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딤팀’이라 불리며 중국열도를 달구고 있는 미국대표팀이 16일(이하 한국시간) 무적함대 스페인과 격돌한다. 스페인은 양질의 NBA 스타들이 다수 포진해있고 우승을 거머쥐었던 지난 2006년 세계농구선수권 대회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14일 벌어진 조별예선에서 중국에 진땀 승을 거두었지만 스페인은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LA 레이커스의 파우 가솔과 토론토 랩터스의 호세 칼데론을 중심으로 하여 자국 리그인 ACB를 주름잡는 신예들의 가세로 스페인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파우 가솔의 친동생인 마크 가솔과 유럽 최고의 백코트 콤비로 찬사를 받고 있는 DKV 유벤투트의 루디 페르난데즈와 리키 루비오의 존재는 든든 하기만하다. 특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루비오에 대한 관심이 집중 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NBA 드래프트 1순위 감으로 꼽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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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유럽에서는 그를 우상으로 삼는 청소년 팬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농구 각 계층에서 루비오에 대한 칭찬에 침이 마를 지경이다. 혹자는 그를 전 NBA 선수인 古 피트 마라비치와 비교하곤 한다. 유년시절부터  왜소한 체격의 결함을 피가 나는 노력으로 만회한 마라비치는 묘기 농구의 고전으로 통하며 그만의 하이라이트 필름을 남기는 등 작지 않은 족적을 남겼다. 루비오의 환상적인 패스와 저돌적인 드라이브, 전광석화와 같은 스틸은 마라비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루비오에 대한 존재는 이미 유럽을 떠나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 최대 UCC 사이트인 유투브에서는 루비오의 경기 영상과 하이라이트 게시물이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인터넷은 루비오를 범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리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베일에 가려있던 루비오의 성장과정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등 그를 어필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전달 된 것이다.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플레이로 알려진 루비오지만 농구실력 또한 인기를 뒷받침한다. 청소년 유로피언 챔피언십 대회에서 매년 발군의 기량으로 동년배 선수들을 제압한 루비오의 가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기 시작했다. 결국 2005년에는 만 14세의 나이로 스페인 리그 역사상 최연소 빅 리그 데뷔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듬해에 열린 16세 이하 유럽 챔피언십 대회에서는 러시아전에서 무려 51점 24리바운드 12어시스트 7스틸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기며 농구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비록 성인무대에서 확실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2006-07 유로리그에서는 결코 녹녹치 않은 유럽의 명문 팀들 사이에서 19분의 출장시간에 무려 3.2개의 스틸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어시스트 기록에 대한 기준이 NBA보다 엄격한 유로리그에서 2.8개를 기록 포인트가드로서의 볼 배급도 인정받은 루비오다. ACB리그에서의 활약도 우선은 합격점이다. 루비오는 지난 시즌 DKV 유벤투트에서 23분의 출장시간 동안 경기당 10.5점으로 팀에 공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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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팀의 구성위원장인 제리 콜란젤로는 “그는 유럽선수들과 다른 종류의 재능을 지녔다”며 루비오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익명의 NBA 단장은 인터뷰에서 “만약 루비오가 드래프트 2순위 안에 뽑히지 못한다면 놀랄 것이다. 점퍼만 갖춘다면 티켓 매진과 팀 리더는 장담하건데 그의 몫이다. 루비오는 NBA의 모든 단장들이 탐내는 인재 중에 인재”라며 스페인의 천재소년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정작 루비오 본인은 NBA 진출이나 자국리그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당장 눈앞에 금메달을 두고 치러야할 올림픽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3경기를 소화한 루비오는 짧은 출장시간으로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코트위에 서있는 시간만큼은 스페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치열했던 중국전에서는 스틸을 5개나 성공시키며 타고난 수비감각을 과시하기도 했다.

오늘밤 미국과의 결전은 그의 농구인생에 있어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될 전망이다. “오늘 경기는 나에게 좋은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미국 선수들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들이다. 이번 올림픽은 나에게 중요한 해”라며 출사표를 던지는 루비오의 인터뷰는 여느 프로선수 못지않은 성숙함이 묻어난다.

약관의 나이도 채 되지 않은 신동 루비오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더욱더 성장하여 완숙한 기량을 NBA에서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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