨에 따라 레이커스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서부 1위팀답지 않게 롤러코스터와 같은 경기력을 보이며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가까스로 컨퍼런스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접전이라기보다는 졸전이라는 표현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파우 가솔은 “휴스턴과의 시리즈는 우리가 하나의 팀으로서 단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우리는 이를 증명할 것이다”라는 말로 컨퍼런스 결승에 임하는 레이커스 선수들의 의지를 대변했다.

반면 덴버는 1라운드에서 크리스 폴이 이끄는 뉴올리언스 호네츠를 4승 1패로 제압하며 카멜로 앤쏘니 입단 후 이어져온 1라운드 징크스를 허물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2라운드에서는 덕 노비츠키가 버틴 댈러스 매버릭스를 역시 4승 1패로 꺾고 순항을 거듭하며 1985년 이후 최초로 서부 결승에까지 올라갔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수비조직력이 탄탄해진데다 계속된 승리로 자신감도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태이다. 조지 칼 감독은 “우리는 수비가 아주 뛰어난 팀은 아니지만, 공격만으로 레이커스를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 두 경기 정도는 수비를 통해 이겨야 한다”며 승리의 해답을 수비에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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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은?

레이커스를 이끌고 있는 코비는 2008-09 시즌에서 덴버를 상대로 평균 31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여전히 덴버에 코비의 득점력을 제어할만한 수비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더블팀으로 코비를 마크하면 앤드루 바이넘과 가솔이 인사이드에서 맹폭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덴버가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했던 뉴올리언스와 댈러스는 파워포워드가 중장거리에서 득점을 올리고 센터는 공격보다 수비에 주력하는 팀이었다. 따라서 덴버는 상대의 득점원인 파워포워드를 막는 데 힘을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다르다. 무릎부상에서 컴백한 후 한동안 경기적응과 마인드 문제로 고전했던 바이넘은 점점 자신의 사이즈를 믿고 공격시도를 늘려가고 있으며, 가솔은 휴스턴과의 7차전에서 볼 수 있듯 스피드와 센스를 이용해 인사이드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베테랑 데렉 피셔와 이번 시즌 3점슛을 장착한 트레버 아리자를 비워두어도 안 된다. 끊임없이 코트를 누비며 오픈찬스를 노리는 사샤 부야치치의 한방은 물론 3점과 돌파능력을 겸비한 조던 파마와 섀넌 브라운의 존재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대로 덴버는 플레이오프가 되면 더욱 불타오르는 빌럽스의 존재 자체가 큰 강점이다. 또한 빌럽스와 앤쏘니가 이루는 원투펀치는 상대의 코비-가솔 듀오에 비해 뒤지지 않을만큼 꾸준하며, 클러치 상황에서 두둑한 뱃심을 자랑한다. 빌럽스는 돌파할 때 자신의 득점보다는 비어있는 동료를 찾아 패스하는 경우가 잦으므로, 아리자와 같은 선수들은 이 패스의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 발이 느린 피셔의 경우 빌럽스의 돌파를 막겠다고 간격을 두고 수비하면 여지없이 3점슛을 얻어맞을 가능성이 크다.

네네와 케년 마틴이 버티는 인사이드진은 레이커스의 바이넘-가솔에 비해 신장에서 열세를 보이지만, 그들의 끈기있게 몸싸움을 벌인다면 휴스턴을 상대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레이커스의 빅맨들이 고전할 수 있다. 벤치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J.R. 스미스와 ‘버드맨’ 크리스 앤더슨의 존재도 호재다. 특히 레이커스로서는 섯부른 골밑공략은 절대금물이다. 덴버의 새로운 골밑 파수꾼으로 자리매김한 앤더슨에게 오늘의 탑10 하이라이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며

이번 시즌 리그 1위를 차지한 클리블랜드를 제치고 우승 0순위로 꼽히던 레이커스는 휴스턴과의 접전을 거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그들이 염원하는 우승을 위해서도 덴버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덴버의 입장에서도 파죽지세로 컨퍼런스 결승까지 올라온 지금이야말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할 수 있다.

두 팀의 피할 수 없는 첫 맞대결은 20일 오전 10시에 레이커스의 홈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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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시카고 불스 주전멤버로 활약했던 론 하퍼가 한국을 방문한다.

사실 론 하퍼라는 이름은 NBA 농구에 심취한 열혈 매니아가 아니라면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흔한 포털사이트 인물사전에도 기록이 없는 선수이니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카고의 향수를 잊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하퍼의 존재가 가슴속 한 구석에 선명히 남아 있을 것이다.

하퍼는 과연 어떤 선수였을까?


최고의 스윙맨에서 나락으로

하퍼는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 스타플레이어들과 함께 시카고의 3연패에 일조한 최고의 ‘조연’이었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농구인생을 되돌아보면 이보다 파란만장한 이야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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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는 마이애미 대학시절 공수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던 ‘주연‘이며 스타플레이어였다. 마이애미 재학시절 4년 동안 경기 당 19.8점을 기록한 하퍼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공격형 선수였다. 운동능력도 발군을 자랑하여 멋진 슬램덩크를 곧잘 성공시키던 하퍼를 두고 혹자들은 줄리어스 어빙과 비교하기도 하였다. 현역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어빙과의 첫 번째 대결을 꼽는 하퍼에게는 엄청난 영광이었다.
 
뛰어난 공격만큼이나마 수비도 빛이 났다. 스틸은 물론 리바운드와 블락에서도 웬만한 빅맨 급 이상의 기량을 발휘하여 하퍼는 공수에서 완벽한 스윙맨으로 거듭나있었다.

졸업 후 1986년 NBA 드래프트에 뛰어든 론 하퍼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황금기를 이끌 브래드 도어티, 마크 프라이스와 함께 전체 8번 픽으로 프로에 입문한다.

루키 시즌은 하퍼에게 잊지 못할 한 해였다. 하퍼는 본인의 생애 최다 기록이자 루키 전체 1위인 경기 당 22.9점(리그 16위)으로 득점본능을 드러냈고 경기 당 2.6개의 볼을 훔치며 이 부문에도 리그 4위에 올라 신인왕을 예약한 듯 보였다. 하지만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척 퍼슨에게 밀려 결국 최종 투표는 2위로 마감,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하퍼는 개막 두 달 만에 심각한 발목부상으로 단 25경기나 결장했다. 공격빈도는 출장시간과 함께 다소 줄어들었지만 수비력 하나는 여전했다. 건강을 되찾은 하퍼는 훗날 몸담게 될 시카고 불스와 피할 수 없는 플레이오프 라이벌전을 시작하게 된다. 상대는 자신과 비슷한 신체조건을 지닌 마이클 조던이었다. 때문에 당시 하퍼는 클리블랜드의 원정 유니폼 색에서 착안된 ‘오렌지 조던’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하퍼는 조던과 함께 수년 뒤 시카고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백코트 수비군단의 핵심인물이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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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클리블랜드 시절의 하퍼 역시 조던의 여느 라이벌들과 다를 바 없는 신세였다. 시카고는 당시 해마다 디트로이트의 괴롭힘에 고배를 들었지만 클리블랜드 역시 뉴욕 닉스와 함께 시카고의 조연에 머물렀다. 특히 클리블랜드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던 조던의 활약에 하퍼는 ‘제2의’라는 수식어에 만족해야 했다.

줄리어스 어빙의 후계자, 제2의 에어조던 같은 칭송은 하퍼에게 있어 더 없는 영광이었지만 결국 팬들과 농구관계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주었다. 좋은 선수임은 분명했지만 주위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히 높이 날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빛났던 클리블랜드시절에는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올스타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1987년부터 1988년까지 두 차례 슬램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하며 별들의 전쟁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쟁쟁한 공중곡예사들에 가려 이렇다할만한 인상도 심어주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프로생활의 첫 번째 전환점이 찾아왔다. 클리블랜드가 클리퍼스의 레지 윌리엄스와 신인 대니 페리를 받는 조건으로 하퍼와 미래의 드래프트 픽 3장을 넘기는데 합의한 것이다. 만년 약체팀으로 리그 모든 선수가 꺼리는 LA 클리퍼스에 새 둥지를 틀게 됐지만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용꼬리보다는 뱀머리, 재능 앗아간 무릎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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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퍼스 입장에서 하퍼의 영입은 더 없는 선택이었다. 당시 클리퍼스는 대니 매닝와 찰스 스미스라는 전도유망한 선수들로 강력한 프론트라인을 구축하고 있었지만 백코트의 공격력 부재가 가장 큰 문제였다.

마지막 퍼즐을 채운 클리퍼스는 하퍼와 함께 새롭게 태어났다. 주장까지 담당하게 된 하퍼는 젊은 클리퍼스를 16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며 마침내 ‘주역’으로 우뚝섰다. 1992-93시즌에는 클리퍼스 구단 기록인 단일 시즌 스틸 기록(177개)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하퍼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클리퍼스에서 보낸 마지막 해에 팀이 와해된 것이다. 클리퍼스의 미래였던 매닝과 ‘덩크 아티스트‘ 도미니크 윌킨스의 트레이드가 불운의 시작이었다.

취지는 나쁘지 않았다. 구단 입장에서는 윌킨스가 전성기에 비해 운동신경이 다소 떨어졌지만 흥행 상승과 함께 당장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정작 윌킨스의 생각은 달랐다. 10여 년 동안 애틀랜타 호크스의 아이콘이자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기 때문에 클리퍼스 행은 그에게 있어 좌천과도 다름없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와 함께 팀의 재건을 다짐했던 하퍼의 꿈은 그렇게 허물어졌다. 미래를 약속했던 젊은 유망주들은 하나 둘 팀을 떠났고, 주위에는 불만으로 가득 찬 베테랑 선수들과 은퇴를 앞둔 노장들, 이적을 기다리는 일회용 선수들로 득실댔다.

하퍼는 또 한 번의 멋진 시즌을 보냈지만 팀은 27승 55패를 거두며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1994-95시즌을 앞둔 하퍼 인생에 일대 개혁의 바람이 일었다. 무릎수술과 시카고와의 계약. 두 번째 터닝포인트였다.


희생과 바꾼 6개의 우승반지 
 
시카고가 하퍼에게 원하는 것은 클리퍼스와 같았다. 조던의 돌연은퇴로 득점을 올려주는 공격형 슈팅가드를 물색하던 차에 눈에 띈 것이 하퍼였다. FA신분이었던 하퍼의 영입은 즉각 이루어졌다.

하지만 하퍼는 무릎수술로 인해 그가 가지고 있던 많은 재능을 잃은 상태였다. 스피드와 점프 등 그가 자랑했던 운동능력은 대부분 상실되었고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난해한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적응까지 온갖 악재들이 그를 괴롭혔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개인기록은 자연스레 전 카테고리에서 데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시카고의 필 잭슨 감독은 하퍼를 53경기에서 선발로 내세웠지만 출장시간은 20분 이하만 허락하였다. 경기 당 20점이 가능했던 올스타 급 가드가 평균 6.9점의 벤치선수로 전락하기까지 1년도 걸리지 않았다. 결국 두 자리 수 득점도 힘겨워 보이는 하퍼의 ‘조던화’는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야구로 외도한 조던이 극적으로 돌아왔다. 

조던이 되야 했던 하퍼는 조던의 쉬는 시간을 대신하는 벤치워머의 역할을 감내해야 했다. 조던의 컴백이 마냥 기쁠 수가 없었던 이는 아마도 하퍼가 유일했을 것이다.

역사적인 1995-96시즌을 앞둔 시카고는 더 이상 하퍼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조던은 연일 단내 나는 개인훈련으로 예전의 기량을 되찾고 있었으며 제 2옵션인 스카티 피펜 역시 언제든 20점이 가능한 올스타 포워드였다. 그 뒤를 잇는 토니 쿠코치는 두 시즌 동안 검증을 마치며 벤치에서 가장 신뢰받는 식스맨으로 시즌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하퍼의 역할에 변화가 불가피 했다. 잭슨은 결국 하퍼를 주전 포인트가드로 임명하고 조던과 피펜의 백코트에 보다 사이즈와 힘을 높였다. 198cm의 신장을 지녔던 하퍼는 예나 지금이나 포인트가드로서는 파격적인 높이의 이점을 십분 살렸다. 슈팅가드부터 스몰포워드까지 수비할 수 있는 하퍼의 폭넓은 매치범위는 조던과 피펜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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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하퍼는 비록 존 팩슨이나 B.J. 암스트롱 같은 선수들에 비해 슈팅능력이 부족했지만 NBA 역사상 가장 경쟁력 있는 백코트 수비의 한 축으로 그의 존재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혹자들은 조던과 피펜 그리고 하퍼가 수비진영에 나란히 서 있으면 코트가 꽉 차 보일정도라고 하였다. 이들의 긴 팔에서 나오는 인터셉트와 발군의 수비능력은 24초 공격시간이 갱신되는 시점부터 상대팀을 압박했다.

‘전문수비수’로서 새로운 농구인생을 시작하게 된 하퍼는 점차 트라이앵글 시스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볼을 잡고 공격을 시작하고 주도했던 과거는 뒤로하고 공 없이 어떻게 움직여야하는지가 그의 최우선 과제였다. 하퍼는 기꺼이 동료들이 득점을 올리기 위한 발판이 되어 주었다. 이따금씩 재치 있는 컷인 플레이로 골밑 득점을 올리기도 하였고 위크사이드에서 더블팀에 빠져든 조던과 피펜에게 공을 받아 3점 슛도 넣어 주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그에게 할당된 공격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 해주었다.

3연속 우승. 그를 빛내 주었던 재능을 반납한 댓가로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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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는 이후 조던의 은퇴와 피펜의 이적, 잭슨 감독의 재계약 불발로 붕괴된 시카고를 떠나 다시 한 번 LA를 찾는다. 리그 대부분의 선수가 뛰길 원하며 새로운 왕조를 준비하고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전과 달랐다. 그의 4번 째 팀은 바로 명문구단 레이커스였다. 은사 잭슨 감독의 간곡한 설득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레이커스는 시카고의 코칭스태프가 이동했기 때문에 유니폼 색만 제외하고는 낯설지가 않은 곳이었다.

하퍼는 정신적인 멘토역할을 자처하며 젊은 레이커스에 노련함을 가져다 주었다. 과거 경험을 토대로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이해를 도왔고 젊은 코비에게는 정신적인 멘토역할을 수행했다. 

마침내 레이커스는 90년대의 긴 터널을 지나 밀레니엄의 첫 번째 왕좌에 오르며 3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하퍼는 늘 그랬듯이 밀레니엄 왕조의 탄생에 숨은 조연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였다.

강요된 희생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운명은 아니었다. 필시 대개는 보이콧이나 이적을 요구하며 본연의 자아를 잃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태업이나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선수들을 종종 목격하기도 한다. 하퍼가 아직까지 추억되는 이유다.

금세기 최고의 농구팀으로 기억되는 90년대 시카고 불스.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역사를 만들었던 인물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번 방한은 많은 올드팬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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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일반 뉴스 2009. 4. 29. 09:12

NBA 역사 속의 오늘

BY jeffrey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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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9, 1969
보스턴 셀틱스가 파이널 4차전에서 LA 레이커스를 89-88로 물리쳤다. 양 팀은 도합 2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플레이오프 역사상 가장 적은 숫자였다.

April 29, 1970
LA 레이커스의 '미스터 클러치' 제리 웨스트가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파이널 3차전에서 60풋(18m)에 달하는 장거리 슛 버저비터를 터트렸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웨스트의 극적인 동점 결승슛에도 불구하고 연장전 6점에 그치며 111-108로 패하였다.

April 29, 1990
레이커스의 명장 팻 라일리가 휴스턴 로케츠를 104-100으로 꺽고 플레이오프 통산 1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는 전설적인 감독 레드 아우어벅의 99승을 넘어선 대기록이었다. 한편 휴스턴은 하킴 올라주원은 유타 재즈의 마크 이튼이 1985년 4월 26일에 작성한 플레이오프 기록 10블락과 동률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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