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HELTANT79 2008. 11. 4. 01:32

클리블랜드 1주차 결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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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2008~09 시즌이 막을 열었다. 10월 28일(이하 현지시각) 보스턴과의 개막전에서 5점차 석패를 당한 클리블랜드는 30일 샬럿과의 홈 개막전에서 96-79의 낙승을 거뒀고, 11월 1일 뉴올리언즈 원정에서 4쿼터에 난조를 보이며 패배, 시즌 첫 주를 1승 2패로 마쳤다. 세 경기를 통해 나타난 클리블랜드의 전력과 선수별 활약을 살펴본다.


3쿼터 부진의 해법은?

클리블랜드는 지난 주의 첫 두 경기에서 최근 몇년동안 지적받아온 3쿼터 난조를 변함없이 겪어야 했다. 개막전에서는 디펜딩 챔프 보스턴에게 7점을 앞선 채로 전반을 끝냈으나 3쿼터에 13-24로 밀리며 리드를 내줬고, 샬럿과의 홈 개막전에서는 전반을 17점차로 앞서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3쿼터 한때 5점차까지 쫓기는 등 유독 3쿼터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클리블랜드에게 이런 문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에도 전반을 잘 마치고도 3쿼터에 난조를 보이며 힘든 경기를 자초한 경기가 많았다. 2006~07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는 6경기 중 클리블랜드가 3쿼터를 리드한 경기는 단 한 경기에 불과했고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는 평균 7점차의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클리블랜드의 3쿼터 난조는 특별한 이유 없이 스스로 무너진다는 특징이 있다. 잘 짜여진 하프코트 공격을 주로 쓰는 팀이 갑자기 리듬을 잃으며 전혀 계획되지 않은 배드샷을 던지고, 수비시에도 상대에게 빠른 공격을 허용하며 쉽게 실점한다. 르브론 제임스가 가장 많은 시간을 벤치에서 보내는 2쿼터에도 보이지 않는 모습을 3쿼터에 보이는 것이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경기력이 심한 기복을 보이는 시간대가 존재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클리블랜드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3쿼터 부진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르브론의 출장시간

르브론은 첫 주 3 경기에서 평균 34분을 출장했다. 40분 넘게 출장하며 경기의 모든 순간에 관여하던 과거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시간을 소화한 셈이다. 홈 개막전이었던 샬럿전에서는 출장시간이 30분에 불과했으며 가장 많이 뛴 뉴올리언즈전에서도 37분만 뛰었다.

르브론이 이렇게 적은 시간을 출장한 것은 마이크 브라운 감독의 결정 때문이다. 브라운 감독은 지난 3년간 대표팀 일정 때문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르브론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이번 시즌은 르브론의 출장시간을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르브론의 출장시간은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다소 제한받을 전망이다. 그럴 경우 르브론이 벤치에 있을 때 얼마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클리블랜드는 첫 3경기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새로 영입한 모리스 윌리암스 덕분이었다.

윌리암스의 가치는 샬럿전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3쿼터 난조로 5점차까지 따라잡히며 르브론까지 벤치로 물러난 상황. 지난 시즌 같으면 구심점을 잃으며 급격히 무너졌겠지만, 윌리암스가 팀 공격을 이끈 클리블랜드는 멋지게 위기를 타개했다. 윌리암스는 펠튼에게 파울을 얻어내며 주도권을 찾아왔고 곧바로 득점에 성공해 점수차를 벌렸다. 4쿼터 초반에는 3점슛과 연속 어시스트로 10점차 이상으로 달아났고, 르브론이 코트에 돌아온 클리블랜드는 손쉽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윌리암스가 활약하는 동안 르브론은 7분 30초 동안이나 안심하고 쉴 수 있었다.

윌리암스가 앞으로도 세컨옵션으로 제 역할을 해준다면 르브론의 출장시간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선발 슈팅가드는?

클리블랜드는 당초 선발 슈팅가드로 사샤 파블로비치를 출장시킬 예정이었으나, 파블로비치가 선발로 뛸 정도의 컨디션을 만들지 못하자 딜론테 웨스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현재까지 웨스트 선발 기용은 그리 성공적인 결과라 볼 수는 없다. 선발 라인업의 스피드를 올려주기는 했지만 현재 클리블랜드에서 팀 오펜스를 짜고 리딩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윌리암스, 웨스트, 르브론 세 명이 모두 선발로 나오면서 백업 가드진의 리딩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스턴과의 개막전에서 대니얼 깁슨, 월리 저비악과 사샤 파블로비치가 동시에 나온 백업가드진은 가드진의 압박이 강하기로 유명한 보스턴의 팀 수비에 허둥대며 전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나마 볼을 운반할 수 있는 깁슨은 볼 무빙에 신경쓰느라 자신의 본문인 오프더볼 무브에 집중할 수 없었고, 파블로비치와 저비악은 토니 앨런을 전혀 막지 못하고 무너졌다.
브라운 감독은 백업 백코트진의 리딩 문제가 노출되자 샬럿전에서 보완책을 제시했다. 깁슨이 나오는 시간에 윌리암스나 웨스트중 한 명을 같이 투입한 것이다. 리딩 부담에서 벗어난 깁슨은 오프더볼 무브에 집중하며 양팀 최다인 25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 식의 라인업을 운영할 경우 백코트진으 신장이 낮아 상대 포스트업 공격에 약점을 노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역시 파블로비치가 선발 슈팅가드로 출격하는 것이 최고의 조합이다. 현재 평균 11분 출장에 그치고 있는 파블로비치가 선발로써 25분을 출장할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팀이 훨씬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선수별 평점

르브론 제임스_19.7득점 7.7리바운드 9.3어시스트

스스로 플레이스타일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눈에 띄지만 아직 그에 걸맞는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출장시간으로 인해 개인기록은 감소했지만, 윌리암스에게 리딩을 맡기고 되도록 골밑에 자리잡으며 팀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여전히 르브론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는 팀이고, 르브론이 득점을 해줘야 살아나는 팀이다.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패싱 능력을 뽐냈지만 결국 폴과의 경기장악력 대결에서 밀린 뉴올리언즈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르브론의 진정한 가치는 득점능력을 기반으로 한 파생력에 있다. 따라서 시즌이 진행될 수록 좀더 득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직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한 3점슛과 62.5%로 저조한 자유투 문제는 이제 익숙한 문제.

평점: B0


모리스 윌리암스_13.3점 3리바운드 4.3어시스트

2차전의 숨은 MVP. 르브론의 공격 부담을 덜어줄 세컨 옵션으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가 리딩을 맡으면서 르브론이 오프더볼 무브에 이은 페인트존 공략이라는 옵션을 장비할 수 있게 되었고, 팀의 볼 무빙도 훨씬 매끄러워졌다. 르브론이 없을 때 공격을 이끌어가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론도나 크리스 폴 등 빠른 가드를 만났을 때의 수비능력에서 헛점을 드러냈지만 깁슨과 함께 스몰라인업에 투입되었을 때는 장신 가드를 상대로 괜찮은 수비근성을 보여줬다.
시간이 지날 수록 팀에서의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평점: B+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_14.7점 5.3리바운드 1.3어시스트

윌리암스의 가세로 공격시도가 줄었지만, 그만큼 순도가 높아진 득점을 보태고 있다. 골밑 수비능력도 여전하다. 다만 베테랑 답지 않은 턴오버를 저지르거나 뉴올리언즈 전에서와 같이 박스아웃에 서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고쳐야 할 부분.

평점: B0


벤 월러스_2.7득점 7.3리바운드 2.3블록슛

등부상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어 제한된 시간만을 뛰고 있지만 수비력 자체는 돌아온 느낌이다. 특히 개막전에서 가넷을 봉쇄하는 모습이나 샬럿전에서 블록슛 5개를 기록하며 샬럿의 골밑 공격을 원천봉쇄하는 모습은 디트로이트 시절을 연상시켰다.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스템에 적응한 월러스에게 남은 과제는 출장시간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월러스가 25분 이상 뛰어줄 수만 있다면 상대팀은 클리블랜드의 골밑을 공략하는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평점: B0


딜론테 웨스트_9득점 4리바운드 1.3어시스트

당초 식스맨으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파블로비치의 컨디션 난조로 선발로 출장했다. 윌리암스와 함께 뛰면서 자신의 공격시도를 억제했지만 50%의 뛰어난 3점 성공률을 보이며 순도 높은 공격력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능력을 최대한 살리려면 역시 식스맨으로 뛰는 것이 좋아보인다.

평점: B+

앤더슨 바레장_5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오프시즌을 가장 알차게 준비한 선수. 점프슛을 가다듬으며 이제는 클리블랜드의 공격병기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단지 공격능력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격에 자신을 가지고 슈팅뿐 아니라 패싱플레이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경기마다 보이는 기복만 극복할 수 있다면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내년에 바레장을 붙잡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다.

평점: A-


대니얼 깁슨_15득점 3리바운드 1.7어시스트

1주차 팀내 MVP. 깁슨의 슈팅 능력은 이제 리그에서도 최상위권에 확실히 자리잡은 느낌이다. 지난 시즌보다 슛찬스를 잡아내는 움직임이 향상됐으며 슈팅 매커니즘도 훨씬 안정적이 됐다. 윌리암스의 가세로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평균 28분을 소화하며 여전히 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포인트가드로 뛸 때는 고전했지만, 누군가에게서 볼을 받을 수 있을 때는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순전히 캐치앤 슛으로만 25점을 올린 샬럿전은 깁슨이 클리블랜드의 '감춰진 비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선수를 평균 4백만 달러에 장기계약으로 붙잡은 프런트를 찬양하라!

평점: A0


사샤 파블로비치_3득점 2.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주차 팀내 워스트. 파블로비치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클리블랜드의 전체적인 운영에 문제가 발생했다. 평균 11분에 그치고 있는 그의 출장시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공격시에는 여전히 마무리에서 문제를 보이고,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잃을 때가 많다.
만약 파블로비치가 시즌 중반까지도 코칭스태프를 실망시킬 경우, 프런트는 이 '운동능력과 점퍼가 좋은 백인 스윙맨'에 대한 기대를 접을 수도 있다. 파블로비치는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평점: D0


J.J. 힉슨_3득점 1리바운드 1블록슛

'프로젝트형 어린 루키'가 보이는 데뷰 첫 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보스턴전에서 출장기회를 얻지 못한 힉슨은 샬럿과의 홈 개막전에서 첫 출전, 에메라 오카포에게 두 번 연속 블록슛을 당했지만 세 번째 시도에서 호쾌한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터뜨렸다. 엄청난 운동능력을 보여줬지만 수비 센스와 박스아웃 능력에서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힉슨은 지금 당장 뭔가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 주전 빅맨진의 체력저하나 부상으로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다. 지금은 주어진 출장시간 동안 리그의 분위기를 익히고 경기력을 높여야 할 때다.

평점: C+


월리 저비악_5.3득점 0.3리바운드 0.3어시스트

기록과 상관없이 팀 플레이에서 겉도는 느낌이다. 여전히 그에게 주어진 롤이 없다. 공격에서는 무용지물이고 수비에서는 구멍이다. 갓 트레이드되어 온 지난 시즌보다도 더 나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시즌중에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평점: C0


로렌젠 라이트_2득점 2리바운드 0.5블록슛

베테랑 벤치 빅맨으로써 역할을 다 했다. 지난 시즌 이 자리에 있던 선수가 드웨인 존스였던 것을 감안하면 클리블랜드의 골밑은 강해진 것이 틀임없다.

평점: B0


테런스 킨제이_1경기, 2분 47초 출장

브라운 감독의 10인 로테이션 방침에 따라 샬럿전에서 가비지 타임에만 출전했다. 앞으로도 출장시간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클리블랜드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로스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많은 팀이므로 그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올 수 있다. 브라운 감독은 선수가 뛰지 않을 때의 태도를 뛸 때보다 더 중시하는 감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점: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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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경기로 NBA의 긴 여정이 다시 시작됐다. 금일 편성된 세 경기 중 가장 먼저 시작된 보스턴과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의 사투를 재현하며 새로운 라이벌전을 예고했다.

보스턴에게는 1승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승리였다. 경기에 앞서 우승반지 수여식을 가진 보스턴은 4개월 전의 영광을 자축하고 회상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파이널 MVP를 수상했던 폴 피어스는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에 젖은 모습이었다.

22년 만에 우승 배너를 걸어 올린 보스턴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경기시작과 함께 케빈 가넷(11점 6리바운드)과 피어스(27점 4어시스트)의 덩크 슛이 연이어 터지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듯 했지만 레이 알렌(8점 4리바운드)의 3점 슛이 잇따라 림을 외면하며 공격의 활로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반면에 클리블랜드는 주전 5명이 고른 활약을 펼친데 힘입어 피어스가 11득점으로 분전한 보스턴에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다. 특히 르브론 제임스(22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는 앨리웁 덩크슛과 함께 가벼움 몸놀림을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2쿼터의 양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식스맨 대니얼 깁슨은 돌파와 자유투로 득점을 쓸어 담으며 주전선수들의 휴식시간 동안 팀의 두 자리 수 리드를 이끌었다. 보스턴은 에디 하우스의 야투 난조로 벤치 싸움에 밀렸고 결국 전반전 리드를 내준 채 3쿼터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챔피언의 진가는 어려울 때 더 빛을 발하였다. 보스턴은 강력한 무기인 프레스와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3쿼터 첫 5분여간 단 2점만을 내주었다. 피어스의 3점 슛으로 포문을 연 보스턴은 벤치맨 토니 알렌이 득점포를 터트리며 추격에 불씨를 지폈다. 레이전 론도(14점 6어시스트 3스틸)와 켄드릭 퍼킨스도 득점에 가세하며 순식간에 역전에 성공한 보스턴은 시즌 첫 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르브론의 연속 6득점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클리블랜드는 피어스에게 번번이 자유투를 내주었고 결국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클리블랜드는 끈질긴 추격을 펼친 끝에 경기 종료 15초전, 르브론의 자유투로 기회를 맞이했다. 첫 번째 자유투를 놓친 르브론은 침착하게 두 번째 자유투를 성공시켰지만 후속수비에서 승부가 갈렸다. 보스턴은 재빠른 속공전개를 리온 포우(13점)의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짜릿한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한편 금일 경기에서는 보스턴의 전설적인 스타들이 경기장을 찾으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존 하블리첵과 밥 쿠지, 톰 헤인슨은 후배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지켜보며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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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SPECIAL 2008. 10. 28. 00:51

NBA 2008-09 시즌 프리뷰 - 센트럴 디비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작성 : jeffrey23

2007-08 시즌 센트럴 디비전 리뷰

지난 시즌 보스턴 셀틱스의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로 디트로이트와 클리블랜드가 진지하게 거론되었고 실제 그들은 보스턴과 치열한 일전일퇴의 승부를 겨루었다. 이 두 팀은 동부 컨퍼런스의 메인 스트림을 꿰차며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했지만 초대받지 못한 자들의 말로는 초라했다. 시카고와 밀워키는 암울했던 과거로 회귀했고 인디애나는 리빌딩에 투자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2강 체제로 압축됐던 센트럴 디비전의 판도는 과연 바뀔 수 있을까?


2008-09 시즌 전망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2007-08시즌 성적 59승 23패, 디비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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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
디트로이트의 강점은 수년간 요지부동인 한결 같은 전력이다. 첸시 빌럽스를 위시하여 리차드 해밀턴과 테이션 프린스, 라쉬드 월라스는 우승의 영광을 함께한 지난 2004년 이래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는 매 시즌 디트로이트가 우승권에 분류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장기간 상위권에 랭크된 팀의 가장 큰 부담은 핵심 전력의 고령화지만 디트로이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로드니 스터키나 제이슨 맥시엘 아미르 존슨 등 젊고 재능 넘치는 벤치자원들이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아직 고참 선수들의 자리를 넘볼 수준은 아니지만 코트에 서 있는 시간만큼은 든든한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
만년 유망주로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콰미 브라운의 합류도 호재다. 월라스와 맥다이스의 베테랑 라인에 맥시엘-존슨까지 기존에도 탄탄했던 프론트 코트의 무게감이 한층 더 실렸기 때문이다. 이는 로포스트의 폭넓은 로테이션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로도 의미가 크다. 특히 브라운은 월라스와 호흡을 맞추며 프로 데뷔 후 경험하지 못한 A급 과외를 받았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정규시즌을 치루는 동안 주전 선수들의 효율적인 체력안배가 가능하다면 디트로이트는 수년간 그래왔듯이 플레이오프에서 그 위용을 떨칠 수 있을 것이다. 

약점 - 꾸준함의 대명사인 디트로이트에게 있어 이번 시즌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마이클 커리 감독의 영입일 것이다. 전임 자리에 있던 플립 손더스 감독은 3년간 디비전 1위를 놓쳐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매해 우승의 문턱에 서왔다. 하지만 한계를 절감한 구단 측의 칼자루에 결국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조 듀마스 단장의 목적은 디비전 우승이나 동부 컨퍼런스 1위 따위가 아닌 챔피언인 것이다. “개혁이 필요하다면 그 누구도 매물 대상이 될 것“ 공언했던 듀마스 단장의 서릿발은 선수들의 동기부여 차원에서 쓴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압박감을 다스리고 감내해야 할 첫 번째 인물은 바로 감독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신인감독이라는 명함은 이번 시즌 디트로이트가 넘어야 할 첫 번째 산이 아닐까 싶다. 덧붙여 앞서 언급했듯이 출장시간 조율에 따른 노장들의 불평불만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 역시 감독의 몫이다. 라쉬드 월라스같은 개성강한 베테랑 플레이어들을 어떻게 다룰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전망 - 전통적인 강호들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세대교체를 바로 이 팀이 보여주고 있다. 플로어 리더를 담당하며 묵묵히 제 몫을 해내는 빌럽스는 6시즌 연속 팀 내 득점 1위를 놓치지 않은 해밀턴과 동부의 백코트를 접수할 준비를 마쳤다. 리그 정상급 스타퍼인 프린스는 올해도 변함없이 전 방위에서 상대방의 목을 조일 것이다. 또 월라스는 어떠한가? 3점 슛 라인 주위를 떠나지 않는 그에게 비난을 내리기전에 한번 쯤 생각해보자. 그는 로포스트에서 여전히 리그 정상급 수비를 선보일 수 있다. 가넷을 괴롭힐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이 팀의 무서운 점은 주전들과 겨룰 때 느낄 수 있는 부담감과 피로를 벤치전에서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올 시즌 보스턴의 대항마는 의심의 여지없이 디트로이트가 1순위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2007-08시즌 성적 45승 37패, 디비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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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
지구 최고의 농구선수가 될 수 있는 르브론 제임스가 있는 한 클리블랜드는 다시 한 번 대권도전에 나설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이루어진 시카고 불스와의 딜을 통해 소폭 라인업에 변화를 겪었고 올해 모리스 윌리엄스의 영입으로 방점을 찍었다. 섯부른 예상일수도 있겠지만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요구했던 제임스의 소기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는 분명 올 NBA팀에 들 만한 그릇은 못된다. 하지만 안드레 밀러 이후 클리블랜드 최고의 포인트가드가 될 것임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대니얼 깁슨에게 없는 패스능력과 스피드를 가져다 줄 것이며 에릭 스노우의 야속한 세월도 보상을 해줄 것이 틀림없다.
인사이드 진은 신구조화를 꽤했다. 클리블랜드의 터줏대감 일가우스카스는 어느덧 노장대열에 들어섰지만 퍼러미터에서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고 압도적인 신장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만의 자산이다. 노쇠화의 진행이 뚜렷한 벤 월라스는 건강만 찾는다면 여전히 리그 최고의 특급 수비수다. 여기에 브라질 출신의 허슬가이 안데르손 바레장은 벤치 에너자이저로서 원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며 신인 J.J 힉슨과 다넬 잭슨 역시 두 노장 고참들을 보좌하며 힘을 보탤 전망이다. 

윙에서는 샤샤 파블로비치와 월리 저비악의 지원사격이 르브론 옵션의 한 축으로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비악의 경우 지난 시즌 새로 합류한 이 후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클리블랜드 세트 오펜스에 적응만 한다면 예전의 날카로운 슈팅을 다시금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약점 - 저메인 오닐과 엘튼 브랜드의 이동으로 동부 컨퍼런스의 인사이드 전력은 예년에 비해 한층 강화되었다. 케빈 가넷의 보스턴 셀틱스 역시 녹녹치 않은 상대다. 이제 클리블랜드의 골밑상황을 살펴보자.

30대 중반을 향하고 있는 일가우스커스와 월라스의 인사이드진이 과연 4월에 시작될 플레이오프 일정까지 건강하게 버틸 수 있을까? 잔부상에 시달리며 생기를 잃은 월라스는 풀타임 출장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가우스커스의 경우 적지 않은 나이와 거구의 몸을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출장시간이 필수조건이다. 문제의 대안은 현재로서 식스맨과 잉여자원의 활용이지만 바레장을 제외한 두 신인의 리그 적응기간이 장기화 될 경우 르브론이 로포스트 최전선에 배치되는 상황도 불가피할 것이다. 어느 자리에 두어도 제 몫을 해낼 르브론이지만 그가 맡은 짐은 지금도 충분히 무겁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망 -
팀 스포츠인 농구에서 한 선수가 팀의 전부라는 것은 결코 긍정적일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르브론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르브론은 데뷔 이래 섭섭지 않은 구단의 후원아래 뛰어왔다. 돈을 떠나서 선수단 구성까지 그의 입맛에 맞추려는 클리블랜드의 노력은 실로 가상했지만 문제는 그 결과가 ‘충분히’ 좋지 않았다는데 있다. 물론 지드루너스 일가우스카스나 드류 구든 같은 선수들은 꽤 매력적인 선수들이었다.
파이널 무대도 밟아 보았고 플레이오프에서 호성적도 남겼지만 이제는 시간이 없다. 르브론이 자유의 몸이 되기 전까지 그에게 채울 족쇄는 오로지 우승뿐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이제야 피부에 와 닿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승에 대한 다짐이 어제 오늘 일이겠냐 만은 2008-09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는 그 어느 해보다 다르다.


인디애나 페이서스 (2007-08시즌 성적 36승 46패, 디비전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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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
간판스타였던 저메인 오닐과 얽힌 어두운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작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사실 하나로 인디애나의 가능성은 충분 할 것 같다.
한계가 극명했던 오닐과 이별을 고한 대가는 기대 이상이다. 비록 올스타 급 네임밸류는 아니지만 새얼굴들의 이력을 면면이 살펴본다면 쉬이 수긍이 간다. 인디애나 돌격대장을 맡을 것이 확실한 T.J. 포드는 저말 틴슬리와 함께 백코트를 진두지휘하며 팀의 스피드를 한 단계 높여줄 것이다. 미네소타와 샌안토니오에서 가넷과 던컨 등 굴지의 스타들과 호흡을 함께 했던 라쇼 네스트로비치도 눈에 띈다. 특히 네스트로비치의 패스 능력과 중거리 슛은 그의 성실함과 함께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닐의 공백을 100% 채우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그처럼 시즌의 절반 이상을 벤치에서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리빌딩의 선봉에는 스몰포워드 대니 그레인저가 선다. 마이크 오브라이언 감독이 “인디애나의 리더는 그레인저와 던리비 주니어”라 할 만큼 그에 대한 신뢰는 전폭적이다. 팀 재건에 있어 구심점은 확실히 잡은 셈이다.
리딩 능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부상이 잦은 포드나 틴슬리의 보험으로 든 재럿 잭의 영입은 큰 수확이다. 2008년 전체 13번 픽으로 영입한 신인 브랜든 러쉬의 활약상도 기대된다. 장거리 슈팅에 능해 인디애나의 3점 부대에 화력을 더 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퍼러미터에서의 수비능력이 뛰어나 인디애나의 현안인 수비 체질 개선의 축으로 육성할 가능성이 높다. 

약점 - 인디애나의 최대 약점은 많이 넣는 것 이상으로 내준다는데 있다. 이 말은 수비가 약하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지난 시즌 인디애나는 경기 당 팀 득점에서 전체 7위에 랭크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점에서는 5위에 올라 리그에서 가장 실속 없는 팀 중 하나가 되었다. 오브라이언 감독은 이번 시즌 인디애나 최대 목표는 수비강화라 다짐했고 래리 버드 단장 역시 “우리가 이기길 원한다면 수비가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그만큼 인디애나에게 가장 절실한 사안은 수비다.
 
지난 시즌 팀 골밑을 담당하던 제프 포스터와 트로이 머피는 3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을 뛰며 팀 내 리바운드 1, 2위에 올랐지만 이 숫자가 수비의 몫을 모두 해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샷 블락 부문에서는 저메인 오닐과 그레인저, 데이빗 해리슨 정도가 1개 이상을 기록했지만 오닐과 해리슨은 팀을 떠났다. 인사이드 진에 상대의 슛을 경기 당 단 하나도 쳐낼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디애나의 로포스트 문제는 비단 수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닐의 이적으로 인해 인사이드 득점농사는 극심한 가뭄현상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에 기대할만한 선수는 머피정도가 유일하지만 그는 필드골의 1/3을 3점 슛에 투자 할 정도로 정통파 인사이더와는 거리가 멀다. 3점 슛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변변한 골밑 공격옵션 하나 없는 팀은 체력부담이 적은 지역방어의 좋은 먹이 감이다.
 
전망 - 아직은 때가 아니다. 수비 곳곳에서 너무나도 많은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 선수 개개인의 수비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팀 수비의 짜임새도 맥을 같이 하여 그 구멍은 크게만 느껴진다. 플레이오프 컨텐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오브라이언 감독은 인디애나의 유일한 블루 컬러워커인 제프 포스터와 함께 신인 로이 히버트를 팀의 구세주로 꼽았다. 잠재능력만 일찍 깨어난다면 216cm의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로포트스 장악력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공격력만큼은 동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화끈함을 자랑한다. 외각에 치중된 득점 분포는 아쉬운 대목이지만 한번 터지면 분명 겉잡을 수 없는 위력적인 무기다.

방패 없이 승리하는 팀들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중에서 우승트로피를 가지고 있는 팀이 과연 몇 팀이나 되는가?


시카고 불스 (2007-08시즌 성적 33승 49패, 디비전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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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
시카고 불스는 지냔 4년간 3차례에 걸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지난 시즌 뼈아픈 탈락을 겪었음에도 핵심 전력들을 지켜낸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수확이다.
난항을 겪긴 했지만 벤 고든은 극적으로 팀에 합류하여 올해도 변함없이 벤치 공격력에 힘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부상과 피로누적으로 인한 부진함에 비난의 화살을 한 몸에 받은 커크 하인릭 역시 건강하게 시즌을 맞이하며 새 각오를 다졌다. 하인릭과 고든은 이제 어엿한 베테랑으로서 전체 1번 픽에 빛나는 데릭 로즈와 함께 백코트를 담당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합류한 래리 휴즈까지 모처럼 풍성한 가드 진을 보유하게 된 시카고는 크리스 듀혼의 공백을 느낄 새가 없다.
포워드 라인을 살펴보면 기존의 뎅과 노시오니의 건재함 외에 타이러스 토마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첫 6차례의 시범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장한 토마스는 아직 슈팅 감각을 찾지는 못했지만 매 경기 28분 동안 더블 더블을 기록하여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올 시즌 새로 부임한 비니 델 니그로 감독은 피닉스 선즈 코칭 스태프 시절 전수받은 업템포 농구를 투영시키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하인릭의 풀타임 선발출장이 확실시 될 것으로 보이는 현재 그의 백코트 파트너 물색이 한창이다. 래리 휴즈와 데릭 로즈의 2파전으로 좁혀진 대결구도는 공격과 수비라는 옵션의 양자택일로 요약됐다. 발군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휴즈와 철옹성 같은 백코트를 꾸릴 것인지, 로즈의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로 런 앤 건에 날개를 달을지는 전적으로 델 니그로 감독의 몫이지만 어느 쪽도 포기하기 힘든 매력적인 옵션임은 분명하다.

완성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전임 감독이었던 스캇 스카일스 의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에서 시도할 가치는 충분하다. 특히 시카고의 젊고 빠른 선수들의 기동력을 살릴 수 있어 새로운 강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조아킴 노아나 토마스 같은 인사이드 유닛들도 모두 달릴 수 있는 그야 말로 런 앤 건의 진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약점 - 비단 이번 시즌을 맞이하는 시카고의 문제가 아닌 몇 년 동안 안고가야 할 숙제와도 같다. 바로 로스터의 포화상태다. 넘치는 가드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사이드 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와 같은 포지션 불균형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쪽을 덜어 부족한 곳을 메우는 간단한 물리적 이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의 골자는 바로 계약이다. 이적과 잔류를 두고 설왕설래 했던 고든은 결국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며 구단과의 수 싸움에 밀렸고 감정의 골이 파이고 말았다. 내년에 자유의 몸이 되지만 한시가 급한 당장 올해는 꼼짝없이 잔류를 해야 한다. 구단 입장은 고든의 잔류가 대환영이지만 한 번 떠난 마음을 추스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래리 휴즈는 거액의 장기계약이 속을 썪이고 있다. 몸값만 해준다면야 비싼 대로 기용을 하겠지만 수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그의 기량에 비해 감수하는 출혈이 크단 얘기다. 두 선수의 트레이드에 제약이 없었더라면 시카고는 백코트의 다이어트에 성공하며 빈약한 인사이드진의 보강이 가능했겠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NBA 감독 데뷔를 앞둔 비니 델 니그로 감독의 경험부족도 약점으로 꼽힌다. 신인감독이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경우는 통상 성적부진으로 인한 슬럼프나 위기 대처능력의 부족함이 주를 이룬다. 이밖에도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선수들도 그 축에 들 수 있겠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코칭스태프다. 물론 보좌관으로 낙점 된 델 해리스나 버니 비커스태프는 풍부한 코치 경험을 토대로 전술적인 부분 뿐 아니라 팀 운영 전반에 걸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벤치 수뇌부가 흔들린다면 어디까지나 첫걸음을 내딛는 델 니그로 감독이 스스로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전망 -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의 특이할만한 변화는 높아진 인사이드 벽이다. 반면에 시카고의 올 여름 FA장사는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다. 껍데기는 남아있지만 알맹이는 알차게  찼다.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시스템, 그리고 새로운 스타신인까지 시카고는 모든 것이 어색한 신입생과 다르지 않다. 1.7%의 기적 같은 확률을 뚫고 영입한 로즈의 입성은 그야말로 천재일우라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가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지만 엘튼 브랜드 이후 최고의 기회임은 틀림없다.

시카고는 지난 98년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 이후로 무려 10년간 올스타 플레이어를 배출시키지 못했다. 덕분에 시카고 팬들은 슈퍼스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길 원해왔고 이제는 한 번 쯤 23번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던 전설의 주인공을 떠올릴 것이다. 로즈를 바라보며 말이다. 그가 팀의 10년사를 좌지우지할만한 그릇인지는 경기가 증명해줄 것이다.
 

밀워키 벅스 (2007-08시즌 성적 26승 56패, 디비전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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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 ‘새로운 다이나믹 듀오의 탄생’. 마이클 레드와 리차드 제퍼슨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슛을 맡아 고군분투 해온 레드는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했던 이 지엔리엔 대신 새롭게 합류한 제퍼슨은 검증이 필요 없는 팔방미인 올스타 포워드다. 그의 존재는 레드로 하여금 더 많은 3점 슛과 더블 팀의 해방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듀오의 득점력에 견줄만한 이는 덴버 너게츠의 카멜로 앤써니와 알렌 아이버슨 정도가 유일하다. 레드와 제퍼슨은 지난 시즌 나란히 경기당 22점씩을 올리며 리그 전체 10위 안에 들 정도로 탁월한 득점능력을 보유했다. 밀워키는 이로서 확실한 원 맨 옵션을 늘리는 한편 골치 덩어리였던 스몰포워드 문제까지 일거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찰리 빌라누에바도 이번 여름 트레이드의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이 지엔리엔이 떠나면서 그는 본연의 포지션인 파워포워드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빌라누에바의 장점은 빅맨 임에도 좋은 기동력을 지녔고 중장거리 슈팅에 능해 다양한 전술옵션의 수행이 가능하다. 수비를 강조하는 스캇 스카일스 감독에게 수준이하의 수비능력만 비추지 않는다면 밀워키의 풀타임 4번 자리는 그의 몫이다.  
모 윌리엄스의 공백은 시애틀 슈퍼소닉스(現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활약했던 루크 리드노어가 맡는다. 리드노어는 시애틀에서 선발 라인업에 오르는데 성공했지만 지난 시즌 대폭 줄어든 출장시간과 함께 벤치로 돌아가며 급격한 굴곡을 겪었다. 심리적 위축감에서 벗어나 자신감만 되찾는다면 빠른 시간 안에 윌리엄스의 향수를 지울 수도 있을 것이다.

거칠고 열정적인 허슬 플레이어 앤드류 보것과 스카일스의 만남도 호재다. 여기에 정상급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제퍼슨의 가세는 스카일스의 수비 시스템 체질개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점 - 밀워키의 최대 약점은 수비다. 신임 감독인 스카일스의 조련에 따라 극복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밀워키는 무방비 도시나 다름없었다.
필드골과 3점 슛 허용률에서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으며 동네북의 이미지를 스스로 자처했기 때문이다. 스카일스 감독이 부임 후 수비전력 강화에 총력을 쏟아 부었던 이유도 수긍이 갈 수 밖에 없다.

수비지향 감독으로 익히 알려진 스카일스는 “빌라누에바가 파워포워드 자리에서 수비를 만족스럽게 수행하지 못한다면 내년 2월 트레이드도 불사할 것”이라고 공언할 정도니 밀워키의 골치거리가 어느 정도 피부에 와 닿는다.

전망 -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레이 알렌까지 팔아가며 리빌딩에 나선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리빌딩팀답게 젊은 유망주들을 꾸준히 육성해온 밀워키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면 어느새 리그에서도 고참대열에 선 베테랑들로 채워졌음을 알 수 있다. 산전수전 겪은 백전노장은 없지만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서거나 혹은 정점에 선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것도 밀워키의 희망중 하나다.

벤치 역시 구색이 갖추어졌다. 댄 개드주릭과 말릭 알렌은 공수에서 상호보완하며 밀워키의 선발 인사이드진을 보좌할 것이고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찰리 벨의 존재도 든든하기 그지없다. 특히 알렌은 시카고 불스 시절 스카일스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전력이 있어 새로운 시스템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전체 8번 픽으로 입단한 조 알렉산더는 불확실 했던 선발출장의 문이 더욱 좁아졌지만 올스타 선배들의 황금 같은 조언 속에 데뷔 첫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원채 공격적인 면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던 팀이기에 스카일스의 지휘 아래 고질적인 수비병만 개선된다면 동부 컨퍼런스의 X-팩터로서 자격은 충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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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스터 살펴보기
2. 체크포인트
3. 주목할 경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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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의 시즌 스케줄은 악몽에 가까웠다. 팀의 주축 멤버였던 앤더슨 바레장과 사샤 파블로비치가 재계약 불발로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고, 불완전한 로스터로 미국 반대편에 있는 중국까지 날아가 프리시즌 경기를 치러야 했다. 클리블랜드 선수단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시즌 개막이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때였다. 10월 31일 댈러스와 가진 홈 개막전을 제대로 치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11월 역시 험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클리블랜드는 11월에 치른 16경기 중 무려 10경기를 원정 경기로 치르며 전력을 소모해야 했다. 그 중에는 서부 원정 6연전이 포함되어 있었다.

5할 승률에 턱걸이하고 있던 11월 마지막 경기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손가락을 다쳤고, 클리블랜드는 르브론이 결장한 5경기에서 모두 졌다. 정규 시즌 82경기의 반이 넘는 42경기를 연속경기로 치러야 했으며 그 대부분이 두 번째 경기가 원정인 연속경기였다. 클리블랜드의 연속경기 승률이 리그 최하위가 될 수밖에 없었다. 르브론과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 등이 분전했지만, 클리블랜드가 시즌 초반과 연속경기의 저조한 승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년도보다 5승이나 낮은 승수에 그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를 괴롭혔던 대부분의 문제거리들을 이번 시즌에는 겪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오프시즌 재계약을 정상적으로 끝마쳐 결원 없이 정상 전력으로 트레이닝 캠프를 가질 수 있었고 프리 시즌 해외 원정도 없었다. 시즌 초반 스케줄도 작년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며 연속경기 횟수도 줄었다.

르브론이 입단한 2003년 이후 최고의 전력으로 시즌에 임하려 하는 클리블랜드의 2008~09 정규 시즌 주목해야 할 다섯 경기를 살펴보자.


10월 28일 보스턴 원정 개막전

작년 보스턴에게 아깝게 패해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 탈락했던 르브론과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를 펼친 TD 뱅크노스 가든에서, 그들을 무너뜨린 보스턴의 우승 반지 수여식을 보며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양팀은 각자의 홈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바 있다.

보스턴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식 농구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줬다. 르브론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공격으로는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르브론의 반대편에서 공격을 펼칠 수 있는 모리스 윌리암스를 오프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클리블랜드가 원정 경기에서 보스턴의 막강 수비를 맞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올시즌 클리블랜드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도 될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비록 프리 시즌 보스턴전 두 경기를 모두 졌지만, 르브론이 개막전에 컨디션을 맞추고 있는 만큼 진검승부를 기대해도 좋다.

지난 시즌 론도의 압박수비에 고전했던 클리블랜드 젊은 가드진이 더욱더 성장한 라존 론도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체크포인트.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보스턴
 승/패  2승 2패  2승 2패
 득점  95  97.25
 야투율  43% 47%
 3점 성공률  33% 36%
 자유투 성공률  73%  75%
 리바운드   44.25  39.25
 어시스트  19  22.25
 스틸  6.25  9.25
 블록슛  5.75  3.75
 실책  15.5  16.25


11월 1일 뉴올리언즈 원정경기

시즌 MVP 후보들간의 대결이다. 클리블랜드는 최근 두 시즌 동안 뉴올리언즈를 상대로 1승 3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폴이 홈경기에서 7스틸, 원정경기에서 20어시스트를 폭발시키며 클리블랜드에 강한 모습을 보인 반면 르브론은 두 경기 연속 21득점에 그치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 뉴올리언즈에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르브론을 잘 막은 제임스 포지까지 합류했다.

실제로는 절친한 친구 사이인 르브론과 폴의 통산 맞대결 성적은 3승 3패의 호각세. 미래의 NBA를 지배할 두 선수의 시즌 첫 맞대결은 시즌 초의 최대 빅카드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뉴올리언즈
 승/패 2패  2승
 득점  87.5 93
 야투율  45%  43%
 3점 성공률  31%  38%
 자유투 성공률  66%  82%
 리바운드  48  36
 어시스트  18  21.5
 스틸  3.5  8.5
 블록슛  5  4
 실책  13  8


12월 23일 휴스턴과의 홈경기

'공격수 르브론'의 진가를 보여줄 경기이다. 휴스턴은 오프시즌에 론 아테스트를 영입, 셰인 베티에와 함께 최고의 퍼러미터 수비진을 구축했다.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 및 수비기술을 갖춘 베티에와 뛰어난 사이즈 및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전천후 수비를 자랑하는 아테스트는 모두 르브론 수비가 가능한 선수들이다. 르브론의 공격이 막히면 팀 전체가 난조에 빠지는 클리블랜드의 특성상 르브론이 이들 둘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지난 시즌 팀 리바운드 1,2위를 기록한 두 팀의 골밑 싸움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휴스턴
 승/패 2패  2승
 득점  81 92.5
 야투율  39  42
 3점 성공률  32  32
 자유투 성공률  67  69
 리바운드  40  51
 어시스트  15  26
 스틸  7.5  5
 블록슛  6  6.5
 실책  10.5  10.5


워싱턴과의 크리스마스 매치

올시즌 클리블랜드의 크리스마스 경기 상대는 지난 몇 년간 클리블랜드와 플레이오프 라이벌 관계를 이루어 온 워싱턴으로 결정됐다. 두 팀은 르브론의 첫 플레이오프였던 05~06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1라운드에서 만나 모두 클리블랜드가 승리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워싱턴 가드 드샨 스티븐슨의 '르브론 과대평가' 발언이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켜, 르브론의 친구인 래퍼 제이 지가 스티븐슨을 비난하는 랩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무국도 이같은 라이벌 관계를 감안, 이번 시즌 크리스마스 매치에 두 팀의 경기를 편성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과대평가 논란'을 잠재운 르브론이 건강을 되찾은 워싱턴 빅 3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일지, 아니면 돌아온 '길교주' 아레나스가 클리블랜드와의 끈질긴 악연을 청산할 것인지 NBA 팬들의 이목이 될 것이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워싱턴
 승/패 2승 2패  2승 2패
 득점  99  95
 야투율  47%  47%
 3점 성공률  40%  33%
 자유투 성공률  76%  72%
 리바운드  44  35.25
 어시스트  24.75  20.5
 스틸  4.5  6.75
 블록슛  4.5  4.75
 실책  12.25  9.5


2월 8일 레이커스와의 홈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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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현재와 미래의 만남.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맞대결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최고의 빅카드가 될 수 있는 경기다.

르브론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비가 최고' '내 라이벌은 코비뿐'이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르브론은 코비만 뛰어넘으면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둘의 맞대결에는 리그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르브론과 코비도 평소보다 더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곤 했다. 르브론의 커리어 초기에는 코비가 노련미로 르브론에게 판정승을 거둬왔지만 06~07시즌부터 르브론이 차이를 많이 좁히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르브론이 코비를 1:1로 제치고 터트린 위닝샷은 명장면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시즌 르브론은 생애 첫 득점왕을, 코비는 생애 첫 MVP를 차지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좋은 호흡을 보이며 미국을 8년만의 금메달로 이끌기도 했다.
서로를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엄청난 승부욕을 보이는 두 선수의 맞대결은 NBA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레이커스
 승/패 2승 2패
 득점  96  92.5
 야투율  43%  46%
 3점 성공룰  27%  19%
 자유투 성공률  74%  66%
 리바운드  47  44.5
 어시스트  16.5  18.5
 스틸  8.5  6
 블록슛  3  3.5
 실책  10.5  12.5


마치며

이번 시즌은 르브론과 클리블랜드 모두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어느덧 프로 6년차를 맞는 르브론은 개인적인 성취를 팀의 우승으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2006~07시즌 팀을 파이널에 올리며 자신의 시대를 여는 듯 했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르브론이 입단한 후 처음으로 팀 성적이 뒷걸음질쳤다.

더 이상의 실패는 그동안 르브론의 어린 나이를 들어 그를 감싸왔던 팬도 전문가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며, 무엇보다도 르브론 자신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르브론 하나만을 믿고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클리블랜드 구단 역시 2010년 이적설이 돌고 있는 르브론을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지난 시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재계약 대상자와의 계약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었고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어리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신인 빅맨을 선발해 장기적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현재 로스터는 클리블랜드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 꾸릴 수 있는 최상의 로스터인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시즌 팀 성적이 나아지지 않으면 클리블랜드는 수년 내로 우승 후보 레벨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최악의 경우 르브론이 고향팀 클리블랜드를 떠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 클리블랜드 선수단과 프런트, 그리고 팬들 모두가 이번 시즌에 절박함 섞인 기대를 보내고 있는 이유다.
 르브론이 말했듯이, 이제 클리블랜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방법은 매 경기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 뿐이다.

르브론과 클리블랜드는 조용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정규 시즌이 개막하면, 모든 NBA 팬들은 그들의 단호한 결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부 - 로스터 살펴보기
2부 - 체크포인트
3부 - 주목할 경기들


공격 템포는 빨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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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의 공격은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 부임 후 수비면에서는 리그 톱클래스로 발전했지만, 르브론 제임스라는 최강의 공격무기를 지니고도 공격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은 없었다.

클리블랜드의 공격력이 이렇게 혹평을 받은 이유는 리딩 가드나 준수한 세컨 옵션이 없어 르브론이 마음껏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속공 득점이 적고 하프코트 공격을 고집하는 '느림보 팀'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각 팀의 단장들이 뽑은 리그 최고의 속공 마무리 선수로 르브론이 선정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르브론을 보유한 클리블랜드의 속공 능력은 낙제 수준이었다. 속공 성공률도 문제였지만 속공 시도 자체가 적었다.

속공을 통한 득점은 하프코트 공격에 비해 성공률과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모든 팀들은 속공 득점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의 속공 시도가 적었던 것은 로스터 자체가 속공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이 개막할 무렵 클리블랜드 로스터에 이름이 올라 있던 가드는 래리 휴즈, 대니얼 깁슨, 데이먼 존스, 에릭 스노우였다. 이중 깁슨과 존스는 가드라기보다는 슈터에 가까웠고, 스노우는 대표적인 하프코트형 선수인데다 노쇠화로 거의 나오지 못했다. 휴즈는 골든스테이트와 워싱턴에서 얼리 오펜스를 경험했지만, 혼자서 슛을 던질 수는 있어도 팀 전체의 공격 템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다시 말해, 이들 가드진은 '리그 최고의 속공 피니셔' 르브론에게 속공 패스를 해줄 수도, 르브론의 패스를 받아 속공을 마무리할 수도 없는 가드진이었다. 패스를 받을 수 없었던 르브론은 스스로 볼을 운반해야 했고 혼자서 골밑으로 돌진하다 파울을 당하기 일쑤였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앤드 원을 얻은 경우도 많았지만, 만약 속공 전개 능력이 있는 가드의 패스를 받아 보다 완벽한 상황에서 마무리했다면 '확실한 2점'을 얻을 기회는 더 많았을 것이다.
클리블랜드로써는 성공 여부가 확실치 않고 오히려 수비 조직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얼리 오펜스보다는 르브론의 돌파에 이은 슈터진의 이지 찬스를 최대한 이용하는 하프코트 농구를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손쉬운 득점'을 포기한 대가는 리그에서 세 번째로 떨어지는 야투율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하고 오프시즌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한 결과,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의 가드진은 높이가 다소 낮아진 대신 훨씬 빠르고 젊어졌다.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드는 윌리암스, 깁슨, 사샤 파블로비치, 딜론테 웨스트 등인데, 이들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뛰어난 스피드를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운동능력 부재를 지적받던 깁슨 역시 오프시즌 훈련으로 운동능력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윌리암스와 웨스트는 속공 전개 능력이 있기 때문에 르브론은 더 이상 볼 운반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르브론 자신이 '이번 시즌에는 속공 피니셔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할 정도다.

코칭스태프 역시 이들 빠른 가드진을 활용하기 위해 팀의 공격 템포를 올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윌리암스와 웨스트, 파블로비치를 동시에 기용하면서 르브론을 파워포워드로 활용하는 스몰 라인업 구상이 그것이다. 이런 라인업을 항상 볼 수는 없겠지만, 상대팀 가드진을 압박하고 빠른 농구를 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클리블랜드의 빠른 농구를 심심찮게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브라운 감독은 '스몰 라인업이라고 해서 피닉스나 과거의 새크라멘토 킹스처럼 7초 만에 슛을 던지는 농구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가 지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공격 템포 향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빅맨진에 새로 가세한 J.J. 힉슨과 대럴 잭슨 역시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르브론을 앞세운 클리블랜드의 화려한 속공 플레이를 기대해도 좋을 전망이다.


수비 조직력은 회복될까?

브라운 감독 부임 후 클리블랜드가 가장 발전한 부분은 수비다. 모든 공격을 르브론에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공격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매 시즌 좋은 결과를 낸 가장 큰 이유는 막강한 수비력에 있었다. All NBA 디펜시브팀 경험자가 휴즈 한 명 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강력한 수비 팀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완벽한 퍼러미터 로테이션과 리그 최상위권의 리바운드 능력 덕분이었다.

파이널에 진출했던 2006~07시즌 클리블랜드는 전반기에는 스노우-휴즈, 후반기에는 휴즈-파블로비치의 가드진을 가동했다. 이들과 스몰포워드 르브론은 가드와 스윙맨을 모두 막을 수 있었기 때문에, 클리블랜드의 상대팀들은 퍼러미터에서 공격을 시작할 때 적지 않은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볼을 돌려도 미스매치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틸이나 블록을 노리기보다는 끝까지 따라붙는 클리블랜드 수비는 상대팀에게 수많은 터프 샷을 강요했고, 득점에 실패한 볼은 고스란히 클리블랜드의 리바운드 마진으로 연결되었다.

클리블랜드의 이런 수비는 선수 각자가 팀 디펜스에서의 역할을 숙지하고 자기 역할을 다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로스터에 큰 변화를 겪어야 했던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스템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르브론을 대신해서 상대팀의 에이스 스윙맨을 막아온 파블로비치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능력을 자랑하던 안드레 바레장이 재계약 실패로 시즌 초반 출전하지 못했고, 특히 파블로비치는 복귀 후에도 제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데빈 브라운이 파블로비치의 역할을 대신 맡았지만 파블로비치만큼의 수비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클리블랜드는 시즌 중반 5명을 내보내고 4명을 받아오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선수 개개인의 수비력보다는 팀 전체의 조화를 더 중시하는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스템은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

깁슨-휴즈가 나섰던 선발 가드진은 휴즈가 트레이드되고 깁슨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웨스트와 월리 저비악으로 채워졌다. 웨스트는 개인 수비력은 있었지만 팀 수비에 적응하지 못했고, 저비악은 원래부터 그리 좋은 수비수가 아니었다. 드류 구든 대신 파워포워드를 맡게 된 '빅 벤' 월러스 역시 왕년의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카고 시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빅 벤은 수비 시스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선수인데다가 허리 부상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무려 23명의 선수를 로스터에 올려야 했던 클리블랜드에서 과거의 막강한 수비력을 다시 보기는 힘든 일이었다.
국 리그 10위권의 수비 팀으로 전락한 클리블랜드는 코칭스태프가 새 멤버에 맞는 새로운 수비 시스템을 정착시킨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야 원래의 수비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공격력 좋은 선수들이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감독은 여전히 팀의 정체성을 수비에서 찾는다. 아무리 좋은 공격력을 보이는 선수라도 클리블랜드 수비 시스템에 녹아들지 못하면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트레이닝캠프는 클리블랜드가 과거의 수비 조직력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시간이었다.

브라운 감독이 수비력 강화를 위해 가장 신경 쓴 것은 선수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일이었다. 현재 로스터에 올라 있는 선수들 중 작년 트레이닝캠프에도 있었던 선수는 르브론, 깁슨, 그리고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의 세 명에 불과하다. 바레장과 파블로비치는 재계약 불발로 캠프에 참가하지 않았고, 웨스트, 윌리암스, 빅 벤 등은 다른 팀에 있었으며, 힉슨과 잭슨 등은 아직 대학에 있었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선수들은 동료가 어떤 수비에 강하고 어떤 수비에 약한지, 언제 맡겨두고 언제 도우러 가야 할 지 알지 못했다. 브라운 감독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연습 시간에 서로 대화를 많이 할 것을 주문했고, 이에 따라 클리블랜드의 이번 캠프는 가장 시끄러운 캠프였다는 후문이다.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 수비의 키 플레이어는 파블로비치와 빅 벤이다. 파블로비치는 클리블랜드에서 저비악과 함께 유이한 2m 이상의 가드다. 저비악에게서는 수비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파블로비치는 코비 브라이언트, 트레이시 맥그래디, 조 존슨 등 각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을 막아야 한다. 만약 파블로비치가 2006~07시즌의 수비력을 다시 보여준다면 르브론은 공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블로비치가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할 경우, 백업 가드인 웨스트가 슈팅가드를 막기에는 다소 작은 194cm에 불과하기 때문에 클리블랜드는 미스매치 문제를 겪게 될 지도 모른다.
난 시즌 팀 수비 부적응과 부상으로 디트로이트 시절의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빅 벤은 이번 시즌 트레이닝캠프 참가를 대단히 중요한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팀원 간의 이해와 동료의식을 중시하는 빅 벤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74년생으로 사실상 은퇴가 확정된 스노우를 제외하면 팀 내 최연장자가 된 빅 벤은 과거의 명성을 다시 찾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시즌 중 추가 트레이드가 일어날까?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종료 시점에 합계 3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만기계약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클리블랜드가 오프시즌에 빅딜을 통해 올 스타급 선수를 데려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한 선수에게 올인하기 보다는, 만기계약 카드의 일부를 이용해 르브론과 전성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윌리암스를 영입했다. 그 결과 데이먼 존스의 450만 달러와 조 스미스의 480만 달러 만기계약이 빠져나갔지만, 클리블랜드에는 아직도 저비악의 1300만 달러와 스노우의 730만 달러 만기계약이 남아있다. 그중 스노우가 클리블랜드에서 그대로 은퇴할 전망이기 때문에, 클리블랜드가 실질적으로 던질 수 있는 만기계약 카드는 저비악의 1300만 달러이다.

1300만 달러는 팬들이 원하는 슈퍼스타급 선수를 데려오기에는 애매한 금액이다. 아무리 리빌딩 팀이라 해도 그런 슈퍼스타급 선수를 단지 만기계약 카드와 바꾸는 것은 원치 않고, 리빌딩 팀이 원하는 유망주는 2010년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클리블랜드가 내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클리블랜드는 르브론이 계약 만료를 맞는 2010년을 넘길 만큼 장기계약을 맺은 선수 역시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슈퍼스타를 보유한 팀의 전반기 성적이 극도로 나빠지거나 팀 내 불화가 발생하여 갑작스럽게 리빌딩에 들어가야 하는 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슈퍼스타의 트레이드 가치는 떨어지고 협상의 칼자루는 상대팀이 잡게 된다. 지난 시즌 그런 '기다림의 미학'을 통해 전력 손실 없이 파우 가솔을 잡은 팀이 레이커스다. 레이커스는 가솔이 멤피스 구단과 불화를 겪는데다가 레이커스 행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이용해 사실상 레이커스에 필요 없는 선수들을 내주고 가솔을 영입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파이널 진출이었다.

클리블랜드 역시 벌써부터 저비악의 처리 방법을 놓고 전전긍긍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즌이 시작되면 당초 예상과 달리 난조에 빠져 리빌딩을 선택하는 팀은 나오게 마련이고, 그 때가 되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쪽은 클리블랜드이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는 총연봉이 사치세 라인인 7115만 달러 내외이면서 각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권에서 멀어지는 팀을 상대로 협상을 시도할 것이다.


루키 J.J. 힉슨은 얼마나 활약해줄까?

클리블랜드는 2003년 르브론 제임스를 1라운드 1순위로 뽑으며 대박을 터뜨렸지만, 르브론 이후 클리블랜드의 드래프트 1라운드 선발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르브론 드래프트 이듬해인 2004년 1라운드 10순위로 뽑은 루크 잭슨은 정교한 외곽슛 능력과 뛰어난 운동능력을 겸비해 르브론의 조력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팬들을 실망시켰고, 2006년 원래 1라운드에서 뽑을 예정이었던 깁슨을 2라운드로 밀어내면서까지 25순위로 뽑은 섀넌 브라운은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끝에 지난 시즌 대형 트레이드의 일부로 팀을 떠났다. 2005년과 2007년은 지명권 자체가 없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출신의 J.J. 힉슨은 그런 클리블랜드가 자신 있게 19순위로 뽑은 206cm의 파워포워드이다. 클리블랜드가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했을 때 많은 팬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였지만, 정작 대니 페리 단장은 힉슨과 첫 워크아웃을 가진 후 다른 신인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을 정도로 그에게 매료되었다. 페리 단장은 힉슨을 지명하고 나서 '운동능력, 스피드, 적극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린 나이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마인드를 높이 샀다'고 밝혔다.

1988년생으로 지난달 만 20세를 맞은 힉슨은 휠러 고등학교 졸업반 시즌에 평균 25.9득점 13.8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하며 올 아메리칸 팀에 선정되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 진학한 힉슨은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팀을 이끌며 평균 14.8득점을 올렸고, 명문 ACC 컨퍼런스에서 야투율 1위, 블록슛 6위를 기록했다. 득점, 리바운드, 더블-더블 횟수는 루키 중 1위였다. 비록 팀 성적이 저조해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힉슨의 최대 강점은 운동능력이다. 엄청난 스피드와 탄력으로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현재 클리블랜드의 빅맨진 중 힉슨처럼 적극적으로 골밑으로 파고드는 선수는 없기 때문에, 힉슨은 의외로 쉽게 자신을 이용한 공격옵션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 어린 나이의 빅맨 치고는 미들레인지 안쪽에서의 점프슛도 뛰어난 편이고, 시범경기에서 제한된 시간만을 뛰면서도 최고의 리바운드 팀에서 리바운드 1위를 달릴 정도로 의욕도 탁월하다. 힉슨은 섬머 리그 다섯 경기에 출장해 평균 19.4득점 7.8리바운드 1.8어시스트 1.2블록슛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힉슨이 팀에서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요구하는 수준을 달성하기에는 수비 경험이 다소 처지고, NBA의 거친 골밑에서 살아남기에는 몸이 좀 왜소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다시 말해 우승에 도전하는 팀의 즉시전력감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오랜 시간을 두고 키우기를 결심할 만큼 힉슨을 믿는 이유는 그의 마인드 때문이다. 트레이닝캠프 기간 내내 힉슨은 또 다른 루키 대럴 잭슨과 함께 가장 먼저 연습장에 나와 가장 늦게 돌아가곤 했다. 코칭스태프와 자신의 결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팀 연습이 끝난 후에도 남아 결점을 고치려 노력한다. 힉슨의 성실함은 그의 연습을 도와준 대선배 벤 월러스조차도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릴 정도다. 또한 대학 농구를 겨우 1년 경험한 선수답지 않게 비이기적이고 항상 팀플레이를 하려 노력한다. 성격도 밝아 선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배우려 하고 팀 분위기를 살리려 한다.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힉슨의 이런 품성 덕분에 그가 리그에 빨리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빅맨으로써 뛰어난 농구센스를 지닌 일가우스카스와 왕년의 수비왕이었던 빅 벤이 한 팀에 있다는 것은 힉슨이 앞으로 공수에서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주전 빅맨진이 모두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엔더슨 바레장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클리블랜드에게 힉슨은 '2010년 이후' 클리블랜드의 골밑을 책임져줄 중요한 자원이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올 시즌 힉슨이 얼마나 빨리 발전할 지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MVP를 수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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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르브론은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평균 30득점을 올리며 생애 첫 득점왕을 차지했고, 야투율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30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동시에 기록한 것은 1988~89시즌 마이클 조던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브론은 MVP 투표에서 코비 브라이언트, 크리스 폴, 케빈 가넷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팀 성적이 전년도에 비해 5승이나 떨어진 45승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1980년대 이후 정규시즌 50승 미만의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1981~82시즌의 모제스 말론이 유일했다. 이는 팀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해도 MVP에 뽑히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코비는 2005~06시즌과 2006~07시즌 개인적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플레이오프에 간신히 턱걸이할 정도로 저조했던 팀 성적 때문에 MVP를 수상하지 못하다가, 팀이 컨퍼런스 타이틀을 따낸 지난 시즌에야 이전보다 못한 개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MVP를 수상할 수 있었다.

따라서 르브론의 MVP 수상 여부는 클리블랜드가 정규시즌에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리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는 정상적인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바레장과 파블로비치의 재계약 실패 때문에 정상 전력이 아닌 상태로 시즌을 시작해야 했고, 여기에 르브론의 손가락 부상까지 겹치면서 첫 20경기에서 9승 11패에 그치는 부진을 보여야 했다. 그리고 시즌 중후반에는 대형 트레이드로 팀이 어수선해지면서 특유의 수비조직력이 무너져 힘든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그런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고 전력이 강화된 이번 시즌에는 최소한 지난 시즌보다는 나은 팀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르브론의 MVP 경쟁자인 코비, 폴, 가넷 등의 소속팀들이 시즌 55승 이상을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클리블랜드 역시 비슷한 성적을 올려야 한다. 클리블랜드 프랜차이즈 역사상 55승 이상을 기록한 시즌은 단 두 번에 불과하다. 모두 마크 프라이스-브래드 도허티 콤비가 활약했던 1988~89 시즌과 1991~92시즌으로, 르브론이 클리블랜드에 입단한 후로는 한 번도 55승 이상을 기록하지 못 했다.

따라서 르브론이 지난 시즌과 같은 활약을 보이면서 팀도 55승 이상을 올린다면, 이번 시즌은 르브론에게나 팀에게나 최고의 시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_3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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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스터 살펴보기
2. 체크포인트
3. 주목할 경기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2008-09시즌이 9월 30일(한국시간) 미디어 데이와 함께시작되었다.

리더이자 에이스인 르브론 제임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목표는 우승 뿐"이라며 최고의 시즌이 될 것임을 자신했고 대니 페리 단장과 마이크 브라운 감독 역시 "성공적인 오프시즌을 보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975~76시즌 이후 첫 디비전 타이틀을 노리고 있는 클리블랜드의 2008-09시즌을 3회에 걸쳐 미리 살펴본다.





로스터 변화

In: 모리스 윌리암스, J.J. 힉슨, 로렌젠 라이트, 대럴 잭슨, 테런스 킨제이
Out: 데이먼 존스, 조 스미스, 드웨인 존스, 빌리 토마스

오프시즌에 클리블랜드에서 일어난 가장 큰 뉴스는 모리스 윌리암스의 영입이었다. 지난 시즌 총 11명이 이동한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클리블랜드 구단이 팀 전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움직인 결과였다.

모리스 윌리암스는 올 시즌 클리블랜드의 성패를 좌우할 선수이다. 그는 코트 어디에서나 슛을 던지고 득점할 수 있으며 르브론 제임스의 패스를 받지 않고도 스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클리블랜드 선수이다. 윌리암스는 그동안 개인공격력의 부족을 지적받던 클리블랜드 백코트진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또한 지난 시즌 주전 가드였던 딜론테 웨스트와의 3년, 1,270만 달러의 계약을 끝마쳤으며 식스맨 슈터인 대니얼 깁슨과도 5년간의 장기계약을 이끌어내 르브론과 커리어를 함께 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로 가드진을 재편했다.

백코트에 윌리암스가 보강됐다면 프론트코트에는 J.J. 힉슨이 보강됐다. 88년생, 6-9의 이 어린 파워포워드는 노쇠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클리블랜드 빅맨진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이다. 힉슨은 서머 리그에서 뛰어난 운동능력과 저돌적인 골밑 공략 능력을 보였지만, 한편으로 전술 이해도와 수비력에서 헛점을 보이며 어린 나이로 인한 미숙함을 드러냈다.

팀에서는 힉슨에게 '2010년 이후의’ 르브론과 함께 할 재목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힉슨은 1라운드 후반에 뽑힌 선수치고는 많은 시간을 출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힉슨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생각보다 빨리 팀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리그 12년차를 맞은 센터 로렌젠 라이트의 영입은 클리블랜드의 강점 중 하나였던 빅맨진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지난 시즌 주전 센터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의 백업이 약해 시즌 막바지에 고전해야 했던 클리블랜드는 일가우스카스와 앤더슨 바레장에 이은 '제 3센터'로 라이트를 활용할 전망이다.

1996년 드래프트 7순위로 지명되었던 라이트는 지난 시즌에는 애틀랜타와 새크라멘토에서 18경기만을 뛰었지만, 6-11의 좋은 신장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자신의 역할은 충분히 해줄 전망이다.

한편 클리블랜드는 데이먼 존스를 내보내며 이른바 '래리 휴즈 프로젝트'의청산을 마쳤다. 윌리암스의 영입, 딜론테 웨스트의 재계약, 대니얼 깁슨의 성장으로 백코트진이 포화상태에 이른 클리블랜드로써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작년 후반기에 이적한 후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번갈아 맡으며 알찬 플레이를 보여줬던 조 스미스가 이적한 자리는 힉슨과 노장 센터인 로렌젠 라이트가 번갈아 채울 전망이다.

위의 변화 외에도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의 로스터에는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향상된 부분이 있다. 바로 앤더슨 바레장과 사샤 파블로비치가 시즌 개막부터 건강한 몸으로 뛸 수 있다는 점이다.

2006~07시즌 중요한 롤 플레이어였던 이들은 지난 시즌 재계약 문제로 시즌 초반 코트에 서지 못했고, 특히 샤샤 파블로비치는 계약 체결 후에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시즌 내내 부진했다. 이들의 결장은 초반부터 팀에 상당한 체력적 부담을 안겼고, 클리블랜드는 후반기에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가 부상당하고 르브론이 체력적 한계를 겪는 등 고전해야 했다.

골밑의 에너자이저인 바레장과 2006~07시즌 뛰어난 백코트 수비능력을 보여줬단 파블로비치가 시즌 초반부터 활약할 수 있다면, 클리블랜드는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라인업 예상

선발: 윌리암스, 파블로비치, 르브론, 빅 벤, 일가우스카스
벤치: 웨스트, 깁슨, 저비악, 킨제이, 바레장, 힉슨, 라이트

클리블랜드는 마이크 브라운 감독 취임 이후 줄곧 수비력을 강조해 왔고, 이번 시즌에도 이러한 원칙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클리블랜드 수비의 특징은 개개인을 앞세운 수비보다는 팀 전체가 원활한 로테이션을 통해 상대를 꾸준히 압박함으로써 배드샷을 유도하고, 리그 정상급의 보드장악력을 통해 공격권을 가져오는 것이다. 벤 월러스를 제외하고는 리그 정상급의 수비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 강력한 수비력을 자랑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따라서 클리블랜드의 주전 라인업은 클리블랜드 특유의 로테이션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될 것이다.

주전 가드로는 모리스 윌리암스와 파블로비치가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윌리암스는 르브론의 리딩을 보조하면서 때대로 개인 공격과 2:2 플레이를 수행하고, 파블로비치는 상대 장신 가드나 스몰포워드를 수비할 것이다. 르브론이 공격에 에너지를 집중하려면 파블로비치의 상대 에이스 봉쇄가 필수적이다.

포워드진에는 르브론과 '빅 벤' 월러스가 포진할 것이다.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르브론은 클리블랜드의 알파요 오메가다. 지난 몇 년간 국가대표 참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르브론을 걱정한 코칭스태프가 르브론의 출장시간 조절을 천명하고 있지만 르브론이 클리블랜드에서 절대적인 존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인한 팀 전술 적응 부족과 등 부상으로 과거 명성에 미치지 못한 플레이를 펼친 빅 벤 역시 이번 시즌 완벽한 컨디션으로 시즌 개막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센터로는 '터줏대감' 일가우스카스가 변함없이 선발로 나설 것이다. 이제 과거와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일가우스카스는 여전히 르브론의 좋은 픽앤팝 파트너이자 골밑 수비수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의 혹사로 체력 문제를 겪었지만 동료 선수들의 계약 문제가 해결된 이번 시즌에는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클리블랜드의 벤치 자원은 최근 몇 년간을 통틀어 가장 탄탄하다. 백코트진의 깁슨과 웨스트는 각기 다른 장점을 살려 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르브론의 킥아웃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을 때는 리그 정상급의 외곽 슛 능력을 보유한 깁슨이 투입될 것이고, 빠른 농구로 기선을 제압하고 상대 가드진을 압박하려 할 때는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듀얼가드 웨스트가 투입될 것이다.

월리 저비악은 지난 시즌 중반에 합류한 탓에 저비악을 살릴 공격전술의 부재로 제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팀 전술에 적응한 이번 시즌에는 계약 마지막 해인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루키인 테런스 킨제이는 많은 출장시간을 얻지는 못하겠지만, 프런트의 기대대로 탁월한 운동능력을 살려나간다면 2년 전의 깁슨이 그랬던 것처럼 자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론트코트 역시 깊이가 더해졌다. 핵심 식스맨 바레장은 올해도 일가우스카스와 빅 벤의 백업을 맡아 보드 장악과 골밑 수비를 맡을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계약 문제로 48경기만 뛰었지만 평균 출장시간은 데뷰 후 가장 많은 27분을 기록했고 경기당 8.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클리블랜드가 자랑하는 보드 장악력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 오프시즌에 그동안 부족함을 지적받았던 공격력을 보완했다는 바레장의 팀내 비중은 주전 빅맨진의 체력이 떨어질 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본인의 가치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플레이어 옵션으로 FA가 될 수 있는 내년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질 것이다.

힉슨과 다렐 잭슨은 클리블랜드의 미래를 책임질 골밑 자원들이다. 특히 힉슨의 경우 페리 단장이 드래프트 전 힉슨을 본 후 신인 워크아웃을 접어버렸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달릴 수 있고 운동능력이 좋기 때문에, 그동안 기동력 부재를 지적받았던 클리블랜드 빅맨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_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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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자유의 몸이 되는 르브론 제임스를 두고 많은 팀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클리블랜드의 구단주 댄 길버트가 입을 열었다.

일찌감치 데뷔 전에 나이키와 계약을 맺은 르브론은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파워에이드와 같은 음료업계의 광고를 독식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비스타 모델까지 광고판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시즌티켓 매진에도 영향을 끼친 ‘마이더스의 손‘으로서 코트 안팎에서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리그 최고의 실력과 상품가치를 겸비한 보기 드문 선수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르브론의 심중을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은 그가 대도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는 알 수 있다. 특히 뉴욕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미 프로야구 양키스팀에 대한 열성팬을 자처하며 고향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의 속을 썩인 전력도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양키스로 도배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양키 스타디움을 방문하는 것도 모자라 나이키 사(社)에서 양키스 컨셉으로 농구화도 제작할 정도니 그의 양키스팀 사랑은 가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하이오의 홈팬들은 불안감을 감추기 힘들다.

하지만 구단주 길버트의 생각은 다르다. 르브론이 NBA에서는 슈퍼스타지만 다른 젊은이들과 같이 야구 모자를 멋들어지게 쓰며 유행을 따르는 단순한 통과의례로 봐달라는 것이다. 그는 2년 뒤에 르브론이 클리블랜드를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에 대해 “클리블랜드와 나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다”라 덧붙이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서 르브론은 뉴욕 행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없으며 이는 스포츠계에 늘상 있는 날조된 보도기사라며 못을 박았다. 지난 2006년 7월 당시 르브론은 플레이어 옵션을 포함하여 4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아직 2년의 시간이 남았다. 그는 당장은 어느 팀에도 갈 수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맹목적인 뉴욕사랑으로 일관한 처신은 잘했다고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뉴저지 네츠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힙합 뮤지션 제이-Z와 친구 이상의 우정을 과시하는 한편 야구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홈경기에서 뉴욕을 응원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구설수에 오를만한 원인을 자초한 것이다.

지역사회 여론조차도 그에게 뭇매를 가했다. 클리블랜드의 NFL팀인 브라운스의 와이드리시버 브레일런 에드워즈는 “르브론은 클리블랜드 사람이 아니었다. 캐벌리어스 조차 좋아할지 의문”이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에드워즈는 몇 일후 가벼운 농담이었다고 말을 바꾸었지만 그를 비난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향후 2년간은 걱정할 일이 없을 듯하다. 르브론은 이번 여름 베이징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여전히 위력적인 선수임을 증명했고 새 시즌을 앞둔 클리블랜드 입장에서 희소식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건만 된다면 2009-10시즌까지 언제든 우승도전이 가능하다. 당장 눈앞의 일정이 급한 현재로서는 2년 뒤의 일까지 신경 쓸 겨를도, 필요성도 없다는 얘기다.

길버트 구단주는 “클리블랜드는 NBA 최고의 팀 중 하나다. 내년과 그 다음해는 우승을 위해 경쟁해야 하며 르브론 걱정은 그 다음 여름이 찾아 올 때나 할 것”이라며 기강을 잡는 눈치였다.

구단 단장을 맡고 있는 대니 페리 역시 “2010년 제임스에 대한 타구단의 관심과 계획들은 이해하지만 우리의 현안과는 거리가 멀다”고 거드는 한편 “현재의 호기를 반드시 잡고 싶다”며 다가올 새 도전의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시즌 보스턴 셀틱스와 최종 7차전의 혈투 끝에 고배를 든 클리블랜드는 오프시즌을 맞이하여 모 윌리엄스 영입과 신인 J.J. 힉슨의 합류로 재정비에 나섰다. 2007-08시즌 중반 파이널 진출 멤버까지 트레이드하는 강수를 둔 클리블랜드가 르브론의 입맛에 맞는 팀을 구축하기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역시 우승과 더불어 그와 오랫동안 함께 하기 위함일 것이다.

르브론의 이른바 ‘2010 프로젝트’는 지난 1996년 마이클 조던의 이적설을 방불케 할 만큼 뜨거운 감자다. 당시 코트로 돌아온 조던은 1년 단위 계약으로 시카고 불스의 가슴을 애타게 만들었고 여름마다 뉴욕이나 LA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었다. 결국 집으로 돌아온 조던이었지만 시카고를 제외한 전 구단은 설레는 가슴으로 한 번쯤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것이다. 지금 르브론을 보면 과거의 형국과 진배없다.

‘프랜차이저‘라는 말이 무색하고 사라지고 있는 요즘 르브론의 뉴욕 행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지만 그가 어디에 있던 최고의 활약을 보고 싶은 것이 팬심이자 농구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된 희망사항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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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시즌 내내 선수 영입을 노리던 클리블랜드가 마침내 한 건을 터뜨렸다.

베이징 올림픽이 한창이던 8월 13일, 클리블랜드는 공격형 포인트가드인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클리블랜드는 조 스미스를 오클라호마 시티에, 데이먼 존스를 밀워키에 보내고 밀워키는 윌리암스를 클리블랜드에, 데스먼드 메이슨을 오클라호아 시티에 보냈으며, 오클라호마 시티는 루크 리드노어와 애드리언 그리핀을 밀워키에 보내는 삼각 트레이드였다.

클리블랜드의 윌리암스의 영입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팀 리더인 르브론 제임스는 '윌리암스는 매우 뛰어난 포인트가드'라며 트레이드에 'A'를 주겠다고 말했고, 오하이오주의 지역 언론들도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윌리암스 또한 '클리블랜드는 나와 꼭 맞는 팀'이라며 트레이드를 반겼다.

이번 트레이드가 클리블랜드에 가져올 결과를 예상해본다.


얻은 것 - 믿음직한 서브 스코어러, 핵심 전력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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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제임스가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팀 평균득점에서 24위에 그쳤다. 제임스 외에는 리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팀 전체가 르브론의 돌파 및 킥아웃 패스에만 의존했고, 르브론에게 집중마크가 들어가면서 공격 세팅에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한 르브론이 벤치에서 쉬고 있을 때 클리블랜드의 공격은 끔찍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르브론의 패스 없이도 스스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윌리암스의 영입은 클리블랜드의 답답했던 공격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윌리암스는 지난 시즌 경기당 17.2득점을 올리며 48%의 야투율과 38.5%의 3점 성공율을 기록했다. 코트 어디에서든 자신있게 슛을 던질 수 있는 윌리암스는 클러치 타임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공격할 수 있다. 볼 핸들링도 준수한 편이며 지난 시즌 경기당 6.3어시스트를 기록할 정도로 패싱마인드도 뛰어난 편이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 시즌 윌리암스의 공격력을 가장 확실히 경험한 팀이 클리블랜드라는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10명이 이동한 큰 트레이드를 단행한 직후 윌리암스의 전 소속팀이던 밀워키와 경기를 가졌다. 클리블랜드가 만약 그 경기를 이겼다면 바로 다음날로 예정되어있던 보스턴 원정경기를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치를 수 있었고 시즌 목표였던 50승에도 한발 가까워질 수 있었다.

윌리암스는 그 경기에서 4쿼터에만 13점을 올리며 37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렸다. 수비력이 뛰어나다는 딜론테 웨스트와 데빈 브라운, 심지어 르브론까지 윌리암스를 막으려 해봤지만 코트 모든 곳에서 득점을 성공시킨 윌리암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록 버저비터 위닝샷을 성공시킨 마이클 레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그 경기의 주인공은 박빙의 상황에서 르브론과 막상막하의 쇼다운을 펼친 윌리암스의 몫이었다. 윌리암스는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평균 26득점 9어시스트와 50%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이제 클리블랜드의 상대팀은 더이상 르브론에게만 수비를 집중시킬 수 없게 됐다. 르브론의 반대 사이드에는 득점과 패싱이 모두 가능한 윌리암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프런트가 정말로 칭찬받아야 하는 부분은 윌리암스 정도의 선수를 데려오면서 전력 누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일 것이다. 클리블랜드가 윌리암스를 받는 댓가로 내보낸 선수는 데이먼 존스와 조 스미스였는데, 이들은 대니얼 깁슨과 J.J.힉슨이 성장하면 거의 할 일이 없어질 선수들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이들의 만기 샐러리 1,000만 달러의 트레이드 가치를 썼지만, 아직 월리 저비악의 만기 샐러리 1,300만 달러가 남아있으므로 추가적인 전력 강화도 가능해졌다.


잃은 것 - 팀 디펜스

윌리암스는 그리 뛰어난 수비수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공격적인 성향 탓에 수비시에는 그리 집중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는 백코트의 빈틈없는 로테이션을 바탕으로 상대 템포를 떨어트리는 클리블랜드 팀 디펜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2007시즌 클리블랜드가 파이널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백코트진의 수비력이었다. 르브론과 래리 휴즈, 사샤 파블로비치는 모두 1~3번을 막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상대팀이 백코트에서 볼을 돌려도 거의 완벽한 스위치 디펜스가 가능했다. 디펜시브팀 멤버가 한 명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최고의 수비팀이라 불리운 이유다.

하지만 지난 시즌 휴즈를 트레이드하고 파블로비치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클리블랜드의 최고 강점이었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딜론테 웨스트는 수준급의 수비수였지만 개인 수비능력보다 팀 수비를 강조하는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스템에 완벽히 녹아들어가지는 못했다. 저비악의 느린 발은 팀의 수비로테이션에 항상 걸림돌이 되었으며, 팀에서 이를 보완할 팀 수비전술을 완성시킨 플레이오프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백코트 파트너가 모두 바뀌면서 수비 부담은 르브론에게 집중되었고, 결국 르브론이 체력에서 한계를 드러내자 팀도 시즌 중반까지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 오프시즌에는 수준급 스윙맨 수비수이던 데빈 브라운마저 뉴올리언즈로 이적했기 때문에, 현재 클리블랜드 백코트진 중에서 신장 195센티미터가 넘는 선수는 파블로비치와 저비악 뿐이다. 만약 파블로비치의 컨디션 난조가 2009시즌에도 계속된다면 클리블랜드는 휴스턴이나 애틀랜타, 레이커스같이 장신의 공격력 좋은 스윙맨이 있는 팀을 상대로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궁금한 것 - 스타팅 라인업, 후속 트레이드

딜론테 웨스트가 1년 더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클리블랜드의 2009시즌 스타팅 라인업은 윌리암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윌리암스를 주전으로 쓸 경우 스타팅 라인업은 윌리암스-파블로비치-르브론-벤 월러스-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가 될 것이며, 윌리암스를 벤치 에이스로 쓸 경우에는 웨스트-파블로비치-르브론-월러스-일가우스카스가 될 것이다. 만약 파블로비치의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았을 경우 저비악이 대신 출장할 수도 있다. 깁슨은 1~2번 백업으로 벤치에서 꾸준히 출격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르브론에게 볼이 집중되는 4쿼터에는 윌리암스와 함께 나올 수도 있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백코트 운용의 다양성을 얻었기 때문에, 상대 라인업에 따라 여러 조합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클리블랜드는 저비악의 1,300만달러짜리 만기계약이 남아있다. 여기에 2010시즌 옵트아웃이 거의 확실한 앤더슨 바레장의 연봉을 합치면 2,000만달러짜리 트레이드 카드를 제시할수 있다. 클리블랜드의 전력 강화 행보가 이걸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만약 웨스트까지 트레이드 카드로 쓸 경우, 클리블랜드는 작년의 가넷 트레이드에 맞먹는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일단 현 멤버로 시즌을 시작하고,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다른 팀 슈퍼스타들의 트레이드 가치가 떨어지기를 기다릴 것이다.


마치며 .. 클리블랜드의 트레이드는 2010 프로젝트의 일환

클리블랜드의 최대 관심사는 르브론이 플레이어 옵션을 쓸 수 있게 되는 2010년에 르브론을 지켜내는 것이다. 구단주 댄 길버트가 클리블랜드 구단을 매입한 것도 르브론 때문이고 프런트가 사치세를 감수해가며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것도 르브론이 사치세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므로, 구단에서는 이미 여러 구단이 영입 의사를 밝힌 르브론을 지켜내기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현재 르브론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팀 전력의 강화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미 2005년에 르브론의 파트너로 이른바 '휴즈 패키지'를 붙여주었지만, 이 프로젝트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최근 클리블랜드가 보여준 모든 움직임은 '휴즈 패키지'를 처리하고 2010년 르브론의 파트너를 구해주려는 움직임이었다. 그 결과 노장 선수들이 우글거리던 클리블랜드의 로스터는 30대 선수들이 빠르게 사라짐과 동시에 파블로비치, 깁슨, 바레장, 힉슨, 윌리암스 등 20대의 젊은 선수들로 채워져 가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2010년 이후 르브론과 전성기를 함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모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르브론은 진정한 의미의 '2옵션'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얻었다. 그가 말한 대로 이번 트레이드가 'A'학점이 되느냐, 아니면 제2의 휴즈 영입으로 끝나느냐는 르브론이 그동안 자신에게 몰려있던 공격 부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르브론과 클리블랜드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3년 전에 비해 기량도 리더쉽도 성장한 르브론의 이번 시즌 모습에 NBA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롤로그

마이클 조던 믹스를 보면, 조던의 우아한 개인기 뿐 아니라 그에게 농락당한 후 고개를 떨구거나, 털썩 주저앉거나, 머리를 쥐어뜯곤 하는 상대팀 선수들의 모습 역시 감상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뉴욕 닉스의 유니폼과 함께 유독 자주 보이는 유니폼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파란 옛 유니폼이다. 그들은 ‘The Shot'을 포함, 플레이오프에서 조던에게 두 번이나 위닝샷을 허용해야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980~90년대의 클리블랜드는 많은 팬들에게 만년 약체 팀으로 기억되곤 한다. 하지만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의 클리블랜드는 매직 존슨이 ‘90년대를 이끌어갈 팀’이라 평할 만큼 남부럽지 않은 강팀 중 하나였고,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조던의 시카고와 수많은 명승부를 펼치곤 했다.

1980년대의 그러한 발전을 이끈 선수는 브래드 도허티마크 프라이스였다.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진한 아쉬움을 남긴 이들이 클리블랜드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때까지 형편없는 프랜차이즈였던 클리블랜드가 운명을 걸고 시도한 리빌딩 플랜 덕분이었다.


역사상 최고의 대박 드래프트

1970년 창단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리그가 알아주는 약체 팀이었다. 오스틴 카, 네이트 서몬드 등의 스타 선수들이 거쳐 가기는 했지만 팀 성적은 별 볼일 없었다. 그나마 1975-76 시즌 센트럴 디비전 1위에 올랐지만 그것도 잠시, 1981년부터 1983년까지는 무려 4명의 감독과 23명의 선수가 들락날락하면서 도저히 팀이라 부를 수 없는 수준까지 망가져갔다. 1984-85 시즌에는 조지 칼 감독이 감독을 맡아 플레이오프에 오르기도 했지만 승률 50%의 벽은 높기만 했다. 결국 1985~86 시즌 29승에 그치며 리그 최하위 권으로 떨어진 클리블랜드는 그동안 팀 캐미스트리에서 문제를 보이던 로이 힌슨, 월드 B 프리 등을 내보내고, 여러 장의 드래프트 픽을 모아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에 나섰다.

구단주인 군드 형제가 리빌딩을 위해 영입한 웨인 엠브리 제너럴 매니저는 그 해 드래프트에서 반드시 대박을 터뜨릴 것을 주문받고 드래프트 장으로 향했다.

그 해 드래프트 시장에 나온 주요 선수들 중에는 조던의 2미터 대 버전이라 불리던 렌 바이어스를 비롯, 그의 라이벌 제로드 워시번, 가능성 넘치는 수비형 센터 로이 타플리, 대학 최고 슈터 척 퍼슨과 델 커리, 나중에 한 게임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세우게 되는 스캇 스카일스 등 유망주들이 우글거렸고, 심지어 유럽 최고 센터인 아비다스 사보니스까지 참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좋은 선수가 어찌나 넘쳐났던지 충분히 1라운드에 뽑힐 만한 선수들이 2라운드로 밀려날 정도였다. 데니스 로드맨과 제프 호너섹 등이 그 해 2라운더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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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클리블랜드는 1번 픽 외에도 1라운드 8번 , 2라운드 5번 등 상위 픽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댈러스가 선택할 2라운드 1번 픽 선수도 받게 되어 있었다. 엠브리는 고심 끝에 1번 픽으로 조던의 대학 후배이며 NCAA 최고의 센터였던 브래드 도허티를, 8번 픽으로는 마이애미대 오하이오 캠퍼스의 운동 능력 넘치는 가드 론 하퍼를 뽑은 후 2라운드 5번 픽으로는 리치몬드대의 성실한 스윙맨 조니 뉴먼을 뽑았다. 엠브리는 성공적인 드래프트를 했다고 생각했고, 댈러스가 2라운드 1번으로 지명한 조지아 공대 출신의 잘 생긴 포인트가드 마크 프라이스를 데리고 갔다.

그런데 엠브리의 선택은 그냥 성공적인 정도가 아니라, 거의 신들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가 선택한 도허티와 하퍼 사이에 있던 선수들 중 2번 렌 바이어스는 드래프트 직 후 마약 중독으로 숨졌고, 3번 제로드 워쉬번과 6번 윌리엄 배드포드, 7번 로이 타플리 역시 약물 남용으로 일찌감치 리그를 떠났던 것이다. 지금도 1986년 드래프트는 리그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드래프트로 남아있다.

이런 문제 많던 선수들을 모조리 피해 견실한 선수들만 뽑아 클리블랜드로 돌아온 엠브리는 신임 감독 레니 윌킨스에게 루키들을 넘겼다. 클리블랜드는 리빌딩을 시작한 팀이었기 때문에 루키들은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윌킨스의 조련 하에 트레이닝캠프를 마친 루키들은 시즌이 시작되자 마음껏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도허티와 하퍼, 그리고 전년도에 입단했지만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던 존 윌리엄스는 스타팅으로 뛰며 맹활약했고, 도허티는 평균 득점 15.7점, 하퍼는 22.9점, 윌리엄스는 14.6점을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올 루키 팀에 선정됐다. 한편 프라이스와 뉴먼은 식스맨으로 뛰며 실력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패싱 센터와 슈팅 포인트가드, 리그를 호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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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 마침내 도허티와 프라이스 콤비가 탄생했다. 클리블랜드의 스타팅 포인트가드 자리는 존 배글리가 팀을 떠나면서 공석이 됐고, 윌킨스 감독은 그 자리에 프라이스와 그 해 7번 픽으로 데려온 케빈 존슨 중 누구를 넣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프라이스의 외곽 능력과 도허티와의 호흡을 눈여겨봤던 윌킨스는 프라이스를 선택했고, 케빈 존슨을 타이론 코빈, 마크 웨스트 및 드래프트 픽과 함께 피닉스로 보내고 초대 슬램덩크 챔피언 래리 낸스를 데려왔다.

스타팅으로 80경기를 뛴 프라이스는 평균 16점 6어시스트를 올리며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50.6%의 야투 성공률, 48.6%의 3점 슛 성공률 및 87.7%의 자유투 성공률로 170 클럽에 가입했다. 프라이스와 콤비를 이루게 된 도허티 역시 전년도보다 득점과 리바운드 기록을 향상시켰고, 센터로써 평균 4.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유망주 콤비의 탄생이었다.

결국 전년도보다 11승이 향상된 42승으로 센트럴 디비전 4위를 차지한 클리블랜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 그 해 MVP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와 맞붙었다. 클리블랜드는 프라이스와 도허티가 빼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느닷없이 폭발한 시카고 루키 피펜 때문에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조던과의 긴 악연의 시작이었다.


1988-89 시즌, 도허티와 프라이스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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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허티는 운동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다채로운 슛 기술과 부드러운 스텝, 그리고 역대 포워드 중 통산 블록 1위인 낸스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했다. 또한 도허티가 포스트에서 빼주는 패스는 프라이스와 크레이그 엘로 등 뛰어난 외곽 슈터에게 연결되곤 했다.

프라이스는 슛의 교과서로 성장했다. 그는 코트 어디에서, 어떤 자세에서 패스를 받건 똑같은 타이밍과 똑같은 각도로 점프슛을 쏠 수 있는 선수였다. 자신보다 운동능력이 좋은 수비수를 따돌리고 그런 슛을 쏘기 위해서는 강한 다리 힘과 신체 밸런스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프라이스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10kg 이상 근육을 키웠다. 또한 프라이스는 슛을 쏠 때 검지를 가장 부드럽게 사용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한편 운동능력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프라이스는 한발 빠른 판단력과 의외로 강했던 힘으로 공격자파울을 유도하거나 패스미스를 유도하는 기술을 익혀나갔다. 그는 리그에서 48분 환산 파울이 가장 적은 포인트가드 중 하나였다.

도허티와 프라이스는 나란히 올스타전에 출전했고, 프라이스는 All NBA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들 듀오를 앞세운 클리블랜드는 37승 4패의 홈경기 성적을 포함한 시즌 57승으로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 승률을 올리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라운드에서 만난 팀은 작년 클리블랜드를 탈락시켰던 시카고였다. 클리블랜드는 무려 9명의 선수를 갈아치운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시카고를 상대로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 갔다. 클리블랜드 홈에서 맞이한 5차전. 클리블랜드는 종료 직전까지 1점차로 앞서고 있었지만, 조던이 엘로 위로 역사에 길이 남을 ‘The Shot'을 터뜨리며 또다시 클리블랜드 팬들의 가슴을 얼어붙게 했다.

1989~90시즌, 오픈 코트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던 론 하퍼를 대니 페리와 바꾸는 실수를 저지른 데다 도허티가 부상으로 41경기를 빠진 클리블랜드는 전년도보다 15승이나 적은 42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프라이스가 평균 19.6득점과 9.1어시스트로 고군분투했지만 곤두박질치는 팀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프라이스가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결장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Beat DA Bu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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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92 시즌, 마침내 도허티와 프라이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도허티는 생애 최초로 평균 20득점-10리바운드를 달성했고, 프라이스는 무려 94.7%의 기록적인 자유투 성공률과 함께 조던으로부터 동부 최고의 포인트가드라는 극찬을 받으며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자리매김했다. 둘은 올스타와 All NBA 3rd 팀에 나란히 선정됐다. 수비의 보루로 여전한 활약을 보여준 낸스와 All Rookie 팀에 선정된 신인 테럴 브랜든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클리블랜드는 1988-89 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57승을 기록했다. 이는 67승을 기록한 시카고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었고, 서부 컨퍼런스 1위인 포틀랜드와 같은 성적이었다.

3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클리블랜드는 1라운드에서 도허티가 40득점을 폭발시키는 등 대활약하며 뉴저지에 3-1 승리를 거두었고, 2차전에서는 보스턴 셀틱스를 맞아 래리 버드의 은퇴경기가 된 7차전을 승리하며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으로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상대는 이제 이름만 들어도 지긋지긋한 디펜딩 챔피언 시카고였다.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각각 자신의 정규시즌 성적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선전했다. 4차전까지는 한 경기 씩 주고받으며 2-2의 균형을 이뤘지만, 조던을 앞세운 시카고는 5,6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클리블랜드를 탈락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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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93 시즌 도허티와 프라이스 콤비는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자랑했다. 도허티는 20.2득점 10.2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프라이스는 조던과 함께 All NBA 1st 팀 가드에 선정됐다. 그들은 나란히 올스타전에 출전하여 프라이스가 3점 슛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시즌 54승을 거두며 다시 한 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라운드에서 뉴저지를 맞아 의외로 고전한 끝에 3-2로 2라운드에 진출한 클리블랜드는 숙적 시카고와 격돌하게 되었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크레이그 엘로 만으로는 조던을 막을 수 없음을 통감한 클리블랜드는 조던을 전담 수비할 제럴드 윌킨스를 영입해 놓고 있었다. 도미니크 윌킨스의 동생인 제럴드는 형을 닮은 뛰어난 운동 능력을 앞세워 ‘조던 스타퍼‘를 자신했다.

클리블랜드는 윌킨스를 조던에게 붙였지만, 결과는 너무도 허망했다. 윌킨스의 장담을 듣고 그의 수비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집중 연구한 조던은 고비마다 슛을 성공시키며 ‘녀석은 날 막을 수 없어!’를 외쳐댔고, 클리블랜드는 조던을 한 명에게 맡기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온몸으로 증명하며 스윕당하고 말았다.


부상이 앗아간 꿈

1993-94 시즌, 조던이 은퇴하면서 도허티와 프라이스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이 조던만 데려간 것은 아니었다.

1994년 2월 중순, 프랜차이즈 통산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운 도허티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등 통증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검사 결과는 치명적인 수준의 척추 디스크. 즉시 수술이 필요하며 수술 후에는 더 이상 농구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도허티는, 다른 선수들이 한창 전성기를 맞을 28살에 은퇴 선언을 해야 했다.

도허티의 갑작스런 은퇴에 낸스까지 부상으로 은퇴한 클리블랜드는 더 이상 강팀이라 할 수 없었다. 시즌 47승을 거두며 그럭저럭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긴 했지만 프라이스 혼자서 팀을 승리로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1라운드에서 시카고에게 스윕당하고 말았다.

홀로 남은 프라이스는 1994-95시즌 무릎 부상으로 48경기만 출장했고, 팀은 또다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 클리블랜드 구단은 테럴 브랜든과 타이론 힐을 중심으로 팀을 리빌딩하기로 결정했고, 시즌 종료 후 프라이스를 골든스테이트로 트레이드했다.

이후 프라이스는 워싱턴을 거쳐 올랜도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가장 소프트했던 명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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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승 경험도 없고 큰 상도 받은 적이 없지만, 도허티와 프라이스가 클리블랜드 구단에 남긴 족적은 작지 않다. 도허티는 팀 내 통산 리바운드 1위를 비롯하여 득점, 야투성공률 및 출장 시간 2위, 자유투 시도 및 성공 3위, 평균 득점 및 어시스트 5위, 통산 스틸 9위 등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톱 10에 들었고, 프라이스는 어시스트와 스틸, 3점 슛 시도 및 성공 1위, 통산 득점 3위, 야투 및 자유투 성공 4위이며 통산 90.4%의 자유투 성공률은 리그 역사를 통틀어 최고다. 도허티가 1997년에, 프라이스가 1999년에 각각 영구 결번 처리된 것은 이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명예였다.

보통 포인트가드가 패스하고 센터가 득점하는 것이 농구의 기본이지만, 이들은 센터가 패스하고 포인트가드가 득점하는 색다른 방식의 농구를 할 줄 아는 콤비였다. 그들은 둘 다 운동능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타고난 농구 센스로 이를 극복했고 깔끔한 농구를 했으며 부상으로 일찍 선수생활을 접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비록 리그를 압도할 만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그들의 농구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오늘날 클리블랜드는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할 필요가 없는 팀이다. 굳이 도허티와 프라이스를 기억하지 않더라도, 새 구장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는 과거 그들을 그토록 괴롭혔던 등번호인 23번을 단 클리블랜드 저지가 팔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천장에 걸려 클리블랜드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둘의 저지는, 한때 좋은 시절을 함께 했던 명콤비의 추억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에필로그

1999-2000 시즌, 창단 30주년을 맞은 클리블랜드 구단은 오하이오 주의 농구 전문 기자 32명에게 올타임 프랜차이즈 베스트 5의 선정을 의뢰했다.

32명이 한 표 씩을 던진 투표에서 도허티는 만장일치로, 프라이스는 31표를 얻어 베스트 5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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