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드와이트 하워드가 2008-09 NBA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하워드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수비왕 투표에서 총 119명의 심사위원단 중 115명에게 1위 표를 받으며 종합 542점을 획득하였다. 148점을 얻은 르브론 제임스와 뒤를 이은 드웨인 웨이드(90점)를 압도적으로 따돌리는 여유를 보였다.

이번 시즌 소속팀을 디비전 1위, 리그 전체 4위의 호성적으로 이끌었기에 더욱 값진 성과였다. 올랜도는 올해 구단 역사상 2번째로 많은 59승을 챙기는 기염을 토해냈다. 스탠 반 건디 감독은 “통상 훌륭한 수비수는 경력을 쌓고 선수생활 후반에 이르러서 되는 것인데, 하워드는 아직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하다”며 제자의 수상을 기뻐했다.  

하워드의 수상은 사실 일찌감치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 시즌 경기 당 13.8 리바운드를 기록한 하워드는 2년 연속 타이틀을 지킨데 이어 블락 부문에서도 생애 첫 1위(2.9개)의 기쁨을 맛봤다. 이러한 하워드의 압도적인 골밑 장악력은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올랜도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수비 리바운드와 3점 슛 성공 횟수에서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한 올랜도의 성공비결이다.

그렇다면 데뷔 이래 단점을 보완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하워드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하워드는 이번 시즌 초반 올랜도의 어시스턴트 코치를 담당하고 있는 패트릭 유잉과 베테랑 센터 디켐베 무톰보와 미팅을 가진 바 있다. 무톰보는 하워드에게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 상기시켜보라. 슈퍼맨 복장을 하고 덩크왕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나은 무언가가 되는 것인지”라며 후배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는 후문이다. 하워드는 이에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 되고 싶다”고 응수하며 새 시즌을 기약하였다. 결국 목적한 바를 이룬 셈이다.

리바운드와 블락 2관왕은 지난 2001-02시즌 벤 월라스 이후 처음 나온 기록으로 하킴 올라주원, 빌 월튼, 카림 압둘자바 등 당대 최고의 센터들만이 가입한 대기록이다.

하워드의 겹경사는 2관왕 기록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 수상으로 하워드는 NBA 역사상 ‘최연소 수비왕‘ 간판까지 추가로 달았다. 이전 기록 보유자는 1985-86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활약했던 앨빈 로벗슨이었지만 불과 5달 차이로 역사책을 새로 썼다.

지난 2004년, 전체 1번 NBA의 문을 두드린 하워드는 고졸스타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나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와 같이 어린 나이에 입문하며 따르는 부담감을 이겨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지금의 자리에 섰다. 때문에 하워드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도 그와 같은 고졸 출신 케빈 가넷이라는 사실이 어색하지 않다. 하워드의 12번 백넘버는 가넷이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시절 사용했던 21번을 뒤집은 것으로 존경심을 나타내는 숫자이기도 하다. 

올스타에 3차례 선발된 하워드는 코트 안팎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이기도하다. 넘치는 끼를 발산하며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하워드의 매력은 이제 NBA에서 약방에 감초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지난 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조국에 금메달을 안기는데 일조한 하워드에게 남은 과제는 NBA 우승이다. 희미해진 정통센터 시대의 부흥을 이끌어갈 차세대 센터 하워드의 비상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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