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탈락의 아픔을 겪은 시카고 불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절치부심하고 있다. 특히 특급신인 데릭 로즈와 새 사령탑 비니 델 니그로 감독은 시카고의 재건을 도울 새얼굴로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시카고의 지휘봉을 잡은 델 니그로 감독은 이번 시범경기 동안 다양한 로테이션을 가동시키면서 최적의 로스터 구성을 물색하고 있다. 피닉스 선즈에서 3년간 갈고닦은 코치능력을 발휘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무대지만 주변의 기대와 바람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지난 시즌의 부진이 한때의 실패라 여기는 이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2004-05시즌부터 2006-07시즌까지 고공비행을 이어가던 시카고의 상승세를 되찾아야하는 중압감도 안아야 한다. 탈꼴찌나 가능성을 알리는 정도의 성과로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감독의 소임이 어디 코트 안뿐이던가. 보직의 세분화로 감독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사소한 것 하나하나 챙겨야하는 세심함은 시대가 변해도 요구되는 덕목중 하나다. 리그를 살펴보면 전술부터 선수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스스로도 잘 소화하는 백전노장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신입감독 델 니그로는 보좌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도움의 손길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올 시즌 델 니그로를 보좌할 코칭스태프는 델 해리스와 버니 비커스태프, 그리고 전 시카고 선수이자 감독을 역임했던 피트 마이어다. 이중에서도 해리스 코치의 활약은 시카고 호의 항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비커스태프 역시 젊은 선수들과 리빌딩 팀에 대한 수완으로 이름난 14년차 베테랑 코치지만 해리스의 이력 앞에서는 아직도 갈길 먼 후배에 불과하다.
최근 인터뷰에서 “49년이나 해온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고 밝힌 해리스 코치는 식지 않은 열정을 과시했다. 주변의 동료들 역시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를 노장 선배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델 니그로 감독은 “해리스 코치는 미국전역에 있는 모든 호텔과 레스토랑을 꿰뚫고 있다”고 농을 꺼내며 “그는 경기의 모든 것을 내다본다. 코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내게 전달된다. 이보다 더 노련한 시야는 없을 것”이라며 해리스를 치켜세웠다.
백발이 성한 노장코치에게 거는 기대감은 선수들도 크다. 시카고의 가드 래리 휴즈는 “여전히 정정하시다. 코트 위에서 뛰는 것은 저 나이에도 코치직을 수행한다는 것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다. 농구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 한 일”이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주전 포인트가드를 담당하고 있는 커크 하인릭 역시 “그는 오랜 시간 경기와 함께 해왔다. 함께 시즌을 치를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리스 코치는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참으로 많은 굴곡을 겪은 인물이다. 지난 1975년 ABA의 유타 스타스에서 농구감독의 첫발을 내딛은 그는 1979-80시즌 NBA의 휴스턴 로케츠에 자리를 옮겼다. 해리스는 불과 1년 만에 팀을 파이널로 이끌었고 1994-95시즌에는 레이커스의 지휘봉을 잡아 올해의 감독에 오르며 마침내 그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샤킬 오닐이라는 거물 센터를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헤드코치 경력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뛰어났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며 ‘레이커스는 우승팀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 것이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입단으로 팀은 헐리우드에 걸 맞는 슈퍼스타들이 즐비하였고 개성 넘치는 젊은 선수들을 융화시키는데 실패 한 것이다. 설상가상 감독과 선수의 반목을 다룬 스토리가 오닐의 자서전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사실상 해리스는 헤드코치의 경력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유독 코비에 대한 편애가 심했다고 밝힌 오닐은 “실력도 없는 감독이 슈퍼스타에 빌붙어 명을 늘리려한다“며 실랄하게 그를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직장폐쇄로 맞이한 1998-99시즌 도중 구단으로부터 해임된 그는 쓸쓸한 헤드코치의 경력을 끝내게 된다.
새 출발을 다짐한 해리스는 절친한 사이였던 조지 칼 감독의 밀워키 벅스에서 어시스턴트 코치직을 수락하여 댈러스 매버릭스를 거쳐 지금의 시카고에 안착하였다. 그는 제 2의 코치인생에서 묘한 인연 고리를 만들었다. 밀워키 코치 시절에는 지금 보좌하고 있는 델 니그로 감독이 선수로서 그와 연을 맺은 바 있고 댈러스 코치 시절에는 델 니그로 감독의 현역시절 백코트 파트너였던 에이브리 존슨을 보좌하며 뗄 수 없는 인연을 형성한 것이다.
해리스는 에이브리 존슨 감독의 데뷔시절부터 함께하며 이듬해인 2005-06시즌 파이널까지 이끄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델 니그로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고민하던 시기에 존슨에게 직접 전화로 조언을 구할 정도였으니 보통 인연은 아닌 것이 틀림없다.
오랜 세월 두 지도자를 지켜본 해리스는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뤄낸 에이브리 존슨만큼이나마 델 니그로 감독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해리스는 델 니그로에 대해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근면함과 총명함은 놀라울 정도”라 평했다. 단 차이점이 있다면 주변 환경과 여건의 차이다. 존슨이 처음 맡은 댈러스는 리그 MVP로 거듭난 덕 노비츠키를 필두로 우승권에 접근하던 서부의 신흥강호였다. 반면 단기간에 급격히 추락한 시카고를 수리해야하는 델 니그로의 입장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 얻는 성취감은 보다 클 것이며 이는 해리스 본인도 잘 알고 있다. NBA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 역시 스스로가 인지하고 있다. “매 경기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임할 것”이라는 노장의 출사표에는 비장함마저 서려있다.
화려하게 데뷔 하는 신인 로즈를 필두로 기존 핵심 전력들에 가려진 또 하나의 무기. 델 해리스 코치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프리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각 팀들은 시즌 준비에 한창이고, 팬들은 여름 내 기다려왔던 자신들의 영웅의 귀환에 무한한 기쁨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드높은 팬들이 있습니다.
바로, 필라델피아 76ers를 응원하는 Sixer들입니다.
작년 시작 때까지 리빌딩팀 중 하나일 뿐이었던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에 이르러서는 당당히 동부 챔피언 컨텐더로써 출발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엘튼 브랜드가 있고, 또한 한 단계 진화한 필라델피아의 영건들이 있습니다. 프리시즌이 시작되고,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팀으로써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손발을 맞춘 지 2-3주 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라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그런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첫 번째. 포지션
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의 포지션 변동을 불러왔습니다. 원래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뛰었던 선수인 안드레 이궈달라가 본연의 포지션으로 돌아갔고, 작년 시즌 파워포워드로 뛰었던 테디어스 영이 스몰포워드 롤을 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둘의 포지션 변화는 상당히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먼저, 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라인업이었던 필라델피아의 신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기존의 안드레 밀러(188cm)-윌리 그린(188cm)-안드레 이궈달라(198cm)-레지 에반스(203cm)로 이어지던 스몰라인업이 브랜드의 영입, 이궈달라의 슈팅가드 포지션으로의 이동, 테디어스 영의 스몰포워드로의 이동에 의해 188cm-198cm-203cm-206cm라는 안정감 있는 라인업으로 바뀐 것이죠.
그리고 작년 시즌 미스 매치로 인해서 상당한 곤란을 겪었던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올 시즌에는 미스 매치에 대한 걱정을 덜어도 되게 되었습니다.
작년 플레이오프만 보더라도, 사실 가장 곤란했던 부분이 윌리 그린의 작은 키와 스크린 대처 부족, 로테이션 미숙 등으로 인해서 상대팀에게 무수한 오픈 찬스를 내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를 상대했던 디트로이트는 이런 공간을 적절히 파고든 리차드 해밀턴과 테이션 프린스가 뛰어난 활약을 해주었으며, 필라델피아는 이를 두고 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한층 진화한 현재의 라인업은 미스매치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소하였습니다. 큰 변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시작 또한 좋습니다. 이궈달라는 작년 시즌 겪었던 슈팅적 과도기에서 드디어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프리시즌 3P 성공률 : 40%(8-20), 필드골 성공률 : 46.1%) 영 또한 발전한 점퍼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프리시즌 3P 성공률 : 36.4%(8-22))
이궈달라의 경우 삼점슛 성공률이 첫 시즌 33.1%, 두 번째 시즌 35.4%에 이르렀다가 에이스의 역할을 부여받은 세 번째 시즌에 31%까지 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프리시즌을 맞이해 슈팅적 과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난 듯 한 모습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시즌 32.9%로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으나, 사실 두 번째 시즌 보여주었던 스팟업 슈터로써의 모습은 상실한 것 또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이번 프리시즌에 보여주고 있는 점퍼의 안정화는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궈달라의 매치업 상대의 키가 작아진 것 또한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는 신체적으로 큰 메리트가 없었던 이궈달라이지만,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는 최상급의 힘과 준수한 키,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합니다. 그만큼 돌파나 슈팅에 있어서 작년 대비 보다 좋은 환경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더욱이 그의 파트너가 골밑 마무리 능력과 리바운드 가담 능력이 뛰어나고 준수한 신장을 가진(203cm) 영이라는 점 또한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죠.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두 번째. 밸런스
지난 시즌의 필라델피아는 유래 없이 백코트에 치중한 팀이었습니다.
웨버의 이탈 이후 심화되어진 이러한 문제점은 지난 시즌 시작 전, FA였던 조 스미스를 놓침으로 인해서 극도로 악화되고 말았죠. 물론, 밀러는 이러한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였고, 그랬기에 최대한 다섯 명의 선수 모두가 볼을 만지게 하는 리딩을 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주전 빅맨인 사무엘 달렘베어와 레지 에반스는 로우 포스트 공격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내었던 선수였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리딩 또한 결국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죠.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의 전술들을 보면, 항상 다섯 명 모두의 장점을 고르게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던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공격을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모두 백코트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결국 공격 시의 밸런스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궈달라가 스몰포워드에 기용되었던 것도 이런 사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코버 트레이드 이후 침체기에 들어섰던 것이나, 영을 파워포워드로 기용한 이후에 팀이 연승 가도를 달린 것 또한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지난 시즌의 필라델피아는 내 외곽 밸런스가 안 맞는 팀이었으며, 선수들은 유래 없는 그러한 부조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예컨대, 레지 에반스나 테디어스 영의 공격이 폭발한 경기에서는 거의 대부분 수월한 승리를 거둬왔었다는 것 또한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 할 만합니다. 그래서 올 시즌 브랜드가 영입된 것은 최고의 영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팀은 완성도 높은 강력한 로우 포스트 자원을 얻게 됨으로써, 코트 밸런스와 클러치 공격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작년 시즌 클러치 상황을 책임졌던 밀러와 이궈달라가 여전히 건재하며, 이런 상황에서 엘튼 브랜드의 가세는 이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특히 꼭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나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굳이 백코트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에, 브랜드의 전술 소화 능력을 감안하면, 브랜드-밀러의 2 : 2는 아이버슨 이후 가지지 못했던 최고의 클러치 득점 자원이라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브랜드의 가세 덕분에 테디어스 영은 확실하게 스몰포워드로써의 전향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궈달라는 본연의 포지션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안드레 백코트의 경우 클러치 상황에서 이중 삼중으로 마크 당하던 그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세 번째. 테디어스 영
일단 이 이야기를 풀어내기 전에 먼저 언급해야 할 부분은 스몰포워드는 어떤 포지션인가 하는 점입니다.
예전에 지인 분께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공-수에서 다섯 명이 각기 두 개의 삼각형을 이룬다면 그 꼭짓점이 되는 것은 스몰포워드이다. 즉 '스몰포워드는 공-수에서 내외 곽을 연결하는 연결고리이다'라는 말씀이었는데요. 이 말씀을 듣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스몰포워드라는 포지션은 팀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공수에서 내 외곽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포지션이며, 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포지션이라는 것이죠.
원래 농구는 센터 놀음이라고들 하시고, 저 또한 그런 이야기에 백분 공감하지만 결국 팀이 안정감을 가지게 되려면 또한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갖춘 스몰포워드가 있는가의 유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스몰포워드는 어떤 포지션보다도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상 강호들을 둘러봐도 이런 부분을 쉽게 알 수가 있는데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80년대의 LA 레이커스나 보스턴 셀틱스, 90년대의 시카고 불스 등도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길 정도로 위대한 스몰포워드들이 존재하였죠.(여기에 80년대 최강팀중 하나였던 82-83 시즌의 필라델피아 76ers 또한 줄리어스 어빙이라는 걸출한 스몰 포워드를 보유하고 있었죠.)
그만큼 팀의 기본이자 바탕이 되는 포지션이 스몰포워드라고 봅니다. 꼭 팀의 에이스일 필요는 없지만, 기본기와 안정감은 꼭 필요한 포지션이라는 것이죠. 그러면 필라델피아의 스몰포워드 포지션. 이 포지션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이 포지션의 미래라고 하면 역시 테디어스 영을 꼽을 수 있는데요. 테디어스 영은 이궈달라 이후 팀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최고의 영건입니다. 팀에서는 이미 그에게서 팀의 미래를 보고 있으며, 그가 이궈달라와 함께 보여줄 콤비네이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시즌을 지나면서 당장에 그를 스몰포워드로 기용하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는데요.
먼저, 그린을 주전으로 기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1 : 1 득점 자원이 사라지게 되었고, 또한 드리블러가 부족해지면서 밀러에게로 가는 부담이 현저히 증가하였죠. 그리고 속공 시 파워포워드 롤에서 영이 가지던 스피드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역습의 날카로움도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즉, 하프코트 오펜스 상에서는 볼 운반, 리딩, 1 : 1 공격까지 밀러의 역할이 현저히 증가되었고, 거기에 역습 또한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더더욱 밀러에게로 향하는 부담이 늘어나게 된 것이죠. 팀의 공격 전체를 조율하는 밀러이기에 그에게로 가는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큰 문제점을 야기했습니다.
상대팀은 밀러-이기-영의 라인업이 들어섰을 때 단지 밀러 한명만 집중 마크하는 것으로 필라델피아 공격의 맥을 끊어버릴 수 있었죠. 더욱이 이궈달라와 영의 단점이 비슷하였기 때문에(레벨의 차이는 있지만) 이 문제점은 더욱 심화되었고, 결국 영은 작년 시즌 스몰포워드로의 전환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작년 라인업을 기준으로 영이 주전이 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두 가지였는데요. 그것은 이궈달라의 공격력 강화와 영의 점퍼 안정화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리시즌, 이궈달라는 드리블링의 안정화와 점퍼의 적중률 향상을 통해 보다 공격력을 강화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즉, 1 : 1 득점 자원으로써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죠. 그리고 영은 숙원이었던 점퍼의 안정화를 어느 정도 이뤄내었습니다.
작년 시즌 로우 포스트로 향하는 전술적 움직임 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던 루키가 점퍼의 안정화라는 무기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아직 완전치는 않지만, 상대에게 위협을 줄 정도는 되어 보이며, 이것은 앞으로 영이 주전 스몰포워드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밑바탕이 되어줄 것입니다. 또한 브랜드의 영입은 이런 발전 위에 완성도를 더해줄 것입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팀은 불완전한 퍼리미터 아이솔레이션보다 믿을 수 있는 확실한 득점 루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브랜드의 로우 포스트 1 : 1과 브랜드-밀러로 이어지는 2 : 2는 작년 시즌 그린이 없으면 해결되지 않았던 전술 외적인 득점 루트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팀은 그로 인해서 그린을 주전으로 계속 기용하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죠.
또한, 역습 시 영이 스몰포워드로 오면서 생겼던 문제점인 스피드의 하락 또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되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브랜드를 위시한 세컨드 브레이크의 위력이 현저히 강화된 것입니다. 에반스나 달렘베어의 경우 아무래도 피니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세컨드 브레이크 시의 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브랜드는 영보다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뛰어난 피니셔이고, 속공 시 동선을 굉장히 잘 찾아내는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선 속공이 막혔을 때 빠른 이선 속공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는데요. 이것이 앞으로 영이 스몰포워드 자리에서 뛸 때에 역습의 위력을 감소시키지 않게 하는 중요한 옵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영이 스몰포워드 롤을 소화하게 되면서, 팀의 높이가 높아져(영은 203cm, 그린은 188cm) 미스 매치로 인해 생기던 외곽의 공간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1선이 붕괴될 경우 달렘베어가 헬핑을 오면서 뒷공간도 많이 내줬죠. 또한 그로 인한 연쇄 반응으로 외곽에도 무수한 공간을 내주었고요.), 그린의 스크린 대처 불안과 로테이션 미숙으로 인해 생기던 순간적인 수비의 엉킴도 상대적으로 로테이션에 능한 영의 존재로 인해서 줄어들 확률이 높습니다.
즉, 수비가 안정화될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죠. 또한 리바운드에 상당한 감각이 있는 영이 공-수에 걸쳐 리바운드에 가세하면서 팀은 역습의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영이 패싱 감각이 있어서 패싱 게임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는 것도 좋은 징조이죠.
사실, 그린을 기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점이 1인 속공 옵션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는데, 이궈달라가 이 부분에서 전년도 대비 상당한 발전을 한 것으로 보여서 영의 스몰포워드 기용이 역습의 효율을 떨어뜨릴 위험은 많이 줄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머리그부터 영은 삼점슛을 던지면서 점퍼 능력의 향상을 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그 결과가 이번 프리시즌에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첫 세 경기에서 10개의 3점 슛을 쏴서 5개를 성공시켰죠.(프리시즌 3P 성공률 : 36.4%, 8-22)
슈팅시 베스트 폼일 때 상당히 안정적인 릴리스와 높은 타점을 가진 선수이고, 몸 전체를 이용할 줄 아는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사실 점퍼 측면에서는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 일단 스팟업 슈터로는 어느 정도 효용성을 갖출 수 있을 듯 보입니다.
영의 점퍼 능력. 선수 전원이 고루 참여하면서 코트 전 방위적인 공간창출을 추구하는 필라델피아 오펜스 시스템의 특성상 각 선수들은 공격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되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그가 주전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이 점퍼 능력인데요.(사실 스몰포워드라면 어느 정도의 점퍼 능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죠.)
프리시즌만 놓고 보면 일단은 고무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영의 기용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요. 일단, 밀러에게로 가는 부담이 아무래도 그린 기용시보다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브랜드의 가세, 이궈달라의 발전 등으로 그나마 부담을 최소화시키기는 했지만, 볼 운반과 리딩을 도와줄 수 있었던 선수인 그린의 부재(작년에는 밀러-이궈달라 외에 그린이 탑에서 볼을 잡고 리딩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물론 결과는 아이솔레이션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죠.)는 분명히 밀러에게는 악재입니다.
또한 그린은 속공 시 1인 속공 옵션 역할을 전담하였고, 빠른 선수에 대한 1선 압박도 도맡아 해왔었기 때문에 그만큼 밀러의 부담은 커진다 할 수 있습니다. 다섯 명이 뛰는 경기에서 1명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죠.
1명의 부담이 커지면, 그 1명의 컨디션에 따라서 팀의 경기력이 좌지우지될 확률이 높으며, 또한 상대팀은 수비하기가 한층 수월해질 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궈달라의 발전에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일단 프리시즌을 통해 1인 속공 옵션과 1 : 1 득점 자원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 보여주었기 때문에 기대를 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여하튼, 브랜드의 가세와 이기의 발전이라는 긍정적 요소에 더불어 자기 자신의 발전까지 이뤄낸 영의 주전 도약. 올 시즌 가장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무엇보다 정말 뛰어난 게임 이해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 대성할 선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때문에 드디어 스몰포워드 주전으로 올라설 올 시즌은 그만큼 그에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네 번째. 공격
브랜드의 가세로 인해서 작년과 달리 밸런스가 자리를 잡았고, 신장은 커졌습니다. 이런 것들은 매우 중요한 가능성을 제시하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에서 새로운 옵션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의 공격은 크게 두 가지로 귀결되었는데요. 하나는 “활발한 무빙과 패싱, 돌파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공간 창출을 바탕으로 하는 하프 코트 오펜스”였고, 또 다른 하나는 “상대의 실책을 유발하여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역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하프코트 오펜스 시에는 내 외곽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밀러의 포스트 업 비중이 굉장히 높을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공격 마무리 자체가 내 외곽에서 고루 이뤄지지 못하고 백코트에만 치중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백코트에 치중되었다고 해서 3점 시도가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필라델피아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3점 시도가 적은 팀이었으며, 그만큼 로우 포스트 공략 빈도가 높았던 팀입니다. 단, 로우 포스트 공격력은 높지 못했죠. 빅맨 중 달렘베어의 득점력이 가장 좋았는데 달렘베어 또한 주 무기는 미들레인지 점퍼입니다. 더욱이 달렘베어를 제외하고는 평균 10점을 넘은 빅맨이 단 한명도 없습니다.)
다행히도 필라델피아는 패싱과 리딩에 능한 안드레 백코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빅맨들은 스크린에 능하고, 포워드들은 오프 더 볼 무빙에 능해서 팀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팀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내 외곽 공격력의 밸런스가 안 맞았음에도 팀 공격 자체는 상당히 유기적으로 다섯 명이 고르게 참여하는 형태를 가질 수 있었죠.
하지만, 로우 포스트 자원 없이는 결국 한계가 올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플레이오프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번 오프 시즌에는 엘튼 브랜드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를 보유한 채 맞이한 프리시즌에서 필라델피아는 새로운 방식의 공격을 선보였죠.
일단, 브랜드의 포스트 업으로 공격이 시작되는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경기 초반 기선을 잡을 때에나 중요한 고비에서 이런 경우가 늘어났죠. 거기에 브랜드-밀러의 2 : 2가 선보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픽 앤 롤, 픽 앤 팝이 아니라 슬립을 포함한 다양한 2 : 2가 선보여졌고, 앞으로는 기브 앤 고 같은 보다 폭넓은 2 : 2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되어집니다. 즉, 로우 포스트에 확실한 득점원이 생기면서 팀 공격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죠.
거기에 스페이츠의 영입 또한 긍정적입니다. 스페이츠는 2 : 2가 소화 가능한 재원이며(대학시절부터 이 부분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또한 미들레인지 점퍼가 굉장히 좋은(특히 사이드라인 점퍼가 좋습니다.) 빅맨입니다.
기존에 웨버, 달렘베어 같이 점퍼 좋은 빅맨들을 활용하는 전술들을 많이 구사했던 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활용도가 많은 빅맨이죠. 즉,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한동안 비중이 줄었던 2-2-1 set 등의 모습이 다시 드러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전에 코버가 나간 이후 비중이 현저히 줄었던 전술들을 브랜드와 스페이츠의 영입으로 인해서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즉, 단순히 밸런스를 맞추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로우 포스트가 강해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 외곽 찬스 또한 늘어나게 된 것인데요.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보면 올 시즌에는 예년보다 외곽 찬스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팀의 오프 시즌 움직임이 좋다고 평가하는 것도 이런 것을 감안한 움직임이었기 때문인데요. 3점 슛 스페셜리스트로써 영입한 카림 러쉬, 도니엘 마샬 뿐 아니라 로얄 아이비도 작년 시즌 32.7%라는 준수한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었고, 이번 프리시즌에서 세 선수는 모두 준수한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면서 기대를 충족시켜주었습니다.(마샬 : 50%(7-14), 아이비 : 40%(2-5), 러쉬 : 38.5%(5-13))
제이슨 스미스라는 7-foot 센터가 아웃된 것은 정말 아쉽지만, 테오 레틀리프를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그 빈자리를 메웠다는 점도 좋은 움직임으로 평할 수 있죠. 그는 스미스의 빈자리인 골밑 수비에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프리시즌 블락샷 : 평균 1.4개)
작년 시즌 유독 3점 슛이 안 좋았던 것은 코버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였지만, 또한 워낙에 로우 포스트 득점력이 저조해서 외곽에 찬스가 나지 않았던 것도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브랜드, 스페이츠의 가세로 작년 대비 상당히 로우 포스트 득점력이 상승하였고, 그 덕분에 오픈 찬스도 많이 날 것으로 생각되어 지구요. 작년보다는 나아진 외곽 능력을 보여줄 거라 생각이 됩니다.
이궈달라와 영의 슈팅 능력 향상, 러쉬, 마샬, 아이비의 영입은 이런 상황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 보이는데요. 여기에 루이스 윌리암스가 기복을 줄여준다면 그 것은 정말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입니다. 물론 필라델피아는 외곽에만 얽매이는 팀이 아닙니다. 리그 내 어떠한 팀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저돌적이며, 적극적으로 로우 포스트 공략을 하는 팀입니다.
하지만, 보다 많아질 외곽 찬스와 그것을 마무리할 수 있는 선수들의 영입은 로우 포스트 공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브랜드의 영입으로 인해서 달라진 것들. 그 다섯 번째. 수비
사실 작년을 기점으로 수비는 이미 수준급으로 올라섰습니다.
필라델피아로 온 이후 모리스 칙스 감독과 모제스 말론 코치를 만나면서 현저한 기량 상승을 보여준 레지 에반스와 한 시즌이 지나면서 조직력을 갖추게 된 필라델피아 멤버들이 뭉쳐서 만들어낸 디펜스 조직력은 가히 대단했습니다.
1선에서 무수한 턴 오버를 양산하였고,(스틸 4위, 턴 오버 유발 6위) 허용한 실점은 적었습니다.(득점 허용 6위) 2006-07 시즌 후반기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팀의 수비력이 작년 시즌 에반스 영입과 맞물려서 드디어 본궤도에 올라선 것이죠.
특히, 에반스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는데, 헬핑과 로테이션에 큰 약점을 보이는 달렘베어를 골밑에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면서 2선에서의 압박과 헬핑 디펜스, 스틸, 리바운드까지 각 부분에서 정말 감초 같은 활약을 해주었습니다.(23.2분 출장, 7.5개 리바운드(2.8개의 오펜스 리바운드), 1.1개의 스틸) 단 23분 출장에 평균 1개가 넘는 스틸 개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수비 범위는 정말 넓었는데요.
하이 포스트와 로우 포스트를 넘나들면서 수시로 압박을 해주었고, 빈자리를 메워주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활약이었죠. 작년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이궈달라와 에반스를 빼놓으면 얘기가 안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엘튼 브랜드를 영입했습니다. 이것은 바로 에반스의 벤치 행을 의미하는 것인데요. 이것은 팀 디펜스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요.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면 수비는 오히려 업그레이드가 될 확률이 큽니다.
브랜드는 통산 평균 0.9개에 빛나는 스틸을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특히 부상 전이었던 05-06시즌, 06-07 시즌에는 1.0개의 스틸을 기록했죠. 즉, 에반스만큼이나 수비 범위가 넓고, 헬핑에 능한 선수라는 것인데요.(물론 스틸 능력이나 전방위 수비 범위 커버는 단 23분 출장에 무려 1.1개의 평균 스틸을 기록한 에반스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보여 집니다.) 거기에 통산 2.1개에 빛나는 블락 능력은 그의 수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입니다.
작년 시즌 에반스는 헬핑과 로테이션에 있어서는 정말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사실 작은 키로 인해서 대인 마크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더욱이 블락 능력이 없기 때문에(통산 0.2개) 침투해오는 선수들의 커버링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에반스에 버금갈 만큼 수비 범위가 넓고, 블락 능력까지 가진 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의 수비를 한 단계 더 진화시켜 줄 것입니다. 더욱이, 에반스는 작년 시즌 후반기에 이르러 벤치에서 출장하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독 활력소가 부족한 선수 구성을 가진 필라델피아였기 때문에 그의 벤치 에너자이저로써의 모습은 팀에 큰 힘이 되어주었죠.
올 시즌에도 그의 출장시간에는 큰 변화는 없을 듯 보이고(에반스는 작년 시즌 센터로써도 많은 시간을 소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벤치 행은 팀에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다만, 시즌 초반에는 팀 내 수비가 상당히 난항을 겪을 확률이 큽니다. 에반스 또한 필리의 수비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에는 거의 두 달 가까이가 소모되었고, 또한 달렘베어는 유독 파트너의 성향을 타는 선수입니다.
작년 시즌 에반스는 성격상이나 플레이상으로 그에게 최상의 파트너였지만, 브랜드는 팀에서 에이스를 기대하는 선수입니다. 달렘베어는 로우 포스트에서 자신이 중심이 되지 못하면 유독 슬럼프를 잘 겪는 선수이며,(압박감을 유독 많이 받으며, 대 선수 곁에서 주눅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 또한 그러한 슬럼프에 빠지면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례로 웨버와 파트너가 되어 풀타임으로 보낸 첫 시즌 유래 없는 슬럼프에 빠졌다가, 웨버가 트레이드된 이후 시즌부터는 최고의 커리어를 보내었다는 점만 보아도 그의 성향을 알 수 있죠.
이번 프리시즌에도 이러한 양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 모습입니다. 19분 출장에 5.5점, 4.5리바운드, 0.25 블락에 그쳤는데요. 물론 부상이 있었고, 그 덕분에 출장도 4경기에 그쳤지만, 실제 경기를 봐도 움직임이 약간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플레이 수준이 천향지차인 선수인 만큼 올 시즌에는 그러한 문제점을 훌륭히 이겨내어 주면 좋겠는데요. 다행인 것은 브랜드가 상당히 조용하면서도 친화적인 성품을 가진 선수라는 점과 플레이 성향이 작년 에반스와 마찬가지로 달렘베어와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달렘베어가 브랜드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레틀리프에게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죠. 즉, 달렘베어는 공수에서 작년과 같은 롤을 올 시즌에도 그대로 가져갈 확률이 높고, 이러한 부분은 달렘베어와 브랜드의 콤비네이션이 잘 맞아들어 갈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는 것이라 봅니다.
초반에는 고생할 확률이 크지만, 작년 에반스가 그러하였듯이 시즌이 지날수록 시너지 효과를 내는 콤비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브랜드는 에반스와는 달리 달렘베어의 치명적인 약점인 1선 헬핑시 뒷공간을 견제하지 못한다는 점을 적절히 커버해줄 수 있는 뛰어난 블락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거는 기대가 더욱 큽니다.
작년 시즌 필라델피아 수비의 최고 약점은 그린의 작은 키와 로테이션 미숙, 스크린 대처 부족으로 인해서 생기는 미스 매치와 오픈 찬스를 메우기가 용이치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밀러가 다소 발이 느려 1선 압박이 뚫릴 경우 빅맨들이 커버를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에반스가 커버를 들어올 경우에는 괜찮았으나 달렘베어가 커버를 들어오게 되면 그 미숙한 뒷공간 견제로 인해서 필연적으로 로우 포스트에 공간이 생긴다는 문제점도 있었죠.
하지만, 영의 스몰포워드 포지션 이동, 브랜드의 가세는 이러한 약점을 최소화시켜줄 겁니다.영은 그린보다 대인 방어 능력은 떨어지지만 헬핑 능력과 로테이션 소화 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선수이며, 또한 이궈달라가 슈팅 가드 포지션으로 이동하면서 얻게 되는 1선 압박 강화와 스크린 대처능력 향상은 보다 탄탄한 수비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이런 점들로 인해서 달렘베어의 1선 헬핑은 작년 시즌보다 그 빈도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며, 또한 달렘베어가 헬핑을 들어가더라도 브랜드의 뛰어난 블락 능력은 뒷공간을 커버하게 하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작년보다 한층 더 강화된 수비를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이유입니다.
마치며...
엘튼 브랜드의 영입은 단순한 슈퍼스타의 영입으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는 필라델피아가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이며, 그렇기 때문에 팬들은 그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당장 전반기에는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이 최고조로 올라서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만큼 현재의 필라델피아는 해결해야 될 부분이 많으며, 아직 미완의 대기라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점차 해결되어지고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묶여질 때, 필라델피아는 다시금 작년에 못지 않은 큰 돌풍을 불러올 수 있을 거라 생각되어 지구요. 언제나 전반기보다는 후반기에 강했던 뒷심의 팀. 수차례나 후반기 대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손에 넣었던 근성의 팀인 필라델피아의 올 시즌 또한 그러한 전통이 지속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불안 요소들의 대부분이 해결되기 어려운 난제가 아니라 이미 해결되어지기 시작한 것들이라는 점이 긍정적이네요. 올 시즌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고, 내년보다 내후년이 기대되는 팀. 필라델피아 76ers. 그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지난번에 이어 통계를 이용하여 2007-08 시즌을 돌아보는 글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즌의 센세이션 중 하나였던 올랜도 매직의 성장에 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숫자와 도표가 좀 나오는 글이라 지루해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하려고 애쓰기는 했는데, 그래도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올랜도의 성공, 그 원인은 ?
다들 아시듯이 지난 시즌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올랜도 매직의 약진이었습니다. 전 시즌까지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최정상급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던 드와이트 하워드의 포텐셜이 폭발하면서, 올랜도는 정규시즌에서 당당히 동부 3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시즌 초에는 2006-07 시즌처럼 초반에만 잘 나가다가 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종성적 52승 30패로 전해보다 12승을 더 올리면서 이런 우려 역시 잠재워 버렸습니다. 이런 성적 상승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 물론 하워드의 성장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20밀리언의 사나이' 라샤드 루이스와 30밀리언급의 활약을 했다는 말을 들은 히도 터콜루도 중요한 요인인 것은 분명합니다. 자미어 넬슨과 카를로스 아로요도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하지만 전해보다 못해진 점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골밑이 텅 비어버렸다는 것이었지요. 다르코 밀리치치와의 재계약에 실패했고 토니 배티는 부상중이어서, 선발 라인업에 제대로 된 파워포워드가 없었습니다. 루이스나 터콜루는 키는 크지만 제대로 된 빅맨이라고 할 수 없고, 덕분에 올랜도의 골밑은 거의 하워드 혼자서 지킬 수밖에 없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아직도 올드스쿨 농구의 신봉자입니다. 요즘 아무리 런앤건이 득세한다고 해도 농구는 역시 골밑싸움이라고 믿는 고리타분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요. 그런 생각인지라 골밑이 허전한 팀이 잘 나가던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옛날 일을 돌이켜 보면, 하워드보다 더한 괴물이었던 샤킬 오닐도 호레이스 그랜트라는 골밑의 지원군을 얻은 다음에야 파이널에 오를 수 있었지 않았던가요? 무엇보다도 올랜도의 밴 건디 감독님부터가 빅맨이 없어서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팀은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니, 확실히 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80년대 농구와 2000년대 농구의 차이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고 있었습니다. 혹시 7-80년대에 우리 나라 농구의 스타일이었던 싱글 포스트 게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지 해서 이리저리 뒤져보았는데, 별로 신통한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그동안 리그의 골밑이 약해진 것은 아닐까 ?
생각해 보면 그럴 법도 합니다. 80년대나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질식수비를 자랑하는 골밑을 가진 팀들이 많았고, 성적도 좋았습니다. 셋이 합쳐 30개 가까운 리바운드를 자랑했던 패리쉬-맥헤일-버드의 인사이드나, 일단 들어가면 몸 성히 나오기는 힘들 것 같던 배드 보이스의 골밑, 유잉과 오클리가 지키던 뉴욕의 로포스트는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지요. 흔히 센터없는 농구라고 알고들 계시는 시카고의 골밑도 조던과 피펜이 수시로 달려들기 때문에 실제로는 3-4명이 로포스트를 지키는 철벽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 30개나 되는 팀이 있지만 빅맨 두 명이 모두 터프한 수비수인 팀은 별로 떠오르지 않는군요.
그뿐이 아닙니다. 80년대 초반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그 시절에는 가드들도 지금보다는 골대 가까이에서 플레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심지어는 코트 위의 선수 10명이 모두 페인트존 안에 들어가 있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요. 이렇게 되면 로포스트에 공격수들이 늘어나게 되고, 골밑 몸싸움도 치열해지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하지만 요즘 경기에서는 이런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요즘 NBA는 옛날보다 골밑이 약해진 것일까요 ? 현재 구할 수 있는 옛날 경기들을 통해 확인해 본 바로는 그런 것 같습니다.
1979년 10월 12일 LA 레이커스와 샌디에고 클리퍼스의 경기(매직 존슨의 NBA 데뷔전)중의 한 장면. 양 팀 10명의 선수들이 모두 페인트존 안에 들어와 있다.
통계를 찾아보자
이 점을 좀 더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통계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가장 정확한 것은 게임을 직접 보는 것이지만, 현재 볼 수 있는 옛날 경기들은 극히 일부이고 그조차도 다 보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직접 본 경기가 몇 개 안 되는 이상, 이것이 당시의 리그 전체를 대표한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통계를 이용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숫자 자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그것을 선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왜곡될 수 있으니까요. 때로는 자기 자신조차도 속일 수 있는 것이 통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신중하고 정직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자세를 가지고 80년대 이후의 리그 전체의 스탯을 살펴보다 보니 재미있는 점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점을 소개하고 생각해 보려는 것이 실은 이 글의 목적입니다.
"표준 게임" = 85번의 야투 시도
서로 다른 시대의 통계수치를 비교할 때에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는 문제이지만, 과거와 현재의 리그를 비교할 때 게임당 평균 수치를 그대로 사용하기는 곤란합니다. 옛날 경기들은 지금보다 훨씬 템포가 빨랐기 때문에 더 많은 공격이 이루어졌고, 따라서 대부분의 수치들이 지금보다 높게 나오니까요. 이 점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흔히 공격 시도 횟수라고 볼 수 있는 포제션이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100포제션 당 수치를 계산하기도 하는데, 이 개념이 실은 정확한 것이 아니라 근사치이고, 공식 자체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어서(기회가 되면 소개할 생각입니다) 마음에 걸리더군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공격 시도 횟수 대신에 야투 시도 횟수를 이용한다면 그런대로 가까운 값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래 표에 나오게 될 지난 28시즌의 1경기당 야투 시도 횟수의 평균을 내 보았더니 84.48회가 되더군요. 이 값에 비교적 가까운 정수인 85회를 기준으로 하여, "야투 시도 85회당 통계"를 계산한 것입니다. 옛날에는 1게임당 야투 시도가 이보다 많았고 요즘은 이보다 적으니까, 말하자면 야투 85번은 지난 28시즌 동안의 "표준 게임"이라고 간주할 수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이지요.
80년대 이후의 리그 평균치
그렇게 만든 것이 아래 표입니다. 수치는 basketball-reference.com를 참조했습니다. 표의 가로폭에 제한이 있어서 주목할 만한 수치만을 실었습니다.
LEAGUE AVERAGES (Per 85 field goal attempts)
Season
FG
FG%
3P
%
3PA
%
3P%
ORB
DRB
TRB
BLK
PTS
1979-80
40.9
0.481
0.73
2.14
2.60
3.05
0.28
14.1
28.0
42.1
4.97
102.5
1980-81
41.3
0.486
0.48
1.39
1.95
2.29
0.25
14.0
27.8
41.8
5.11
103.9
1981-82
41.7
0.491
0.58
1.65
2.20
2.58
0.26
13.8
28.1
41.9
5.17
104.6
1982-83
41.3
0.485
0.51
1.48
2.14
2.52
0.24
14.1
28.1
42.2
5.31
102.9
1983-84
41.8
0.492
0.57
1.63
2.29
2.69
0.25
13.7
27.7
41.4
5.10
105.9
1984-85
41.7
0.491
0.85
2.41
2.99
3.52
0.28
13.7
27.8
41.5
5.07
105.7
1985-86
41.4
0.487
0.90
2.56
3.20
3.77
0.28
13.6
28.2
41.8
5.04
105.7
1986-87
40.8
0.480
1.37
3.89
4.53
5.33
0.30
14.1
28.1
42.1
5.29
105.2
1987-88
40.8
0.480
1.54
4.40
4.84
5.70
0.32
13.8
28.3
42.0
5.22
104.8
1988-89
40.6
0.477
2.02
5.80
6.26
7.36
0.32
13.9
28.1
42.0
5.10
104.3
1989-90
40.5
0.476
2.13
6.12
6.44
7.57
0.33
13.5
28.6
42.1
4.94
104.4
1990-91
40.3
0.474
2.22
6.44
6.97
8.20
0.32
13.6
28.5
42.2
5.12
103.6
1991-92
40.2
0.472
2.46
7.19
7.43
8.74
0.33
14.0
28.5
42.5
5.36
102.5
1992-93
40.2
0.473
2.98
8.58
8.85
10.41
0.34
13.6
29.0
42.7
5.16
104.1
1993-94
39.6
0.466
3.31
9.73
9.96
11.71
0.33
14.0
29.3
43.3
5.27
102.2
1994-95
39.6
0.466
5.72
16.24
15.96
18.78
0.36
13.6
29.7
43.4
5.38
105.8
1995-96
39.3
0.462
6.24
17.76
17.01
20.02
0.37
13.4
30.4
43.7
5.37
105.5
1996-97
38.7
0.455
6.48
18.73
18.00
21.17
0.36
13.6
30.5
44.0
5.27
103.9
1997-98
38.3
0.450
4.68
13.78
13.55
15.94
0.35
13.9
30.4
44.3
5.41
101.9
1998-99
37.2
0.437
4.85
14.61
14.30
16.83
0.34
13.7
31.6
45.3
5.39
99.5
1999-00
38.1
0.449
5.01
14.90
14.19
16.70
0.35
12.9
31.6
44.4
5.37
100.9
2000-01
37.6
0.443
5.11
15.32
14.46
17.01
0.35
12.6
32.1
44.8
5.54
100.0
2001-02
37.8
0.445
5.46
16.40
15.42
18.14
0.35
12.8
31.6
44.3
5.46
99.9
2002-03
37.6
0.442
5.40
16.20
15.45
18.18
0.35
12.7
31.8
44.5
5.27
100.1
2003-04
37.3
0.439
5.52
16.65
15.90
18.70
0.35
12.9
32.1
44.9
5.39
99.5
2004-05
38.0
0.447
5.92
17.28
16.67
19.61
0.36
12.7
31.6
44.3
5.15
102.8
2005-06
38.6
0.454
6.17
17.72
17.19
20.23
0.36
12.0
32.0
44.1
5.05
104.4
2006-07
38.9
0.458
6.48
18.45
18.06
21.25
0.36
11.9
31.9
43.8
4.92
105.3
※ 3P와 3PA 오른쪽의 % 수치는 각각 전체 야투에서 3점슛이 차지하는 비율과 전체 야투 시도에서 3점슛 시도가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이미 말했듯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골밑 때문이지요. 따라서 표를 만들면서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은 샷블록 수치였습니다. 과거 리그의 골밑이 지금보다 터프했다면 샷블록 수치가 더 크게 나와야 할 것이라는 가정을 한 것이지요. 하지만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야투 시도 85개를 기준으로 볼 때 리그의 샷블록 수치는 과거와 현재 사이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신 눈에 띈 것은 공격 리바운드 수의 감소입니다. 1979-80 시즌에는 1 표준 경기당 14.1개였던 것이 지난 시즌에는 11.9개로 2개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2시즌 동안 이 수치가 갑자기 크게 줄어든 점이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골밑에서의 몸싸움이 덜 치열해졌다는 어느 정도의 근거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3점슛의 시도와 성공 횟수입니다. 3점 라인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1979-80 시즌에는 표준 경기당 2.60번의 3점을 시도해서 0.73번 성공했었지만, 지난 시즌에는 같은 야투 시도 동안에 18.06번의 3점을 던졌고 그 중 6.5개가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한 시즌 동안 리그의 각 팀이 던진 3점슛의 평균 갯수를 따져보면 1979-80 시즌에는 227회, 지난 시즌에는 1389회입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이라지만 참으로 엄청난 증가입니다.
그런데 3점슛의 증가와 인사이드가 관계가 있을까요 ? 잠시 생각해 보면 분명히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격 선수들이 3점슛을 던지는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외곽으로 나가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슛이 세 개에 하나 꼴로만 들어간다면 수비수도 외곽으로 나가서 수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페인트존 부근이 비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옛날 경기를 보면 가드들이 3점 라인보다 한두 걸음 안쪽에서 슛을 던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 슛이 시대가 지나면서 3점슛으로 변했다고 생각하기만 해도, 현재의 가드들은 수비할 때 옛날보다 1미터 정도는 골밑에서 멀어진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인사이드는 상당히 한산해집니다. 적어도 조던이나 피펜처럼 로포스트에 도움수비를 하러 가는 일이 옛날보다는 힘들어진다는 의미이지요.
하지만 3점슛이 골밑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3점슛을 던지는 것은 가드들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포워드가 던지는 3점, 그 의미
아래 표는 지난 25년 간의 3점슛 시도 갯수와 비율을 포지션별로 나누어 집계한 것입니다. 이미 나와 있는 통계가 없어서 직접 작성한 것이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5년 간격으로 만들습니다. (역시 basketball-reference.com의 수치들을 참조했습니다.)
Season
Guards
Forwards
Centers
Total
3PA
%
3PA
%
3PA
%
1981-82
3405
79.04
767
17.80
136
3.16
4308
1986-87
6482
72.73
2294
25.74
137
1.54
8913
1991-92
11790
69.77
4708
27.86
400
2.37
16898
1996-97
29001
72.61
10503
26.29
439
1.10
39943
2001-02
22536
64.25
12314
35.11
224
0.64
35074
2006-07
26736
64.16
14793
35.50
142
0.34
41671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25년이 지나면서 포워드들의 3점 시도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총 3점 시도 중 35.5퍼센트가 포워드들이 던진 것입니다. 평균을 내자면 한 경기당 한 팀에서 6개 정도의 3점슛을 포워드들이 던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3점을 던지는 것은 주로 스몰포워드이지만 파워포워드 중에서도 3점슛을 즐기는 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빅맨이 3점을 던지러 외곽으로 나가게 되면 골밑이 비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실제 상황은 표에서 보는 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그 이유는 센터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지요. 적어도 위에서 참조했던 basketball-reference.com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통계를 내면서 알게 된 것인데, 지난 시즌에 이 사이트에서 센터로 분류한 선수는 58명, 포워드는 206명이었습니다. 반면 1981-82 시즌에는 센터는 65명, 포워드는 125명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리그의 팀 숫자가 23개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25년 동안 1팀당 거의 센터 1명이 줄어든 것입니다. (2.83명에서 1.93명으로) 당연히 두 명의 빅맨이 모두 포워드인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그 선수들이 3점을 던지러 외곽으로 나가게 되면 골밑이 허술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몰포워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들은 스몰포워드가 외곽슛 전문 슈터인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지만, 옛날 경기들을 보면 스몰포워드라는 포지션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페인트존을 중심으로 안팎을 오가는 포지션이었습니다. 지금은 2, 3번 포지션을 묶어 스윙맨이라고 부르고, 그러다 보니 3번까지가 백코트인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전통적인 구분에 따르면 백코트는 두 명의 가드만을 가리키는 말이고, 스몰포워드는 파워포워드, 센터와 함께 프론트코트에 속합니다. 80년대의 3번들 중에도 외곽슛에 능한 선수들이 적지 않지만, 당시 경기를 보고 있으면 이런 선수들도 수비시에는 세 번째 빅맨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요즘처럼 3번 포지션에 보웬이나 배티에 같은 스윙맨 전담 수비수가 있는 경우도 옛날에는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조던을 비교적 잘 막던 전문 수비수들(조 듀마스, 크레이그 일로, 제럴드 윌킨스) 중에서 주 포지션이 3번인 선수는 기억나지 않네요.
정리해 보자면, 스몰포워드의 가드화와 빅맨들의 3점 선호 경향으로 인해서 리그의 골밑은 20여년 전에 비해 터프함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요즘 빅맨들의 개인 능력이나 터프함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선수들의 슈팅 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게임의 구조 자체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3점슛 거리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은 94년에서 97년까지의 결과로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80년대의 리그에서 수비수들은 (가드이든 센터이든) 페인트존 부근에서 수비를 펼쳤다면, 현재의 리그에서는 페인트존과 3점 라인 사이가 수비 선수의 주 활동 무대가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공간에서 3점을 던지는 선수를 막으러 갈 것이냐 인사이드에 더블팀을 들어갈 것이냐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좋은 외곽 수비수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덧붙여 말하자면, 예전에 비해 현재의 리그에서 더블팀 수비의 효력이 줄어든 것도 3점슛의 증가로 인한 것처럼 보입니다. 더블팀을 들어오는 선수가 전보다 골대에서 더 먼 곳에서부터 뛰어들어와야 하고, 따라서 공을 가지고 있는 인사이드의 빅맨에게는 킥아웃할 시간과 여유가 조금 더 생기게 되니까요.
올랜도의 성공 비결
이제 올랜도 이야기로 돌아가 보지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들을 통해 올랜도의 성공 비결 하나를 추정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 시즌과 비교할 때 지난 시즌 올랜도에는 빅맨 하나가 줄어들었지만, 대신 2명의 3점슈터가 늘어났습니다. 루이스의 가세는 물론이고, 3점슛을 거의 던지지 않던 그랜트 힐이 떠난 후 슈팅가드 자리에 들어오는 보건스와 에반스가 모두 준수한 외곽슛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파워포워드는 없지만 수비시에는 대괴수 하워드가 보통 수준의 빅맨 1.5명의 몫을 해 주고 있고, 공격시에는 언제든지 3점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세 명이나 되니 수비가 밖으로 빠지면서 빈 자리가 생기는 인사이드는 하워드의 놀이터가 되는 것입니다. 공격에 능한 빅맨을 두 명씩 데리고 있는 팀이 거의 없는 실정이니, 1.5(하워드)+0.5(히도)+@(루이스)로도 아쉬운 대로 인사이드를 꾸려갈 수 있었던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팀 구성으로는 정규시즌보다 수비가 훨씬 빡빡해지는 플레이오프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지난 시즌에 잘 드러났습니다. 레이커스나 클리퍼스, 블레이저스처럼 뛰어난 빅맨 두 명을 가진 팀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시스템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밴 건디 감독은 올해 다른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까요 ?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지만, 시범경기만으로 보면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더구나 부상에서 회복되어 활약을 기대했던 배티가 시범경기중에 다시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으로 보아, 올랜도는 올해에도 이 변칙 포메이션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특급 센터를 가지고도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하는 독특한 팀 구성의 올랜도 매직, 과연 이번 시즌에는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요 ? 어찌되었든 간에 리그의 골밑 사정은 옛날과는 다른 것이 사실인 것 같고, 올랜도는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1부 - 들어가며, 오프 시즌 다시 보기 2부 - 누가, 얼마나 뛸 것인가? 3부 - 일문 일답 4부 - 스케줄 정리
*모든 시각은 현지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11월 (10월 29일 ~ 11월 28일) 총 15경기 - 홈: 7 (동부:3, 서부:4), 원정: 8 (동부:1, 서부:7) // 동부:서부 = 4:11
시즌 초반 스케줄이 그리 친절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백투백(이틀 연속 경기를 갖는 것) 원정 경기로 시즌을 시작하게 될 호네츠다. ("골든스테이트-피닉스") 이 기간 동안 호네츠는 무려 5번의 백투백을 치러야 한다. 이것은 총 15경기 중 10경기가 백투백로 치러진다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골든스테이트-피닉스 이 후로도 "샬럿-마이애미"(11월 7, 8일), "포틀랜드-휴스턴"(11월 14, 15일), "오클라호마-오클라호마"(11월 21일, 22일), "덴버-포틀랜드"(11월 27일, 28일) 를 상대하게 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전력의 우세를 자신할 수 있는 오클라호마와의 경기가 연이어 백투백 경기로 배정되어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한 차례의 백투백 스케줄을 편하게 치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포틀랜드와 백투백 스케줄이 두 번 겹쳐있는 것도 재미있는 일정.
원정 2연전으로 이 달을 시작하여, 원정 3연전으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유쾌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것은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는 지적일 뿐, 전력상으로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팀들과의 경기가 많이 준비되어 있기에 스타팅 멤버들의 출장 시간을 원활하게 조절 할 수 있다면, 초반 승수 챙기기에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관심 경기 : 11월 21일 vs 오클라호마 (원정)
불과 두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클라호마 시티를 임시 연고지로 사용했던 호네츠. 열광적인 환호를 뒤로 한 채 뉴올리언즈로 돌아온 그들은 어느 덧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팀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원정팀이 되어 오클라호마를 다시 방문할 것이다. 이날의 경기는 뉴올리언즈가 원정 경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오클라호마를 방문하는 날이다. 오클라호마 팬들은 원정팀이 되어 돌아온 뉴올리언즈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12월 (12월 3일 ~ 30일) 총 13경기 - 홈: 8 (동부:2, 서부:6), 원정: 5 (동부:4, 서부:1) // 동부:서부 = 6:7
다소 여유 있는 홈3연전으로 시작되는 12월이다. 피닉스와의 첫 경기만 잘 이겨낸다면 3연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스케줄. 하지만 그 뿐이다. 이 후로 "보스턴-토론토-멤피스"(12월 12일, 14일, 16일) 로 이어지는 3연속 원정 경기가 예정되어 있으며 그 직 후에 샌안토니오와의 시즌 첫 경기가 준비되어 있다. 샌안토니오를 만나기 직전 백투백의 첫 경기로 멤피스와의 경기를 갖는다는 것 정도가 위안거리. 피닉스, 보스턴, 토론토, 샌안토니오, 레이커스, 올랜도, 휴스턴을 모두 만날 수 있는 12월은 다소 난항이 예상되는 한 달이다. 관심 경기 - 12월 25일 vs 올랜도 (원정)
뉴올리언즈가 전국구 인기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경기. 올랜도와의 크리스마스 데이 경기가 준비되어 있다. 당연히 전국 중계가 예정된 경기로 드와잇 하워드와 타이슨 챈들러의 골밑 싸움이 볼 만할 것이다. 하지만 쉽게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바, 과연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길 팀은 어느 쪽이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크리스 폴은 자신의 크리스마스 데뷔 무대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까?
1월 (1월 2일 ~ 31일) 총 16경기 : 홈: 7 (동부:4, 서부3:), 원정: 9 (동부:2, 서부:7) // 동부:서부 = 6:10
NBA 보는 재미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점인 1월. 하지만 뉴올리언즈 팬들에게는 가장 힘든 한 달이 될 지도 모르겠다. 서부 4연속 원정 경기로 시작하는 1월은 이 후 3연속 원정 경기를 포함, 총 9차례의 원정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1월의 시작을 여는 "포틀랜드-덴버-레이커스-유타"(1월 2일, 3일, 6일, 7일) 와의 원정 경기는 쉬어갈 곳이 하나 없는 힘든 스케줄이며 이들 외에 원정 경기를 갖게 될 팀들 역시 "댈러스, 클리블랜드, 디트로이트, 샌안토니오" 등 리그의 강호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댈러스와의 경기 직 후 "클리블랜드-디트로이트" 와의 백투백 경기가 예정된 1월 14일 ~ 17일 동안의 3연속 원정 경기는 그야말로 악전고투가 예상된다. 지난 시즌의 1월은 9연승을 포함하여 12승 2패를 기록, 뉴올리언즈의 순위 싸움에 가장 큰 공헌을 했던 시기로 기억되고 있으나 올 시즌의 1월은 시련의 시기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관심 경기 - 1월 7일 vs 유타 (원정)
어느새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 자리를 두고 다투게 된 폴과 데론 윌리암스의 라이벌전. 뉴올리언즈와 유타의 첫 경기가 펼쳐진다. 만장일치에 가까운 득표로 신인왕을 거머쥐며 크리스 폴이 한 발 앞서나가자, 두 번째 시즌에는 PO에서의 엄청난 활약을 통해 데론 윌리암스가 그 평가를 뒤집었고, 세 번째 시즌에는 MVP 포스를 보이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급부상한 폴이 다시 한 발 앞서나가는 형국이다.
과연 올 시즌 그들의 첫 만남은 어떤 승부가 펼쳐질 것인지, 수많은 NBA 팬들의 시선이 모아질 법한 경기다.
2월 (2월 2일 ~ 27일) 총 13경기 : 홈: 8 (동부:5, 서부:3), 원정: 5 (동부0:, 서부5:) // 동부:서부 = 5:8
2월에는 올스타 주간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흔히 시즌 전, 후반의 경계로 삼는 무렵이 바로 2월이다. 뉴올리언즈의 2월은 다소 편안한 올스타 주간 이전의 스케줄과, 다소 까다로운 올스타 주간 이후의 스케줄로 나눠 볼 수 있겠다. 올스타 주간 이전에는, 비록 보스턴과의 경기가 포함되어 있으나 6경기 중 5경기를 홈에서 치르게 되어, 차분히 승수를 챙길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그러나 올스타 주간 이후에는, 7경기 중 4경기가 원정 스케줄로 예정되어 있으며 올랜도, 레이커스, 유타, 디트로이트 같은 강호들과의 경기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관심 경기 - 2월 11일 vs 보스턴 (홈)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이 뉴올리언즈를 방문한다. 이 날이 지나면, 그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파이널 무대까지 진출해야 한다. 그나마도 보스턴이 파이널 진출에 실패하면 다시는 홈코트에서 PGA 투어 멤버들을 볼 수 없다. 지난 시즌 양 팀은 각각 홈경기의 승리를 챙겨갔다.
3월 (3월 1일 ~ 31일) 총 16경기 - 홈:8 (동부:0, 서부:8), 원정: 8 (동부:7, 서부:1) // 동부:서부 = 7:9
지금까지 글을 읽어 내려온 뉴올리언즈 팬 분이 계신다면 슬슬 짜증을 느끼실 지도 모르겠다. "그럼 도대체 편안한 한 달은 언제란 말이야?" 자! 기다리던 시기가 드디어 왔다! 시즌 후반기의 엑기스라 할 수 있는 3월은 뉴올리언즈에게 희망의 한 달이 되어줄 것이다.
16경기라는 적지 않은 숫자를 소화하는 동안 b2b 경기는 단 두 차례. 비록 4연속 동부 원정 경기가 예정되어 있으나 그리 부담스러운 상대는 찾아볼 수 없다. ("애틀란타-워싱턴-밀워키-시카고") 필라델피아, 댈러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같은 강호들과의 경기도 예정되어 있으나 각각 2일, 5일, 16일, 29일로 넉넉한 기한을 두고 경기를 대비할 수 있는 상황. 한 경기 한 경기에 전력을 다할 수 있을 전망이다. 3월 동안 얼마나 많은 승수를 챙길 수 있느냐에 따라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의 홈코트 어드밴티지와 시드 배정에 대한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관심 경기 - 3월 14일 vs 시카고 (원정)
데릭 로즈와 크리스 폴의 두 번째 대면식이 시카고에서 있을 예정이다. 루키인 로즈가 어느 정도 리그에 대한 적응을 마친 상태에서 맞붙게 될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해서 폴과의 1차전이 끝난 뒤에 펼쳐질 경기이기에 좀 더 재미있는 승부를 기대해도 될 것이다. 물론 당장의 대결에서 폴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뉴올리언즈의 4연속 동부 원정 마지막 경기로 치러질 예정이니 베테랑인 폴에게 적절한 페널티가 주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21세기 최고의 가드 자리를 두고 펼치는 두 젊은 선수들의 경쟁을 지켜보자.
4월 (4월 1일 ~ 15일) 총 9경기 - 홈: 3 (동부:0, 서부:3), 원정: 6 (동부:1, 서부:5) // 동부:서부 = 1:8
앞서 1월을 시련의 계절이라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시련을 넘어 처절한 스케줄이 준비되어 있는 4월은 많은 뉴올리언즈 팬들을 한숨짓게 할지도 모른다. "피닉스-댈러스(원)-댈러스-휴스턴(원)-샌안토니오(원)" 로 이어지는 시즌의 마지막 5연전은 단연 압권.
지나치게 상향평준화 되어있는 서부 컨퍼런스의 특성상 시즌이 끝나는 순간까지 플레이오프 시드 배정과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놓고 치열한 순위 싸움이 계속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앞서 언급한 팀들은 모두 그 치열한 싸움의 한 가운데 있을 확률이 높은 팀들. 결국 마지막 5경기는 상황에 따라서 서로가 사력을 다해 맞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Wild Wild West, 그 끝은 어디인가... 관심 경기 - 4월 15일 vs 샌안토니오 (원정)
뉴올리언즈의 시즌 최종전은 샌안토니오와의 원정 경기로 결정되었다. 82경기라는 엄청난 스케줄의 마지막 경기이며, Wild Wild West 힘겨루기의 정점 서있는 경기이고,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경기이기에 결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한 판이 될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의 스페인 대표팀은 막강 라인업을 자랑했다. 파우 가솔,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 호세 마뉴엘 칼데론을 시작으로 신성 마르크 가솔, 리키 루비오에 이르기 까지 그 네임벨류의 화려함이란 미국을 제외하면 단연 돋보이는 팀이었다.
그렇지만 이 중에서도 스페인의 진짜 알짜배기 허슬 플레이어가 있었다. 그 선수는 아주 눈에 돋보이지는 않지만 각종 세계 대회에서 비중은 실로 컸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살림꾼이자 소금 같은 역할로 늘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카를로스 히메네즈다. 미국전에서 히메네즈를 잘 관찰했다면 알겠지만 예선전에서 스페인의 경기력이 가장 크게 바뀌었던 이유 중 히메네즈의 존재는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결정적일 때마다 강심장의 면모를 십분 발휘하며 미국의 런 앤 건을 기가 막히게 끊어내는 센스, 여기에 허슬 넘치는 플레이로 스페인의 상승세에 충분히 한 몫 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볼을 넘어지면서까지 스틸해내는 장면은 그야 말로 백미였고 이 선수의 근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 히메네즈가 얼마 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물론 스페인 농구협회에서는 히메네즈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2009년 유로바스켓 참가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76년생인 이 선수를 계속 끌고 갈 수 없는 일이다.
바로 이 히메네즈의 후계자로 지목받는 선수가 지금 소개할 86년생 6-8의 카를로스 수아레즈다. 빅토르 클레버와 함께.
카를로스 수아레즈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뛰고 있는 세르지오 로드리게즈와 함께 MMT 유소년 시절부터 콤비로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2004년 유럽 U-18 대회에서는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05년 유럽 U-20 대회에서는 실책으로 팀을 말아먹었던 세르지오를 대신해 마르크 가솔과 함께 스페인을 잘 이끌기도 했다.
MMT에서 수아레즈는 성인 무대로 올라온 이래 계속 경험을 쌓아 나갔다. MMT는 세르지오 로드리게즈가 나가면서부터 점점 성적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팀 역시 아슬아슬하게 강등권을 면하는 살얼음판 일정이 지속됐다.
비슷한 나이또래인 R&R 브라더스가 ACB를 장악하던 때에 수아레즈는 팀을 강등권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필사의 몸부림을 치며 희비가 교차했다. 성인 무대 데뷔 시절부터 청소년 레벨에서는 최고의 포워드로 손꼽혔던 그도 결국은 신인이였고 어렸기 때문에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한 때 NBA 드래프트넷이나 드래프트 익스프레스에서 이 선수의 순위도 오르 내렸지만, 출전 기회를 자주 못 잡았던 탓에 그의 이름은 어느새 잊혀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카를로스 수아레즈는 오프시즌 때마다 최선을 다해 연습에 매진했다. 이미 2005-2006 시즌부터 그의 피나는 노력은 시작되었고, 차츰 그의 실력은 향상됐다.
그 빛이 발한 것은 2006-2007시즌 리그 3년차가 되었을 때였다. ACB 정규시즌 31라운드 타우 세라미카전에서 그는 20득점 9리바운드(3오펜스),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타우는 ACB 최강팀이였고, 루이스 스콜라, 파블로 프리지오니, 티아고 스플리터 등 기라성같은 ACB의 스타들이 버티고 있는 팀이었다.
잊혀져가던 카를로스 수아레즈의 이름이 스페인 농구팬들의 머릿속에 다시금 강인하게 남기 시작했다. 20살 약관의 청년이 리그 최고 강호였던 타우 세라미카를 상대로 이 정도의 경기력을 보였던 것은 화려한 부활의 서곡을 울린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욱 더 자신을 채찍질한다.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되겠다‘라고 말이다. 2007-2008시즌 드디어 그는 팀의 주축으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이 당시 MMT 성적 역시 강등권의 기로에 섰고, 수아레즈도 기복을 보이면서 다시 팀의 기대를 저버렸다. 하지만 뒤늦게 26라운드부터 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그의 늦바람은 스페인 농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MMT 2부 리그 강등을 막은 1등 공신이 됐다.
정규시즌 26라운드부터 34라운드까지 수아레즈는 단 3번의 한자리 득점을 기록했을 뿐 대부분의 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넘기면서 평균 12.8득점 4.2리바운드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그가 왜 카를로스 히메네즈의 후계자인가‘를 제대로 각인을 시켜준 것이다. 당시 세르지오 산체스라는 선수와 함께 카를로스 수아레즈는 더블 S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R&R 브라더스와 함께 이 콤비의 플레이는 정말 대단했다. DKV 유벤투트와의 27라운드 경기에서 수아레즈는 8점차 패배를 당했지만 아이토 가르시아 리네즈의 강한 팀 디펜스를 뚫어버리며 24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당시 아이토는 수아레즈를 두고 "내가 보기에는 같은 나이때의 히메네즈보다 더 뛰어나다.수아레즈는 한 번 놔주면 걷잡을 수 없는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3라운드가 끝난 현재 수아레즈는 평균 12득점 6리바운드 1.4어시스트에 1스틸을 기록하면서 단번에 스페인 농구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팀 성적은 1승 2패로 저조하지만 2라운드까지 빌바오, 유벤투트 같은 비교적 전력이 강한 팀과 만나서 끝까지 접전을 펼치면서 5점차, 2점차 승부를 벌였던 걸 감안한다면 실로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해 2009년 유로바스켓부터 ‘히메네즈의 공백은 수아레즈와 클레버면 족하다‘라는 이야기가 솔솔 피어 나고 있다.
수아레즈의 장점은 역시 뛰어난 허슬과 한번 터지면 겉잡을 수 없는 폭발적인 슈팅이다. 슛 거리는 말 그대로 전 방위일 정도로 뛰어난 슈팅력을 자랑한다. 다양한 공격루트는 그만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공격력만큼은 3번으로서 최적인 셈이다. 또한 공수리바운드 가담도 경기 당 두 자리 수를 거뜬히 기록할 만큼 뛰어나다. 그만큼 몸을 사리지 않고 리바운드 참가에 적극적이다. 탄력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위치선정 능력이 타고난 선수이며 가드와의 2대 2 플레이 또한 뛰어난 편이다.
다만 역시 피지컬적으로 좀 약한 면모가 있고 수비력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허슬과 센스로 극복하고 있다. 잦은 기복도 그의 약점으로 꼽히며 아직까지 젊다 보니 마인드 컨트롤도 약하다는 평이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은 이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에게 맞설 수 있는 사실상의 넘버원 대항마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이제는 그 대항마를 목표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과도기에 들어섰다. 팔방미인 수아레즈를 꼭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1부 - 들어가며, 오프 시즌 다시 보기 2부 - 누가, 얼마나 뛸 것인가? 3부 - 일문 일답 4부 - 스케줄 정리
올 시즌 뉴올리언즈의 목표는?
최종 목표는 당연히 우승 아닐까? 리그에 참가하는 모든 팀들의 최종 목표는 결국 우승이다. 누구도 패배를 위해 플레이하진 않는다. 뉴올리언즈는 팀 내 에이스로 강력한 MVP 후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시즌 디비전 챔피언에 오른 팀이고, 그 치열한 서부 컨퍼런스 2위를 기록한 팀이며,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샌안토니오를 맞아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팀이다. 이런 팀이 우승을 넘보지 않는다면 대체 어떤 팀들이 우승을 목표로 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좀 더 겸손한 목표를 제시하라고 한다면,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결승 진출이라고 대답하겠다. 어찌 보면 지난 시즌 PO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한 팀이기에 당연한 목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문제다. 뉴올리언즈는 치열한 서부 컨퍼런스에 속한 팀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숨이 막힌다는 Southwest 디비전에 소속되어 있는 팀이다. 뉴올리언즈는 우선 레이커스, 샌안토니오, 유타, 휴스턴, 피닉스, 댈러스 등의 강호들과 함께 플레이오프 홈코트 어드밴티지 쟁탈전부터 치러야 할 형편이다. 바꿔 말하면, 저들 중 최소한 세 팀 이상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아니 좀 더 냉정히 말하면 저들 모두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이라고 장담 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서부 컨퍼런스다.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결승전 진출. 실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크리스 폴, 한계점에 도달한 것인가?
80경기 출장, 21.1 득점, 11.6 어시스트, 4.0 리바운드, 2.7 스틸, 2.5 턴오버, 필드골 48.8%, 자유투 85.1%, 리그 어시스트 1위, 리그 스틸 1위, 올스타 멤버, 올 퍼스트 팀 멤버, 디펜시브 세컨드 팀 멤버.
2007-08 시즌 크리스 폴이 이뤄낸 것들이다.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라는 타이틀은 당연한 것이었고, '전설'들과의 비교도 심심찮게 이어졌다. 이런 폴의 지난 시즌 활약을 보며 "자신의 능력을 120% 발휘한 것이다." 라는 평가를 내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기록상'으로는 최고의 시즌으로 남을지 모르겠으나, '농구 선수 크리스 폴'에게 있어서는 아직도 보완되고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가장 쉽게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외곽슛 능력이다. 그의 약점을 지적 할 때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폴의 외곽슛은 매년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성공률도 성공갯수도 데뷔 이 후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외곽슛 능력은 평이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그의 3점슛 성공률은 36.9% 로 리그 65위에 그쳤으며 3점슛 시도 개수 (249회, 67위), 성공 개수(92개, 68위) 모두 그저 그런 레벨에 그쳤다. 아이재이아 토마스, 케빈 존슨. 이들은 종종 폴과 비교되는 전설적인 선수들이다. 작고 빠르며 화려한 돌파를 즐기던 그들은 커리어 내내 수많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작은 체구로 끝없이 돌파를 시도해야 했으며, 수없이 코트를 나뒹굴었다. 그들의 통산 3점슛 성공률은 각각 29%. 30.5% 에 그쳤다. 만약 그들에게 정확한 외곽슛이라는 옵션이 더해졌다면, '전설'들의 커리어가 아주 조금이나마 더 길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는 것은 나뿐일까? 이미 폴의 통산 3점슛 성공률은 '전설'들의 그것을 뛰어넘고 있다.(33.7%) 하지만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가기 위해서는 보다 예리한 외곽슛 능력을 반드시 보완해야 할 것이다. 상상해보라, 3점슛을 자유자재로 성공시키는 크리스 폴을.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왼손 돌파에 대한 것이다. 조금 의아할 지도 모르겠다. 리그 최고의 드리블러인 폴에게 무려 "돌파"에 대한 지적을? 하지만 분명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이것이 단순한 왼손 드리블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왼손 드리블은 오른손 드리블과 전혀 차이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수준에 올라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왼손을 이용해 돌파를 "마무리"하는 기술이다. 폴의 주요 득점 루트는 현란한 돌파을 이용한 것들이다. 하지만 득점으로 이어지는 마무리 동작의 대부분은 오른손을 이용해서, 혹은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이뤄진다. 힘들게 왼쪽으로 돌파를 성공한 뒤에도 슛을 시도할 때면 다시금 공을 오른손으로 바꿔잡거나, 몸을 오른쪽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속도를 살려서 왼손으로 레이업을 시도해야 하는 장면에서도 다시금 몸을 오른쪽으로 비틀면서 힘들게 리버스 레이업을 시도하는 식이다. 그의 왼손 볼컨트롤이 리그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어떤 버릇과도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보다 완벽에 가까운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돌파를 마무리하는 동작에 있어서 보다 자연스럽게 왼손/왼쪽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수비에 있어서도 몇 가지 단점을 지적 받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순간적인 수비 로테이션 상황이 생길 경우, 마크맨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폴의 스틸은 패스나 드리블을 뺏어내는 경우도 많지만 골밑으로 파고드는 선수나, 포스트 무브 중에 있는 장신 선수들의 볼을 뺏는 숫자가 굉장히 많은데, 그렇게 스틸을 위해 볼을 쫒아 움직이다가 순간적인 패스로 수비 로테이션이 생길 경우 볼을 노리던 폴은 자연스럽게 약간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수비에서의 문제는 경험이 쌓이며 자연스레 보완될 수 있는 것들이니 큰 걱정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도 완벽 무결한 농구 선수가 될 수는 없다. 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폴이 완성형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23살의 어린 선수에 불과하다.
또 한 번의 허리케인, 흥행에는 문제없나? (연고지 이전 가능성?)
카트리나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당시에는 허리케인에 대한 대응이 워낙 미비하여 그 피해 규모가 거대했고, 뉴올리언즈 구단은 리그 최약체 팀에 머무르고 있던 시기였기에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이 뜸해질 수밖에 없었다. 2007-08 시즌 초반, 뉴올리언즈는 리그에 돌풍을 일으켰으나 그들의 경기장은 언제나 많은 빈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그런 뉴올리언즈를 바라보며, 전문가들은 시애틀이나 오클라호마로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과 그 필요성에 대한 칼럼을 쏟아냈다. 하지만 뉴올리언즈 구단이 적극적으로 피해 복구를 위한 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지역 팬들과 뉴올리언즈 선수들의 유대감이 강해졌고, 조금씩 피해가 복구되는 동시에 팀의 돌풍이 계속면서 서서히 매진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또 다시 구스타브라는 허리케인이 뉴올리언즈를 강타했지만, 재빠른 대응과 예상외로 약해진 허리케인의 위력 탓에 치명적인 피해는 입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뉴올리언즈 구단은 또 한 번 적극적인 봉사 활동 참여를 펼쳤고, 이제 지역 주민들은 선수들에게 가족 같은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이번 시즌의 뉴올리언즈는 챔피언 컨텐더로 손꼽히는 레벨의 팀이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을 이유가 없다. (더해서 뉴올리언즈는 NBA 30개 팀들 중 가장 저렴한 티켓 가격을 자랑한다.) 게다가 이미 시즌 티켓이 10,500장 가까이 팔려나간 상황이고, 불확실한 소스에 의하면 NBA 커미셔너인 데이비드 스턴이 이런 뉴올리언즈 구단과 지역 팬들의 모습에 크게 흡족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흥행에 대한 걱정이나 그에 따른 연고지 이전 가능성은 잠시 접어둬도 좋을 듯하다.
2008 드래프트 권리 포기, 어떻게 생각하는지?
드래프트 데이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뉴올리언즈가 27번 픽을 $2m의 현금과 트레이드 시켜 포틀랜드에게 권리를 이양했다는 소식을 듣고 적지 않게 실망했었다. 그리고 드래프트 당일, 본디 뉴올리언즈의 것이었던 27번 픽이 전미 대학 우승팀의 주역이자 로터리 플레이어로 평가받던 데릴 아써로 둔갑하는 순간 그 실망의 크기는 더욱 커졌다.
만약 드래프트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라인업에 데릴 아써가 가세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아써(27번 픽)를 포기한 대가로 제임스 포지와 데빈 브라운을 영입할 수 있었으나, 브라운 영입 자금을 아껴서 아써를 로스터에 추가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게 들려오고 있다. 만약 뉴올리언즈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27번 픽을 행사하여 신인을 지명하려 했다면, 그들이 호명할 수 있었던 선수들은 다음과 같다.
데릴 아써(27번), 돈테 그린(28번), 마리오 챌머스(34번)...
모두 팀이 필요로 하는 슬롯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드래프트 픽의 권리 포기에 아쉬운 측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팀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은 아니다. 뉴올리언즈는 단기간 내에 챔피언 컨텐더 팀으로써의 입지를 굳히려는 계획을 세운 듯하다. 즉, 이번 드래프트 픽의 트레이드는 단기간에 확실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의 드래프트 포기는 결코 나쁜 선택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검증되지 않은 신인보다는 확실한 기량을 가진 베테랑을 위주로 팀을 꾸리는 것은, 단기간에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팀으로써 당연한 움직임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드래프트 픽을 포기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향후 몇 년간 로터리 픽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어차피 뉴올리언즈의 주축 멤버들은 이미 탄탄한 전력을 완성시켜가고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교체 선수들이며, 1라운드 후반 픽으로도 얼마든지 양질의 교체 선수들을 호명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드래프트 픽의 권리 행사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드래프트 권리를 베테랑과 트레이드 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현금과 트레이드를 계속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애석하게도, 뉴올리언즈 같이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스몰 마켓 팀에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바이런 스캇,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감독인가?
1961년 생, 쇼타임 레이커스 주역 출신의 젊은 감독. 정규 시즌 통산 300승 316패, 승률 48.7%, PO 통산 32승 20패, 승률 61.5%.
그는 젊은 나이에 감독이 된 만큼 어린 선수들과의 친화력도 훌륭하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도 나쁘지 않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반면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소 보수적이며 공격보다는 수비에 많은 공을 들이는 스타일의 감독이라는 평이다. 더해서 선수 시절에는 매직 존슨, 뉴저지의 감독이던 시절에는 제이슨 키드, 현재 뉴올리언즈에서는 크리스 폴이라는 명 포인트 가드와 함께 하고 있는 포인트 가드 복이 많은 사람이기도 한 그는, 개인적으로 퍽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타이슨 챈들러의 포텐셜을 폭발시켰으며, 각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조합하는데 성공하여 조화로운 공격 전술들을 만들어냈다. 더해서 적극적인 더블팀과 그에 이어지는 정교한 수비 로테이션으로 대표되는 수비 전술은 스캇 감독이 뉴올리언즈와 함께 일궈낸 최고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팀의 에이스인 폴과의 관계도 돈독하며 GM인 제프 바워와도 깊은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스캇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감독이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단연코 부상이다. 특히 주력 선수들이 모두 부상 전력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팀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폴의 경우 2006-07 시즌에 부상으로 인해 18경기를 결장해야 했고, 챈들러 역시 커리어 세 번째 시즌을 부상으로 인해 47경기에 결장하는 등 큰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이며 현재도 발가락 부상으로 고생 중이다. 데이비드 웨스트도 2004-05 시즌에 52경기, 2006-07 시즌에 30경기를 결장했으며 지난 2008 플레이오프에서도 허리 부상으로 인해 팀의 시즌 최종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페야 스토야코비치 역시 2006-07 시즌을 거의 통째로 쉬어야 했고, 2007-08 시즌 내내 허리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백투백 일정(이틀 연속 경기를 갖는 것)을 소화할 때면 늘상 부진을 겪어왔다. 뉴올리언즈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히는 줄리안 라이트마저 이번 프리 시즌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상태이다.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그들이지만 부상으로 그 전력을 제대로 운용할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어느 팀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주력 선수들과 교체 선수들 사이의 전력 편차가 심한 뉴올리언즈로써는 특히 선수들의 부상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유타 재즈의 간판스타 데론 윌리엄스가 1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시카고 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발목이 삐는 부상을 입었다. 유타는 윌리엄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단짝 카를로스 부저(17점 16리바운드)의 선전에 힘입어 88-8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금일 경기는 러시아 용병 안드레 키릴렌코가 장악했다. 식스맨으로 출장한 키릴렌코는 4쿼터 들어 8점을 몰아넣으며 팀의 11점 리드를 이끌었다. 이밖에 폴 밀샙도 14점에 7리바운드를 곁들이며 막강한 유타 벤치에 힘을 실었다.
시카고는 고비 때마다 외각 슛이 림을 외면하며 결국 뒷심부족으로 시범경기 첫 2연승에 실패했다. 이로서 시카고의 백투백에서 첫 경기를 내준 유타는 멋진 설욕전으로 윌리엄스 부상의 아쉬움을 달랬다.
1쿼터 중반 왼쪽 발목을 삔 윌리엄스는 X-레이 진단을 받았고 결국 경기에 복귀하지 못했다. 발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모습을 드러낸 윌리엄스는 경기 후 기자들의 인터뷰에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제리 슬로언 감독 역시 윌리엄스의 부상에 관해 함구하며 전력노출을 염려하는 눈치였다. 슬로언 감독은 “난 의사가 아니다. 윌리엄스의 복귀를 서둘러서 경력을 망치게 두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며 “그가 준비가 될 때 코트 위에 세울 것”이라 밝혔다. 당장의 전력에는 차질을 빚겠지만 최우선 과제는 회복이라는 얘기다.
유타는 24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의 시범경기를 끝으로 5일간 휴식을 취한 뒤 덴버 너게츠와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서부 컨퍼런스의 험난한 여정을 앞두고 팀의 절대적 존재인 윌리엄스의 부상은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될 공산이 크다. 공식적인 부상 진단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1부 - 들어가며, 오프 시즌 다시 보기 2부 - 누가, 얼마나 뛸 것인가? 3부 - 일문 일답 4부 - 스케줄 정리
누가, 얼마나 뛸 것인가?
스타팅 멤버 이야기 - 주전 슈팅 가드 쟁탈전?!
뉴올리언즈 호네츠의 스타팅 라인업은 총 63경기에서 가동 되며, 지난 시즌 가장 많은 경기를 치룬 선발진으로 기록됐다. 그만큼 스타팅 멤버의 변화 폭이 적었던 뉴올리언즈였고, 그것은 곧 이미 강력한 전력의 스타팅 라인업을 보유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동일한 선발진이 가동될 것이다. 크리스 폴 - 모리스 피터슨 - 페야 스토야코비치 - 데이비드 웨스트 - 타이슨 챈들러
사실 뉴올리언즈의 선발 라인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어디에도 빈틈을 찾을 수 없다. 단지 은근히 부상 전력들이 화려한 주축 멤버들의 출장 시간을 조절해주는 정도가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피터슨이 뛰고 있는 슈팅 가드 포지션에 대한 이야기는 약간의 시간을 할애해도 좋을 것 같다.
주전 슈팅 가드 쟁탈전 참가자 : 모리스 피터슨 vs 제임스 포지 vs 데빈 브라운 vs 줄리안 라이트 vs 라슈얼 버틀러
① 모리스 피터슨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터슨이 최후의 승자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본디 바이런 스캇 감독은 라인업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스타일의 지도자가 아니다. 뉴저지 네츠에 처음 부임하여 제이슨 키드를 만나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한 2001-02 시즌 이래, 줄곳 동일한 스타팅 라인업을 고집하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런 성향은 뉴올리언즈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비록 피터슨이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출장 시간을 짧게 가져갈 지언즉, 스타팅 라인업에서 그의 이름을 제외시키는 일은 없었다. 결국 피터슨은 자신이 출장한 76경기를 모두 선발 멤버로 치룰 수 있었고, 이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다음 시즌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순히 감독의 성향 덕분에 피터슨이 주전으로 출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비록 부진했다고는 해도 코너에서 던지는 3점슛의 정확도는 40%에 가까운 확률로 림을 통과했으며 (39.6%) 퍼리미터 수비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공헌을 했던 피터슨이다. 게다가 이번 오프 시즌 동안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며 훈련에 임했다고 하니 한 번 더 믿음을 줘야 할 것 같다.
② 제임스 포지
항간에는 포지를 주전 슈팅 가드로 기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피터슨이 부상을 당하는 등의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포지의 스타팅 출장은 좋지 않아 보인다. 포지의 메인 포지션이 슈팅 가드가 아닌 것은 물론이고, 가득이나 벤치와 스타팅 멤버 사이의 전력 편차가 심한 상황에서 포지마저 선발 출장을 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포지가 해야 할 일은 주전 슈팅 가드의 역할이 아니다. 벤치 에이스로써 주전들의 휴식 시간 동안 상대팀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고 슈팅 가드를 포함한 스몰 포워드, 나아가 파워 포워드 포지션의 백업까지 수행해야 하는 다목적 벤치 몹의 역할을 소화해야 한다. 이런 저런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스토야코비치와 데이비드 웨스트의 출장 시간 관리는 포지가 얼마나 활약해주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③ 데빈 브라운, 줄리안 라이트, 라슈얼 버틀러
데빈 브라운은 뉴올리언즈에 흔치 않은 슬래셔 타입의 공격수이다. 최소한의 볼 핸들링 능력도 갖추고 있기에 되레 포지보다 더욱 어울리는 주전 슈팅 가드 후보자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외곽슛 능력이 떨어지고, 팀 내에서도 슈팅 가드보다는 폴의 백업 가드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에 브라운의 주전 슈팅 가드 출장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줄리안 라이트 역시 한 때 폴의 백업 가드로 기용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되레 그는 스몰 라인업에서의 백업 파워 포워드 역할을 수행하게 될 확률이 더 높을지도 모르겠다. 라이트는 장차 스토야코비치가 팀을 떠나면 뉴올리언즈의 스타팅 스몰 포워드가 되어야 할 선수이다. 향후 몇 년간 가드 슬롯에서 플레이하기 보다는 백업 포워드로 출장하며 포지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시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라이트가 스타팅 멤버에 포함된다면 그것은 2번이 아닌, 3번 혹은 4번 슬롯에서의 선발 출장이 될 것이다.
라슈얼 버틀러? 무리다.
백업 멤버 이야기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벤치 멤버들의 운용에 대한 이야기다.
5개 포지션 별로 백업 멤버들을 분류하여 이야기 할 수 있었다면 참 좋겠지만 아시다시피 그 뎁스가 얕기로 유명한 뉴올리언즈의 벤치이기에, ①백업 스윙맨, ②백업 가드, ③백업 빅맨 으로 나눠 살펴보도록 하겠다.
① 백업 스윙맨 : 제임스 포지, 줄리안 라이트, 라슈얼 버틀러
이번 시즌 뉴올리언즈의 백업 스윙맨 자리는 제임스 포지를 위한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지는 그만큼 훌륭한 기량을 가진 선수이고, 그만한 공을 들여 영입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페야 스토야코비치의 백업으로 주로 출장하며 스타팅 멤버 못지않은 출장 시간을 얻을 것이다. 물론 모리스 피터슨이나 데이비드 웨스트와 교체 되어 코트로 들어서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전망.
만약 뉴올리언즈가 미래지향적인 팀이었다면 넘버원 백업 스윙맨의 자리는 포지가 아닌 줄리안 라이트의 차지였을 것이다. 그는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미래에는 팀의 주전 스몰 포워드로 활약해줘야 할 선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장의 챔피언 타이틀을 노리는 뉴올리언즈이기에 아직은 배우는 단계에 만족해야 하는 라이트다. 그렇지만 포지와 마찬가지로 2번, 4번 슬롯에서의 활용도도 적지 않은 선수이며 미래의 뉴올리언즈를 위해 반드시 성장해줘야 할 선수이기에 적지 않은 출장 시간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두 선수에 비해 라슈얼 버틀러의 미래는 조금 암담한 것이 사실이다. 워낙에 강력한 경쟁자들을 만난 탓에 많은 기회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지난 시즌보다도 더 줄어든 출장 시간을 기록할 지도 모르겠다.
포지와 라이트로 대표되는 백업 스윙맨 진영의 선수들은 본인의 메인 포지션인 스몰 포워드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서 슈팅 가드나 파워 포워드로도 출장하게 될, 뉴올리언즈 벤치의 핵심이 되어줄 선수들이다.
② 백업 가드 : 마이크 제임스, 데빈 브라운
바이런 스캇의 특징 중 한 가지는, 팀 내 두 번째 볼핸들러를 굉장히 중용한다는 것이다. 더해서 그는 중요한 순간이면 언제나 보조 볼핸들러를 코트 위에 내보내 두 명의 드리블러를 기용하곤 했다. 뉴저지 시절 제이슨 키드의 옆에는 언제나 루셔드 해리스, 케리 키틀즈가 볼 핸들링의 부담을 덜어줬고 뉴올리언즈 초창기에는 스피디 클렉스턴이, 최근에는 자네로 파고가 그 역할을 소화하며 20+-분의 출장 시간을 보장 받았다. (이는 모리스 피터슨이 중요한 순간 벤치를 지켜야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이런 성향은 지속될 것이다.
데빈 브라운과 마이크 제임스 모두 준수한 볼핸들러들이다. 제임스는 본디 포인트 가드이며 브라운 역시 포인트 가드로 뉴올리언즈에서 플레이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선수는 브라운이지만, 시즌 초반에는 제임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브라운에 비해 외곽슛 능력이 좋은 제임스를 폴의 보조 볼핸들러로 둠으로써, 폴이 돌파에 이은 득점/어시스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본인은 볼을 운반하고 외곽에서 오픈 슛을 던지는 역할이 부여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브라운은 컷인 등의 공이 없는 상태의 움직임이나 슬래싱을 통한 공격이 주를 이루는 선수다. 무엇보다 외곽슛 능력에서 제임스에 비해 부족함이 있는 선수이기에 보조 볼핸들러로 코트에 나설 경우, 공격(득점)에 주력하고 있을 폴과의 상성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하다. 그런 이유로 일단은 슈팅 가드 성향의 백업이나 폴이 벤치를 지키고 있는 시간을 책임지는 형태로 출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백업 슈팅 가드 자리는 제임스 포지와 줄리안 라이트는 물론이고 라슈얼 버틀러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슬롯이다. 고로 폴의 보조 볼핸들러 역할을 부여 받은 상황 보다는 제한적인 출장 시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누가 폴의 보조 볼핸들러로 낙점되느냐에 따라 두 선수의 출장 시간 배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써는 어느 한 선수를 지목하기가 쉽지 않다. 진행 중인 프리 시즌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선수가 바로 이 둘이다.
③ 백업 빅맨 : 멜빈 일라이, 힐튼 암스트롱, 라이언 보웬, 션 막스
백업 빅맨이라고 써뒀지만 사실상 백업 센터라고 분류해도 좋을 것이다. 제임스 포지, 줄리안 라이트의 백업 파워 포워드 기용이 적지 않게 발생할 것이기에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백업 센터 부분이기 때문이고, 두 선수 모두 센터로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앞서나가는 선수는 멜빈 일라이로 보인다. 이번 트레이닝캠프에서 연일 바이런 스캇의 호평을 받은 일라이다. 지난 시즌에도 가장 많은 출장 시간을 배분 받았던 백업 빅맨은 그의 몫이었다. 프리 시즌 경기를 통해서도 가장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차기 주자는 역시 힐튼 암스트롱이다. 적지 않은 기대를 받으며 데뷔했던 그였지만 도통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한 박자 느린 타이밍의 포스트 무브를 선보이고 있으며 스킬, 근력과 같은 부분에 있어서도 큰 발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부디 이번 시즌에서는 그 가능성을 실현시켜 넘버원 백업 빅맨으로 거듭나주길 바라지만 당장은 일라이에게 뒤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시즌, 두 선수는 일라이가 4~5 경기에 출장한 뒤 신통치 않다 싶으면 그 다음 4~5 경기를 암스트롱에게 맡겨보는 식으로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역시 이렇다 할 발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돌려막기 출장 정도를 기대해야 할 것 같다.
라이언 보웬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극히 제한된 출장 시간을 얻게 될 것이고, 션 막스 역시 커다란 기회를 주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선수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의 시즌 스케줄은 악몽에 가까웠다. 팀의 주축 멤버였던 앤더슨 바레장과 사샤 파블로비치가 재계약 불발로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고, 불완전한 로스터로 미국 반대편에 있는 중국까지 날아가 프리시즌 경기를 치러야 했다. 클리블랜드 선수단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시즌 개막이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때였다. 10월 31일 댈러스와 가진 홈 개막전을 제대로 치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11월 역시 험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클리블랜드는 11월에 치른 16경기 중 무려 10경기를 원정 경기로 치르며 전력을 소모해야 했다. 그 중에는 서부 원정 6연전이 포함되어 있었다.
5할 승률에 턱걸이하고 있던 11월 마지막 경기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손가락을 다쳤고, 클리블랜드는 르브론이 결장한 5경기에서 모두 졌다. 정규 시즌 82경기의 반이 넘는 42경기를 연속경기로 치러야 했으며 그 대부분이 두 번째 경기가 원정인 연속경기였다. 클리블랜드의 연속경기 승률이 리그 최하위가 될 수밖에 없었다. 르브론과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 등이 분전했지만, 클리블랜드가 시즌 초반과 연속경기의 저조한 승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년도보다 5승이나 낮은 승수에 그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를 괴롭혔던 대부분의 문제거리들을 이번 시즌에는 겪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오프시즌 재계약을 정상적으로 끝마쳐 결원 없이 정상 전력으로 트레이닝 캠프를 가질 수 있었고 프리 시즌 해외 원정도 없었다. 시즌 초반 스케줄도 작년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며 연속경기 횟수도 줄었다.
르브론이 입단한 2003년 이후 최고의 전력으로 시즌에 임하려 하는 클리블랜드의 2008~09 정규 시즌 주목해야 할 다섯 경기를 살펴보자.
10월 28일 보스턴 원정 개막전
작년 보스턴에게 아깝게 패해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 탈락했던 르브론과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를 펼친 TD 뱅크노스 가든에서, 그들을 무너뜨린 보스턴의 우승 반지 수여식을 보며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양팀은 각자의 홈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바 있다.
보스턴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식 농구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줬다. 르브론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공격으로는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르브론의 반대편에서 공격을 펼칠 수 있는 모리스 윌리암스를 오프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클리블랜드가 원정 경기에서 보스턴의 막강 수비를 맞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올시즌 클리블랜드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도 될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비록 프리 시즌 보스턴전 두 경기를 모두 졌지만, 르브론이 개막전에 컨디션을 맞추고 있는 만큼 진검승부를 기대해도 좋다.
지난 시즌 론도의 압박수비에 고전했던 클리블랜드 젊은 가드진이 더욱더 성장한 라존 론도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체크포인트.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보스턴
승/패
2승 2패
2승 2패
득점
95
97.25
야투율
43%
47%
3점 성공률
33%
36%
자유투 성공률
73%
75%
리바운드
44.25
39.25
어시스트
19
22.25
스틸
6.25
9.25
블록슛
5.75
3.75
실책
15.5
16.25
11월 1일 뉴올리언즈 원정경기
시즌 MVP 후보들간의 대결이다. 클리블랜드는 최근 두 시즌 동안 뉴올리언즈를 상대로 1승 3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폴이 홈경기에서 7스틸, 원정경기에서 20어시스트를 폭발시키며 클리블랜드에 강한 모습을 보인 반면 르브론은 두 경기 연속 21득점에 그치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 뉴올리언즈에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르브론을 잘 막은 제임스 포지까지 합류했다.
실제로는 절친한 친구 사이인 르브론과 폴의 통산 맞대결 성적은 3승 3패의 호각세. 미래의 NBA를 지배할 두 선수의 시즌 첫 맞대결은 시즌 초의 최대 빅카드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뉴올리언즈
승/패
2패
2승
득점
87.5
93
야투율
45%
43%
3점 성공률
31%
38%
자유투 성공률
66%
82%
리바운드
48
36
어시스트
18
21.5
스틸
3.5
8.5
블록슛
5
4
실책
13
8
12월 23일 휴스턴과의 홈경기
'공격수 르브론'의 진가를 보여줄 경기이다. 휴스턴은 오프시즌에 론 아테스트를 영입, 셰인 베티에와 함께 최고의 퍼러미터 수비진을 구축했다.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 및 수비기술을 갖춘 베티에와 뛰어난 사이즈 및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전천후 수비를 자랑하는 아테스트는 모두 르브론 수비가 가능한 선수들이다. 르브론의 공격이 막히면 팀 전체가 난조에 빠지는 클리블랜드의 특성상 르브론이 이들 둘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지난 시즌 팀 리바운드 1,2위를 기록한 두 팀의 골밑 싸움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휴스턴
승/패
2패
2승
득점
81
92.5
야투율
39
42
3점 성공률
32
32
자유투 성공률
67
69
리바운드
40
51
어시스트
15
26
스틸
7.5
5
블록슛
6
6.5
실책
10.5
10.5
워싱턴과의 크리스마스 매치
올시즌 클리블랜드의 크리스마스 경기 상대는 지난 몇 년간 클리블랜드와 플레이오프 라이벌 관계를 이루어 온 워싱턴으로 결정됐다. 두 팀은 르브론의 첫 플레이오프였던 05~06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1라운드에서 만나 모두 클리블랜드가 승리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워싱턴 가드 드샨 스티븐슨의 '르브론 과대평가' 발언이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켜, 르브론의 친구인 래퍼 제이 지가 스티븐슨을 비난하는 랩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무국도 이같은 라이벌 관계를 감안, 이번 시즌 크리스마스 매치에 두 팀의 경기를 편성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과대평가 논란'을 잠재운 르브론이 건강을 되찾은 워싱턴 빅 3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일지, 아니면 돌아온 '길교주' 아레나스가 클리블랜드와의 끈질긴 악연을 청산할 것인지 NBA 팬들의 이목이 될 것이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워싱턴
승/패
2승 2패
2승 2패
득점
99
95
야투율
47%
47%
3점 성공률
40%
33%
자유투 성공률
76%
72%
리바운드
44
35.25
어시스트
24.75
20.5
스틸
4.5
6.75
블록슛
4.5
4.75
실책
12.25
9.5
2월 8일 레이커스와의 홈경기
NBA의 현재와 미래의 만남.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맞대결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최고의 빅카드가 될 수 있는 경기다.
르브론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비가 최고' '내 라이벌은 코비뿐'이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르브론은 코비만 뛰어넘으면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둘의 맞대결에는 리그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르브론과 코비도 평소보다 더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곤 했다. 르브론의 커리어 초기에는 코비가 노련미로 르브론에게 판정승을 거둬왔지만 06~07시즌부터 르브론이 차이를 많이 좁히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르브론이 코비를 1:1로 제치고 터트린 위닝샷은 명장면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시즌 르브론은 생애 첫 득점왕을, 코비는 생애 첫 MVP를 차지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좋은 호흡을 보이며 미국을 8년만의 금메달로 이끌기도 했다. 서로를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엄청난 승부욕을 보이는 두 선수의 맞대결은 NBA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레이커스
승/패
2승
2패
득점
96
92.5
야투율
43%
46%
3점 성공룰
27%
19%
자유투 성공률
74%
66%
리바운드
47
44.5
어시스트
16.5
18.5
스틸
8.5
6
블록슛
3
3.5
실책
10.5
12.5
마치며
이번 시즌은 르브론과 클리블랜드 모두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어느덧 프로 6년차를 맞는 르브론은 개인적인 성취를 팀의 우승으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2006~07시즌 팀을 파이널에 올리며 자신의 시대를 여는 듯 했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르브론이 입단한 후 처음으로 팀 성적이 뒷걸음질쳤다.
더 이상의 실패는 그동안 르브론의 어린 나이를 들어 그를 감싸왔던 팬도 전문가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며, 무엇보다도 르브론 자신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르브론 하나만을 믿고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클리블랜드 구단 역시 2010년 이적설이 돌고 있는 르브론을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지난 시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재계약 대상자와의 계약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었고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어리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신인 빅맨을 선발해 장기적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현재 로스터는 클리블랜드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 꾸릴 수 있는 최상의 로스터인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시즌 팀 성적이 나아지지 않으면 클리블랜드는 수년 내로 우승 후보 레벨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최악의 경우 르브론이 고향팀 클리블랜드를 떠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 클리블랜드 선수단과 프런트, 그리고 팬들 모두가 이번 시즌에 절박함 섞인 기대를 보내고 있는 이유다. 르브론이 말했듯이, 이제 클리블랜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방법은 매 경기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 뿐이다.
르브론과 클리블랜드는 조용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정규 시즌이 개막하면, 모든 NBA 팬들은 그들의 단호한 결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