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축포 연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08-09 NBA시즌에 일대 큰 폭풍이 일었다. 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덴버 너게츠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블록버스터 급 트레이드를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이번 트레이드에 포함된 선수는 디트로이트의 올스타 가드 첸시 빌럽스와 안토니오 맥다이스, 덴버의 알렌 아이버슨이다. 팀의 기둥이자 리그를 흔들었던 두 사나이가 도마 위에 올랐으니 농구관계자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트레이드 절차는 농구협회에 의해 확인되었지만 아직 양 구단의 공식적인 발표가 나지 않았다. 때문에 여러 가지 추측이 벌써부터 난무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덴버의 한 측근은 “맥다이스는 덴버 유니폼을 절대로 입지 않을 것”이라 밝히며 “은퇴도 불사 할 것”이라 내다봤다. ESPN의 관계자는 바이아웃 이후에 다시 친정팀으로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시사하며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로서 아이버슨은 프로데뷔 후 세 번째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됐다. 아이러니 한 것은 지난 2005년 당시 트레이드 루머에 휩싸였을 때 물망에 올랐던 팀 중 디트로이트가 유력했다는 점이다. 전 스승인 래리 브라운은 우여곡절 끝에 디트로이트에서 우승까지 거머쥐었지만 이제는 아이버슨에게 바톤이 쥐어졌다.

지난 2000-01시즌 당시 정규시즌 MVP와 득점왕을 휩쓸며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낸 아이버슨은 183cm의 단신을 극복하며 득점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였다.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는 격언을 남기며 오랜 시간 리그를 호령해온 그는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정든 필라델피아를 떠나 덴버의 카멜로 앤써니와 함께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결성하였지만 기대이상의 시너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결국 팀의 미래에 포함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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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시 빌럽스도 얄궃은 운명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였다. 2003-04시즌 우승의 주역이자 수년간 팀의 리더로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한 빌럽스가 올 여름 구단이 꺼낸 개혁의 칼날에 희생될 줄은 그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맥다이스 역시 이번 덴버 행을 달가워 하지 않아 이번 트레이드가 과연 ‘윈윈 트레이드‘로 이어질지는 좀 더 관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럽스와 맥다이스는 덴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빌럽스는 콜로라도 대학시절을 거쳐 NBA 입문 후 두 시즌을 덴버에서 보낸 바 있고 맥다이스에게는 데뷔 팀이자 개인적인 전성기를 보낸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년 하위 팀이었던 지난날의 기억과 부상으로 점철된 과거가 이들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과연 이번 트레이드로 리그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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