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로 열기를 더해갔던 27일(이하 한국시간) NBA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는 울고 웃는 이들로 가득 찼다. 기쁨의 눈물도 있을 것이고, 아쉬움의 눈물도 있을 것이다. 로터리 추첨식 이후 메이저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모의 드래프트 순위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선수의 지명부터 상위권 입성을 예상한 신인들의 미끄럼까지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원하는 신인선수를 얻기 위해 ‘픽 업&다운’을 도모하며 발 빠른 거래를 추진하는 팀을 비롯하여 옥석 고르기에 한창인 오늘 간판스타들의 트레이드를 통해 일찌감치 숨 가쁜 오프시즌 일정을 진행하는 팀들도 눈에 띄었다. 주어진 기회로 최대의 실속을 차린 팀들을 살펴보자.


엇갈린 운명 O.J. 메이요와 케빈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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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3번 픽에 지명되며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미래의 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메이요가 불과 몇 시간 만에 모자를 바꿔 썼다. 상대는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지명한 케빈 러브. 두 신인 외에도 6명이 포함된 4대4 대형 트레이드다. 

미네소타는 이미 랜디 포이와 라샤드 맥칸츠가 포진해 있고 알 제퍼슨을 보좌할 빅맨 자원이 절실했다는 점에서 고심 끝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케빈 맥헤일 단장을 맹비난하며 원색적인 반응이다. 로스터의 균형을 맞추려는 구단 의지는 수긍이 가지만 올랜도에서 열린 신체검사와 워크아웃을 토대로 상승해온 메이요의 최근 주가에 따른 아쉬움도 반영된 것이다. 과거 레이 알렌과 브랜든 로이라는 정상급 선수를 뽑아놓고 남 좋은 일에 앞장 선 미네소타기에 징크스가 되풀이 될지에 대한 불안감도 제기 되고 있다.       

어쨌든 메이요는 주전 출장이 불투명해 보이던 미네소타에서 벗어나 멤피스에서 보다 많은 출장시간을 부여 받을 것이다. 벤치에 앉아 있는 것보다는 ‘언더 독‘ 팀이라도 코트위에 서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메이요에게 득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지난 시즌 케빈 듀란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특히 루디 게이-마이크 콘리로 이어지는 젊고 재능 넘치는 라인업에 공수 짜임새와 무게감을 줄 수 있어 멤피스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신인왕 출신에 올스타 선발과 국가대표에서 활약하며 순수 미국 백인 선수로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쌓아온 밀러의 공백을 걱정할 수 없는 이유다.

고교시절부터 르브론 제임스에 버금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메이요는 이기적인 마인드의 플레이어라는 비난도 받아오며 USC시절 동료들에게도 외면받는 등 시작부터 순탄치 않은 굴곡을 겪어왔다. 이번 트레이드를 기회삼아 더 나은 선수로 거듭나길 기대해보자.

멤피스 그리즐리스 Get_O.J 메이요, 앤트완 워커, 마코 자릭, 그렉 버크너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Get_케빈 러브, 마이크 밀러, 브라이언 카디날, 제이슨 콜린스
 

두 마리 토끼 잡은 포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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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만 따져보면 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알짜를 고른 포틀랜드가 진정한 승자가 아닌가 싶다. 포틀랜드는 로터리 픽에서 뽑은 브랜든 러쉬를 인디애나로 보내며 대학 최고의 듀얼가드로 꼽히는 제리드 베일리스라는 수확을 얻었다. 재럿 잭과 잭 로버츠가 매물임을 감안하면 수혈이 아쉽지만은 않다.

베일리스는 일찌감치 마이크 비비나 길버트 아레나스 등 최고의 동문선배들과 비교돼왔고 리그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듀얼가드의 흐름을 따라가는 선수다. 후일을 기약해야겠지만 인디애나가 입맛을 다실지도 모를 일이다.

뉴올리언즈와의 현금 트레이드로 얻은 또 다른 1라운드 픽도 행운을 가져왔다. 무려 26번까지 진행된 1라운드에서 대릴 아써가 호명이 되지 않았던 것. 캔자스 대학을 우승으로 이끈 아써의 가세로 포틀랜드는 겹경사를 맞이할 수 있었다. 로터리 픽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됐던 아써이기에 포틀랜드는 그야말로 대박 드래프트로 남게 됐다.

올스타 레벨로 거듭난 브랜든 로이와 그에 준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라마커스 알드리지의 존재와 지난 시즌 1번 픽에 빛나는 그렉 오든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는 포틀랜드는 이번 드래프트를 계기로 서부강호들의 틈바구니 속에 살아남을 경쟁력을 손에 넣었다.

과연 다음 시즌 리그 최강의 팀을 두고 자웅을 겨루던 8~90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신데렐라로 거듭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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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픽 예상자를 모시는 VIP 대기실, 이른바 그린 룸에 초청받지 못한 선수가 로터리 픽에 당첨됐다면? 아마 그 감회는 남다를 것이다. 오늘밤 NBA 드래프트장의 신데렐라로 낙점 된 주인공은 세크라멘토 킹스에 지명 된 제이슨 탐슨이다.

데이빗 스턴 총재의 호명이 끝나면 보통 가족들과 지인 혹은 동료 선수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쏟아지기 마련이지만 탐슨의 지명은 이와 상반된 반응이었다. 다행이도(?) 탐슨은 이날 드래프트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굴욕을 면할 수 있었다. 그만큼 탐슨의 로터리 픽 당첨은 예상외였다.

하지만 세크라멘토 킹스의 주 전술이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임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떡여진다. NBA급 하드웨어를 지녔다는 평을 받고 있는 탐슨은 단순한 공격루트나 기술미달이 평가절하에 한몫했지만 동포지션에서 비교적 긴 슈팅거리와 준수한 패스센스를 지니고 있어 세크라멘토에 잘 어울릴 전망이다. 블라디 디박이나 브래드 밀러같은 팀 선배들이 수행했던 역할을 돌이켜보면 탐슨은 준비된 자원이다.

55번 픽으로 포틀랜드에 지명된 마이크 테일러는 D-리그 출신 최초의 NBA 드래프트 선수가 됐다. NBA의 공식 2부 리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왔던 D-리그는 그간 시즌 중 콜업을 통해 왕성한 교류를 펼쳐왔지만 드래프트에 선수가 뽑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다호 스탬피드 소속이었던 테일러는 식스맨으로 활약하며 2008 D-리그 파이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아이다호의 브라이언 게이츠 감독은 “테일러는 언제 경기에 투입되어도 생기 넘치고 활발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NBA에서도 그 재능을 가져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 언드래프트 출신이나 하부리그의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선수들은 환경이 동기부여가 되어왔다. 이는 끈기와 성실함으로 대변되는 수많은 선수를 배출시켜왔고 리그에서 장수하는 원동력으로 알려진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훗날 이러한 통념이 맞는지에 확신을 주는 선수가 되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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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 프로농구계를 들썩 거리게 하는 신인이 나타났다. 한국 프로농구와 같은 해 출범하며 13년째 명맥을 유지해온 WNBA는 이 미모의 신인의 등장으로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피플지가 선정한 2007 세계최고의 미녀 100인에 이름을 올리며 에바 롱고리아, 드류 배리모어, 할 베리 등 헐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그녀. 켄디스 파커를 소개한다.

파커는 일찍이 국가대표와 NCAA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엘리트의 길을 걸어왔다. 2004년 세계 청소년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파커는 지난해 2007 아메리칸 지역예선에서 미국의 베이징 올림픽 본선진출을 도왔다.

같은 해 모교인 테네시 대학을 우승으로 이끌며 전국 토너먼트 4강전을 칭하는 ‘Final Four(파이널 포)’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NCAA 여성부 토너먼트 역사상 첫 덩크슛을 선보인데 이어 한경기에서 두 번의 덩크슛을 꽂아 주위를 경악케 했다. 파커의 덩크슛 능력은 이미 전설로 남았다.

지난 2004년 전미 유망주들의 등용문으로 꼽히는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 올스타전’에 초청받아 기라성 같은 남성 참가자들을 모조리 탈락시키며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바 있다. 2005년 NBA 슬램덩크 챔피언인 애틀랜타 호크스의 조쉬 스미스와 탄력 넘치는 덩크슛이 일가견인 덴버 너게츠의 J.R. 스미스가 명단에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여성 참가자들은 덩크의 난이도나 기술의 완성도, 창의성 보다는 단순 성공여부에 따라 채점이 되었다지만 오랫동안 회자 될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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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2008 WNBA 신인드래프트 1번 픽으로 당당하게 LA에 지명되며 화려한 프로무대의 첫발을 내딛은 파커는 피닉스 머큐리와의 개막전에서 다시 한 번 농구계를 놀라게 했다. 파커는 이날 WNBA 데뷔전 역사상 최고기록인 34점과 12개의 리바운드 8개의 어시스트를 보태며 트리플 더블 급의 활약을 펼쳤다. 종전 기록은 신디아 쿠퍼의 25점으로 무려 9점을 앞질렀다.

“기대했었던 것보다 훨씬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동료들이 잘 해주었기 때문에 승리했다“며 겸손함도 잊지 않는 파커다. 1980년대 LA 레이커스에서 전문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마이클 쿠퍼 감독은 ”파커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공만 잡으면 내가 바라는 것을 해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커는 현재 경기당 17.8점 10.8개의 리바운드와 5.2어시스트의 기록은 그녀가 왜 팔방미인인지 말해준다. 수비에서도 발군의 센스를 자랑하는 파커다. 1.6개의 스틸과 경기당 3개의 블락을 뽑아내며 다재다능함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파커의 존재는 WNBA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리사 레슬리와 강력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리바운드는 현재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파커에 이어 레슬리가 3위에 랭크돼 있다. 블락 부문에서는 자리를 바꾸어서 1위에 레슬리 3위에 파커가 자리하고 있다. 

이른바 스팍스의 ‘트윈 타워‘는 개막이후 원정 5경기에서 4승 1패로 이끌며 올해도 변함없는 우승후보의 위용을 과시할 전망이다. 이달의 신인에 선정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지금의 기세를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간다면 신인왕은 물론 정규시즌 MVP까지 바라볼만한 성적과 팀 공헌도다.

파커의 굴곡 없는 농구경력은 집안내력이 말해주고 있다. 로와 대학에서 현역 농구 선수로 활동한 아버지 래리 파커와 치어리더로 활동했던 어머니 사라 파커의 과거는 그녀의 남다른 재능과 미모를 대변해준다. 늦은 나이에 NBA에 입성해 주전을 꿰찬 장남 앤쏘니 파커부터 고교 시절까지 선수로 뛴 마커스 파커까지 가족 모두가 농구와 끈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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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파커의 꿈은 ABC 방송국에서 ‘굿모닝 아메리카‘의 진행을 맡고 있는 로빈 로버츠나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같은 방송인이 되는 것이다. 지금껏 행보를 보면 그녀의 포부에서 오만함과 불가능은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색다른 모습의 파커보다는 그녀가 쌓아갈 농구 경력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더 할 것은 분명하다.

최근 그녀의 얼굴은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NBA 세크라멘토 킹스에서 포워드로 활약 중인 셸든 윌리엄스와 약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두 프로 선수의 만남은 작년 7월 ESPN 매거진이 2차례의 데이트를 보도하며 공식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어디까지나 신인이기에 미디어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자칫 반짝 스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 꾸리게 될 가정에서 안정을 찾고 대선배 레슬리의 노하우를 전수받는다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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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에는 다양한 기술이 존재한다. 오늘날 스타들은 코트위에서 덩크슛, 크로스 오버 드리블, 더블 클러치등 팬들을 매료시키는 스킬을 구사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기술을 말하자면, TV 중계에도 캣치하기 힘들며, 경기장에서도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열어야 간신히 볼수있는 음지에 존재하는 기술이라 할수 있을것이다. 

바로 '트래쉬 토킹'이다. 트래쉬 토킹의 사전적 의미는 《미》 (스포츠에서 상대(팀)에 대한) 모욕적인 말(하기), 더러운 욕설(하기) 라고 명시돼있다. 사실 필자가 트래쉬 토킹을 처음접한것은 NBA의 존재조차 모르던 유년시절이다.

영화 'White Men Cany't Jump'에서 웨슬리 스나입스와 그의 동네 친구들이 벌이던 설전을 배꼽잡아 봤던 기억이 난다. 동네에서나 일어날법한 유치한 말장난이 NBA 코트에서 심심치않게 벌어지고있다는것은 새삼스럽지않다.

도가 지나치면 벌금이 부과되기도 하는 이 기술을 선수들이 왜 사용하는지를 알아보기에 앞서, 역대 최고의 입담꾼들을 소개해볼까한다.


게리 페이튼(마이애미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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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쉬 토킹을 얘기할때 페이튼의 이름을 논하지 않을수 없다. 그만큼 페이튼의 입담은 전설적이다. 1996년 시카고 불스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또 다른 베스트 트래쉬 토커 마이클 조던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않고, 유일하게 조던을 파이널에서 20점대로 묶는 철벽수비를 선보여 많은 호평을 받았다.

NBA에서는 트래쉬 토킹에 대해서 심판에게 500달러짜리 벌금 스티커를 뗄수있도록 하는데, 한창때는 연간 2만달라씩 벌금을 물어도 그의 혀는 멈출줄을 모른다. 지금부터 전설적인 페이튼의 어록들을 한번 살펴보자.

1995년 창단된 밴쿠버 그리즐리스의 루키 크리스 로빈슨에게 한말이다. "이봐, 애송이! 수비 좀 배우고 와야겠어. 여기는 고등학생 노는곳이 아니라고."

덴버 너겟츠 시절의 바비 잭슨은 페이튼의 쉴새없는 트래쉬 토킹에 진저리가 난 나머지, "니가 얼마나 잘하는지 한번 보자, 어디한번 마음대로 쏴보라구"라고 받아쳤다. 이에 페이튼은 보란듯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내가 괜히 1200만달러씩 받는줄 알어?"라고 되받아쳤다는 후문.

2004년 파이널 MVP이자 매년 All-NBA 디펜시브 팀에 단골손님으로 빠지지않는 천시 빌럽스도 보스턴 셀틱스 루키시절에 페이튼에 뒤통수를 맞은경험이있다. "어이~ 꼬맹이, 수비를 그렇게 해서돼겠나?" 현재 빅리그에서 모습을 감췄지만 빌럽스와 입단동기였던 론 머서 역시 페이튼의 독설을 피할수없었다. "이봐, 애송이! 네가 날 막는다면, 1200만달러 주는 우리 구단주가 눈물을 흘릴걸세. 그지?"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앨런 아이버슨은 정말 치욕스러운, 토킹을 경험했다. "니 별명은 키스 밴혼이 어떨까? 넌 너무 느리거든." 하지만 아이버슨은 이에 굴하지않고 평소대로 플레이를 진행했고, 페이튼은 한술더떠 아이버슨을 자극했다. "앨런, 왜 사람들이 너를 'Answer'라고 부르는지 알것같에. 누가 25개의 슛을 시도해 0개 성공시킬 해답(Answer)이기 때문이지. 하하!"   

페이튼의 어록은 나열하자면, 그 어떤 백과사전도 부럽지않을 두께로 채울수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페이튼의 어록의 게스트는 존 스탁튼이다.

평소 냉정하고 웬만해서 흥분을 하지않기로 유명한 스탁튼의 이성을 흔들어놓은 페이튼은 대체 어떤 마법을 부렸을까? 소닉스와 재즈의 경기중 스탁튼은 쉴새없이 떠드는 페이튼에게 "니 입에는 모터가 달렸냐? 하루종일 떠드는데 혀가 지치지도않는가? 좀 쉬어가며 하지?"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페이튼은 "존 할아버지, 내 혀의 젊음이 부러운가보군."라고 화답하며 스탁튼을 도발시켰다.

페이튼의 트래쉬 토킹에 대한 타 선수들의 입장은 각양각색이다. 앞서 언급한 마이클 조던은 "페이튼의 입에 농구공을 쳐넣고싶었다."라고 회고했고, 현재 마이애미 히트에서 한솥밥을 먹고있는 제이슨 윌리엄스는 "나는 코트 내에서 변변치 못한 실력을 뽐내는 선수 9명 보다는 말 잘하는 1명의 선수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트에서 말을 하지 않으면 농구를 하는 것 같지 않다. 나는 트레쉬 토킹을 하면서 `내가 최고다'라는 자기 최면을 건다. 트래쉬 토킹은 이기기 위한 방법이다." 페이튼의 말이다.


마이클 조던(前 시카고 불스-워싱턴 위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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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칭호를 가지고있는 그가 이런 더티한 스킬을 구사한다? 사실이다. 마이클 조던 역시 트래쉬 토킹의 대가로 알려져있다. 조던의 트래쉬 토킹은 그의 칭호답게 페이튼과 달리 품격(?)이 있었다고 한다. 덩크슛이나 드라이브인을 할때마다 어김없이 나왔던 조던의 혀가 우리들이 모르는 어딘가에 쓰였는지 알아보는것도 또다른 재미일것이다.

조던의 눈감고 자유투 슛은 필자가 처음본 조던의 '트래쉬 토킹'이었다. 사실 트래쉬 토킹 중에서는 수위가 낮다고 볼수도있고, 그 범주에서 벗어날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농구경기 도중에 동료도 아닌 다른선수와 대화를 할수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장면이기에 지금도 뇌리한구석에 선명히 자리잡고있다.

상황은 이러했다. 무톰보의 데뷔시즌이었는데(1992년) 조던의 명성을 시험해보고픈 마음에 "헤이~ 마이클, 제 아무리 당신이래도 자유투를 눈감고 넣을수는 없을꺼야" 조던은 웃으면서 기꺼이 무톰보의 도전에 응했고, 크린으로 성공한뒤 한마디 던졌다. "Welcome to the NBA."

훗날 무톰보는 이일을 두고두고 회자하면서 자식들 얼굴을 어떻게 보냐면서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어찌보면 무톰보가 도발을 시켰지만 결국 당한것은 무톰보였기에 조던에게 저작권을 주어도 무방하지않을까? 

역시 같은해인 1992년도 파이널 1차전에서 일어난 일이다. 리그 슈팅가드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던 조던과 드렉슬러의 대결로 관심을 끈 이 시리즈에서 드렉슬러는 조던의 혀에 또다른 희생양이 돼고말았다. 평소 조용하고 침착한 성격으로 알려진 드렉슬러도 격분하게 만든 조던의 토크를 들어보자.

조던의 3점슛이 연거푸 터지자 드렉슬러를 향해 조용하 입을 열었다. "오늘 내 슛이 너무 좋은 것 같에. 자네 잘못이 아니야." 드렉슬러는 슬슬 스팀이 올라오고있었다.

조금후에 클리포드 로빈슨을 앞두고, 전반전 6번째 3점슛을 성공시킨 조던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자네 잘못이 아니야. 냐도 놀랬거든. 이번엔 자네가 넣어보게." 전반전에만 조던에게 35점과 NBA 파이널 역사상 가장많은 3점슛(개인)을 허용한 블레이저스는 결국 1차전을 내주고말았다.

1997-98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정규시즌때 일이다. 당시 올랜도에서 이적해온 브라이언 쇼는 조던의 공격을 번번히 막아내며, 자신감이 충만한나머지 조던에게 트래쉬 토킹을 건낸다. 조던은 응답했다. "이제 조용히 하는게 좋을걸?" 쇼는 조던의 충고를 무시한채 조던을 열받게하는데 열중했다.

조던은 워리어스의 감독이었던 P.J 칼리시모 감독에게 말했다. "저 친구 조용히하게 하는게 좋을걸요." 이후 조던은 12연속 득점을 몰아넣으며 워리어스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칼리시모 감독에게 조던은 입을 열었다. "내가 조용히 시키는게 좋을거라고 했죠?"

이러한 사례들은 조던의 지인들과 리그 여러선수로부터 어렵지않게 들을수있다. 조던은 상대방이 트래쉬 토킹을 시작하면 반드시 응징을 내렸고, 눈이 마주치면 도전으로 받아드렸다고하니, 그 위용이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다.

상대 선수중에 시그네처 신발을 신고 나오는 선수가 있다면 "어이, 자네 오늘 그 신발을 꼭 신게나. 내가 너보다 10배는 잘한다는 것을 보여줄테니까." 라고 말했고, 어렵사리 골을 성공시키면 "자네 수비 매우 훌륭했어. 하마터면 내가 막힐 뻔했으니까." 라고 도발시켰다.

좀 자극적이지만 가족 이야기를 들먹거리는 예도 있다. "나 오늘 50점정도 넣을것 같은데, 자네 아들이 보고있다면 정말 미안하게됐네." 정말 굴욕적이지않을수없다.

최고의 트래쉬 토커가 누구냐는 질문에 조던에게 한표를 던진 리그 동료선수들의 이야기다.

브라이언 러셀 : "MJ다. 트래쉬 토킹은 NBA의 일부이다. 어느 팀이든 한 명은 꼭 그렇게 해줘야 하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에디 존스 : "당연히 MJ!!!"
앤쏘니 필러 : "그는 좀 세련된 트래쉬 토크를 추구한다. 예를 들어 점프샷을 인유어 페이스로 넣고 '아깝군 거의 막을 수 있었는데'라는 식으로.."
헤이우드 워크맨 : "만약 당신이 공격형 선수가 아니라면 그는 '쏘게 해주지'라고 한 후 오픈 찬스를 내준다. 당신이 넣지 못하게 하고 공격에서 완전히 당신을 제외시킨다." 

이런 조던의 어록들은 그의 남다른 승부근성을 대변하는 선례라 할수있을것이다.


찰스 바클리(前 필라델피아 76ers-피닉스 선즈-휴스턴 로켓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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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냉장고', '리바운드하는 둥근산', '코트의 악동'. 누군지 금방 눈치챘을것이다. 때로는 재치있는 위트로, 모든 NBA 관계자를 대변하는 거침없는 독설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비난을 한몸에 받고있는 찰스 바클리를 일컫는 수식어들이다. 

1999-00시즌 자신의 친정팀인 필라델피아 76ers와의 정규시즌 경기도중 입은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해야만했다. 이후 바클리는 방송계에서 장기인 입담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종횡무진 활약중이다.

휴스턴의 야오 밍이 20득점 이상하면 당나귀 엉덩이에 키스를 한다고 공약했다가 야오의 30득점으로, 스튜디오에 당나귀를 끌고와 기어이 입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올초에는 케니 스미스의 도발로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올스타전에서 딕 바베타 심판과 수어 사이드 형식의 시합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성기 시절 책임못질 언행으로 수많은 사건사고 사례들을 양산해낸 바클리는 해설가로 변신하긴 했지만 역시 그의 입은 은퇴하지 않았음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ESPN에서 바클리와 함게 한솥밥을 먹고있는 레지 밀러는 “그는 선수의 기록만 들먹이는 다른 해설자들과 달리 선수들에게 비난도 서슴지 않는 독특한 입담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그의 활동을 좋아한다."라고 말하며 동료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바클리는 사실 코트에서보다 경기장 밖에서의 어록들로 어필을 많이 하였다. 코트 위에서 일어난 바클리의 트래쉬 토킹을 들어보자.

평소 신앙심이 남달랐던 '코트의 철인' A.C 그린에게 바클리가 말한다. "하나님이 그렇게 위대하다면, 왜 너에게 점프슛 능력을 주지않은건가?"

코비 브라이언트가 98년 서부컨퍼런스 올스타 투표 1위를 달리고있을때 당시 로켓츠 소속이었던 바클리가 오닐에게 물었다. "코비가 누구냐?"

마지막 백인 리바운드왕이자 악명높은 배드 보이즈의 일원이었던 빌 레임비어가 은퇴하자, 바클리가 편지를 보냈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친애하는 빌에게. 엿먹어. 당신을 사랑하는 찰스가'

조던이나 페이튼이 상대방의 약점을 극대화해 이성을 흔들게하는 '마인드 컨트롤러형'이라면 바클리는 자기과시형의 토킹을 즐겨썼다. 일례로 "이봐, 난 잘생겼지. 게다가 돈도많어. 넌 나한테 모든면에서 안돼."라고 하거나 자신의 시그내쳐 슈즈를 신고있는 상대방에게 보이며, "이게 이번에 나온 내 운동화라네. 하지만 이걸 자네가 신는다고해서, 자네를 부자로 만들어주거나 리바운드를 잡게해준다는 생각은 버려. 아, 당연히 나처럼 잘생기게 해주지도 않고 말이야. 그냥 나랑 똑같은 신발을 신었다는데에 의미를 두도록 하게나."라고 하기도했다.

바클리는 코트에서 항상 무언가를 말한다. 그를 떠벌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항상 실력으로 말을 뒷받침하는 바클리다.

"나는 이렇게 될걸로 정해져 있었다고 생각한다. Philly에서의 끝은 정해져 있었다." - 선즈로 트레이드된 후 인터뷰에서

"내가 입단했으므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 마이클과 결승전에서 만난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 - 선즈에 이적한 후 첫 시즌을 맞으며

"내가 그에게 엉터리 같은 판정을 하더라고 말했더니 그는 그런 말을 하면 벌금을 물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돈으로 위협말라 돈으로는 나를 움직일수 없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벌금을 문후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날은 죽을때까지 없을 것이다.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다." - 93년 5월 MVP수상 소감중

"우리들은 지금 커다란 구멍에 빠졌다. 아리조나에는 그랜드캐년이 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일은 태양이 뜰 것이다." - 93년 파이널 2차전 불스에 패배후

"선즈의 팬들에게 말하겠다. 케빈존슨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떻게 결승에 올라왔겠는가. 그런 그에게 야유하다니 그런 사람은 경기장에 오지마라." - 93년 파이널전때 부진했던 케빈존슨을 야유하는 팬들에게

"사람들은 멋진 일년이었지 라고 하겠지만 지금 기분은 최악이다. 우승했다면 은퇴하겠지만 이래서야 어디 그만 두겠는가. 나는 준우승하러 피닉스에 온게 아니다." - 93년 파이널 패배

"나는 신이 내가 시작한 곳에서 그걸 끝내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내 맘속엔 어떤 슬픔도 없다. 모두들 내가 소년에서 어른이 되가는걸 봐 왔잖은가. 그리고 내가 시작했었던 Philly에서의 끝은 훌륭하다. 내가 명예의 전당에 갈만큼 운이 좋다면, 그건 76er로서일 것이다" - 2000년 필라델피아에서 부상후 인터뷰에서

“이대로 떠날 수 없다. 화려한 은퇴경기를 갖겠다. 단 한 경기다. 더 이상은 뛰지 않겠다. 내가 원하는 건 단지 마지막 경기서 남의 부축을 받지 않고 내 힘으로 당당하게 코트를 나서는 것이다."
 
바클리는 희망대로 시즌아웃에 버금가는 무릎부상을 눈물겨운 재활훈련으로 극복하며, 2000년 4월 19일 밴쿠버 그리즐리스와의 마지막 경기에 출장하였다. 그리고 15년동안 보여주었던 특유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바스켓 카운트 골밑 슛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역시 바클리답지않은가?


레지 밀러(前 인디애나 페이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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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3점슛터로 명성을 떨치던 레지 밀러가 트래쉬 토킹으로 세간에 알려진것은 80년대 조던과의 사건에서 비롯됐다.

밀러는 당시 2년차에 불과한 애송이였는데, 2년 연속 득점왕에, 2년연속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라이징 스타 마이클 조던'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고 기어이 조던을 화나게 하며 그가 먼저 밀러에게 주먹을 날리게하는 불상사를 만들어낸다. 이 정도의 담대함이라면 그가 왜 4쿼터 승부처에 그토록 강심장일수있는지 짐작이 간다.  

밀러는 은퇴후에 바클리와 케니 스미스가 속해있는 TNT 해설위원팀에 들어가서 제2의 농구인생을 준비하였는데, 향후 해설자로서의 포부를 묻는 인터뷰에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데이빗 스턴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독설을 퍼부을수 있습니다."

레지 밀러와 트래쉬 토킹을 말하자면, 빠질수없는 사람이 한명있다. 바로 '스파이크 리' 감독이다. 레이커스에 잭 니콜슨이 있다면 닉스에는 스파이크 리가 있다고 할정도로 열렬한 닉스의 팬이었던 스파이크 리는 닉스팬들에게 원성을 살만한 일을 저지른 과거가 있다.

기자: 스파이크 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밀러: (기자에게 어깨 동무를 하며) 스파이크 뭐요?

둘의 악연은 시간을 거슬러 지금으로부터 12년전에 시작됐다.

당시 닉스는 패트릭 유잉과 올 NBA팀에 선발된 존 스탁스가 팀을 이끌고 있었고, 헤드 코치는 명장 팻 라일리 였다. 결과론적으로 닉스는 이 해에 동부 컨퍼런스 챔피온에 등극하며 로켓츠와 자웅을 겨룬게된다. 페이서스의 전력도 만만치않았지만, 5차전에서 마크 잭슨의 결장과 릭 스미치의 파울 트러블은 페이서스를 궁지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스파이크 리는 늘 그랬듯이, 적군에게는 독설을, 아군에게는 독려의 말을 아끼지않으며, 떠들기 시작했다. 5차전이 열린 홈구장 메디슨 스퀘어 가든은 경기 내내 뜨겁게 달궈졌고, 필자가 기억하는 이 당시 분위기는 파이널을 방불케 할정도로 대단했다. 팻 라일리는 숨이 막히는 수비를 주문하며 페이서스를 유린했고 우세하게 경기를 장악해나갔다. 적어도 스파이크 리의 독설이 시작됐기전까지는 말이다.

"이봐 밀러, 우리 닉스랑은 상대가 안돼. 네가 하는게 농구냐? 나도 그정도는 하겠다. 넌 3점밖에 모르잖아." 그 얘기를 들은 레지 밀러는 벤치에 들어가다가 말고 스파이크 리에게 가서 이렇게 설교를 했다. "시끄러워 땅꼬마 감독아! 난 너같은 인간이 제일 싫어. 입만 살아가지고, 나 열받게 해봤자 좋을 건 하나도 없다는 건 알아라."

"너같이 3점밖에 모르는 놈한테 몇백만 달러씩 주는 인디애나도 참 한심하다. 불쌍한 팀이야. 벤치에 앉아 있는 애들과 별반 다를게 없잖아? 넌 내 영화에 출연하면, 시간당 10달러도 안줄텐데 말이야." 순간 레지 밀러는 머리 끝까지 폭팔하고 말아서 그에게 달려가 그가 입고 있던 뉴욕 닉스 유니폼을 붙잡고 설교했다. "넌 날 열받게 했어. 열받게 하지 말랬지. 너 때문에 닉스는 죽 쑨 밥이 되고 말거야, 이제 두고 봐라."

작전타임 뒤 레지 밀러의 예고대로 게임의 양상은 바뀌기 시작했다. 밀러의 주특기인 3점슛 퍼레이드가 시작됐고, 골이 들어갈 때 마다 밀러는 스파이크 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연속 3점슛 3개 성공, 그리고 9m 3점슛. 메디슨 스퀘어는 조용해 졌고 카메라 앵글들은 밀러와 스파이크 리를 번갈아 가며 비추기 시작했다. 그 당시 밀러의 마크맨이던 최고의 수비수 존 스탁스가 그에게 말했다.

"야 너무 무섭다. 적당히 해라. 네 체면도 생각해야지."

"나보고 난 시간당 10달러 짜리라고 스파이크 리가 말하는데 넌 5달러 주기도 아깝단 소리지?" 이것이 바로 첫번째 밀러 타임이다.

이듬해인 1995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메디슨 스퀘어가든의 악몽은 재현됐다. 경기 종료가 18초 정도 남았을 시점,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6점 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자 이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밀러의 3점슛이 다시 한번 터졌다. 차이는 3점 차. 3점을 넣음과 동시에  백코트로 돌아갈려고 하던 밀러는, 그러나, 다시 방향을 바꿔 스탁스에게 오던 패스를 스틸했고, 스탁스는 넘어졌다.

그런 뒤 밀러는 3점 라인 밖에 나가자 마자 턴어라운드 3점슛을 쐈고, 손에서 떠나간 공은 그대로 림에 꽂혔다. 동점을 만든 밀러는 그 뒤 파울을 엏어 그의 주특기 중 하나인 자유투 두개를 림에 꽂음으로써 8.9초 8득점으로 닉스를 격침시켰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렸을 때, 전광판 스코어는 107-105. 밀러는 스파이크 리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이봐, 스파이크 리 감독. 10달러짜리 선수한테 깨져버린 닉스는 시간당 1달러 주기도 아깝지 않나? 너무 고맙네, 스파이크 리. 경기장 나갈 때 목숨부지하길 바라네." 밀러의 얘기에 스파이크 리는 기가 완전히 죽어버렸고, 언론은 스파이크 리가 닉스를 죽였다는 식으로 보도를 했다.

세월이 약이랬던가. NBA 최고의 앙숙이 되버린 둘의 관계는 밀러가 은퇴할 무렵에 극적인 반전을 맞는다. 레지 밀러 최고의 Hater는 어느덧 최고의 팬이 돼있었다. 사실 필자는 레지 밀러가 코트에 남긴 트래쉬 토킹에 관한 어록을 잘 알지못한다. 앞서 얘기했던 80년대 후반 조던과의 마찰만이 유일하게 기억나고 밀러와 리그의 어떠한 선수가 입씨름을 했던 사례가 있다하여도 스파이크 리와의 전쟁보다 더 할수는 없었을것이다. 

레지 밀러를 4번째 토커로 선정한것은 사실 트래쉬 토킹보다도 그의 3점슛 때문이다. 밀러는 스파이크 리에게 약속을 하였다. 그것도 원정경기에서 그 어느 팀에게 뒤지지않을 열정적인 원정팬들 앞에서 말이다. 스파이크 리의 혀에 응수하는 밀러의 기백넘치는 처세술과 그에 걸맞는 실력을 입증하는 시나리오 자체가 레지 밀러와 인디애나 페이서스 팬, 나아가 NBA 팬들을 충분히 매료시키지않았는가.

 이번시즌 TNT에서 많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바클리 못지않은 입담을 기대해봐도 좋을것이다.


지금까지 알아본 특정 4인이 모두 불혹을 전후하는 베테랑 혹은 은퇴선수다. 그렇다면 젊은 현역 선수중에 이들의 계보를 이을만한 입담꾼은 없는걸까? 아이버슨은 근래에 잠잠한 모습이지만 한창때는 선배들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며 명성을 쌓아왔고, 코비 브라이언트나 케빈 가넷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최고라고 중얼거리며 자기암시를 하는등, 선배못지않은 입담을 과시하고있다.

최근 사람들 머리속에 강렬히 각인되어 회자되고있는 트래쉬 토킹은 아마 르브론 제임스가 그 주인공일것이다. 지난 2006시즌 워싱턴 위저드와의 플레이오프때 생긴 일이다. 당시 6차전이 치러지고 있었는데, 양팀다 물러설수없는 중요한 한판승부였다. 아레나스는 연장전 종료직전 승부를 결정지을수있는 자유투 2개를 얻었고, 첫번째 자유투를 실패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두번째 자유투를 준비하던 아레나스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번에 못넣으면 너흰 집에 가게될꺼야." 정말 일품이지 않은가? 아레나스는 결국 2의 자유투를 모두 놓쳤고, 데이먼 존스에게 통한의 3점슛을 허용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선수가 아닌 관중에 의해 시작된 2005년 인디애나-디트로이트 사건은 트래쉬 토킹이 최악의 상황으로 연결될수있는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었지만, 그 이면에는 승부에 활력이 되는 긍정적인 사례를 어렵지않게 찾아볼수있다.

신인왕과 MVP, 2회 우승을 거머진 '해군 제독' 데이비드 로빈슨이 말한다. "조던, 버드, 페이튼의 트래쉬토크는 즐길만 했다. 하지만 요즘의 트래쉬 토크는 도를 넘어 지나치게 천박한 느낌이다. 그래서 내가 팀 던컨을 좋아한다. 그는 경기와 자기 플레이 이외의 것들은 절대 신경쓰지 않는다." 최근 눈살을 찌뿌리게하는 젊은 선수들의 언행이 야기시키는 일련의 문제들을 꼬집어 얘기하고있는 로빈슨이다. 이는 최근 몇년간 리그에 불어닥친 폭력사태와도 무관하지 않다.

스퍼스의 또 다른 선수인 브루스 보웬 역시 동료였던 로빈슨과 같은 생각이다. "트래쉬토크는 잡담에 불과하다. 쓸데없는 짓 말고 경기에 집중하는게 낫다."

 지금까지 트래쉬 토킹에 관해 여러가지 어록들과 인터뷰를 알아보았다. 필자는 이번 글을 쓰면서 한가지 결론에 도달할수 있었다. 트래쉬 토킹은 독이다. 하지만 훌륭한 약사는 독을 약으로 조제한다. 그렇지 못하면 약사와 환자 모두가 해를 입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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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대를 찬란하게 보낸 이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레이커스가 새 왕조 건설의 기반을 다지는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절대 이익이라고 해도 다름없는 파우 가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파죽지세로 달리고 있는 레이커스가 과연 그들의 바람대로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LA 레이커스 베스트 5
C_ 파우 가솔
PF_ 라마 오돔
SF_ 블라디미르 라드마노비치
SG_ 코비 브라이언트
PG_ 데릭 피셔
식스맨_ 조덤 파머, 로니 튜리아프, 샤샤 부야치치, 루크 월튼
키 식스맨_ 특별한 선정이 무의미
* 앤드류 바이넘, 트레버 아리자, 크리스 밈 등 부상 중인 선수들은 제외.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가솔은 레이커스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플레이오프 컨텐더 팀을 우승 후보 팀으로 격상시켰으니 전혀 과장된 말도 아니다. 기존의 코비, 오돔, 그리고 부상 중인 바이넘에 가솔의 가세는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레이커스는 찾고 있던 퍼즐을 이제야 찾은 듯, 무섭게 돌진하고 있다. 골밑에서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던 바이넘의 공백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레이커스의 조직력은 가솔에 의해 한층 두꺼워졌다. 샤킬 오닐 이후 최고의 빅맨을 파트너로 맞은 코비 역시 강력한 MVP 후보로까지 거론되며 최근 몇 년간 가장 이상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가솔이 가져다 준 파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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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솔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정말 감탄할 정도로 레이커스와 환상의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 가솔은 팀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시너지 효과가 비단 코비와의 내, 외곽 조화에 그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레이커스는 가솔이 합류한 이후로 전혀 다른 차원의 농구를 구사하고 있다.

서서히 팀이 궤도에 오르는 과정에 가솔을 데려옴으로서 팀이 더욱 짜임새를 갖추게 된 것이다. 페인트 존 밖에서도 얼마든지 플레이가 가능한 가솔은 로테이션에 유연성을 더해줬고, 팀에 다양성을 불어 넣어줬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팀 오펜스에 대한 개념을 체득했기 때문에 가솔이 무리하게 공격을 풀어갈 필요가 없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해를 거듭하면서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가고 있는 시점에 가솔이 가세하게 된 점도 호재였다. 그동안의 연습과 경험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오히려 "레이커스 선수들이 가솔에 너무 훌륭히 잘 적응하고 있다" 라는 표현이 알맞을 만큼 주전, 벤치 멤버 할 것 없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이미 바이넘의 괄목할 만 한 성장을 통해 경기에서 어떻게 빅맨을 이용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던 선수들에게 바이넘보다 활동 반경이 넓고, 패싱력이 더 좋고, 픽 앤 팝까지 가능한 가솔은 학습 효과를 키우는 데 더없이 좋은 교사였다.


훨씬 자유로워진 오돔과 월튼

가솔의 영입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선수는 오돔과 월튼이다. 코비-가솔 콤비가 형성되면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오돔은 이 전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 관계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월튼 역시 식스맨 보직이 확실해지면서 출장시간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존재감은 변함이 없다.

월튼이 벤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큰 편이다. 가솔의 존재와는 별개로 이미 정평이 난 코트 비전은 프리 오펜스든 팀 오펜스든 간에 유효하기 때문이다. 패스의 영역이 따로 제한이 없는 월튼의 능력이 마무리가 출중한 가솔을 만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직접 공격을 시도하지 않더라도 득점으로 연결해줄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해줄 수 있기에 레이커스의 경기 운영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월튼의 뛰어난 플레이 메이킹 감각이 여타 선수들로 하여금 본연의 포지션에서 보다 다양한 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게 한 점도 잊어선 안 된다.


피셔-파머-부야치치로 이어지는 신구 조화

언젠가 토론토 랩터스의 샘 미첼 감독은 TJ 포드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활약을 펼쳐준 호세 칼데론을 두고 "우리는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 조합을 자랑하는 팀이다" 라고 자랑삼아 말한 적이 있다. 비록 네임벨류는 그에 미치지 못하지만 레이커스의 포인트가드진도 조합 면에선 뒤떨어질 것이 없다.

레이커스 형편에 빠삭한 피셔를 비롯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파머, 부야치치 라인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전혀 꿀리지 않는다. 딸의 치료 목적으로 어쩔 수 없이 레이커스로 오게 된 피셔는 녹슬지 않은 노련미를 과시하며 제 몫 이상을 해주고 있고, 파머와 부야치치도 나날이 향상된 기량으로 팀에 공헌하고 있다.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선수는 없지만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안정감을 높

여주고 있다. 이렇다 할 주도권 다툼 없이 팀플레이에만 집중하는 자세는 본인들 뿐 아니라 동료에게까지 더 많은 플레이를 생산시키게 했다. 공 소유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기회를 만드는 플레이를 기초로 둔 점은 어느 선수와 코트에 있어도 쉽게 융화되게 하였다. 또한 세 선수 모두 리딩과 외곽슛에 고루 능해 투 가드 운용에도 별다른 어려움을 주지 않았다.


새로운 발견, 튜리아프


팀의 기대대로 잠재력을 폭발한 바이넘의 활약은 레이커스가 가야 할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해주었다. 바이넘은 서로 손발이 잘 맞아가기까지 밑거름을 제공해준 인물이었다. 하지만, 레이커스의 변화는 가솔 영입 전, 후로 나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가솔이 팀에 준 임팩트는 급진적이었고, 지배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것에 대한 방증으로 선수들은 매 공격마다 패스의 향연을 보여주면서 놀라운 조직력을 과시했다. 때에 따라서 코비가 1 대 1 공격으로 직접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모든 플레이가 팀플레이의 경계를 벗어나는 법이 없었다. 특별히 키 식스맨을 선정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연관성에 무게를 두는 플레이를 우선시하여 모두가 키 식스맨에 근접할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쳐주었기 때문이다.

그 중 간과해서는 안 될 선수가 바로 튜리아프다. 허슬, 리바운드, 수비에 국한되었던 생동감이 다른 능력에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동료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중거리 슛이 많이 다듬어지면서 튜리아프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레이커스가 전개하는 공격의 한 일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로버트 호리가 지나치게 각인된 승부사 이미지 때문에 수비나 패싱력 등의 다른 능력이 가려지는 것처럼 튜리아프도 데뷔 때부터 줄곧 이어져 온 '에너자이저' 이미지로 인해 다양한 재능이 묵인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낼 레이커스의 베스트 5

부상의 정도가 생각보다 심해 정규 시즌이 끝나야 복귀가 가능할 것 같았던 바이넘이 빠르면 3월 말이나 4월 초쯤에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레이커스로선 플레이오프에 돌입하기 전에 미리 바이넘의 컨디션을 점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가솔 영입 이후 처음으로 레이커스의 베스트 5를 볼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최상의 라인업으로 상대와 마주하게 될 레이커스의 위용이 어떨 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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