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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NBA를 풍미했던 매직 존슨이 그동안 쌓아온 비지니스의 노하우를 담은 자서전을 내놓았다. 지난 18일에 출행된 ‘사업의 제왕이 되는 32가지 방법’은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 닷 컴에서 비즈니스관련 부문 7위에 올라, 농구팬뿐만 아니라 사업가들의 이목도 집중시키고 있다. 

LA 레이커스 시절 그가 남긴 족적은 이루 헤아리기 힘들다. 5차례의 우승과 더불어 정규시즌 MVP 3회, 올스타 선정 12회, 어시스트 왕 4회 등 수상경력을 나열하기도 벅찰 정도다. HIV 바이러스 감염으로 돌연은퇴를 선언하기까지, 굴곡 많았던 존슨의 농구경력은 수많은 저서를 통하여 소개가 되어왔다. 본인 역시 1991년에 발행된 자서전 ‘매직’을 시작으로, 1993년 ‘마이 라이프’를 내놓으며 고난의 시간들을 책에 담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될 존슨의 자서전에서는 ‘코트의 마술사’가 아닌 ‘CEO 매직‘을 담아내어 그간의 발자취를 돌이켜 볼 수 있을 것이다.
 
HIV바이러스와 에이즈 환자라는 꼬리표가 달렸음에도 존슨은 결코 쉽게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충격적인 은퇴선언 이후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행보는, 에이즈 감염인들을 비롯하여 어려운 삶을 영위해나가는 많은 이들에게 등불이 돼주었다. 에이즈 판정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였던 그의 삶에 어떠한 기적이 일어난 것일까?

마술의 진원지는 미국 중서부의 미시건에 위치한 ‘랜싱‘이다. 그의 고향이기도 이 조그만 시골마을은 존슨이 지난 1979년 NCAA 타이틀을 가지고 금의환향하던 시절에 비해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T.G.I와 프라이데이같은 메이저 외식브랜드를 끌어들이며 지역사회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존슨은, 소박한 주민들에게 전미 챔피언의 자긍심을 심어주었던 약관의 청년이 아닌 중년의 지도자로 다시 한 번 우뚝 섰다. 랜싱 스테이트 저널 스포츠기자가 붙어주었던 그의 별명 ‘매직’은 그렇게 고향땅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었다. 

지난 1992년에는 그를 잊지 못한 팬들의 부름도 마다하지 않으며 올스타전 MVP의 쾌거를 이루었다. 같은 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원조 드림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주기도 하는 등 ‘농구선수’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기도 하였다. 친정팀 레이커스의 지휘봉을 잡았던 1993-94시즌에는 지도자로 변신하며 코트로 돌아왔지만,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중도하차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가 원했던 것은 정장이 아닌 유니폼이었지만 칼 말론을 비롯한 소수 리그 동료들의 반대로 무마되었다.

에이즈 전염성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을 끊임없이 개선하려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의 냉대는 적지 않은 고통이었을 것이다. 이후 존슨은 그와 뜻을 함께할 동료선수들을 소집하여 ‘매직 존슨 올스타’팀을 결성, 세계 각지를 돌며 자선 경기를 치르게 된다. ‘매직 사단‘은 국내에도 한차례 방문 하여, 당시 기아자동차와 연세대학교와 친선경기를 가져 멋진 묘기들을 선보인 바 있다.

컴백의 꿈을 버리지 못한 존슨은 NBC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농구계와의 끈을 놓지 않았고, 마침내 기회를 잡게 된다. 1995-96시즌 중반, 레이커스의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존슨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이미 닉 밴 엑셀이라는 차세대 스타가 선발 포인트가드를 담당하고 있었기에 존슨의 역할은 과거에 비해 다소 축소변경 되었다. 파워포워드의 임무를 부여받은 존슨은 기존 가드진과의 활동반경이 겹치지 않게 로포스트에서 공격의 흐름을 조율하는 ‘포인트 포워드’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복귀전에서 트리플더블급의 활약을 펼친 존슨은 다시금 ‘쇼타임 레이커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팬들의 향수를 채워주었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에디 존스나 밴 엑셀같은 개성 넘치는 젊은 스타들의 이기적인 플레이가 팀 조직력의 와해를 야기 시켰기 때문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존슨은 후배들의 어리광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결국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하킴 올라주원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로케츠에 3연패로 무기력하게 탈락하며 농구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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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환자로서 프로농구선수의 꿈을 이룬 존슨은 이후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였지만 늘 그랬듯이 정면으로 맞서며 180도 변신에 성공하였다. 존슨은 뉴욕에서 가진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훌륭한 운동선수는 좋은 사업가가 되기 힘들다는 주위의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제리 버스 구단주가 여러모로 참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며 은사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낸 그는 “나를 사업가 존슨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아지고 있어 기분이 좋다. 하지만 나에 대해 얘기 할 때 레이커스 관련주제가 빠질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레이커스에 대해서는 “수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레이커스가 수비만 잘 갖춘다면 올해는 무적의 팀이 될 것이다”며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80년대 코트를 노란색으로 수놓으며 레이커스의 전성시대를 연 매직 존슨. 그의 서커스 유랑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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