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각 팀들은 시즌 준비에 한창이고, 팬들은 여름 내 기다려왔던 자신들의 영웅의 귀환에 무한한 기쁨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드높은 팬들이 있습니다.

바로, 필라델피아 76ers를 응원하는 Sixer들입니다.

작년 시작 때까지 리빌딩팀 중 하나일 뿐이었던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에 이르러서는 당당히 동부 챔피언 컨텐더로써 출발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엘튼 브랜드가 있고, 또한 한 단계 진화한 필라델피아의 영건들이 있습니다. 프리시즌이 시작되고,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팀으로써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손발을 맞춘 지 2-3주 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그런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첫 번째.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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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의 포지션 변동을 불러왔습니다. 원래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뛰었던 선수인 안드레 이궈달라가 본연의 포지션으로 돌아갔고, 작년 시즌 파워포워드로 뛰었던 테디어스 영이 스몰포워드 롤을 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둘의 포지션 변화는 상당히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먼저, 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라인업이었던 필라델피아의 신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기존의 안드레 밀러(188cm)-윌리 그린(188cm)-안드레 이궈달라(198cm)-레지 에반스(203cm)로 이어지던 스몰라인업이 브랜드의 영입, 이궈달라의 슈팅가드 포지션으로의 이동, 테디어스 영의 스몰포워드로의 이동에 의해 188cm-198cm-203cm-206cm라는 안정감 있는 라인업으로 바뀐 것이죠.

그리고 작년 시즌 미스 매치로 인해서 상당한 곤란을 겪었던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올 시즌에는 미스 매치에 대한 걱정을 덜어도 되게 되었습니다.

작년 플레이오프만 보더라도, 사실 가장 곤란했던 부분이 윌리 그린의 작은 키와 스크린 대처 부족, 로테이션 미숙 등으로 인해서 상대팀에게 무수한 오픈 찬스를 내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를 상대했던 디트로이트는 이런 공간을 적절히 파고든 리차드 해밀턴과 테이션 프린스가 뛰어난 활약을 해주었으며, 필라델피아는 이를 두고 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한층 진화한 현재의 라인업은 미스매치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소하였습니다. 큰 변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시작 또한 좋습니다. 이궈달라는 작년 시즌 겪었던 슈팅적 과도기에서 드디어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프리시즌 3P 성공률 : 40%(8-20), 필드골 성공률 : 46.1%) 영 또한 발전한 점퍼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프리시즌 3P 성공률 : 36.4%(8-22))

이궈달라의 경우 삼점슛 성공률이 첫 시즌 33.1%, 두 번째 시즌 35.4%에 이르렀다가 에이스의 역할을 부여받은 세 번째 시즌에 31%까지 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프리시즌을 맞이해 슈팅적 과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난 듯 한 모습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시즌 32.9%로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으나, 사실 두 번째 시즌 보여주었던 스팟업 슈터로써의 모습은 상실한 것 또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이번 프리시즌에 보여주고 있는 점퍼의 안정화는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궈달라의 매치업 상대의 키가 작아진 것 또한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는 신체적으로 큰 메리트가 없었던 이궈달라이지만,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는 최상급의 힘과 준수한 키,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합니다. 그만큼 돌파나 슈팅에 있어서 작년 대비 보다 좋은 환경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더욱이 그의 파트너가 골밑 마무리 능력과 리바운드 가담 능력이 뛰어나고 준수한 신장을 가진(203cm) 영이라는 점 또한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죠.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두 번째.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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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의 필라델피아는 유래 없이 백코트에 치중한 팀이었습니다.

웨버의 이탈 이후 심화되어진 이러한 문제점은 지난 시즌 시작 전, FA였던 조 스미스를 놓침으로 인해서 극도로 악화되고 말았죠. 물론, 밀러는 이러한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였고, 그랬기에 최대한 다섯 명의 선수 모두가 볼을 만지게 하는 리딩을 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주전 빅맨인 사무엘 달렘베어와 레지 에반스는 로우 포스트 공격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내었던 선수였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리딩 또한 결국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죠.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의 전술들을 보면, 항상 다섯 명 모두의 장점을 고르게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던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공격을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모두 백코트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결국 공격 시의 밸런스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궈달라가 스몰포워드에 기용되었던 것도 이런 사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코버 트레이드 이후 침체기에 들어섰던 것이나, 영을 파워포워드로 기용한 이후에 팀이 연승 가도를 달린 것 또한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지난 시즌의 필라델피아는 내 외곽 밸런스가 안 맞는 팀이었으며, 선수들은 유래 없는 그러한 부조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예컨대, 레지 에반스나 테디어스 영의 공격이 폭발한 경기에서는 거의 대부분 수월한 승리를 거둬왔었다는 것 또한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 할 만합니다. 그래서 올 시즌 브랜드가 영입된 것은 최고의 영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팀은 완성도 높은 강력한 로우 포스트 자원을 얻게 됨으로써, 코트 밸런스와 클러치 공격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작년 시즌 클러치 상황을 책임졌던 밀러와 이궈달라가 여전히 건재하며, 이런 상황에서 엘튼 브랜드의 가세는 이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특히 꼭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나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굳이 백코트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에, 브랜드의 전술 소화 능력을 감안하면, 브랜드-밀러의 2 : 2는 아이버슨 이후 가지지 못했던 최고의 클러치 득점 자원이라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브랜드의 가세 덕분에 테디어스 영은 확실하게 스몰포워드로써의 전향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궈달라는 본연의 포지션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안드레 백코트의 경우 클러치 상황에서 이중 삼중으로 마크 당하던 그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세 번째. 테디어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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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이야기를 풀어내기 전에 먼저 언급해야 할 부분은 스몰포워드는 어떤 포지션인가 하는 점입니다.

예전에 지인 분께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공-수에서 다섯 명이 각기 두 개의 삼각형을 이룬다면 그 꼭짓점이 되는 것은 스몰포워드이다. 즉 '스몰포워드는 공-수에서 내외 곽을 연결하는 연결고리이다'라는 말씀이었는데요. 이 말씀을 듣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스몰포워드라는 포지션은 팀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공수에서 내 외곽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포지션이며, 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포지션이라는 것이죠.

원래 농구는 센터 놀음이라고들 하시고, 저 또한 그런 이야기에 백분 공감하지만 결국 팀이 안정감을 가지게 되려면 또한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갖춘 스몰포워드가 있는가의 유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스몰포워드는 어떤 포지션보다도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상 강호들을 둘러봐도 이런 부분을 쉽게 알 수가 있는데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80년대의 LA 레이커스나 보스턴 셀틱스, 90년대의 시카고 불스 등도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길 정도로 위대한 스몰포워드들이 존재하였죠.(여기에 80년대 최강팀중 하나였던 82-83 시즌의 필라델피아 76ers 또한 줄리어스 어빙이라는 걸출한 스몰 포워드를 보유하고 있었죠.)

그만큼 팀의 기본이자 바탕이 되는 포지션이 스몰포워드라고 봅니다. 꼭 팀의 에이스일 필요는 없지만, 기본기와 안정감은 꼭 필요한 포지션이라는 것이죠. 그러면 필라델피아의 스몰포워드 포지션. 이 포지션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이 포지션의 미래라고 하면 역시 테디어스 영을 꼽을 수 있는데요. 테디어스 영은 이궈달라 이후 팀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최고의 영건입니다. 팀에서는 이미 그에게서 팀의 미래를 보고 있으며, 그가 이궈달라와 함께 보여줄 콤비네이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시즌을 지나면서 당장에 그를 스몰포워드로 기용하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는데요.

먼저, 그린을 주전으로 기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1 : 1 득점 자원이 사라지게 되었고, 또한 드리블러가 부족해지면서 밀러에게로 가는 부담이 현저히 증가하였죠. 그리고 속공 시 파워포워드 롤에서 영이 가지던 스피드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역습의 날카로움도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즉, 하프코트 오펜스 상에서는 볼 운반, 리딩, 1 : 1 공격까지 밀러의 역할이 현저히 증가되었고, 거기에 역습 또한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더더욱 밀러에게로 향하는 부담이 늘어나게 된 것이죠. 팀의 공격 전체를 조율하는 밀러이기에 그에게로 가는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큰 문제점을 야기했습니다.

상대팀은 밀러-이기-영의 라인업이 들어섰을 때 단지 밀러 한명만 집중 마크하는 것으로 필라델피아 공격의 맥을 끊어버릴 수 있었죠. 더욱이 이궈달라와 영의 단점이 비슷하였기 때문에(레벨의 차이는 있지만) 이 문제점은 더욱 심화되었고, 결국 영은 작년 시즌 스몰포워드로의 전환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작년 라인업을 기준으로 영이 주전이 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두 가지였는데요. 그것은 이궈달라의 공격력 강화와 영의 점퍼 안정화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리시즌, 이궈달라는 드리블링의 안정화와 점퍼의 적중률 향상을 통해 보다 공격력을 강화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즉, 1 : 1 득점 자원으로써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죠. 그리고 영은 숙원이었던 점퍼의 안정화를 어느 정도 이뤄내었습니다.

작년 시즌 로우 포스트로 향하는 전술적 움직임 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던 루키가 점퍼의 안정화라는 무기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아직 완전치는 않지만, 상대에게 위협을 줄 정도는 되어 보이며, 이것은 앞으로 영이 주전 스몰포워드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밑바탕이 되어줄 것입니다. 또한 브랜드의 영입은 이런 발전 위에 완성도를 더해줄 것입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팀은 불완전한 퍼리미터 아이솔레이션보다 믿을 수 있는 확실한 득점 루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브랜드의 로우 포스트 1 : 1과 브랜드-밀러로 이어지는 2 : 2는 작년 시즌 그린이 없으면 해결되지 않았던 전술 외적인 득점 루트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팀은 그로 인해서 그린을 주전으로 계속 기용하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죠.

또한, 역습 시 영이 스몰포워드로 오면서 생겼던 문제점인 스피드의 하락 또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되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브랜드를 위시한 세컨드 브레이크의 위력이 현저히 강화된 것입니다. 에반스나 달렘베어의 경우 아무래도 피니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세컨드 브레이크 시의 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브랜드는 영보다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뛰어난 피니셔이고, 속공 시 동선을 굉장히 잘 찾아내는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선 속공이 막혔을 때 빠른 이선 속공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는데요. 이것이 앞으로 영이 스몰포워드 자리에서 뛸 때에 역습의 위력을 감소시키지 않게 하는 중요한 옵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영이 스몰포워드 롤을 소화하게 되면서, 팀의 높이가 높아져(영은 203cm, 그린은 188cm) 미스 매치로 인해 생기던 외곽의 공간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1선이 붕괴될 경우 달렘베어가 헬핑을 오면서 뒷공간도 많이 내줬죠. 또한 그로 인한 연쇄 반응으로 외곽에도 무수한 공간을 내주었고요.), 그린의 스크린 대처 불안과 로테이션 미숙으로 인해 생기던 순간적인 수비의 엉킴도 상대적으로 로테이션에 능한 영의 존재로 인해서 줄어들 확률이 높습니다.

즉, 수비가 안정화될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죠. 또한 리바운드에 상당한 감각이 있는 영이 공-수에 걸쳐 리바운드에 가세하면서 팀은 역습의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영이 패싱 감각이 있어서 패싱 게임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는 것도 좋은 징조이죠.

사실, 그린을 기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점이 1인 속공 옵션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는데, 이궈달라가 이 부분에서 전년도 대비 상당한 발전을 한 것으로 보여서 영의 스몰포워드 기용이 역습의 효율을 떨어뜨릴 위험은 많이 줄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머리그부터 영은 삼점슛을 던지면서 점퍼 능력의 향상을 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그 결과가 이번 프리시즌에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첫 세 경기에서 10개의 3점 슛을 쏴서 5개를 성공시켰죠.(프리시즌 3P 성공률 : 36.4%, 8-22)

슈팅시 베스트 폼일 때 상당히 안정적인 릴리스와 높은 타점을 가진 선수이고, 몸 전체를 이용할 줄 아는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사실 점퍼 측면에서는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 일단 스팟업 슈터로는 어느 정도 효용성을 갖출 수 있을 듯 보입니다.

영의 점퍼 능력. 선수 전원이 고루 참여하면서 코트 전 방위적인 공간창출을 추구하는 필라델피아 오펜스 시스템의 특성상 각 선수들은 공격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되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그가 주전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이 점퍼 능력인데요.(사실 스몰포워드라면 어느 정도의 점퍼 능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죠.)

프리시즌만 놓고 보면 일단은 고무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영의 기용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요. 일단, 밀러에게로 가는 부담이 아무래도 그린 기용시보다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브랜드의 가세, 이궈달라의 발전 등으로 그나마 부담을 최소화시키기는 했지만, 볼 운반과 리딩을 도와줄 수 있었던 선수인 그린의 부재(작년에는 밀러-이궈달라 외에 그린이 탑에서 볼을 잡고 리딩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물론 결과는 아이솔레이션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죠.)는 분명히 밀러에게는 악재입니다.

또한 그린은 속공 시 1인 속공 옵션 역할을 전담하였고, 빠른 선수에 대한 1선 압박도 도맡아 해왔었기 때문에 그만큼 밀러의 부담은 커진다 할 수 있습니다. 다섯 명이 뛰는 경기에서 1명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죠.

1명의 부담이 커지면, 그 1명의 컨디션에 따라서 팀의 경기력이 좌지우지될 확률이 높으며, 또한 상대팀은 수비하기가 한층 수월해질 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궈달라의 발전에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일단 프리시즌을 통해 1인 속공 옵션과 1 : 1 득점 자원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 보여주었기 때문에 기대를 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여하튼, 브랜드의 가세와 이기의 발전이라는 긍정적 요소에 더불어 자기 자신의 발전까지 이뤄낸 영의 주전 도약. 올 시즌 가장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무엇보다 정말 뛰어난 게임 이해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 대성할 선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때문에 드디어 스몰포워드 주전으로 올라설 올 시즌은 그만큼 그에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네 번째.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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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가세로 인해서 작년과 달리 밸런스가 자리를 잡았고, 신장은 커졌습니다.
이런 것들은 매우 중요한 가능성을 제시하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에서 새로운 옵션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의 공격은 크게 두 가지로 귀결되었는데요. 하나는 “활발한 무빙과 패싱, 돌파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공간 창출을 바탕으로 하는 하프 코트 오펜스”였고, 또 다른 하나는 “상대의 실책을 유발하여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역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하프코트 오펜스 시에는 내 외곽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밀러의 포스트 업 비중이 굉장히 높을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공격 마무리 자체가 내 외곽에서 고루 이뤄지지 못하고 백코트에만 치중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백코트에 치중되었다고 해서 3점 시도가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필라델피아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3점 시도가 적은 팀이었으며, 그만큼 로우 포스트 공략 빈도가 높았던 팀입니다. 단, 로우 포스트 공격력은 높지 못했죠. 빅맨 중 달렘베어의 득점력이 가장 좋았는데 달렘베어 또한 주 무기는 미들레인지 점퍼입니다. 더욱이 달렘베어를 제외하고는 평균 10점을 넘은 빅맨이 단 한명도 없습니다.)

다행히도 필라델피아는 패싱과 리딩에 능한 안드레 백코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빅맨들은 스크린에 능하고, 포워드들은 오프 더 볼 무빙에 능해서 팀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팀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내 외곽 공격력의 밸런스가 안 맞았음에도 팀 공격 자체는 상당히 유기적으로 다섯 명이 고르게 참여하는 형태를 가질 수 있었죠.

하지만, 로우 포스트 자원 없이는 결국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플레이오프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번 오프 시즌에는 엘튼 브랜드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를 보유한 채 맞이한 프리시즌에서 필라델피아는 새로운 방식의 공격을 선보였죠.

일단, 브랜드의 포스트 업으로 공격이 시작되는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경기 초반 기선을 잡을 때에나 중요한 고비에서 이런 경우가 늘어났죠. 거기에 브랜드-밀러의 2 : 2가 선보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픽 앤 롤, 픽 앤 팝이 아니라 슬립을 포함한 다양한 2 : 2가 선보여졌고, 앞으로는 기브 앤 고 같은 보다 폭넓은 2 : 2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되어집니다. 즉, 로우 포스트에 확실한 득점원이 생기면서 팀 공격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죠.

거기에 스페이츠의 영입 또한 긍정적입니다. 스페이츠는 2 : 2가 소화 가능한 재원이며(대학시절부터 이 부분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또한 미들레인지 점퍼가 굉장히 좋은(특히 사이드라인 점퍼가 좋습니다.) 빅맨입니다.

기존에 웨버, 달렘베어 같이 점퍼 좋은 빅맨들을 활용하는 전술들을 많이 구사했던 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활용도가 많은 빅맨이죠. 즉,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한동안 비중이 줄었던 2-2-1 set 등의 모습이 다시 드러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전에 코버가 나간 이후 비중이 현저히 줄었던 전술들을 브랜드와 스페이츠의 영입으로 인해서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즉, 단순히 밸런스를 맞추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로우 포스트가 강해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 외곽 찬스 또한 늘어나게 된 것인데요.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보면 올 시즌에는 예년보다 외곽 찬스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팀의 오프 시즌 움직임이 좋다고 평가하는 것도 이런 것을 감안한 움직임이었기 때문인데요. 3점 슛 스페셜리스트로써 영입한 카림 러쉬, 도니엘 마샬 뿐 아니라 로얄 아이비도 작년 시즌 32.7%라는 준수한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었고, 이번 프리시즌에서 세 선수는 모두 준수한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면서 기대를 충족시켜주었습니다.(마샬 : 50%(7-14), 아이비 : 40%(2-5), 러쉬 : 38.5%(5-13))

제이슨 스미스라는 7-foot 센터가 아웃된 것은 정말 아쉽지만, 테오 레틀리프를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그 빈자리를 메웠다는 점도 좋은 움직임으로 평할 수 있죠. 그는 스미스의 빈자리인 골밑 수비에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프리시즌 블락샷 : 평균 1.4개)

작년 시즌 유독 3점 슛이 안 좋았던 것은 코버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였지만, 또한 워낙에 로우 포스트 득점력이 저조해서 외곽에 찬스가 나지 않았던 것도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브랜드, 스페이츠의 가세로 작년 대비 상당히 로우 포스트 득점력이 상승하였고, 그 덕분에 오픈 찬스도 많이 날 것으로 생각되어 지구요. 작년보다는 나아진 외곽 능력을 보여줄 거라 생각이 됩니다.

이궈달라와 영의 슈팅 능력 향상, 러쉬, 마샬, 아이비의 영입은 이런 상황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 보이는데요. 여기에 루이스 윌리암스가 기복을 줄여준다면 그 것은 정말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입니다. 물론 필라델피아는 외곽에만 얽매이는 팀이 아닙니다. 리그 내 어떠한 팀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저돌적이며, 적극적으로 로우 포스트 공략을 하는 팀입니다.

하지만, 보다 많아질 외곽 찬스와 그것을 마무리할 수 있는 선수들의 영입은 로우 포스트 공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다섯 번째.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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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년을 기점으로 수비는 이미 수준급으로 올라섰습니다.

필라델피아로 온 이후 모리스 칙스 감독과 모제스 말론 코치를 만나면서 현저한 기량 상승을 보여준 레지 에반스와 한 시즌이 지나면서 조직력을 갖추게 된 필라델피아 멤버들이 뭉쳐서 만들어낸 디펜스 조직력은 가히 대단했습니다.

1선에서 무수한 턴 오버를 양산하였고,(스틸 4위, 턴 오버 유발 6위) 허용한 실점은 적었습니다.(득점 허용 6위) 2006-07 시즌 후반기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팀의 수비력이 작년 시즌 에반스 영입과 맞물려서 드디어 본궤도에 올라선 것이죠.

특히, 에반스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는데, 헬핑과 로테이션에 큰 약점을 보이는 달렘베어를 골밑에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면서 2선에서의 압박과 헬핑 디펜스, 스틸, 리바운드까지 각 부분에서 정말 감초 같은 활약을 해주었습니다.(23.2분 출장, 7.5개 리바운드(2.8개의 오펜스 리바운드), 1.1개의 스틸) 단 23분 출장에 평균 1개가 넘는 스틸 개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수비 범위는 정말 넓었는데요.

하이 포스트와 로우 포스트를 넘나들면서 수시로 압박을 해주었고, 빈자리를 메워주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활약이었죠. 작년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이궈달라와 에반스를 빼놓으면 얘기가 안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엘튼 브랜드를 영입했습니다. 이것은 바로 에반스의 벤치 행을 의미하는 것인데요. 이것은 팀 디펜스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요.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면 수비는 오히려 업그레이드가 될 확률이 큽니다.

브랜드는 통산 평균 0.9개에 빛나는 스틸을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특히 부상 전이었던 05-06시즌, 06-07 시즌에는 1.0개의 스틸을 기록했죠. 즉, 에반스만큼이나 수비 범위가 넓고, 헬핑에 능한 선수라는 것인데요.(물론 스틸 능력이나 전방위 수비 범위 커버는 단 23분 출장에 무려 1.1개의 평균 스틸을 기록한 에반스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보여 집니다.) 거기에 통산 2.1개에 빛나는 블락 능력은 그의 수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입니다.

작년 시즌 에반스는 헬핑과 로테이션에 있어서는 정말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사실 작은 키로 인해서 대인 마크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더욱이 블락 능력이 없기 때문에(통산 0.2개) 침투해오는 선수들의 커버링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에반스에 버금갈 만큼 수비 범위가 넓고, 블락 능력까지 가진 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의 수비를 한 단계 더 진화시켜 줄 것입니다. 더욱이, 에반스는 작년 시즌 후반기에 이르러 벤치에서 출장하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독 활력소가 부족한 선수 구성을 가진 필라델피아였기 때문에 그의 벤치 에너자이저로써의 모습은 팀에 큰 힘이 되어주었죠.

올 시즌에도 그의 출장시간에는 큰 변화는 없을 듯 보이고(에반스는 작년 시즌 센터로써도 많은 시간을 소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벤치 행은 팀에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다만, 시즌 초반에는 팀 내 수비가 상당히 난항을 겪을 확률이 큽니다. 에반스 또한 필리의 수비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에는 거의 두 달 가까이가 소모되었고, 또한 달렘베어는 유독 파트너의 성향을 타는 선수입니다.

작년 시즌 에반스는 성격상이나 플레이상으로 그에게 최상의 파트너였지만, 브랜드는 팀에서 에이스를 기대하는 선수입니다. 달렘베어는 로우 포스트에서 자신이 중심이 되지 못하면 유독 슬럼프를 잘 겪는 선수이며,(압박감을 유독 많이 받으며, 대 선수 곁에서 주눅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 또한 그러한 슬럼프에 빠지면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례로 웨버와 파트너가 되어 풀타임으로 보낸 첫 시즌 유래 없는 슬럼프에 빠졌다가, 웨버가 트레이드된 이후 시즌부터는 최고의 커리어를 보내었다는 점만 보아도 그의 성향을 알 수 있죠.

이번 프리시즌에도 이러한 양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 모습입니다. 19분 출장에 5.5점, 4.5리바운드, 0.25 블락에 그쳤는데요. 물론 부상이 있었고, 그 덕분에 출장도 4경기에 그쳤지만, 실제 경기를 봐도 움직임이 약간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플레이 수준이 천향지차인 선수인 만큼 올 시즌에는 그러한 문제점을 훌륭히 이겨내어 주면 좋겠는데요.
다행인 것은 브랜드가 상당히 조용하면서도 친화적인 성품을 가진 선수라는 점과 플레이 성향이 작년 에반스와 마찬가지로 달렘베어와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달렘베어가 브랜드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레틀리프에게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죠. 즉, 달렘베어는 공수에서 작년과 같은 롤을 올 시즌에도 그대로 가져갈 확률이 높고, 이러한 부분은 달렘베어와 브랜드의 콤비네이션이 잘 맞아들어 갈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는 것이라 봅니다.

초반에는 고생할 확률이 크지만, 작년 에반스가 그러하였듯이 시즌이 지날수록 시너지 효과를 내는 콤비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브랜드는 에반스와는 달리 달렘베어의 치명적인 약점인 1선 헬핑시 뒷공간을 견제하지 못한다는 점을 적절히 커버해줄 수 있는 뛰어난 블락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거는 기대가 더욱 큽니다.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 수비의 최고 약점은 그린의 작은 키와 로테이션 미숙, 스크린 대처 부족으로 인해서 생기는 미스 매치와 오픈 찬스를 메우기가 용이치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밀러가 다소 발이 느려 1선 압박이 뚫릴 경우 빅맨들이 커버를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에반스가 커버를 들어올 경우에는 괜찮았으나 달렘베어가 커버를 들어오게 되면 그 미숙한 뒷공간 견제로 인해서 필연적으로 로우 포스트에 공간이 생긴다는 문제점도 있었죠.

하지만, 영의 스몰포워드 포지션 이동, 브랜드의 가세는 이러한 약점을 최소화시켜줄 겁니다.영은 그린보다 대인 방어 능력은 떨어지지만 헬핑 능력과 로테이션 소화 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선수이며, 또한 이궈달라가 슈팅 가드 포지션으로 이동하면서 얻게 되는 1선 압박 강화와 스크린 대처능력 향상은 보다 탄탄한 수비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이런 점들로 인해서 달렘베어의 1선 헬핑은 작년 시즌보다 그 빈도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며, 또한 달렘베어가 헬핑을 들어가더라도 브랜드의 뛰어난 블락 능력은 뒷공간을 커버하게 하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작년보다 한층 더 강화된 수비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이유입니다.


마치며...

엘튼 브랜드의 영입은 단순한 슈퍼스타의 영입으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는 필라델피아가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이며, 그렇기 때문에 팬들은 그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당장 전반기에는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이 최고조로 올라서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만큼 현재의 필라델피아는 해결해야 될 부분이 많으며, 아직 미완의 대기라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점차 해결되어지고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묶여질 때, 필라델피아는 다시금 작년에 못지 않은 큰 돌풍을 불러올 수 있을 거라 생각되어 지구요. 언제나 전반기보다는 후반기에 강했던 뒷심의 팀. 수차례나 후반기 대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손에 넣었던 근성의 팀인 필라델피아의 올 시즌 또한 그러한 전통이 지속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불안 요소들의 대부분이 해결되기 어려운 난제가 아니라 이미 해결되어지기 시작한 것들이라는 점이 긍정적이네요. 올 시즌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고, 내년보다 내후년이 기대되는 팀. 필라델피아 76ers. 그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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