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GOLD&PURPLE 2009. 11. 18. 20:36

A-Bomb의 역습

BY Gold&Purple


nba basketballrockets@lakers

 전년도 챔피언이었던 LA 레이커스는 첫 11게임동안 8승 3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그중 2패는 참혹한 대패였으며 나머지 1패 역시 비교적 떨어지는 전력으로 평가받던 로켓츠에게 후반에 어이없이 밀리며 당한 패배였다. 팀의 주축인 가솔은 이미 11경기째 출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팀 훈련에 참가한 것도 고작 나흘 남짓 됐을 뿐이다.

 그러한 구단의 안팎 사정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팀의 새로운 대들보가 등장했으니, 바로 앤드류 바이넘. 팬들이 붙여준 별명은 A-Bomb이다.
 
 앤드류 바이넘은 87년생으로 아직 22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는 게임당 20점과 12개에 달하는 리바운드, 2개에 가까운 블락을 기록하며 가솔이 빠진 구멍을 거의 대부분 메우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놀랍게도 현재 리그에서 20점 이상, 리바운드 10개 이상을 동시에 하고 있는 단 2명 안에 속해 있다. (크리스 보쉬 - 앤드류 바이넘)

 바이넘은 공식적으로 213cm로 표기되고 있으나, 그것은 드래프트 당시에 잰 맨발 신장이고 지금은 3cm가 커져 216cm인데다 대체적으로 NBA는 신발 신은 신장을 공식 신장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려 218cm에 해당하는 좋은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힘도 좋은 편이라 바이넘의 포스트업을 1:1로 막아낼 수 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팔도 매우 길고 스탠딩 리치와 윙스팬이 뛰어나 공/수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Los Angeles Lakers Center Andrew Bynum Reacts to a Travelling Call at Toyota Center in Houston

바이넘이 올시즌 향상된 점


1. 파울 관리 능력

 어린 빅맨 대부분이 겪는 문제다. 심지어 빅맨의 교과서라고 불렸던 조지타운 대학 출신의 슈퍼스타 센터 패트릭 유잉조차 프로 입단 초기에 파울때문에 제대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때가 있었다. 바이넘은 지난 시즌 게임당 3.1개의 파울을 범했는데 그것은 적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많다고 할 수도 없는 수치였다.

 바이넘의 파울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바로 무릎 무상 복귀 이후의 플레이오프 부터였다. 지난 정규시즌에서 28.9분을 뛰면서 3.1개의 파울을 범하던 바이넘이 플레이오프에서는 그만 23게임동안 고작 17.4분을 뛰면서도 게임당 3.4개의 파울을 범했던 것이다. 주전으로서 팀을 우승으로 견인해주기 바랐던 팬들과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한순간에 배신해린 실망스런 활약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언제 그랬냐는듯이 경기당 2.7개의 파울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지난 시즌보다 경기당 출장 시간이 11분 가량 늘었음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파울이 엄청나게 줄었음을 의미한다. 줄어든 파울에도 불구하고 그의 수비력이 급감하지 않았으니 과연 파울 관리 능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덕분에 센터로서는 드물게 40분에 가까운 출장 시간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리그를 통틀어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리그 20위권 내에 센터는 크리스 케이먼과 앤드류 바이넘 단 둘 뿐이며, 파워포워드로 그 영역을 넓혀봐도 더크 노비츠키만이 리그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정도로 빅맨으로서 많은 시간을 소화하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nba basketballrockets@lakers


2. 포스트업 득점능력

 바이넘은 원래 페인트존에서 많은 득점을 기록하는 유형의 선수였다. 그것은 올 시즌도 마찬가지인데, 그전보다 더 깊숙한 위치에서 공을 받아 포스트업을 통해 림에 더욱 가깝게 접근하여 점수를 올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더 능수능란해진 것이 올 시즌의 바이넘이다.

 바이넘이 그렇게 플레이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회복된 양 무릎에 있다. 바이넘은 두 시즌 연속으로 무릎을 다쳐 매 시즌 초반에 무릎에 제대로 힘을 싣지 못했다. 그러다 1월이 되서야 제대로 포스트 무브에 힘을 실었고, 믿을 수 없는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것이다. 헌데 올 시즌엔 물론 작년과 재작년 1월에 보여준 것만큼은 아니지만 시즌 초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무릎을 상당부분 믿고 골밑에 자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바이넘의 최고 장점은 양쪽 스핀무브에 이은 양손 훅샷이다. 카림 압둘 자바라는 대 센터에게 직접 전수받은 그 기술은 림을 등지고 플레이하는 센터에게 있어서 최고의 무기다. 바이넘은 팔이 아주 긴편인데다 키도 리그에서 가장 큰 축에 들기 때문에 그의 훅샷은 좀처럼 블락당하지 않는 좋은 무기다. 그러한 무기를 제대로 힘을 실은 포스트업 이후에 선보이게 되니 상대로서는 도무지 막기가 어려운 것이다.


NBA Basketballhawks@lakers

3. 줄어든 기복

 기존의 바이넘은 그리 꾸준한 활약을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팀에 가솔이나 오덤같은 좋은 인사이더가 있다보니 그들이 활약하는 날에는 슛 시도갯수도 매우 적었고 리바운드도 굳이 참가할 필요가 없거나, 혹은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던 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의 바이넘은 그런 모습에서 탈피해 180도 바뀐 모습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장 큰 요인은 파우 가솔이라는 팀의 기둥이 뛰지 못했던 것이다. 때문에 라마 오덤이 주전 파워포워드로 뛰어야 했고 바이넘은 스스로 팀의 인사이드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때문에 매 경기 리바운드 하나 두개마저도 소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 하고 있으며 결과물로, 출장한 9경기중 단 한경기만 빼놓고 모두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성과를 남겼다.

두번째 요인은 바로 페이스업 게임을 새로이 장착했다는 것이다. 바이넘은 안쪽에서 자리잡히 못했을 경우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점프슛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슛의 경우 성공률이 그리 좋지 못해 전체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경우가 허다해 팬들이 매우 싫어하는 경향이 많았었다. 하지만 올시즌의 경우 페인트존 밖에서의 슈팅 성공률이 무려 50%에 달해 바이넘의 주요한 무기로 자리잡았다.

 바이넘이 지난 오프시즌부터 갈고 닦아 지난 정규시즌을 거쳐 이번 시즌 전까지 줄기차게 연마해온 것이 바로 중간거리의 점프슛이었는데, 드디어 그 성과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바이넘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담 코치였던 카림 압둘 자바에게 더 이상 개인 코치를 받지 않으리라 발표했는데, 이는 바로 포스트업 위주의 경기에서 탈피해 다양한 경기 스타일을 시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볼 수 있다.

 점프슛 뿐 아니라, 올시즌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유투라인 근처에서 몇번의 속임동작 이후 재빠르게 돌파해 들어가 올려놓는 레이업이다.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한 동작으로 돌파마저 성공시키니 그의 포스트업의 위력이 더욱 배가되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공격 레파토리가 있기에 어느 한쪽이 막혀도 다른쪽으로 활로를 뚫어, 좋지 않았던 부분마저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Finals

앞으로의 전망

 앤드류 바이넘 스스로가 올시즌 시작 전 선언한 것이 있다. 바로 서부 컨퍼런스 올스타 선수가 될 것이라는 다짐이었다. 드와잇 하워드가 있는 동부 컨퍼런스와는 달리 서부 컨퍼런스에는 비교적 확고한 위치의 센터가 없기 때문이었다.

 현재 시점에서 그 다짐은 비교적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물론 피닉스 선즈의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센터로 분류돼 표싸움을 해야하기 때문에 주전으로는 뽑히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감독 추천을 받는 자리가 남아있기 때문에 벤치로라도 당연히 출전할 수 있어보인다.

 그 뿐만 아니라, 현재의 페이스라면 All-NBA Team 퍼스트팀이나 세컨드팀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도 있어보인다. 20-10의 기록을 보유한 선수가 크리스 보쉬와 그를 제외하고는 전무하고 바이넘은 좋은 팀성적이라는 무기까지 있기 때문이다. 시즌초 살짝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드와잇 하워드를 감안하하더라도 현재 앤드류 바이넘의 활약은 전체 센터중 가장 돋보이는 모습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변수는 파우 가솔의 복귀 이후다. 파우 가솔이 돌아와서 팀내 인사이드 배분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코비-가솔-바이넘의 관계에서 누가 양보할 것인지에 따라 현재 기록하고 있는 20-10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록이 깨진다 하여 그의 경기력이 내려간다는 말은 아니다. 시즌초 그가 보여준 놀라운 활약과 기록들을 기억하는 팬들이 있는 한, 바이넘의 기록이 하락한다하더라도 그의 활약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잇는 사람 역시 지금과 다름없이 많을 것이다.

 이번 시즌 새롭게 도약한 괴물센터 앤드류 바이넘의 활약을 계속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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