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일반 뉴스 2008. 12. 19. 00:04

보너의 슛난사, 웨스트의 3점, 패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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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폴의 106경기 연속 스틸 기록을 축하합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경기 내내 계속된 보너, 핀리의 슛난사와 웨스트의 3점 두 방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친 스퍼스였습니다.

스퍼스는 1쿼터 시작하자마자 보너 (7점, 7리바운드)의 오펜스 리바운드가 메이슨의 3점으로 이어지며 매끄러운 출발을 했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호넷츠의 픽앤롤 공격이 잘 먹혀들었고, 스퍼스 또한 덩컨과 파커 (20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슛이 호조를 보이면서 대등하게 나갔습니다. 1쿼터 중반으로 들어가면서, 스퍼스로서는 좋지 않은 징조인 오픈 점프슛 불발이 계속됐습니다. 다행히 죠지 힐의 막판 코너 3점이 들어가면서 리드를 지킨 채 1쿼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팽팽하던 경기가 스퍼스의 분위기로 넘어온 것은 2쿼터 지노빌리(17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활약과 때를 같이 했습니다. 스퍼스가 25대 26으로 뒤지고 있을 때, 마누는 디펜스 리바운드에 이은 플로터를 성공시켰고, 곧이어 폴을 블락함과 동시에 파커에게 어시스트를 연결해줘서 파커의 앤드원도 만들어 냈습니다. 지노빌리는 2쿼터에만 10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1블락샷으로 스퍼스의 공수를 이끌었습니다.

2쿼터까지 스퍼스의 스위치 디펜스와 트랜지션 디펜스는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습니다. 덕분에 호넷츠의 속공 득점을 단 4점으로 막아낼 수 있었지요. 스퍼스는 42 대 37로 리드한 가운데 하프타임을 맞이했습니다.

3쿼터 시작하자마자 멋진 플레이가 하나 나왔습니다. 코트 좌중간에서 공을 잡은 덩컨이 뱅크샷을 하려다가 훼이크를 주며 노-룩 패스를 해준 것이 보너의 덩크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3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부터는 스퍼스가 정말 눈이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볼무브먼트를 가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보웬의 코너 3점슛이 터졌고, 곧이어 정말 보기 드문 보웬의 드라이브인 왼 손 레이업까지 나왔습니다. 스퍼스는 3쿼터도 70 대 63으로 리드하며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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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의 삼점도 성에 안 차 결정적인 상황에서 '노마크' 덩크까지 불발시켜버린  보너

4쿼터가 시작하면서 보너와 토마스가 웨스트에게 함정수비를 걸었고 턴오버가 유발됐습니다. 그리고 이를 속공으로 연결하며 파울을 얻어낸 힐이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켰습니다. 스퍼스의 리드는 72 대 63, 9점 차까지 벌어졌고, 호넷츠 선수들이나 팬들의 눈에는 약간의 패배감까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3쿼터 후반부터 4쿼터 초반까지 펼쳐진 스퍼스의 볼무브먼트는 예술이었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패스웤으로 오픈 점프슛 찬스가 그토록 많이 났으면, 적어도 15~20점 차의 리드를 가져 갔어야만 했습니다. 점수차를 9점차 이상으로 벌이지 못하도록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들이 바로 맷 보너와 마이클 핀리였습니다.

맷 보너는 오늘 경기에서 무려 15개의 야투를 시도했습니다. 덩컨이 14개, 파커가 13개, 지노빌리가 12개 시도한 것과 비교해보면 정말 믿어지지 않는 야투 시도입니다만, 작전타임 때 들으니, 포포비치 감독이 보너에게 마음껏 3점을 쏴도 좋다는 지령을 내리더군요. 그 15개의 야투 중 8개가 3점슛이었습니다. 그러나 성공시킨 야투는 고작 2개, 3점슛도 고작 1개였습니다. 센터로 뛰는 선수가 이토록 외곽에서 슈팅만 날려대니,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릴 수 밖에요. 지노빌리 복귀 후, 한 번도 리바운드 싸움에서 진 적이 없는 스퍼스는 오늘 호넷츠 전에서는 48 대 39로 열세를 면치 못 했습니다. 하지만, 보너의 웨스트 수비는 (기대치가 낮아서였는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좋았습니다.

마이클 핀리 (5점, 1리바운드, 0어시스트)를 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핀리는 스스로 공격을 창출해내거나 플레이메이킹을 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수비력이 좋은 것도 아니죠. 그렇다면, 오픈 점퍼를 넣어주기 위해 스퍼스에서 주전으로 뛴다는 얘기인데.... 오늘도 9개의 슈팅 시도 중 단 2개만 성공시켰고, 3점은 5개 시도해서 1개만 넣었습니다. 그래도 보너는 수비와 골밑 몸싸움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줬지만 핀리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보너와 핀리 덕분에 스퍼스의 4쿼터 야투율은 19% (4-21)였습니다.

오늘의 승부를 가른 것은 4쿼터 후반부에 터진 데이빗 웨스트 (21점, 9리바운드)의 3점슛 두 방이었습니다. 패색이 짙어가던 호넷츠는 4쿼터 종료 5분을 남기고 터진 웨스트의 3점 두 방으로 다시 살아났고, 막판에 포지 (8점, 7리바운드)의 삼점슛이 쐐기를 박았습니다.

스퍼스는 쉴 새 없이 오픈 점프슛 상황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유는 호넷츠 선수들이 마누와 파커에게 계속 더블팀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4쿼터에만 발생한 오픈 삼점슛 8개 모두를 보너와 핀리 둘이서 다 날려버렸습니다. 바로 이것이 패인이었습니다.

포포비치 감독의 용병술은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초반에는 수비대형을 변칙적으로 가져 감으로써, 호넷츠가 홈에서 큰 리드를 잡지 못하게 했습니다. 덩컨을 중심으로 한 픽앤롤 수비도 좋았습니다. 오픈 점퍼는 많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좋은 수비력과 빅 3의 활약으로 4쿼터 중반까지도 스퍼스가 승기를 잡고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4쿼터에 핀리와 보너를 너무 오래 출장시켰고, 또 둘에게 너무 많은 외곽슛을 허락했습니다. 오늘 수비가 좋았던 컷 토마스와, 3점 적중률이 좋아 보였던 힐과 보웬은 벤치에만 앉아 있었습니다. 4쿼터에 약간 늦었던 선수교체 타이밍이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우연일지는 모르겠으나... 그토록 수비를 잘하던 보웬이 벤치에 앉으면서부터 호넷츠의 15-0 런이 시작됐습니다.

스퍼스의 팬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패배였습니다. 한두 가지 지적할 부분은 지노빌리의 턴오버입니다. 오늘 범한 다섯 개의 턴오버 중, 2~3개는 호넷츠의 함정 수비에 걸려든 결과였고, 나머지 두어 개는 판단미스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호넷츠같은 팀을 상대로는 이러한 턴오버가 나오면 안 되지요. 또 하나, 파커의 수비력입니다. 오늘 파커의 수비는 한마디로 "게을렀고 참담"했습니다. 또한, 파커가 벤치에 앉아있을 때에 스퍼스의 볼무브먼트가 오히려 좋았었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파커로부터 얻는 것도 상당하니....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오늘의 경기로부터 레슨을 받아 다음 경기에서는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이번 시즌 스퍼스 경기력의 진정한 평가는 내일 있을 대 올랜도 전이 끝나면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Nobody, nobody b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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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폴 (19점, 12어시스트, 3스틸)은 2쿼터 중반에 파커로부터 스틸을 하나 기록함으로써, 106경기 연속 스틸 기록을 세웠습니다. 종전의 기록은 80년대 스퍼스의 '수비 대마왕' 앨빈 로벗슨이 1986년에 새운 105경기였습니다. 크리스 폴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건 정말 대단한 기록입니다. 오늘 폴을 중심으로 한 호넷츠의 트랩 디펜스 (함정 수비)도 상당히 위력적이었습니다.

팀 덩컨 (16점, 11리바운드) 또한, 18,000점, 10,000리바운드, 2,000블락샷을 기록한 7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경기였습니다. 나머지 6인은 모두 센터들입니다. 마이클 핀리 또한 NBA 1,000 경기 출장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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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호넷츠 승리의 히어로, 데이빗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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