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9승 12패. 필라델피아의 문제는 무엇인가. 어느덧 21경기를 치렀음에도 필라델피아 76ers는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공격에 있다. 공격이 총체적으로 부진에 빠져있으며 이로 인해서 완벽한 수비를 보이고도 지는 경우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체 이렇게까지 공격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이 문제인지, 해결방법은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고비를 넘을 힘이 없다! 너무 부족한 클러치 득점력

말 그대로이다. 항상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순간적으로 오는 고비를 이겨내는 힘이 없어서 상대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필라델피아 경기에서 상대팀이 10점 이상의 'Run'을 하는 것은 이제 흔한 경우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필라델피아는 한 경기 내에서도 경기력에 있어서 극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농구는 흐름을 자신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이끌어내는가가 정말 중요한 스포츠이다.

강팀이라면 모름지기 어느 순간에나 다시금 자신들에게 유리한 흐름을 끌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능력은 곧 팀의 안정된 전력과 연계 가능한 저력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현재 흐름을 가져오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게임 초반 흐름을 유리하게 끌어가고도 그 흐름을 유지하지 못해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1점차 승부가 이어질 때 승리를 가져오는 경우 또한 거의 없다.(하물며 5점차 내로 지고 있어도 역전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들지 않을 정도이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경기력을 대변하는 것은 집중력이었다.

역습을 주 무기로 하는 팀임에도 수비력에 있어서 언제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면에는 바로 이 집중력이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백투백 승률이 50%를 넘는 팀이었다.(10승 9패)

더욱이 12월 이전까지 백투백에서 전패를 당했지만(4패), 12월 이후에는 무려 10승이나 거두면서 12월 이후로만 10승 5패를 기록할 정도로 백투백에 있어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백투백으로 인해서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많은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은 그만큼 집중력과 승리를 이끌어내는 끈기가 대단했었다는 반증이며, 지난 시즌 후반기의 필라델피아가 얼마나 완성도가 높은 팀이었는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현재까지 백투백 승률이 28.5%에 그치고 있다.(2승 5패) 더욱이 12월 이후 백 투 백 경기에서는 전패를 당하면서 지난 시즌과 달리 12월에 들어섰음에도 경기력이 정상으로 올라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를 비롯하여 많은 선수들이 영입되었고, 더욱이 주전 라인업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초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바이지만 그 부진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더 큰 문제는 그러한 부진의 해법을 아직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 경기 내에서도 기복이 극심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경기력은, 이 팀이 지난 시즌 집중력과 끈기를 바탕으로 언제나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그 팀이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상대팀이 몰아치기 시작하면 그 것을 끊어내는 힘이 부족하고, 또한 점수 차가 나면 그 점수 차를 따라잡는 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필라델피아가 집중력이 살아있고 끈기 있는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물론 수비였다. 하지만 그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시 되었던 능력이 바로 클러치 득점력이다.

안드레 밀러의 활용도를 극도로 높인 것이 부진 탈출의 해법이 되었던 후반기. 밀러는 클러치 득점력에 있어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안드레 밀러의 재조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대단했던 활약의 이면에는 정확한 중거리 슛이 있었다.

밀러는 데뷔 초창기부터 리딩 플레이어로써 주목을 받은 포인트 가드이다. 하지만 그가 뛰어난 리딩 능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유는 그가 확실한 자신만의 득점 무기가 없었던 점이 컸다.

일류 포인트 가드들이 가지고 있는 그 것. 특히 일류 리딩 플레이어로써 꼭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그것. 클러치 득점력이 밀러는 부족했던 것이다. 실제로 일류 포인트 가드로써 인정받기 위해서 이러한 클러치 득점력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일류 포인트 가드의 대부분이 리딩 가드임을 감안할 때, 팀 내에서 가장 볼을 많이 소유하고 경기 흐름을 주관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임은 당연한 것이고, 그들이 그러한 임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확실한 클러치 득점 능력 또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차세대 대표 포인트 가드들인 크리스 폴이 2년차에 비로소 리그 정상급 포인트 가드로 올라선 이면에 중거리 슛과 3점 슛의 발전이 있었던 점이라든 지, 데론 윌리암스가 크로스 오버에 이은 위력적인 중거리 슛으로 각광받고 있는 점 또한 이러한 요소와 무관하지 않을 정도로 포인트 가드의 능력으로써 클러치 득점 능력은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리고 지난 시즌 밀러가 리딩 가드로써 각광받을 수 있었던 이면에는 바로 정확한 중거리 슛이 가장 큰 위치를 차지했었다. 기본적으로 돌파 능력과 패싱 능력이 좋은 선수였음에도 지난 시즌 이전까지는 일류급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3점 슛 능력이 부족하고, 미들 포스트 이후로는 득점하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하여 밀러는 일류급 선수로 재조명받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중거리 슛의 안정화였다. 상체를 다소 앞으로 숙이던 버릇이 있었던 그의 슈팅 자세가 바르게 교정이 되면서 슈팅 적중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던 것이다.

중거리 슛이 안정되면서 그의 플레이에서는 기복이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그는 안정된 리딩 플레이어로써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필드골 성공률 : 49.2%, 커리어 하이)

중거리 슛이 안정화된 것은 그에게 여러 가지 이점을 가져다주었는데, 일단 그의 공격 옵션에 중거리 슛이 포함되면서 수비수들이 그를 막기 위해 수비 범위를 넓힐 수밖에 없게 되었고, 외곽에서도 더블팀을 유도할 수 있게 되면서 그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패스를 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고, 돌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지는 여러 가지 연쇄 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에 더불어 클러치 득점력 또한 높아지면서 그는 어느덧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클러치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가 되었다. 더욱이 그의 리딩 능력은 이런 것들에 의한 연쇄효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여 팀이 항상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까지 각광받았던 중거리 슛 능력이 상당부분 감퇴된 듯 보인다. 필드골 성공률은 커리어 2번째로 낮은 수치인 43.5%에 그치고 있으며, 이런 수치는 그를 막는 선수들이 수비 범위를 골밑으로 타이트하게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즉, 패스를 할 만한 공간이 지난 시즌에 비해서 줄어들었으며, 돌파 또한 막히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지난 시즌 팀을 고비에서 무수히 구해주었던 중거리 슛이 사라지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그의 슈팅 자세에서 가장 안 좋은 버릇은 상체가 앞으로 쏠린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이것을 교정하는 데 성공하면서 놀라울 정도의 정확도를 가진 중거리 슛을 보여줄 수 있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다시 상체가 앞으로 쏠림으로 인해서 슈팅 정확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그의 주 무기 중 하나였던 포스트 업 또한 그 위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포스트 업이 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정확했던 턴 어라운드 슛의 존재가 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중거리 슛이 흔들리면서 턴 어라운드 슛마저 정확함을 잃어버렸고, 그로 인해서 포스트 업마저 그 위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시즌 초반, 밀러가 부진한 원인은 안드레 이궈달라의 극심한 슬럼프로 인한 연쇄 효과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즉, 이궈달라가 슈팅 컨디션이 안 좋음으로 인해서 리딩에만 집중하면서, 오히려 밀러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궈달라의 컨디션이 다소나마 살아나고 있고, 팀의 중심이 밀러에게로 옮겨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밀러의 슈팅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은 차후 심각한 문제점으로 드러날 확률이 높다.

현재 멤버 들 중에서 가장 클러치 득점력이 좋은 선수는 역시 엘튼 브랜드이다. 하지만 외곽에서 가드들이 부진함에 따라 그에게 가해지는 수비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며, 이것은 팀 공격 전반적으로 심각한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그나마 외곽에서 힘을 내주던 영마저 근래 컨디션이 하락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심각하다.(최근 두경기 8.5점 득점, 평균 득점_ 16점->13.6점으로 하락) 거기에 여전히 이궈달라는 슈팅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3점 성공률 25.5%)

이런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해결책은 밀러가 제 컨디션을 찾는 일이다.

이미 이궈달라의 슈팅 자세는 단시일 내에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흔들리고 있으며(매 경기마다 슈팅 자세가 바뀌고 있다. 특히 풀업 점퍼 상황과 캐치 앤 슛 상황에서의 자세가 현격히 차이가 나며, 상-하체가 완전히 따로 놀아서 타점까지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은 부담감을 버리고 몸의 경직부터 풀어주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영은 이제 2년차에 불과해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팀 내 최고 베테랑 중 한 명이며,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밀러의 경우 상체가 앞으로 쏠리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슈팅 폼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즉 본인이 자각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원 컨디션을 회복할 여지가 있다.)

밀러가 살아나면, 클러치 득점력도 살아날 것이고 덩달아 흐름을 유지하는 능력도 많이 좋아질 것이다.

리딩 플레이어이면서 클러치 득점원인 밀러의 부활을 염원하는 이유이다.

이번 글 또한 시리즈물로 구성하였습니다. 1부에서는 클러치 득점력 빈곤에 대해서 논해 보았습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구심점없는 공격 전개에 대해서 논해 보려 합니다.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2승 7패로 시즌 시작이 좋지 못했으나 최근 5연승을 거두며 예전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는 댈러스 매버릭스. 7연승 후 디트로이트에 일격을 당했지만 다시 5연승으로 서부컨퍼런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LA 레이커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팀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 레이커스의 홈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렸다.

지난 11월 11일에 있었던 양팀의 첫번째 대결에서는 전반까지 불붙었던 댈러스의 공격을 레이커스가 후반에 강력한 수비로 틀어막으면서 승리를 챙긴바 있었다.

레이커스는 1쿼터에서 댈러스의 앤트완 라이트와 제럴드 그린이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린 틈을 타 순식간에 10득점을 몰아넣으며 20-10으로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댈러스는 주전 슈팅가드였던 제이슨 테리가 투입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 20-19로 따라잡을 수 있었다. 이후 3점슛 5개를 주고 받은 공방전 끝에 1쿼터는 레이커스의 30-27 리드로 끝났다.

2쿼터의 주인공은 댈러스의 백업가드 호세 후안 바레아였다.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 출신인 바레아는 지난 1차전에서 불과 4분을 출전하는 데 그쳤으나, 이 경기에서는 적극적인 골밑 돌파로 레이커스의 수비진을 교란시키며 2쿼터에만 6득점과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레이커스는 앤드루 바이넘과 벤치 멤버들이 출전한 초반 4분여동안 답답한 공격으로 단 4득점에 그치며 34-37로 댈러스에 역전을 허용했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파우 가솔이 코트에 돌아온 후 LA의 공격력이 다시 살아났으나, 댈러스로부터 리드를 빼앗아오지 못한 채 전반을 끝마쳤다.

레이커스는 코비의 점퍼로 기분좋게
3쿼터를 시작했으나, 이어진 공격에서 다섯 차례나 턴오버를 범하며 무너진 반면, 댈러스는 찬스를 잘 살리며 3쿼터 중반 12점차까지 앞서나갔다. 댈러스의 릭 칼라일 감독은 2쿼터에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인 바레아를 초반부터 기용했고, 이는 여러 차례 나왔던 속공과 맞물리며 큰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때까지 부진하던 코비가 살아난데다 트레버 아리자가 맹활약한 레이커스는 약 5분간 댈러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재역전에 성공했다.

4쿼터는 댈러스가 추격하면 레이커스가 곧바로 응수하며 도망가는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한때 LA가 8점차로 리드했으나 댈러스는 테리와 제이슨 키드가 외곽포로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코비는 에이스의 본능을 발휘, 경기 종료까지 7분여 동안 13점을 퍼부으며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레이커스가 114-107로 승리하며 6연승을 이어나갔고, 댈러스는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35득점으로 시즌 하이를 기록한 코비가 이 경기의 수훈선수였다. 3쿼터 초반까지만 해도 들쭉날쭉한 슛감각으로 부진했던 코비는 한층 안정된 점퍼와 페인트존 부근에서의 득점으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레이커스는 3쿼터에 좋은 수비로 역전승을 이끌어냈지만 여전히 작고 빠른 가드에 대해 약점을 드러냈다. 그동안은 협력수비와 빠른 수비 로테이션으로 어느 정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댈러스는 외곽에 슈팅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돌파해 들어온 후 킥아웃하는 가드의 패싱력이 좋은 편이다보니 인사이드에 자리잡은 수비진의 판단이 늦어지면서 손쓸 틈도 없이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경기 전까지 11승 1패를 달리고 있는 레이커스는 3연패를 달성했던 지난 2001-02 시즌의 16승 1패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과거의 전적도 있고, 이대로라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좋은 페이스라 은근히 욕심이 나지만 언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을 졸이며 지켜보는 중이다.

사실 뉴저지 전을 앞두고 걱정했던 것은 빈스 카터가 아니라 포인트가드인 데빈 해리스였다. 레이커스의 데렉 피셔와 조던 파마가 발이 빠른 편이 아니다보니 그간 작고 스피드있는 가드에게 약점을 보여왔기 때문이었다. 해리스에게 돌파에 이은 득점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협력수비로 돌파를 차단할 때 파생되는 킥아웃에 이은 외곽포나 컷인해 들어오는 동료에게 패스를 해 이지샷을 내줄 가능성이 높았다.

생각만큼 해리스의 돌파는 자주 나오지 않았지만, 레이커스의 수비는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로포스트에서는 루키 브룩 로페즈가 피지컬한 플레이로 득점을 올렸고, 외곽에서 빈스 카터와 이 지엔리엔이 지원하며 넷츠는 28-24로 4점을 리드한 채 1쿼터를 마쳤다.

레이커스는 주포인 코비 브라이언트의 슛감각이 최악이었던 탓에 공격패턴이 상당히 단조로웠다. 페인트존 부근에 있는 앤드루 바이넘이나 파우 가솔에게 패스를 하고, 그들이 직접 해결하거나 킥아웃을 통해 오픈찬스를 살리는 식이었다. 가솔은 마크맨인 이 지엔리엔보다 유리한 체격조건을 잘 살려 적극적인 포스트업으로 1쿼터에만 10득점으로 레이커스의 추격을 진두지휘했다.

2쿼터에는 파마와 트레버 아리자, 라마 오돔이 투입되며 레이커스의 공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리자는 적극적인 공격리바운드 가담으로 팔로우업 덩크를 성공시키며 경기장을 찾은 19,000 관중에 제대로 된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반면 뉴저지는 페인트존에서와는 달리 외곽이 침묵하며 어느새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들어 뉴저지의 3점슛 2개가 성공, 66-66으로 동점을 만들며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되는듯 했지만, 한층 강력해진 레이커스의 수비는 더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레이커스는 페인트존에서의 실점을 잘 차단한데 이어 3점포도 재빠른 로테이션으로 훌륭하게 막아냈다. 이미 3쿼터 막판부터 경기가 가비지타임으로 진행되며 레이커스의 120-93 승리로 끝났다.

가솔은 양팀 최다인 26득점을 기록했지만, 코비가 17개의 필드골 시도 가운데 5개만을 적중시키는 저조한 슛감각으로 시즌 최저인 12득점으로 부진했다. 뉴저지는 해리스가 21득점에 6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였으며, 신인 로페즈는 17득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4쿼터쯤에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코너에 있던 레이커스의 사샤 부야치치가 패스를 받아 3점을 쏘는 순간에 갑자기 바로 뒤 넷츠의 벤치에 앉아있던 자비스 헤이즈가 부야치치에게 다가와 뭔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3점은 성공됐지만 LA 지역방송 해설자인 스투 랜츠는 '심판이 헤이즈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줬어야했다'며 리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지적하기도.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NBA 선수들의 목표는 무엇일까. 물론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린 시절 불우한 삶을 살았던 이들은 큰 돈을 버는 것이 최우선의 목적일 것이고, 명예를 우선시하는 선수는 뛰어난 실력으로 명성을 드높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는 루키라면 하루라도 빨리 선발로 뛸 찬스를 얻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싶을테고, 과거의 능력은 잃어버렸지만 마음만은 20대인 노장들은 한 시즌이라도 더 뛰고 싶은 것이 소박하면서도 절박한 꿈이다.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리그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베테랑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때까지 아직 우승경험이 없다면? 당연히 단 한 개만이라도 챔피언 반지를 갖는게 소원일 것이다. 은퇴가 가깝다면 더욱 절실하다. 특히 수퍼스타로 불리며 이룰 것을 다 이룬 선수일수록 그 간절함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이다. 한 팀의 에이스로서 수년간 우승에 도전했지만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고, 이제는 기량도 쇠퇴하고 동료들마저 받쳐주지못해 그 가능성마저 점점 희미해졌다면 우승에 근접한 팀으로 이적하는 것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지난 시즌 보스턴 셀틱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기존의 에이스였던 폴 피어스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팀 구성원들의 지원이 모자랐기에 챔피언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미네소타의 케빈 가넷도, 시애틀의 레이 알렌도 마찬가지였다. 셋 모두 한창 전성기를 구가중이고 남부러울 것 없는 경력을 갖고 있던 선수들이었지만 단 하나 우승반지가 없었다. 특히 가넷과 알렌의 경우 소속팀에 적극적인 투자 의지가 없었기때문에 다른 팀으로 떠나지 않는다면 끝내 무관의 제왕으로 커리어를 마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던 상황에서 그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에서 한데 모였던 것은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다. 피어스, 가넷, 알렌이 이끈 보스턴은 시즌 내내 리그 1위를 달린 끝에 파이널에서 LA 레이커스를 꺾고 결국 그렇게 바라마지않던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우승이 결정되자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눈물까지 흘려가며 감격에 겨워하던 가넷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우승을 간절하게 원했는지, 그리고 갖은 고생 끝에 꿈을 이룬 한 선수의 심정이 어떠한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보스턴의 우승으로 리그 10년차 이상이던 피어스, 가넷, 알렌(더불어 P.J. 브라운과 스캇 폴라드)이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보는 데 성공했지만, 크리스 웨버와 앨런 휴스턴, 샤리프 압둘라힘은 끝내 반지없이 은퇴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에도 많은 베테랑들이 목표인 챔피언쉽을 위해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데, 지금부터 그 면면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1998년 드래프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리그 11년차가 된 1998년 드래프트 선발선수 가운데 아직 우승경험이 없는 이는 모두 18명이다. 이 가운데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 빈스 카터(뉴저지 넷츠), 앤트완 재미슨(워싱턴 위저즈)는 구심점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노비츠키는 스티브 내쉬, 마이클 핀리와 빅3를 형성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댈러스를 늘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고,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005-06 시즌에는 팀을 파이널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댈러스가 리그 1위에 오르며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2006-07 시즌에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충격적인 업셋을 당하고 말았다.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악명높던 구단주 마크 큐반은 최근 몇 년간 잠잠해진 상태인 반면 서부의 라이벌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전력을 강화해 댈러스와의 격차를 서서히 벌리고 있는 상황. 지난 시즌 중반에는 팀의 미래로까지 여겼지만 예상만큼의 성장을 보이지 않던 데빈 해리스를 보내는 대신 뉴저지로부터 제이슨 키드를 데려오며 우승이 가능한 시간을 더욱 줄여버렸다.

토론토 랩터스에 몸담고 있던 지난 2000-01 시즌 동부컨퍼런스 2라운드에서 보여준 필라델피아 76ers의 앨런 아이버슨과의 불꽃튀던 쇼다운 이후 인상적인 활약이 없는 빈스 카터는 뉴저지가 키드와 리차드 제퍼슨을 내보내고 리빌딩을 시작한 상황이라 당분간 우승의 꿈을 접어야할듯 하다. 재미슨 역시 동료 길버트 아레나스를 비롯한 동료들의 부상공백으로 인해 팀이 최하위권으로 처져있는데다 지난 5년간 뛰어난 지도력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던 에디 조던 감독마저 성적부진으로 해임당하면서 팀이 동부컨퍼런스 8위 안에 드는 것조차 힘겨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힘겨운 시즌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반면 가장 우승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지드루너스 일가우스커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다. 르브론 제임스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는 클리블랜드는 모리스 윌리엄스의 합류로 막강한 수비에 비해 조금 부족한 감이 있던 공격력에 힘이 실리면서 센트럴디비전 1위를 구가하고 있다. 일가스커스는 골밑에서의 영향력이 조금 감소하기는 했지만 꾸준한 득점으로 공헌하며 반지를 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97년 드래프티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97년에 데뷔한 플레이어 가운데 아직까지 챔피언 반지가 없는 선수는 총 8명. 그중에서 트레이시 맥그레이디(휴스턴 로켓츠)가 가장 주목된다.

올랜도 매직 시절 리더로서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원맨팀에 가까웠던 올랜도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기도 했지만, 티맥이 봉쇄당하면 달리 위협적인 선수가 없었던 팀 사정상 2라운드 진출조차도 버거웠다. 그후 휴스턴으로 이적해 야오밍과 콤비를 이루게되자 그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계속된 부상과 불운은 티맥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태다.

2005년 1라운드 탈락, 2006년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2007년 1라운드 탈락, 2008년 22연승으로 NBA 역대 2위 기록을 세웠지만 야오밍의 시즌아웃으로 다시 1라운드 탈락.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비 스페셜리스트 론 아테스트가 팀에 합류했지만, 휴스턴은 티맥과 야오밍의 몸상태가 초반부터 완전치 못한데다 아테스트의 호흡문제,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백업센터의 역할을 소화했던 디켐베 무톰보와의 계약이 늦어지고 있는 현재 야오밍의 부재시 현저히 약해지는 골밑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1996년 드래프티

사용자 삽입 이미지
7명의 선택받지 못한 자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이들은 앨런 아이버슨(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스티브 내쉬(피닉스 선즈)이다.

필라델피아에서 네 차례나 득점왕에 올랐고, 2001년에는 부상으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가운데서도 팀을 파이널에까지 진출시키는 투혼을 발휘하는 등 영원히 필라델피아의 수호신이 될 것 같았던 아이버슨은 덴버 너게츠를 거쳐 지금은 세번째 팀인 디트로이트의 멤버가 되었다. 득점기계로 불릴만큼 득점력만큼은 인정받고 있지만, 패스를 우선시하지 않는 마인드는 여전히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받고 있는 사항이며, 또한 그의 작은 신장은 수비 매치업에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팀 디펜스가 뛰어난 디트로이트는 그의 수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것이고, 그의 폭발적인 득점본능은 정형적이던 디트로이트의 공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스티브 내쉬는 2004-05 시즌 피닉스에 컴백한 후 마이크 댄토니 감독 밑에서 화끈한 런앤건의 선봉장으로서 백투백 MVP를 차지하는 등 썬즈의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공격력에 비해 모자란 피닉스의 수비는 늘 그들의 길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벽이었다. 게다가 피닉스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내쉬가 상대 마크맨에게 틀어막히면 팀의 공격력이 함께 약화되는 상황도 빈번하게 연출됐다. 지난 시즌 막판에 샤킬 오닐이 이적해오고, 오프시즌에 테리 포터 감독이 부임함으로써 피닉스는 하프코트오펜스로의 전환과 수비의 강화를 꾀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내쉬의 역할은 크게 축소되고 인사이드로의 볼투입은 늘어났지만 현재까지 그들의 변화는 성과가 드러나지않고 있는 상황. 과연 내쉬가 피닉스에서 반지를 낄 수 있을까.


1995년 이전 드래프티

이제 9명이 우승반지를 위해 뛰고 있는 가운데 선발로 출전하는 이는 제이슨 키드(댈러스)뿐이다. 나머지는 백업멤버로서 불꽃을 태우고 있는데,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키드와 그랜트 힐(피닉스)이 반지를 끼고 은퇴할 수 있을지 여부다.

1994년 드래프트 동기인 두 사람은 공동신인왕을 수상하며 커리어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그랜트 힐은 수년간 그를 괴롭힌 발목부상으로, 키드는 최전성기였던 넷츠 시절 2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했음에도 LA 레이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라는 강적에 막히며 우승을 놓치며 불운을 겪어야했다. 현재 키드가 선발 포인트가드로 출장하고 있지만 댈러스의 출발은 최근 몇 년간 보였던 쾌조의 스타트와는 거리가 멀고, 상대적으로 팀 성적은 나은 편이지만 그랜트 힐은 눈에 띄는 기량저하로 인해 백업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마치며

엘진 베일러, 찰스 바클리, 존 스탁턴, 패트릭 유잉, 칼 말론, 레지 밀러.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끝내 그토록 원했던 우승의 꿈을 이루지못하고 떠나간 레전드들이다. 남부럽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불운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위에서 언급한 선수들은 절대 이들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농구는 흑인들의 스포츠라는 말이 있다.

그도 그럴것이, 스피드와 탄력이 중요시되는 농구는 신체적 능력이 유난히 뛰어난 흑인들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946년, NBA의 출범 이후, 정작 NBA를 주무른것은 흑인이 아닌 백인이었다.(이는 농구 뿐만이 아닌, 미국의 모든 스포츠에 해당된다)

여기서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가 대중화 되었던 20세기 초중반에는 인종차별이 당연시 되던 사회였다. 백인 우월주의가 판을 쳤으며 흑인들은 항상 백인들의 그늘에 눌려살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스포츠에도 영향을 끼치고 말았다. NBA 출범 이후 수십년간, 각 NBA 구단주부터 시작해 구단 직원, 감독, 코칭스탭, 선수, 그리고 관중들까지 NBA에 관련된 거의 모든 사람들은 백인이었다.

1950년, 척 쿠퍼는 역사상 최초로 NBA 드래프트에서 뽑힌 흑인이었고(그는 보스턴에 의해 뽑혔다) 같은 해 뉴욕의 냇 클리프턴은 NBA 구단과 계약한 최초의 흑인이었으며 역시 같은 해 얼 로이드는 역사상 최초로 코트를 밟게 된 흑인이 되었다. 역사적인 사건이 3번 연달아 터진 1950년 이후, 빌 러셀, 윌트 챔벌레인, 얼 먼로, 윌리스 리드 등 뛰어난 흑인 농구선수들이 차차 등장하게 된다. 러셀과 챔벌레인은 극강의 라이벌로써 NBA의 50년대와 60년대를 장악했고, 먼로와 윌리스 역시 뉴욕에서 무적의 콤비를 이루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70년대를 중심으로 수많은 흑인 플레이어들이 등장했고, 80년대들어 흑인들이 리그를 장악하기 시작했다(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는 분들 역시 많으리라 믿는다.) 웬만한 농구팬들이라면 알만한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레지 밀러, 패트릭 유잉, 하킴 올라주원, 찰스 바클리, 칼 말론 등, 리그를 점령했던 수많은 흑인 선수들이 80년대에 등장했으며 이같은 현상은 90년대,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졌다.

선수들 뿐만이 아니다. 흑인 감독과 코칭스탭 역시 현재의 NBA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아니다. 심지어 구단 프론트 오피스 역시 흑인들이 차지하고 있는가 하면, 흑인들이 경기를 중계하는 현상까지 볼수 있다. 샬럿 밥캣츠의 구단주인 마이클 조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의 단장 조 듀마스, TNT 중계석의 레지 밀러, 찰스 바클리, 케니 스미스가 좋은 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필자는 흑인 플레이어들의 증가를 이야기 하자는게 아니다.

NBA에서 흑인들의 비율이 많아졌지만 반면 백인들은 어떤가? 특히 순수 백인(여기서 순수 백인이란 미국 국적의 백인들을 말한다. 말 그대로 “Pure White American”) 플레이어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90년대를 기점으로 미국 출신의 순수 백인들이 리그에서 사라지고 있다. 과연 이 시점에서 제 2의 래리 버드를 찾을수 있을것인가? 필자는 거의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실로 보스턴의 레전드 래리 버드와 케빈 맥해일, 유타 재즈의 존 스탁턴 이후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백인 선수가 없는게 사실이다. 피닉스의 스티브 내쉬가 백인이기는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미국출신 “순수 백인”이 아니므로 이 논의에서는 배제하겠다.(내쉬는 캐나다 출신이지 미국 출신이 아니다)
 
제이슨 키드나 마이크 비비는 혼혈이지 순수 백인은 아니다.

또 생각나는 선수가 있는가? 댄 멀리? 제프 호나섹? 그들은 실력있는 슈터였지 리그를 주름잡는 대형 선수는 아니었다. 마크 프라이스? 물론 그는 뛰어난 포인트 가드였다. 하지만 그가 혼자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빌 레임비어? 마크 이튼? 좋은 센터였다. 하지만 그들은 조력자에 불과했다. 스콧 스카일스? 한경기 30 어시스트라는 불멸의 기록을 쓰기는 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저 준수한 포인트가드였을 뿐.

위에 언급한 선수들은 80년대 혹은 90년대에 활동했던 선수들이었다.

그럼 2000년대로 가보자. 안타깝게도, 2000년대에는 아예 순수 백인 선수들의 베이스가 없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순수 백인 플레이어 그 숫자 자체가 적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현재의 NBA에는 뛰어난 순수 백인 플레이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잠시나마 반짝였던 순수 백인 플레이어는 여럿 있었다.

키쓰 밴 혼은 리그 입성 후 첫 2년동안 굉장한 임팩트를 선보이며 포스트 래리 버드라는 찬사를 받았었다. 하지만 그 이후 밴혼은 롤 플레이어로 전락했고 결국은 쓸쓸히 리그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한 제이슨 윌리엄스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화려한 패스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인기를 얻었지만 그 역시 조용히 사라졌다. 샬럿 밥캣츠의 아담 모리슨 역시 래리 버드의 후계자라는 언론의 평가를 받으며 리그에 입성했지만 벌써부터 유리몸 기질을 보이며 아무런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연 현재 뛰고있는 순수 백인플레이어들 중 특출한 능력을 지닌 선수가 한명이라도 있는가? 그럼 올스타급 백인 플레이어들은? 좀더 기준을 낮춰서 풀타임 주전급의 백인 선수를 찾아보라 하면 그 숫자는 몇 안되는게 현실이다.

현 시점에서 두각을 보이는 백인 선수들을 꼽으라면 미네소타의 마이크 밀러, 뉴욕의 데이빗 리, 유타 재즈의 카일 코버, 포틀랜드의 스티브 블레이크, 세크라멘토의 스펜서 허즈 정도가 되겠다. 특히 필자는 마이크 밀러를 현재 NBA에서 뛰고있는 최고의 순수 백인 플레이어라고 칭하고 싶다. 그는 정확한 슈팅력과 탁월한 시야를 지녔으며, 6-8의 사이즈를 이용한 리바운딩 능력까지 지니고 있다. 하지만 과거 리그를 점령했던 백인 선수들의 이름값에  비해 마이크 밀러라는 이름은 꽤 많이 초라해 보인다.

순수 백인 플레이어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절대 나쁜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수 있을까. 인종 차별을 하려는것이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필자가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NBA는 미국 국적의 선수들, 즉 흑인들과 순수 백인들이 함께 리그를 호령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NBA는 흑인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렸다.

그럼 왜 순수 백인 플레이어들이 NBA라는 무대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그 첫번째 이유는 바로 운동능력의 차이다.

흑인들에 비해 백인들의 운동능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힘과 탄력이 요구되는 NBA에서 백인들이 밀릴수밖에 없다. 선천적 능력에서의 차이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것이 현실이다.

그 두번째 이유는 바로 환경이다.

대부분의 흑인 농구선수들의 배경은 가난과 함께했다. 흑인들의 가정 형편은 백인들에 비해 좋지 않다는것이 정설이다. 농구는 공과 골대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그다지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렇기에 흑인들이 농구라는 스포츠에 몰릴 수밖에 없고 많은 부를 얻기위해 농구에 인생을 거는 흑인들이 많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좋은 백인들은 농구 외에도 접할수 있는 스포츠가 많아서 농구 외 다른 스포츠 종목으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물론, 이는 평균적 이론일 뿐, 모든 백인들의 형편이 좋은것은 아니다) 이는 유망주 발굴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점점 많은 흑인들이 농구에 몰리면서 자연스레 실력있는 유망주도 대부분이 흑인들 사이에서 발견되곤 한다. 결국 많은 대학 농구부들이 흑인 유망주들을 스카우트 해버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실력있는 백인 유망주가 있다면 당연히 뽑아야 하겠지만, 그 숫자가 흑인 유망주들에 비해 적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제 2의 래리 버드를 볼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 역시 극히 낮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막을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현재의 르브론, 코비 브라이언트, 앨런 아이버슨 등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들은 전부 흑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목표로 하는 흑인 유망주들 역시 많이 양산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백인들은 어떠한가? 과연 현재의 순수 백인 플레이어들 중 롤 모델로 삼을 만한 선수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 결국 NBA가 해야 할 일은 기다리는 것 뿐이다.

앞으로 제 2의 래리 버드, 제 2의 존 스탁턴이 출현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NBA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직도 많다. 만약 제 2의 래리 버드가 훗날 출현한다면, NBA는 적극적인 선수 마케팅으로 이 백인 플레이어들을 돋보이게 하고 감싸줘야 한다.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흑인과 백인이 어우러져 리그를 호령했던 80년대 그리고 90년대의 NBA로 회귀하려면 백인 선수들에 치중된 마케팅 전략으로 선회할 수 밖에 없다. 이 역시 필자가 원하는 것이다.

NBA는 미국인들이 창시한 프로 리그다. 물론 NBA가 흑인들만의 잔치로 이어지는것은 나쁘지 않다. 현재 NBA 커미셔너 데이빗 스턴은 선수들의 인종적 다양성, 그리고 NBA 세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흑인, 아시안, 유러피언, 그리고 백인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NBA를 빛낸다는것,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일까. 현재의 NBA는 코비, 르브론, 가넷, 던컨, 아이버슨등의 흑인 스타들,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 야오밍, 그리고 파우 가솔, 더크 노비츠키등의 유러피언 스타들까지..다양성과 세계화에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미국을 대표하는 백인 스타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게 안타깝다.

기다림은 미덕이라고 했던가. 훗날 제 2의 래리 버드가 나타나 조금 더 리그를 흥미롭게 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칼럼을 마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부입니다. 1부, 2부와 마찬가지로 11월 22일 클리퍼스 전(토요일)까지의 기록만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이 점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야투 난조. 해결책은 무엇인가

야투 슬럼프. 현재 필라델피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주전 라인업의 슈팅 컨디션이 저하되어 있는 것이 현재 처한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브랜드와 이궈달라이다.

각종 전술들의 중요한 축인 두 선수의 슈팅 컨디션 난조는 결과적으로 필라델피아 공격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의 경우, 커리어 통산 야투 율 50.3%를 자랑하는 선수임에도 올 시즌 야투 율은 42.8%에 그치고 있다. 브랜드의 포스트업과 픽 앤 팝의 비중이 전술적으로 매우 높은 필라델피아이기에 그의 슈팅 컨디션 난조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브랜드에게만 모든 책임을 묻기에는 현재 상황이 조금 안 좋기는 하다.

일단 그의 외곽 파트너인 밀러는 3점 슛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이고, 또 다른 파트너인 이궈달라는 현재 극심한 슈팅 난조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전술 전개성이 점차 좋아지고는 있지만 냉정히 말해서 아직까지 전술 전반적으로 브랜드가 완전히 적응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만큼 브랜드는 수년간 활동했던 무대와는 전혀 다른 낯선 환경에서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픈 찬스에서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브랜드의 미들레인지 점퍼는 비단 동료들의 잘못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현재 시점에서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는 누가 뭐라 해도 브랜드이고 그렇다면 오픈 찬스 정도는 확실하게 성공 시켜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컨디션 회복이 시급하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궈달라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이궈달라의 부진은 기록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필드골 성공률이 38.4%, 3점 슛 성공률이 22.6%밖에 안 되는 상황이며, 워낙에 슈팅 적중률이 떨어지다 보니 본인의 시도 자체도 상당히 적은 상황이다.(팀 내 야투 시도 개수 4위)

하지만 그의 슈팅은 필라델피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지난 시즌 칙스 감독이 인터뷰에서 공언한 적도 있을 정도로 슈터 이궈달라는 필라델피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칙스 감독은 인터뷰에서 필라델피아 최고의 슈터는 이궈달라와 그린이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더욱이 밀러가 3점 슈팅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의 부활은 중요하다.(이번 시즌 3점 슛 시도 개수가 팀내 2위이다. 컨디션 난조임에도 팀에서 그에게 3점 슛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필라델피아 외곽에서 그의 위상은 대단하다)

이번 시즌이 시작되면서 그린의 벤치 행으로 필라델피아의 주전 라인업은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그린은 자칫 밀러와 이궈달라에게로 집중될 수도 있는 리딩을 어느 정도 분담해주면서 팀 내에서 가장 뛰어난 일인 공격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 범위를 넓게 만들어주고, 팀 공격에 유기성을 주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주었다. 하지만, 그린을 대신해 주전 라인업을 차지한 영은 그린과는 달리 돌파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였고, 그로 인해서 이궈달라와 밀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돌파 옵션이 세 명에서 두 명으로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이궈달라의 드리블링 성장은 올 시즌 팬들이 가장 기대한 부분이기도 했다. 밀러는 시즌 시작 전에 이번 시즌부터는 리딩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전천후 득점원인 브랜드를 영입하였고, 영과 이궈달라가 오프 시즌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발언이었다. 실제로 밀러는 리딩 플레이어로써 득점보다는 리딩에 치중할 때 팀 전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리딩 플레이어이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슈팅 컨디션이 최악의 난조를 보임에 따라, 결국 이번 시즌에도 밀러의 득점 부담은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상대팀 선수들은 현재 이궈달라를 외곽에만 묶어놓는 수비를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밀러와 브랜드는 더욱 극심한 견제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여파로 밀러의 필드골 성공률은 지난 시즌의 49.2%에서 이번 시즌에는 44.7%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상대팀 들은 이궈달라를 외곽에 묶어 놓고, 밀러와 브랜드의 활동 반경을 좁히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결국 이것이 전체적인 팀 야투율의 난조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계속적으로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이궈달라는 더욱 더 리딩에만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플레이는 리딩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2년 동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슈팅수를 기록했던 팀의 에이스가 슈팅을 자제하는 것은 결코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 탓이다. 더욱이 팀 전체적인 공격 전개 능력이 밀러의 리딩 하에서 가장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부분은 더욱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궈달라의 공격력 부재는 다른 팀원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 이궈달라의 슈팅 컨디션의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될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이궈달라의 역할 과부하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 강팀이라면 어느 팀이든지 메인 리딩 플레이어 외에도 서브 리딩 플레이어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는 현재 이 역할을 이궈달라가 도맡아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영의 볼 배급 참여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필자는 영이 서브 리딩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물론 영에게 디트로이트의 프린스나 이궈달라 수준의 서브 리딩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단순한 볼 배급이라도 참여해주기를 원한다.(리딩 플레이어의 옆에서 볼을 받아주고 다시 볼을 돌려주는 등의)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가 서브 리딩 플레이어로 두 명의 선수를 활용하기는 하였지만(이궈달라와 그린, 심지어 그린이 벤치로 갔을 때에는 윌리엄스를 기용하면서까지 서브 리딩 플레이어의 수를 두 명 이상으로 맞춰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그 이유는 4-1 low set으로 인해 리딩 플레이어 한명의 컨디션에 의해 팀 전력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단점을 메우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 이궈달라의 기량 발전이 이어진다면 서브 리딩 플레이어는 이궈달라 한명으로 족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실제로 기본 선수 구성에 있어서 포인트 가드가 리딩 플레이어일 경우, 슈팅 가드는 리딩을 보조하는 역할을 겸하고, 스몰 포워드는 득점을 전담하는 것이 팀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데 있어서 상당히 좋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된 사실이다.(심지어 만화 슬램덩크에서도 이런 부분이 설명되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송태섭의 옆에서 리딩을 보조해주던 정대만이 존재하고, 거기에 서태웅이 득점을 전담해주었기에 북산은 강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스몰 포워드가 리딩을 보조하고, 슈팅 가드가 득점에 전념하는(슈터 역할도 포함) 형태도 전혀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강팀 중에서는 리딩 보조를 빅맨이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선수의 역할에 리딩이라는 것이 추가되게 되면 그 것은 상당한 정신력을 소모하고 집중력이 분산되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그 선수 본연의 득점 능력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82경기의 대장정을 치르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부담감은 시즌이 지날수록 더욱 더 가중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팀을 구성할 때 그 구성원은 리딩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명이 리딩을 보조하면, 다른 한 명은 득점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영은 너무 볼 배급에 대한 참여 의지가 적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한 문제점이다.

자신이 돌파 능력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아예 볼을 잡아서 뭔가를 하려고 하기 보다는 슈터로써의 움직임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것은 분명히 칭찬해줘야 할 부분이지만, 결국 이것이 너무 심해지게 되면 이 또한 결국 이궈달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궈달라가 심각한 슈팅 슬럼프를 겪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도르라진다. 물론 현 시점에서도 영은 전술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공격의 시작점으로써 볼 배급에 참여해주고 있다.

브랜드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일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볼을 잡아서 돌파를 시도하기도 하고, 과감하게 일인 속공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와 줘야 한다는 것이다. 영이 현 시점에서 팀의 득점 리더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2경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분명히 영이다. 하지만 1옵션임에도 영은 지금까지 더블 팀을 거의 유발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것은 그의 성향. 즉 팀을 위하고 자신을 희생하고자하는 마인드가 오히려 너무 강해서 일어난 역효과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모습과 다양한 창의적인 플레이, 그리고 의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대팀 선수들이 그가 공을 잡으면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 보다 야투 율이 떨어지고, 실책이 늘어나도 잠재적으로 득점을 전담해야 하는 선수라면 꼭 그런 모습도 보여주어야만 한다.(현재 필드골 성공률 52.9%, 3점 슛 성공률 38.9%, 필드골 시도, 3점 슛 시도 팀 내 1위)

간간히 전술의 틀을 깨는 돌파도 시도하고, 점퍼도 과감히 날리면서 패스도 간간히 주도하는 그런 모습들 말이다. 단순히 맡은 득점만 해내는 득점 원보다는 팀을 살리는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에이스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득점을 전담하는 선수라고 해서 패스를 신경 쓰지 않는 다면 그 선수의 존재감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슬램덩크에서의 서태웅 업그레이드. 그대는 기억할 것이다.)

그의 플레이에 과감함이 보이게 되는 순간, 그의 리딩 참여 또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고, 그 것은 이궈달라의 부담감을 줄여주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궈달라의 부담감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궈달라의 플레이는 살아날 것이고 이궈달라가 살아나게 되면 그 여파로 필라델피아의 공격력은 한층 더 좋아질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아직까지 필라델피아의 외곽을 책임지는 선수는, 클러치 상황에서 마지막 3점 슛을 맡기는 선수는 이궈달라이기 때문이다.(현재 필라델피아 주전 라인업에서 풀업 점퍼가 가능한 선수는 밀러와 이궈달라 뿐이다.)

이궈달라의 부활. 그리고 그 것을 위한 영의 보다 적극적인 도전.

더욱 발전해야할 필라델피아를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해법을 찾아야만 하는 벤치 멤버 기용.

이번 시즌 벤치 멤버 중 가장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린이다.

이전에 그린은 여전히 중용될 것이라는 언급을 했던 바 있고, 그만큼 그린의 능력은 공-수에 걸쳐서 필라델피아에 꼭 필요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부분을 감안해도 현재까지의 활약상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공격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되던 볼 캐칭과 마무리 능력, 기복과 함께 수비에서 가장 문제가 되던 로테이션 소화 능력이 벤치로 가면서 상당부분 가려진 것이 그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유이다.

특히 그의 출전을 보장해주고 있는 칙스 감독의 신뢰에 힘입어서 기복을 성공적으로 줄이는데 성공하였고 이로 인해 자신의 장점인 득점 창출 능력과 수비 시의 빠른 압박, 헬핑 디펜스, 그리고 일인 속공에 있어서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20.4분에 8.4점, 2.1어시스트(필드골 성공률 : 48.8%, 3점 슛 성공률 : 45.5%)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팀 내 벤치 득점 1위, 어시스트 1위의 좋은 기록이다. 문제는 이런 그린으로 인해서 팀 내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윌리엄스다.

지난 시즌 팀 내 벤치 득점 1위, 어시스트 1위를 기록했던 선수였지만(11.5득점, 3.2 어시스트) 한 시즌이 지났음에도 거의 발전하지 못한 수비력, 여전히 부족한 리딩 능력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윌리 그린에게도 밀리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출장시간은 5분 가까이 줄어들었고(23.3->16.8분) 활약상 또한 결코 좋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윌리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이다. 1쿼터 후반 혹은 2쿼터 초반 필라델피아는 상대팀에게 여지없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간대가 바로 벤치 멤버가 출장하는 시간대이고, 이 시간대를 책임지는 윌리엄스-그린의 라인업은 수비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계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윌리엄스의 경우 여전히 대인 수비력과 수비 전술 이해도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여전히 세이프티를 들어가는 시기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상대팀에게 계속적으로 속공을 허용하는 모습은 그의 식스맨 기용에 대해서 재고를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도 들게 하고 있다.

거기에 비슷한 성향의 듀얼가드인 그린의 경기력이 윌리엄스보다 월등히 좋다는 것은 더욱 더 그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그린은 공-수를 겸비한 선수이다. 주전으로 기용하기에는 치명적인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진 선수이지만 벤치에서 출장한 이번 시즌에는 그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팀에는 이미 검증된 수비력과 좋은 슈팅력, 그리고 리딩 능력을 가진 선수인 로얄 아이비가 존재한다. 더욱이 아이비는 193cm의 장신을 자랑하는 포인트가드이다. 현재 윌리엄스에게 가려서 많은 출장 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부진이 계속 된다면 칙스 감독은 중대한 변화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칙스 감독은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데에서 오는 공격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아직까지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두 선수의 동시 기용으로 인해서 생기는 수비력 약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에반스를 동시 기용하는 방법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일단 에반스의 넓은 수비 범위 커버로 인해서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확실하게 상대의 공격을 제압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수비력을 강화시켜 주는 것은 아니고 더욱이 공격에 있어서도 두 선수의 역할이 중복되면서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지난 시즌 카니와 동시에 기용되었을 때 트렌지션 오펜스로 공격 흐름을 이끌면서 공격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기용 내내 런 앤 건으로 경기를 이끌면서 윌리엄스의 부족한 리딩 능력 또한 어느 정도 커버를 하는 데 성공하였고, 또한 이러한 시도는 수비에 있어서도 큰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욱이 카니는 슈터이자 피니셔로써의 역할을 도맡아했었고, 볼 소유욕은 적었기 때문에 윌리엄스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었던 선수였다.

하지만, 윌리엄스-그린의 라인업은 이러한 시너지 효과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두 선수가 너무 비슷한 스타일의 듀얼가드이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점이다. 더욱이 지난 시즌 윌리엄스가 가장 많이 기용된 시점은 그린과의 교체로 인한 것이었다.

즉, 지난 시즌에는 두 선수의 맡은 역할 자체가 비슷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필라델피아의 벤치는 오히려 그 힘을 상실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덩달아 에반스 또한 그 힘을 잃고 있다. 지난 시즌 에반스의 벤치 행은 필라델피아에 큰 힘을 불어넣어 주었었다.

윌리엄스-카니-에반스가 동시에 뛰면서 이끈 속공은 주전 라인업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이끌어내면서 흐름을 활기차게 이끌어가는 데 큰 힘을 실어주었고, 여기에서 에반스는 속공의 시작점이자 연결고리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런데 윌리엄스-그린 라인업이 비슷한 성향으로 인해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지난 시즌 벤치의 히어로였던 에반스마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칙스 감독의 용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카림 러쉬의 활용도를 높여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든다. 현재 컨디션이 좋은 그린-러쉬의 라인업이나, 윌리엄스-러쉬의 라인업을 써보자는 것이다. 지난 시즌 카니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슈팅력은 더 뛰어난 러쉬의 중용은 분명히 득이 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러쉬의 중용은 사실 현재의 난국을 헤쳐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궈달라의 컨디션이 난조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198cm의 슈팅 가드인 러쉬의 적극적인 기용은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다. 더욱이 그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뛰어난 슈팅 적중률을 자랑하고 있다.(필드골 성공률 48%,삼점슛 성공률 46.2%)

성향이 비슷한 두 듀얼 가드를 동시에 기용하기 보다는 지난 시즌 카니를 기용했던 것처럼 러쉬를 기용하여, 서로의 역할을 다르게 지정해주고 러쉬에게 피니셔 및 슈터로써의 역할을 맡겨(카니는 돌파 옵션으로도 사용되었었다. 그리고 러쉬는 이 부분에 있어서 카니보다 더 나은 기량을 가진 선수이다.) 시너지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궈달라의 부담감을 줄이고, 아직 돌파 및 일인 공격력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영의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팀 내 최고 슈터이자 돌파가 가능한 선수인 러쉬의 중용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그의 중용은 팀 내 최고의 에너자이져였던 에반스의 활용도도 높여줄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한번쯤 해볼 만한 시도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런 앤 건이 살아나면 에반스도 살아날 것이다. 지난 시즌 에반스는 앞 선의 가드들을 지원하면서 속공을 시작하게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었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역시 그의 수비력이지만, 이미 윌리엄스-그린 라인업이 수비에서 큰 메리트가 없는 상황인지라(일단 두 선수는 신장이 너무 작다.188cm-188cm의 라인업이니 작아도 너무 작다.) 당장 큰 문제점은 없을 듯 보인다. 오히려 러쉬는 카니보다도 3cm가 큰 선수이다.(카니 195cm)

벤치 멤버 활용의 적절한 변화를 통해서 보다 좋은 경기력을 이끌어 내는 것. 브랜드 및 밀러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현재 필라델피아는 3점슛 성공률 리그 14위이다.(35.6%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일취월장한 성적이다. 작년 시즌에는 3점 슛 성공률 최하위(31.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가히 놀라운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이궈달라가 부진함에도 영을 필두로 한 벤치 멤버들의 활약으로 3점슛 성공률은 지난 시즌보다 높아졌다. 그렇다면 벤치 멤버를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는 더 강해질 필라델피아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벤치 멤버들의 활용 방안을 칙스 감독이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지난 시즌 중반까지 필라델피아의 외곽 공격을 이끌었던 선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식스맨’ 카일 코버였다.


마치며

필자는 아직도 필라델피아가 시즌을 마칠 때에는 동부 5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현재는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하면서 동부 리그 8위에 그치고 있지만, 팀이 점차 좋아지고 있고, 좋아진 수비력을 바탕으로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위에 언급한 문제점들이 해결되면 팀에 확실한 구심점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 구심점으로 내 외곽에서 이궈달라와 브랜드가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되면 팀 전력은 급격히 안정화될 것이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건중 하나인 승부처에서의 흐름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필라델피아에게 있어서 두 선수가 구심점이 되어준다는 것은 단순한 전력 상승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두 선수가 구심점이 되어준다는 것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어느 상황에서도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가지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브랜드-이궈달라가 충분히 그런 위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믿고 있다.

수비의 팀 필라델피아. 역습의 팀 필라델피아의 미래를 보다 밝게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높게 비상할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2부입니다. 1부와 마찬가지로 11월 22일 클리퍼스 전(토요일)까지 본 이후 쓴 글인지라, 그 이후의 경기들은 참고하지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격적인 모션 오펜스의 시작. 2-2-1 세트

지난 시즌에도 필라델피아는 2-2-1 세트를 사용하였던 전적이 있다.

하지만, 주전 파워포워드였던 에반스의 부족한 공격력으로 인해서 2-2-1 세트는 대부분 스몰라인업에서만 사용되었었고, 그 스몰라인업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가 바로 카일 코버였다. 필라델피아의 2-2-1 세트에서 빅맨들은 처음에 미들 포스트에서 자리를 잡은 채 공격을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빅맨의 미들레인저 점퍼 능력은 사실 이 세트을 사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라델피아는 카일 코버가 있던 시절 코버를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2-2-1 세트를 사용하였고, 또한 코버의 이탈 이후에는 이 세트의 활용도를 줄였었다.(완전히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간간히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일반적으로 그 때 사용된 라인업은 영-달렘베어 혹은 영-제이슨 스미스였다. 에반스는 미들레인지 점퍼 능력이 부족한 선수인지라 2-2-1 세트 공격에서 중용되지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대형 FA인 브랜드를 영입하는데 성공하였다. 브랜드는 미들레인지 점퍼가 매우 좋은 빅맨이다. 거기에 브랜드는 스크린에도 능하여 2-2-1 세트으로 시작하는 필라델피아의 공격 대형에 그가 매우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리하여 필라델피아는 브랜드를 위시로 하여 다시금 2-2-1 세트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였다.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브랜드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는 칙스 감독의 의중이 잘 드러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난 시즌 후반기 필라델피아의 전술은 4-1 로우 세트로 대변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는 영을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역습을 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였고, 이를 위해서 효용성이 떨어진 2-2-1 세트 대신에 본격적으로 4-1 로우 세트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4-1 로우 세트는 필라델피아의 트렌지션 오펜스와 기가 막히게 맞아 들어가면서 필라델피아의 후반기 대약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다시 2-2-1 세트의 비중을 높이면서, 기존의 4-1 로우 세트와 함께 2-2-1 세트를 섞어 쓰는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견, 다른 스타일의 전술을 절묘하게 결합시키고 있는 것이다.(사실, 선수들의 대형 자체는 유사점이 있다. 날개에 두 명의 선수가 위치하고 빅맨이 스크린을 걸어주는 형태이니깐.)

그렇다면, 두 전술의 차이점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챕터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려 한다. 먼저 2-2-1 세트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기본 대형은 밑의 그림과 같다.


1번은 탑에서 패스의 시작점 역할을 하고, 2번과 3번은 양 날개를 이루면서 슈터이자 두 번째 패스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두 명의 빅맨은 미들 포스트에 자리 잡게 된다.

이것이 기본 대형이며, 대체로 시작은 두 날개가 빅맨의 다운 스크린을 타고, 45도 외곽으로 돌아 나오면서 시작된다. 1번은 돌아 나온 선수 중 한 명에게 볼을 주게 되며, 이 패스를 기점으로 하여 전술적 움직임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2-2-1 세트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필라델피아의 전술 하나를 살펴보면서 2-2-1 세트를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보자.

밑의 작전은 10월 31일 뉴욕 닉스 전에서 나온 전술이다. 정확하게는 2-2-1 세트의 변형 대형을 이용하였으며, 브랜드의 포스트 업 아이솔레이션을 유도한 전술이다.

1 : 밀러, 2 : 이궈달라, 3 : 영, 4 : 브랜드, 5 : 달렘베어이다.(1쿼터 9분 10초경)

위에서 설명했던 기본 대형과는 조금 다른 대형으로 선수들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위치는 사실상 달렘베어의 스크린을 타고 나왔을 때의 위치와 동일하기 때문에 2-2-1 세트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실제로 작전 시작도 2-2-1 세트 공격과 동일하게 시작된다.


브랜드의 다운 스크린을 타고 영은 하이포스트로 이동한다. 그리고 탑의 밀러는 돌아 나온 영에게 패스를 해준다. 이 때 이궈달라는 하이포스트로 나온다. 그리고 이로써 작전은 시작되었다.


브랜드는 스크린 이후 포지셔닝에 들어가고, 패스를 받은 테디어스 영은 브랜드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준다.


밀러는 미들포스트로 진입한다. 패스를 해준 영은 V컷을 행하면서 수비수를 유인하여 탑으로 나온다.


밀러의 쇄도와 영의 V 컷으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밀러에게 X1과 X3 두 명의 수비수가 묶이게 되며, 영은 순간적으로 오픈 찬스를 맞이한다. 이로 인해서 X3은 브랜드에게 더블 팀을 들어가지 못하고 영을 압박하러 탑으로 빠져나가며, 이 때 영은 계속적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X3을 유도한다. 그리고 밀러는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X1을 끌고 위크 사이드로 이동한다. 달렘베어는 이때 로우 포스트로 이동하여 X5를 끌고 들어가며, 이궈달라는 영의 움직임에 맞춰서 더욱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 순간적으로 브랜드의 아이솔레이션 상황이 만들어지며, 브랜드는 여유롭게 넓은 공간을 활용하면서 포스트 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


브랜드가 포스트 업을 통해서 골밑으로 접근하는 사이에 영은 다시 탑으로 움직이면서 X3을 계속 묶어두며, 밀러는 하이포스트로 빠지면서 X1을 유도한다. 브랜드는 계속 포스트 업을 행한다.(영과 밀러의 이러한 움직임은 혹시 X3이나 X1이 브랜드에게 더블 팀을 들어갔을 때 보다 손쉽게 오픈 찬스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우 포스트까지 밀고 들어간 브랜드는 베이비 훅 슛을 시도한다.(완벽한 1대1 마무리) 당연한 얘기지만 공격은 성공하였다.

위에서 간단하게 2-2-1 세트 공격을 설명해 보았다. 필라델피아에서 2-2-1 세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 브랜드를 살리기가 용이하다.

두 번째 오픈 찬스를 전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세 번째 항상 세컨 찬스와 세이프티를 대비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두 빅맨은 모두 스크린과 미들레인지 점퍼에 능한 빅맨이며(달렘베어의 경우 아직도 스크린이 좋다고 평하기는 힘들지만 오랜 기간 칙스 감독 밑에서 뛰면서 전술 수행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두 날개 역할을 하는 선수들은 움직임이 좋고 외곽 슈팅에 능하다. 또한 탑에서는 뛰어난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가 경기를 조율하면서 전술의 실패율을 줄여준다.

즉, 칙스 감독이 수년 동안 닦아 놓은 필라델피아 맞춤형 전술인 셈이다. 거기에 브랜드의 픽 앤 팝과 포스트 업을 전술적으로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써도 2-2-1 세트는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4-1 로우 세트 공격과 2-2-1 세트 공격의 차이점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일단 4-1 로우 세트 공격에 대한 이야기부터 간단하게 해보자.


위의 그림은 4-1 로우 세트의 기본 대형이다. 탑에 1이나 2가 서며, 공격 전반을 조율한다.

그리고 골밑에는 두 빅맨이 대기하며, 사이드에는 슈터가 날개를 이루고 있다.
(2-2-1 세트와 함께 쓰기 용이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날개가 사이드로 빠지고, 빅맨이 그래도 로우 포스트로 들어가면, 2-2-1 세트에서 4-1 로우 세트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즉, 탑에 위치한 선수에게 보다 넓은 공격 공간을 주면서, 공격 전반적으로 전권을 부여하는 전술이다. 실제로 빅맨들은 탑에 위치한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움직이며, 탑의 선수가 움직임으로 인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빈 공간을 이용하여 양 날개에 위치한 선수들은 백도어 컷이나, 빅맨들을 타고 도는 컬 컷 등의 움직임을 통해 오픈 찬스를 노린다.

즉, 보다 빠르게 세트가 가능하고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2-2-1 세트보다는 다소 단순한 전술인 것이다.

거기에 개인 능력을 겸비한 1명의 선수의 역량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뛰어난 리딩 플레이어가 있으면 그 선수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 후반기 본격적으로 4-1 세트를 사용하였고, 탑에 밀러나 이궈달라를 놓으면서 빠른 템포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즉, 리딩 능력과 전술 수행 능력이 뛰어난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술을 사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4-1 로우 세트 오펜스도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보자.

밑에 소개할 전술은 4-1 로우 세트를 통해서 밀러가 오픈 찬스를 갖게 되어 로우 포스트에서 레이업 슛을 쏘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10월 31일 닉스 전에서 나온 전술이다.(3쿼터 8분 24초경)
1 : 밀러, 2 : 이궈달라, 3 : 영, 4 : 브랜드, 5 : 달렘베어이다.


탑에 위치한 이궈달라에게 달렘베어가 백스크린을 걸어준다.

이 스크린으로 인해서 작전이 시작되었다.


이궈달라는 스크린을 타고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 상대팀 수비수들은 순간적으로 두 명 모두 이궈달라에게 붙게 되며(X1과 X4) 이와 동시에 달렘베어는 골밑으로 순간적으로 롤링을 시도한다.

이 때 브랜드는 미들포스트로 나와 주며, 브랜드에게는 X1이 헬핑 디펜스를 들어간다.(이미 경기 내내 브랜드의 포스트 업에 많이 당했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수비가 강화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밀러는 오픈이 된다. 그리고 밀러는 골밑으로 백도어 컷을 시도한다.(원래 스크린이 잘 걸리면 이궈달라가 돌파 이후 달렘과 2대2를 행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부터 필라델피아의 수많은 하일라이트를 양산했던 플레이다. 또한 돌파가 안 되고 브랜드에게 더블 팀이 안 붙으면 브랜드에게 패스를 행하여 포스트 업 혹은 미들레인지 점퍼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궈달라는 골밑에서 완벽한 기회를 잡은 밀러에게 패스를 해준다.


그리고 밀러는 손쉬운 레이업 슛으로 득점을 올린다.

위의 전술은 필라델피아에서 자주 나오는 4-1 로우 세트의 전형적인 예이다.

탑의 선수의 역량에 많은 것이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로 인해서 2대2와 사이드 오픈 찬스 등 다양한 공격을 유도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빠르게 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 대형은 얼리 오펜스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4-1 로우 세트의 변형 또한 얼리 오펜스에 유용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이런 대형의 경우 전형적인 4-1 로우 세트의 변형이지만(빅맨이 하이 스크린을 걸어주는 상황을 생략한 채 이미 탑에 4번이 위치하고 있다. 이 때 5번은 골밑을 장악한다.) 얼리 오펜스에서 순간적으로 골밑을 공략하는 데에는 상당히 유용한 대형이다. 실제로 이러한 변형 4-1 로우 세트 공격에서는 닉스 전에서 여러 차례 나오며 상대팀의 수비수들을 난감하게 하였다.

이로써 두 가지의 전술을 간단하게 설명보았다.

두 전술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가?

이미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하였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2-2-1 세트 공격는 보다 하프코트 오펜스에 어울리며, 4-1 로우 세트는 단순히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만이 아니라 얼리 오펜스 상황에도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4-1 로우 세트는 탑의 리딩 플레이어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전술적 안정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전술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필라델피아의 공격력이 작년 시즌까지는 4-1 로우 세트로 대변될 정도로 외곽의 한명의 리딩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던 반면에(이런 약점을 타파하고자 지난 시즌에는 그린까지 세 명이 4-1 로우 세트의 리딩 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면서, 탑의 리딩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노력하였었다.) 이번 시즌에는 브랜드의 가세로 인해서 내 외곽에 걸쳐 고르게 분포되었다는 것이다.(2-2-1 세트 공격의 중용으로 인한 브랜드의 포스트업과 픽 앤 팝 증가)

즉, 지난 시즌 대비 내 외곽 밸런스가 훨씬 좋아진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공격의 안정성이 높아짐으로 인해서 기복에 흔들릴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에 또 한 발자국 다가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전술만을 언급하였지만, 필라델피아는 전형적인 2대2를 유도하는 전술들도 많이 있고, 외곽 슈팅을 노리는 전술 또한 많은 팀이다. 지난 시즌에는 달렘베어-이궈달라 외에는 시도 횟수가 적었던 2대2에 브랜드가 가세하면서, 밀러-브랜드, 이궈달라-브랜드, 밀러-달렘베어 등의 다양한 2대2 시도가 늘어나기도 하였다.(하지만 아직 픽 앤 롤은 이궈달라-달렘베어만큼 시전 할 수 있는 콤비가 없다.) 또한 브랜드를 기점으로 하여 외곽 찬스를 노리는 전술들도 많아지면서 외곽에 기회가 많이 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술들의 대표적인 수혜자가 영이다.(현재 필라델피아 득점 1위 : 16.3점)

아직까지 브랜드 기용으로 인해서 눈에 띄게 2대2 플레이가 좋아지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팀 전체적인 전술 구도까지 바뀔 정도로 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또한 이러한 변화들은 지난 시즌의 약점이었던 가드 일변도의 공격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브랜드의 존재로 인해서 전술적 흐름이 막혔을 때 전술에 얽매이지 않고 득점할 수 있는 득점 루트가 생겼다는 점 또한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띄게 좋아진 내 외곽 밸런스와 그로 인해 얻어진 공격의 안정성, 전술의 다변화와 의외성 확보.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를 주목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1부에서는 디펜스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고, 2부에서는 공격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들과 그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11월 22일 클리퍼스전(토요일)을 본 이후 쓴 글입니다. 따라서 이후 경기들의 기록은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필라델피아 76ers. 난제를 해결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즌 초반 필라델피아 76ers가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간신히 5할 승률을 기록하면서(6승6패) 플레이오프 사정권에는 들어가고 있지만, 많은 팬들의 기대치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저조한 성적이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초반 정상 전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부분이다. 그렇기에 현 상황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지만 초반 스케쥴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도 더 고전하고 있는 느낌이다. 초반 몇 경기를 통해 드러난 필라델피아의 문제점과 앞으로 개선되어야할 방향. 그리고 긍정 요소에 대해서 살펴보자.


시즌 초반. 무너져 내렸던 수비 조직력

시즌 시작 직후, 필라델피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다는 점이었다. 엘튼 브랜드 영입 이후 가장 기대치가 높았던 부분이 바로 수비였고, 필라델피아라는 팀 자체가 실점 7위를 기록한 수비 팀이었기 때문에 그 여파는 더욱 컸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역할 분담의 불확실함이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수비의 중심축은 단연코 안드레 이궈달라와 레지 에반스였다. 두 선수가 축이 된 수비 로테이션이 절정에 이르면서 자연스레 수비 조직력의 상승도 불러왔다.

그런데, 올 시즌 이 두 선수의 역할이 작년과는 달라졌다. 이궈달라는 슈팅가드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에반스는 식스맨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파워포워드 포지션에는 새로이 브랜드가 가세하였으며, 테디어스 영은 스몰포워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안드레 밀러와 사무엘 달렘베어를 제외하고는 모든 포지션에서 변화가 있었던 것인데, 이것이 수비 조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작년 수비의 중심축이었던 이궈달라와 에반스의 역할 변화는 수비 조직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변경된 역할에 대해서 각 선수들이 확실히 이행을 못하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궈달라의 부진이다. 지난 시즌까지 스몰포워드로써 팀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의 핵심이었던 선수였기 때문에 그의 부진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였다. 팀에서는 그에게 슈팅 가드 역할을 부여하는 한편, 일선의 압박을 주문한 것으로 보이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안드레 밀러와 윌리 그린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에서 밀러와 그린이 일선 압박을 담당하고, 그 이면에서 이궈달라가 적절히 빈 공간을 메워줄 때 필라델피아의 일선 압박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는 이러한 이궈달라의 역할을 영이 해주면서 이궈달라가 보다 일선 압박에 주력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데 이러한 부분이 시즌 초반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영은 이궈달라만큼의 공간 장악 능력은 없다'라는 점이다. 즉, 패싱 레인 차단 이라든지 이선 헬핑, 스틸 등에 있어서는 이궈달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의 공간 장악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이궈달라가 일선 수비에만 집중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그린은 어떨까? 그린은 평균 1개의 스틸을 기록할 정도로 스틸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이궈달라의 수비 역량은 붙박이 스몰포워드로 뛴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정점에 올라섰다. 이전 시즌까지 약점을 노출했던 헬핑 디펜스 부문에서 많은 부분 발전을 이뤘고, 일선과 이선을 넘나들면서 팀의 내 외곽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춰주는 데 많은 공헌을 해내고 있다. 패싱 라인을 잘라내고, 뒤에서 쳐내는 스틸 능력이 더불어 위력을 발휘하면서(헬프 스틸러의 이상적인 역할 수행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수비력은 더욱 빛났다. 특히 에반스와 함께 보여주었던 뛰어난 수비 로테이션과 전 방위 헬핑 수비는 대단히 위력적이었으며, 뛰어난 수비수가 부족한 필라델피아의 약점을 훌륭히 메워주었다. 이로 인해 밀러는 보다 일선 압박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그린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게 되어 수비 완성도는 보다 높아졌다.

그런데 이번 시즌 초반에는 영과 이궈달라의 수비 분담이 상당히 애매하다. 자세히 보면 영이 로테이션을 도맡아하고, 이궈달라가 보다 앞 선에서 밀러의 수비를 보좌하며, 에이스를 마크하는 형태를 띠는 것으로 보였지만 두 선수 간의 역할 분배가 확실히 이뤄지지 않아 간간히 두 선수의 역할 중복이 눈에 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다 보니 이궈달라가 수비 시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이 눈에 띄었고 이로 인해서 이궈달라의 수비력 또한 감퇴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에이스 스타퍼를 담당하는 이궈달라의 상황은 심리적 부담감과 신체적 과부하의 증가도 우려도 낳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의 수비력은 나쁘지 않다. 사이드 스텝과 대인 수비력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모습은 아니지만 최소한 로테이션을 비롯한 수비 조직력의 이해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는 아직 확실히 마크맨을 묶을 수 있는 수비력이 없을 뿐이며 사이드 스텝의 완성도가 떨어지다보니 마크맨에게 간간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시즌에 이궈달라가 자신의 마크맨을 확실히 제압하면서 이선과 일선을 넘나드는 역할을 했던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 확실한 무게감을 실어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수비의 중심축이 흔들리는 현상을 불러왔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즌 초반에는 이궈달라가 영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이 자주 나왔지만 수비 동선이 부딪치는 일까지 일어나며 그 위력이 반감하였다.

사실, 이궈달라는 여러 시즌에 걸쳐서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도 뛰어난 수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선수다. 그리고 지난 시즌 스몰포워드로 뛰면서 부족했던 수비 이해도까지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 그의 수비력은 일선과 이선을 넘나들면서 팀 전체의 수비력을 조율했던 지난 시즌에 가장 빛났었고, 특히 그의 스틸 능력은 패싱 라인 차단과 헬핑 디펜스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였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헬핑 스틸러가 아니다. 그는 대인 방어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이고, 직접 스틸에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즉, 일선에서도 충분히 그 수비력을 뽐낼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에는 영의 역할 수행 미숙과 그로 인한 과부하로 인해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누가 뭐라 해도 이궈달라는 필라델피아 수비의 핵심이다. 그의 수비 능력이 살아나야지만 필라델피아 특유의 일선 압박을 비롯한 단단한 수비 조직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궈달라의 부진. 이 것이 결과적으로 시즌 초반 필라델피아의 수비력 감소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것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이궈달라의 부진이었지만, 로우 포스트의 수비 조직력 부재 또한 심각한 문제점으로 작용하였다. 지난 시즌 에반스가 해주었던 이선에서의 압박과 내 외곽을 넘나들던 헬핑 디펜스에 대한 부분을 시즌 초반 빅맨 들이 확실히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선발로 나서고 있는 두 선수의 역할 분담이 확실히 이뤄지지 않았었는데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의 수비 로테이션이 위력적이었던 이면에는, 레지 에반스의 활약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 에반스는 로우 포스트와 하이 포스트를 넘나들면서 매우 광범위한 수비 커버 능력을 보여주었고, 또한 로테이션에 있어서도 상당한 강점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에반스가 헬핑을 도맡아 하면서 달렘베어를 골밑에 상주시키는 데 성공하였고, 이것이 강력해진 하이 포스트에서의 일선 압박과 아우러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었다.

지난 시즌 수비를 돌이켜볼 때, 시작은 밀러, 중심은 이궈달라와 에반스, 마지막은 달렘베어. 이렇게 정리가 가능했을 정도로 역할 분담이 확실했다. 그런데, 시즌 초반 브랜드와 달렘베어는 확실한 역할 분담이 안 되었다. 브랜드가 블록 능력이 좋고, 대인 수비 능력 또한 준수하기 때문에 에반스와는 조금 다른 역할을 부여받았을 뿐인데 이것이 오히려 악재가 됐다.

브랜드가 골밑에 있게 되면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지곤 했는데, 문제는 이러한 달렘베어의 움직임이 위력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달렘베어의 이면 견제 능력은 좋은 편이 아닌데다가 리커버의 신속함마저 떨어지며 지속적인 오픈 찬스의 허용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수비 부담이 증가했으며, 브랜드의 활동 범위 또한 제약을 받고 있다. 엘튼 브랜드는 두 시즌이나 평균 스틸 1개를 넘은 적이 있을 정도로 이선 압박 능력과 이면 커버 능력이 뛰어난 선수임을 잊지 말자.

지난 시즌 레지 에반스는 23.2분 출장, 7.5 리바운드(2.8개의 공격 리바운드), 1.1 스틸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면서 이선 압박과 로테이션, 헬핑 디펜스에 있어서 독보적인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인 세로 수비 능력 부재로 인해서(통산 평균 0.2 블락) 침투하는 선수들을 커버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에는 통산 블락 2.1개를 자랑하는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수비 밸런스가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과도하게 나가면서 오히려 시즌 초반에는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에반스는 전 방위 수비 커버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선수다. 하지만 브랜드는 그에게는 없는 확실한 이면 커버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보다 브랜드가 이선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을 텐데, 시즌 초반에는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나서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이로 인해서 결국 수비력의 향상이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겹치면서, 필라델피아 수비력은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들었다. 지난 시즌 최고의 위력을 뽐내었던 일선 압박 능력이 우선적으로 살아나 주어야만 했음에도,(2007-08 시즌 스틸 4위, 턴오버 유발 6위) 분명히 작년보다 나은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었음에도 선수들의 역할 분담 실패로 인해서 부진의 늪에 빠져버린 것이다.


12경기가 지난 현재. 살아나기 시작한 수비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즌 초반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던 필라델피아의 수비. 그러면 12경기가 지난 현재에는 어떨까?

일단 현 시점에서 심각했던 문제점들은 상당부분 해결한 듯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수비력의 최우선 명제를 이궈달라의 정착과 일선 압박의 부활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많은 문제점 중 가장 먼저 손봐야할 부분으로 골밑의 안정을 택하였다. 2-3존과 3-2존, 1대1 스위치 수비를 번갈아 사용하는 와중에 브랜드와 달렘베어의 앞선 헬핑을 강화하였고, 이를 위해서 영을 적극 활용하였다.

시즌 초반의 문제점중 하나로 꼽았던 것이 달렘베어나 브랜드가 앞 선으로 나갔을 때 지속적으로 빈 공간이 생긴다는 점이었습다. 즉, 뛰어난 스틸 능력과 절묘한 전 방위 커버 능력을 가진 에반스의 활약을 완전히 메우지 못해서 생긴 문제점이었고, 이로 인해서 브랜드의 중노동은 불가피 했다. 현 시점에서 여전히 두 선수는 적극적으로 앞 선으로 헬핑을 들어가고 있으며, 이 때 달렘베어의 리커버가 늦어 생기는 뒤 공간을 영이 메워주면서 로우 포스트 수비를 강화한 것이다. 파워포워드로 기용이 가능한 영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방법인데 현재까지는 이것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의 리바운드 장악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기존에 리커버가 느린데서 오던 달렘베어의 문제점과 브랜드가 너무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밖에 없어서 오던 문제점은 영의 뒤 공간 커버로 확실히 해결하였다. 필라델피아의 높이는 상상을 초월하며 영이라는 선수의 순간 커버로 인해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게 된 두 빅맨의 뛰어난 블록 능력은, 상대팀의 돌파를 억제하고 야투율을 떨어뜨리는 시너지 효과까지 내고 있다.

현재까지 필라델피아의 리바운드 순위는 1위(47.75개)를 달리고 있으며, 리바운드 마진 역시 당당히 1위에 올라있다(+6.91개). 거기에 블록 또한 공동 5위(6.41개)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언제나 골밑에 두 명의 수비를 두면서 지난 시즌 순간적으로 골밑이 비던 약점을 해결하고, 에반스가 블록 능력이 없던 약점을 브랜드의 가세로 메우면서 상대팀이 쉬운 득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어낸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의 헬핑 능력이 아직까지 넓은 수비 범위를 가지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그린-이궈달라의 체제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던 부분은 그린과 이궈달라 모두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헬핑 포인트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두 선수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오면서 서로의 움직임을 잘 이해하여서 보다 넓은 범위를 적절하게 커버할 수 있었던 점이었다.

특히 이궈달라의 경우, 그린의 그러한 넓은 수비 커버에 힘입어 헬핑 스틸러로써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로 일선에서 직접 스틸을 노리기보다는 이선에서 잘라먹거나 패싱 라인을 차단하는 스틸을 많이 해내었으며,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매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지난 시즌 2.1 스틸, 6위) 거기에 뛰어난 스틸 능력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빅맨 에반스가 이면에서 적절하게 가세해주면서 필라델피아의 턴 오버 유발 및 스틸 능력은 가히 최고의 위력을 뽐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영의 수비 범위는 그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이 골밑의 빈 공간까지 커버하면서 미들 포스트 앞 선의 수비 커버는 더욱 힘든 일이 되었고, 결국 이 부분을 모조리 이궈달라가 커버하게 되면서 문제점이 생기고 있다.

일단 가장 아쉬운 점은 사이드라인이나 45도 외곽에 빈공간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빈공간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상대팀은 보다 부드러운 볼 로테이션과 손쉬운 찬스를 많이 잡게 되어서 쉬운 농구를 할 수 있게 됐다.(어시스트 허용 3위 22.41개)

상대팀이 볼이 잘 돌고 오픈 찬스를 많이 얻다 보니 문제가 많다. 골밑에서의 확실한 우위로 야투 허용율은 훌륭했지만 경기 내내 흐름을 장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빈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되면 아무래도 그런 부분을 메우는 데 힘을 쓰기 마련이고 일선 압박 또한 약해진다. 결국 일선 압박이 약해지게 되면서 턴 오버 유발 능력과 스틸 능력 또한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골밑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돌파를 저지하면서 상대팀의 공격 범위를 축소시키는 효과를 얻기 때문에(로우 포스트로의 진입을 줄이면서 상대팀의 공격 범위가 하이와 미들로 압축된 것이다.) 상대팀은 어느 정도 얻게 되는 외곽의 빈 공간을 가지고도 빡빡하고 좁은 범위만을 가지고 공격을 하게 된다. 즉, 빈 공간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 것은 모조리 사이드라인과 45도 외곽에서만 생기는 공간이고, 골밑과 탑에서는 공간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공격 범위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다.(때문에 3점슛이 강한 팀에게는 매우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상대팀의 야투율과 삼점슛 성공률을 확실하게 떨어뜨리는 데 성공하였다. 현재까지 상대팀에 허용한 야투 율은 43.4%로 9위이며, 3점 슛 허용률은 32.3%로 6위입니다. 지난 시즌에 허용한 야투 율이 46.1%로 18위, 3점 슛 허용률이 36%로 14위였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발전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이러한 수비를 하게 되면서 일선 압박이 약해지고 필라델피아의 자랑인 턴 오버 유발 능력과 스틸 능력이 감소했던 점이다. 최근에는 이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뤄내는 데 성공했지만 말이다. 선수들의 역할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동선의 겹침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서 보다 빈 공간을 줄여내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서 일선에서 걸리는 트랩의 위력이 증가하였고, 자연히 압박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스틸 개수와 턴 오버 유발 정도 또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8.40개로 1위이며, 스틸은 8.80개로 9위다. 스틸의 경우 순위는 조금 낮지만, 개수는 4위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보다도 높은 수치다.(지난 시즌 8.68개) 즉, 수비 로테이션이 시즌이 지날수록 점차 맞아 들어가면서 수비 조직력이 점차 본 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

영의 경우 헬핑 스피드와 대인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헬핑 시점을 잡는 감각이 상당히 뛰어나며, 로테이션 이해도가 매우 높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서 활용도는 그린보다도 높은 선수다. 이궈달라는 여전히 일선과 이선을 아우르는 훌륭한 로테이션으로 팀의 수비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고 있다. 거기에 일선에서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밀러와 전방위 수비를 펼치는 두 빅맨의 플레이가 어우러지면서 현재 필라델피아의 수비력은 확실히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필라델피아가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팀임을 감안하면, 이런 발전은 분명히 이상적인 것이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줄어든 역습. 흔들린 팀컬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즌 초반에는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역습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졌다. 거기에 선수들의 야투 컨디션이 올라가지 않으면서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역습 기회는 줄어들고, 하프코트 오펜스 또한 제대로 안 되던 상황에서 칙스 감독은 트렌지션 오펜스 시도 증가라는 해법을 들고 나왔다. 일단 리바운드 자체는 안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트렌지션 상황 자체는 많이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초반 네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의 속공 점수는 18-22-23-18점이었다. 이 당시 상대에게 얻어낸 턴 오버 개수가 7-10-9-19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역습 상황 자체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 속공 점수는 상당히 높은 점수라 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속공 시도들이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과도하게 늘어난 턴 오버 개수 때문이다.

초반 다섯 경기에서 턴 오버를 얻은 개수는 7-10-9-19-14개인 반면, 턴 오버를 범한 개수는 무려 17-18-19-18-25개나 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얻어낸 턴 오버의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며, 결국 이것이 패배를 불러온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너무 많은 턴 오버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쉬운 득점을 너무 많이 내어주었다.)

시즌 기록으로 봐도 이것은 극명히 드러난다. 현재 필라델피아는 턴 오버 개수는 16.68개로 리그 6위인 반면,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5.16개로 11위에 불과합니다. 즉, 경기당 필라델피아가 상대팀보다 1.41개나 턴 오버를 많이 범하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시즌 성적에 여실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필라델피아는 대체 왜 이렇게 턴 오버를 많이 범하는 것일까요?

일단, 그 이유 중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사라진 역습 기회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속공의 거의 대부분을 역습으로 해결하던 팀이었다. 수비가 굉장히 탄탄했고, 특히 턴 오버를 유발하고, 스틸을 해내는 데에 있어서는 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능력을 가진 팀이기도 하였다. 때문에 역습 상황들을 많이 얻어낼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회들을 잘 살려 손쉬운 득점을 해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의 속공은 지난 시즌과는 많이 달라졌다. 속공 자체는 많지만 이것 중 역습 상황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시즌 초반 8경기에서 얻어낸 턴 오버 개수는 7-10-9-19-14-10-14-14개에 불과하며 스틸 또한 형편없었다. 12경기가 지난 현재, 시즌 기록은 스틸 6.83개(23위), 턴 오버 유발 개수 15.16개(15위)다. 지난 시즌 스틸 8.68개(4위), 턴 오버 유발 개수 15.71개(6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결국 역습 상황을 많이 얻지 못한 상황에서 여전히 많은 속공 시도 들은 상당수가 턴 오버들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역습 찬스에서 가장 뛰어난 속공 피니셔중 하나였던 그린이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이선에서 속공을 주도하던 에반스도 벤치로 이동하면서 속공시의 패턴 플레이에 약간의 변화가 오게 됐다. 브랜드라는 뛰어난 피니셔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플레이 방식에 서로 익숙지 않다보니 실책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항상 최 일선에서 속공을 마무리하던 선수 한명이 빠지면서 효율성이 조금 줄어든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그린은 주전 선수 중 가장 일인 속공 능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이번 시즌에는 이러한 부분을 이궈달라가 메워줘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수비의 팀이다. 수비로 경기를 제압하는 성향의 팀이고,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이끌어내는 팀이다. 하지만, 수비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역습이 잘 안 나오다 보니 무리한 속공이 늘어나고 있다. 선수들 간의 속공 호흡 또한 좋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턴 오버만 양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문제점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수비력이 향상된 것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의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8.40개(1위)다. 다섯 경기에서 당당히 턴 오버 유발 개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틸 능력 또한 작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8.80개를 기록하면서 리그 9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이 수치는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증가된 개수다.(지난 시즌 8.68개, 4위)

사실 아직까지도 일선 압박 자체는 작년 수준의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거기에 이궈달라와 에반스가 주도하던 이선에서의 트랩(일선 압박에 연계되는, 즉 일선 압박이라고도 볼 수 있는) 또한 이궈달라의 포지션 변경과 에반스의 벤치 행으로 인해서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로우 포스트가 단단해지면서 골밑에 빈 공간이 생기던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선수들이 현재 포지션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이선부터 일선까지 수비 공간 자체가 빡빡해지고 있다. 작년 수비의 초점이 일선에 맞춰져 있었다면 올 시즌의 수비는 로우 포스트에서 시작되는 느낌이고, 이로 인해서 수비 공간이 굉장히 촘촘해진 것이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야투 허용 율이 낮아지고, 3점 슛 허용 율도 낮아지고 있다. 촘촘해진 수비 공간 덕분에 턴 오버 유발 개수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평균 스틸이 1개를 넘는 선수는 이궈달라 한명 뿐이다.(평균 1.4개) 지난 시즌 이궈달라 2.1개를 필두로 평균 1개를 넘는 선수가 무려 다섯 명이나 있었던 것에 비하면(밀러 : 1.3개, 에반스 : 1.1개, 루이스 윌리암스 : 1개, 테디어스 영 : 1개) 선수 개개인의 스틸 능력은 눈에 띄지 않지만(그만큼 지난 시즌 파워포워드 롤을 소화했던 두 빅맨인 에반스와 영의 수비 커버 능력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팀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자연스러운 턴 오버 유발과 이선 스틸 등의 스틸 개수는 더욱 증가했다는 것이다.

즉, 수비 조직력이 외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내 외곽 밸런스가 맞지 않았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수비 조직력이 내 외곽에 걸쳐서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지난 시즌 수비의 최고 약점들이었던 일선 압박 붕괴 시 수비 자체가 와해되었던 상황과 일선이 무너질 경우 달렘베어의 과도한 일선 견제가 나오면서 골밑에 무수한 빈 공간을 주었던 상황, 달렘베어가 높이에서 제압당하면 로우 포스트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수비 조직력이 와해되었던 상황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좋아진 것이다.

즉, 지난 시즌은 외곽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한쪽이 무너지면 대처가 힘들었지만, 올 시즌에는 내 외곽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면서 어느 한쪽이 무너져도 다른 쪽이 버텨줄 수 있어서 수비 조직력을 기복 없이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브랜드 영입 시 가장 크게 기대했던 부분인 수비력의 향상이 시즌 12경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야 어느 정도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비력의 향상은 자연스럽게 역습의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역습 횟수가 늘어나면서 시즌 초반에 비해서 무리한 속공이 줄어들었고, 이것은 고스란히 턴 오버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최근 다섯 경기 턴 오버 개수 : 14.40개, 공동 11위)

경기당 상대팀보다 4.40개나 적은 턴 오버를 기록하고 있고, 이것은 팀의 전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최근 다섯 경기 4승 1패) 시즌 12경기가 지난 지금에서야 드디어 필라델피아다운 농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글은 시리즈 형식으로 계속적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이번 컬럼에서는 필라델피아의 수비력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컬럼에서는 필라델피아의 공격 전술에 대해서 언급해보려 합니다.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상 트레이드'에 대하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 팬들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아마도 ‘가상 트레이드’ 일 것이다.

현실에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는 대개의 경우 어느 정도는 아쉬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고, 그런 부족한 부분을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통해 채워나가는 것은 확실히 즐거운 상상임에 틀림없다. FM 시리즈의 높은 인기는 그러한 가상 트레이드의 매력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NBA 팬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많은 사이트나 팬포럼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상트레이드 글이고, 해당되는 팀의 팬들끼리 열띤 토론이 벌어지는 광경도 심심치 않은 풍경이다.

그러나 또한, 토론을 넘어서 넷상의 논쟁, 나아가 서로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이 ‘가상 트레이드’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팬의 마음이라는 것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유리한 시나리오를 생각하게 되게 마련이고 그러한 점이 트레이드 상대로 지목된 팀의 팬들에게는 상당히 ‘괘씸한’ 내용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논쟁이 두려워 가상 트레이드에 대한 언급을 포기한다면 NBA팬으로서의 즐거움은 반감될 것이 분명하다. (타 스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 팀의 선수 숫자가 적고 선수 한 명 한 명이 경기내용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크다 할 수 있는 농구는 가상트레이드가 가장 활발한 종목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건전한 토론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상 트레이드 시나리오를 짤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필자가 생각하는 바를 간략히 적어 보고자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절대적으로 상대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라

기본적으로 가상 트레이드라는 것의 취지는 ‘자신의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기 위한 트레이드’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내주는 카드는 최소화하고 얻어오는 것은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기울게 된다.

 첫째로, 이러한 ‘상인의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 철저하게 상대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라. 상대팀에 대한 배려는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칠 염려는 없다. 아무리 상대를 배려한다 해도 ‘팬심’이란 절대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손해가 될 시나리오는 생각해 내지 못한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루키나 유망주는 될 수 있으면 카드에서 제외하라

 ‘루키는 과소평가되거나 과대평가되거나 둘 중의 하나다.’라는 속설이 있다. 극단적이지만, 대개의 경우 이 말은 들어맞을 때가 많다. 특히 특정 유망주에 대한 타 팀 팬들의 시각과 소속팀 팬들의 시각 간에는 거의 광년 단위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일례로, 필자는 얼마 전에 미네소타와 뉴져지 간의 가상 트레이드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번 시즌들어 부진에 빠져있는 라샤드 맥칸츠와 뉴져지에서 출장시간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션 윌리엄스를 교환하는 것이 트레이드의 골자였는데, 필자는 여기에 뉴져지의 2라운더 루키 크리스 더글러스 로버츠 (일명 CDR)를 +@의 형식으로 포함시켰었다. 멤피스 대학시절부터 지적되어왔던 극악의 볼호그 기질, 가드로서는 부족한 볼핸들링, 발전이 보이지 않는 수비…뉴져지 팬들이 그를 내주는데는 큰 거리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필자의 제안에 뉴져지 팬들의 대답은, ‘맥칸츠와 션 윌리엄스의 교환은 괜찮지만 CDR은 못 준다’ 였다. 그들은 CDR의 벤치 득점원으로서의 가능성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망주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시각은 팬들마다 천차만별이다. 자신에게는 아기고양이로밖에 보이지 않는 선수가 다른 누군가 에게는 밀림의 왕자 레오 일 수도 있다.


트레이드 시나리오를 뒷받침할 자료를 충분히, 명확히 제시하라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이지만 의외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A선수와 B선수의 트레이드 –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러한 글은, 해당 팀 팬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할 뿐 그 어떤 건전한 토론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가상 트레이드 글을 쓰는 목적 자체가 보다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그에 관해 생산적인 의견을 나누는 데 있는 만큼, 자신의 생각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충분한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가상 트레이드를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일 것이다.
 

실현 가능한 트레이드인지 꼭 확인하라

아무리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시나리오라 하더라도, 실현 불가능한 트레이드는 비웃음을 살 수 밖에 없다. NBA의 트레이드 조항에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제한규정이 있고,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골수팬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제한규정을 모두 꿰뚫고 있기는 쉽지 않다. 다행히 이러한 가상 트레이드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한지 테스트해볼 수 있는 간단한 도구들을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ESPN의 ‘Trade Machine’과 RealGM의 ‘Trade checker’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트레이드의 실현 가능성 여부는 물론이고 트레이드에 연관된 팀들의 기록상의 변화, 뎁스차트 변화 등의 관련자료도 얻을 수 있다.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필자가 스포츠 중계방송을 시청하면서 관심을 갖는 것 가운데 하나가 '어느 방송사에서 중계를 하며, 캐스터와 해설자는 누구인가'하는 점이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공중파 3사 모두가 각자 야구경기를 중계방송한 가운데서도 한 방송사의 시청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부분에서 알 수 있듯, 같은 경기를 지켜보더라도 중계진이 어떻게 게임의 내용을 설명하느냐에 따라 시청자가 받아들이는 느낌은 달라지게 된다. 가령 상황전달에만 치중하는 캐스터보다 적당히 우스갯소리를 곁들여가며 맛깔나게 이야기하는 캐스터가 더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NBA의 경우에도 공중파, 케이블, 그밖에 수많은 지역방송사의 캐스터들이 중계를 담당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또 기억에 남는 이는 매우 드물다. 지금부터 그러한 캐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나가도록 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방송 전 면도를 받고 있는 젊은 마브 알버트의 모습


마브 앨버트(TNT, YES 메인 캐스터)

NBA Live 게임 시리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1941년에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1965년부터 NHL 팀인 뉴욕 레인저스의 라디오중계를 맡게 되면서 오랜 커리어를 시작했다. 2년 후에는 뉴욕 닉스의 라디오중계를 담당하며 NBA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농구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앨버트는 라디오와 TV를 넘나들며 야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테니스, 복싱 등 여러 종목의 중계방송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명성을 쌓아나갔다.

1970년대에는 그런 능력을 인정받아 공중파 방송사인 NBC와 계약을 맺고 전국구 캐스터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하지만 당시에는 CBS가 NBA의 전국중계를 맡고 있었으므로 앨버트는 NBC에서 야구와 미식축구 경기에 중점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뉴욕에 기반을 둔 스포츠팀을 전담한 MSG 네트워크와의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며 뉴욕 닉스의 경기는 항상 그의 목소리를 통해 방송되었다.

1989년부터 NBC는 'NBA on NBC'라는 제목하에 NBA의 공중파 중계를 담당하게 되었고, 메인 캐스터로 마브 앨버트가 낙점되며 본격적으로 그의 시대가 열렸다.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Roundball Rock>이라는 테마송으로 시작되는 NBC의 NBA 중계방송은 그와 함께 신화를 써내려갔다. 적당히 탁한 목소리에 중요한 순간마다 약간의 흥분이 섞인 하이톤으로 '예스!'를 외쳤던 그의 음성은 수많은 명승부와 더불어 팬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마침 도래한 마이클 조던의 시대와 겹치면서 그가 맡고 있던 NBC의 시청률은 연일 기록을 경신해나갔다. 공교롭게도 그가 가장 사랑했던 뉴욕 닉스는 플레이오프에서 번번히 조던의 불스에 패해 무릎을 꿇었지만.

영원할 것 같던 마브 앨버트의 시대는 그가 1997년에 섹스스캔들에 휘말리게 되면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로 인해 그는 캐스터 인생에 있어 최악의 오점을 남겼으며, 1997 파이널이 끝난 후 NBC로부터도 해고를 당하며 큰 불행을 겪어야했다. 그를 대신해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경기 시작전에 프리게임을 진행하던 밥 코스타스였다. 1998 파이널 유타와 시카고의 대결 역시 나름대로 명진행자였던 코스타스가 중계를 담당했지만, 위대했던 농구황제의 '더샷'을 마브 앨버트가 특유의 하이톤으로 설명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불명예는 남겼지만 매력적인 목소리와 능력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케이블방송사인 TNT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1999년부터 커리어를 다시 이어나갔다. 조던의 은퇴 후 시청률 하락으로 고심하던 NBC는 2000-01 시즌에 앨버트를 메인 캐스터로 복직시켜 마이크를 잡게 했다. 이듬해 NBC가 NBA 중계에서 손을 뗄 때까지 마브 앨버트는 NBA on NBC의 처음과 끝을 함께 했다.

이후 2002-03 시즌부터 그는 다시 TNT의 메인 캐스터로서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2004-05 시즌까지 뉴욕 닉스와 함께 했던 그는 뉴욕의 부진한 성적의 원인을 놓고 구단 경영진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가 해고당하며 40년에 가까운 뉴욕 닉스와의 인연을 청산했다. 대신 2005-06 시즌부터는 YES 네트워크를 통해 뉴저지 넷츠의 경기를 중계해오고 있다.


칙 헌(1916~2002. LA 레이커스 전담 캐스터)

사용자 삽입 이미지

LA 레이커스, 피닉스 선즈, 댈러스 매버릭스, 마이애미 히트에서 활약했던 A.C. 그린은 역대 최고인 1,192경기 연속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스타였던 칼 립켄 주니어는 2,632경기 연속출전으로 이 부문 최고기록을 가진 선수이다. 두 선수 모두 각자의 종목에서 철인으로 불릴만큼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이들이지만, 지금 소개할 칙 헌은 그보다도 더 위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1965년 11월 21일부터 2001-02 시즌 중반까지 3,338경기를 연속으로 중계하며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무려 36년간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그밖에도 칙 헌은 농구용어 창안에 있어서도 선구자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슬램덩크, 앨리웁, 에어볼, 가비지 타임, 핑거롤, 트리플더블, 기브 앤 고 등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만들어냈으며, 각종 비유적인 표현으로 경기를 더욱 재미있게 중계하는 데 있어 1인자였다. 게임이 레이커스의 승리로 기울어졌다고 판단됐을 때 그가 즐겨 사용했던 멘트인 "This game's in the refrigerator, the door is closed, the lights are out, the eggs are cooling, the butter's getting hard, and the Jell-O's jigglin'!"은 그의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문구로 뽑힌바 있다.

훨씬 나이가 어렸던 선수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냈고, 윌트 체임벌린에게 'The Stilt'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도 그였으며, 제임스 워디에게 'Big Game James'라는 닉네임을 선사한 것도 그였다. 1961년에 처음 레이커스와 인연을 맺게 되어 2002 파이널에서 레이커스가 뉴저지 넷츠를 꺾고 3연패에 성공할 때까지 칙 헌은 엘진 베일러, 제리 웨스트, 윌트 체임벌린, 게일 굿리치, 카림 압둘자바, 매직 존슨, 제임스 워디,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등 레이커스를 빛낸던 스타, 레전드들과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3연패의 기쁨이 채 가시지않았던 8월, 칙 헌은 자택에서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두 차례나 뇌수술을 받았으나, 8월 5일에 향년 85세로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그는 전국방송의 캐스터는 아니었지만, 탁월한 자기관리와 그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으로 4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LA 레이커스와 함께 하며 전설적인 캐스터로서 이름을 날렸다. 1991년에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던 그의 이름은 스포츠 캐스터의 귀감으로서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쟈니 모스트(1923~1990. 보스턴 셀틱스 전담 캐스터)

이외에도 1953년부터 1990년까지 보스턴 셀틱스의 경기를 중계했으며, 1965년 동부컨퍼런스 파이널 필라델피아 76ers와의 7차전에서의 "Havlicek stole the ball! Havlicek stole the ball! It’s all over! It’s all over!"이라는 코멘트로 잘 알려진 쟈니 모스트는 보스턴의 팬들이 TV로 경기를 지켜보면서도 소리를 끄고 그의 라디오 중계를 들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스터였다.

현재 보스턴 경기의 중계진은 중립적이기보다는 편파적이기로 악명이 높은데, 이는 모스트가 캐스터를 맡았던 시절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일이다. 게다가 그는 매우 공격적이기까지 했다.

1980년대 배드보이스 시절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선수들이 피지컬한 플레이로 보스턴 선수들을 넘어뜨릴 때마다 그는 디트로이트 선수들을 맹비난했으며, 보스턴과 레이커스의 경기에서 매직 존슨이 심판에게 장시간동안 어필하자 모스트는 매직에게 '울보'라는 별명을 붙이고 80년대 내내 이를 써먹었다. "울보가 노룩패스를 했습니다", "울보가 리바운드를 잡았습니다"하는 식이었다.

다 쉰듯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셀틱스 왕조의 승리를 전달했던 쟈니 모스트는1990년 마이크를 놓을 때까지 열정적으로 방송에 참여했던 캐스터계의 레전드였다. 1993년 1월 3일, 심장마비로 인해 69세의 나이로 타계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앞으로도 보스턴의 영광스러운 장면들과 함께 팬들의 뇌리에 남게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뛰어(www.ddueh.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