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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같은 벤치 멤버들의 대활약

필라델피아가 상승세를 탈수 있었던 이면에는 벤치 멤버들의 대활약을 빼놓을 수가 없다.

특히 아이비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수비에서 그의 위상은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며, 공격에서 또한 그의 존재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필라델피아에서 밀러를 제외하고, 플레이 메이커로써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현 시점에서는 아이비 밖에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의 존재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다(이궈달라는 명백한 서브 리딩 플레이어이며, 윌리엄스는 리딩 능력이 떨어지는 듀얼가드다).

그가 있기 때문에 그린의 주전으로의 복귀가 가능했으며, 윌리암스에게 프리 롤(자유로운 역할)을 줄 수가 있었다. 주전으로 간 그린의 존재는 밀러와 이궈달라의 부활에 큰 힘이 되었으며, 프리 롤을 부여받은 윌리엄스는 득점 옵션으로써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와중에 보여주는 아이비의 리딩 능력은 정말 뛰어나다. 철저하게 안정감 있는 게임 세팅을 추구하는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다소 기복이 존재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플레이어인 윌리암스와 함께 하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아이비의 플레이 하나 하나가 팀에 안정감을 부여하고 있으며, 필라델피아는 어느덧 2쿼터 부진의 한계를 벗어던진 채(그린-윌리암스 동시 기용으로 2쿼터에는 수비, 공격 모두 무너지기 일쑤였다), 4쿼터 내내 안정적인 팀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하였다.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아이비의 존재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윌리암스는 프리 롤을 부여받은 이후 팀에 가장 필요했던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파괴력 있는 득점 옵션이자, 전술의 틀을 넘어서 득점을 해낼 수 있는 존재가 절실했던 필라델피아는 그의 각성으로 인해서 부족했던 폭발력을 얻는데 성공하였다. 물론 아직도 그의 플레이는 성숙하지 못한 측면이 많으며, 기복 또한 심하지만, 이러한 그의 활약이 있었기에 필라델피아가 상승세를 탈수 있었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현재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폭발력 있는 득점원은 바로 윌리엄스다. 레틀리프와 에반스, 스페이츠의 활약 또한 뛰어나다. 레틀리프와 에반스는 수비에서, 스페이츠는 공격에서 자신이 맡은 바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여 주고 있다. 특히 레틀리프는 다소 정신적인 기복이 심한 달렘베어를 대신하여 팀 전체적인 분위기를 정돈시켜주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짧은 시간 기용되고 있지만 이 세 선수의 활약은 분명히 팀의 상승세에 큰 힘이 되었다. 탄탄하고 안정적인 벤치 멤버의 존재. 위닝 팀이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이 부분에 있어서 필라델피아는 이번 연승 기간을 거치면서 큰 보물들을 건지는 데 성공했다.

마침내 빛을 발하기 시작한 이 들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브랜드의 복귀, 어떠한 변화가 필요할까

브랜드가 복귀했다. 팀은 그가 없이 이미 수준급의 경기력을 보여주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그 경기력은 여전히 플레이오프 1라운드 이상은 바라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승세를 탄 현시점에서, 팀은 그를 어떻게 활용해야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 바로 수비다. 브랜드의 수비 존재감은 복귀 이후 여러 경기에서 입증되고 있다. 공격에서 감을 거의 찾지 못했음에도 그가 중용되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수비 때문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궈달라 또한 시즌 초반에는 극도의 슬럼프를 겪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계속적으로 중용되었던 이유는 다양한 역할 소화능력도 큰 이유를 차지했지만, 무엇보다도 수비에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큰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는 그의 역할을 아이비가 일정 부분은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그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지만(이궈달라 외에 에이스를 수비할 수 있는 선수가 생겼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트레이시 맥그레이디같은 장신 포워드부터 T.J 포드같은 포인트가드까지 수비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은 매우 소중한 것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그는 전혀 대체가 불가능한 수비 자원이었다.

마찬가지다. 브랜드의 경우에는 물론 대체 자원이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러한 수비 능력을 가진 선수는 필라델피아 내에는 전무하다.

브랜드가 빠진 사이에 테오 래틀레프와 레지 에반스는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브랜드와는 달리 공격에서 쓰임새가 너무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스페이츠는 아직까지 수비 존재감에 있어서 브랜드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브랜드처럼 보드 장악력과 넓은 수비 범위, 블록 능력을 겸비한 포스트 자원은 필라델피아 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활용법은 먼저 수비에서부터 찾아 들어가야 할 것이다.

브랜드의 수비 존재감은 대단하다. 더욱이 복귀 이후 경기에서 몇 차례 선보여졌었던 아이비-에반스-브랜드 라인업은 그 시너지 효과가 놀라울 정도다. 브랜드의 공간 선점에 에반스의 넓은 수비 커버, 아이비의 강력한 일선 압박은 서로 맞물려서 놀라운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파울 트러블과 부상에서 현재 자유롭지 못한 달렘베어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며, 거기에 넓은 수비 범위 커버가 가능해지면서 강력한 압박 수비가 가능해졌다는 장점 또한 생겼다.

유래 없이 강력한 압박 수비가 필요할 때, 보다 많은 역습 기회가 필요할 때 이 라인업은 분명히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으며, 또한 달렘베어가 없을 경우에도 이 라인업은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가 있다.

물론 이것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는 수비수로써 활용 폭이 매우 넓은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에서의 브랜드 활용법은 브랜드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그러면 공격에서는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해야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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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라델피아는 복귀하는 브랜드를 팀의 중심으로 놓지 않고, 기존의 팀에 그를 맞춰 나가는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실제 브랜드 복귀 이후에도 여전히 공격에 있어서는 완연히 밀러와 이궈달라가 중심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자칫 브랜드를 겉돌게 만들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또한 필라델피아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 안정적이고, 폭발력 있는 득점원이라는 측면에서 브랜드의 활용을 이런 식으로 제한하는 것은 자칫 여전히 단점을 안고 가야만 한다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필라델피아에서는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밀러-그린-영-브랜드-달렘베어 라인업을 운용하면서 밀러와 브랜드의 투맨 게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자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팀의 중심을 꼽는다면 역시 그 중심은 밀러이며, 또한 밀러는 브랜드와 이미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만한 힘이 있다. 실제로도 프리시즌부터 시즌 초반까지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며 초반 부진의 원인은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이 안 먹혔기 때문이 아니다(물론 공간 창출 능력은 다소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필라델피아의 3점 능력이 너무 부족했던 것도 공간 창출 능력 부족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감안하면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린-윌리암스 라인업을 주로 사용하면서 2쿼터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또한 이로 인해 경기 내내 안정감을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게다가 그린이 밀러와 동시에 기용되지 못하면서 밀러를 최대한 활용하는 데 실패하였으며, 결국 이로 인해서 이궈달라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것. 이것들이 필라델피아가 초반에 부진했었던 가장 큰 이유들이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팀은 밀러-이궈달라를 동시에 살리는 방법으로 밀러를 중심으로 그린-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이궈달라의 롤을 줄이는 방식을 채택하였고 이것은 절묘하게 맞아 들어가고 있다. 때문에 브랜드 또한 밀러와 공존하는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처음에는 투맨 게임과 포스트 업이 팀의 주 옵션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조금씩 시도해나가면서 서서히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춰나가야 한다. 두 선수는 분명히 공존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으며, 그것에 대한 가장 빠른 답안은 바로 투맨 게임이다.

즉, 투맨 게임부터 천천히 호흡을 맞춰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자칫 시즌 초반처럼 두 선수 외에 모든 선수의 움직임을 제한해버리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때문에 그린과 영을 함께 기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움직임의 다양화를 유도하고, 밀러가 여전히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린과 영은 트렌지션 오펜스에서도 밀러와 상당히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브랜드가 속공 시 연결고리보다는 피니셔에 재능이 있다는 것이 드러난 상황이기 때문에 밀러의 패스 트렌지션 게임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두 선수인 그린과 영의 중용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그린은 일인 속공 옵션으로써, 영은 속공 연결 고리로써 상당히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선수다. 결국 이런 라인업을 운용하는 것이 브랜드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서서히 그가 팀에 녹아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1월 28일 휴스턴 전에서 토니 딜레오 감독은 상당히 재미있는 시도를 하였다. 바로 밀러-그린 or 윌리암스-영-브랜드-달렘베어의 라인업을 시험 기동한 것인데 개인적으로 이 시도는 매우 놀라웠다. 누차 주장했듯이 브랜드가 서서히 팀에 녹아들게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번 시도를 포함해서 여러 이유들로 딜레오 감독에게 서서히 신뢰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궈달라가 브랜드와 호흡이 안 맞는 것은 현재로써는 자명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이궈달라를 뺀 채 밀러-브랜드 위주로 호흡을 맞추는 것도 분명히 필요하다. 더욱이 그린은 밀러를 활용하기 위한 좋은 조각이며, 윌리암스는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한 좋은 자원이다(브랜드와의 픽 앤 팝을 윌리암스가 생각보다 깔끔하게 해내고 있다).

브랜드가 팀에 녹아들지 못한다고 완전히 배재한 채 경기를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런 앤 건만 추구하면서 브랜드를 팀에 억지로 녹이려고 들어도 사실상 승산은 거의 없다. 더욱이 반드시 이 팀에는 브랜드를 축으로 한 세트 오펜스가 필요하다.

필라델피아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안정적인 득점 루트가 전무하며, 지공 상황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파괴력 있는 득점 옵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브랜드를 축으로 한 완벽한 세트 오펜스다. 그렇다면 딜레오 감독은 저 라인업을 시도해야만 한다. 즉, 저 라인업의 가동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브랜드의 활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속공 연결 고리 역할에 능한 영과, 일인 속공 능력이 뛰어나고 밀러의 좋은 파트너인 그린을 함께 쓰는 것은 밀러의 활용 폭을 극대화시켜줄 것이며, 밀러가 최대의 역량을 뽐낼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것은 보다 더욱 두 선수의 호흡을 맞추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더욱이 영은 스몰 포워드 포지션에서 브랜드와 상당히 호흡이 잘 맞던 선수다(브랜드의 포스트 업을 가장 잘 활용한 선수가 바로 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 시도는 매우 긍정적인 시도라고 본다. 필자는 이 시도에서 희망을 보았다. 부디 보다 더 많이 시도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다.


마치며

도저히 답이 안 보이는 듯 했던 필라델피아는 어느덧 5할 승률을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진정한 강호로써의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렇기에 귀환한 브랜드의 활약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 필라델피아는 브랜드와 함께 다시금 시작할 것이다. 시즌 초반의 안 좋은 기억은 저 멀리 보내버리고, 다시금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전통적으로 언제나 후반기에 더 강한 힘을 발휘하던 팀이었다. 더욱이 현재의 멤버들은 지난 시즌 후반기의 기적을 일궈낸 선수들이다.

아직까지 필라델피아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느덧 필라델피아는 5할 승률을 회복하였다. 이제 좋은 기분으로 후반기를 맞이하여 다시 시작하는 것만 남았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현재 필자의 느낌은 너무나도 좋다. Run with us! 모두 함께 앞으로,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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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완성한 직후 새로운 소식이 전해져 덧붙입니다. 결국 브랜드가 어깨 수술로 인해서 시즌 아웃이 되고 말았네요. 브랜드의 공백을 안은 채 결국 필라델피아는 시즌을 마무리해야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브랜드없이 7연승을 했지만 최근 그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의 아웃은 너무나도 아쉬운 일입니다.

브랜드는 비록 없지만 그들의 선전을 기원해 봅니다. 오랜만의 글인지라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부족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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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의 가장 큰 키워드, 이번 시즌도 역시 테디어스 영

역시 이번 시즌에도 반전의 계기는 이 어린 친구의 활약 속에서 나왔다. 이 2년 차에 불과한 애송이가 어느덧 팀의 승패를 좌우할만한 위치에까지 오르고 만 것이다.

테디어스 영의 활용 폭이 늘어나면서 다시금 역습의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이는 지난 시즌까지 최고의 위력을 자랑했던 필라델피아 농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의 필라델피아는 단순한 런 앤 건 팀이 아니었다.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의 팀이었으며, 이런 역습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속공 빈도가 높았음에도 경기 효율은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저 수준 낮은 런 앤 건을 구사할 뿐이었고 그나마도 역습은 거의 없었다. 런 앤 건이라고는 하지만 표면적으로만 런 앤 건일 뿐 효율이 극도로 나빴고, 실책이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제대로 된 런 앤 건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한 필라델피아가 추구하던 이상적인 농구와도 분명히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연승 기간 동안 필라델피아는 과거의 색채를 거의 되찾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역습 하나 살아났을 뿐인데 팀은 7연승을 이루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역습의 부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지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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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이 과정 속에서 영의 활약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파워포워드로써의 영은 스몰포워드로써의 영과는 달리 속공 연결고리로써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빠른 스피드. 안정적인 볼 캐칭 능력. 뛰어난 상황 판단 능력과 적절한 패싱 능력. 이런 것들은 그를 속공 연결 고리로써 최고의 자리에 올려주었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필라델피아  속공의 효율을 높여주었다.

브랜드는 파괴력 있는 속공 유닛이며 피니셔이지만, 결국 필라델피아에 필요한 것은 속공을 중간에서 제어해 줄 수 있는 연결 고리(링커)였다. 결국 영이 파워포워드로써 중용되면서 비로소 필라델피아의 역습의 효율이 증가한 것은 이러한 점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작년으로의 회귀에 불과하며, 그렇기 때문에 차기 필라델피아의 농구가 제대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스몰포워드 영과 파워포워드 브랜드의 조합이 절실하다.

영은 스몰포워드로써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해줄 수 있어야만 하며, 브랜드는 지금까지보다 더욱 더 속공 연결 고리로써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다행히도 두 선수간의 호흡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하프코트 오펜스 시 브랜드가 파생하는 오픈 찬스를 가장 잘 살리는 선수가 바로 영이었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는 역습이 살아나야지만 승리하는 팀이라는 사실이 이번 연승을 통해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은 필라델피아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하지만 그것은 파워포워드로써는 절대로 실현될 수 없는 꿈이다. 절대적으로 영이 확고한 팀의 미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몰 포워드로의 전업이 성공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 영 본인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행히 영은 매우 영리한 선수이며,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노력하는 성실한 선수이기도 하다(물론 이것이 때로는 선수 본인의 성장을 저해하기도 한다. 때로는 과감함이 폭발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플레이오프에서의 과감했던 두 번의 에어 볼이 없었다면 지금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과연 있었을까?).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발전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부디 영이 필자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스몰포워드 영과 파워포워드 브랜드 간의 조합이 제자리를 찾는 데 성공한다면 필라델피아는 보다 더 높은 곳을 볼수 있게 될 것이다.

그만큼 이 조합은 꼭 필요하고 또 절실한 조합이다.


이궈달라와 밀러, 과연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변화시켜 놓았는가

그린의 중용과 영의 파워포워드로의 이동은 결과적으로 밀러와 이궈달라에게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 원인은 각기 다르다. 과연 무엇이 두 선수의 상승세를 이끈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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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궈달라의 놀랍기 만한 부활의 서곡.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중에 이궈달라의 부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슈팅 폼은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으며 경기에 따라서, 시간에 따라서 그의 슛 폼은 변화하였고, 또 흔들렸다.

볼 핸들링은 여전히 높기만 하였으며, 돌파 비중은 그다지 높지 못했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어느 하나도 이궈달라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없었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이번 시즌 중에 그의 완벽한 부활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상황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곤 했던 슈팅 폼은 도저히 답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궈달라는 필자의 조악한 예상을 깨고 현 시점에 이르러 지난 시즌까지의 폼을 거의 완전하게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아니, 현재의 폼만으로는 지난 시즌 이상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클래스를 이룩한 선수는 평범한 예상에는 속하지 않는 가 보다.

이궈달라의 폼은 분명히 브랜드 아웃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고는 했지만 그것은 돌파 옵션의 부활이었지, 슈터로써의 부활은 아니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슈터로써 부활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이궈달라의 폼은 절대 회복이 불가능할 거라던 필자의 부정적인 예상을 깨고 완연히 돌아왔다. 풀업 상황에서와 캐치 앤 슈팅 상황에서의 폼이 다시금 일정해졌으며, 리듬 또한 일정한 수준을 되찾았다. 즉,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조만간 다시 이궈달라의 슈팅이 상승 궤도에 진입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이궈달라의 고각 슈팅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었다. 스포츠 학 개론을 살펴보아도 슈팅은 일정 이상의 각은 유지하는 것이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어 있으며(문경은 선수의 슈팅 각이 5°만 올라갔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안정감을 가졌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평은 분명히 일리가 있다) 이궈달라의 각은 충분히 이런 이론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다만 선수 본인의 리듬감이 이 고각 슈팅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이궈달라의 들죽날죽한 슈팅 기복의 원인이었는데, 이번 프리시즌에서 어느 정도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정한 리듬감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단순한 캐치 앤 슈터에서 리듬 슈터로 변하고자 했었던 본인의 의지가 드디어 어느 정도 발현되어가는 듯이 보였다.(사실 필자의 경우에는 프리시즌 내내 이궈달라의 살아난 리듬감을 보면서 혼자 엄청나게 고무되었었음을 밝히는 바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이러한 업그레이드는 프리시즌까지였으며 그 이후에는 슬럼프로 인해서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랬던 이궈달라가, 전혀 회생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그의 슈팅 폼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가 슈터로써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필라델피아 최고의 약점인 “주전 중 안정감 있는 슈터가 전무하다.”라는 부분에 있어서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필라델피아 고공 행진에 있어서 “슈터” 이궈달라의 존재는 그만큼 필요하고 또 절실하다.

그리고 이런 이유들이 필자가 앞으로의 미래에 다시금 장밋빛을 상상하기 시작한 이유다(물론 이궈달라 부활의 가장 큰 이유가 그린 중용으로 인한 맡은 바 롤의 축소 덕분임을 상기하면,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말이다)

드디어 에이스로써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이궈달라의 고공 행진을 기원한다.


필라델피아는 역시 밀러의 팀이었다! 이지 샷 메이커 밀러의 대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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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밀러는 위대한 선수다. 사실 지난 시즌 대비 그의 위력은 다소 감소한 것이 사실이지만 역시 밀러는 밀러였다.

그를 중심으로 팀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필라델피아는 전반기와는 전혀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역시 밀러! 밀러라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영이 파워포워드로 위치를 변경한 이후, 영의 기세가 그야말로 무섭기 그지없다. 이런 영의 움직임을 살려주는 것도 결국에는 밀러다. 전반기 내내 필라델피아 속공의 중심은 이궈달라였다. 심지어 보조 리딩을 도맡으면서 하프코트 오펜스에서조차 이궈달라의 비중은 매우 높았다. 하지만 이궈달라는 아직까지도 팀의 중심이 될 만한 선수는 아니었다.

팀의 공격은 효율성을 잃은 채 표류하였으며, 지난 시즌까지 최고의 위력을 자랑하던 역습은 사라졌고, 속공의 위력은 수많은 실책으로 인해서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밀러가 중심이 된 필라델피아는 완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팀이 그를 중심으로 하여 다시 정비된 이후, 대략 10경기의 적응기를 거친 이래 필라델피아의 기세는 파죽지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밀러가 있었다.

하프코트 오펜스나 트렌지션 오펜스나 모두 효율이 놀라울 정도로 올라갔으며, 특히 영의 활약은 눈이 부신다. 더불어 이궈달라 또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선수들을 다루는 밀러의 능력에는 감탄사만이 절로 나온다. 특히 영을 활용하는 밀러의 모습은 경이! 그 자체다.

현 시점에서 영은 필라델피아에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커터이며, 또한 최고의 속공 피니셔다. 하지만 전반기 내내 필라델피아에서는 이러한 영의 장점을 살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는 몇 가지는 첫 번째, 팀의 중심이 브랜드와 이궈달라를 축으로 돌아가면서 팀의 전술 판도가 변화하였다는 것과 두 번째, 영의 움직임이 스몰포워드로 이동한 이후 현저히 줄어들었고, 세 번째, 이궈달라 또한 맡은 롤이 늘어나면서 특유의 오프 더 볼 무빙을 상실하였으며, 네 번째, 주전 중에서 가장 움직임이 좋은 선수였던 그린의 비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즉, 밀러를 축으로 하여 지난 시즌까지 확실한 무빙 유닛으로써 위력을 발휘하였던 그린-이궈달라-영의 라인업이 제 위력을 상실해 버렸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라델피아가 밀러를 다시금 축으로 놓기 시작하면서(초반에 브랜드가 있었을 때에도 브랜드-밀러를 중심으로 가야만 했었다는 이야기를 필자가 계속적으로 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궈달라의 롤이 너무 커지면서 밀러의 롤은 축소되었고, 이는 선수들 간의 호흡 부재로 이어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거기에 이궈달라 또한 과도한 역할 증가로 인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시즌 초반의 라인업이었던 밀러-이궈달라-영-브랜드-달렘베어의 라인업에서 밀러-브랜드를 축으로 밀러의 비중을 높여주면서 게임을 가져갔었다면 시즌 초반의 양상은 분명히 달라졌을 거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다시금 오프 더 볼 무빙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린의 백 도어 컷은 여전히 일품임이 증명되고 있으며, 영의 컷인은 필라델피아에 새로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어느 팀이든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많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뛰어난 커터의 존재는 팀이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커터는 결정적인 순간 상대방의 수비 공간을 넓히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즉, 커터의 존재는 강팀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인데, 필라델피아는 전반기 내내 이 부분을 상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사실 필라델피아가 원래 외곽을 중요시한 팀은 아니었기 때문에 외곽의 부재는 팀 자체적으로는 큰 타격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움직임 그 자체의 부재는 팀 전반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그린의 잘못된 활용으로 인해서 밀러의 롤이 줄어버렸고, 그로 인해서 영까지 덩달아 움직임이 줄어버렸던 데 있었다.

그린은 절대적으로 밀러와 함께 해야지만 빛을 발하는 선수이며, 밀러 또한 그린이 있어야지만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두 선수는 현재 필라델피아 내에서 절대적인 상호 보완적 관계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는 이것이 좀 애매했었는데 이번 시즌 초반을 기점으로 이 부분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영은 이번 시즌 캐치 앤 슈터로써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선수의 최대의 장점은 틀을 깨는 자유로운 움직임에 있다. 상식을 깨는 고차원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움직임이 이 선수 최대의 장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도 결국 그 움직임을 살려줄 수 있는 패서가 있어야지만 빛을 발할 것이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 그러한 패서는 분명 밀러였다.(이궈달라는 이런 유형의 패서는 아니다)

요점은 밀러를 중심으로 한 패스 게임의 부활은 먼저 밀러를 게임의 중심으로 놓은 상태에서 그린을 중용하면서 비로소 그 위력을 되찾았다는 것이며, 이 부분에는 영 또한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임은 물론이다(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계속적으로 밀러-그린-영-브랜드-달렘베어의 라인업을 일정 부분 이상으로 가동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는 밀러를 살리는 최대의 라인업은 밀러-그린-영-에반스-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궈달라는 주전으로 두고 계속적으로 그 비중을 높여주되, 이궈달라가 쉬는 동안에는 이런 라인업을 애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번 시즌에는 3점 슛까지 어느 정도 넣어주면서, 본인의 약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고, 지난 시즌 최대의 무기였던 중거리 슛이 안 들어가자 스크린 앤 페네트레이션의 비중을 높여줌으로써 본인의 약점들을 최대한 장점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들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 밀러라고 할 만한 활약이다. 밀러의 부활. 그것은 필라델피아에 있어서 가장 기쁜 소식일 것이다.

이번 시리즈의 2부입니다. 2부에서는 최근 상승세의 원인에 대해서 조금 살펴보려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3부에서는 상승세의 원인을 이어서 다루고, 브랜드와 함께 변화해야할 팀의 성향에 대해서 알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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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서는 엘튼 브랜드와 안드레 밀러 콤비의 투맨 게임이 의외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이유와 모리스 칙스 감독이 경질된 이유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투맨 게임이 아직까지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며 글을 마쳤다.

이제 이어지는 하편에서는 투맨 게임의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두 선수 각각의 스타일을 분석하여 보고 어떤 조합이 가능한지, 가능성을 살릴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브랜드와 밀러 플레이 성향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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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밀러의 스타일을 분석해보자.

밀러는 픽 앤 롤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다. 패스 자체가 어깨를 축으로 하여 뿌리는 패스(종으로 가로지르는 체스트 패스 유형)에 능하며, 바운드 패스도 수준급이긴 하지만 선호하는 편은 아니고 체스트 패스에 비해서 시야 확보나 공간 창출에 잘 활용하지도 못하는 편이다.

또한 밀러는 민첩성이나 순발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그의 드리블 스킬은 대부분 순간적으로 생기는 수비수의 틈새를 파고들거나 숄더 페이크 등을 활용하여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들어 파고드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즉, 순간 반응 속도는 뛰어난 편이지만 운동 능력 자체는 평범하여 돌파 동선은 잘 만들지언정 직접적인 공간 창출에 유용한 유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밀러는 픽 앤 롤에는 강점을 보이는 선수가 아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픽 앤 롤에서 메리트를 상실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시즌 들어서 중거리 슛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즉, 앞 선에서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지난 시즌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 것인데 이것은 결국 밀러의 공간 창출 능력이 극히 제한적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많은 이유들은 밀러가 픽 앤 롤에서는 그리 강점을 보이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들이 되었다.

하지만 픽 앤 팝에 이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밀러는 직접적인 공간 창출에는 다소 약점이 있는 선수이지만(이런 이유로 인해서 중거리 슛이 호조를 띄던 지난 시즌에도 혼자 공간을 만들어서 풀업 점퍼를 던지기 보다는 픽 앤 점퍼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돌파 동선을 만드는 재주는 탁월한 선수이다. 또한 종으로 뿌리는 패스에 능하며 패스할 때에 어깨를 잘 활용하기 때문에 킥아웃에도 상당한 강점을 보인다. 더욱이 돌파 이후 마무리는 리그에서도 수위 급의 능력을 자랑한다. 즉, 픽 앤 롤과는 달리 픽 앤 팝의 개시자로서는 상당한 메리트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떠할까. 브랜드는 전형적인 로우 포스트 플레이어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지만 그의 주 무기는 중거리 슛이다. 포스트 업 이후 턴어라운드 점퍼는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어느 위치에서건 높은 타점을 자랑하는 중거리 슛은 그의 로우 포스트 플레이를 더욱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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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의 진정한 가치는 훅 슛을 비롯한 로우 포스트 플레이가 굉장히 탄탄하고 기본기에 충실하며 또한 다양하다는 것에 있지만, 중거리 슛이 그의 공격에 다양성과 창의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킥아웃 능력은 준수한 편이다. 팀 던컨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준수하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중거리 슛 능력이 있기 때문에 페이스 업도 평균 이상으로 해줄 수 있는 선수이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포스트 업을 바탕으로 한 미들레인지 게임, 혹은 로우 포스트 게임이며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픽 앤 팝이다.

이상으로 두 선수의 스타일을 각기 분석해 보았다.


2대2 옵션의 종류와 활용 방안은?

두 선수의 스타일을 분석해본 결과 나온 결론은 두 선수 모두 픽 앤 팝을 주 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코트 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이 많이 나왔던 프리시즌과 시즌 초반에는 두 선수의 투맨 게임 상당수가 픽 앤 팝으로 귀결되었던 적이 많았다. 즉, 픽 앤 팝은 밀러-브랜드 투맨 게임의 핵심인 것이다.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이 서서히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 이유 또한 이러한 픽 앤 팝을 위주로 한 투맨 게임이 점차 호흡이 맞아들면서 공간 창출 능력이 점차 좋아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팀 내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브랜드의 중거리 슛과 밀러의 돌파의 원동력이 바로 두 선수가 펼치는 투맨 게임에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간 창출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과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의 의미가 비로소 이해가 될 것이다. 즉,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가 점차 호흡이 맞아 들어가면서 그들이 시도했던 전술들 중 몇 가지는 분명히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픽 앤 팝이 그 자체로써만 효과를 발휘하기는 쉽지가 않다.

디트로이트 시절의 천시 빌럽스의 사례는 이에 대한 훌륭한 예시인데, 뛰어난 중거리 슛 능력, 감각적인 드리블, 적절한 킥아웃 능력, 다양한 공간에 넣어줄 수 있는 패스 능력, 다소 평범한 운동능력까지.

빌럽스는 밀러와 여러 가지 요소에서 상당히 닮은 선수였다. 그리고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투맨 게임에서 단골 메뉴처럼 사용되던 것이 바로 픽 앤 팝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픽 앤 팝은 필라델피아의 그것과는 달리 매우 위력적이었다.

같은 픽 앤 팝이고, 각 팀에서 이것을 적용하는 선수들의 능력 또한 마찬가지로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두 팀에서 이러한 차이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점은 적용 옵션의 다양성에 있다.

쉽게 말해서 빌럽스를 축으로 한 투맨 게임은 픽 앤 팝 외에도 다양한 옵션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서 주 옵션 중 하나인 픽 앤 팝의 위력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빌럽스나 밀러나 픽 앤 롤에는 크게 강점이 없는 선수라는 점이다.(빌럽스는 이번 시즌의 밀러보다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선수이지만, 기본적으로 운동 능력이 평범한 편이라 픽 앤 롤에 걸 맞는 직접적인 공간 창출 능력은 다른 픽 앤 롤 전문 가드들에 비해서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빅맨 들도 롤러로써의 위력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선수들의 선호도 문제도 있고, 가진 능력의 문제도 있지만 두 팀 모두 주축이 되는 빅맨 들의 롤링 능력이 높은 편은 아니다.) 즉, 픽 앤 롤이라는 픽 앤 팝과 더불어 투맨 게임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전술을 쓰기에는 빌럽스나 밀러나 다소 부족한 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픽 앤 팝은 필라델피아와는 달리 매우 위력적인 공격 옵션이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픽 앤 롤이 없음에도 다양한 투맨 게임 옵션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픽 앤 점퍼이다. 빌럽스의 중거리 슛과 3점 슛은 팀 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위력적이며, 그 정확도 또한 매우 높다. 거기에 클러치 상황에서도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기 때문에 그 효용성이 매우 높은 공격 옵션이다.

이 픽 앤 점퍼를 바탕으로 과거 디트로이트의 투맨 게임은 픽 앤 롤과 픽 앤 팝이 아닌, 픽 앤 점퍼와 픽 앤 팝, 그리고 픽 앤 아이솔레이션을 축으로 하여 전술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픽 앤 슬립까지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 창출 능력이 높아졌다는 것에 있다.


전술수행의 악재는 무엇인가?

원래 픽 앤 슬립은 픽 앤 롤에 능한 콤비 들이 그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픽 앤 롤이 능하지 않음에도 디트로이트에서는 픽 앤 슬립이 가능했다.(물론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다양한 옵션의 적용이 가능함으로 인해서 공간 창출 능력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서 로우 포스트에 빅맨이 침투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픽 앤 점퍼와 픽 앤 아이솔레이션이 위력을 발휘한다면, 픽 앤 롤이 안 된다는 약점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디트로이트에는 윙 사이드에서 공간을 벌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슈터들이 존재했다. 프린스와 해밀턴이 그들이다. 특히 프린스 같은 경우 사이드에 파생되는 오픈 찬스를 이용하는 능력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투맨 게임의 공간 창출 능력은 더욱 향상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는 위에서 적용된 중요한 옵션들 중 픽 앤 점퍼, 윙 사이드 오픈 점퍼가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서 픽 앤 슬립 또한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즉, 투맨 게임이 본연의 다양성을 상실한 채 단지 픽 앤 팝과 픽 앤 아이솔레이션 만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물론 이 두 가지는 시즌 중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위력을 되찾았지만, 필라델피아가 원하던 수준까지는 아니다. 결국 아직까지는 가능성만 어느 정도 보여준 상태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밀러의 중거리 슛 부진이다. 밀러가 중거리 슛 능력을 상실하면서(지난 시즌까지 밀러의 중거리 슛은 사이드라인에서도 상당히 정확했다. 그리고 이런 사이드라인에서의 확률 높은 슈팅 능력은 픽 앤 점퍼뿐만 아니라 픽 앤 슬립을 사용하게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지난 시즌 주요 전술 포맷 중 하나였던 픽 앤 점퍼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이다.

또한 이궈달라의 예상치 못한 슈팅 슬럼프는 그에게 디트로이트의 프린스나 해밀턴과 같은 역할을 기대했던 팀에게 있어서 크나큰 악재로 작용하고 말았다.

거기에 영은 슈터로써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직까지 윙 사이드에서 오픈 찬스를 활용하는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고, 이것은 더욱 더 두 선수의 투맨 게임에 나쁜 영향을 주고 말았다. 즉, 야심차게 시도했었던 투맨 게임이 두 가지의 큰 악재로 인해서 시즌 초반부터 다양성과 파생 효과 두 가지 모두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팀의 행보는 두 선수의 활용에 있어서 더욱 문제점을 야기하고 말았다.

칙스 감독 경질 이후 딜레오 감독 대행이 야심차게 준비한 전술 포맷. 즉, 지난 시즌으로의 귀환은 투맨 게임의 비중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고, 또한 지난 시즌 이 전술에 있어서 상당히 큰 위치를 차지했던 밀러의 중거리 슛 옵션이 사라짐으로 인해서 지난 시즌 이상의 위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거기에 브랜드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됨에 따라(무리해서 이르게 복귀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어깨 부상은 슈팅 컨디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투맨 게임의 효용성은 더욱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분명히 현재 시점에서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필라델피아는 밀러-브랜드의 투맨 게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 이유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서 극도로 좁아진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상당히 타이트한 수비를 맞이했음에도 두 선수가 추구했던 픽 앤 아이솔레이션과 픽 앤 팝은 시즌이 지날수록 그 위력이 증가되는 추세였기 때문이고, 또한 결정적인 순간 이 두 가지 전술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즉, 두 선수의 공존이 초반 잇따라 일어난 악재로 인해서 모두의 기대치를 전혀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다른 선수들의 지원이 거의 없이 이 정도까지 해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다.)

특히 칙스가 경질되기 직전 몇 경기들 중 투맨 게임의 비중이 높았던 때에는 두 가지 전술만을 가지고도 시즌 초기에 비해서 그 위력이 상당히 대단했으며, 안정감 또한 눈에 띄게 좋아졌었던 것도 사실이다. 두 선수의 공존은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그 시너지 효과는 점차 높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상황에 밀러의 슈팅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이궈달라의 슈팅 또한 제자리를 잡게 된다면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은 비로소 제 위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두 선수의 공존 가능성을 아직까지는 시험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밀러-이궈달라-영은 상당히 훌륭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브랜드가 가세한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만큼의 조화를 아직까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브랜드만으로 야기된 문제가 아니다.

분명히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밀러와 이궈달라의 슬럼프였으며, 거기에 더불어 브랜드의 활용 미숙, 벤치 멤버 활용 미숙 또한 중요한 문제점으로 작용하여 현재의 부진이 생기게 된 것이다.


Outro

겉으로 보기에는 브랜드의 영입이 가장 큰 문제인 듯 보이고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면을 들여다보면 브랜드의 영입 그 자체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 악재들이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을 떨어뜨린 진정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필자는 브랜드의 영입에 대해서 아직까지 긍정적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또한 밀러-브랜드 콤비에 대한 희망의 끈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팀의 부진은 단순히 브랜드의 영입 실패로 인한 것이 아니다.

분명히 가장 큰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으며, 거기에 브랜드가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다. 결국 밀러-브랜드 콤비 플레이의 진정한 위력은 아직 발휘되지 못했다. 그리고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아직까지 충분히 시험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역시 새로운 감독의 결단이 필요하다.

딜레오 감독 대행은 부임 이후 지난 시즌의 포맷으로 돌아가고자 의도적으로 브랜드의 활용 범위를 좁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팀 내 최고의 선수에게 특별한 문제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수를 배재한 채 공존의 방향을 모색하지 않는 것은 그리 올바른 선택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팀은 그러한 선택 이후 3연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 경기력은 그리 만족스러운 편이 아니었으며, 결국 천적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보스턴 셀틱스에게 완패를 당하면서 2연패의 안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부 원정 5연전을 떠나게 되었다.

이쯤에서 딜레오 감독 대행은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지난 시즌의 포맷으로 돌아가 지난 시즌 수준의 경기력을 되찾을 지를 고민하기 보다는(필자는 현재의 밀러와 이궈달라의 경기력으로는 절대 지난 시즌 수준의 경기력을 찾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즉, 이 시도는 처참한 실패로 끝날 확률이 크다. 물론 브랜드가 아웃된 현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겠지만, 문제는 브랜드 복귀 이후일 것이다. 그리고 승부수를 걸어야할 시점 또한 브랜드 복귀 이후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팀에 빨리 녹아들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브랜드가 설사 빠르게 복귀한다 하더라도, 브랜드 부상 직전처럼 의도적으로 브랜드의 비중을 줄인 채 경기에 임한다면 필라델피아는 앞으로 강팀을 이길 수 있는 저력을 가질 수가 없을 것이다.

부진에 빠진 이궈달라와 밀러를 축으로 하여 지난 시즌의 포맷을 답습하는 것은 결국 분명한 한계가 올 것임을 딜레오 감독 대행이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농구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한 명과 한 명, 한명이 각기 플레이하기 보다는 한 명 한 명이 모여 두 명의 농구, 세 명의 농구를 펼칠 때 비로소 강팀의 저력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 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이다.하지만 브랜드 영입 이후 잇따른 악재로 아직까지 필라델피아는 다섯 명의 농구를 펼쳐보지 못했다.

이제 충분히 시간은 흘렀고, 그동안의 부진으로 인해서 결국 감독은 교체되었다. 더 이상은 각각의 플레이를 하면서 약한 모습만을 보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감독은 교체되었고, 최후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감독이 교체된 이 시점에서 더 이상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결국 팀을 떠나는 것은 감독이 아닌 선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쪼록 모두가 힘을 모아서 진정한 저력을 되찾기를 기원해본다.

필라델피아는 충분한 저력을 가진 팀이다. 비록 슈퍼스타는 없지만 농구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고, 필라델피아는 이미 이것을 지난 시즌에 충분히 증명한 적이 있다.

다섯 명이 함께 힘을 모아 경기에 임하여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시즌을 다시금 기억해야만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가 영입된 현 상황에서 지난 시즌에만 머물러 있으면 더 이상의 발전을 할 수가 없다.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새롭게 힘을 모아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섯 명이 새롭게 힘을 모아 하나의 팀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 다시금 필라델피아의 비상은 시작될 것이다.

하루 빨리 진정한 비상을 이루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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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필라델피아 76ers를 응원하는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화두는 무엇일까?

루이스 윌리암스의 리딩 플레이어로써의 자질? 안드레 이궈달라의 슈팅 가드 전향 실패? 테디어스 영의 스몰 포워드 정착 여부? 물론 이런 주제들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는 있지만 이런 주제들보다도 논란이 되고 있는 화두는 바로 엘튼 브랜드와 안드레 밀러의 공존 여부이다.

오프 시즌 브랜드를 영입하면서 필라델피아 팬들은 많은 기대를 하였다. 그리고 그 기대는 비단 필라델피아 팬들 사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유수의 전문가들도 대부분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필라델피아가 상위권으로 약진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으며, 프리 시즌에 그 시너지 효과가 어느 정도 드러나고 브랜드의 몸 상태가 염려했던 것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라는 것이 증명되면서 그러한 예상들은 어느덧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28경기를 치른 현재 필라델피아의 순위는 동부 컨퍼런스 10위에 불과하며, 승률은 42.9%에 불과하다. 그리고 많은 팬들은 이런 결과가 온 이유로 이미 경질된 칙스 감독의 잘못된 벤치 멤버 운용, 이궈달라의 부진 등을 첫 손에 꼽고 있지만, 최근에는 브랜드와 밀러의 부조화 가능성 또한 새로운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감독 경질 이후 지난 시즌 전술 포맷을 다시 사용하면서 3연승을 달린 것이 그러한 의문들이 대두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정말 브랜드와 밀러는 공존하지 못하는 선수들인가. 또한 시즌 초반의 부진이 단순히 브랜드를 잘못 영입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었는가.

필자는 이번 글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려 한다.


브랜드 시너지의 부재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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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만 하더라도 필라델피아 팬 들은 밀러와 브랜드가 코트에서 보여주던 시너지 효과로 인해서 고무되어 있었다.

이궈달라와 영을 필두로 한 외곽 자원들의 든든한 지원 속에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빛을 발하였으며, 이는 곧 팀의 전력 상승으로 이어졌다.(이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궈달라와 영의 외곽 지원이 활발했다는 것.)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가 가장 빛을 발한 경기는 10월 31일 뉴욕 닉스 전이었으며, 이 경기를 기점으로 하여 필라델피아 팬 들은 두 선수의 공존 가능성에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모든 것이 변하고 말았다.

역시 그 가장 큰 이유는 이궈달라의 부진이다. 프리시즌까지 40%의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던 이궈달라가 시즌 개막 이후 갑작스럽게 급격한 슬럼프를 보임에 따라 이궈달라와 영의 외곽 지원에 맞춰서 시즌을 준비하였던 브랜드와 밀러의 콤비 플레이 또한 큰 고비를 맞게 되었다.

프리 시즌에 브랜드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시도하였던 2-1 세트 공격 전술은 그 한축을 담당했었던 이궈달라의 슬럼프로 인해서(예전에도 언급한 적 있지만, 2-1 세트가 제 효용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로우 포스트 옵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확실한 외곽 자원이다. 지난 시즌까지 필라델피아에서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슈터인 카일 코버를 축으로 2-1 세트가 빛을 발하였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효용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고, 더욱이 밀러마저 중거리 슛 난조로 인해서 외곽 득점 능력을 상실하면서 그 문제는 더욱 커지고 말았다.

결국 시즌 초반부터 오프 시즌 내내 준비했던 전술들이 예상외의 변수들로 인해서 모조리 실패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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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와 브랜드가 오프 시즌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픽 앤 팝과 픽 앤 점퍼, 픽 앤 아이솔레이션은 모두 2-1 세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든 전술들의 근간이 되는 2-1 세트가 완전히 제 기능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두 선수가 준비했던 수많은 콤비 플레이 또한 그 가치를 상실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이후 필라델피아의 공격 시스템은 완전히 그 방향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오프 시즌동안 칙스 감독이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2-1 세트와 4-1 세트를 혼합한 하프 코트 오펜스 시스템과 이궈달라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트렌지션 오펜스 시스템의 결합은 하프 코트 오펜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2-1 세트가 무너지면서 시작부터 어긋나버리고 만 것이다.(트렌지션에서 밀러보다 이궈달라의 비중이 늘어났던 이유는 다소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하프코트 오펜스에서 밀러-브랜드의 비중이 컸어야 했고 이 때 밀러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트렌지션 오펜스는 이궈달라 중심으로 끌어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은 하프코트 오펜스 전술이 철저히 실패하면서 오히려 밀러가 속공에서도 지공에서도 제 자리를 못 찾고 표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물론 브랜드가 표류했음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 세트가 무너지고 그로 인해서 브랜드가 본연의 가치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사실상 필라델피아가 시도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결국 필라델피아는 시즌 초반부터 의도하지 않은(지난 시즌까지는 시도해본 적도 없는) 런 앤 건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시즌 초반 팀 운영의 실패와 성적 하락이 생기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시즌 초반부터 필라델피아는 브랜드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으며, 하프 코트 오펜스는 전혀 없는 어중간한 런 앤 건 팀이라는 평가까지 들어야 했다.

오프 시즌에 준비했던 수많은 전술 들이 그 축의 하나인 이궈달라의 붕괴로 인해 무너져버린 와중에 그에 대한 칙스 감독의 대응 또한 늦어버리면서 결국 예상치 못한 최악의 결과가 나오고 만 것이다.

결국 필라델피아는 9승 14패를 기록한 이후 감독 경질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기에 이르렀고, 이는 칙스 감독이 오프 시즌동안 전술을 잘못 준비한 것 때문이라기보다는 급작스러운 팀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부재와 잘못된 용병술 등으로 인해서 팀의 위기를 초래한 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쯤에서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칙스 감독의 이번 시즌 가장 큰 패착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그 것은 윌리암스와 윌리 그린을 동시 기용한 1쿼터 후반, 혹은 2쿼터 초반의 벤치 사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궈달라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상황으로 인해서 팀컬러 자체가 어느 정도 트렌지션 오펜스에 맞춰진 상황이었다면, 첫 번째 벤치 멤버 기용은 안정적인 리딩 플레이어를 기용하면서 주전 멤버들이 만들어놓은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갔어야 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필라델피아는 1쿼터에 항상 상대팀보다 우월하거나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궈달라가 극도의 부진을 보임으로 인해서 브랜드 활용에 심각한 제약이 따르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러-이궈달라-영-브랜드-사무엘 달렘베어로 이어지는 주전 라인업은 다소 런 앤 건으로 경기를 끌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대팀보다 우월하거나 대등한 경기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힘을 주었다. 하지만 윌리암스-그린의 동시 기용은 그러한 이점을 포기하게 만드는 악수였다.

밀러와 이궈달라가 노련하게 리딩을 하면서 경기력의 기복을 최소화했었던 주전 라인업과는 달리 윌리암스-그린의 라인업은 빠른 흐름 속에서 안정감을 유지할 수가 없는 라인업이었다.

확실한 스윙맨이 없는 필라델피아 라인업의 특성상 빠른 템포를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기복을 최소화해줄 수 있는 안정적인 리딩 플레이어이다. 하지만 리딩 플레이어와는 거리가 먼 선수들인 윌리암스-그린의 동시 기용은 극심한 기복과 더불어 안정감 상실이라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겨 주었다.(필라델피아 경기 중 턴 오버가 가장 많이 나온 시간이 바로 이 두 선수가 동시 기용되었을 때이다. 거기에 두 선수의 동시 기용은 치명적인 스몰 라인업의 문제점까지 보이면서 수비에서도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수 모두에서 안정감을 완전히 상실한 것이다.)

결국 칙스 감독이 브랜드를 축으로 한 안정감 있는 하프 코트 오펜스를 주로 하리라 예상했던 주전 라인업에 맞추어서 준비했던 빠르고 돌파력이 뛰어난 벤치 라인업인 윌리암스-그린 라인업이 예상과는 달랐던 주전 라인업의 운용으로 인해서 오히려 팀에 독으로 작용하고 만 것이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역습을 추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런 앤 건을 사용한 상황에서 템포를 조절할 능력이 부족했던 윌리암스-그린의 동시 기용은 최대의 악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칙스 감독 경질의 가장 큰 이유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잠시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갔는데, 이쯤에서 다시 브랜드-밀러 콤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시종일관 빠르게만 흘러가던 런 앤 건 팀으로써의 변모로 인해서 브랜드는 그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더욱이 밀러-브랜드 콤비는 프리 시즌부터 철저히 하프코트 오펜스에 맞춰서 준비된 콤비였다. 그랬기에 두 선수의 부진은 더욱 크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팀컬러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치 못한 두 선수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두 선수가 심각하게 부진했다고 보기 보다는 팀 차원에서 두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그러면 다시 원래의 주제로 돌아가 보자.

브랜드와 밀러는 공존이 가능할까?

그 답은 간단하다. 현재까지는 생각보다 잡음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시즌 초반부터 계속적으로 악재가 겹치고 변수가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아직 시도해볼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의 비중은 현저히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팀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고, 실제로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추는 횟수 또한 많았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부진으로 인해서 시작된 미세한 균열은 두 선수 간의 리듬 차이로까지 이어지면서 투맨 게임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결국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미래가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분명히 칙스 감독 체재 아래에서 두 선수가 추구했던 투맨 게임은 공간 창출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가능성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두 선수의 스타일을 각기 분석하여 볼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그 것을 바탕으로 하여 비로소 두 선수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투맨 게임 조합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또한 그 가능성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고 그것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상편이 끝났습니다. 이어지는 하편에서는 밀러와 브랜드의 스타일 분석. 그리고 그 것을 통한 두 선수의 투맨 게임 활용 여부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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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입니다. 1부와 마찬가지로 11월 22일 클리퍼스 전(토요일)까지 본 이후 쓴 글인지라, 그 이후의 경기들은 참고하지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격적인 모션 오펜스의 시작. 2-2-1 세트

지난 시즌에도 필라델피아는 2-2-1 세트를 사용하였던 전적이 있다.

하지만, 주전 파워포워드였던 에반스의 부족한 공격력으로 인해서 2-2-1 세트는 대부분 스몰라인업에서만 사용되었었고, 그 스몰라인업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가 바로 카일 코버였다. 필라델피아의 2-2-1 세트에서 빅맨들은 처음에 미들 포스트에서 자리를 잡은 채 공격을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빅맨의 미들레인저 점퍼 능력은 사실 이 세트을 사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라델피아는 카일 코버가 있던 시절 코버를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2-2-1 세트를 사용하였고, 또한 코버의 이탈 이후에는 이 세트의 활용도를 줄였었다.(완전히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간간히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일반적으로 그 때 사용된 라인업은 영-달렘베어 혹은 영-제이슨 스미스였다. 에반스는 미들레인지 점퍼 능력이 부족한 선수인지라 2-2-1 세트 공격에서 중용되지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대형 FA인 브랜드를 영입하는데 성공하였다. 브랜드는 미들레인지 점퍼가 매우 좋은 빅맨이다. 거기에 브랜드는 스크린에도 능하여 2-2-1 세트으로 시작하는 필라델피아의 공격 대형에 그가 매우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리하여 필라델피아는 브랜드를 위시로 하여 다시금 2-2-1 세트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였다.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브랜드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는 칙스 감독의 의중이 잘 드러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난 시즌 후반기 필라델피아의 전술은 4-1 로우 세트로 대변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는 영을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역습을 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였고, 이를 위해서 효용성이 떨어진 2-2-1 세트 대신에 본격적으로 4-1 로우 세트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4-1 로우 세트는 필라델피아의 트렌지션 오펜스와 기가 막히게 맞아 들어가면서 필라델피아의 후반기 대약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다시 2-2-1 세트의 비중을 높이면서, 기존의 4-1 로우 세트와 함께 2-2-1 세트를 섞어 쓰는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견, 다른 스타일의 전술을 절묘하게 결합시키고 있는 것이다.(사실, 선수들의 대형 자체는 유사점이 있다. 날개에 두 명의 선수가 위치하고 빅맨이 스크린을 걸어주는 형태이니깐.)

그렇다면, 두 전술의 차이점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챕터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려 한다. 먼저 2-2-1 세트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기본 대형은 밑의 그림과 같다.


1번은 탑에서 패스의 시작점 역할을 하고, 2번과 3번은 양 날개를 이루면서 슈터이자 두 번째 패스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두 명의 빅맨은 미들 포스트에 자리 잡게 된다.

이것이 기본 대형이며, 대체로 시작은 두 날개가 빅맨의 다운 스크린을 타고, 45도 외곽으로 돌아 나오면서 시작된다. 1번은 돌아 나온 선수 중 한 명에게 볼을 주게 되며, 이 패스를 기점으로 하여 전술적 움직임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2-2-1 세트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필라델피아의 전술 하나를 살펴보면서 2-2-1 세트를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보자.

밑의 작전은 10월 31일 뉴욕 닉스 전에서 나온 전술이다. 정확하게는 2-2-1 세트의 변형 대형을 이용하였으며, 브랜드의 포스트 업 아이솔레이션을 유도한 전술이다.

1 : 밀러, 2 : 이궈달라, 3 : 영, 4 : 브랜드, 5 : 달렘베어이다.(1쿼터 9분 10초경)

위에서 설명했던 기본 대형과는 조금 다른 대형으로 선수들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위치는 사실상 달렘베어의 스크린을 타고 나왔을 때의 위치와 동일하기 때문에 2-2-1 세트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실제로 작전 시작도 2-2-1 세트 공격과 동일하게 시작된다.


브랜드의 다운 스크린을 타고 영은 하이포스트로 이동한다. 그리고 탑의 밀러는 돌아 나온 영에게 패스를 해준다. 이 때 이궈달라는 하이포스트로 나온다. 그리고 이로써 작전은 시작되었다.


브랜드는 스크린 이후 포지셔닝에 들어가고, 패스를 받은 테디어스 영은 브랜드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준다.


밀러는 미들포스트로 진입한다. 패스를 해준 영은 V컷을 행하면서 수비수를 유인하여 탑으로 나온다.


밀러의 쇄도와 영의 V 컷으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밀러에게 X1과 X3 두 명의 수비수가 묶이게 되며, 영은 순간적으로 오픈 찬스를 맞이한다. 이로 인해서 X3은 브랜드에게 더블 팀을 들어가지 못하고 영을 압박하러 탑으로 빠져나가며, 이 때 영은 계속적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X3을 유도한다. 그리고 밀러는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X1을 끌고 위크 사이드로 이동한다. 달렘베어는 이때 로우 포스트로 이동하여 X5를 끌고 들어가며, 이궈달라는 영의 움직임에 맞춰서 더욱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 순간적으로 브랜드의 아이솔레이션 상황이 만들어지며, 브랜드는 여유롭게 넓은 공간을 활용하면서 포스트 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


브랜드가 포스트 업을 통해서 골밑으로 접근하는 사이에 영은 다시 탑으로 움직이면서 X3을 계속 묶어두며, 밀러는 하이포스트로 빠지면서 X1을 유도한다. 브랜드는 계속 포스트 업을 행한다.(영과 밀러의 이러한 움직임은 혹시 X3이나 X1이 브랜드에게 더블 팀을 들어갔을 때 보다 손쉽게 오픈 찬스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우 포스트까지 밀고 들어간 브랜드는 베이비 훅 슛을 시도한다.(완벽한 1대1 마무리) 당연한 얘기지만 공격은 성공하였다.

위에서 간단하게 2-2-1 세트 공격을 설명해 보았다. 필라델피아에서 2-2-1 세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 브랜드를 살리기가 용이하다.

두 번째 오픈 찬스를 전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세 번째 항상 세컨 찬스와 세이프티를 대비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두 빅맨은 모두 스크린과 미들레인지 점퍼에 능한 빅맨이며(달렘베어의 경우 아직도 스크린이 좋다고 평하기는 힘들지만 오랜 기간 칙스 감독 밑에서 뛰면서 전술 수행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두 날개 역할을 하는 선수들은 움직임이 좋고 외곽 슈팅에 능하다. 또한 탑에서는 뛰어난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가 경기를 조율하면서 전술의 실패율을 줄여준다.

즉, 칙스 감독이 수년 동안 닦아 놓은 필라델피아 맞춤형 전술인 셈이다. 거기에 브랜드의 픽 앤 팝과 포스트 업을 전술적으로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써도 2-2-1 세트는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4-1 로우 세트 공격과 2-2-1 세트 공격의 차이점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일단 4-1 로우 세트 공격에 대한 이야기부터 간단하게 해보자.


위의 그림은 4-1 로우 세트의 기본 대형이다. 탑에 1이나 2가 서며, 공격 전반을 조율한다.

그리고 골밑에는 두 빅맨이 대기하며, 사이드에는 슈터가 날개를 이루고 있다.
(2-2-1 세트와 함께 쓰기 용이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날개가 사이드로 빠지고, 빅맨이 그래도 로우 포스트로 들어가면, 2-2-1 세트에서 4-1 로우 세트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즉, 탑에 위치한 선수에게 보다 넓은 공격 공간을 주면서, 공격 전반적으로 전권을 부여하는 전술이다. 실제로 빅맨들은 탑에 위치한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움직이며, 탑의 선수가 움직임으로 인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빈 공간을 이용하여 양 날개에 위치한 선수들은 백도어 컷이나, 빅맨들을 타고 도는 컬 컷 등의 움직임을 통해 오픈 찬스를 노린다.

즉, 보다 빠르게 세트가 가능하고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2-2-1 세트보다는 다소 단순한 전술인 것이다.

거기에 개인 능력을 겸비한 1명의 선수의 역량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뛰어난 리딩 플레이어가 있으면 그 선수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 후반기 본격적으로 4-1 세트를 사용하였고, 탑에 밀러나 이궈달라를 놓으면서 빠른 템포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즉, 리딩 능력과 전술 수행 능력이 뛰어난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술을 사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4-1 로우 세트 오펜스도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보자.

밑에 소개할 전술은 4-1 로우 세트를 통해서 밀러가 오픈 찬스를 갖게 되어 로우 포스트에서 레이업 슛을 쏘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10월 31일 닉스 전에서 나온 전술이다.(3쿼터 8분 24초경)
1 : 밀러, 2 : 이궈달라, 3 : 영, 4 : 브랜드, 5 : 달렘베어이다.


탑에 위치한 이궈달라에게 달렘베어가 백스크린을 걸어준다.

이 스크린으로 인해서 작전이 시작되었다.


이궈달라는 스크린을 타고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 상대팀 수비수들은 순간적으로 두 명 모두 이궈달라에게 붙게 되며(X1과 X4) 이와 동시에 달렘베어는 골밑으로 순간적으로 롤링을 시도한다.

이 때 브랜드는 미들포스트로 나와 주며, 브랜드에게는 X1이 헬핑 디펜스를 들어간다.(이미 경기 내내 브랜드의 포스트 업에 많이 당했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수비가 강화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밀러는 오픈이 된다. 그리고 밀러는 골밑으로 백도어 컷을 시도한다.(원래 스크린이 잘 걸리면 이궈달라가 돌파 이후 달렘과 2대2를 행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부터 필라델피아의 수많은 하일라이트를 양산했던 플레이다. 또한 돌파가 안 되고 브랜드에게 더블 팀이 안 붙으면 브랜드에게 패스를 행하여 포스트 업 혹은 미들레인지 점퍼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궈달라는 골밑에서 완벽한 기회를 잡은 밀러에게 패스를 해준다.


그리고 밀러는 손쉬운 레이업 슛으로 득점을 올린다.

위의 전술은 필라델피아에서 자주 나오는 4-1 로우 세트의 전형적인 예이다.

탑의 선수의 역량에 많은 것이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로 인해서 2대2와 사이드 오픈 찬스 등 다양한 공격을 유도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빠르게 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 대형은 얼리 오펜스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4-1 로우 세트의 변형 또한 얼리 오펜스에 유용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이런 대형의 경우 전형적인 4-1 로우 세트의 변형이지만(빅맨이 하이 스크린을 걸어주는 상황을 생략한 채 이미 탑에 4번이 위치하고 있다. 이 때 5번은 골밑을 장악한다.) 얼리 오펜스에서 순간적으로 골밑을 공략하는 데에는 상당히 유용한 대형이다. 실제로 이러한 변형 4-1 로우 세트 공격에서는 닉스 전에서 여러 차례 나오며 상대팀의 수비수들을 난감하게 하였다.

이로써 두 가지의 전술을 간단하게 설명보았다.

두 전술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가?

이미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하였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2-2-1 세트 공격는 보다 하프코트 오펜스에 어울리며, 4-1 로우 세트는 단순히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만이 아니라 얼리 오펜스 상황에도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4-1 로우 세트는 탑의 리딩 플레이어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전술적 안정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전술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필라델피아의 공격력이 작년 시즌까지는 4-1 로우 세트로 대변될 정도로 외곽의 한명의 리딩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던 반면에(이런 약점을 타파하고자 지난 시즌에는 그린까지 세 명이 4-1 로우 세트의 리딩 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면서, 탑의 리딩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노력하였었다.) 이번 시즌에는 브랜드의 가세로 인해서 내 외곽에 걸쳐 고르게 분포되었다는 것이다.(2-2-1 세트 공격의 중용으로 인한 브랜드의 포스트업과 픽 앤 팝 증가)

즉, 지난 시즌 대비 내 외곽 밸런스가 훨씬 좋아진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공격의 안정성이 높아짐으로 인해서 기복에 흔들릴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에 또 한 발자국 다가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전술만을 언급하였지만, 필라델피아는 전형적인 2대2를 유도하는 전술들도 많이 있고, 외곽 슈팅을 노리는 전술 또한 많은 팀이다. 지난 시즌에는 달렘베어-이궈달라 외에는 시도 횟수가 적었던 2대2에 브랜드가 가세하면서, 밀러-브랜드, 이궈달라-브랜드, 밀러-달렘베어 등의 다양한 2대2 시도가 늘어나기도 하였다.(하지만 아직 픽 앤 롤은 이궈달라-달렘베어만큼 시전 할 수 있는 콤비가 없다.) 또한 브랜드를 기점으로 하여 외곽 찬스를 노리는 전술들도 많아지면서 외곽에 기회가 많이 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술들의 대표적인 수혜자가 영이다.(현재 필라델피아 득점 1위 : 16.3점)

아직까지 브랜드 기용으로 인해서 눈에 띄게 2대2 플레이가 좋아지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팀 전체적인 전술 구도까지 바뀔 정도로 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또한 이러한 변화들은 지난 시즌의 약점이었던 가드 일변도의 공격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브랜드의 존재로 인해서 전술적 흐름이 막혔을 때 전술에 얽매이지 않고 득점할 수 있는 득점 루트가 생겼다는 점 또한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띄게 좋아진 내 외곽 밸런스와 그로 인해 얻어진 공격의 안정성, 전술의 다변화와 의외성 확보.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를 주목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1부에서는 디펜스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고, 2부에서는 공격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들과 그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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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각 팀들은 시즌 준비에 한창이고, 팬들은 여름 내 기다려왔던 자신들의 영웅의 귀환에 무한한 기쁨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드높은 팬들이 있습니다.

바로, 필라델피아 76ers를 응원하는 Sixer들입니다.

작년 시작 때까지 리빌딩팀 중 하나일 뿐이었던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에 이르러서는 당당히 동부 챔피언 컨텐더로써 출발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엘튼 브랜드가 있고, 또한 한 단계 진화한 필라델피아의 영건들이 있습니다. 프리시즌이 시작되고,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팀으로써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손발을 맞춘 지 2-3주 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그런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첫 번째.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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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의 포지션 변동을 불러왔습니다. 원래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뛰었던 선수인 안드레 이궈달라가 본연의 포지션으로 돌아갔고, 작년 시즌 파워포워드로 뛰었던 테디어스 영이 스몰포워드 롤을 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둘의 포지션 변화는 상당히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먼저, 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라인업이었던 필라델피아의 신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기존의 안드레 밀러(188cm)-윌리 그린(188cm)-안드레 이궈달라(198cm)-레지 에반스(203cm)로 이어지던 스몰라인업이 브랜드의 영입, 이궈달라의 슈팅가드 포지션으로의 이동, 테디어스 영의 스몰포워드로의 이동에 의해 188cm-198cm-203cm-206cm라는 안정감 있는 라인업으로 바뀐 것이죠.

그리고 작년 시즌 미스 매치로 인해서 상당한 곤란을 겪었던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올 시즌에는 미스 매치에 대한 걱정을 덜어도 되게 되었습니다.

작년 플레이오프만 보더라도, 사실 가장 곤란했던 부분이 윌리 그린의 작은 키와 스크린 대처 부족, 로테이션 미숙 등으로 인해서 상대팀에게 무수한 오픈 찬스를 내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를 상대했던 디트로이트는 이런 공간을 적절히 파고든 리차드 해밀턴과 테이션 프린스가 뛰어난 활약을 해주었으며, 필라델피아는 이를 두고 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한층 진화한 현재의 라인업은 미스매치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소하였습니다. 큰 변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시작 또한 좋습니다. 이궈달라는 작년 시즌 겪었던 슈팅적 과도기에서 드디어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프리시즌 3P 성공률 : 40%(8-20), 필드골 성공률 : 46.1%) 영 또한 발전한 점퍼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프리시즌 3P 성공률 : 36.4%(8-22))

이궈달라의 경우 삼점슛 성공률이 첫 시즌 33.1%, 두 번째 시즌 35.4%에 이르렀다가 에이스의 역할을 부여받은 세 번째 시즌에 31%까지 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프리시즌을 맞이해 슈팅적 과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난 듯 한 모습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시즌 32.9%로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으나, 사실 두 번째 시즌 보여주었던 스팟업 슈터로써의 모습은 상실한 것 또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이번 프리시즌에 보여주고 있는 점퍼의 안정화는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궈달라의 매치업 상대의 키가 작아진 것 또한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는 신체적으로 큰 메리트가 없었던 이궈달라이지만,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는 최상급의 힘과 준수한 키,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합니다. 그만큼 돌파나 슈팅에 있어서 작년 대비 보다 좋은 환경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더욱이 그의 파트너가 골밑 마무리 능력과 리바운드 가담 능력이 뛰어나고 준수한 신장을 가진(203cm) 영이라는 점 또한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죠.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두 번째.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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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의 필라델피아는 유래 없이 백코트에 치중한 팀이었습니다.

웨버의 이탈 이후 심화되어진 이러한 문제점은 지난 시즌 시작 전, FA였던 조 스미스를 놓침으로 인해서 극도로 악화되고 말았죠. 물론, 밀러는 이러한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였고, 그랬기에 최대한 다섯 명의 선수 모두가 볼을 만지게 하는 리딩을 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주전 빅맨인 사무엘 달렘베어와 레지 에반스는 로우 포스트 공격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내었던 선수였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리딩 또한 결국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죠.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의 전술들을 보면, 항상 다섯 명 모두의 장점을 고르게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던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공격을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모두 백코트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결국 공격 시의 밸런스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궈달라가 스몰포워드에 기용되었던 것도 이런 사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코버 트레이드 이후 침체기에 들어섰던 것이나, 영을 파워포워드로 기용한 이후에 팀이 연승 가도를 달린 것 또한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지난 시즌의 필라델피아는 내 외곽 밸런스가 안 맞는 팀이었으며, 선수들은 유래 없는 그러한 부조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예컨대, 레지 에반스나 테디어스 영의 공격이 폭발한 경기에서는 거의 대부분 수월한 승리를 거둬왔었다는 것 또한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 할 만합니다. 그래서 올 시즌 브랜드가 영입된 것은 최고의 영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팀은 완성도 높은 강력한 로우 포스트 자원을 얻게 됨으로써, 코트 밸런스와 클러치 공격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작년 시즌 클러치 상황을 책임졌던 밀러와 이궈달라가 여전히 건재하며, 이런 상황에서 엘튼 브랜드의 가세는 이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특히 꼭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나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굳이 백코트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에, 브랜드의 전술 소화 능력을 감안하면, 브랜드-밀러의 2 : 2는 아이버슨 이후 가지지 못했던 최고의 클러치 득점 자원이라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브랜드의 가세 덕분에 테디어스 영은 확실하게 스몰포워드로써의 전향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궈달라는 본연의 포지션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안드레 백코트의 경우 클러치 상황에서 이중 삼중으로 마크 당하던 그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세 번째. 테디어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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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이야기를 풀어내기 전에 먼저 언급해야 할 부분은 스몰포워드는 어떤 포지션인가 하는 점입니다.

예전에 지인 분께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공-수에서 다섯 명이 각기 두 개의 삼각형을 이룬다면 그 꼭짓점이 되는 것은 스몰포워드이다. 즉 '스몰포워드는 공-수에서 내외 곽을 연결하는 연결고리이다'라는 말씀이었는데요. 이 말씀을 듣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스몰포워드라는 포지션은 팀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공수에서 내 외곽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포지션이며, 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포지션이라는 것이죠.

원래 농구는 센터 놀음이라고들 하시고, 저 또한 그런 이야기에 백분 공감하지만 결국 팀이 안정감을 가지게 되려면 또한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갖춘 스몰포워드가 있는가의 유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스몰포워드는 어떤 포지션보다도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상 강호들을 둘러봐도 이런 부분을 쉽게 알 수가 있는데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80년대의 LA 레이커스나 보스턴 셀틱스, 90년대의 시카고 불스 등도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길 정도로 위대한 스몰포워드들이 존재하였죠.(여기에 80년대 최강팀중 하나였던 82-83 시즌의 필라델피아 76ers 또한 줄리어스 어빙이라는 걸출한 스몰 포워드를 보유하고 있었죠.)

그만큼 팀의 기본이자 바탕이 되는 포지션이 스몰포워드라고 봅니다. 꼭 팀의 에이스일 필요는 없지만, 기본기와 안정감은 꼭 필요한 포지션이라는 것이죠. 그러면 필라델피아의 스몰포워드 포지션. 이 포지션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이 포지션의 미래라고 하면 역시 테디어스 영을 꼽을 수 있는데요. 테디어스 영은 이궈달라 이후 팀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최고의 영건입니다. 팀에서는 이미 그에게서 팀의 미래를 보고 있으며, 그가 이궈달라와 함께 보여줄 콤비네이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시즌을 지나면서 당장에 그를 스몰포워드로 기용하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는데요.

먼저, 그린을 주전으로 기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1 : 1 득점 자원이 사라지게 되었고, 또한 드리블러가 부족해지면서 밀러에게로 가는 부담이 현저히 증가하였죠. 그리고 속공 시 파워포워드 롤에서 영이 가지던 스피드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역습의 날카로움도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즉, 하프코트 오펜스 상에서는 볼 운반, 리딩, 1 : 1 공격까지 밀러의 역할이 현저히 증가되었고, 거기에 역습 또한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더더욱 밀러에게로 향하는 부담이 늘어나게 된 것이죠. 팀의 공격 전체를 조율하는 밀러이기에 그에게로 가는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큰 문제점을 야기했습니다.

상대팀은 밀러-이기-영의 라인업이 들어섰을 때 단지 밀러 한명만 집중 마크하는 것으로 필라델피아 공격의 맥을 끊어버릴 수 있었죠. 더욱이 이궈달라와 영의 단점이 비슷하였기 때문에(레벨의 차이는 있지만) 이 문제점은 더욱 심화되었고, 결국 영은 작년 시즌 스몰포워드로의 전환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작년 라인업을 기준으로 영이 주전이 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두 가지였는데요. 그것은 이궈달라의 공격력 강화와 영의 점퍼 안정화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리시즌, 이궈달라는 드리블링의 안정화와 점퍼의 적중률 향상을 통해 보다 공격력을 강화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즉, 1 : 1 득점 자원으로써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죠. 그리고 영은 숙원이었던 점퍼의 안정화를 어느 정도 이뤄내었습니다.

작년 시즌 로우 포스트로 향하는 전술적 움직임 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던 루키가 점퍼의 안정화라는 무기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아직 완전치는 않지만, 상대에게 위협을 줄 정도는 되어 보이며, 이것은 앞으로 영이 주전 스몰포워드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밑바탕이 되어줄 것입니다. 또한 브랜드의 영입은 이런 발전 위에 완성도를 더해줄 것입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팀은 불완전한 퍼리미터 아이솔레이션보다 믿을 수 있는 확실한 득점 루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브랜드의 로우 포스트 1 : 1과 브랜드-밀러로 이어지는 2 : 2는 작년 시즌 그린이 없으면 해결되지 않았던 전술 외적인 득점 루트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팀은 그로 인해서 그린을 주전으로 계속 기용하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죠.

또한, 역습 시 영이 스몰포워드로 오면서 생겼던 문제점인 스피드의 하락 또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되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브랜드를 위시한 세컨드 브레이크의 위력이 현저히 강화된 것입니다. 에반스나 달렘베어의 경우 아무래도 피니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세컨드 브레이크 시의 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브랜드는 영보다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뛰어난 피니셔이고, 속공 시 동선을 굉장히 잘 찾아내는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선 속공이 막혔을 때 빠른 이선 속공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는데요. 이것이 앞으로 영이 스몰포워드 자리에서 뛸 때에 역습의 위력을 감소시키지 않게 하는 중요한 옵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영이 스몰포워드 롤을 소화하게 되면서, 팀의 높이가 높아져(영은 203cm, 그린은 188cm) 미스 매치로 인해 생기던 외곽의 공간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1선이 붕괴될 경우 달렘베어가 헬핑을 오면서 뒷공간도 많이 내줬죠. 또한 그로 인한 연쇄 반응으로 외곽에도 무수한 공간을 내주었고요.), 그린의 스크린 대처 불안과 로테이션 미숙으로 인해 생기던 순간적인 수비의 엉킴도 상대적으로 로테이션에 능한 영의 존재로 인해서 줄어들 확률이 높습니다.

즉, 수비가 안정화될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죠. 또한 리바운드에 상당한 감각이 있는 영이 공-수에 걸쳐 리바운드에 가세하면서 팀은 역습의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영이 패싱 감각이 있어서 패싱 게임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는 것도 좋은 징조이죠.

사실, 그린을 기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점이 1인 속공 옵션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는데, 이궈달라가 이 부분에서 전년도 대비 상당한 발전을 한 것으로 보여서 영의 스몰포워드 기용이 역습의 효율을 떨어뜨릴 위험은 많이 줄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머리그부터 영은 삼점슛을 던지면서 점퍼 능력의 향상을 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그 결과가 이번 프리시즌에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첫 세 경기에서 10개의 3점 슛을 쏴서 5개를 성공시켰죠.(프리시즌 3P 성공률 : 36.4%, 8-22)

슈팅시 베스트 폼일 때 상당히 안정적인 릴리스와 높은 타점을 가진 선수이고, 몸 전체를 이용할 줄 아는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사실 점퍼 측면에서는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 일단 스팟업 슈터로는 어느 정도 효용성을 갖출 수 있을 듯 보입니다.

영의 점퍼 능력. 선수 전원이 고루 참여하면서 코트 전 방위적인 공간창출을 추구하는 필라델피아 오펜스 시스템의 특성상 각 선수들은 공격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되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그가 주전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이 점퍼 능력인데요.(사실 스몰포워드라면 어느 정도의 점퍼 능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죠.)

프리시즌만 놓고 보면 일단은 고무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영의 기용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요. 일단, 밀러에게로 가는 부담이 아무래도 그린 기용시보다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브랜드의 가세, 이궈달라의 발전 등으로 그나마 부담을 최소화시키기는 했지만, 볼 운반과 리딩을 도와줄 수 있었던 선수인 그린의 부재(작년에는 밀러-이궈달라 외에 그린이 탑에서 볼을 잡고 리딩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물론 결과는 아이솔레이션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죠.)는 분명히 밀러에게는 악재입니다.

또한 그린은 속공 시 1인 속공 옵션 역할을 전담하였고, 빠른 선수에 대한 1선 압박도 도맡아 해왔었기 때문에 그만큼 밀러의 부담은 커진다 할 수 있습니다. 다섯 명이 뛰는 경기에서 1명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죠.

1명의 부담이 커지면, 그 1명의 컨디션에 따라서 팀의 경기력이 좌지우지될 확률이 높으며, 또한 상대팀은 수비하기가 한층 수월해질 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궈달라의 발전에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일단 프리시즌을 통해 1인 속공 옵션과 1 : 1 득점 자원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 보여주었기 때문에 기대를 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여하튼, 브랜드의 가세와 이기의 발전이라는 긍정적 요소에 더불어 자기 자신의 발전까지 이뤄낸 영의 주전 도약. 올 시즌 가장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무엇보다 정말 뛰어난 게임 이해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 대성할 선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때문에 드디어 스몰포워드 주전으로 올라설 올 시즌은 그만큼 그에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네 번째.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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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가세로 인해서 작년과 달리 밸런스가 자리를 잡았고, 신장은 커졌습니다.
이런 것들은 매우 중요한 가능성을 제시하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에서 새로운 옵션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의 공격은 크게 두 가지로 귀결되었는데요. 하나는 “활발한 무빙과 패싱, 돌파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공간 창출을 바탕으로 하는 하프 코트 오펜스”였고, 또 다른 하나는 “상대의 실책을 유발하여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역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하프코트 오펜스 시에는 내 외곽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밀러의 포스트 업 비중이 굉장히 높을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공격 마무리 자체가 내 외곽에서 고루 이뤄지지 못하고 백코트에만 치중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백코트에 치중되었다고 해서 3점 시도가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필라델피아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3점 시도가 적은 팀이었으며, 그만큼 로우 포스트 공략 빈도가 높았던 팀입니다. 단, 로우 포스트 공격력은 높지 못했죠. 빅맨 중 달렘베어의 득점력이 가장 좋았는데 달렘베어 또한 주 무기는 미들레인지 점퍼입니다. 더욱이 달렘베어를 제외하고는 평균 10점을 넘은 빅맨이 단 한명도 없습니다.)

다행히도 필라델피아는 패싱과 리딩에 능한 안드레 백코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빅맨들은 스크린에 능하고, 포워드들은 오프 더 볼 무빙에 능해서 팀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팀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내 외곽 공격력의 밸런스가 안 맞았음에도 팀 공격 자체는 상당히 유기적으로 다섯 명이 고르게 참여하는 형태를 가질 수 있었죠.

하지만, 로우 포스트 자원 없이는 결국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플레이오프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번 오프 시즌에는 엘튼 브랜드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를 보유한 채 맞이한 프리시즌에서 필라델피아는 새로운 방식의 공격을 선보였죠.

일단, 브랜드의 포스트 업으로 공격이 시작되는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경기 초반 기선을 잡을 때에나 중요한 고비에서 이런 경우가 늘어났죠. 거기에 브랜드-밀러의 2 : 2가 선보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픽 앤 롤, 픽 앤 팝이 아니라 슬립을 포함한 다양한 2 : 2가 선보여졌고, 앞으로는 기브 앤 고 같은 보다 폭넓은 2 : 2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되어집니다. 즉, 로우 포스트에 확실한 득점원이 생기면서 팀 공격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죠.

거기에 스페이츠의 영입 또한 긍정적입니다. 스페이츠는 2 : 2가 소화 가능한 재원이며(대학시절부터 이 부분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또한 미들레인지 점퍼가 굉장히 좋은(특히 사이드라인 점퍼가 좋습니다.) 빅맨입니다.

기존에 웨버, 달렘베어 같이 점퍼 좋은 빅맨들을 활용하는 전술들을 많이 구사했던 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활용도가 많은 빅맨이죠. 즉,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한동안 비중이 줄었던 2-2-1 set 등의 모습이 다시 드러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전에 코버가 나간 이후 비중이 현저히 줄었던 전술들을 브랜드와 스페이츠의 영입으로 인해서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즉, 단순히 밸런스를 맞추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로우 포스트가 강해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 외곽 찬스 또한 늘어나게 된 것인데요.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보면 올 시즌에는 예년보다 외곽 찬스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팀의 오프 시즌 움직임이 좋다고 평가하는 것도 이런 것을 감안한 움직임이었기 때문인데요. 3점 슛 스페셜리스트로써 영입한 카림 러쉬, 도니엘 마샬 뿐 아니라 로얄 아이비도 작년 시즌 32.7%라는 준수한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었고, 이번 프리시즌에서 세 선수는 모두 준수한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면서 기대를 충족시켜주었습니다.(마샬 : 50%(7-14), 아이비 : 40%(2-5), 러쉬 : 38.5%(5-13))

제이슨 스미스라는 7-foot 센터가 아웃된 것은 정말 아쉽지만, 테오 레틀리프를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그 빈자리를 메웠다는 점도 좋은 움직임으로 평할 수 있죠. 그는 스미스의 빈자리인 골밑 수비에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프리시즌 블락샷 : 평균 1.4개)

작년 시즌 유독 3점 슛이 안 좋았던 것은 코버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였지만, 또한 워낙에 로우 포스트 득점력이 저조해서 외곽에 찬스가 나지 않았던 것도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브랜드, 스페이츠의 가세로 작년 대비 상당히 로우 포스트 득점력이 상승하였고, 그 덕분에 오픈 찬스도 많이 날 것으로 생각되어 지구요. 작년보다는 나아진 외곽 능력을 보여줄 거라 생각이 됩니다.

이궈달라와 영의 슈팅 능력 향상, 러쉬, 마샬, 아이비의 영입은 이런 상황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 보이는데요. 여기에 루이스 윌리암스가 기복을 줄여준다면 그 것은 정말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입니다. 물론 필라델피아는 외곽에만 얽매이는 팀이 아닙니다. 리그 내 어떠한 팀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저돌적이며, 적극적으로 로우 포스트 공략을 하는 팀입니다.

하지만, 보다 많아질 외곽 찬스와 그것을 마무리할 수 있는 선수들의 영입은 로우 포스트 공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다섯 번째.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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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년을 기점으로 수비는 이미 수준급으로 올라섰습니다.

필라델피아로 온 이후 모리스 칙스 감독과 모제스 말론 코치를 만나면서 현저한 기량 상승을 보여준 레지 에반스와 한 시즌이 지나면서 조직력을 갖추게 된 필라델피아 멤버들이 뭉쳐서 만들어낸 디펜스 조직력은 가히 대단했습니다.

1선에서 무수한 턴 오버를 양산하였고,(스틸 4위, 턴 오버 유발 6위) 허용한 실점은 적었습니다.(득점 허용 6위) 2006-07 시즌 후반기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팀의 수비력이 작년 시즌 에반스 영입과 맞물려서 드디어 본궤도에 올라선 것이죠.

특히, 에반스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는데, 헬핑과 로테이션에 큰 약점을 보이는 달렘베어를 골밑에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면서 2선에서의 압박과 헬핑 디펜스, 스틸, 리바운드까지 각 부분에서 정말 감초 같은 활약을 해주었습니다.(23.2분 출장, 7.5개 리바운드(2.8개의 오펜스 리바운드), 1.1개의 스틸) 단 23분 출장에 평균 1개가 넘는 스틸 개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수비 범위는 정말 넓었는데요.

하이 포스트와 로우 포스트를 넘나들면서 수시로 압박을 해주었고, 빈자리를 메워주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활약이었죠. 작년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이궈달라와 에반스를 빼놓으면 얘기가 안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엘튼 브랜드를 영입했습니다. 이것은 바로 에반스의 벤치 행을 의미하는 것인데요. 이것은 팀 디펜스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요.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면 수비는 오히려 업그레이드가 될 확률이 큽니다.

브랜드는 통산 평균 0.9개에 빛나는 스틸을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특히 부상 전이었던 05-06시즌, 06-07 시즌에는 1.0개의 스틸을 기록했죠. 즉, 에반스만큼이나 수비 범위가 넓고, 헬핑에 능한 선수라는 것인데요.(물론 스틸 능력이나 전방위 수비 범위 커버는 단 23분 출장에 무려 1.1개의 평균 스틸을 기록한 에반스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보여 집니다.) 거기에 통산 2.1개에 빛나는 블락 능력은 그의 수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입니다.

작년 시즌 에반스는 헬핑과 로테이션에 있어서는 정말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사실 작은 키로 인해서 대인 마크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더욱이 블락 능력이 없기 때문에(통산 0.2개) 침투해오는 선수들의 커버링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에반스에 버금갈 만큼 수비 범위가 넓고, 블락 능력까지 가진 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의 수비를 한 단계 더 진화시켜 줄 것입니다. 더욱이, 에반스는 작년 시즌 후반기에 이르러 벤치에서 출장하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독 활력소가 부족한 선수 구성을 가진 필라델피아였기 때문에 그의 벤치 에너자이저로써의 모습은 팀에 큰 힘이 되어주었죠.

올 시즌에도 그의 출장시간에는 큰 변화는 없을 듯 보이고(에반스는 작년 시즌 센터로써도 많은 시간을 소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벤치 행은 팀에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다만, 시즌 초반에는 팀 내 수비가 상당히 난항을 겪을 확률이 큽니다. 에반스 또한 필리의 수비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에는 거의 두 달 가까이가 소모되었고, 또한 달렘베어는 유독 파트너의 성향을 타는 선수입니다.

작년 시즌 에반스는 성격상이나 플레이상으로 그에게 최상의 파트너였지만, 브랜드는 팀에서 에이스를 기대하는 선수입니다. 달렘베어는 로우 포스트에서 자신이 중심이 되지 못하면 유독 슬럼프를 잘 겪는 선수이며,(압박감을 유독 많이 받으며, 대 선수 곁에서 주눅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 또한 그러한 슬럼프에 빠지면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례로 웨버와 파트너가 되어 풀타임으로 보낸 첫 시즌 유래 없는 슬럼프에 빠졌다가, 웨버가 트레이드된 이후 시즌부터는 최고의 커리어를 보내었다는 점만 보아도 그의 성향을 알 수 있죠.

이번 프리시즌에도 이러한 양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 모습입니다. 19분 출장에 5.5점, 4.5리바운드, 0.25 블락에 그쳤는데요. 물론 부상이 있었고, 그 덕분에 출장도 4경기에 그쳤지만, 실제 경기를 봐도 움직임이 약간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플레이 수준이 천향지차인 선수인 만큼 올 시즌에는 그러한 문제점을 훌륭히 이겨내어 주면 좋겠는데요.
다행인 것은 브랜드가 상당히 조용하면서도 친화적인 성품을 가진 선수라는 점과 플레이 성향이 작년 에반스와 마찬가지로 달렘베어와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달렘베어가 브랜드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레틀리프에게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죠. 즉, 달렘베어는 공수에서 작년과 같은 롤을 올 시즌에도 그대로 가져갈 확률이 높고, 이러한 부분은 달렘베어와 브랜드의 콤비네이션이 잘 맞아들어 갈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는 것이라 봅니다.

초반에는 고생할 확률이 크지만, 작년 에반스가 그러하였듯이 시즌이 지날수록 시너지 효과를 내는 콤비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브랜드는 에반스와는 달리 달렘베어의 치명적인 약점인 1선 헬핑시 뒷공간을 견제하지 못한다는 점을 적절히 커버해줄 수 있는 뛰어난 블락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거는 기대가 더욱 큽니다.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 수비의 최고 약점은 그린의 작은 키와 로테이션 미숙, 스크린 대처 부족으로 인해서 생기는 미스 매치와 오픈 찬스를 메우기가 용이치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밀러가 다소 발이 느려 1선 압박이 뚫릴 경우 빅맨들이 커버를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에반스가 커버를 들어올 경우에는 괜찮았으나 달렘베어가 커버를 들어오게 되면 그 미숙한 뒷공간 견제로 인해서 필연적으로 로우 포스트에 공간이 생긴다는 문제점도 있었죠.

하지만, 영의 스몰포워드 포지션 이동, 브랜드의 가세는 이러한 약점을 최소화시켜줄 겁니다.영은 그린보다 대인 방어 능력은 떨어지지만 헬핑 능력과 로테이션 소화 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선수이며, 또한 이궈달라가 슈팅 가드 포지션으로 이동하면서 얻게 되는 1선 압박 강화와 스크린 대처능력 향상은 보다 탄탄한 수비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이런 점들로 인해서 달렘베어의 1선 헬핑은 작년 시즌보다 그 빈도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며, 또한 달렘베어가 헬핑을 들어가더라도 브랜드의 뛰어난 블락 능력은 뒷공간을 커버하게 하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작년보다 한층 더 강화된 수비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이유입니다.


마치며...

엘튼 브랜드의 영입은 단순한 슈퍼스타의 영입으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는 필라델피아가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이며, 그렇기 때문에 팬들은 그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당장 전반기에는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이 최고조로 올라서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만큼 현재의 필라델피아는 해결해야 될 부분이 많으며, 아직 미완의 대기라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점차 해결되어지고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묶여질 때, 필라델피아는 다시금 작년에 못지 않은 큰 돌풍을 불러올 수 있을 거라 생각되어 지구요. 언제나 전반기보다는 후반기에 강했던 뒷심의 팀. 수차례나 후반기 대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손에 넣었던 근성의 팀인 필라델피아의 올 시즌 또한 그러한 전통이 지속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불안 요소들의 대부분이 해결되기 어려운 난제가 아니라 이미 해결되어지기 시작한 것들이라는 점이 긍정적이네요. 올 시즌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고, 내년보다 내후년이 기대되는 팀. 필라델피아 76ers. 그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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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S/NBA 2008. 9. 20. 17:43

엘튼 브랜드 (Elton Tyron Bran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42  엘튼 브랜드 (Elton Tyron Brand) - 포워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향: 03/11/1979 코틀랜드, 뉴욕
: 6-8 (203cm)
몸무게: 275 lbs.(124kg)
나이: 29
학력: 듀크 대학교
포지션: 포워드
드래프트: 1999년 1라운드 (1번픽) 시카고 불스
주요수상: NBA 올스타 2회 선정 (2002, 2006) ... NBA 신인왕 (2000) ... NBA 공격 리바운드 1위 (200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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