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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 스테이트 대학 시절 콤비로 NCAA 무대를 휩쓸었던 그렉 오든과 마이크 콘리 주니어의 올 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오랜 기간 동안 출격하기만을 기다렸던 오든은 개막전부터 인저리 리스트에 올라야 했고, 콘리 주니어는 발전은커녕 오히려 퇴보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동시에 부진을 겪고 있는, 우연치고는 신기한 이들의 시즌 초반을 들여다보았다.


오든과 부상은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오든이 올 시즌을 임하는 각오는 그 어느 선수보다 결연했다. 뜻하지 않은 무릎부상으로 NBA 코트를 밟아보지도 못한 채 루키 시즌을 접어야 했기에 의욕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포틀랜드 블레이저스 또한 오든의 가세로 올 시즌 가장 주목해야 할 팀으로 꼽히며 지난 시즌과 같은 돌풍을 예고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새 시즌을 맞이하는 오든의 준비는 완벽했다. 하지만, 오든은 주전으로 출장한 LA 레이커스와의 개막전에서 또 다시 부상을 당하며 경기를 지켜본 많은 팬들을 실망시켰다.

오든은 1쿼터부터 앤드류 바이넘의 훅슛을 멋지게 블록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켜는 듯 했으나 그것도 잠시, 부상은 또다시 오든을 찾아왔다. 레이커스 진영에서 리바운드를 다투고 있던 오든이 그만 데릭 피셔의 발 위로 착지하게 된 것이다. 오든의 오른발은 피셔의 움직임에 끌리듯 접질리게 되었고 결국 오든은 바로 교체되어 2쿼터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만 이미 발에 충격이 가해진 상태라 더 이상 뛰는 것은 불가능했다. 경기 후 오든에게는 2~4주간의 휴식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 시즌이 빨리 개막하기만을 바랐던 오든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데뷔전 최종성적은 12분 출장에 무득점, 5리바운드, 2턴오버, 2블록슛. 오든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기록이다. 오든의 복귀하기까지는 2주가 조금 넘게 걸렸다. 지난 12일 마이애미 히트와의 원정 경기를 통해 재기한 오든은 포틀랜드 선수들 중 세 번째로 적은 시간을 뛰었지만 비교적 괜찮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4연승을 도왔다. 일단 부상의 여파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오든의 역할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현재 포틀랜드는 원정 5연전을 맞아 첫 두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선 오든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그렇다고 초조하게 오든의 플레이를 바라볼 필요는 없다. 시즌은 아직 전반기의 반도 지나지 않았다. 오든이 제 기량을 보여주기 위한 시간은 넘쳐흐르고도 남았다.


지독한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고 있는 마이크 콘리 주니어


오든 못지않게 콘리 주니어 또한 혹독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팀의 미래로 낙점 받았던 루키 시즌과는 다르게 저조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출장시간은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줄었고 거의 모든 수치가 하락세를 띠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이러한 부진이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일시적인 슬럼프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콘리 주니어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O.J 메이요의 등장이다.

생각보다 뛰어난 메이요의 기량이 콘리 주니어의 입지까지 좁아지게 한 것이다. 메이요는 USC에서 보여주었던 다양한 능력을 프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별다른 적응기를 거치지 않고도 붙박이 주전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것을 보면 여타 신인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이는 당초 루디 게이-메이요-콘리 주니어 삼각편대를 형성하려던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계획을 다소 수정하게 했다. 예상보다 더딘 콘리 주니어의 성장과 리그의 수준급 선수들과 견주어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메이요의 실력이 비교되면서 트리오의 시너지 효과를 포기하는 대신 메이요를 더욱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져간 것이다.

이러한 멤피스의 선회는 실제로 메이요의 폭발력을 잘 이끌어내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메이요의 팀 내 비중이 커짐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콘리 주니어의 역할은 크게 축소되었다. 익숙지 않은 팀 환경도 콘리 주니어에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슛 시도도 두 개 이상 줄어 자신감도 많이 결여된 모습이다. 하지만 콘리 주니어의 이런 사정과는 상관없이 멤피스는 현 체제에 크게 만족하고 있어 당분간은 팀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 콘리 주니어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맞서 싸우라는 것이다. 메이요의 활약을 동기부여나 자극제로 삼아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오하이오 스테이트 대학 출신의 불운아, 마이클 레드

오든과 콘리 주니어의 선배이자 오하이오 스테이트가 배출한 최고의 슈터 레드도 후배들과 마찬가지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즌이 시작한지 단 4경기 만에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 리차드 제퍼슨의 영입과 모 윌리엄스의 트레이드 등으로 팀을 새롭게 꾸린 첫 시즌임을 고려하면 레드의 이탈이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레드의 복귀는 14일 인디애나 페이서스 전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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