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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브랜드가  돌아왔다. 1월 24일 뉴욕 닉스 전을 기점으로 하여 다시 코트를 밟은 그는 아직까지는 교체 출장하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의 가세는 역시 큰 힘이 되고 있다. 수비에서 보여주는 위압감은 여전히 대단하며 아직 공격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코트에서의 존재감은 산처럼 거대하다.

필라델피아는 안타깝게도 브랜드의 복귀 이후 사무엘 달렘베어를 부상으로 잃고 말았다. 두 선수 간에 시너지 효과가 다소 떨어졌었다고는 하지만, 두 선수가 정상적으로 코트에 섰었을 때 필라델피아는 리바운드 개수와 마진, 오펜스 리바운드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던 팀이었다. 블록 또한 5위권을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두 선수가 동시에 존재할 때의 필라델피아 골밑은 놀랍도록 높고, 단단했다. 때문에 달렘베어가 부상으로 이러한 압도적인 골밑의 존재감은 당분간 보기 힘들 것 같다.

필라델피아는 딜레오 체제 아래에서 진정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연승을 기록하며, 단숨에 플레이오프 사정권으로 올라선 데 이어 이제는 어느덧 5할 승률을 넘어서면서 5위권을 노리는 팀으로 변모하였다. 5위권. 시즌 전 유수의 전문가들이 필라델피아 성적의 최하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던 성적이다. 이제는 어느덧 그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대체 어떤 점이 달라진 것일까? 그리고 브랜드의 복귀는 앞으로의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오늘은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수비가 무너지지 않은 것이 결국 연승의 토대를 만들었다

말 그대로다. 시즌 초반 극도의 난조 속에서도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던 단 한 가지는 수비다. 바로 그 수비가 결국 7연승이라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더욱이 연승 기간에 들어서면서 선보인 모습에서는(사실 그 이전 경기들에서부터) 시즌 초반의 난제들마저 어느 정도 극복한 듯 한 인상을 주고 있다.

시즌 초반 수비를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

압도적인 보드 장악력을 바탕으로 현저히 낮추는 데 성공한 야투 허용율과 지난 시즌 대비 눈에 띄게 약화된 일선 압박 능력.
이 두 가지가 시즌 초반 필라델피아의 수비를 대변하는 두 개의 키워드였다. 물론 시즌 초반에도 수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지난 시즌만한 효율을 내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일선 압박이 현저히 약해지면서 역습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의 속공은 사실상 역습으로 대변된다. 그런데 시즌 초반에는 역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속공의 효율이 떨어져버렸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일선 압박이 약화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일선 압박이 약화되면서 쉬운 속공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던 것이다. 이 이유로는 윌리 그린의 벤치 행, 레지 에반스의 롤 축소, 안드레 이궈달라의 수비 역할 부조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안드레 밀러-그린으로 대변되던 지난 시즌의 일선 압박 능력이 밀러-이궈달라로 변모하면서 현저히 약해진 부분은 너무도 아쉬운 부분이다.

영은 이궈달라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주지는 못하였고, 수비에서 이궈달라에 걸린 과부하는 너무나도 거대한 것이었다. 결국 그린의 존재가 생각보다 수비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로도 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딜레오 체제 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이 일선 압박 능력의 부활이다. 그린의 주전 복귀, 아이비의 중용, 에반스의 롤 증가는 확실한 효과를 보여주었다.

밀러-그린은 정말 죽이 잘 맞는 이른바 '찰떡콤비'다.

그린은 공격에서는 밀러의 성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움직일 줄 아는 선수이며, 또한 강한 공격 성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상하리만치 밀러와는 역할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가 없다(과거에는 그린이 파트너와 역할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덕분에 두 선수가 동시에 코트에 서게 되면 그 호흡은 정말 환상적이다.

밀러의 패스는 코트 곳곳에 뿌려지게 되며, 그린은 마음 놓고 코트를 누빌 수 있게 된다. 수비에서 또한 두 선수의 호흡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진다. 다소 스피드가 쳐지는 밀러를 대신해서 빠른 선수를 도맡아 압박해줄 수 있는 선수가 그린이며, 또한 파워가 뛰어난 선수에게는 밀러가 붙어줄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상호 보완적인 관계는 단단한 일선 압박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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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두 선수의 호흡에도 단점은 있다. 일단 그린은 볼 캐칭 능력이 떨어진다. 그로 인해 밀러의 패스를 100% 이상으로 끌어내지를 못하며, 턴 오버 또한 잦은 편이다. 또한 속공 시에도 간간히 이러한 단점이 흐름을 끊어먹는 부작용으로 나타나곤 한다(밀러의 어시스트를 너무 자주 놓친다). 그리고 수비에서는 스크린 대처에 대해서 난조를 보이기도 한다.

그린은 이 스크린 대처 능력은 상당히 부족한 선수이며(상체의 유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다. 즉, 상체가 뻣뻣하다), 밀러 또한 스크린 대처에 있어서는 다소 약점을 보인다(밀러의 경우 다소 느린 발이 그 원인이다). 지난 시즌에는 이 부분을 이궈달라와 에반스가 활발한 헬핑 디펜스와 로테이션으로 메워주었는데, 결국 이것이 궁극적인 답은 되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고, 그 덕분에 필라델피아는 전반적으로 픽 앤 롤이 강한 팀과 런 앤 건 팀에게는 매우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또한 그린은 상당히 작은 선수다(공식 신장은 191cm지만 실제 신장은 188cm로 알려져 있다). 즉, 미스 매치가 너무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선수라는 말이다. 이런 약점들로 인해서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즌 그린을 벤치에서 기용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그린을 다시금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약점이 많이 사라진 듯 하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로얄 아이비의 중용, 그리고 에반스의 롤 증가라는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차세대 특급수비수, 완소남 아이비 

아이비는 필라델피아 팬들에게 있어 정말 고마운 선수다.
이 선수가 있었기에 필라델피아의 일선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현재 일선 압박 능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준 것이나, 픽 앤 롤에 대한 대처 능력이 일정 부분 향상된 것에는 아이비의 공헌이 가장 크다. 그만큼 아이비의 수비 능력은 대단하다.

현재 벤치 멤버로써 중용되고 있는 아이비의 파트너는 대부분 루이스 윌리엄스다. 윌리엄스의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인지라 대체로 일선 압박은 아이비가 대부분 책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서 아이비의 위력이 드러난다.그의 수비는 매우 특별하다. 사이드 스텝이 빠르다고 보기는 힘들며, 또한 장신임에도 쉽사리 매치업 상대를 놓치지 않는다. 거기에 스크린에 대한 대처 능력도 뛰어나서 거의 대부분 자신의 마크맨을 놓치는 일이 없다(필라델피아 수비의 핵심이 로테이션이기는 하지만, 사실 자신의 마크맨을 놓치지 않는다면 그 이상 가는 수비는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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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의 수비는 리그 최고의 러너(Runner) T.J 포드조차 꽁꽁 묶어버릴 정도로 대단하며, 빠른 선수에게도, 힘 좋은 선수에게도 절대로 밀리지 않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포인트 가드부터 스몰 포워드까지,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막는 것이 가능하다. 193cm에 거의 100kg에 육박하는 거구임에도 포인트 가드를 소화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대체 그의 수비 능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아이비의 수비 능력 중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생각하는 수비’다. 그의 수비 시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상대보다 한발 짝씩 먼저 동선을 선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예측하는 능력이 매우 좋아서 상대의 움직임을 압박하고 제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이 바로 아이비의 수비 능력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거기에 이 선수는 스텝 자체가 굉장히 좋다.
사이드 스텝이 아무래도 거구이다 보니 빠른 편은 아닌데, 그럼에도 짧게 끊으면서 움직임 자체를 상당히 세분화시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상대의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반응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수비 자세도 상당히 낮은 편인데, 스텝이 매우 짧고 다양하다는 것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장신인 선수가 스텝이 좋다는 것. 다시 말해서 상대 움직임에 대한 대응이 빠르다는 것은 대단한 강점이다. 거기에 미리 동선을 선점할 정도로 영리한 선수라면 그 위력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즉, 빠르지 못하다는 약점을 짧고 다양한 스텝과 동선을 선점하는 방식을 통해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스크린이 들어올 때의 움직임도 탁월하다. 대체로 좌우 시야가 매우 넓어서 스크리너에게 위치를 잘 빼앗기지 않으며, 팔을 워낙에 잘 사용해서 스크리너보다 먼저 공간을 선점해 버린다. 즉, 스크린 자체의 위력을 팔의 사용과 공간 선점으로 최소화시켜 버리는 것이다. 거기에 스크린에 걸린다 해도 스텝 자체가 워낙에 짧게 세분화되어 있어서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결국 스크린 자체를 무마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말이다.

이렇듯 아이비의 수비는 자신의 신체적 무기를 잘 사용하면서도 공간을 선점하는 방식을 통해서 놀라운 위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비의 활약은 필라델피아의 크나큰 고민을 해소시켜 주었다.

바로 주전과 벤치 멤버 간의 심각할 정도로 벌어져 있었던 수비력의 차이를 해소시켜준 것이다(에반스와 레틀리프의 활약도 물론 주요했지만, 사실 지난 시즌에도 에반스는 존재했기 때문에 가장 불안한 부분은 바로 백코트 수비였다). 사실 아이버슨 트레이드 이후 필라델피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벤치 멤버만 나서면 주전 멤버에 비해서 현격하게 수비력이 쳐진다는 것이었다. 특히 식스맨의 롤을 부여받은 윌리암스의 수비력 부재는 뼈아플 정도였다. 거기에 이번 시즌 초반에는 윌리암스-그린이라는 라인업이 공-수, 특히 수비에서 처참할 정도의 실패를 보이면서 더욱 큰 낭패에 빠진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아이비의 혜성과 같은 등장은(물론 필자는 계속해서 아이비의 중용을 목 놓아 외쳤었지만..) 이와 같은 난제를 단번에 해결해주었다.

아이비의 등장. 이것이 결국 필라델피아에 있어서 주전과 벤치 간의 수비력 차이를 상쇄시켜 준 가장 큰 힘이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에반스의 역할 증대는 살아나는 불씨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었다.


마지막 퍼즐 조각? 레지 에반스를 기용하라

필자는 예전에 한 글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스페이츠보다는 에반스를 쓸 수 있어야만 필라델피아가 차후 대반전을 노릴 수 있다.”
“에반스를 제대로 쓸 수 있을 때 우승에 한걸음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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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현 시점에서도 에반스가 완전히 지난 시즌 정도의 역할 회복을 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에반스의 기용 폭은 극심한 성적 부진을 겪었던 칙스 감독 재임 마지막 시절에 비해서 늘어난 것이 사실이고, 이렇게 에반스의 기용 폭이 늘어나면서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한층 더 안정세를 찾는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에반스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수비 능력이 바로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수비력을 몇 단계 위로 끌어올려주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에반스 수비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넓은 수비 범위다(물론 이 선수 하면 떠오르는 것이 보드 장악 능력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보드 장악 능력보다도 이 폭넓은 공간 커버 능력을 더 높게 사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수비 범위가 넓으며(그에게서 마치 벤 월러스를 보는 것 같다고 하면 과장이 좀 심한 걸까? 필자는 에반스를 보면 마치 블록 능력이 없는 벤 월러스를 보는 것 같다), 또한 리커버리 능력도 대단하다. 거기에 거리 계산이 기가 막혀서 헬핑 포인트를 절묘하게 잡아낸다. 즉, 이 선수가 헬핑 디펜스를 가서 뒤편에 오픈 찬스가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달렘베어와 너무나도 대조적인 부분이다).

거기에 리그 최고 수준의 보드 장악 능력이 가미되면, 수비력에서 에반스의 존재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허슬 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에반스가 다시 롤 증가라는 호재를 만난 것이다.
거기에 백코트 파트너는 극찬을 아끼지 않은 아이비다. 환상적인 조합. 이 조합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무서울 정도로 필라델피아 수비의 안정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리고 이 둘의 활약으로 인해서 필라델피아 수비는 주전-비주전간의 기복을 현저히 줄이는 데 성공했다(그런 면에서 윌리암스는 반성 좀 해야할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 브랜드가 가세했다.

이제 우리는 브랜드-에반스-이궈달라-아이비라는 필라델피아에서는 근래 본적이 없었던 최고의 압박감을 뽐낼 수비 라인업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이미 몇 차례씩 나오고 있다. 특히 뉴올리언스 호넷츠 전에서 선보였던 브랜드-에반스-아이비 라인업의 위압감은 비록 짧았지만 대단했다).

사실 브랜드 복귀 이후 에반스의 출장 시간은 다시금 줄어들고 있다. 애초에 에반스의 출장 시간이 줄어들고 모리스 스페이츠의 출장 시간이 늘어난 이유는 밀러와 이궈달라의 슈팅 슬럼프가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밀러의 중거리 슛 능력 저하는 아쉬운 대목이다. 공격에서 에반스의 가장 큰 역할이 스크리너로써의 역할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두 선수의 슈팅 슬럼프는 에반스의 활용 폭을 줄여버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스페이츠가 코트에 나서서 하는 가장 큰 역할은 이면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다. 즉, 밀러와 이궈달라가 슈팅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서 공간이 뻑뻑해지고, 코트 활용 폭이 좁아졌기 때문에 이면 공간 활용에 능한 스페이츠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밀러와 이궈달라의 스크린 앤 점퍼가 공간을 넓히는 데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였다. 때문에 굳이 스페이츠같은 선수를 기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에반스와 같은 좋은 스크리너만으로도 어느 정도 공격의 효율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에반스의 스크린 능력은 필라델피아 내에서도 최고다. 이는 몇 년 내의 모든 빅맨을 통틀어 보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에반스가 스크리너로써 할 수 있는 역할이 현저히 줄어들어 버렸고, 그로 인해서 공격에서 에반스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에반스는 출장 시간을 잃고 말았다.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딜레오 감독은 에반스의 활용도를 어떻게든 찾아야만 할 것이다. 다행히도 근래에는 이궈달라가 어느 정도 본연의 폼을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고, 밀러는 다른 측면으로 스크린을 활용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스크린 앤 페네트레이션 빈도의 증가가 눈에 띈다).

이 상황이라면 에반스의 활용 폭은 다시금 증가할수 있는 여지가 있고, 그렇다면 에반스의 활용 빈도를 늘리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에반스는 분명히 필라델피아가 보다 높은 곳을 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퍼즐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비에서의 놀라운 공헌도와 속공 옵션으로써의 뛰어난 능력은 분명히 필라델피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그는 필라델피아 내에서 가장 뛰어난 허슬 플레이어이면서 대단히 훌륭한 분위기 메이커다.

에반스의 플레이 하나 하나가 침체된 분위기를 다시 띄울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으며, 그의 동작 하나 하나가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낸다. 이런 선수는 팀의 승리를 위해서, 그리고 보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팀이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려 한다면, 그 활용 빈도 또한 늘어날 필요가 있다.

이 사안은 앞으로 필라델피아가 강팀이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딜레오 감독이 이 부분을 잘 인지해주었으면 한다. 아이비의 발굴과 에반스의 활약, 그리고 레틀리프의 안정감있는 백업 역할 등이 어우러지면서 필라델피아 수비는 다시금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브랜드가 돌아왔다. 브랜드와 함께 다시금 성장할 필라델피아의 수비 시스템을 기대해 보자.

이번 시리즈는 3부 가량의 이야기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1부의 경우 한 호흡에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다소 긴 이야기를 올렸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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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히트의 베테랑 센터 알론조 모닝(38, 마이애미 히트)이 23일(이하 한국시간) 공식적인 은퇴절차를 밟으며 현역에서 물러났다. 90년대 NBA를 주름잡았던 ‘정통센터 1세대’의 한축을 담당했던 모닝의 은퇴로 이제는 샤킬 오닐(37, 피닉스 선즈) 정도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센터로는 다소 작은 208cm의 키로 10년 넘게 골밑을 누빈 모닝. 모닝은 상대 공격수에게는 높디높은 산이었으며 동료들에게는 믿음직한 맏형이었다. 큼직한 눈망울을 지닌 모닝은 나름의 수려했던 외모와는 달리 그렇게 파이팅 넘치는 투사기질로 오늘날까지 많은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을 사왔다. 종종 난투극 현장의 주범으로 언론에 입에 오르내렸지만 모닝의 남다른 승부근성을 대변하는 사건들이다.
신장이식 수술로 저하된 신체능력은 불굴의 투지와 의지로 이겨냈다. 부상을 이겨내고 코트에 선 마지막 순간까지 투혼을 불사르던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왜 ‘전사‘로 불렸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부상으로 인해 재능을 피우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많은 스타플레이어들과는 겪을 달리한 인간승리였다.

올스타 선발, 세계 선수권대회 금메달, 올해의 수비왕 등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쌓은 모닝은 뉴저지 네츠를 거쳐 친정팀으로 복귀한 지난 2005-06시즌, 180도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팀의 기둥은 이미 타인의 몫이었지만 자존심은 내던진 지 오래였다. 입단 동기이자 라이벌이었던 오닐의 백업을 자처한 모닝은 그 해 평생 바라왔던 타이틀을 차지하며 이력의 마지막을 채웠다.

필자에게 있어 모닝의 노년투혼은 감동과 슬픔이 교차하는 시간들이었다. 이른바 4대 센터로 90년대 리그의 골밑을 평정했던 라이벌들에 비해 모닝은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모닝이 한껏 날개를 펼 즈음 부상의 악령이 찾아왔고 더 이상의 도약은 없었다. 그에게서 블락과 골밑 수비 능력을 앗아간다면 더 이상 남아있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다. 건강만 잃지 않았다면 더 크게 뻗어 나갈 만한 재목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때문에 2005-06시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모닝의 모습은 앤퍼니 하더웨이나 그랜트 힐에게서 맛보았던 아쉬움을 해소시켜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전성기를 보내야 할 시기에 부상과의 싸움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1년이 걸리든 10년이 걸리든 말이다. 예전처럼 20득점이나 두 자리 수의 리바운드를 걷어내지는 못했지만 우승에 기여한 모닝의 공로는 결코 작지 않았고, 그 사실에 많은 팬들이 기뻐했고 감사해하였다.

한국 나이로 불혹을 맞이한 알론‘Zo' 모닝의 40년 인생을 다시 한 번 조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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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불운한 탄생, 그리고 농구

1970년 2월 8월, 버지니아 주(州)에 소재한 체서피크의 한 병원에서 우렁찬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이 아기를 맞이한 것은 따듯한 부모의 품이 아닌 차가운 양육원 건물이었다. 그의 부모는 그가 태어나던 시기에 10대 청소년에 불과했으니 모닝의 양육원행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어렸을 때는 소극적이면서 반항아였다. 툭하면 싸움을 벌여 벌을 받곤 했다”며 유년시절을 회고하였다. 10살이 되던 해에 모닝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느꼈다. 부모가 있고 따뜻한 집이 있는 제대로 된 안식처 말이다. 하지만 어렵사리 찾은 모닝의 부모가 모닝이 12살이 되던 해에 이혼을 결정하면서 소년의 꿈은 다시 한 번 산산조각 났다.

“정말 화가 났었다. 집과 가정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양육원에서 다신 나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모닝의 말이다. 이후 모닝은 부모의 친구였던 패니 쓰리트라는 이웃집으로 보내졌다. 이후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이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 어린 모닝은, 학교 선생님과 주위 친구들의 권유로 농구공을 잡게 된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월등히 큰 키를 자랑했던 모닝이었지만 농구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정말 서투르고 실력도 형편없었다”며 농구와의 첫 만남을 회상한 모닝은 “사람들은 나를 비웃었지만 그것이 나를 더 연습에 몰두하게 만들었다”며 유년시절의 추억을 이어갔다.
어둠으로 점철됐던 모닝의 과거는 남다른 승부근성의 토대가 되었고 갖가지 자선활동과 무료 농구캠프에 열을 올리는 동기가 되었다. 특히 고아들에 대한 모닝의 관심은 남달랐다. 아마도 부모님 대신 그의 울타리가 돼주었던 양육원 생활의 추억들이 지금의 모닝을 만들었을 것이다. 모닝은 해마다 오프시즌이 되면 마이애미 등지에서 팀 하더웨이 같은 과거 동료들을 초청하여 자선 올스타전을 열어왔다.

지역 고등학교인 인디안 리버 고교에 입학한 모닝은 농구선수의 재능을 마음껏 펼쳤다. 입학하던 해에 모교의 51연승을 주도한 모닝은 2학년이 되자 경기당 25점 15리바운드 12블락을 기록하며 마침내 진가를 발휘해 보였다. 센터임에도 준수한 중거리 슛 능력과 다양한 포스트 업 기술을 자랑했던 모닝은 수비에서는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로 성장해 있었다. 혹자들은 이런 모닝을 두고 전설적인 센터 카림 압둘자바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한다며 입을 모았다.

대학입학을 앞둔 모닝의 선택은 다름 아닌 조지타운이었다. 조지타운은 그가 존경했던 패트릭 유잉을 배출한 명문대학이었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조지타운 입학 전 모닝은 1988 서울올림픽 국가대표팀 트라이아웃에 초청되었지만 아깝게 탈락하였는데 연습경기에서 동문선배인 유잉과의 맞대결로 아쉬움을 달랬다. 신입생 시절 전미 블락왕 타이틀을 거머쥔 모닝은 졸업반이 되던 해에 올-아메리칸 팀에 선정되며 명실상부 전국구 스타로 거듭났다.


고아 농구선수의 ‘Dream come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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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행을 외친 지난 1992년, 또 한명의 대어였던 오닐에 밀리며 전체 2위로 살럿 호네츠(現 뉴올리언즈 호네츠)에 입단한 모닝. 모닝은 리복의 모델도 아니었고, 힙합 패션을 즐기며 랩 앨범을 발매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사각의 코트에서는 오닐에 필적하는 성적표를 남겼다. 특히 플레이오프 같은 큰 무대에서 모닝의 담대함은 빛을 발하였다. 전공인 수비력은 일찌감치 인정을 받아 모닝은 훗날, 공격력까지 겸비한 빌 러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모닝의 혼자 힘으로 쌓은 것은 아니지만 코트 밖에서는 샬럿의 유니폼 판매율이 상한가를 치며 비인기 약체 팀과 신생구단의 이미지를 벗는데도 일조하였다.

전직 권투선수라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래리 존슨과 전 세계 어린이들의 팬心 을 사로잡은 리그 최단신 가드(160cm) 타이론 보그스의 존재는 모닝과 함께 팀의 미래를 밝혀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4년의 신인 계약 만료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구단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했다. 모닝과 존슨을 모두 잡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아래 트레이드를 물색했고 매물 대상은 다름 아닌 모닝이었다. 샬럿은 마이애미 히트의 글렌 라이스, 맷 가이거를 받는 조건으로 지난 3년 동안 팀을 이끈 모닝을 내주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당시 마이애미의 선장은 팻 라일리 감독이었다. 라일리는 80년대 ‘스카이 훅슛의 달인‘ 카림 압둘자바에 이어 90년대 킹콩‘패트릭 유잉’을 키워낸 센터 조련사로 이름난 감독이었다. 특히 숨 막히는 압박수비 시스템을 뉴욕 닉스에 투영시키며 본격적인 수비농구시대를 연 인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라일리 감독의 성향은 모닝과도 잘 부합하였고 이들은 빠른 시간 내에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었다. 모닝과 P.J. 브라운이 버티는 마이애미의 골밑은 리그에서 가장 공략하기 까다로운 공간이었으며 백코트 역시 끈끈한 수비로 이름난 댄 멀리와 팀 하더웨이가 버티고 있어 물 샐 틈 없는 수비진용이 구축됐다.

모닝은 주위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았다. 매 경기 20점에 가까운 득점을 뽑아내면서도 10개의 리바운드와 4개의 블락을 함께 조달하며 공수에서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모닝도 천하의 농구 황제 앞에서는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었다. 신흥강호로 급부상한 마이애미는 2년 연속 시카고 불스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고배를 들며 자리를 내주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고 팀 분위기도 좋았지만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의 벽은 너무나도 높아 보였다.

그리고 찾아든 선수 노조파업과 직장폐쇄. 승승장구 할 것 같던 조던과 시카고가 마침내 해체됨에 따라 모닝은 수많은 무관의 제왕들과 함께 우승의 꿈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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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최고의 상품이라고 할수있는 올스타전이 다가온다. NBA 올스타전에는 최고의 슈퍼스타들이 한곳에 모여 자웅을 겨룬다. 현재 NBA에는 450여명의 선수들이 등록되어 있다. 올스타전에 뛰는 26명의 선수들은 최고중의 최고가 아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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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선 올스타전에 대한 정의를 필자가 내려보겠다. 필자에게 올스타전이란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여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볼거리" 란 바로 농구다. 최고급 선수들이 함께 모여 농구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전율이 흐를만큼 짜릿하다.

그럼 NBA 올스타전 멤버가 어떻게 선발되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NBA 올스타전은 동부지구와 서부지구, 두 팀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 팀마다 13명의 선수들이 선발된다. 물론, 동부지구 올스타 팀에는 동부지구에 소속된 선수들이, 서부지구 올스타 팀에는 서부지구에 소속된 선수들이 선발된다.

각 팀의 스타팅 멤버 다섯명은 팬들이 온라인 투표를 통해서 선발된다. 스타팅 멤버 선발에는 가드 부문에서 두명, 포워드 부문에서 두명, 센터 부문에서 1명씩 선발된다. 즉, 쉽게 말하자면 가드 부문에서 최다득표 1,2위 선수들이 올스타전 스타팅 멤버가 되는것이다. 포워드와 센터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선발된다.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축제와 같다. 그때문에 팬들에게 올스타팀 선발권을 온라인 투표를 통해 부여하는 것이다. 팬들 각각 자신만의 스타팅 라인업을 상상할게 아닌가?

하지만 이 온라인 투표가 때로는 오용될 수 있다. 최소한 팬들의 투표권의 의미와는 거리가 먼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필자는 2009년 올스타전과 이 치엔리엔에 대한 문제를 파헤쳐보려 한다.

1월 14일 NBA가 발표한 올스타전 온라인 투표 중간집계 결과를 볼때 서부지구 가드 부문에는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와 휴스턴 로켓츠의 트레이시 맥그레이디가 1,2위를 기록했다. 포워드 부문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던컨의 독식과 함께 덴버 너겟츠의 카멜로 앤써니가 2위를 차지했고, 센터 부문에서는 야오밍이 압도적인 득표수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럼 동부지구로 가보자. 동부지구 가드 부문은 마이애미 히트의 드웨인 웨이드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앨런 아이버슨이 1,2위를, 포워드 부문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케빈 가넷이 1,2위를 고수중이다. 센터 부문에서는 올랜도 매직의 드와이트 하워드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동부지구 올스타 포워드 부문에서 중국 출신의 포워드 이 치엔리엔이 포워드 부문에서 득표수 3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그는 포워드 부문 2위의 가넷을 약 15만표 차이로 따라붙고 있다. 올스타전이 2월 15일임을 고려해보면 이 치엔리엔이 가넷을 제치고 2위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15만표는 그리 큰 차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치엔리엔의 득표수는 큰 논란거리다. 왜냐하면 그의 득표수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 네티즌들이 던진 표이기 때문이다. 일명, 중국의 인해전술이 만들어낸 기이한 결과가 바로 이 치엔리엔이 올스타전 득표수 3위에 등극한 상황이다.

이 치엔리엔이 득표수로 제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더더욱 경악할 것이다. 이 치엔리엔의 뒤를 쫒고 있는 선수들은 토론토 랩터스의 크리스 보쉬, 보스턴 셀틱스의 폴 피어스, 올랜도 매직의 히도 터콜루, 마이애미 히트의 션 매리언,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대니 그레인저 등이다. 이 치엔리엔과 비교해볼때 위에 언급한 선수들의 경력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크리스 보쉬는 시즌 초 엄청난 활약으로 MVP 후보로까지 거론되었던 인물이다.
폴 피어스는 작년 보스턴을 우승으로 이끈 스타 플레이어임과 동시에 여러차례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엄청난 경력의 소유자다. 히도 터콜루 역시 현재 올랜도의 에이스 플레이어며 션 매리언 역시 여러차례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선수이다. 대니 그레인저 역시 묵직한 플레이로 인디애나를 이끌고 있는 신성이다. 이 모든 선수들을 제치고 이 치엔리엔이 득표수라는 제도를 통해 올스타전에 선발 출전하는 장면이 상상이나 되는가?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치엔리엔이 올스타전에 출전 할만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올스타전은 영어로 All Star Game 이다. 단어 그대로 해석하자면 All Star, 즉 모두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농구경기다. 여기서 모두란 무엇일까. 바로 팬들이다. 즉 팬들이 원하는 스타들의 무대가 바로 올스타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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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잠깐 다시 필자가 언급했던 올스타전의 정의를 보자.

필자는 올스타전이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그동안 농구경기에서 보지 못했던 신선하고 짜릿한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주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정의와 올스타전이라는 단어의 해석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올스타전의 주인공들은 스타 플레이어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올스타전의 진정한 주인공은 팬이라는 문구가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팬들을 존중하기 위한, 입에 바른 예의상 발언이라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어찌됬던 올스타전을 빛낼 이들은 바로 NBA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지엔리엔이 올스타전을 빛낼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기량만 본다면 당연히 아니다. 그는 팬들의 이목을 살 만한 능력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잠시 2003년으로 돌아가 보자.  2003년은 르브론 제임스와 카멜로 앤써니의 데뷔 시즌이었다. 그들은 루키임에도 불구하고 올스타급 활약을 하며 거물 루키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들이 2003년 올스타전에 초청되지 않았을때 당사자들은 물론 수많은 팬들이 NBA에 의문점과 함께 불만을 표출했다. (물론, 사태는 커지지 않았다.) 제임스와 앤써니 역시 언론에 자신들은 꼭 뽑힐줄 알았다면서 아쉬움과 함께 약간의 불만을 드러냈다. 이 사태에 대해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물론 그들이(르브론 제임스와 카멜로 앤써니) 좋은 선수라는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들 역시 올스타가 될 자격을 갖추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올스타 선수들이 명단에서 빠져야 하는가? 올스타전에 초청된 선수들 역시 올스타 자격이 있어 초청된것이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스타가 아니라는것을 알아야 한다." (I know they’re good players and all, but does that make them kick out some of the all star players who were invited? Come on, these men are here because they are an all star. They gotta know their places, they’re not the only stars in the league.”)

하지만 이 지엔리엔은 어떠한가? 팬투표 결과 하나때문에 이 지엔리엔이 다른 스타 플레이어들의 자리를 차지할 자격은 없다. 그는 올스타에 어울리는 선수도 아니며, NBA 주전 라인업에 어울리는 선수도 아니다. 현재의 그는 롤 플레이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를 깊게 평가하고 싶지 않지만, 간단하게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리자면 그는 올스타급 선수는 절대 아니다. 그는 올스타전에서 뛰지 말아야 한다. 기량이 급성장한 수년 후라면 모를까.

물론 수많은 반론들이 있을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올스타전의 의미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이다. 우선적으로 올스타전이라 함은 NBA에 많은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 대한 선수들의 특별한 무대다. 즉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가 바로 올스타전이라는 것이다. 다만 필자는 그 무대를 펼치는 선수들의 기량이 최고급, 아니면 최소한 올스타 기준에는 근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기준에 이 치엔리엔은 올스타전에 출전할 자격이 없다. 그의 기량은 올스타급은 커녕, NBA 팀의 주전급에도 못미친다. 그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현재기량만 따지고 볼때 그는 그저그런 벤치 플레이어일 뿐이다.

그러나 필자의 주장에도 모순이 포함되어있다. 그 이유는 바로 NBA가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무대임을 어떠한 기준도 두지 않은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NBA가 매 해 올스타전 선발 라인업의 전권을 온라인 투표라는 제도를 통해 팬들에게 쥐어줌으로써 증명되었다. 특히 아무런 올스타전 출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NBA가 올스타전 선발 라인업에 대해서는 100% 팬들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해석하는게 맞다. 온라인 투표제를 현지 내의 팬들에게만 적용하면 되지 않느냐? 대답은 바로 “NO” 다. 이는 NBA는 물론 데이빗 스턴 커미셔너의 명성에도 크게 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턴은 수년간 NBA의 세계화를 주장해왔다. 그리고 그 계획을 조금씩 현실화시켜왔다. 몇몇 NBA 팀들은 트레이닝 캠프와 시범경기를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실시했으며, NBA 스타들이 꾸준히 중국과 우리나라 등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또한 NBA는 NBA 정규리그 중계권인 NBA League Pass를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각국에 팔아서 이익을 봤다. 이는 NBA가 현지 팬들만이 아닌 타국의 팬들까지 인정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타국 팬들의 온라인 투표를 제한한다면 수많은 팬들의 원성을 살것이며 이는 NBA의 명성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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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시 이 지엔리엔으로 돌아가 보 자.현재 그는 동부지구 올스타전 포워드 부문 득표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득표수 중 대부분이 중국 네티즌들 덕분(?)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중국인들에게는 자국의 스타가 NBA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할 것이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의 활약을 보고싶어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처럼.

물론 예외는 있다. 마이클 조던은 은퇴 후 워싱턴 위저즈에 복귀하는 동시에 올스타전에 선발되었다. 하지만 그는 온라인 득표수가 아닌 감독추천에 의해 올스타전에 선발되었다. 마이클 조던의 그해 성적만 본다면 어쩌면 그는 올스타감이 아닐 수도 있었다. 그의 활약상이 최고급의 수준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NBA 역사상 최고의 선수였고 황제의 복귀와 동시에 그를 올스타전에서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았다. 비록 황제의 귀환이라는 메리트가 있었지만 그동안 쌓아둔 업적과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그의 올스타전 출전은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같은 동부지구 올스타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주전 자리를 조던에게 양보하겠다며 황제에 대한 예우를 갖추었다.
결국 조던은 올스타전에 당당히 선발로 출전했고 많은 팬들은 그의 선발출전에 흡족해 했다. 하지만 이 지엔리엔의 출전은 조던의 예와 같이 적용해서는 안된다. 그가 그동안 NBA에 보여준게 있는가? 그는 농구 황제도 아니며 MVP 나 All-NBA First Team등 수상 한번 못해본 수준 미달의 2년차다. 그의 현재 기량은 당시 조던의 기량에 비교할 때 훨씬 떨어진다. 만약 이 예를 들어 이 치엔리엔의 올스타전 출전을 지지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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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지엔리엔과 NBA는 커다란 숙제를 안고있다. 만약 이 지엔리엔이 동부 포워드부문 득표에서 케빈 가넷을 제치고 새롭게 2위로 등극한다면 그는 올스타전에 뛰어야 한다. NBA가 만들어 놓은 올스타전 선발 제도 때문이다. 하지만 백조 사이에 까마귀가 뛰어노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중국 팬들을 제외한 다른 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십중팔구 이 지엔리엔이 올스타전에 뛰는 것을 좋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NBA 역시 처지는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어떻게 수습하냐에 따라 팬들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NBA는 어떻게든 팬들의 원성을 사게되는 처지에 놓여있다. 단, 이 치엔리엔이 득표율 2위를 차지했을 때의 상황이긴 하지만. 만약 이 치엔리엔이 득표수 2위를 차지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NBA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NBA가 공언한 제도를 따라 이 지엔리엔에게 동부지구 올스타 선발 한자리를 내줘야 한다면 이는 중국팬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팬들의 원성을 사게 될 것이다. 이 지엔리엔의 퀄리티는 다른 올스타 레벨 선수들에 비해 극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필자의 주장대로 NBA가 과감히 이 치엔리엔을 올스타전에서 제외한다면 중국 팬들의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NBA에게 제시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 있다. 만약 이 지엔리엔이 동부지구 포워드 부문에서 득표수 2위를 차지했다면, NBA가 최종 득표순위를 발표하기 전에 그 결과를 교묘히 바꾸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이 지엔리엔을 올스타전 출전에 제외시키는 한편, 팬들의 비난을 최소화 할 수 있을것이다. 다만, 이 방법이 매해 통할지는 미지수다.

필자는 여러 칼럼을 통해 NBA의 흥미요소를 강조해 왔다. 현재의 상황 역시 NBA의 또다른 흥미요소라고 할 수 있다. 남은 올스타전까지 이 상황의 전개를 지켜보는것 역시 또다른 재미가 아니겠는가? 필자 역시 NBA와 이 지엔리엔이 이 어려운 숙제를 원만하게 풀어나가길 기대하면서 이 칼럼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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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필라델피아 76ers 이외의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슈터. 슛하나로 리그에 입성한 사나이. 카일 코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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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발전하고 있는 카일 코버.

유타 재즈 경기를 보다 보면 항상 데론 윌리암스보다도 더 저의 이목을 끄는 선수가 있습니다.

팀에서 그리 높은 비중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항상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 허슬러라는 명칭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선수. 바로 카일 코버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서혜부 부상(사타구니라는 말이 더 친숙하지만, 일본식 용어라고 하여 서혜부 부상으로 통일하여 사용합니다.)으로 인해서 오프 시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워낙에 부상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었던 데다가 부상 부위 자체가 슈팅에 큰 지장이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시즌 내내 그리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는데요.(부상이 완쾌된 것이 시즌 개막 후 거의 2달이 지나서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예의 스나이퍼 다운 모습을 되찾은 듯 보입니다. 제가 코버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이 선수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드래프트 때부터 그리 각광받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대학 시절에 상당한 명성을 쌓았던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드래프트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처참할 지경이었죠. 그런데 사실 대학교 4년을 다니면서 그가 이룬 업적은 대단했습니다. 그리 유명하지는 않은 Creighton University에서 4년을 보내었음에도 졸업하는 순간 그의 이름은 이미 상당히 알려져 있었을 정도였죠.

2003년 NCAA 최우수 선수 후보에 올랐으며, Creighton University All time scorer 5위, NCAA 3점 슛 성공 개수 역대 7위에 올랐을 정도로 3점 슛 하나로 그가 쌓아올린 위상은 대단했습니다.(이 부분은 이전에 썼던 글에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장점을 뒤덮고도 남을 만큼 단점이 두드러지는 선수였습니다. 더욱이 그 단점이 NBA에서는 뛰기 힘들다는 평을 받을 정도의 너무나도 평범한 운동능력이었기 때문에 이것은 그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버는 그러한 평가를 딛고 일어서서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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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당시 스카우팅 리포트는 그를 이렇게 평가하였습니다. “그는 리그 내 어떤 가드도 막지 못할 것이다.” 안 좋았던 운동능력으로 인해서 대학 시절 내내 그를 따라다녔던 수비력 불안이라는 단어가 결국 NBA 입성 당시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최악의 혹평을 들었던 수비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 자세는 결국 2004-05시즌에 이르러 그를 필라델피아 라인업 중 주전의 자리에 올려놓았죠.

물론 주전으로 올라섰던 그 당시에도 그의 수비력에는 큰 발전이 없었습니다.

그는 항상 노력하는 선수였지만, 운동능력 만은 그의 뜻대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결국 그는 이로 인해서 계속적으로 슈팅만 가능한 반쪽짜리 선수라는 저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운동능력을 가진 그의 한계는 결국 그의 플레이 스타일상의 한계로 드러나게 됩니다.

리그 3년차가 되었던 2005-06시즌에도 그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3점 슛 뿐이었는데 이것이 운동능력의 한계로 인해서 고착되고 만 그의 한계였던 것이죠. 운동능력이 뛰어나고 피지컬 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상대를 만나면 코버의 존재는 한없이 작아지기 일쑤였고, 더욱이 수비에서는 여전히 안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2006-07 시즌 그는 새로운 시도로(어쩌면 슈터로써의 생명까지 걸어야만 했던 위험한 시도였던)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데 성공합니다.

바로 벌크 업을 행한 것입니다.

평범하기만 한 그의 운동능력으로는 도저히 빠르고 강한 다른 선수들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은 자명했고, 성장하는 것 또한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그는 결국 벌크 업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사실 캐치 앤 슛을 주 무기로 하는 슈터 성향의 선수였던 그로써는 순발력과 유연함에 큰 악영향을 줄 수도 있어 결과적으로 슈팅 자세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벌크 업이 그리 매력적인 대안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위험한 시도였음에도 그는 모험을 감행하였고, 그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공격에서는 보다 다채로운 1 : 1이 가능해졌으며, 수비에서는 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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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성장한 코버의 기세는 무서웠습니다. 식스맨의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팀 내 2옵션의 역할을 맡았으며(평균 14.4득점), 필드골 시도가 많아지고, 3점 슛 시도는 줄어들면서 보다 효율적인 공격을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수비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성공하면서, 여전히 나쁜 수비력이었지만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데 성공하였죠.

2007-08시즌 또한 그에게는 발전의 해였습니다.

비록 부상으로 공격에서는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수비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하면서 최악의 수비력을 가졌다는 세간의 인식을 일정 부분까지 깨트리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운동능력은 떨어지지만, 버티는 힘은 좋아졌다는 평가를 들었던 06-07시즌을 넘어서기 위해서 그가 선택한 새로운 활로는 “머리로 하는 수비”였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이고자 노력하였고, 적절히 헬핑 포인트를 잡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그의 수비력은 눈에 띄게 발전했습니다. 여전히 대인 마크에 있어서는 문제를 보였고, 그로 인해서 그의 수비력은 여전히 주전이 되기에는 모자랐지만, 최소한 식스맨으로써는 부족함이 없는 수비력을 갖추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존 디펜스 하에서 그의 움직임은 놀랍도록 효율적이었으며, 더욱이 터프하게 부딪치고, 두려움 없이 동선을 잘라 들어가는 그의 모습은 팀 내 분위기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07-08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못했고, 그로 인해서 체력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하였으며, 이로 인해서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기복 심한 플레이까지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거기에 트레이드로 인해서 새로운 팀에 적응해야만 하는 숙제까지 안게 되면서 그의 07-08시즌은 팬들에게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만을 남긴 채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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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08-09 시즌. 그는 새롭게 부활했습니다.

그는 08-09시즌 들어서 평균 22분 출장, 8.2득점 1.7어시스트, 2.6리바운드 43.9%필드골 성공률, 42.7% 3점 슛 성공률이라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물론 그의 커리어 수치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더욱이 06-07 시즌 3점 슛에만 얽매이는 슈터라는 오명을 벗어던지면서 보여주었던 그 모습(당시까지 코버는 필드골 시도의 거의 절반이 3점 슛인 전형적인 캐치 앤 슈터 유형의 3점 슈터였으나, 06-07시즌을 기점으로 다른 득점 루트도 가능한 선수라는 재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시즌에는 다시 3점 슈터로 회귀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지난 시즌보다 발전했습니다.

수비 측면에서 보면, 본연의 수비력은 더욱 좋아졌으며, 비효율적인 움직임은 거의 사라진 채 존 디펜스에 완전히 녹아든 듯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헬핑 포인트를 잡는 능력도 일취월장하여 로우 포스트에 협력 수비를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 나오는 움직임이 정말 깔끔해졌습니다.

공격에서도 그의 움직임은 매우 효율적입니다.

전술적으로 팀이 원하는 바를 훌륭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팀에 그대로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특유의 움직임 또한 지난해 대비 더욱 좋아졌으며, 컷해 들어가는 움직임이나 돌아 나와 3점 라인을 찾아가는 움직임, 스윙 등이 비효율적이지 않게 상당히 부드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가 필라델피아 시절 높은 평가를 받았던 원인은 그 이외에는 전혀 3점 슈터가 없었음에도 그 한명으로 인해서 필라델피아가 3점 슛 부진을 겪은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그가 기복 없는 플레이를 유지하면서, 클러치에 유독 강한 강심장이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즉, 항상 오픈 찬스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클러치 상황에서 절대로 혼자 두어서는 안 되는 선수였기 때문에 그 정도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이번 시즌 들어서 다시 그는 그러한 장점을 어느 정도 되찾은 듯 보입니다. 아직까지 완전히 기복을 벗어내지는 못한 듯 보이지만 최소한 그의 3점 슛은 예년의 날카로움을 회복했습니다.

2008-09 시즌, 평균 42.7%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성공 개수는 32개를 기록하고 있는데요.(이하 기록은 2008년까지의 기록만을 참조하였습니다.) 이 개수는 유타 팀 내 3점 슛 성공 개수의 22%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입니다.

이번 시즌 들어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CJ 마일스로 인해서 팀 내 최다 3점 슛 성공의 자리는 내어주었지만(최근에는 특히 CJ 마일스의 분전이 무섭습니다. 최근 3경기 평균 14.3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출장 시간 또한 세 경기 평균 32분을 기록 중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코버 또한 평균 27.3분을 출장하며 평균 9.6점 40%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일 정도로 여전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3점 슛 성공률은 팀 내 1위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그의 위치는 팀 내에서 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필라델피아 시절보다 그의 비중은 분명히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유타에서도 여전히 팀 내 최고의 3점 슈터이며,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인 BQ가 높고, 열정적인 플레이를 펼칠 줄 알면서도 시간 대비 플레이 효율이 높은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다소 비중이 줄어들었음에도 그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한층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면 된다.”라는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 되어가고 있는 코버의 활약에 경의를 표합니다.

남보다 못한 재능으로 최고의 리그에서 점차 자신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는 카일 코버. 앞으로도 그의 빛나는 활약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무엇보다 전 매년 이렇게 발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항상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가 코버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코버는 이 말을 현재까지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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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월간지 '점프볼' 1월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편집 : 신호섭(heltant79)
참여 : 신호섭(heltant79), 안태진(Dream Time), 송석규(Point Guard), 김준우(jeffrey23)

NBA의 현재와 미래가 만났다. NBA를 대표하는 두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와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여름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에 8년 만의 금메달을 안기며 최고의 호흡을 과시했다. 또한 2008-2009 시즌 초반 리더로써 소속팀의 높은 승률을 이끌고 있다. 뛰어에서는 1월 19일(미국시각) 시즌 첫 맞대결을 가지게 될 이들이 함께 하는 가상 인터뷰를 마련해 봤다.

뛰어(DDUEH)_ 먼저 지난 베이징 올림픽 얘기부터 해볼까요? 두 분 모두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은 두 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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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트(KB24) 나라를 대표해서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경쟁하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입니다. 최소한 저에게는 NBA 파이널보다 올림픽이 더 큰 의미를 가졌죠. 10년 넘게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농구의 강함을 세계에 증명한 이번 올림픽은 매우 뜻 깊은 대회였습니다.

제임스(LBJ23) 저는 루키 시즌을 갓 마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처음 대표 팀으로 선발됐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어렸고 큰 기여를 하지 못한 채 동메달에 그치고 말았죠. 제가 본격적으로 대표 팀의 주축이 된 것은 2006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대표 팀 부터였습니다. 제 드래프트 동기인 드웨인 웨이드, 카멜로 앤써니 등이 함께 했었죠. 일본으로 가기 전 한국에서 시범경기를 가졌는데, 거기서 복무하고 있던 주한미군을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애국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올림픽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습니다. 대표 팀 모두가 자기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마침내 우승을 차지해 시상대에 섰던 것은 정말 특별한 추억이었습니다.

DDUEH_ 두 분은 지난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처음으로 한 팀이 되었습니다. 팀 동료로써 서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KB24_ 이번 대표 팀에는 서른을 넘은 베테랑 선수가 저와 제이슨 키드뿐일 정도로 젊은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르브론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대회 기간 내내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죠. 르브론은 실력과 품성 모두 뛰어난 선수입니다. 2006년부터 대표 팀 주장을 맡으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했고, 이번 올림픽에서는 팀 전체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줬죠. 코트 위에서는 올 라운드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냈습니다. 르브론은 최고의 농구선수이자 최고의 리더입니다.

LBJ23_ 작년 여름 코비가 우리 팀에 가세하자 팀의 경쟁력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코비는 상대 에이스 봉쇄와 클러치 타임 공격을 맡았는데, 그는 두 가지 모두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죠.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 코비가 4쿼터에 성공한 4점 플레이 보셨나요? 그런 슛을 넣은 선수가 코비라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죠. 이번 올림픽 대표 팀에는 소속팀에서 에이스인 선수가 즐비했지만, 위기의 순간 코비에게 볼을 주는 것을 주저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DDUEH_ 두 분의 소속팀인 LA 레이커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지금 리그 최상위권에 올라있습니다. 두 팀 모두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데요, 데뷔 후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로써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KB24_ 레이커스는 전통의 강팀입니다. 창단 이래 약팀이었던 적이 별로 없었던 팀이죠. 지난 몇 년간 힘든 시간을 겪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다시 강팀이 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저희 팀원 대부분은 팀이 어렵던 시절을 함께 한 오랜 동료들입니다. 필 잭슨 감독님과 함께 트라이앵글 오펜스 시스템을 갈고닦아왔죠. 지난 시즌에는 보스턴에게 아깝게 패했지만, 이번 시즌은 다를 겁니다.

LBJ23_ 제가 입단한 2003-2004 시즌 이래 팀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전력 강화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3년 저희 팀은 리그 최약체였지만 지금은 재능 있는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죠. 마이크 브라운 감독님의 수비농구 위에 이번 시즌에는 뛰어난 공격력까지 추가됐습니다. 이번 시즌의 캐벌리어스는 제 프로 경력 뿐 아니라 팀 역사를 통틀어서도 최강이라 자부합니다.

DDUEH_ 두 분은 내년 1월 19일(미국시각) LA에서 이번 시즌 첫 맞대결을 치르게 됩니다. 두 분의 맞대결은 모든 팬들의 눈을 한 곳에 모으곤 하는데요. 지금까지의 맞대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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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24_ 저는 지난 시즌 홈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저와 르브론 모두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르브론이 마지막 순간을 지배하며 제 머리 위로 위닝샷을 꽂아 넣었죠. 저 친구 굉장히 좋아하더군요(웃음). 르브론과 대결하는 것은 대단히 흥분되는 일입니다. 저는 항상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 경기하고 싶고, 르브론은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거든요.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LBJ23_ 2005~2006 시즌 가졌던 원정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날 코비는 마지막 순간 저를 틀어막으며 연속해서 야투 세 개를 성공시켰죠. 코비는 경기 내내 팀 전체를 어깨에 짊어지고 갔고, 저도 그렇게 해보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 실패했습니다. 에이스가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준 한판이었죠. 제가 농구에 진지하게 빠져들 무렵 코비는 이미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고, 제가 리그에 발을 들여놓기 전 이미 세 개의 우승반지를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코비는 제가 NBA에서 상대해본 선수 중 단연 최고의 선수입니다. 이런 선수와 대결하는 것은 제게 언제나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죠.

DDUEH_ 두 분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입니다. 서로가 생각하는 상대의 경기 스타일과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LBJ23_ 코비는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스윙맨입니다.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를 상징하는 ‘20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시즌도 일곱 차례나 되죠. 슈팅가드 포지션에서는 최상급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능력을 지녔습니다. 풀타임 주전으로 발돋움한 후 코비는 줄곧 레이커스의 플레이메이커 역할과 주득점원 역할을 겸해왔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죠. 코비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재능은 득점력이란 것 말입니다. 코비가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기 전에도 그는 리그 최고의 득점기계였습니다.

코비는 리그 역사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공격루트를 지닌 선수 중 한 명입니다. 내외곽에서 모두 득점이 가능하며 슛 거리 또한 상상을 초월하죠. 어떠한 상황에서도 슈팅 자세가 무너지지 않을 만큼 밸런스가 좋고, 몇 명이 수비하건 자신의 공격리듬만 완벽하면 보란 듯이 슛을 성공시킵니다. 과거에 비해 돌파 비중이 줄어들고 중거리 점프슛 시도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야투 성공률이 더 좋아진 것은 그만큼 그의 슛이 위력적이라는 증거죠. 코비는 수비에서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코비는 지금까지 언제나 상대팀의 에이스들을 직접 수비해 왔으며, 팀 사정에 따라 포인트 가드부터 스몰 포워드까지 완벽하게 상대할 수 있죠. 코비는 지난 베이징 올림픽 때도 전문 수비수 이상의 찰거머리 수비로 미국의 우승에 공헌한 바 있습니다. 어떤 팀을 무너뜨리려면 그 팀의 에이스를 무너뜨리면 됩니다. 코비는 그런 일을 항상 해오고 있죠. 좋은 자세와 판단력, 경험이 어우러진 코비의 수비력은 리그 내에서도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코비의 진정한 위대함은 다른 데 있습니다. 게임의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 코비는 평소에도 대단한 집중력을 한두 단계 높여버립니다. 코비의 이런 집중력과 승부사 기질은 제가 항상 본받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KB24_ 르브론의 가장 큰 장점은 그의 몸 자체입니다. 206cm, 115kg의 몸은 파워포워드나 센터에게 어울리는 신체조건이죠. 그런 몸이 가드의 스피드로 치고 들어오는 르브론의 돌파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무기 중 하나입니다. 이런 식의 공격능력은 그에게 안정성과 성공률이라는 이점을 가져다주죠. 르브론은 완벽한 신체조건과 운동능력, 바디 밸런스를 지니고 있어 돌파만으로도 얼마든지 득점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아직 공격적인 측면에서 발전단계에 있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걸 보세요. 그가 점프슛을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게 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공격력을 선보일 지 정말 기대됩니다. 르브론은 수비 또한 해마다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패싱 레인 차단에만 의존하던 신인 시절과는 달리, 요즘 르브론은 상대 에이스와의 1:1 대결에서도 대부분 승리를 거두고 있죠. 신체조건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거의 모든 포지션을 수비할 수 있다는 점도 르브론이 가지는 가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르브론이 정말로 무서운 선수인 이유는 지금 보여주는 모습이 그의 전성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르브론은 매년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죠. 이번 시즌도 그동안 많은 지적을 받았던 자유투 성공률을 10% 가까이 끌어올렸습니다. 3~4년 후 팬 여러분은 엄청나게 성장한 르브론을 볼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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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UEH
_ 두 분의 그런 스타일은 언제부터 자리를 잡았나요? 프로가 되기 전의 경험이 NBA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에 영향을 주었습니까?

KB24_ 물론입니다. 필라델피아에서 로워 매리언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저는 농구부의 정규 훈련이 끝난 다음에도 길거리 농구장에서 시합을 계속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길거리 농구는 미국의 다른 지역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보통 길거리 농구에서는 수비가 크게 강조되지 않는데, 필라델피아에서는 수비를 못하면 농구를 할 수 없습니다. 정규 농구건, 길거리 농구건 간에요. 그래서 저는 어려서부터 수비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죠. 생각해보면 저는 어려서부터 승부욕이 굉장히 강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1:1 대결을 할 때도 상대를 철저히 누르지 못하면 직성이 풀리지 않았죠.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제 실력이 늘었다는 걸 확인할 때가 가장 행복했습니다.

LBJ23_ 저는 농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포인트가드로 뛰었습니다. 볼을 가지고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게 재미있었어요.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 제 생각대로 게임을 조립하고, 조립한 대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좋았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키가 2미터를 넘어선 후에도 제 포지션은 여전히 포인트가드였습니다. 그리고 스몰포워드로 뛰고 있는 지금도 팀 리딩의 상당부분을 맡고 있죠. 저는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동료들이 위기 상황에서 저에게 의지하는 것이 기분 좋았습니다. 항상 리더가 되고자 했죠. 그래서 NBA 선수가 된 다음에도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항상 노력했습니다.

DDUEH_ 어린 시절 이야기를 좀 더 해보기로 하죠. 두 분은 성장 과정이나 농구를 접하게 된 과정 등이 모두 다릅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KB24_ 저는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아버지(조 ‘젤리 빈’ 브라이언트)께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NBA 선수로 활약하고 계셨죠. 아버지는 1982-83시즌을 끝으로 NBA 무대를 떠나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게 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년시절을 미국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보내게 되었죠. 사실 저는 어린 시절 농구선수가 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이탈리아는 열광적인 축구 열기로 유명한 나라였기 때문이죠. 그곳의 모든 아이들은 축구 선수를 꿈꾸며 자라났고, 저 역시 AC 밀란 팀의 프로 축구선수로 뛰는 것을 꿈꿨습니다. 그런데 제 키가 너무 빨리 자라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결국 저는 제 신체조건이 축구를 계속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구선수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한번 시작하자 농구란 운동이 너무 재미있었더군요. 마치 저를 위해 생겨난 운동 같았죠. 하루 종일 농구공과 함께 살았습니다. 아버지도 저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고요.

아버지께서 은퇴하신 후 저희 가족은 다시 필라델피아로 돌아왔습니다. 학교에서 저는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아는 조금 특이한 아이였죠. 일단 미국 아이들 문화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조금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저는 금방 적응했죠.

저는 사실 대학교를 거쳐 NBA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대학농구 경험이 없으면 NBA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학교 성적도 좋았고요. 그런데 저보다 1년 일찍 고졸로 입단한 케빈 가넷이 NBA 적응에 성공하는 걸 보고 강한 자극을 받았습니다.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NBA 드래프트를 신청했습니다.

LBJ23_ 저는 오하이오 주 애크런에서 태어났습니다. 저희 팀 홈구장인 퀴큰 론즈 아레나와는 50킬로미터쯤 떨어진 조그만 도시죠. 그러니까 태어나서 지금까지 오하이오 토박이로 살아온 셈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저를 굉장히 힘들게 키우셨습니다. 16살에 아버지 없이 저를 낳으셨거든요. 게다가 제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며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셔야 했죠. 그나마도 제가 열 살 무렵에는 법원에서 저희 어머니에게 부양능력이 없다는 판결을 내려서 따로 살아야 했습니다.

힘든 시절이었지만 운동을 하고 있을 때만은 행복했습니다. 운동장에서는 제가 가장 뛰어났거든요. 저는 농구와 미식축구를 했는데 저희 학교 미식축구팀 감독님이던 프랭키 워커 선생님께서 저를 맡아 키워주셨습니다. 제 은인인 셈이죠.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농구 교실에서는 제 평생 친구들도 만났습니다. 그 친구들과 농구를 하고 싶어서 세인트 빈센트-세인트 메리 고등학교에 함께 입학할 정도로 친했죠. 그 친구들은 지금도 제 주위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희 팀이 유명해지자 사람들이 저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언론들은 저에 대한 기사를 써서 돈을 버는데, 저와 어머니는 여전히 가난했기 때문이죠. 그건 굉장히 불공평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빨리 돈을 벌고 싶었죠. 어머니를 더 이상 고생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거치지 않고 NBA 드래프트를 신청했죠.

DDUEH_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지금은 같은 목표를 향해 경쟁하고 있군요. 이제는 각기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셨습니다. 아이들, 그리고 가족들은 두 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KB24_ 제 아내 바네사와 저는 1999년 처음 만났습니다. 저는 21살, 바네사는 17살 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죠. 저희는 첫눈에 반했습니다. 하지만 제 부모님은 저희들의 결혼을 크게 반대하셨어요. 저희가 너무 어리고 바네사가 흑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저희는 끝내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했고, 부모님은 저희 결혼식에 오시지 않으셨어요. 결국 몇 년 동안 부모님과 의절하고 살아야 했습니다.

첫 딸 나탈리아가 태어난 것은 그 무렵이었습니다. 나탈리아는 저희와 부모님 사이에 놓인 벽을 단숨에 허물어주었습니다. 저희는 나탈리아를 데리고 부모님을 찾아뵈었고, 부모님은 언제 저희 부부의 결혼을 반대했느냐는 듯이 저희를 따뜻하게 맞아주셨죠. 그 아이가 저희 모두를 다시 가족으로 만들어줬어요. 나탈리아와 2년 전 태어난 둘째딸 지아나는 제게 가장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LBJ23_ 저도 아이들 엄마인 사바나와 일찍 만났습니다. 저흰 고등학교 동창이었죠.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꼭 멋진 결혼식을 올릴 겁니다. 저는 벌써 두 아들의 아버지죠. 이제 네 살이 된 맏아들 르브론 주니어는 저를 많이 닮았고, 두 살인 브라이스 막시무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글래디에이터’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지었어요. 제가 아버지 없이 자랐기 때문에 이 아이들에게는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오프 시즌 동안에는 하루 종일 아이들과 뒹굴며 보내죠. 고향 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홈경기마다 어머니와 아이들을 관중석에 앉히고 경기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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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두 분은 모두 마이클 조던의 후계자로 주목받아왔습니다. 두 분에게 조던은 어떤 의미이고 조던과의 비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KB24_ 저는 선수생활 내내 조던과 비교되어 왔습니다. 리그 안팎에서 '제2의 조던'을 찾으려고 하던 시절에 전성기를 보냈기 때문이겠지만, 역사상 최고의 선수와 비교된다는 것은 저를 굉장히 피곤하게 만들더군요. 물론 저의 플레이가 조던을 연상시킨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제 어린 시절 조던은 모든 아이들의 우상이었고, 농구를 한 아이 치고 조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선수는 없었으니까요. 언젠가 필라델피아로 원정을 온 조던을 경기장 복도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저를 보고 그냥 지나치려다 소개를 받고 짧은 인사를 나눴죠. 그때는 긴장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 후 데뷔 2년 만에 올스타전 선발로 뽑혀 조던을 상대로 경기했을 때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NBA에서 경력이 쌓이고 저 스스로가 이룬 업적이 늘어가면서, 이젠 조던과의 비교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던이 아니고 조던도 제가 아니죠. 저는 팬 여러분께 '코비 브라이언트'라는 농구선수로써 기억되고 싶네요.

LBJ23_ 저는 조던이 루키 시즌을 보내던 1984년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조던이 은퇴한 바로 다음 시즌 리그에 데뷔했죠. 제 또래 선수들은 어린 시절을 온전히 조던과 함께 보낸 셈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조던처럼 되고 싶어 했죠. 저 역시 마찬가지로, NBA에 데뷔했을 때 등번호도 아무 망설임 없이 23번으로 정할 정도였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조던이 저를 워크아웃에 초청한 적이 있었어요. 거기서 조던과 함께 훈련했습니다. 40살에 가까웠던 조던이 소화하는 엄청난 훈련 량을 본 경험은 워크아웃 후에도 계속해서 저를 분발하게 했죠. 저는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최고의 선수란 자신의 소속팀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는 선수를 말하죠. 저는 조던을 보면서 그렇게 될 수 있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물론 저는 조던이 아닙니다. 조던같이 플레이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조던이 농구를 이룬 업적은 저도 꼭 이룩하고 싶습니다.

DDUEH_ 마지막으로 두 분이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KB24_ 르브론은 NBA의 미래입니다. 2000년대에 데뷔한 선수 중 가장 앞서가고 있죠. 아직 전성기를 맞지 않았는데도 이미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가 됐습니다. 팬 여러분들은 어쩌면 지금부터 10년을 지배할 선수가 뛰는 모습을 보고 계신 걸지도 모르죠. 농구인으로써 르브론과 같은 선수가 발전해가는 과정을 본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입니다. 그가 마침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순간을 기대합니다.

LBJ23_ 코비는 저의 우상이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코비가 제게 아디다스 농구화를 선물했을 때도 그랬고, NBA 선수가 되어 서로 경쟁하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죠. 그는 오늘날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입니다. 저는 이 말을 수백 번도 더 반복해서 말해왔죠. 마침내 코비가 그의 가치를 인정받아 MVP를 수상했던 지난 시즌 저도 함께 기뻐했습니다. 코비는 저희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프로 선수의 모범을 보이고 있죠. 앞으로도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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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서는 엘튼 브랜드와 안드레 밀러 콤비의 투맨 게임이 의외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이유와 모리스 칙스 감독이 경질된 이유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투맨 게임이 아직까지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며 글을 마쳤다.

이제 이어지는 하편에서는 투맨 게임의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두 선수 각각의 스타일을 분석하여 보고 어떤 조합이 가능한지, 가능성을 살릴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브랜드와 밀러 플레이 성향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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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밀러의 스타일을 분석해보자.

밀러는 픽 앤 롤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다. 패스 자체가 어깨를 축으로 하여 뿌리는 패스(종으로 가로지르는 체스트 패스 유형)에 능하며, 바운드 패스도 수준급이긴 하지만 선호하는 편은 아니고 체스트 패스에 비해서 시야 확보나 공간 창출에 잘 활용하지도 못하는 편이다.

또한 밀러는 민첩성이나 순발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그의 드리블 스킬은 대부분 순간적으로 생기는 수비수의 틈새를 파고들거나 숄더 페이크 등을 활용하여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들어 파고드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즉, 순간 반응 속도는 뛰어난 편이지만 운동 능력 자체는 평범하여 돌파 동선은 잘 만들지언정 직접적인 공간 창출에 유용한 유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밀러는 픽 앤 롤에는 강점을 보이는 선수가 아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픽 앤 롤에서 메리트를 상실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시즌 들어서 중거리 슛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즉, 앞 선에서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지난 시즌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 것인데 이것은 결국 밀러의 공간 창출 능력이 극히 제한적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많은 이유들은 밀러가 픽 앤 롤에서는 그리 강점을 보이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들이 되었다.

하지만 픽 앤 팝에 이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밀러는 직접적인 공간 창출에는 다소 약점이 있는 선수이지만(이런 이유로 인해서 중거리 슛이 호조를 띄던 지난 시즌에도 혼자 공간을 만들어서 풀업 점퍼를 던지기 보다는 픽 앤 점퍼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돌파 동선을 만드는 재주는 탁월한 선수이다. 또한 종으로 뿌리는 패스에 능하며 패스할 때에 어깨를 잘 활용하기 때문에 킥아웃에도 상당한 강점을 보인다. 더욱이 돌파 이후 마무리는 리그에서도 수위 급의 능력을 자랑한다. 즉, 픽 앤 롤과는 달리 픽 앤 팝의 개시자로서는 상당한 메리트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떠할까. 브랜드는 전형적인 로우 포스트 플레이어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지만 그의 주 무기는 중거리 슛이다. 포스트 업 이후 턴어라운드 점퍼는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어느 위치에서건 높은 타점을 자랑하는 중거리 슛은 그의 로우 포스트 플레이를 더욱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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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의 진정한 가치는 훅 슛을 비롯한 로우 포스트 플레이가 굉장히 탄탄하고 기본기에 충실하며 또한 다양하다는 것에 있지만, 중거리 슛이 그의 공격에 다양성과 창의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킥아웃 능력은 준수한 편이다. 팀 던컨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준수하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중거리 슛 능력이 있기 때문에 페이스 업도 평균 이상으로 해줄 수 있는 선수이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포스트 업을 바탕으로 한 미들레인지 게임, 혹은 로우 포스트 게임이며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픽 앤 팝이다.

이상으로 두 선수의 스타일을 각기 분석해 보았다.


2대2 옵션의 종류와 활용 방안은?

두 선수의 스타일을 분석해본 결과 나온 결론은 두 선수 모두 픽 앤 팝을 주 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코트 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이 많이 나왔던 프리시즌과 시즌 초반에는 두 선수의 투맨 게임 상당수가 픽 앤 팝으로 귀결되었던 적이 많았다. 즉, 픽 앤 팝은 밀러-브랜드 투맨 게임의 핵심인 것이다.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이 서서히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 이유 또한 이러한 픽 앤 팝을 위주로 한 투맨 게임이 점차 호흡이 맞아들면서 공간 창출 능력이 점차 좋아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팀 내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브랜드의 중거리 슛과 밀러의 돌파의 원동력이 바로 두 선수가 펼치는 투맨 게임에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간 창출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과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의 의미가 비로소 이해가 될 것이다. 즉,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가 점차 호흡이 맞아 들어가면서 그들이 시도했던 전술들 중 몇 가지는 분명히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픽 앤 팝이 그 자체로써만 효과를 발휘하기는 쉽지가 않다.

디트로이트 시절의 천시 빌럽스의 사례는 이에 대한 훌륭한 예시인데, 뛰어난 중거리 슛 능력, 감각적인 드리블, 적절한 킥아웃 능력, 다양한 공간에 넣어줄 수 있는 패스 능력, 다소 평범한 운동능력까지.

빌럽스는 밀러와 여러 가지 요소에서 상당히 닮은 선수였다. 그리고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투맨 게임에서 단골 메뉴처럼 사용되던 것이 바로 픽 앤 팝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픽 앤 팝은 필라델피아의 그것과는 달리 매우 위력적이었다.

같은 픽 앤 팝이고, 각 팀에서 이것을 적용하는 선수들의 능력 또한 마찬가지로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두 팀에서 이러한 차이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점은 적용 옵션의 다양성에 있다.

쉽게 말해서 빌럽스를 축으로 한 투맨 게임은 픽 앤 팝 외에도 다양한 옵션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서 주 옵션 중 하나인 픽 앤 팝의 위력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빌럽스나 밀러나 픽 앤 롤에는 크게 강점이 없는 선수라는 점이다.(빌럽스는 이번 시즌의 밀러보다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선수이지만, 기본적으로 운동 능력이 평범한 편이라 픽 앤 롤에 걸 맞는 직접적인 공간 창출 능력은 다른 픽 앤 롤 전문 가드들에 비해서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빅맨 들도 롤러로써의 위력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선수들의 선호도 문제도 있고, 가진 능력의 문제도 있지만 두 팀 모두 주축이 되는 빅맨 들의 롤링 능력이 높은 편은 아니다.) 즉, 픽 앤 롤이라는 픽 앤 팝과 더불어 투맨 게임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전술을 쓰기에는 빌럽스나 밀러나 다소 부족한 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픽 앤 팝은 필라델피아와는 달리 매우 위력적인 공격 옵션이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픽 앤 롤이 없음에도 다양한 투맨 게임 옵션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픽 앤 점퍼이다. 빌럽스의 중거리 슛과 3점 슛은 팀 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위력적이며, 그 정확도 또한 매우 높다. 거기에 클러치 상황에서도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기 때문에 그 효용성이 매우 높은 공격 옵션이다.

이 픽 앤 점퍼를 바탕으로 과거 디트로이트의 투맨 게임은 픽 앤 롤과 픽 앤 팝이 아닌, 픽 앤 점퍼와 픽 앤 팝, 그리고 픽 앤 아이솔레이션을 축으로 하여 전술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픽 앤 슬립까지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 창출 능력이 높아졌다는 것에 있다.


전술수행의 악재는 무엇인가?

원래 픽 앤 슬립은 픽 앤 롤에 능한 콤비 들이 그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픽 앤 롤이 능하지 않음에도 디트로이트에서는 픽 앤 슬립이 가능했다.(물론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다양한 옵션의 적용이 가능함으로 인해서 공간 창출 능력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서 로우 포스트에 빅맨이 침투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픽 앤 점퍼와 픽 앤 아이솔레이션이 위력을 발휘한다면, 픽 앤 롤이 안 된다는 약점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디트로이트에는 윙 사이드에서 공간을 벌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슈터들이 존재했다. 프린스와 해밀턴이 그들이다. 특히 프린스 같은 경우 사이드에 파생되는 오픈 찬스를 이용하는 능력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투맨 게임의 공간 창출 능력은 더욱 향상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는 위에서 적용된 중요한 옵션들 중 픽 앤 점퍼, 윙 사이드 오픈 점퍼가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서 픽 앤 슬립 또한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즉, 투맨 게임이 본연의 다양성을 상실한 채 단지 픽 앤 팝과 픽 앤 아이솔레이션 만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물론 이 두 가지는 시즌 중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위력을 되찾았지만, 필라델피아가 원하던 수준까지는 아니다. 결국 아직까지는 가능성만 어느 정도 보여준 상태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밀러의 중거리 슛 부진이다. 밀러가 중거리 슛 능력을 상실하면서(지난 시즌까지 밀러의 중거리 슛은 사이드라인에서도 상당히 정확했다. 그리고 이런 사이드라인에서의 확률 높은 슈팅 능력은 픽 앤 점퍼뿐만 아니라 픽 앤 슬립을 사용하게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지난 시즌 주요 전술 포맷 중 하나였던 픽 앤 점퍼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이다.

또한 이궈달라의 예상치 못한 슈팅 슬럼프는 그에게 디트로이트의 프린스나 해밀턴과 같은 역할을 기대했던 팀에게 있어서 크나큰 악재로 작용하고 말았다.

거기에 영은 슈터로써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직까지 윙 사이드에서 오픈 찬스를 활용하는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고, 이것은 더욱 더 두 선수의 투맨 게임에 나쁜 영향을 주고 말았다. 즉, 야심차게 시도했었던 투맨 게임이 두 가지의 큰 악재로 인해서 시즌 초반부터 다양성과 파생 효과 두 가지 모두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팀의 행보는 두 선수의 활용에 있어서 더욱 문제점을 야기하고 말았다.

칙스 감독 경질 이후 딜레오 감독 대행이 야심차게 준비한 전술 포맷. 즉, 지난 시즌으로의 귀환은 투맨 게임의 비중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고, 또한 지난 시즌 이 전술에 있어서 상당히 큰 위치를 차지했던 밀러의 중거리 슛 옵션이 사라짐으로 인해서 지난 시즌 이상의 위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거기에 브랜드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됨에 따라(무리해서 이르게 복귀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어깨 부상은 슈팅 컨디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투맨 게임의 효용성은 더욱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분명히 현재 시점에서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필라델피아는 밀러-브랜드의 투맨 게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 이유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서 극도로 좁아진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상당히 타이트한 수비를 맞이했음에도 두 선수가 추구했던 픽 앤 아이솔레이션과 픽 앤 팝은 시즌이 지날수록 그 위력이 증가되는 추세였기 때문이고, 또한 결정적인 순간 이 두 가지 전술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즉, 두 선수의 공존이 초반 잇따라 일어난 악재로 인해서 모두의 기대치를 전혀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다른 선수들의 지원이 거의 없이 이 정도까지 해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다.)

특히 칙스가 경질되기 직전 몇 경기들 중 투맨 게임의 비중이 높았던 때에는 두 가지 전술만을 가지고도 시즌 초기에 비해서 그 위력이 상당히 대단했으며, 안정감 또한 눈에 띄게 좋아졌었던 것도 사실이다. 두 선수의 공존은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그 시너지 효과는 점차 높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상황에 밀러의 슈팅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이궈달라의 슈팅 또한 제자리를 잡게 된다면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은 비로소 제 위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두 선수의 공존 가능성을 아직까지는 시험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밀러-이궈달라-영은 상당히 훌륭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브랜드가 가세한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만큼의 조화를 아직까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브랜드만으로 야기된 문제가 아니다.

분명히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밀러와 이궈달라의 슬럼프였으며, 거기에 더불어 브랜드의 활용 미숙, 벤치 멤버 활용 미숙 또한 중요한 문제점으로 작용하여 현재의 부진이 생기게 된 것이다.


Outro

겉으로 보기에는 브랜드의 영입이 가장 큰 문제인 듯 보이고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면을 들여다보면 브랜드의 영입 그 자체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 악재들이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을 떨어뜨린 진정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필자는 브랜드의 영입에 대해서 아직까지 긍정적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또한 밀러-브랜드 콤비에 대한 희망의 끈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팀의 부진은 단순히 브랜드의 영입 실패로 인한 것이 아니다.

분명히 가장 큰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으며, 거기에 브랜드가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다. 결국 밀러-브랜드 콤비 플레이의 진정한 위력은 아직 발휘되지 못했다. 그리고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아직까지 충분히 시험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역시 새로운 감독의 결단이 필요하다.

딜레오 감독 대행은 부임 이후 지난 시즌의 포맷으로 돌아가고자 의도적으로 브랜드의 활용 범위를 좁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팀 내 최고의 선수에게 특별한 문제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수를 배재한 채 공존의 방향을 모색하지 않는 것은 그리 올바른 선택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팀은 그러한 선택 이후 3연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 경기력은 그리 만족스러운 편이 아니었으며, 결국 천적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보스턴 셀틱스에게 완패를 당하면서 2연패의 안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부 원정 5연전을 떠나게 되었다.

이쯤에서 딜레오 감독 대행은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지난 시즌의 포맷으로 돌아가 지난 시즌 수준의 경기력을 되찾을 지를 고민하기 보다는(필자는 현재의 밀러와 이궈달라의 경기력으로는 절대 지난 시즌 수준의 경기력을 찾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즉, 이 시도는 처참한 실패로 끝날 확률이 크다. 물론 브랜드가 아웃된 현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겠지만, 문제는 브랜드 복귀 이후일 것이다. 그리고 승부수를 걸어야할 시점 또한 브랜드 복귀 이후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팀에 빨리 녹아들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브랜드가 설사 빠르게 복귀한다 하더라도, 브랜드 부상 직전처럼 의도적으로 브랜드의 비중을 줄인 채 경기에 임한다면 필라델피아는 앞으로 강팀을 이길 수 있는 저력을 가질 수가 없을 것이다.

부진에 빠진 이궈달라와 밀러를 축으로 하여 지난 시즌의 포맷을 답습하는 것은 결국 분명한 한계가 올 것임을 딜레오 감독 대행이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농구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한 명과 한 명, 한명이 각기 플레이하기 보다는 한 명 한 명이 모여 두 명의 농구, 세 명의 농구를 펼칠 때 비로소 강팀의 저력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 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이다.하지만 브랜드 영입 이후 잇따른 악재로 아직까지 필라델피아는 다섯 명의 농구를 펼쳐보지 못했다.

이제 충분히 시간은 흘렀고, 그동안의 부진으로 인해서 결국 감독은 교체되었다. 더 이상은 각각의 플레이를 하면서 약한 모습만을 보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감독은 교체되었고, 최후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감독이 교체된 이 시점에서 더 이상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결국 팀을 떠나는 것은 감독이 아닌 선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쪼록 모두가 힘을 모아서 진정한 저력을 되찾기를 기원해본다.

필라델피아는 충분한 저력을 가진 팀이다. 비록 슈퍼스타는 없지만 농구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고, 필라델피아는 이미 이것을 지난 시즌에 충분히 증명한 적이 있다.

다섯 명이 함께 힘을 모아 경기에 임하여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시즌을 다시금 기억해야만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가 영입된 현 상황에서 지난 시즌에만 머물러 있으면 더 이상의 발전을 할 수가 없다.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새롭게 힘을 모아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섯 명이 새롭게 힘을 모아 하나의 팀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 다시금 필라델피아의 비상은 시작될 것이다.

하루 빨리 진정한 비상을 이루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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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필라델피아 76ers를 응원하는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화두는 무엇일까?

루이스 윌리암스의 리딩 플레이어로써의 자질? 안드레 이궈달라의 슈팅 가드 전향 실패? 테디어스 영의 스몰 포워드 정착 여부? 물론 이런 주제들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는 있지만 이런 주제들보다도 논란이 되고 있는 화두는 바로 엘튼 브랜드와 안드레 밀러의 공존 여부이다.

오프 시즌 브랜드를 영입하면서 필라델피아 팬들은 많은 기대를 하였다. 그리고 그 기대는 비단 필라델피아 팬들 사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유수의 전문가들도 대부분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필라델피아가 상위권으로 약진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으며, 프리 시즌에 그 시너지 효과가 어느 정도 드러나고 브랜드의 몸 상태가 염려했던 것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라는 것이 증명되면서 그러한 예상들은 어느덧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28경기를 치른 현재 필라델피아의 순위는 동부 컨퍼런스 10위에 불과하며, 승률은 42.9%에 불과하다. 그리고 많은 팬들은 이런 결과가 온 이유로 이미 경질된 칙스 감독의 잘못된 벤치 멤버 운용, 이궈달라의 부진 등을 첫 손에 꼽고 있지만, 최근에는 브랜드와 밀러의 부조화 가능성 또한 새로운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감독 경질 이후 지난 시즌 전술 포맷을 다시 사용하면서 3연승을 달린 것이 그러한 의문들이 대두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정말 브랜드와 밀러는 공존하지 못하는 선수들인가. 또한 시즌 초반의 부진이 단순히 브랜드를 잘못 영입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었는가.

필자는 이번 글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려 한다.


브랜드 시너지의 부재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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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만 하더라도 필라델피아 팬 들은 밀러와 브랜드가 코트에서 보여주던 시너지 효과로 인해서 고무되어 있었다.

이궈달라와 영을 필두로 한 외곽 자원들의 든든한 지원 속에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빛을 발하였으며, 이는 곧 팀의 전력 상승으로 이어졌다.(이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궈달라와 영의 외곽 지원이 활발했다는 것.)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가 가장 빛을 발한 경기는 10월 31일 뉴욕 닉스 전이었으며, 이 경기를 기점으로 하여 필라델피아 팬 들은 두 선수의 공존 가능성에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모든 것이 변하고 말았다.

역시 그 가장 큰 이유는 이궈달라의 부진이다. 프리시즌까지 40%의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던 이궈달라가 시즌 개막 이후 갑작스럽게 급격한 슬럼프를 보임에 따라 이궈달라와 영의 외곽 지원에 맞춰서 시즌을 준비하였던 브랜드와 밀러의 콤비 플레이 또한 큰 고비를 맞게 되었다.

프리 시즌에 브랜드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시도하였던 2-1 세트 공격 전술은 그 한축을 담당했었던 이궈달라의 슬럼프로 인해서(예전에도 언급한 적 있지만, 2-1 세트가 제 효용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로우 포스트 옵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확실한 외곽 자원이다. 지난 시즌까지 필라델피아에서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슈터인 카일 코버를 축으로 2-1 세트가 빛을 발하였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효용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고, 더욱이 밀러마저 중거리 슛 난조로 인해서 외곽 득점 능력을 상실하면서 그 문제는 더욱 커지고 말았다.

결국 시즌 초반부터 오프 시즌 내내 준비했던 전술들이 예상외의 변수들로 인해서 모조리 실패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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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와 브랜드가 오프 시즌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픽 앤 팝과 픽 앤 점퍼, 픽 앤 아이솔레이션은 모두 2-1 세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든 전술들의 근간이 되는 2-1 세트가 완전히 제 기능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두 선수가 준비했던 수많은 콤비 플레이 또한 그 가치를 상실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이후 필라델피아의 공격 시스템은 완전히 그 방향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오프 시즌동안 칙스 감독이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2-1 세트와 4-1 세트를 혼합한 하프 코트 오펜스 시스템과 이궈달라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트렌지션 오펜스 시스템의 결합은 하프 코트 오펜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2-1 세트가 무너지면서 시작부터 어긋나버리고 만 것이다.(트렌지션에서 밀러보다 이궈달라의 비중이 늘어났던 이유는 다소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하프코트 오펜스에서 밀러-브랜드의 비중이 컸어야 했고 이 때 밀러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트렌지션 오펜스는 이궈달라 중심으로 끌어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은 하프코트 오펜스 전술이 철저히 실패하면서 오히려 밀러가 속공에서도 지공에서도 제 자리를 못 찾고 표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물론 브랜드가 표류했음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 세트가 무너지고 그로 인해서 브랜드가 본연의 가치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사실상 필라델피아가 시도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결국 필라델피아는 시즌 초반부터 의도하지 않은(지난 시즌까지는 시도해본 적도 없는) 런 앤 건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시즌 초반 팀 운영의 실패와 성적 하락이 생기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시즌 초반부터 필라델피아는 브랜드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으며, 하프 코트 오펜스는 전혀 없는 어중간한 런 앤 건 팀이라는 평가까지 들어야 했다.

오프 시즌에 준비했던 수많은 전술 들이 그 축의 하나인 이궈달라의 붕괴로 인해 무너져버린 와중에 그에 대한 칙스 감독의 대응 또한 늦어버리면서 결국 예상치 못한 최악의 결과가 나오고 만 것이다.

결국 필라델피아는 9승 14패를 기록한 이후 감독 경질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기에 이르렀고, 이는 칙스 감독이 오프 시즌동안 전술을 잘못 준비한 것 때문이라기보다는 급작스러운 팀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부재와 잘못된 용병술 등으로 인해서 팀의 위기를 초래한 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쯤에서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칙스 감독의 이번 시즌 가장 큰 패착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그 것은 윌리암스와 윌리 그린을 동시 기용한 1쿼터 후반, 혹은 2쿼터 초반의 벤치 사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궈달라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상황으로 인해서 팀컬러 자체가 어느 정도 트렌지션 오펜스에 맞춰진 상황이었다면, 첫 번째 벤치 멤버 기용은 안정적인 리딩 플레이어를 기용하면서 주전 멤버들이 만들어놓은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갔어야 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필라델피아는 1쿼터에 항상 상대팀보다 우월하거나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궈달라가 극도의 부진을 보임으로 인해서 브랜드 활용에 심각한 제약이 따르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러-이궈달라-영-브랜드-사무엘 달렘베어로 이어지는 주전 라인업은 다소 런 앤 건으로 경기를 끌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대팀보다 우월하거나 대등한 경기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힘을 주었다. 하지만 윌리암스-그린의 동시 기용은 그러한 이점을 포기하게 만드는 악수였다.

밀러와 이궈달라가 노련하게 리딩을 하면서 경기력의 기복을 최소화했었던 주전 라인업과는 달리 윌리암스-그린의 라인업은 빠른 흐름 속에서 안정감을 유지할 수가 없는 라인업이었다.

확실한 스윙맨이 없는 필라델피아 라인업의 특성상 빠른 템포를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기복을 최소화해줄 수 있는 안정적인 리딩 플레이어이다. 하지만 리딩 플레이어와는 거리가 먼 선수들인 윌리암스-그린의 동시 기용은 극심한 기복과 더불어 안정감 상실이라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겨 주었다.(필라델피아 경기 중 턴 오버가 가장 많이 나온 시간이 바로 이 두 선수가 동시 기용되었을 때이다. 거기에 두 선수의 동시 기용은 치명적인 스몰 라인업의 문제점까지 보이면서 수비에서도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수 모두에서 안정감을 완전히 상실한 것이다.)

결국 칙스 감독이 브랜드를 축으로 한 안정감 있는 하프 코트 오펜스를 주로 하리라 예상했던 주전 라인업에 맞추어서 준비했던 빠르고 돌파력이 뛰어난 벤치 라인업인 윌리암스-그린 라인업이 예상과는 달랐던 주전 라인업의 운용으로 인해서 오히려 팀에 독으로 작용하고 만 것이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역습을 추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런 앤 건을 사용한 상황에서 템포를 조절할 능력이 부족했던 윌리암스-그린의 동시 기용은 최대의 악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칙스 감독 경질의 가장 큰 이유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잠시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갔는데, 이쯤에서 다시 브랜드-밀러 콤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시종일관 빠르게만 흘러가던 런 앤 건 팀으로써의 변모로 인해서 브랜드는 그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더욱이 밀러-브랜드 콤비는 프리 시즌부터 철저히 하프코트 오펜스에 맞춰서 준비된 콤비였다. 그랬기에 두 선수의 부진은 더욱 크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팀컬러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치 못한 두 선수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두 선수가 심각하게 부진했다고 보기 보다는 팀 차원에서 두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그러면 다시 원래의 주제로 돌아가 보자.

브랜드와 밀러는 공존이 가능할까?

그 답은 간단하다. 현재까지는 생각보다 잡음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시즌 초반부터 계속적으로 악재가 겹치고 변수가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아직 시도해볼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의 비중은 현저히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팀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고, 실제로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추는 횟수 또한 많았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부진으로 인해서 시작된 미세한 균열은 두 선수 간의 리듬 차이로까지 이어지면서 투맨 게임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결국 두 선수의 투맨 게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미래가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분명히 칙스 감독 체재 아래에서 두 선수가 추구했던 투맨 게임은 공간 창출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가능성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두 선수의 스타일을 각기 분석하여 볼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그 것을 바탕으로 하여 비로소 두 선수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투맨 게임 조합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또한 그 가능성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고 그것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상편이 끝났습니다. 이어지는 하편에서는 밀러와 브랜드의 스타일 분석. 그리고 그 것을 통한 두 선수의 투맨 게임 활용 여부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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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궈달라와 영. 이대로 괜찮은가?

브랜드의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

일단 다음 주까지는 경과를 지켜봐야 하며(햄스트링 부상이다.) 그 이후 확실한 부상 정도와 결장 기간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즉, 다음 주까지 브랜드는 정상 컨디션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없이 치른 두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전에서는 승리를 거두었고, 뉴저지 넷츠 전에서는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브랜드의 결장 시기와 맞물려 두 선수의 변화가 눈에 띈다.

바로 이궈달라와 영이다.

일단 이궈달라는 최근 컨디션의 회복세가 눈에 띈다. 특히 최근 네 경기에서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불확실했던 자신의 역할을 다시 재정립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확실한 플레이의 변화가 눈에 띈다.여전히 턴 오버는 많이 범하고 있고, 슈팅 컨디션 또한 좋지 않지만, 공격에서 자신의 역할을 새로이 찾은 느낌이다.

밀러가 리딩을 주도하고, 그 외의 다양한 선수들이 볼 배급을 도와주면서 주전 멤버 전원이 볼 배급에 참여하고 있다. 심지어 레이커스 전에서는 사무엘 달렘베어가 환상적인 바운드 패스로 코트를 가로지르는 어시스트를 넣어줄 정도로 팀원들 전체가 볼 배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달렘베어와 브랜드를 축으로 한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가 간간히 쓰이고 있으며(예전 크리스 웨버 시절에 사용했던 적이 있다), 영 또한 적극적으로 볼 배급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이궈달라의 서브 리딩은 여전히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궈달라의 리딩 부담이 줄어든 것이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즉, 필요 이상으로 리딩에 주력하던 이궈달라가 리딩 부담을 벗으면서 비로소 득점 옵션으로써의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여전히 슈팅 컨디션은 좋지 못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하면서, 슈팅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자유투를 얻는 게임 방식을 보여주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공격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그의 득점력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네 경기 필드골 성공률이 49.2%에 육박하며, 평균 득점 또한 19.5점에 이르고 있다.

여전히 외곽 슈팅은 좋지 못하지만(네 경기 3점 슛 성공률 : 25%), 적극적인 돌파 시도가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궈달라는 지난 시즌에도 에이스의 중책을 맡았던 시즌 초반에는 돌파 시도가 줄어들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밀러가 완연히 팀의 중심으로 올라선 이후 그의 돌파 횟수는 늘어났고, 이는 그의 경기력 안정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로 밀러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궈달라의 경기력이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즉, 이궈달라는 돌파가 늘어나야지만 위력을 발휘하는 슬레셔 형의 선수라는 점이고, 이것이 리딩 부담과 득점 부담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어찌 보면 필라델피아의 차기 에이스급 선수인 그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최근 경기에서의 이궈달라는 분명히 상승세인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많은 턴 오버는 옥의 티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이궈달라는 2006-07시즌에 3개를 넘어서던 턴 오버를 2.61개까지 줄이면서, 플레이의 안정감을 살리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이어진 극심한 외곽 슬럼프로 인해서 턴 오버 횟수 또한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경기에서 팀 턴 오버의 거의 1/3 이상이 그에게서 나오고 있다. 보다 분발이 요구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반면, 영은 최근 네 경기에서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네 경기 득점이 4-17-9-8점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브랜드가 결장한 최근 두 경기에서는 3점 슛 성공률 0%의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그는 슈팅 컨디션이 나쁠 경우에 이궈달라나 밀러처럼 돌파로 자유투를 얻어낼 수 있는 성향의 선수도 아니다. 그렇기에 그의 득점 부진은 더욱 눈에 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플레이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궈달라가 부진하고, 브랜드가 부진했던 과거에는 분명히 그가 득점 리더였다. 그리고 영은 그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슈팅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곤 하다가 무수히 많은 턴 오버를 범하곤 하였다.(턴오버는 많았지만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들에서는 턴 오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네 경기에서 그가 범한 턴 오버는 단 네 개에 불과하다. 즉, 플레이의 안정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과거에 영이 득점리더로써 지금보다 위협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공격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볼 배급에도 참여하고, 풀업 점퍼도 시도하고, 돌파도 시도하면서 수비수들을 자신에게 끌어 모으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영의 플레이는 이런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돌파 시도는 많이 줄었지만(밀러와 이궈달라, 거기에 윌리암스와 그린까지 워낙 많은 돌파 횟수를 자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이 돌파할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 외의 플레이에서 영의 보다 다양한 시도 들이 눈에 띈다.

일단 볼 배급에 참여하는 횟수가 초반 대비 많이 늘어났다.

탑에서 볼을 잡고 볼을 돌려주는 횟수도 많아졌으며,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는 횟수는 여전히 많다. 또한 풀업 점퍼 시도가 조금씩 눈에 띄고 있다. 많은 시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이런 시도는 눈에 띄며, 이것은 차후 그의 성장을 위해서 매우 긍정적인 시도이다. 더욱이 그의 슈팅 폼은 여전히 매끄럽고, 안정적이다.

최근 몇 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슈팅 컨디션을 보이고 있지만, 그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또한 영은 부진할 때에는 슈팅을 자제하고 다른 것에 집중할 줄 아는 선수이다. 그의 현재 경기력에 큰 우려를 나타내지 않는 이유이다.

이번 시즌 브랜드 효과를 가장 크게 본 것은 영이었다.

로우 포스트에서 더블 팀을 유발하는 브랜드로 인해서 가장 많은 오픈 찬스를 맞이하였으며, 이것은 그동안의 고득점에 큰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브랜드가 빠진 두 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친 것 또한 이런 상황과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영은 그 와중에도 발전하고 있다. 진정으로 팀의 미래를 책임질 영건으로 천천히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빌리 킹의 마지막 선물다운 활약이라 하겠다.


마치며...

필라델피아는 최근 네 경기에서 상당히 힘든 일정을 소화하였고, 그 결과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얻는 데 성공하였다.

최근 네 경기가 하루의 휴일만을 낀 두 번 연속의 백 투 백이었음을 감안하면, 그리고 그 상대로 동-서부를 대표하는 강호인 레이커스와 디트로이트가 끼어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2승 2패 50%의 승률은 상당히 선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연승을 가지 못했던 점이라든지, 홈경기에서 두 번 모두 패한 것은 아쉬웠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도 분명히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는 시점이 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4일을 쉰 후 12월 10일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를 홈에서 맞으면서 클리블랜드와의 2연전을 시작한다.

그 첫 경기가 클리블랜드 입장에서는 백 투 백 2번째 경기이며, 필라델피아는 반면 4일을 쉰 후 홈에서 맞이하는 첫 경기이기 때문에 이번 2연전은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는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이 2연전만 무사히 넘기면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쉬운 4경기가 필라델피아를 기다리고 있다.(브랜드가 클리블랜드와의 첫 경기에 복귀하고자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면 그의 복귀는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23일을 시작으로 험난한 원정 6연전을 시작한다. 첫 상대는 보스턴이며, 이후 5경기는 서부에서 치러지는 서부 원정 5연전이다.

험난한 일정이지만, 클리블랜드 2연전을 시작으로 하여, 이어지는 동부 팀과의 4경기를 잘 마무리 지어 상승세를 이어갈 수만 있다면, 다시금 도약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한 것이다.

클리블랜드와의 2연전. 그 중에서도 첫 경기가 중요한 이유이다.(현재까지 필라델피아는 홈경기 4연패 중이다. 이것을 끊기 위해서도 이 첫 경기는 중요하다)

칙스 감독은 시즌 중 변화에 인색하지 않은 감독이다. 하지만 또한 그만큼 자신이 믿는 선수에 대한 신뢰가 유달리 깊은 감독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는 시즌 초반부터 자신이 믿고 있는 선수들이 부진했음에도 제외하지 않고 꾸준히 기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윌리암스나 이궈달라, 달렘베어가 여전히 중용되었던 이유와도 상통한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결국 칼을 뽑아 들었다. 밀러를 중심으로 다시금 팀을 재편하였고, 벤치 멤버들을 다양하게 기용하면서 여러 가지 조합을 시험해보기 시작했다.

그는 시즌 중 큰 변화에 인색하지 않은 감독이다. 그리고 이런 시도들은 많은 경우 팀의 성적 상승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내린 그의 결단 또한 팀의 성적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앞으로 발전할 필라델피아의 미래를 위해서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칙스 감독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길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3부를 마쳤습니다. 이 글은 12월 11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 이전에 쓰여진 것입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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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 시즌을 앞두고 LA 레이커스가 가진 목표는 오직 우승뿐이었고, 현재도 그들은 우승을 향해 매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레이커스를 이번 시즌의 우승후보로 꼽고 있으며, 팬들의 관심사도 올해의 주인공이 레이커스일지 아니면 다른 팀일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분위기와 조건 속에서 만약 그들이 올시즌에 챔피언이 되지 못한다면, 곧 치솟게 될 코비 브라이언트와 앤드루 바이넘의 연봉, 그리고 라마 오덤의 계약 문제를 고려할 때 다음 시즌에도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우승을 해야 본전인 현재의 상황 속에서 레이커스는 12월 9일까지 17승 2패로 서부컨퍼런스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는 보스턴 셀틱스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보스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더불어 8할 이상으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전과 벤치의 조화도 훌륭한 편이다. 이대로 간다면 목표했던 우승도 꿈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즌이 진행될수록 초반의 압도적인 모습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약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록을 살펴보면서 하나둘씩 파헤쳐보도록 하자.


늘어난 실점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 일컬어지던 2008 파이널에서 패한 후 레이커스에게 주어진 과제는 수비였다. 그들이 자랑했던 공격력은 상대의 수비벽에 철저히 가로막혔던 반면 상대는 허약한 레이커스의 수비를 파고들며 챔피언이 되었다.

이때의 참담했던 결과를 잘 기억하고 있던 레이커스의 코칭스탭과 선수들은 수비전술을 연마하며 08-09 시즌을 준비했다. 이들은 1-2-2 지역방어를 기본으로 공을 가진 선수를 협력수비로 에워싸고, 당황한 나머지 비어있는 위크사이드로 패스하면 중간에서 이를 가로채 속공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이때 패스가 위크사이드에 있는 선수에게 제대로 도달하면 재빠른 수비로테이션으로 오픈 찬스가 생기는 것을 막는다. 게다가 골밑에는 블락능력이 좋은 앤드루 바이넘이 버티고 있어 페인트존에서의 수비도 어느 정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레이커스의 전술은 시즌 초반 7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세자리수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대단한 효과를 보였다. 이때까지 레이커스는 104.7득점과 86.7실점로 무려 18점이나 되는 득실 마진을 창출해내며 7연승을 거뒀고, 전문가와 팬들은 강력해진 레이커스의 수비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번 시즌이야말로 레이커스가 주인공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하지만 이후 12경기에서 레이커스는 무려 7차례나 상대에 100점 이상을 내줬고, 이 가운데 2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좋았던 레이커스의 수비가 무너진 까닭은 무엇일까.

① 상대팀에 돌파에 능한 플레이어가 있다

샤킬 오닐이 있을 때부터 레이커스는 상대 포인트가드를 효율적으로 막지 못했다. 스무쉬 파커가 주전으로 활약하던 2005-06, 2006-07 두 시즌은 자동문으로 여겨질 정도로 참혹한 모습이었고, 이는 그나마 수비에 대한 마인드가 있는 베테랑 데렉 피셔가 돌아왔던 지난 시즌에도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발이 느린 피셔가 여전히 주전 1번을 맡고 있는 이번 시즌 역시 발빠른 상대 가드에 대한 수비는 제자리걸음이다. 발빠른 조던 파마라고 해서 다를건 없다. 마크맨 개인에게 모든 것을 맡겼던 작년보다 협력수비로 차단하는 올시즌은 전술상으로는 발전된 모습이지만, 팀 디펜스 자체가 오밀조밀한 편이 아니다보니 상대 가드에게 킥아웃을 허용해 외곽에서 더 큰 것을 얻어맞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② 상대가 더많은 리바운드를 따냈다

각각 레이커스를 무너뜨린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패배 직전까지 몰아넣은 워싱턴 위저즈는 강한 리바운드로 승부를 뒤집었거나 뒤집을뻔 했다. 레이커스의 앤드루 바이넘, 파우 가솔, 라마 오덤은 모두 리바운드가 괜찮은 빅맨이지만, 박스아웃을 철저히 하지 않아 상대에게 공격리바운드를 허용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경기 중 혹은 경기 후에 이런 점에 대해 지적을 받으면 곧 나아지기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잘못된 습관을 반복하고 있다.

③ 스틸을 노리는 레이커스의 수비

이는 최근에 나타나는 레이커스 수비 자체의 문제이다. 앞서 이번 시즌 레이커스는 공을 가진 상대 선수를 코너에 몰아넣고 패싱레인을 차단하는 수비를 펼친다고 언급한바 있다. 지금까지 잘 먹혀들어가면서 레이커스는 현재까지 리그에서 경기당 스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것이 바로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트레버 아리자, 코비 브라이언트는 상대의 턴오버를 유발하는 것보다 스틸 그 자체에 치중하고 있는데, 스틸 실패로 인해 마크맨이 비고 수비 전체가 무너지면서 오히려 더 쉽게 점수를 허용하는 상황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또한 스틸을 유도하기 위해 어설프게 헬프를 하다 정작 마크해야 할 상대에게 오픈찬스를 허용해 손쉬운 득점을 내주는 상황 또한 빈번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줄어든 벤치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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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멤버들의 득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백업으로 뛰는 선수들의 득점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승률이 높은 팀의 경우는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어 경기 막판을 가비지타임으로 만들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레이커스는 피셔, 코비, 블라디미르 라드마노비치, 가솔, 바이넘으로 구성된 스타팅라인업을 내세우고, 로스터에 등록된 나머지 7명 가운데 오덤, 아리자, 파마, 사샤 부야치치를 백업으로 출전시킨다. 만약 사실상 승부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졌다면 크리스 밈, 조쉬 파월, 룩 월튼이 코트 위로 나오게 된다.

한 시즌 내내 경기당 48.5분을 소화했던 윌트 체임벌린같은 괴물도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NBA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못할 뿐더러 82게임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주전들이 휴식을 취하는 시간대는 1쿼터 후반부터 2쿼터 초반, 3쿼터 후반부터 4쿼터 후반이다. 레이커스 역시 이 시간대에는 백업멤버들을 내보내며 주전들의 체력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시즌 초반에는 벤치멤버들이 주전에 버금가는 스탯을 쌓아올리며 연승행진의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시즌 초반 7연승을 달릴 때의 레이커스는 1쿼터에는 다소 열세를 보이다가도 주전과 벤치가 혼합된 2쿼터에 수비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다시 주전이 등장하는 3쿼터에 강력한 공수로 20점차 이상의 리드를 만들고 4쿼터를 백업멤버만 출전시키는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실종된지 오래다.

백업멤버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2쿼터 초반과 4쿼터 초반에 팀 공격력 자체가 답답해지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이때는 보통 파마-부야치치-아리자-오덤-바이넘의 라인업이 가동되는데, 어떻게 보면 수비도 괜찮고 내외곽이 비교적 고른, 적절한 라인업이라고 평할 수도 있겠지만, 득점을 믿고 맡길만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파머_ 오픈찬스에서 패스를 받아 3점을 시도하거나 페네트레이션 후 레이업 혹은 덩크를 통해 득점을 올리지만, 3점은 기복이 심한 편이다.

부야치치_ 오로지 3점만이 장기이지만 이번 시즌 들어 이마저도 개점휴업 상태이다. 사실 부야치치는 2004년에 데뷔한 이후 '연습 때는 코비보다 슛감각이 좋다'는 평을 받았어도 정작 경기에서는 오픈찬스를 놓치기 일쑤였지만, 지난 시즌에 환골탈태하며 파이널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보인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2년쯤 전으로 돌아간듯한 모습.

아리자_ 시즌 초반 한때 여러 차례 3점을 성공시키며 드디어 외곽슛을 장착한듯 했지만 이후 완벽한 찬스가 생겨도 3점을 넣지못하고 있다. 여전히 점프슛에는 자신없는듯 득점으로 연결된 69개의 필드골 가운데 무려 52개가 인사이드에서 나왔다.

오덤_ 반대로 성공률은 좋지만 3점을 잘 시도하지 않는 편이다.

이런 상황인지라 상대편으로서는 외곽은 적절하게 견제만 해주고 페인트존을 철저히 지키면 레이커스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가.

한때 35점은 가볍게 넘기던 벤치득점이 최근에 와서는 30점을 넘기기도 버겁다보니 20점에 가까운 리드도 백업멤버들이 코트에 있는 동안 다 날아가고 어느 틈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주전들이 나가서 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최근 레이커스의 경기 패턴이다. 필 잭슨 감독은 시간을 정해놓고 백업멤버들을 투입시켜 적응력을 키워보려했지만 이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바 있다.

코비의 경우 지난 여름 올림픽 출전으로 인한 과부하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바이넘은 아직 무릎부상으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출전시간이 조금 줄어든 것이 사실이고, 벤치자원들의 성장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군은 지나친 휴식으로 감각을 잃게 하고 상대의 기를 살려주면서까지 벤치멤버들을 가동시켰던 것은 잭슨 감독 자신의 말대로 실수였다. 앞으로 주전의 비중이 얼마나 늘어나게 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마치며

레이커스는 현재까지 성적과 득실마진에서 보스턴, 클리블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좋지않은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레이커스의 패배는 더욱 늘어나고 득실마진은 점점 줄어들어 결국 지난 시즌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크다.

가장 시급한 것은 수비다. 벤치득점이 줄어들더라도 실점을 더욱 줄일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지난 파이널에서 뼈저리게 느꼈듯 우승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디펜스다.

레이커스 선수들은 워싱턴 위저즈와의 경기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둔 후 라커룸에서 피셔가 칠판에 적었던 '보스턴 파이널', '24'라는 숫자를 가슴 속에 새기고 매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초심으로 돌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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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점이 없는 필라델피아. 그 해결책은 밀러?

12월 2일 시카고 불스 전을 기점으로 하여 팀 내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시즌 돌풍의 핵심이었던 밀러를 다시금 팀의 구심점이자 핵심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아직 밀러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감안하면 이것은 칙스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날 이후 밀러의 슈팅 횟수는 20개를 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리딩부터 수비까지 모든 부분의 최 일선에 밀러가 존재하고 있다.

팀이 계속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역전패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칙스 감독이 지난 시즌 이미 효과를 보았던 밀러 중심의 팀 운영을 다시 선택한 것이다.

그동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운영을 시도했었지만, 외곽의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서 결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삼는 데 실패한 채 마땅한 구심점 없이 애매모호한 경기력을 보여 왔었기 때문에 칙스 감독이 마지막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이번의 선택은 앞으로의 미래를 건 마지막 선택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밀러 위주의 팀 운영은 현재까지 장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단점들은 과연 이 시도가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고 있다. 장점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산만했던 공격 전개가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구심점 없이 흔들리던 필라델피아의 오펜스 시스템은 결정적인 순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밀러가 중심이 된 이후, 공격 전개는 한층 안정감을 되찾았으며 볼의 흐름 또한 보다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거기에 덧붙여, 자신감을 잃은 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의 움직임이 밀러의 지시에 따라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것 또한 호재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에 비해서 전반적인 움직임 자체는 정말 적다. 선수들 간에 신뢰가 부족해보이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믿음도 부족해 보인다. 즉, 마인드 상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적은 움직임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강팀이 아니다. 지난 시즌 그들의 승리의 원동력은 많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는 공간 창출에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밀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구심점을 잃어버리고 공격이 전반적으로 흐트러지면서, 그러한 움직임마저 사라져 버렸고, 이것은 결국 공격 공간 창출 실패로 이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밀러를 중심으로 다시 팀을 정상화시킨 이후 선수들의 움직임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원활함을 찾아보기는 힘들며, 첫 전술적 움직임 이후 이어지는 후속 움직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은 여전한 문제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밀러가 아이솔레이션과 슈팅을 자주 시도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밀러의 필드골 시도가 기형적으로 많은 원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일단 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자체에 그 의의가 있다.  이것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또한 이궈달라가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밀러가 리딩과 공격의 핵심으로써 볼소유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자신의 활로를 찾지 못한 채 헤매던 이궈달라가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리딩은 서브 리딩 선에서 적절히 조절하고 있으며, 돌파 시도와 슈팅 시도는 늘어났다. 물론 여전히 슈팅 컨디션은 최악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경기력은 서서히 좋아지고 있는 것 또한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즉, 밀러 중심의 공격 농구의 부활이 공격 전개의 안정화, 다양해진 움직임, 이궈달라의 컨디션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첫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밀러의 컨디션이 지난 시즌만큼 좋지 못하기 때문에 플레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밀러가 중심이 되었을 때 그 위력이 극대화되었던 이유는 밀러 자체가 막기 힘든 선수로 성장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밀러의 중거리 슛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위력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해서 밀러를 중심으로 한 플레이의 효율 또한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수비수들은 밀러 수비 시 외곽까지 따라가기 보다는 돌파 견제 위주로 수비를 펼치고 있으며, 또한 미들 포스트 앞 선에서는 더블 팀을 붙지도 않고 있다.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가 수비수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밀러를 중심으로 한 공간 창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가 표류하고 있다.

말 그대로이다. 현재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중심이 되어야할 선수라면 첫손에 꼽을만한 선수가 브랜드 임에도 그는 시즌 초반부터 전술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고 있었다.(감독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시즌이 지나면서 서서히 전술에 녹아들기 시작한 시점에 감독은 밀러 위주의 공격 전술을 다시 들고 나왔다. 그리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역할이 흔들림을 의미하고 있다.

밀러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고,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브랜드의 공격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초반만 해도 자주 나오던 픽 앤 팝의 구사 정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밀러의 슈팅 시도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밀러가 수비수들을 외곽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더블 팀을 유발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전혀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밀러가 브랜드에게 패스를 주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 꼭 밀러의 잘못이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밀러와 브랜드가 스트롱 사이드를 형성할 때 위크 사이드에 있는 선수들은 움직임이 너무 적다. 그리고 움직이더라도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이것은 결국 밀러와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전혀 풀어주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밀러가 돌파를 행하면, 자연히 수비수들은 밀러에게 더블 팀을 붙게 된다. 그리고 이 때 다른 선수들은 그저 서있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들을 끌고 나오면서 브랜드에게 적절한 공간을 만들어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까지 잘 시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밀러와 브랜드의 2대2대 플레이가 위력적이지 못한 원인이 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필라델피아가 앞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밀러와 브랜드의 콤비네이션 비율이 줄어들면서 이것은 팀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밀러-브랜드의 2 : 2는 위력적인 공격 옵션이고,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전술중 하나이다. 하지만 고비에서 두 선수를 주축으로 한 공격 전술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문제이다.

감독이 보다 적극적으로 두 선수 이외의 다른 선수들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2 : 2가 진정으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섯 명 모두를 전술에 포함시키는 모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사실 외곽 슛이 터져주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다.)

브랜드의 포스트 업 전술을 위한 공간을 만든 이후, 브랜드가 볼을 잡고 본격적으로 포스트 업을 시작할 때 위크 사이드에 위치한 선수들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은 감독의 책임도 크다고 볼 수 있으며, 픽 앤 팝 상황을 만들 전술이 충분함에도 슈터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두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여전히 크다면(사실 슈팅 컨디션이 좋다면 두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전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힘든 이유이다.), 이 압박을 풀어주는 것 또한 감독이 해줘야할 일이다. 칙스 감독이 보다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하는 이유인 것이다.

분명히 밀러를 축으로 하면서 전술 전개성은 많이 좋아졌으며, 선수들의 움직임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그 것들이 단지 일차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 그 것은 경쟁력을 얻을 수 없다.

현재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대부분 전술 전개나, 움직임 모두 일차적인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즉, 1차 전술이 실패한 이후(혹은 실패하지 않더라도) 2차, 3차로 이어지는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밀러가 무리한 슛을 날리는 횟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브랜드는 여전히 압박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전술 바깥에서 맴돌고 있다. 보다 다양한 전술적 시도가 필요한 이유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1차 전술이 막혔을 때 한 선수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은 리그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1대1로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할 선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리그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밀러-브랜드의 콤비네이션 플레이는 많이 나올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안정적으로 클러치 득점력을 살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 바로 그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밀러를 중심으로 한 공격 시도 그 자체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밀러가 코트에 없을 때에는 밀러가 있을 때에 비해서 경기력의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고 있다.

밀러의 백업으로 나오고 있는 루이스 윌리암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서 리딩 가드로써의 플레이 효율이 극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또한 득점에 있어서도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플레이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는 밀러가 코트 위에 있을 때 밀러를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밀러가 벤치로 물러난 이후에는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흐름을 빼앗기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스는 근래 right abdominal strain라는 가벼운 부상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 병명으로는 오른쪽 복부 경련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런 부상 들이 가뜩이나 좋지 못한 윌리암스의 컨디션에 더욱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본인의 리듬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윌리암스와 윌리 그린은 함께 코트에 섰을 때 전혀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두 선수 모두의 플레이가 빛이 바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윌리 그린의 장점은 득점 창출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오프 더 볼 무브 또한 좋은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윌리암스와 함께 뛸 때의 그린은 오프 더 볼 무빙을 제외한 채 플레이를 하고 있다.

본시 그린은 자신의 득점 기회를 만드는 무빙에 능한 선수이다.

하지만 윌리암스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리딩에 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패스 플레이가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이로 인해서 그린이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다. 그리고  그린이 움직임을 상실함에 따라 윌리암스의 플레이 또한 확실한 역할을 잡지 못한 채 어중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두 선수를 동시에 쓰는 것이 오히려 팀플레이를 해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칙스 감독은 근래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점을 타파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레지 에반스 대신 공간 창출 능력과 이면 활용 능력이 뛰어난 모리스 스페이츠를 중용하면서 앞 선에서의 부족한 움직임을 커버하였고, 리딩과 오프 더 볼 무브, 수비에 있어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로얄 아이비를 기용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조합을 시험하고 있다.

일단 스페이츠의 기용은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 나쁘지 않은 수비 능력, 센터까지 커버 가능한 멀티 포지셔닝 능력, 뛰어난 슈팅 능력 등은 기존에 움직임이 부족해서 활로를 찾지 못하던 벤치 멤버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11월 28일 셀틱스 전에서 가비지 타임에 기용되어 그 가치를 입증한 후 점차 기용 폭이 늘어나기 시작한 아이비의 경우 슈팅 가드, 심지어 스몰 포워드까지 수행하면서 활발한 움직임과 뛰어난 패스 감각으로 팀 공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밀러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윌리암스가 여전히 포인트 가드라기보다는 슈팅 가드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밀러가 리딩 플레이어로써 공격 전반을 지휘하는 것과는 반대로 백업 멤버로 기용되어 리딩보다는 득점에 치중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팀 전체적인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비의 기용은 분명히 활발한 볼의 흐름과 전반적인 공간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제한적인 기용으로는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가 없다. 일단 포인트 가드로써 기용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며, 보다 많은 출장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전과 뛸 때에나 백업 멤버를 추스르는 데 있어서 분명히 현재 시점까지는 윌리암스보다 아이비가 더욱 매력적인 팀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팀이 부진했을 때 퓨어 가드인 케빈 올리를 중용하면서 해답을 찾곤 했던 것을 칙스 감독이 다시금 상기해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브랜드가 결장했을 때 도니엘 마샬은 브랜드 대신 기용되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근 중용되었던 두 경기에서 그의 2점슛 성공률은 무려 61.5%가 넘으며, 3점슛 성공률 또한 55.5%가 넘고 있다(5-9).

특히, 그의 가치는 접전 상황에서 빛이 났다. 승리를 가져오는 위닝샷들을 터뜨리면서 그동안 빈약했던 외곽 공격에 큰 힘을 실어준 것이다. 파워포워드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하였고, 이런 활약은 그의 가치를 높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거기에 테오 레틀리프는 백업 센터로 기용되어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수비력은 사무엘 달렘베어의 백업으로써 달렘베어의 빈자리를 충실히 메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브랜드가 빠진 현 시점에서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렇듯, 필라델피아의 벤치 멤버들은 주어진 시간에 각자 그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밀러가 빠진 빈자리는 크게 느껴지고 있는데, 결국 이것은 벤치 조합의 문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칙스 감독의 보다 다양한 용병술 시도를 원하는 이유이다. 최근 경기에서 시도되어지고 있는 용병술의 변화는 그래서 긍정적이다.(개인적으로 보면, 윌리암스는 스크린 능력이 뛰어난 에반스와, 아이비는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스페이츠와 어울려 보인다. 또한 그린은 킥아웃 능력이 있어서 마샬과 잘 맞는다. 또한 마샬은 아이비와도 잘 어울린다. 이런 점을 칙스 감독이 인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분명히 윌리암스-그린의 조합은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최근 경기에서는 두 선수 모두 돌파만 집중적으로 시도하면서 공생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리딩 플레이어 없이 시도하는 무모한 돌파들은 오히려 공격 밸런스를 깨뜨리는 역효과를 나을 수도 있다. 때문에 더욱 더 새롭고, 다양한 용병술 시도가 필요한 것이다.

밀러 위주의 게임 전개는 앞으로 필라델피아 공격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들이 꼭 긍정적일 것이라 보기는 힘이 든다. 장점만큼이나 눈에 띄는 단점들이 많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이 긍정적인 형태를 보이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는 감독의 역량이 필수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칙스 감독의 분발을 바라는 이유이다.

2부가 끝났습니다. 총 3부로 기획하고 있으며, 1부에서는 클러치 득점력에 대해서, 2부에서는 구심점 없는 필라델피아에 대해서 논해보았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이궈달라와 영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해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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