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떠돌이검사 2008. 12. 11. 06:07

악동들의 숨겨진 영향력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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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없이는 NBA도 없다”

오래전 NBA 커미셔너 데이빗 스턴이 언론에 했던 말이다.

그렇다. 여타 다른 스포츠 리그들이 그러하듯, NBA 역시 팬 서비스를 중요시 한다. 미국 내 다른 스포츠 리그중에서도 NBA는 특히 팬 서비스에 신경을 많이 쓰는 리그로 거듭나고 있다.

선수들의 의무적 봉사활동, 정장 착용 등 팬들을 위한 여러가지 정책을 시도중에 있다. 이러한 변화에 팬들 역시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NBA가 근래 들어 여러가지 제도에 변화를 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NBA의 이미지 때문이다.

그동안 NBA에서 풍겼던 힙합과 갱스터류의 이미지를 순화시켜 더욱 많은 팬들을 끌어모으자는것이 스턴과 NBA의 주 목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과연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잠시 후에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필자가 NBA의 이미지 개선 관련 정책을 언급한 이유는 바로 팬 서비스의 아이러니함을 토론해 보고자 함이다.

2000년대 들어 NBA의 이미지는 최악에 이르렀다.

코트 내에서의 격한 싸움이 잦았으며, 코트 밖에서의 여러가지 트러블까지, 선수들은 자신들이 공인이라는것을 마치 잊은 듯 행동하였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그러한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소위 “악동” 들이 NBA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바꿔놓았다.(최소한 스턴은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물론 팬들에게 진정한 농구의 묘미와 맛을 선보이는것이 이상적인 팬 서비스라 할수 있다. 이것과 더불어 팀들간 혹은 선수들간의 라이벌 관계(예: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 스타 플레이어들의 탄생(예: 마이클 조던), 신기록 수립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 역시 NBA가 팬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 모든것들이 팬들의 NBA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있다. 좋은 예가 바로 한국의 NBA 팬들이다. 마이클 조던이나 앨런 아이버슨과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 때문에 NBA에 발을 들여놓은 팬들이 있는가 하면, 농구 자체의 아름다움에 감탄해 NBA를 두드려보는 팬들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NBA의 또다른 흥미유발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악동” 이다.

실제로 신체접촉이 불가피한 농구같은 스포츠에서는 선수들간의 말다툼, 몸싸움, 크게로는 난투극이 종종 일어난다. 선수와 심판간의 트러블 역시 유발될 수 있으며 팬들과 선수들간의 다툼 역시 일어날 수 있다. 코트 외에서도 마찬가지다. 구단과 선수간의 트러블이 있는가하면, 서로 불만을 품는 선수와 감독들 역시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자주 연결되는 선수들을 우리는 “악동” 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악동 출현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언론이 대중화 된 시대에서는 악동의 일거수일투족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쉽다. 이들이 일으키는 문제는 NBA 팬들이 아닌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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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 아테스트와 한 팬과의 난투극


수년 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인디애나 페이서스 선수들간의 난투극을 기억하는가?

경기 종료 직전 피스톤스의 벤 월러스와 페이서스의 론 아테스트의 몸싸움에서 시작한 이 난투극은 여러 선수들의 주먹다툼으로 번졌고, 결국 아테스트가 팬을 가격하는 사태로 번졌다. 아테스트는 이 사건 이후로 전 경기 출장정지라는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크게 화자되고있다. 그 사건 이후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 사건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는 한동안 잠잠했던 NBA의 또다른 흥미로움을 유발했다. 실제로 난투극이 벌어진 이후 몇주동안 NBA 전국방송 시청률이 크게 올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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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시절의 라시드 월러스는 어떠한가? 당시 월러스는 2000-2001 시즌에 40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한 시즌이 82경기임을 감안하면, 40개의 테크니컬 파울은 정말 진귀한 기록이다. 월러스를 비롯, 본지 웰스와 데이먼 스타더마이어등 악동 이미지로 굳어버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트레일블레이저스를 미국 언론은 감옥이라는 뜻을 지닌 제일블레이저스(Jailblazers) 라고 풍자하곤 했다. 월래스는 농구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NBA를 대표하는 악동이라고 알만큼 그 유명세를 떨쳤었다.

팀 내에서의 트러블 역시 대중들에게 노출되곤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앨런 아이버슨이다. 아이버슨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시절 팀 훈련에 자주 불참하곤 했다. 감독이었던 래리 브라운이 언론에 불만을 토로하자 아이버슨 역시 그 유명한 “Practice? Practice?” 라는 말과 함께 자신은 연습에 불참해도 경기력에는 아무런 영향을 안받는다는 인터뷰를 했었다. 당시 아이버슨은 NBA 최고의 스타였으므로 스타와 감독간의 마찰은 대중들에게도 유명해졌고, 아이버슨을 생각하면 “Practice” 라는 문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같이 NBA에서 일어나는 작은 트러블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물론 악동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NBA 광팬이 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가끔씩 일어나는 트러블은 잠시만이라도 사람들이 NBA에 관심을 가질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른 스포츠 리그가 그러하듯, NBA의 현실적 목표는 무엇이겠는가? 사람들의 관심을 최대한 끌어모아 이익을 있는대로 창출하는 것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대로 스타 플레이어, 팀들과 플레이어들간의 상관관계, 순수한 농구의 아름다움 등, 모두 NBA가 제공하는 최상의 팬서비스다. 이것들로 인해 NBA는 오늘날 거대한 팬들을 보유할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악동들 역시 NBA의 인기를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가끔씩 터지는 악동들의 기이한 행동들은 팬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제공할 수 있으며, 대중들에게 NBA를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스턴이 원하는 방향은 아니지만 말이다.

현재 NBA가 추구하는 이미지 순화와 악동들이 제공하는 새로운 흥미요소, 스턴이 추구하는 이미지 순화를 통한 팬 베이스를 구축하는 것과 NBA 내외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트러블들이 가져오는 팬들의 관심, 정말 아이러니 한 상황이다.

물론 선수들이 코트 외에서의 트러블로 인해 대중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스티븐 잭슨과 자말 틴즐리는 예전 클럽에서 총기난사 사건에 연류됬었다.

왕년의 리바운드 스타 제이슨 윌리엄스는 총기난사로 인한 살인 혐의를 받기도 했다.

이는 스턴이 제기하는 문제이며, 이로 인해 생긴 NBA의 어두운 이미지는 당연히 순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농구로 인한, 농구에 관련된 악동들은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줌과 동시에 NBA가 농구뿐만이 아닌 심오한 시스템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실제로 NBA는 악동들을 마케팅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난투극의 주인공 론 아테스트가 학교 교장실로 끌려가는 광고가 있다.

아테스트를 학교의 문제아로 가장한 이 선전은 NBA가 아테스트의 악동기질을 NBA가 제공하는 또다른 흥미요소로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 위에 언급했던 문제의 답을 한번 찾아보자.

스턴이 추구하는 이미지 순화만이 NBA가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팬서비스라고 볼수 있을까? 물론 큰 틀에서 볼때 답은 맞다.

하지만 악동은 단순한 필요악이 아니다. 악동은 NBA가 팬들에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라고 말하고 싶다.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악동은 충분히 대중들의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악동의 출현을 절대 부정적으로 보지 말자. 또다른 볼거리가 생겼다는 시각으로 본다면 NBA를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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