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HELTANT79 2008. 12. 1. 16:01

클리블랜드 11월 결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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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스타트를 끊으며 시즌을 시작했다.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각) 밀워키 벅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7-85로 승리를 거둔 클리블랜드는 개막후 14승 3패를 기록, 1976~77시즌 세운 11월까지의 승패 기록(15승 4패)를 경신했다.

클리블랜드는 오프시즌 영입한 모리스 윌리암스가 활약하며 르브론 제임스에게 의존하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 딜론테 웨스트 등이 고감도 슈팅을 뽐내며 리그 최고의 공격팀 중 하나로 거듭났다. 또한 홈경기에서 9승무패를 기록, 프랜차이즈 홈 개막 연승기록과 타이를 이루었다.
동부에서 보스턴에 1.5경기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의 시즌 초반을 점검해본다.


팀 성적: 14승 4패(센트럴 디비전 1위, 동부 컨퍼런스 2위, 리그 3위)

       클리블랜드         상대팀           마진
 득점 103.6(4) 92.64(4) 10.94(2)
 야투율 48.4%(3) 42.1%(2)  -
 3점 성공률 33.9(18) 36.3%(20)  -
 자유투 성공률 76.9(11) 80.2(28)  -
 리바운드 42.64(10) 37.35(2) 5.29(2)
 어시스트 12.76(12) 18.11(5) 2.64(6)
 블록슛 5.94(6) 3.7(2) 2.23(3)
 스틸 7.41(17) 6.47(7) 0.94(10)
 턴오버 13.0(28) 14.88(7) -1.88(28)

비고: 괄호 안은 리그 순위, 단 상대팀 순위는 올림차순


윌리암스 영입으로 인한 팀 공격력 어떤 기여를 했나?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까지 르브론 제임스를 보유하고도 리그 최저수준의 공격력을 보였다. 르브론이 득점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공격력을 뽐냈지만 르브론을 도와 팀의 공격력을 배가시킬 '세컨 옵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공격이 르브론에게서만 시작하다보니 상대팀이 클리블랜드의 공격전술을 간파하기 쉬웠고, 클리블랜드는 잘 준비된 상대 수비진 앞에서 고전해야 했다. 그 결과 클리블랜드는 팀 야투율 43.9%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나쁜 모습을 보였고, 팀의 전반적인 득점력을 나타내는 '100포제션당 득점'에서도 107.6점으로 20위에 그쳤다.
보스턴과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르브론에 의존하는 공격의 한계를 깨달은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오프시즌 내내 르브론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를 찾았고, 마침내 밀워키의 주전 포인트가드이던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코칭스태프는 윌리암스에게 르브론의 리딩 부담을 덜어주고 르브론이 벤치에 있을 때는 '두 번째 에이스'로써 스스로 공격을 이끌 것을 주문했다. 당초 공격성향이 강한 윌리암스가 과연 르브론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윌리암스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100% 만족시키고 있다.

윌리암스의 가세가 클리블랜드에 가져다준 가장 큰 이점은 르브론이 지고 있던 공격 부담이 대폭 줄었다는 것이다. 르브론이 윙으로 내려가도 앞선에서 대신 리딩을 해줄 가드가 생겼기 때문에, 상대 수비진이 르브론에게 수비를 집중시키지 못하게 됐다. 또한 르브론이 보다 림과 가까운 곳에서 볼을 잡는 일이 많아지면서 상대 수비진이 느끼는 부담이 높아졌고, 르브론은 포스트업 등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오프더볼 무브를 마음껏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가 비장의 카드로 들고 나온 스몰라인업이 가동될 때도 르브론이 전혀 부담없이 파워포워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르브론이 볼을 가지고 있는 스트롱사이드만 사용하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윌리암스가 위크사이드에 버티고 있는 이번 시즌에는 코트 전체를 모두 사용하게 되어 패싱 루트의 다양성이 더욱 커졌다. 또한 작년보다 경기 템포가 빨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적은 턴오버를 범하면서 코칭스태프가 구상한 공격 전술을 펼치기도 용이해졌다.
이와 함께 평소에는 슛을 자제하던 윌리암스가 르브론이 벤치에 있는 동안 공격을 집중시키면서, 이제 클리블랜드 경기에서 지난 시즌같이 르브론이 없을 때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다. 돌파와 중거리슛, 2:2 플레이가 모두 뛰어난 윌리암스가 공격을 이끌기 때문이다. 르브론과 다른 동선을 보이는 윌리암스의 게임 리딩에 상대 수비진은 큰 혼란을 느끼곤 한다.

윌리암스의 활약은 그에게 포인트가드 자리를 넘겨주고 슈팅가드로 출전하고 있는 딜론테 웨스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스스로 슈팅가드 자리가 더 맞는다고 생각해온 웨스트가 리딩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준수한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웨스트는 르브론과 웨스트에게 수비가 몰리는 점을 이용해 50%가 넘는 야투율과 40%가 넘는 3점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위와 같이 윌리암스가 클리블랜드의 공격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는 48.4%의 팀 야투율로 리그 3위에 올라있으며, 100포제션당 득점은 111.8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큰 발전을 이룬 것이다.


가드진의 수비 불안, 해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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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암스와 웨스트가 선발로 나선 백코트 콤비는 공격면에서는 대성공했지만 수비면에서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윌리암스 영입 당시 제기됐던 상대 포인트가드 수비문제가 그대로 나타난데다 201cm의 사샤 파블로비치 대신 웨스트가 선발기용되며 장신 가드에 대한 약점도 노출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약점은 그대로 팀 패배와 연결됐다.

클리블랜드는 보스턴과의 개막전을 비롯해서 뉴올리언즈와 디트로이트에게만 패배했는데, 이 팀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페네트레이션 능력이 뛰어난 빠른 포인트가드와 장신의 외곽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보스턴전에서는 라존 론도와 토니 알렌의 빠른 돌파와 압박수비에 고전하며 역전패했고, 뉴올리언즈전에서는 크리스 폴에게 농락당하고 라슈얼 버틀러와 제임스 포지에게 무더기 외곽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그리고 디트로이트전에서는 앨런 아이버슨이 코트를 휘저었고 리차드 해밀턴이 효율적인 포스트업으로 클리블랜드의 가드진을 공략하며 대역전패를 허용했다.

클리블랜드 가드진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가 11월 19일 벌어진 디트로이트 원정경기다. 전반을 11점차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디트로이트는 아이버슨과 해밀턴에게 공격을 집중시켰고, 아이버슨의 페네트레이션과 해밀턴의 포스트업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윌리암스와 웨스트는 금세 파울트러블에 몰렸다. 그들을 대신해 들어간 대니얼 깁슨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결국 디트로이트 가드진에게 철저히 당한 클리블랜드는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가 무너져갔고, 4쿼터에는 아이버슨의 드라이브인-킥아웃에 이은 라쉬드 월러스의 3점까지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디트로이트는 클리블랜드를 후반 스코어 58-40으로 압도했다.
물론 윌리암스와 웨스트가 좋은 수비력을 보여준 경기도 있었다. 빈스 카터를 12점으로 묶은 뉴저지전이나 조 존슨을 단 4점으로 틀어막은 애틀랜타전에서는 이들의 수비력이 돋보였다. 웨스트가 포인트가드를 볼 때는 상대 포인트가드를 꼼짝 못하게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상대팀 가드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아니라 신장-기본 수비능력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드진의 수비력 문제는 코칭스태프의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나 휴스턴의 트레이시 맥그래디 등 장신 스윙맨 에이스를 보유한 팀과 맞붙게 되면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리블랜드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슬럼프에서 벗어날 줄 모르는 파블로비치가 20분 이상 뛰어주는 것이다. 파블로비치가 2006~07시즌 보여줬던 수비력을 다시 찾는다면 마이크 브라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한시름 덜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전력외로 분류되고 있는 파블로비치가 갑자기 제 컨디션을 되찾을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다시 한 번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월리 저비악의 1,300만 달러짜리 만기계약이 도움이 될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2010년 여름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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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내내 리그를 후끈 달군 이슈는 레이커스의 엄청난 상승세도 보스턴의 여전한 강세도 아니었다. 심지어 이번 시즌에 일어난 일도 아니었다. 20개월이나 남은 2010년 이적시장에 대한 기사가 홍수처럼 쏟아졌고, 그 모든 논란 한가운데 르브론이 있었다.

2010년 선수 옵션을 써서 FA가 되는 르브론을 잡기 위해 뉴욕 닉스를 비롯한 수많은 팀이 움직이고 있다. 뉴욕은 11월 중순 빅 트레이드를 통해 2010년 총연봉을 1,800만 달러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고, 2010년 르브론과 함께 FA가 되는 드웨인 웨이드나 크리스 보쉬까지 영입해 단숨에 우승권 전력을 만들겠다는 꿈에 부풀어있다. 뉴저지는 르브론의 친구이자 구단 공동 출자자 중 한 명인 제이 지를 내세워 2010년 브루클린으로 이적 예정인 팀의 새출발을 르브론에게 걸고 있고, 최근 천시 빌럽스와 안토니오 맥다이스(맥다이스는 다시 복귀)를 덴버로 보내고 이번 시즌 계약이 끝나는 아이버슨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감행한 디트로이트 역시 2010년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있다. 한 보도에 의하면 2010년 르브론을 데려올 수 있는 팀은 무려 18개 팀에 달한다고 한다.

그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은 뉴욕이다. 뉴욕은 르브론 스스로가 '농구의 메카'라고 말할 만큼 커다란 시장인데다가 충분한 자금원이 있고, 무엇보다 르브론 자신이 뉴욕이라는 도시를 좋아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 하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뉴욕 언론의 기사만 보면 르브론의 2010년 뉴욕 이적은 벌써 기정사실이 된 것 같다.

하지만 2010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뉴욕 언론의 생각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010년 뉴욕의 샐러리가 1,800만달러까지 빠진다지만 그것은 확정 계약자가 네 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과한 수치다. 게다가 현재 팀의 주축인 데이빗 리나 네이트 로빈슨, 크리스 듀혼 등과는 재계약을 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그들과 전년도 연봉 그대로 재계약한다 해도 1,000만 달러 이상을 채워야 한다. 이대로라면 윌리암스, 웨스트, 깁슨, 힉슨 등 현재 높은 성적을 이끌고 있는 주축 멤버들을 데리고도 뉴욕과 똑같이 1,800만 달러의 연봉 총액만을 기록하게 될 클리블랜드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다. 르브론 자신이 '2010년 팀 선택 기준은 우승 가능성'이라고 못박았기 때문에, 르브론을 노리는 팀들은 필연적으로 연봉 총액 비우기와 팀 전력의 반비례 관계라는 딜레마를 겪게 되는 것이다.

르브론의 어중간한 행보도 반드시 뉴욕에 유리하지만은 않다. 르브론은 자신을 두고 벌어지는 이런 식의 쟁탈전에 아주 익숙한 선수다. 또한 결론을 유보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통달한 훌륭한 홍보가이기도 하다. 뉴욕 언론들은 르브론이 양키스 모자를 쓰고 '빅 애플' 농구화를 신는 것을 보고 흥분하지만, 그런 행동은 르브론이 고등학생일 때부터 종종 쓰던 홍보 전략이다.

예를 들어 곧 NBA에 진출할 르브론을 두고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복이 쟁탈전을 벌이던 무렵, 르브론은 뉴저지에서 열린 아디다스 농구 캠프에 참가해 '나이키 농구화를 신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모두가 르브론의 마음이 나이키로 기울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르브론은 불과 하루 뒤 인디애나에서 열린 나이키 캠프에 참가해서 똑같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른 점은 나이키 캠프에서 대담하게 아디다스 농구화를 신었다는 것이다. 몇 달 후에 벌진 경기에서는 아디다스와 나이키 관계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리복 농구화를 신고 플레이했다. 르브론이 움직일 때마다 각종 예상들이 범람했고 세 회사가 제기한 계약 금액은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 르브론이 전국적인 미디어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다. 마침내 리복과 아디다스는 스포츠 역사상 신인에게 제시한 최고 스폰서 금액인 1억 달러를 제시했다. 하지만 르브론이 선택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나이키였다. 르브론이 말한 선택 이유는 '편하니까' 였다.

NBA에 데뷰하고 2년이 지나자 사람들은 '만약 프로로 오지 않았으면 어느 대학을 갔을까'가 화제가 되었다. 르브론은 디트로이트에 가서는 '미시간 대학', 올랜도에 가서는 '플로리다 대학', 샬럿에 가서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포틀랜드 원정경기에서는 라커룸에서 오레곤 대학의 풋볼팀 티셔츠를 입고 있기도 했다. 르브론이 가는 곳마다 '그가 프로로 가지 않았으면 우리 지역 대학으로 왔을 것'이라는 기사가 지역 신문에 실렸다.  따라서 현재 리그가 보이고 있는 '2010년 프로젝트'에 대한 이상 과열 양상은 미디어를 이용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르브론이 바라마지 않는 것이며, 한 걸음 나아가서는 르브론의 애매한 언행은 바로 이런 과열 양상을 노린 르브론의 언론플레이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 여름 르브론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아직 르브론 자신도 이에 대한 결론은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르브론은 빠른 시간 내에 우승을 하고 싶어하고, 그러려면 2010년 르브론을 위한 최고의 전력을 만들어야 하며, 현재로써는 그러한 경쟁에서 클리블랜드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 뿐이다.


선수별 평가

르브론 제임스_ 27.8득점 7.2리바운드 6.4어시스트
데뷰 이래 1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던 그의 출장시간 순위가 이번 시즌에는 36위까지 내려갔다. 그가 뛰고 있는 35분의 출장시간은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주에는 세 경기 연속 4쿼터를 쉬었고, 특히 오클라호마전에서는 단 17분만을 뛰며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각종 기록도 동반하락했지만, '르브론 농구'의 완성도는 훨씬 진행된 느낌이다. 4쿼터에는 변함없이 게임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상대 에이스와의 쇼다운에서도 완승을 거두고 있다. 자유투 성공률은 지난 시즌에 비해 6.2퍼센트나 상승, 이제 르브론에게 파울작전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두 차례에 걸쳐 NBA '금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평점: A0

모리스 윌리암스_ 15.7득점 2.7리바운드 4.6어시스트
클리블랜드가 그토록 찾아헤메던 '르브론의 공격 파트너'로써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격 전반을 효율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르브론이 없을 때는 에이스로써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아주 가끔 보여주는 무리한 공격과 부족한 수비력은 보완이 필요하다.
평점: A0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_ 15.6점 7.4리바운드 1.6어시스트
클리블랜드의 터줏대감. 선수 부족으로 혹사당했던 작년 11월과는 달리 출장시간을 철저히 관리받으며 데뷰 이래 최고의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르브론과의 픽앤팝 점퍼는 이미 경지에 오른 느낌이며, 최근에는 슛레인지를 3점 라인 바깥까지 늘렸다. 상대가 스몰라인업을 쓰면 골밑에서 가차없는 응징을 가하기도 한다. 11월 29일 밀워키전에서는 21득점(시즌 하이) 17리바운드로 대활약했다.
평점: A0

딜론테 웨스트_ 11.4득점 3.6리바운드 3.1어시스트
11월 클리블랜드의 숨겨진 비수. 4옵션의 듀얼가드가 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 리딩 부담에서 벗어나며 51.4%의 야투율과 43.7%의 3점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클리블랜드가 새롭게 구사하고 있는 빠른 농구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 수비에서도 강한 승부욕을 보이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평점: A+

대니얼 깁슨_ 8.4득점 2.4리바운드 1.8어시스트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선수 중 한 명. 벤치 3점 슈터로써 기대를 모았으나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데뷰 이후 2년 연속으로 40% 이상을 기록하던 3점 성공률은 26%에 그치고 있다. 수비시에도 전혀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달라진 가드진 로테이션에 적응하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그에서 가장 깔끔한 슛폼을 지닌 그의 부활이 필수적이다.
평점: C-

앤더슨 바레장_ 7.7득점 6.4리바운드 1.1어시스트
더이상 수비 전문 선수가 아니다. 오프 시즌 점프슛과 픽앤롤을 가다듬으며 이제는 팀의 당당한 공격무기로 자리잡았다. 공격력을 장착한 바레장은 팀에 엄청난 이점을 가져다줬다. 르브론과의 픽 플레이에서 대단한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수비력과 보드 장악력도 여전하다.
평점: B+

월리 저비악_ 7.4득점 2.4리바운드 0.8어시스트
시즌 초반 난조를 보였으나 아버지의 심장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르브론이 벤치에 있을 때는 스몰포워드로, 스몰라인업을 가동할 때는 파워포워드를 맡는 등 굳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당초 트레이드될 것이 확실해 보였으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면서 대니 페리 단장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긴 선수.
평점: B0

J.J. 힉슨_ 3.6득점 1.6리바운드 0.1어시스트
아직 갈 길이 멀다. 오클라호마 시티전에서 31분을 뛰며 커리어 하이인 14득점을 기록했지만 대부분의 득점이 덩크로 제한되어있다. 무엇보다 수비와 박스아웃에서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게 문제. 구단은 그에게 하이라이트 필름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성실성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2010년 이후 르브론의 파트너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발전해야 한다.
평점: C+

벤 월러스_ 2.8득점 7.2리바운드 0.7어시스트
'비스트'가 부활했다. 오랜만에 정상적인 몸상태로 시즌을 시작한 월러스는 자신이 뛰는 동안 강력한 수비와 보드장악력으로 골밑 수비를 이끌고 있다. 단 23분만 출장하면서도 7.2리바운드와 1.8블록슛을 기록했다. 벤치 자원이 약하다면 적은 출장시간이 문제될 수도 있지만 바레장을 보유한 클리블랜드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2.9개에 달하는 공격리바운드는 팀내 최다를 기록, '리바운드 왕국' 클리블랜드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50%를 기록하고 있는 자유투도 커리어 최고다.
평점: B+

대럴 잭슨_ 2.7득점 3.3리바운드 0.3어시스트
부상으로 마지막 주에 프로 첫 경기를 가졌다. 대학에서 충준히 기량을 갈고 닦았기 때문에 안정된 점퍼를 지니고 있다. 운동능력은 힉슨보다 떨어지지만 박스아웃 능력은 오히려 더 좋다. 꾸준히 성장한다면 일가우스카스의 뒤를 이어 르브론의 픽앤팝 파트너로 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은 '잭슨은 가비지 타임에만 나온다'고 선언한 브라운 감독의 시선을 끄는 것이 급선무.
평점: C0

사샤 파블로비치_ 2.4득점 1.0리바운드 0.5득점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다. 저조한 기록도 문제지만 9분에 불과한 출장시간은 코칭스태프가 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에는 경기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마저 잃어가는 모습이다. 그를 어떻게 할 것인가. 프런트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평점: F

테런스 킨제이_ 2.2득점 0.7리바운드 0.2어시스트
주로 가비지타임에 나왔다. 나쁘지 않은 공격본능을 지니고 있지만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가 팀에 뭔가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듯.
평점: C0

로렌젠 라이트_ 1.0득점 0.7리바운드 0.2어시스트
두 명의 빅맨 루키 힉슨과 잭슨에게 출장기회를 주려는 브라운 감독의 복안에 따라 인액티브 리스트에 올라있다. 하지만 전혀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어린 빅맨들의 멘토가 되려 하는 모습은 코칭스태프가 그에 대해 공개적으로 존경을 표하게 만들었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는 반드시 필요한 베테랑이다.
평점: 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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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10월 중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로스터에서 한 선수의 이름이 지워졌다. 지난 여름 팀에서 가장 늦게 3년 재계약 협상을 마무리했던 딜론테 웨스트였다. 지난 시즌까지 웨스트가 맡았던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모리스 윌리암스가 가세했고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던 선발 슈팅가드 포지션 후보중 한 명으로 그를 고려하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웨스트의 갑작스런 팀 이탈은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구단에서도 명확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팬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이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 웨스트는 팀을 떠나있던 2주 동안 평생에 걸쳐 그를 괴롭혀온 우울증과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노력과 동료들의 따뜻한 관심으로 팀에 복귀한 웨스트는 클리블랜드의 주전 슈팅가드로 낙점, 평소처럼 견실한 플레이를 펼치며 클리블랜드가 7연승을 거두는 데 공언하고 있다.

강팀에서 순탄하게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웨스트지만 그의 인생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다른 몇몇 선수들과 같이 웨스트도 평범한 생활을 위해 싸워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1983년생으로 홀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웨스트는 메릴렌드에서 어머니와 외가 친척들과 함께 자랐다. 그리 여유있는 생활은 아니었다. 친구들과 전화를 할 때도 항상 음식 이름으로 통화를 마칠 정도였다. 웨스트는 ‘바베큐 소스’를 좋아했고, 지금도 3점슛을 넣은 후에는 ‘바베큐 소스’라고 중얼거린다. 어렸을 때부터 농구에 소질을 보인 웨스트는 일찌감치 농부구에 들어갔지만, 다른 아이들이 농구 연습을 하거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공사장에 나가 벽돌을 나르며 힘을 키워야 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영부인의 이름을 딴 엘리노어 루즈벨트 고등학교로 진학한 웨스트는 팀을 처음으로 주 챔피언십 결승에 올렸다. 비록 아깝게 준우승에 머무르긴 했지만, 졸업반 시절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웨스트는 NCAA 팀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됐다. 웨스트는 평소 흠모하는 마이크 말론이 감독으로 재직하던 맨하탄 콜리지로 가고 싶었지만, 말론 감독 본인이 나서 웨스트를 설득한 끝에 마침내 명문 세인트 조셉 대학교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3년 후, 주전 슈팅가드로 성장한 웨스트는 백코트 파트너인 자미어 넬슨과 함께 팀을 정규시즌 27승 무패로 이끌었다. 세인트 조셉 대학은 사상 처음으로 전미 랭킹 1위에 올랐다. 비록 넬슨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긴 했지만, 웨스트는 팀내 최고의 3점 슈터이자 수비수였다.

자신의 능력을 확신한 웨스트는 마침내 2004년 드래프트에 나섰다. 하지만 1라운드가 끝나갈 때까지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포인트가드로 쓰기에는 리딩 능력이 달리고, 슈팅가드로 쓰기에는 193센티미터에 불과한 신장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23명의 선수가 지명된 끝에 게리 페이튼의 백업 가드를 찾던 보스턴이 마침내 24번째 지명권을 웨스트에게 행사했다. 웨스트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죠. 크리스 월러스 단장님이 지명자를 발표하기 전 저를 불러서 ‘보스턴 셀틱스 선수가 된 기분이 어떤가?’ 하고 물으셨어요. 마치 사나운 개가 저를 쫓아올 때 간이 오그라드는 기분이더군요. 하나님 맙소사, 꿈은 이루어지고 기도는 통한 거죠.”

대학 시절 15번을 달았던 웨스트는 보스턴의 영구 결번 선수 때문에 15번을 달 수 없게 되자, 의리 깊은 메릴렌드 사내답게 어린 시절 친구의 번호인 13번을 선택해 루키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웨스트의 프로 첫 시즌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다. 스타팅 라인업에는 들지 못해도 식스맨으로 꽤 많은 출장시간을 얻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른손에 연달아 부상이 발생하면서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만 것이다. 웨스트는 이 부상 때문에 43경기를 결장해야 했다.

시즌 후반이 되어 부상에서 회복하자, 닥 리버스 감독은 웨스트의 출장 시간을 늘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주전 가드인 페이튼이 부상당하면서 웨스트가 선발 포인트가드로 나서기도 했다. 페이튼과 함께 웨스트를 장신 포인트가드로 쓰려는 리버스 감독의 구상 때문에 대학 시절과는 다른 포지션에서 뛰게 되었지만, 웨스트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려 노력했다. 웨스트의 성실성을 눈여겨본 리버스 감독은 이듬해 페이튼이 팀을 떠나자 주전 포인트가드로 웨스트를 선택했고, 웨스트는 막 리빌딩에 들어간 팀의 공격을 잘 이끌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올스타 주간에 벌어진 루키 챌린지에는 대학 시절 콤비였던 넬슨이 부상당하면서 대신 참가하기도 했다. 이듬해 팀에 합류한 라존 론도나 세바스찬 텔페어와 함께 출장시간을 나눠갖기는 했지만, ‘리빌딩 팀 보스턴’의 첫 번째 포인트가드는 항상 웨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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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 순탄하게 선수생활을 이어나갈 것 같았던 웨스트였지만, 2007년 드래프트 데이 아침에 벌어진 트레이드는 그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 지속적인 리빌딩 대신 신속한 전력강화를 선택한 대니 에인지 보스턴 단장이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에이스 레이 앨런과 글렌 데이비스를 받는 대가로 웨스트와 신인 제프 그린, 월리 저비악을 시애틀로 보낸 것이다. 시애틀은 팀에는 얼 왓슨이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왓슨 못지않게 기대를 받고 있던 루크 리드노어도 있었기 때문에, 웨스트의 설 자리는 좁아져 갔다.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에 웨스트는 또다시 팀을 옮겨야 했다. 시애틀이 클리블랜드, 시카고와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도넬 마샬과 이라 뉴블, 애드리언 그리핀을 받는 대가로 월리 저비악과 함께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웨스트는 새 팀 클리블랜드에서 선발 포인트가드 자리를 되찾았다. 에이스 르브론 제임스가 리딩을 도맡는 클리블랜드의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정규 시즌이 끝나갈 즈음 웨스트는 팀의 승리에 빠질 수 없는 선수가 되었다.

1라운드에서 워싱턴을 누른 클리블랜드는 정규 시즌 최강팀 보스턴과 2라운드를 치르게 되었다. 1년만에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룬 친정팀을 만난 웨스트의 매치업 상대는 그가 보스턴에 있을 때 세 번째 포인트가드였던 론도였다. 하지만 빅3와 함께 한 시즌을 보낸 론도는 자신의 강점인 최대 강점인 숨막히는 수비력으로 웨스트를 압박했고, 웨스트는 보스턴에서 벌어진 1,2차전에서 야투율 20%에 그치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비록 3차전에서 21득점을 기록하며 위닝샷까지 넣기는 했지만, 웨스트는 시즌 내내 론도에게 고전해야 했다. 결국 친정팀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한 웨스트는 불과 1년 전까지 자신이 소속되어 있던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 시리즈 박스스코어가 아직까지 제 안주머니에 들어있어요. 지갑을 꺼낼 때마다 튀어나오죠. 볼 때마다 화가 나서 다시 집어넣곤 하는데, 이번 시즌 끝나면 없애버릴 겁니다.”

비록 우승팀에게 아깝게 패하기는 했지만, 클리블랜드 팬들은 르브론을 도울 가드를 얻었다는 데 만족했다. ‘전임자’ 래리 휴즈가 팀 시스템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포인트가드치곤 장신이면서 슈팅력도 좋은 편인 웨스트에게 기대를 건 것이다. 하지만 웨스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오프시즌 동안 밀워키에서 포인트가드 모리스 윌리암스를 데려왔고, 마침 재계약을 앞두고 있던 웨스트는 또다시 입지가 불안해졌다. 윌리암스는 웨스트보다 슈팅과 패싱이 뛰어났고 기존 멤버 중 전 시즌에 큰 발전을 이룬 대니얼 깁슨 또한 웨스트와 포지션이 겹쳤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에서 웨스트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거나 트레이드 카드로 쓴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심지어 러시아 리그로 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재계약 협상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문은 점점 신빙성을 얻어갔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와 웨스트는 아직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클리블랜드는 부상 이력이 있는 윌리암스를 영입하면서 보조 리딩을 해줄 ‘보험’이 필요했고, 어렵게 자란 웨스트는 가족을 부양할 새 계약이 필요했던 것이다. 웨스트는 마침내 클리블랜드와 3년간 총액 127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 웨스트의 능력이나 가능성에 비하면 그리 높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웨스트는 만족했다. “재계약이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 돈으로 우리 어머니 집을 사드릴 거고, 외삼촌 이도 해드릴 겁니다. 여동생 대학 등록금도 댈 수 있게 됐죠. 저는 이제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웨스트가 농구에 집중하려면 넘어야 하는 벽이 남아있었다. 바로 평생 그를 괴롭혀온 우울증이었다. 첫 증상은 팀 자체 청백전 도중 나타났다. 심판을 보고 있던 웨스트의 고등학생 시절 심판과 웨스트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웨스트는 심판의 콜에 비정상적으로 화를 냈고, 좀처럼 평정심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웨스트 스스로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 상태로는 팀 분위기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았다. 우리나라보다 개방적이라는 미국에서도 우울증을 인지하고서도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다가 운동선수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앞으로 선수생활을 하는 데 약점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웨스트는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판단력과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선수였다. 웨스트는 브라운 감독과 동료들에게 자신의 병을 솔직히 고백하고 치료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났다.

웨스트가 병과 싸우는 동안 팀에서는 웨스트를 위해 많은 배려를 했다. 웨스트 스스로가 말하기 전에는 그의 병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않았고 그의 사생활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르브론과 앤더슨 바레장을 비롯한 동료들도 그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안부 전화를 하며 웨스트가 고독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했다.

2주 후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온 웨스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주전 슈팅가드’ 자리였다. 당초 이 자리에 나설 것으로 보이던 사샤 파블로비치가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자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웨스트를 선택한 것이다. NBA에서 4년간 포인트가드로 뛰던 웨스트는 마침내 자신의 원래 포지션에서 뛰며 리딩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심리적 안정감은 곧바로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윌리암스와 함께 뛰면서 그의 공격 우선순위는 선발 라인업에서 네 번째로 밀렸지만, 대신 왼손잡이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며 확실한 찬스에서 부담 없이 슛을 던지는 등 공격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51.4%의 야투율과 46.5%의 야투율은 커리어 최고 기록이고, 당초 출장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 시간보다 늘어난 평균 34.5분을 출장하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그만큼 웨스트를 믿고 있다는 뜻이다. 팀 리더인 르브론 역시 ‘웨스트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우리는 그가 없이는 우승할 수 없다’며 그를 칭찬했다.

코트 위에서의 견실한 플레이와는 달리 농구화를 벗은 웨스트는 대단히 재미있는 남자다. 스스로를 ‘자유로운 영혼’이라 부르는 웨스트는 자신을 예술가라 생각하고 있으며, 틈만 나면 그림 그리기나 시 짓기에 열중한다. 기자들과 인터뷰할 때면 의도적으로 라임을 살리며 랩을 하듯 답변하고, 알아듣지 못할 말을 떠들어댄다. 라커룸에서는 ‘Get The Money' 같은 노래를 큰 소리로 불러댄다. 노래 실력? 팀 동료 테런스 킨제이의 평가다.

“못 들어주겠습니다. 윌리암스나 깁슨도 음치지만 웨스트를 따라갈 수는 없어요. 웬만하면 들어주려 하지만 정말 끔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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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는 이런 독특한 캐릭터 때문에 클리블랜드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팀 리더인 르브론과는 달리 아직 독신이기 때문에 여성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런 웨스트의 이상형은 어떨까? “제 영혼은 자유롭습니다. 어떤 스타일의 여성이라도 괜찮아요. 하지만 전 아직 젊고 농구선수로써의 인생을 좀더 즐기고 싶습니다.”

웨스트는 그리 순탄한 인생을 살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웨스트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보고 진지하게 해결할 줄 아는 진정한 용기를 갖췄다. 모든 고난을 훌륭히 극복해온 웨스트는 이제 저 앞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몸에 새겨진 문신 문구처럼 ‘Sunshine After Rain'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웨스트가 따스한 햇살을 느끼는 날, 무려 30여년간 어느 프로팀도 우승하지 못한 클리블랜드에도 마침내 성공의 빛이 찾아들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이 올 때까지 웨스트의 쉼없는 전진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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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HELTANT79 2008. 11. 4. 01:32

클리블랜드 1주차 결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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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2008~09 시즌이 막을 열었다. 10월 28일(이하 현지시각) 보스턴과의 개막전에서 5점차 석패를 당한 클리블랜드는 30일 샬럿과의 홈 개막전에서 96-79의 낙승을 거뒀고, 11월 1일 뉴올리언즈 원정에서 4쿼터에 난조를 보이며 패배, 시즌 첫 주를 1승 2패로 마쳤다. 세 경기를 통해 나타난 클리블랜드의 전력과 선수별 활약을 살펴본다.


3쿼터 부진의 해법은?

클리블랜드는 지난 주의 첫 두 경기에서 최근 몇년동안 지적받아온 3쿼터 난조를 변함없이 겪어야 했다. 개막전에서는 디펜딩 챔프 보스턴에게 7점을 앞선 채로 전반을 끝냈으나 3쿼터에 13-24로 밀리며 리드를 내줬고, 샬럿과의 홈 개막전에서는 전반을 17점차로 앞서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3쿼터 한때 5점차까지 쫓기는 등 유독 3쿼터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클리블랜드에게 이런 문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에도 전반을 잘 마치고도 3쿼터에 난조를 보이며 힘든 경기를 자초한 경기가 많았다. 2006~07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는 6경기 중 클리블랜드가 3쿼터를 리드한 경기는 단 한 경기에 불과했고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는 평균 7점차의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클리블랜드의 3쿼터 난조는 특별한 이유 없이 스스로 무너진다는 특징이 있다. 잘 짜여진 하프코트 공격을 주로 쓰는 팀이 갑자기 리듬을 잃으며 전혀 계획되지 않은 배드샷을 던지고, 수비시에도 상대에게 빠른 공격을 허용하며 쉽게 실점한다. 르브론 제임스가 가장 많은 시간을 벤치에서 보내는 2쿼터에도 보이지 않는 모습을 3쿼터에 보이는 것이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경기력이 심한 기복을 보이는 시간대가 존재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클리블랜드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3쿼터 부진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르브론의 출장시간

르브론은 첫 주 3 경기에서 평균 34분을 출장했다. 40분 넘게 출장하며 경기의 모든 순간에 관여하던 과거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시간을 소화한 셈이다. 홈 개막전이었던 샬럿전에서는 출장시간이 30분에 불과했으며 가장 많이 뛴 뉴올리언즈전에서도 37분만 뛰었다.

르브론이 이렇게 적은 시간을 출장한 것은 마이크 브라운 감독의 결정 때문이다. 브라운 감독은 지난 3년간 대표팀 일정 때문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르브론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이번 시즌은 르브론의 출장시간을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르브론의 출장시간은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다소 제한받을 전망이다. 그럴 경우 르브론이 벤치에 있을 때 얼마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클리블랜드는 첫 3경기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새로 영입한 모리스 윌리암스 덕분이었다.

윌리암스의 가치는 샬럿전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3쿼터 난조로 5점차까지 따라잡히며 르브론까지 벤치로 물러난 상황. 지난 시즌 같으면 구심점을 잃으며 급격히 무너졌겠지만, 윌리암스가 팀 공격을 이끈 클리블랜드는 멋지게 위기를 타개했다. 윌리암스는 펠튼에게 파울을 얻어내며 주도권을 찾아왔고 곧바로 득점에 성공해 점수차를 벌렸다. 4쿼터 초반에는 3점슛과 연속 어시스트로 10점차 이상으로 달아났고, 르브론이 코트에 돌아온 클리블랜드는 손쉽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윌리암스가 활약하는 동안 르브론은 7분 30초 동안이나 안심하고 쉴 수 있었다.

윌리암스가 앞으로도 세컨옵션으로 제 역할을 해준다면 르브론의 출장시간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선발 슈팅가드는?

클리블랜드는 당초 선발 슈팅가드로 사샤 파블로비치를 출장시킬 예정이었으나, 파블로비치가 선발로 뛸 정도의 컨디션을 만들지 못하자 딜론테 웨스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현재까지 웨스트 선발 기용은 그리 성공적인 결과라 볼 수는 없다. 선발 라인업의 스피드를 올려주기는 했지만 현재 클리블랜드에서 팀 오펜스를 짜고 리딩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윌리암스, 웨스트, 르브론 세 명이 모두 선발로 나오면서 백업 가드진의 리딩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스턴과의 개막전에서 대니얼 깁슨, 월리 저비악과 사샤 파블로비치가 동시에 나온 백업가드진은 가드진의 압박이 강하기로 유명한 보스턴의 팀 수비에 허둥대며 전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나마 볼을 운반할 수 있는 깁슨은 볼 무빙에 신경쓰느라 자신의 본문인 오프더볼 무브에 집중할 수 없었고, 파블로비치와 저비악은 토니 앨런을 전혀 막지 못하고 무너졌다.
브라운 감독은 백업 백코트진의 리딩 문제가 노출되자 샬럿전에서 보완책을 제시했다. 깁슨이 나오는 시간에 윌리암스나 웨스트중 한 명을 같이 투입한 것이다. 리딩 부담에서 벗어난 깁슨은 오프더볼 무브에 집중하며 양팀 최다인 25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 식의 라인업을 운영할 경우 백코트진으 신장이 낮아 상대 포스트업 공격에 약점을 노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역시 파블로비치가 선발 슈팅가드로 출격하는 것이 최고의 조합이다. 현재 평균 11분 출장에 그치고 있는 파블로비치가 선발로써 25분을 출장할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팀이 훨씬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선수별 평점

르브론 제임스_19.7득점 7.7리바운드 9.3어시스트

스스로 플레이스타일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눈에 띄지만 아직 그에 걸맞는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출장시간으로 인해 개인기록은 감소했지만, 윌리암스에게 리딩을 맡기고 되도록 골밑에 자리잡으며 팀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여전히 르브론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는 팀이고, 르브론이 득점을 해줘야 살아나는 팀이다.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패싱 능력을 뽐냈지만 결국 폴과의 경기장악력 대결에서 밀린 뉴올리언즈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르브론의 진정한 가치는 득점능력을 기반으로 한 파생력에 있다. 따라서 시즌이 진행될 수록 좀더 득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직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한 3점슛과 62.5%로 저조한 자유투 문제는 이제 익숙한 문제.

평점: B0


모리스 윌리암스_13.3점 3리바운드 4.3어시스트

2차전의 숨은 MVP. 르브론의 공격 부담을 덜어줄 세컨 옵션으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가 리딩을 맡으면서 르브론이 오프더볼 무브에 이은 페인트존 공략이라는 옵션을 장비할 수 있게 되었고, 팀의 볼 무빙도 훨씬 매끄러워졌다. 르브론이 없을 때 공격을 이끌어가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론도나 크리스 폴 등 빠른 가드를 만났을 때의 수비능력에서 헛점을 드러냈지만 깁슨과 함께 스몰라인업에 투입되었을 때는 장신 가드를 상대로 괜찮은 수비근성을 보여줬다.
시간이 지날 수록 팀에서의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평점: B+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_14.7점 5.3리바운드 1.3어시스트

윌리암스의 가세로 공격시도가 줄었지만, 그만큼 순도가 높아진 득점을 보태고 있다. 골밑 수비능력도 여전하다. 다만 베테랑 답지 않은 턴오버를 저지르거나 뉴올리언즈 전에서와 같이 박스아웃에 서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고쳐야 할 부분.

평점: B0


벤 월러스_2.7득점 7.3리바운드 2.3블록슛

등부상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어 제한된 시간만을 뛰고 있지만 수비력 자체는 돌아온 느낌이다. 특히 개막전에서 가넷을 봉쇄하는 모습이나 샬럿전에서 블록슛 5개를 기록하며 샬럿의 골밑 공격을 원천봉쇄하는 모습은 디트로이트 시절을 연상시켰다.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스템에 적응한 월러스에게 남은 과제는 출장시간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월러스가 25분 이상 뛰어줄 수만 있다면 상대팀은 클리블랜드의 골밑을 공략하는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평점: B0


딜론테 웨스트_9득점 4리바운드 1.3어시스트

당초 식스맨으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파블로비치의 컨디션 난조로 선발로 출장했다. 윌리암스와 함께 뛰면서 자신의 공격시도를 억제했지만 50%의 뛰어난 3점 성공률을 보이며 순도 높은 공격력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능력을 최대한 살리려면 역시 식스맨으로 뛰는 것이 좋아보인다.

평점: B+

앤더슨 바레장_5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오프시즌을 가장 알차게 준비한 선수. 점프슛을 가다듬으며 이제는 클리블랜드의 공격병기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단지 공격능력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격에 자신을 가지고 슈팅뿐 아니라 패싱플레이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경기마다 보이는 기복만 극복할 수 있다면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내년에 바레장을 붙잡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다.

평점: A-


대니얼 깁슨_15득점 3리바운드 1.7어시스트

1주차 팀내 MVP. 깁슨의 슈팅 능력은 이제 리그에서도 최상위권에 확실히 자리잡은 느낌이다. 지난 시즌보다 슛찬스를 잡아내는 움직임이 향상됐으며 슈팅 매커니즘도 훨씬 안정적이 됐다. 윌리암스의 가세로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평균 28분을 소화하며 여전히 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포인트가드로 뛸 때는 고전했지만, 누군가에게서 볼을 받을 수 있을 때는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순전히 캐치앤 슛으로만 25점을 올린 샬럿전은 깁슨이 클리블랜드의 '감춰진 비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선수를 평균 4백만 달러에 장기계약으로 붙잡은 프런트를 찬양하라!

평점: A0


사샤 파블로비치_3득점 2.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주차 팀내 워스트. 파블로비치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클리블랜드의 전체적인 운영에 문제가 발생했다. 평균 11분에 그치고 있는 그의 출장시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공격시에는 여전히 마무리에서 문제를 보이고,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잃을 때가 많다.
만약 파블로비치가 시즌 중반까지도 코칭스태프를 실망시킬 경우, 프런트는 이 '운동능력과 점퍼가 좋은 백인 스윙맨'에 대한 기대를 접을 수도 있다. 파블로비치는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평점: D0


J.J. 힉슨_3득점 1리바운드 1블록슛

'프로젝트형 어린 루키'가 보이는 데뷰 첫 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보스턴전에서 출장기회를 얻지 못한 힉슨은 샬럿과의 홈 개막전에서 첫 출전, 에메라 오카포에게 두 번 연속 블록슛을 당했지만 세 번째 시도에서 호쾌한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터뜨렸다. 엄청난 운동능력을 보여줬지만 수비 센스와 박스아웃 능력에서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힉슨은 지금 당장 뭔가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 주전 빅맨진의 체력저하나 부상으로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다. 지금은 주어진 출장시간 동안 리그의 분위기를 익히고 경기력을 높여야 할 때다.

평점: C+


월리 저비악_5.3득점 0.3리바운드 0.3어시스트

기록과 상관없이 팀 플레이에서 겉도는 느낌이다. 여전히 그에게 주어진 롤이 없다. 공격에서는 무용지물이고 수비에서는 구멍이다. 갓 트레이드되어 온 지난 시즌보다도 더 나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시즌중에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평점: C0


로렌젠 라이트_2득점 2리바운드 0.5블록슛

베테랑 벤치 빅맨으로써 역할을 다 했다. 지난 시즌 이 자리에 있던 선수가 드웨인 존스였던 것을 감안하면 클리블랜드의 골밑은 강해진 것이 틀임없다.

평점: B0


테런스 킨제이_1경기, 2분 47초 출장

브라운 감독의 10인 로테이션 방침에 따라 샬럿전에서 가비지 타임에만 출전했다. 앞으로도 출장시간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클리블랜드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로스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많은 팀이므로 그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올 수 있다. 브라운 감독은 선수가 뛰지 않을 때의 태도를 뛸 때보다 더 중시하는 감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점: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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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스터 살펴보기
2. 체크포인트
3. 주목할 경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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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의 시즌 스케줄은 악몽에 가까웠다. 팀의 주축 멤버였던 앤더슨 바레장과 사샤 파블로비치가 재계약 불발로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고, 불완전한 로스터로 미국 반대편에 있는 중국까지 날아가 프리시즌 경기를 치러야 했다. 클리블랜드 선수단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시즌 개막이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때였다. 10월 31일 댈러스와 가진 홈 개막전을 제대로 치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11월 역시 험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클리블랜드는 11월에 치른 16경기 중 무려 10경기를 원정 경기로 치르며 전력을 소모해야 했다. 그 중에는 서부 원정 6연전이 포함되어 있었다.

5할 승률에 턱걸이하고 있던 11월 마지막 경기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손가락을 다쳤고, 클리블랜드는 르브론이 결장한 5경기에서 모두 졌다. 정규 시즌 82경기의 반이 넘는 42경기를 연속경기로 치러야 했으며 그 대부분이 두 번째 경기가 원정인 연속경기였다. 클리블랜드의 연속경기 승률이 리그 최하위가 될 수밖에 없었다. 르브론과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 등이 분전했지만, 클리블랜드가 시즌 초반과 연속경기의 저조한 승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년도보다 5승이나 낮은 승수에 그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를 괴롭혔던 대부분의 문제거리들을 이번 시즌에는 겪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오프시즌 재계약을 정상적으로 끝마쳐 결원 없이 정상 전력으로 트레이닝 캠프를 가질 수 있었고 프리 시즌 해외 원정도 없었다. 시즌 초반 스케줄도 작년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며 연속경기 횟수도 줄었다.

르브론이 입단한 2003년 이후 최고의 전력으로 시즌에 임하려 하는 클리블랜드의 2008~09 정규 시즌 주목해야 할 다섯 경기를 살펴보자.


10월 28일 보스턴 원정 개막전

작년 보스턴에게 아깝게 패해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 탈락했던 르브론과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를 펼친 TD 뱅크노스 가든에서, 그들을 무너뜨린 보스턴의 우승 반지 수여식을 보며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양팀은 각자의 홈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바 있다.

보스턴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식 농구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줬다. 르브론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공격으로는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르브론의 반대편에서 공격을 펼칠 수 있는 모리스 윌리암스를 오프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클리블랜드가 원정 경기에서 보스턴의 막강 수비를 맞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올시즌 클리블랜드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도 될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비록 프리 시즌 보스턴전 두 경기를 모두 졌지만, 르브론이 개막전에 컨디션을 맞추고 있는 만큼 진검승부를 기대해도 좋다.

지난 시즌 론도의 압박수비에 고전했던 클리블랜드 젊은 가드진이 더욱더 성장한 라존 론도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체크포인트.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보스턴
 승/패  2승 2패  2승 2패
 득점  95  97.25
 야투율  43% 47%
 3점 성공률  33% 36%
 자유투 성공률  73%  75%
 리바운드   44.25  39.25
 어시스트  19  22.25
 스틸  6.25  9.25
 블록슛  5.75  3.75
 실책  15.5  16.25


11월 1일 뉴올리언즈 원정경기

시즌 MVP 후보들간의 대결이다. 클리블랜드는 최근 두 시즌 동안 뉴올리언즈를 상대로 1승 3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폴이 홈경기에서 7스틸, 원정경기에서 20어시스트를 폭발시키며 클리블랜드에 강한 모습을 보인 반면 르브론은 두 경기 연속 21득점에 그치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 뉴올리언즈에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르브론을 잘 막은 제임스 포지까지 합류했다.

실제로는 절친한 친구 사이인 르브론과 폴의 통산 맞대결 성적은 3승 3패의 호각세. 미래의 NBA를 지배할 두 선수의 시즌 첫 맞대결은 시즌 초의 최대 빅카드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뉴올리언즈
 승/패 2패  2승
 득점  87.5 93
 야투율  45%  43%
 3점 성공률  31%  38%
 자유투 성공률  66%  82%
 리바운드  48  36
 어시스트  18  21.5
 스틸  3.5  8.5
 블록슛  5  4
 실책  13  8


12월 23일 휴스턴과의 홈경기

'공격수 르브론'의 진가를 보여줄 경기이다. 휴스턴은 오프시즌에 론 아테스트를 영입, 셰인 베티에와 함께 최고의 퍼러미터 수비진을 구축했다.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 및 수비기술을 갖춘 베티에와 뛰어난 사이즈 및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전천후 수비를 자랑하는 아테스트는 모두 르브론 수비가 가능한 선수들이다. 르브론의 공격이 막히면 팀 전체가 난조에 빠지는 클리블랜드의 특성상 르브론이 이들 둘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지난 시즌 팀 리바운드 1,2위를 기록한 두 팀의 골밑 싸움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휴스턴
 승/패 2패  2승
 득점  81 92.5
 야투율  39  42
 3점 성공률  32  32
 자유투 성공률  67  69
 리바운드  40  51
 어시스트  15  26
 스틸  7.5  5
 블록슛  6  6.5
 실책  10.5  10.5


워싱턴과의 크리스마스 매치

올시즌 클리블랜드의 크리스마스 경기 상대는 지난 몇 년간 클리블랜드와 플레이오프 라이벌 관계를 이루어 온 워싱턴으로 결정됐다. 두 팀은 르브론의 첫 플레이오프였던 05~06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1라운드에서 만나 모두 클리블랜드가 승리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워싱턴 가드 드샨 스티븐슨의 '르브론 과대평가' 발언이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켜, 르브론의 친구인 래퍼 제이 지가 스티븐슨을 비난하는 랩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무국도 이같은 라이벌 관계를 감안, 이번 시즌 크리스마스 매치에 두 팀의 경기를 편성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과대평가 논란'을 잠재운 르브론이 건강을 되찾은 워싱턴 빅 3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일지, 아니면 돌아온 '길교주' 아레나스가 클리블랜드와의 끈질긴 악연을 청산할 것인지 NBA 팬들의 이목이 될 것이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워싱턴
 승/패 2승 2패  2승 2패
 득점  99  95
 야투율  47%  47%
 3점 성공률  40%  33%
 자유투 성공률  76%  72%
 리바운드  44  35.25
 어시스트  24.75  20.5
 스틸  4.5  6.75
 블록슛  4.5  4.75
 실책  12.25  9.5


2월 8일 레이커스와의 홈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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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현재와 미래의 만남.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맞대결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최고의 빅카드가 될 수 있는 경기다.

르브론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비가 최고' '내 라이벌은 코비뿐'이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르브론은 코비만 뛰어넘으면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둘의 맞대결에는 리그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르브론과 코비도 평소보다 더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곤 했다. 르브론의 커리어 초기에는 코비가 노련미로 르브론에게 판정승을 거둬왔지만 06~07시즌부터 르브론이 차이를 많이 좁히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르브론이 코비를 1:1로 제치고 터트린 위닝샷은 명장면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시즌 르브론은 생애 첫 득점왕을, 코비는 생애 첫 MVP를 차지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좋은 호흡을 보이며 미국을 8년만의 금메달로 이끌기도 했다.
서로를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엄청난 승부욕을 보이는 두 선수의 맞대결은 NBA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2007~08시즌 맞대결 성적

 팀 클리블랜드 레이커스
 승/패 2승 2패
 득점  96  92.5
 야투율  43%  46%
 3점 성공룰  27%  19%
 자유투 성공률  74%  66%
 리바운드  47  44.5
 어시스트  16.5  18.5
 스틸  8.5  6
 블록슛  3  3.5
 실책  10.5  12.5


마치며

이번 시즌은 르브론과 클리블랜드 모두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어느덧 프로 6년차를 맞는 르브론은 개인적인 성취를 팀의 우승으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2006~07시즌 팀을 파이널에 올리며 자신의 시대를 여는 듯 했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르브론이 입단한 후 처음으로 팀 성적이 뒷걸음질쳤다.

더 이상의 실패는 그동안 르브론의 어린 나이를 들어 그를 감싸왔던 팬도 전문가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며, 무엇보다도 르브론 자신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르브론 하나만을 믿고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클리블랜드 구단 역시 2010년 이적설이 돌고 있는 르브론을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지난 시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재계약 대상자와의 계약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었고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어리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신인 빅맨을 선발해 장기적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현재 로스터는 클리블랜드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 꾸릴 수 있는 최상의 로스터인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시즌 팀 성적이 나아지지 않으면 클리블랜드는 수년 내로 우승 후보 레벨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최악의 경우 르브론이 고향팀 클리블랜드를 떠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 클리블랜드 선수단과 프런트, 그리고 팬들 모두가 이번 시즌에 절박함 섞인 기대를 보내고 있는 이유다.
 르브론이 말했듯이, 이제 클리블랜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방법은 매 경기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 뿐이다.

르브론과 클리블랜드는 조용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정규 시즌이 개막하면, 모든 NBA 팬들은 그들의 단호한 결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부 - 로스터 살펴보기
2부 - 체크포인트
3부 - 주목할 경기들


공격 템포는 빨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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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의 공격은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 부임 후 수비면에서는 리그 톱클래스로 발전했지만, 르브론 제임스라는 최강의 공격무기를 지니고도 공격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은 없었다.

클리블랜드의 공격력이 이렇게 혹평을 받은 이유는 리딩 가드나 준수한 세컨 옵션이 없어 르브론이 마음껏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속공 득점이 적고 하프코트 공격을 고집하는 '느림보 팀'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각 팀의 단장들이 뽑은 리그 최고의 속공 마무리 선수로 르브론이 선정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르브론을 보유한 클리블랜드의 속공 능력은 낙제 수준이었다. 속공 성공률도 문제였지만 속공 시도 자체가 적었다.

속공을 통한 득점은 하프코트 공격에 비해 성공률과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모든 팀들은 속공 득점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의 속공 시도가 적었던 것은 로스터 자체가 속공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이 개막할 무렵 클리블랜드 로스터에 이름이 올라 있던 가드는 래리 휴즈, 대니얼 깁슨, 데이먼 존스, 에릭 스노우였다. 이중 깁슨과 존스는 가드라기보다는 슈터에 가까웠고, 스노우는 대표적인 하프코트형 선수인데다 노쇠화로 거의 나오지 못했다. 휴즈는 골든스테이트와 워싱턴에서 얼리 오펜스를 경험했지만, 혼자서 슛을 던질 수는 있어도 팀 전체의 공격 템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다시 말해, 이들 가드진은 '리그 최고의 속공 피니셔' 르브론에게 속공 패스를 해줄 수도, 르브론의 패스를 받아 속공을 마무리할 수도 없는 가드진이었다. 패스를 받을 수 없었던 르브론은 스스로 볼을 운반해야 했고 혼자서 골밑으로 돌진하다 파울을 당하기 일쑤였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앤드 원을 얻은 경우도 많았지만, 만약 속공 전개 능력이 있는 가드의 패스를 받아 보다 완벽한 상황에서 마무리했다면 '확실한 2점'을 얻을 기회는 더 많았을 것이다.
클리블랜드로써는 성공 여부가 확실치 않고 오히려 수비 조직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얼리 오펜스보다는 르브론의 돌파에 이은 슈터진의 이지 찬스를 최대한 이용하는 하프코트 농구를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손쉬운 득점'을 포기한 대가는 리그에서 세 번째로 떨어지는 야투율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하고 오프시즌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한 결과,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의 가드진은 높이가 다소 낮아진 대신 훨씬 빠르고 젊어졌다.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드는 윌리암스, 깁슨, 사샤 파블로비치, 딜론테 웨스트 등인데, 이들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뛰어난 스피드를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운동능력 부재를 지적받던 깁슨 역시 오프시즌 훈련으로 운동능력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윌리암스와 웨스트는 속공 전개 능력이 있기 때문에 르브론은 더 이상 볼 운반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르브론 자신이 '이번 시즌에는 속공 피니셔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할 정도다.

코칭스태프 역시 이들 빠른 가드진을 활용하기 위해 팀의 공격 템포를 올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윌리암스와 웨스트, 파블로비치를 동시에 기용하면서 르브론을 파워포워드로 활용하는 스몰 라인업 구상이 그것이다. 이런 라인업을 항상 볼 수는 없겠지만, 상대팀 가드진을 압박하고 빠른 농구를 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클리블랜드의 빠른 농구를 심심찮게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브라운 감독은 '스몰 라인업이라고 해서 피닉스나 과거의 새크라멘토 킹스처럼 7초 만에 슛을 던지는 농구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가 지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공격 템포 향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빅맨진에 새로 가세한 J.J. 힉슨과 대럴 잭슨 역시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르브론을 앞세운 클리블랜드의 화려한 속공 플레이를 기대해도 좋을 전망이다.


수비 조직력은 회복될까?

브라운 감독 부임 후 클리블랜드가 가장 발전한 부분은 수비다. 모든 공격을 르브론에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공격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매 시즌 좋은 결과를 낸 가장 큰 이유는 막강한 수비력에 있었다. All NBA 디펜시브팀 경험자가 휴즈 한 명 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강력한 수비 팀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완벽한 퍼러미터 로테이션과 리그 최상위권의 리바운드 능력 덕분이었다.

파이널에 진출했던 2006~07시즌 클리블랜드는 전반기에는 스노우-휴즈, 후반기에는 휴즈-파블로비치의 가드진을 가동했다. 이들과 스몰포워드 르브론은 가드와 스윙맨을 모두 막을 수 있었기 때문에, 클리블랜드의 상대팀들은 퍼러미터에서 공격을 시작할 때 적지 않은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볼을 돌려도 미스매치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틸이나 블록을 노리기보다는 끝까지 따라붙는 클리블랜드 수비는 상대팀에게 수많은 터프 샷을 강요했고, 득점에 실패한 볼은 고스란히 클리블랜드의 리바운드 마진으로 연결되었다.

클리블랜드의 이런 수비는 선수 각자가 팀 디펜스에서의 역할을 숙지하고 자기 역할을 다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로스터에 큰 변화를 겪어야 했던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스템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르브론을 대신해서 상대팀의 에이스 스윙맨을 막아온 파블로비치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능력을 자랑하던 안드레 바레장이 재계약 실패로 시즌 초반 출전하지 못했고, 특히 파블로비치는 복귀 후에도 제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데빈 브라운이 파블로비치의 역할을 대신 맡았지만 파블로비치만큼의 수비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클리블랜드는 시즌 중반 5명을 내보내고 4명을 받아오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선수 개개인의 수비력보다는 팀 전체의 조화를 더 중시하는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스템은 크게 흔들리게 되었다.

깁슨-휴즈가 나섰던 선발 가드진은 휴즈가 트레이드되고 깁슨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웨스트와 월리 저비악으로 채워졌다. 웨스트는 개인 수비력은 있었지만 팀 수비에 적응하지 못했고, 저비악은 원래부터 그리 좋은 수비수가 아니었다. 드류 구든 대신 파워포워드를 맡게 된 '빅 벤' 월러스 역시 왕년의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카고 시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빅 벤은 수비 시스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선수인데다가 허리 부상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무려 23명의 선수를 로스터에 올려야 했던 클리블랜드에서 과거의 막강한 수비력을 다시 보기는 힘든 일이었다.
국 리그 10위권의 수비 팀으로 전락한 클리블랜드는 코칭스태프가 새 멤버에 맞는 새로운 수비 시스템을 정착시킨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야 원래의 수비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공격력 좋은 선수들이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감독은 여전히 팀의 정체성을 수비에서 찾는다. 아무리 좋은 공격력을 보이는 선수라도 클리블랜드 수비 시스템에 녹아들지 못하면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트레이닝캠프는 클리블랜드가 과거의 수비 조직력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시간이었다.

브라운 감독이 수비력 강화를 위해 가장 신경 쓴 것은 선수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일이었다. 현재 로스터에 올라 있는 선수들 중 작년 트레이닝캠프에도 있었던 선수는 르브론, 깁슨, 그리고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의 세 명에 불과하다. 바레장과 파블로비치는 재계약 불발로 캠프에 참가하지 않았고, 웨스트, 윌리암스, 빅 벤 등은 다른 팀에 있었으며, 힉슨과 잭슨 등은 아직 대학에 있었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선수들은 동료가 어떤 수비에 강하고 어떤 수비에 약한지, 언제 맡겨두고 언제 도우러 가야 할 지 알지 못했다. 브라운 감독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연습 시간에 서로 대화를 많이 할 것을 주문했고, 이에 따라 클리블랜드의 이번 캠프는 가장 시끄러운 캠프였다는 후문이다.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 수비의 키 플레이어는 파블로비치와 빅 벤이다. 파블로비치는 클리블랜드에서 저비악과 함께 유이한 2m 이상의 가드다. 저비악에게서는 수비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파블로비치는 코비 브라이언트, 트레이시 맥그래디, 조 존슨 등 각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을 막아야 한다. 만약 파블로비치가 2006~07시즌의 수비력을 다시 보여준다면 르브론은 공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블로비치가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할 경우, 백업 가드인 웨스트가 슈팅가드를 막기에는 다소 작은 194cm에 불과하기 때문에 클리블랜드는 미스매치 문제를 겪게 될 지도 모른다.
난 시즌 팀 수비 부적응과 부상으로 디트로이트 시절의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빅 벤은 이번 시즌 트레이닝캠프 참가를 대단히 중요한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팀원 간의 이해와 동료의식을 중시하는 빅 벤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74년생으로 사실상 은퇴가 확정된 스노우를 제외하면 팀 내 최연장자가 된 빅 벤은 과거의 명성을 다시 찾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시즌 중 추가 트레이드가 일어날까?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종료 시점에 합계 3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만기계약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클리블랜드가 오프시즌에 빅딜을 통해 올 스타급 선수를 데려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한 선수에게 올인하기 보다는, 만기계약 카드의 일부를 이용해 르브론과 전성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윌리암스를 영입했다. 그 결과 데이먼 존스의 450만 달러와 조 스미스의 480만 달러 만기계약이 빠져나갔지만, 클리블랜드에는 아직도 저비악의 1300만 달러와 스노우의 730만 달러 만기계약이 남아있다. 그중 스노우가 클리블랜드에서 그대로 은퇴할 전망이기 때문에, 클리블랜드가 실질적으로 던질 수 있는 만기계약 카드는 저비악의 1300만 달러이다.

1300만 달러는 팬들이 원하는 슈퍼스타급 선수를 데려오기에는 애매한 금액이다. 아무리 리빌딩 팀이라 해도 그런 슈퍼스타급 선수를 단지 만기계약 카드와 바꾸는 것은 원치 않고, 리빌딩 팀이 원하는 유망주는 2010년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클리블랜드가 내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클리블랜드는 르브론이 계약 만료를 맞는 2010년을 넘길 만큼 장기계약을 맺은 선수 역시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슈퍼스타를 보유한 팀의 전반기 성적이 극도로 나빠지거나 팀 내 불화가 발생하여 갑작스럽게 리빌딩에 들어가야 하는 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슈퍼스타의 트레이드 가치는 떨어지고 협상의 칼자루는 상대팀이 잡게 된다. 지난 시즌 그런 '기다림의 미학'을 통해 전력 손실 없이 파우 가솔을 잡은 팀이 레이커스다. 레이커스는 가솔이 멤피스 구단과 불화를 겪는데다가 레이커스 행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이용해 사실상 레이커스에 필요 없는 선수들을 내주고 가솔을 영입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파이널 진출이었다.

클리블랜드 역시 벌써부터 저비악의 처리 방법을 놓고 전전긍긍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즌이 시작되면 당초 예상과 달리 난조에 빠져 리빌딩을 선택하는 팀은 나오게 마련이고, 그 때가 되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쪽은 클리블랜드이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는 총연봉이 사치세 라인인 7115만 달러 내외이면서 각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권에서 멀어지는 팀을 상대로 협상을 시도할 것이다.


루키 J.J. 힉슨은 얼마나 활약해줄까?

클리블랜드는 2003년 르브론 제임스를 1라운드 1순위로 뽑으며 대박을 터뜨렸지만, 르브론 이후 클리블랜드의 드래프트 1라운드 선발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르브론 드래프트 이듬해인 2004년 1라운드 10순위로 뽑은 루크 잭슨은 정교한 외곽슛 능력과 뛰어난 운동능력을 겸비해 르브론의 조력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팬들을 실망시켰고, 2006년 원래 1라운드에서 뽑을 예정이었던 깁슨을 2라운드로 밀어내면서까지 25순위로 뽑은 섀넌 브라운은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끝에 지난 시즌 대형 트레이드의 일부로 팀을 떠났다. 2005년과 2007년은 지명권 자체가 없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출신의 J.J. 힉슨은 그런 클리블랜드가 자신 있게 19순위로 뽑은 206cm의 파워포워드이다. 클리블랜드가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했을 때 많은 팬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였지만, 정작 대니 페리 단장은 힉슨과 첫 워크아웃을 가진 후 다른 신인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을 정도로 그에게 매료되었다. 페리 단장은 힉슨을 지명하고 나서 '운동능력, 스피드, 적극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린 나이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마인드를 높이 샀다'고 밝혔다.

1988년생으로 지난달 만 20세를 맞은 힉슨은 휠러 고등학교 졸업반 시즌에 평균 25.9득점 13.8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하며 올 아메리칸 팀에 선정되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 진학한 힉슨은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팀을 이끌며 평균 14.8득점을 올렸고, 명문 ACC 컨퍼런스에서 야투율 1위, 블록슛 6위를 기록했다. 득점, 리바운드, 더블-더블 횟수는 루키 중 1위였다. 비록 팀 성적이 저조해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힉슨의 최대 강점은 운동능력이다. 엄청난 스피드와 탄력으로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현재 클리블랜드의 빅맨진 중 힉슨처럼 적극적으로 골밑으로 파고드는 선수는 없기 때문에, 힉슨은 의외로 쉽게 자신을 이용한 공격옵션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 어린 나이의 빅맨 치고는 미들레인지 안쪽에서의 점프슛도 뛰어난 편이고, 시범경기에서 제한된 시간만을 뛰면서도 최고의 리바운드 팀에서 리바운드 1위를 달릴 정도로 의욕도 탁월하다. 힉슨은 섬머 리그 다섯 경기에 출장해 평균 19.4득점 7.8리바운드 1.8어시스트 1.2블록슛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힉슨이 팀에서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요구하는 수준을 달성하기에는 수비 경험이 다소 처지고, NBA의 거친 골밑에서 살아남기에는 몸이 좀 왜소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다시 말해 우승에 도전하는 팀의 즉시전력감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오랜 시간을 두고 키우기를 결심할 만큼 힉슨을 믿는 이유는 그의 마인드 때문이다. 트레이닝캠프 기간 내내 힉슨은 또 다른 루키 대럴 잭슨과 함께 가장 먼저 연습장에 나와 가장 늦게 돌아가곤 했다. 코칭스태프와 자신의 결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팀 연습이 끝난 후에도 남아 결점을 고치려 노력한다. 힉슨의 성실함은 그의 연습을 도와준 대선배 벤 월러스조차도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릴 정도다. 또한 대학 농구를 겨우 1년 경험한 선수답지 않게 비이기적이고 항상 팀플레이를 하려 노력한다. 성격도 밝아 선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배우려 하고 팀 분위기를 살리려 한다.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힉슨의 이런 품성 덕분에 그가 리그에 빨리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빅맨으로써 뛰어난 농구센스를 지닌 일가우스카스와 왕년의 수비왕이었던 빅 벤이 한 팀에 있다는 것은 힉슨이 앞으로 공수에서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주전 빅맨진이 모두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엔더슨 바레장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클리블랜드에게 힉슨은 '2010년 이후' 클리블랜드의 골밑을 책임져줄 중요한 자원이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올 시즌 힉슨이 얼마나 빨리 발전할 지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르브론 제임스는 MVP를 수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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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르브론은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평균 30득점을 올리며 생애 첫 득점왕을 차지했고, 야투율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30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동시에 기록한 것은 1988~89시즌 마이클 조던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브론은 MVP 투표에서 코비 브라이언트, 크리스 폴, 케빈 가넷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팀 성적이 전년도에 비해 5승이나 떨어진 45승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1980년대 이후 정규시즌 50승 미만의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1981~82시즌의 모제스 말론이 유일했다. 이는 팀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해도 MVP에 뽑히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코비는 2005~06시즌과 2006~07시즌 개인적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플레이오프에 간신히 턱걸이할 정도로 저조했던 팀 성적 때문에 MVP를 수상하지 못하다가, 팀이 컨퍼런스 타이틀을 따낸 지난 시즌에야 이전보다 못한 개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MVP를 수상할 수 있었다.

따라서 르브론의 MVP 수상 여부는 클리블랜드가 정규시즌에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리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는 정상적인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바레장과 파블로비치의 재계약 실패 때문에 정상 전력이 아닌 상태로 시즌을 시작해야 했고, 여기에 르브론의 손가락 부상까지 겹치면서 첫 20경기에서 9승 11패에 그치는 부진을 보여야 했다. 그리고 시즌 중후반에는 대형 트레이드로 팀이 어수선해지면서 특유의 수비조직력이 무너져 힘든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그런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고 전력이 강화된 이번 시즌에는 최소한 지난 시즌보다는 나은 팀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르브론의 MVP 경쟁자인 코비, 폴, 가넷 등의 소속팀들이 시즌 55승 이상을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클리블랜드 역시 비슷한 성적을 올려야 한다. 클리블랜드 프랜차이즈 역사상 55승 이상을 기록한 시즌은 단 두 번에 불과하다. 모두 마크 프라이스-브래드 도허티 콤비가 활약했던 1988~89 시즌과 1991~92시즌으로, 르브론이 클리블랜드에 입단한 후로는 한 번도 55승 이상을 기록하지 못 했다.

따라서 르브론이 지난 시즌과 같은 활약을 보이면서 팀도 55승 이상을 올린다면, 이번 시즌은 르브론에게나 팀에게나 최고의 시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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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스터 살펴보기
2. 체크포인트
3. 주목할 경기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2008-09시즌이 9월 30일(한국시간) 미디어 데이와 함께시작되었다.

리더이자 에이스인 르브론 제임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목표는 우승 뿐"이라며 최고의 시즌이 될 것임을 자신했고 대니 페리 단장과 마이크 브라운 감독 역시 "성공적인 오프시즌을 보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975~76시즌 이후 첫 디비전 타이틀을 노리고 있는 클리블랜드의 2008-09시즌을 3회에 걸쳐 미리 살펴본다.





로스터 변화

In: 모리스 윌리암스, J.J. 힉슨, 로렌젠 라이트, 대럴 잭슨, 테런스 킨제이
Out: 데이먼 존스, 조 스미스, 드웨인 존스, 빌리 토마스

오프시즌에 클리블랜드에서 일어난 가장 큰 뉴스는 모리스 윌리암스의 영입이었다. 지난 시즌 총 11명이 이동한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클리블랜드 구단이 팀 전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움직인 결과였다.

모리스 윌리암스는 올 시즌 클리블랜드의 성패를 좌우할 선수이다. 그는 코트 어디에서나 슛을 던지고 득점할 수 있으며 르브론 제임스의 패스를 받지 않고도 스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클리블랜드 선수이다. 윌리암스는 그동안 개인공격력의 부족을 지적받던 클리블랜드 백코트진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또한 지난 시즌 주전 가드였던 딜론테 웨스트와의 3년, 1,270만 달러의 계약을 끝마쳤으며 식스맨 슈터인 대니얼 깁슨과도 5년간의 장기계약을 이끌어내 르브론과 커리어를 함께 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로 가드진을 재편했다.

백코트에 윌리암스가 보강됐다면 프론트코트에는 J.J. 힉슨이 보강됐다. 88년생, 6-9의 이 어린 파워포워드는 노쇠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클리블랜드 빅맨진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이다. 힉슨은 서머 리그에서 뛰어난 운동능력과 저돌적인 골밑 공략 능력을 보였지만, 한편으로 전술 이해도와 수비력에서 헛점을 보이며 어린 나이로 인한 미숙함을 드러냈다.

팀에서는 힉슨에게 '2010년 이후의’ 르브론과 함께 할 재목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힉슨은 1라운드 후반에 뽑힌 선수치고는 많은 시간을 출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힉슨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생각보다 빨리 팀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리그 12년차를 맞은 센터 로렌젠 라이트의 영입은 클리블랜드의 강점 중 하나였던 빅맨진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지난 시즌 주전 센터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의 백업이 약해 시즌 막바지에 고전해야 했던 클리블랜드는 일가우스카스와 앤더슨 바레장에 이은 '제 3센터'로 라이트를 활용할 전망이다.

1996년 드래프트 7순위로 지명되었던 라이트는 지난 시즌에는 애틀랜타와 새크라멘토에서 18경기만을 뛰었지만, 6-11의 좋은 신장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자신의 역할은 충분히 해줄 전망이다.

한편 클리블랜드는 데이먼 존스를 내보내며 이른바 '래리 휴즈 프로젝트'의청산을 마쳤다. 윌리암스의 영입, 딜론테 웨스트의 재계약, 대니얼 깁슨의 성장으로 백코트진이 포화상태에 이른 클리블랜드로써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작년 후반기에 이적한 후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번갈아 맡으며 알찬 플레이를 보여줬던 조 스미스가 이적한 자리는 힉슨과 노장 센터인 로렌젠 라이트가 번갈아 채울 전망이다.

위의 변화 외에도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의 로스터에는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향상된 부분이 있다. 바로 앤더슨 바레장과 사샤 파블로비치가 시즌 개막부터 건강한 몸으로 뛸 수 있다는 점이다.

2006~07시즌 중요한 롤 플레이어였던 이들은 지난 시즌 재계약 문제로 시즌 초반 코트에 서지 못했고, 특히 샤샤 파블로비치는 계약 체결 후에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시즌 내내 부진했다. 이들의 결장은 초반부터 팀에 상당한 체력적 부담을 안겼고, 클리블랜드는 후반기에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가 부상당하고 르브론이 체력적 한계를 겪는 등 고전해야 했다.

골밑의 에너자이저인 바레장과 2006~07시즌 뛰어난 백코트 수비능력을 보여줬단 파블로비치가 시즌 초반부터 활약할 수 있다면, 클리블랜드는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라인업 예상

선발: 윌리암스, 파블로비치, 르브론, 빅 벤, 일가우스카스
벤치: 웨스트, 깁슨, 저비악, 킨제이, 바레장, 힉슨, 라이트

클리블랜드는 마이크 브라운 감독 취임 이후 줄곧 수비력을 강조해 왔고, 이번 시즌에도 이러한 원칙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클리블랜드 수비의 특징은 개개인을 앞세운 수비보다는 팀 전체가 원활한 로테이션을 통해 상대를 꾸준히 압박함으로써 배드샷을 유도하고, 리그 정상급의 보드장악력을 통해 공격권을 가져오는 것이다. 벤 월러스를 제외하고는 리그 정상급의 수비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 강력한 수비력을 자랑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따라서 클리블랜드의 주전 라인업은 클리블랜드 특유의 로테이션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될 것이다.

주전 가드로는 모리스 윌리암스와 파블로비치가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윌리암스는 르브론의 리딩을 보조하면서 때대로 개인 공격과 2:2 플레이를 수행하고, 파블로비치는 상대 장신 가드나 스몰포워드를 수비할 것이다. 르브론이 공격에 에너지를 집중하려면 파블로비치의 상대 에이스 봉쇄가 필수적이다.

포워드진에는 르브론과 '빅 벤' 월러스가 포진할 것이다.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르브론은 클리블랜드의 알파요 오메가다. 지난 몇 년간 국가대표 참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르브론을 걱정한 코칭스태프가 르브론의 출장시간 조절을 천명하고 있지만 르브론이 클리블랜드에서 절대적인 존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인한 팀 전술 적응 부족과 등 부상으로 과거 명성에 미치지 못한 플레이를 펼친 빅 벤 역시 이번 시즌 완벽한 컨디션으로 시즌 개막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센터로는 '터줏대감' 일가우스카스가 변함없이 선발로 나설 것이다. 이제 과거와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일가우스카스는 여전히 르브론의 좋은 픽앤팝 파트너이자 골밑 수비수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의 혹사로 체력 문제를 겪었지만 동료 선수들의 계약 문제가 해결된 이번 시즌에는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클리블랜드의 벤치 자원은 최근 몇 년간을 통틀어 가장 탄탄하다. 백코트진의 깁슨과 웨스트는 각기 다른 장점을 살려 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르브론의 킥아웃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을 때는 리그 정상급의 외곽 슛 능력을 보유한 깁슨이 투입될 것이고, 빠른 농구로 기선을 제압하고 상대 가드진을 압박하려 할 때는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듀얼가드 웨스트가 투입될 것이다.

월리 저비악은 지난 시즌 중반에 합류한 탓에 저비악을 살릴 공격전술의 부재로 제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팀 전술에 적응한 이번 시즌에는 계약 마지막 해인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루키인 테런스 킨제이는 많은 출장시간을 얻지는 못하겠지만, 프런트의 기대대로 탁월한 운동능력을 살려나간다면 2년 전의 깁슨이 그랬던 것처럼 자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론트코트 역시 깊이가 더해졌다. 핵심 식스맨 바레장은 올해도 일가우스카스와 빅 벤의 백업을 맡아 보드 장악과 골밑 수비를 맡을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계약 문제로 48경기만 뛰었지만 평균 출장시간은 데뷰 후 가장 많은 27분을 기록했고 경기당 8.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클리블랜드가 자랑하는 보드 장악력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 오프시즌에 그동안 부족함을 지적받았던 공격력을 보완했다는 바레장의 팀내 비중은 주전 빅맨진의 체력이 떨어질 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본인의 가치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플레이어 옵션으로 FA가 될 수 있는 내년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질 것이다.

힉슨과 다렐 잭슨은 클리블랜드의 미래를 책임질 골밑 자원들이다. 특히 힉슨의 경우 페리 단장이 드래프트 전 힉슨을 본 후 신인 워크아웃을 접어버렸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달릴 수 있고 운동능력이 좋기 때문에, 그동안 기동력 부재를 지적받았던 클리블랜드 빅맨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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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시즌 내내 선수 영입을 노리던 클리블랜드가 마침내 한 건을 터뜨렸다.

베이징 올림픽이 한창이던 8월 13일, 클리블랜드는 공격형 포인트가드인 모리스 윌리암스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클리블랜드는 조 스미스를 오클라호마 시티에, 데이먼 존스를 밀워키에 보내고 밀워키는 윌리암스를 클리블랜드에, 데스먼드 메이슨을 오클라호아 시티에 보냈으며, 오클라호마 시티는 루크 리드노어와 애드리언 그리핀을 밀워키에 보내는 삼각 트레이드였다.

클리블랜드의 윌리암스의 영입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팀 리더인 르브론 제임스는 '윌리암스는 매우 뛰어난 포인트가드'라며 트레이드에 'A'를 주겠다고 말했고, 오하이오주의 지역 언론들도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윌리암스 또한 '클리블랜드는 나와 꼭 맞는 팀'이라며 트레이드를 반겼다.

이번 트레이드가 클리블랜드에 가져올 결과를 예상해본다.


얻은 것 - 믿음직한 서브 스코어러, 핵심 전력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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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제임스가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팀 평균득점에서 24위에 그쳤다. 제임스 외에는 리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팀 전체가 르브론의 돌파 및 킥아웃 패스에만 의존했고, 르브론에게 집중마크가 들어가면서 공격 세팅에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한 르브론이 벤치에서 쉬고 있을 때 클리블랜드의 공격은 끔찍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르브론의 패스 없이도 스스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윌리암스의 영입은 클리블랜드의 답답했던 공격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윌리암스는 지난 시즌 경기당 17.2득점을 올리며 48%의 야투율과 38.5%의 3점 성공율을 기록했다. 코트 어디에서든 자신있게 슛을 던질 수 있는 윌리암스는 클러치 타임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공격할 수 있다. 볼 핸들링도 준수한 편이며 지난 시즌 경기당 6.3어시스트를 기록할 정도로 패싱마인드도 뛰어난 편이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 시즌 윌리암스의 공격력을 가장 확실히 경험한 팀이 클리블랜드라는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10명이 이동한 큰 트레이드를 단행한 직후 윌리암스의 전 소속팀이던 밀워키와 경기를 가졌다. 클리블랜드가 만약 그 경기를 이겼다면 바로 다음날로 예정되어있던 보스턴 원정경기를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치를 수 있었고 시즌 목표였던 50승에도 한발 가까워질 수 있었다.

윌리암스는 그 경기에서 4쿼터에만 13점을 올리며 37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렸다. 수비력이 뛰어나다는 딜론테 웨스트와 데빈 브라운, 심지어 르브론까지 윌리암스를 막으려 해봤지만 코트 모든 곳에서 득점을 성공시킨 윌리암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록 버저비터 위닝샷을 성공시킨 마이클 레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그 경기의 주인공은 박빙의 상황에서 르브론과 막상막하의 쇼다운을 펼친 윌리암스의 몫이었다. 윌리암스는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평균 26득점 9어시스트와 50%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이제 클리블랜드의 상대팀은 더이상 르브론에게만 수비를 집중시킬 수 없게 됐다. 르브론의 반대 사이드에는 득점과 패싱이 모두 가능한 윌리암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프런트가 정말로 칭찬받아야 하는 부분은 윌리암스 정도의 선수를 데려오면서 전력 누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일 것이다. 클리블랜드가 윌리암스를 받는 댓가로 내보낸 선수는 데이먼 존스와 조 스미스였는데, 이들은 대니얼 깁슨과 J.J.힉슨이 성장하면 거의 할 일이 없어질 선수들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이들의 만기 샐러리 1,000만 달러의 트레이드 가치를 썼지만, 아직 월리 저비악의 만기 샐러리 1,300만 달러가 남아있으므로 추가적인 전력 강화도 가능해졌다.


잃은 것 - 팀 디펜스

윌리암스는 그리 뛰어난 수비수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공격적인 성향 탓에 수비시에는 그리 집중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는 백코트의 빈틈없는 로테이션을 바탕으로 상대 템포를 떨어트리는 클리블랜드 팀 디펜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2007시즌 클리블랜드가 파이널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백코트진의 수비력이었다. 르브론과 래리 휴즈, 사샤 파블로비치는 모두 1~3번을 막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상대팀이 백코트에서 볼을 돌려도 거의 완벽한 스위치 디펜스가 가능했다. 디펜시브팀 멤버가 한 명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가 최고의 수비팀이라 불리운 이유다.

하지만 지난 시즌 휴즈를 트레이드하고 파블로비치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클리블랜드의 최고 강점이었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딜론테 웨스트는 수준급의 수비수였지만 개인 수비능력보다 팀 수비를 강조하는 클리블랜드의 수비 시스템에 완벽히 녹아들어가지는 못했다. 저비악의 느린 발은 팀의 수비로테이션에 항상 걸림돌이 되었으며, 팀에서 이를 보완할 팀 수비전술을 완성시킨 플레이오프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백코트 파트너가 모두 바뀌면서 수비 부담은 르브론에게 집중되었고, 결국 르브론이 체력에서 한계를 드러내자 팀도 시즌 중반까지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 오프시즌에는 수준급 스윙맨 수비수이던 데빈 브라운마저 뉴올리언즈로 이적했기 때문에, 현재 클리블랜드 백코트진 중에서 신장 195센티미터가 넘는 선수는 파블로비치와 저비악 뿐이다. 만약 파블로비치의 컨디션 난조가 2009시즌에도 계속된다면 클리블랜드는 휴스턴이나 애틀랜타, 레이커스같이 장신의 공격력 좋은 스윙맨이 있는 팀을 상대로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궁금한 것 - 스타팅 라인업, 후속 트레이드

딜론테 웨스트가 1년 더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클리블랜드의 2009시즌 스타팅 라인업은 윌리암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윌리암스를 주전으로 쓸 경우 스타팅 라인업은 윌리암스-파블로비치-르브론-벤 월러스-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가 될 것이며, 윌리암스를 벤치 에이스로 쓸 경우에는 웨스트-파블로비치-르브론-월러스-일가우스카스가 될 것이다. 만약 파블로비치의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았을 경우 저비악이 대신 출장할 수도 있다. 깁슨은 1~2번 백업으로 벤치에서 꾸준히 출격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르브론에게 볼이 집중되는 4쿼터에는 윌리암스와 함께 나올 수도 있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백코트 운용의 다양성을 얻었기 때문에, 상대 라인업에 따라 여러 조합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클리블랜드는 저비악의 1,300만달러짜리 만기계약이 남아있다. 여기에 2010시즌 옵트아웃이 거의 확실한 앤더슨 바레장의 연봉을 합치면 2,000만달러짜리 트레이드 카드를 제시할수 있다. 클리블랜드의 전력 강화 행보가 이걸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만약 웨스트까지 트레이드 카드로 쓸 경우, 클리블랜드는 작년의 가넷 트레이드에 맞먹는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일단 현 멤버로 시즌을 시작하고,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다른 팀 슈퍼스타들의 트레이드 가치가 떨어지기를 기다릴 것이다.


마치며 .. 클리블랜드의 트레이드는 2010 프로젝트의 일환

클리블랜드의 최대 관심사는 르브론이 플레이어 옵션을 쓸 수 있게 되는 2010년에 르브론을 지켜내는 것이다. 구단주 댄 길버트가 클리블랜드 구단을 매입한 것도 르브론 때문이고 프런트가 사치세를 감수해가며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것도 르브론이 사치세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므로, 구단에서는 이미 여러 구단이 영입 의사를 밝힌 르브론을 지켜내기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현재 르브론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팀 전력의 강화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미 2005년에 르브론의 파트너로 이른바 '휴즈 패키지'를 붙여주었지만, 이 프로젝트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최근 클리블랜드가 보여준 모든 움직임은 '휴즈 패키지'를 처리하고 2010년 르브론의 파트너를 구해주려는 움직임이었다. 그 결과 노장 선수들이 우글거리던 클리블랜드의 로스터는 30대 선수들이 빠르게 사라짐과 동시에 파블로비치, 깁슨, 바레장, 힉슨, 윌리암스 등 20대의 젊은 선수들로 채워져 가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2010년 이후 르브론과 전성기를 함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모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르브론은 진정한 의미의 '2옵션'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얻었다. 그가 말한 대로 이번 트레이드가 'A'학점이 되느냐, 아니면 제2의 휴즈 영입으로 끝나느냐는 르브론이 그동안 자신에게 몰려있던 공격 부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르브론과 클리블랜드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3년 전에 비해 기량도 리더쉽도 성장한 르브론의 이번 시즌 모습에 NBA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롤로그

마이클 조던 믹스를 보면, 조던의 우아한 개인기 뿐 아니라 그에게 농락당한 후 고개를 떨구거나, 털썩 주저앉거나, 머리를 쥐어뜯곤 하는 상대팀 선수들의 모습 역시 감상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뉴욕 닉스의 유니폼과 함께 유독 자주 보이는 유니폼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파란 옛 유니폼이다. 그들은 ‘The Shot'을 포함, 플레이오프에서 조던에게 두 번이나 위닝샷을 허용해야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980~90년대의 클리블랜드는 많은 팬들에게 만년 약체 팀으로 기억되곤 한다. 하지만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의 클리블랜드는 매직 존슨이 ‘90년대를 이끌어갈 팀’이라 평할 만큼 남부럽지 않은 강팀 중 하나였고,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조던의 시카고와 수많은 명승부를 펼치곤 했다.

1980년대의 그러한 발전을 이끈 선수는 브래드 도허티마크 프라이스였다.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진한 아쉬움을 남긴 이들이 클리블랜드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때까지 형편없는 프랜차이즈였던 클리블랜드가 운명을 걸고 시도한 리빌딩 플랜 덕분이었다.


역사상 최고의 대박 드래프트

1970년 창단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리그가 알아주는 약체 팀이었다. 오스틴 카, 네이트 서몬드 등의 스타 선수들이 거쳐 가기는 했지만 팀 성적은 별 볼일 없었다. 그나마 1975-76 시즌 센트럴 디비전 1위에 올랐지만 그것도 잠시, 1981년부터 1983년까지는 무려 4명의 감독과 23명의 선수가 들락날락하면서 도저히 팀이라 부를 수 없는 수준까지 망가져갔다. 1984-85 시즌에는 조지 칼 감독이 감독을 맡아 플레이오프에 오르기도 했지만 승률 50%의 벽은 높기만 했다. 결국 1985~86 시즌 29승에 그치며 리그 최하위 권으로 떨어진 클리블랜드는 그동안 팀 캐미스트리에서 문제를 보이던 로이 힌슨, 월드 B 프리 등을 내보내고, 여러 장의 드래프트 픽을 모아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에 나섰다.

구단주인 군드 형제가 리빌딩을 위해 영입한 웨인 엠브리 제너럴 매니저는 그 해 드래프트에서 반드시 대박을 터뜨릴 것을 주문받고 드래프트 장으로 향했다.

그 해 드래프트 시장에 나온 주요 선수들 중에는 조던의 2미터 대 버전이라 불리던 렌 바이어스를 비롯, 그의 라이벌 제로드 워시번, 가능성 넘치는 수비형 센터 로이 타플리, 대학 최고 슈터 척 퍼슨과 델 커리, 나중에 한 게임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세우게 되는 스캇 스카일스 등 유망주들이 우글거렸고, 심지어 유럽 최고 센터인 아비다스 사보니스까지 참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좋은 선수가 어찌나 넘쳐났던지 충분히 1라운드에 뽑힐 만한 선수들이 2라운드로 밀려날 정도였다. 데니스 로드맨과 제프 호너섹 등이 그 해 2라운더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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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클리블랜드는 1번 픽 외에도 1라운드 8번 , 2라운드 5번 등 상위 픽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댈러스가 선택할 2라운드 1번 픽 선수도 받게 되어 있었다. 엠브리는 고심 끝에 1번 픽으로 조던의 대학 후배이며 NCAA 최고의 센터였던 브래드 도허티를, 8번 픽으로는 마이애미대 오하이오 캠퍼스의 운동 능력 넘치는 가드 론 하퍼를 뽑은 후 2라운드 5번 픽으로는 리치몬드대의 성실한 스윙맨 조니 뉴먼을 뽑았다. 엠브리는 성공적인 드래프트를 했다고 생각했고, 댈러스가 2라운드 1번으로 지명한 조지아 공대 출신의 잘 생긴 포인트가드 마크 프라이스를 데리고 갔다.

그런데 엠브리의 선택은 그냥 성공적인 정도가 아니라, 거의 신들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가 선택한 도허티와 하퍼 사이에 있던 선수들 중 2번 렌 바이어스는 드래프트 직 후 마약 중독으로 숨졌고, 3번 제로드 워쉬번과 6번 윌리엄 배드포드, 7번 로이 타플리 역시 약물 남용으로 일찌감치 리그를 떠났던 것이다. 지금도 1986년 드래프트는 리그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드래프트로 남아있다.

이런 문제 많던 선수들을 모조리 피해 견실한 선수들만 뽑아 클리블랜드로 돌아온 엠브리는 신임 감독 레니 윌킨스에게 루키들을 넘겼다. 클리블랜드는 리빌딩을 시작한 팀이었기 때문에 루키들은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윌킨스의 조련 하에 트레이닝캠프를 마친 루키들은 시즌이 시작되자 마음껏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도허티와 하퍼, 그리고 전년도에 입단했지만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던 존 윌리엄스는 스타팅으로 뛰며 맹활약했고, 도허티는 평균 득점 15.7점, 하퍼는 22.9점, 윌리엄스는 14.6점을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올 루키 팀에 선정됐다. 한편 프라이스와 뉴먼은 식스맨으로 뛰며 실력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패싱 센터와 슈팅 포인트가드, 리그를 호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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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 마침내 도허티와 프라이스 콤비가 탄생했다. 클리블랜드의 스타팅 포인트가드 자리는 존 배글리가 팀을 떠나면서 공석이 됐고, 윌킨스 감독은 그 자리에 프라이스와 그 해 7번 픽으로 데려온 케빈 존슨 중 누구를 넣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프라이스의 외곽 능력과 도허티와의 호흡을 눈여겨봤던 윌킨스는 프라이스를 선택했고, 케빈 존슨을 타이론 코빈, 마크 웨스트 및 드래프트 픽과 함께 피닉스로 보내고 초대 슬램덩크 챔피언 래리 낸스를 데려왔다.

스타팅으로 80경기를 뛴 프라이스는 평균 16점 6어시스트를 올리며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50.6%의 야투 성공률, 48.6%의 3점 슛 성공률 및 87.7%의 자유투 성공률로 170 클럽에 가입했다. 프라이스와 콤비를 이루게 된 도허티 역시 전년도보다 득점과 리바운드 기록을 향상시켰고, 센터로써 평균 4.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유망주 콤비의 탄생이었다.

결국 전년도보다 11승이 향상된 42승으로 센트럴 디비전 4위를 차지한 클리블랜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 그 해 MVP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와 맞붙었다. 클리블랜드는 프라이스와 도허티가 빼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느닷없이 폭발한 시카고 루키 피펜 때문에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조던과의 긴 악연의 시작이었다.


1988-89 시즌, 도허티와 프라이스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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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허티는 운동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다채로운 슛 기술과 부드러운 스텝, 그리고 역대 포워드 중 통산 블록 1위인 낸스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했다. 또한 도허티가 포스트에서 빼주는 패스는 프라이스와 크레이그 엘로 등 뛰어난 외곽 슈터에게 연결되곤 했다.

프라이스는 슛의 교과서로 성장했다. 그는 코트 어디에서, 어떤 자세에서 패스를 받건 똑같은 타이밍과 똑같은 각도로 점프슛을 쏠 수 있는 선수였다. 자신보다 운동능력이 좋은 수비수를 따돌리고 그런 슛을 쏘기 위해서는 강한 다리 힘과 신체 밸런스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프라이스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10kg 이상 근육을 키웠다. 또한 프라이스는 슛을 쏠 때 검지를 가장 부드럽게 사용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한편 운동능력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프라이스는 한발 빠른 판단력과 의외로 강했던 힘으로 공격자파울을 유도하거나 패스미스를 유도하는 기술을 익혀나갔다. 그는 리그에서 48분 환산 파울이 가장 적은 포인트가드 중 하나였다.

도허티와 프라이스는 나란히 올스타전에 출전했고, 프라이스는 All NBA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들 듀오를 앞세운 클리블랜드는 37승 4패의 홈경기 성적을 포함한 시즌 57승으로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 승률을 올리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라운드에서 만난 팀은 작년 클리블랜드를 탈락시켰던 시카고였다. 클리블랜드는 무려 9명의 선수를 갈아치운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시카고를 상대로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 갔다. 클리블랜드 홈에서 맞이한 5차전. 클리블랜드는 종료 직전까지 1점차로 앞서고 있었지만, 조던이 엘로 위로 역사에 길이 남을 ‘The Shot'을 터뜨리며 또다시 클리블랜드 팬들의 가슴을 얼어붙게 했다.

1989~90시즌, 오픈 코트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던 론 하퍼를 대니 페리와 바꾸는 실수를 저지른 데다 도허티가 부상으로 41경기를 빠진 클리블랜드는 전년도보다 15승이나 적은 42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프라이스가 평균 19.6득점과 9.1어시스트로 고군분투했지만 곤두박질치는 팀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프라이스가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결장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Beat DA Bu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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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92 시즌, 마침내 도허티와 프라이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도허티는 생애 최초로 평균 20득점-10리바운드를 달성했고, 프라이스는 무려 94.7%의 기록적인 자유투 성공률과 함께 조던으로부터 동부 최고의 포인트가드라는 극찬을 받으며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자리매김했다. 둘은 올스타와 All NBA 3rd 팀에 나란히 선정됐다. 수비의 보루로 여전한 활약을 보여준 낸스와 All Rookie 팀에 선정된 신인 테럴 브랜든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클리블랜드는 1988-89 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57승을 기록했다. 이는 67승을 기록한 시카고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었고, 서부 컨퍼런스 1위인 포틀랜드와 같은 성적이었다.

3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클리블랜드는 1라운드에서 도허티가 40득점을 폭발시키는 등 대활약하며 뉴저지에 3-1 승리를 거두었고, 2차전에서는 보스턴 셀틱스를 맞아 래리 버드의 은퇴경기가 된 7차전을 승리하며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으로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상대는 이제 이름만 들어도 지긋지긋한 디펜딩 챔피언 시카고였다.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각각 자신의 정규시즌 성적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선전했다. 4차전까지는 한 경기 씩 주고받으며 2-2의 균형을 이뤘지만, 조던을 앞세운 시카고는 5,6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클리블랜드를 탈락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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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93 시즌 도허티와 프라이스 콤비는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자랑했다. 도허티는 20.2득점 10.2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프라이스는 조던과 함께 All NBA 1st 팀 가드에 선정됐다. 그들은 나란히 올스타전에 출전하여 프라이스가 3점 슛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시즌 54승을 거두며 다시 한 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라운드에서 뉴저지를 맞아 의외로 고전한 끝에 3-2로 2라운드에 진출한 클리블랜드는 숙적 시카고와 격돌하게 되었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크레이그 엘로 만으로는 조던을 막을 수 없음을 통감한 클리블랜드는 조던을 전담 수비할 제럴드 윌킨스를 영입해 놓고 있었다. 도미니크 윌킨스의 동생인 제럴드는 형을 닮은 뛰어난 운동 능력을 앞세워 ‘조던 스타퍼‘를 자신했다.

클리블랜드는 윌킨스를 조던에게 붙였지만, 결과는 너무도 허망했다. 윌킨스의 장담을 듣고 그의 수비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집중 연구한 조던은 고비마다 슛을 성공시키며 ‘녀석은 날 막을 수 없어!’를 외쳐댔고, 클리블랜드는 조던을 한 명에게 맡기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온몸으로 증명하며 스윕당하고 말았다.


부상이 앗아간 꿈

1993-94 시즌, 조던이 은퇴하면서 도허티와 프라이스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이 조던만 데려간 것은 아니었다.

1994년 2월 중순, 프랜차이즈 통산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운 도허티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등 통증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검사 결과는 치명적인 수준의 척추 디스크. 즉시 수술이 필요하며 수술 후에는 더 이상 농구를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도허티는, 다른 선수들이 한창 전성기를 맞을 28살에 은퇴 선언을 해야 했다.

도허티의 갑작스런 은퇴에 낸스까지 부상으로 은퇴한 클리블랜드는 더 이상 강팀이라 할 수 없었다. 시즌 47승을 거두며 그럭저럭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긴 했지만 프라이스 혼자서 팀을 승리로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1라운드에서 시카고에게 스윕당하고 말았다.

홀로 남은 프라이스는 1994-95시즌 무릎 부상으로 48경기만 출장했고, 팀은 또다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 클리블랜드 구단은 테럴 브랜든과 타이론 힐을 중심으로 팀을 리빌딩하기로 결정했고, 시즌 종료 후 프라이스를 골든스테이트로 트레이드했다.

이후 프라이스는 워싱턴을 거쳐 올랜도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가장 소프트했던 명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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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승 경험도 없고 큰 상도 받은 적이 없지만, 도허티와 프라이스가 클리블랜드 구단에 남긴 족적은 작지 않다. 도허티는 팀 내 통산 리바운드 1위를 비롯하여 득점, 야투성공률 및 출장 시간 2위, 자유투 시도 및 성공 3위, 평균 득점 및 어시스트 5위, 통산 스틸 9위 등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톱 10에 들었고, 프라이스는 어시스트와 스틸, 3점 슛 시도 및 성공 1위, 통산 득점 3위, 야투 및 자유투 성공 4위이며 통산 90.4%의 자유투 성공률은 리그 역사를 통틀어 최고다. 도허티가 1997년에, 프라이스가 1999년에 각각 영구 결번 처리된 것은 이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명예였다.

보통 포인트가드가 패스하고 센터가 득점하는 것이 농구의 기본이지만, 이들은 센터가 패스하고 포인트가드가 득점하는 색다른 방식의 농구를 할 줄 아는 콤비였다. 그들은 둘 다 운동능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타고난 농구 센스로 이를 극복했고 깔끔한 농구를 했으며 부상으로 일찍 선수생활을 접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비록 리그를 압도할 만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그들의 농구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오늘날 클리블랜드는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할 필요가 없는 팀이다. 굳이 도허티와 프라이스를 기억하지 않더라도, 새 구장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는 과거 그들을 그토록 괴롭혔던 등번호인 23번을 단 클리블랜드 저지가 팔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천장에 걸려 클리블랜드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둘의 저지는, 한때 좋은 시절을 함께 했던 명콤비의 추억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에필로그

1999-2000 시즌, 창단 30주년을 맞은 클리블랜드 구단은 오하이오 주의 농구 전문 기자 32명에게 올타임 프랜차이즈 베스트 5의 선정을 의뢰했다.

32명이 한 표 씩을 던진 투표에서 도허티는 만장일치로, 프라이스는 31표를 얻어 베스트 5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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