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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불스가 27일(이하 한국시간)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2차 연장접전 끝에 121-118로 승리를 거두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만들어낸 값진 승리였다. 영웅은 없었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맡은 바 소임을 해낸 결과였다.

1승 2패로 리드를 내준 상황에서 홈 2연전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에 시카고에게 있어 오늘 승리는 절실했다. 이로서 시카고는 보스턴의 홈에서 치러지는 5차전을 내주더라도 홈에서 다시 한 번 업셋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게 됐다.

양 팀은 금일 경기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치열한 시리즈 분위기를 이어갔다.

5점차로 뒤진 채 4쿼터를 맞이한 시카고는 주장 커크 하인릭(18점, 3스틸)의 3점 슛으로 포문을 열며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다. 하프코트 프레스로 수비 강도를 높인 시카고는 3분 동안 보스턴의 필드골을 묶는 한편, 신인 데릭 로즈(23점 11리바운드 9어시스트)가 잇따른 레이업 득점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로즈는 4쿼터에서만 14점을 몰아넣으며 추격의 불씨를 놓았다. 지난 2, 3차전의 부진을 말끔히 씻는 대활약이었다. 특히 보스턴의 야전 사령관 레이전 론도와의 1대1 대결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신인왕의 위용을 과시하였다.

시카고는 경기 종료 16여초 전, 95-93으로 앞선 상황에서 타이러스 토마스(14점 10리바운드)가 자유투 2개를 얻으며 승리에 한 발짝 다가선 듯 보였다. 하지만 첫 번째 자유투를 놓친 토마스의 실수로 보스턴은 동점의 기회를 잡았다.

예상대로 보스턴의 마지막 선택은 해결사 레이 알렌(28점)이었다. 알렌은 더블스크린을 돌아 완벽한 오픈찬스를 만들며 3점 슛을 시도하였다. 조아 킴 노아(12점 10리바운드, 3블락)가 뒤늦게 손을 뻗어 보았지만 공은 이미 알렌의 손에서 떠난 뒤였다. 결과는 지난 2차전과 같았다. 알렌이 다시 한 번 같은 조연과 함께 드라마를 써낸 것이다.

연장전에 돌입한 보스턴은 쌍포 폴 피어스(29점 7리바운드)와 알렌의 야투가 살아나며 역전승을 눈앞에 두는 듯 했다. 벤 고든(22점, 6리바운드)이 공을 잡기 전까지 말이다. 고든은 경기 종료 4.5초를 남기고 극적인 동점 3점 슛을 터트리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2차 연장전을 맞이한 양 팀 선수들은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피로로 다리가 떨리고 눈은 움푹 들어갈 만큼 체력고갈이 눈에 띄었다. 강인한 정신력과 고도의 집중력 요구되는 시간이었다.

때문에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노아의 허슬 플레이는 경기를 장식하는 피날레로 부족함이 없었다. 노아는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된 2차 연장전에서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블락을 성공시키며 리바운드를 장악하는 등 숨은 주역이 되었다.

보스턴은 피어스가 경기 종료와 함께 던진 회심의 3점 슛이 존 샐몬스(20점, 3스틸, 3블락)에게 저지당하며 무거운 귀향길에 오르게 됐다. 피어스는 경기 후반에 선전했지만 하인릭의 전담마크에 고전을 면치 못하며 부진한 야투 성공률(29개 시도 중 9개)을 남겼다.

한편 론도(25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는 시리즈 2번 째로 트리플더블을 찍는 기염을 토해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다음 5차전은 29일 보스턴의 홈구장인 TD뱅크노스가든으로 돌아가 치러질 예정이다. 시카고는 다음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지난 2005-06시즌에 이어 2번째로 전년도 우승팀 업셋을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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