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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많은 유럽리그 관련 글들을 준비 중인데 먼저 이 글로 스타트를 끊으려 한다. 과거에 이 둘의 대결을 시즌 전에 쓴 적이 있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써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글을 보완하여 써본다. 그리고 예전에 제가 썼던 마르코 벨리넬리 글과 루디 페르난데스 글을 참조하였으니 그 점 양해 부탁드린다.

이 둘의 라이벌 대결은 사실 NBA에서부터 시작이 아니다. 바로 2005-06 유럽농구 시즌부터 이 둘에 관한 끊임없는 라이벌리 논쟁은 시작됐다. 유럽농구 팬 포럼을 가는 곳마다 마르코가 낫다 루디가 낫다는 둥 여기저기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네티즌들 간의 감정싸움도 치열했다.

이 감정싸움의 이유는 당시 유럽농구의 형세를 봐야 이해하기가 쉽다.

당시 유럽농구에서는 바로 차세대를 이끌고 갈 유로피언 영건 슈팅가드 3인방이 유럽농구를 아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때문에 NBA 스카우터들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세간의 관심을 모은 트리오를 살펴보면 파르티잔 소속의 86년생 6-5의 슈팅가드 유로스 트립코비치, DKV 유벤투트의 6-5의 슈팅가드 루디 페르난데스, 그리고 클리마미오 볼로냐의 6-5의 마르코 벨리넬리가 그 3명의 주인공이다.

당시 임팩트 면에서는 트립코비치가 먼저 치고 올라왔다. 사실 지금 트립코비치는 파르티잔에서 기량이 많이 쇠퇴한 느낌도 드는데, 당시에는 팀에서 거의 에이스급에 준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로스를 제외한 나머지 둘이 서서히 유럽 리그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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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마르코 벨리넬리가 유럽 리그에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경기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2005-06시즌 이탈리아 리그 파이널 4에서 나폴리와의 경기에서 이탈리아 농구 역사상 길이 남을 34득점 퍼포먼스 쇼를 보여주었다. 이 경기는 아직도 수많은 이탈리아 농구팬들이 꼽는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당시 몇몇 유럽리그 농구 팬 사이트에서 꼽는 최고의 명장면 순간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 경기에서 상대의 집중수비를 받는 거친 경기를 치렀음에도 불구하며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마르코 벨리넬리의 모습을 보고, 전성기 시절의 드라젠 페트로비치를 봤다며 엄청나게 흥분했다.

이 시즌에서 토론토의 명품 GM 브라이언 콜란젤로와 당시 피닉스의 감독이었던 마이크 댄토니의 마음을 사로잡은 벨리넬리는 세계 선수권에서 20세라고 믿기 어려운 활약을 펼쳤다. NBA 스카우터들의 애간장을 태웠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2006-07시즌은 벨리넬리에게는 시련의 시즌이었다.


 벨리넬리의 34득점 퍼포먼스

동료들의 부상, 그리고 여러 겹으로 집중된 상대팀의 수비는 벨리넬리를 힘들게 만들었고, 부상까지 겹쳐서 사실 평균 득점은 유로리그에서 12.8득점에 그쳤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평균 17.6득점을 기록하며 표면적으론 준수한 듯 보였지만 전체적인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2007년 NBA 진출을 선언한 후 골든스테이트에서 힘겨운 생활이 시작됐다. 섬머리그 37득점 퍼포먼스는 그를 섬머리그 조던 혹은 섬머리그 페트로비치로 만들어주었고 많은 NBA 농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끔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팀 동료인 몬타 엘리스의 벽이 너무도 컸다. 게다가 한때 벨리넬리의 선발 출장도 고려한 돈 넬슨 감독이 정규시즌 전 치러지는 시범경기에서 벨리넬리의 경기력을 보고 아직 NBA에서 많은 것을 고쳐야 될 선수라며 그의 벤치 행을 결정했다. 백업으로도 당시 프리시즌 최고 스타 중 한 명이였던 아주부케에게 밀려버렸다. 골든스테이트의 팀 칼라인 런앤건 시스템에 고전한 이유도 컸다.

그러는 사이 유럽에서는 루디 페르난데스가 스페인 리그에서 대박을 치고 있었다. 2007-08 ACB 시즌에서 루디 페르난데스는 마르크 가솔, 리키 루비오와 함께 말 그대로 ACB를 접수해버린다. 용병들조차도 루디와 마르크의 기량에 혀를 내두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루디의 기량은 2007-08 시즌을 기준으로 엄청나게 도약한 것이다.

2007년 자신을 사치세 문제로 외면해버린 피닉스 선즈를 보란 듯이 말이다.


페르난데스의 2007 유로바스켓 전 평가전 때의 하이라이트

유럽리그에서 정말 전무후무한 평균 21.2득점이라는 기록을 보이면서 이미 루디의 주가는 폭등했고 그를 피닉스로부터 데려왔던 포틀랜드는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구단주 폴 앨런은 스페인으로 날아가서 직접 페르난데스의 아버지를 만나는 등, 그를 2008-09 시즌에 NBA에 합류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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