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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혜성처럼 등장하여 수많은 묘기로 팬들의 시선을 끌었던 포인트가드 제이슨 윌리엄스가 돌연 은퇴하였다. 이번 여름 마이애미 히트를 떠나 LA에서의 새 출발을 준비하던 그였기에 팬들과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데뷔 후 총 10시즌을 소화한 윌리엄스는 32세의 젊은 나이로 조기 은퇴하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그의 경력을 뒤돌아보면 이렇다할만한 굴곡 없이 완만한 성장그래프가 눈에 띈다. 2005-06시즌 마이애미 히트의 우승에 일조하며 빛나는 이력을 추가하였지만 정작 개인적인 성장은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며 수많은 팬들은 아쉬움을 샀다.

플로리다 시절부터 화려한 패스기술로 관중들을 매료시킨 윌리엄스는 1998년 세크라멘토 킹스에 의해 전체 7번으로 NBA에 입문하였다. 특히 길거리 농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현란한 묘기를 코트위에 선보이며 소속팀과 함께 전국적인 인기를 구가하였다. 8년 전 오클랜드에서 열린 루키 올스타전에서는 팔꿈치를 이용한 절묘한 비하인드 패스로 수년간 회자되기도 하였다.

과거 세크라멘토의 동료들은 “정신을 놓고 있으면 윌리엄스의 패스를 놓치기 쉽상”이라며 “항상 그를 보고 있어야 한다. 윌리엄스에게 언제 볼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과거를 회상하곤 했다. 레이커스의 전설적인 가드 매직 존슨에 비견되는 후문이 아닐 수 없다. 

한때는 상대방의 발목을 다치게 할 만큼 뛰어난 드리블 기술을 지닌 선수들을 일컫는 ‘앵클브리커‘의 수식어도 달았었다. 신인 시절에는 수비의 달인으로 불리는 게리 페이튼을 농락할 정도로 동작 하나하나가 리그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던 것이다.

아쉬운 것은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윌리엄스지만 농구 격언에 의하면 분명 감독과 팀에 환영받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데뷔 초부터 지적받아온 실책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었고 포인트가드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필드골 성공률은 완벽한 낙제점이다. 통산 성공률이 39.6%로 4할을 채 넘기지 못하였다. 맥을 끊는 무리한 3점 슛과 잦은 기복은 지역방어 도입 후에 그의 설자리를 더욱 좁히게 만들었다.  

마이애미 히트 이적 후에는 달라진 시스템과 주변 환경으로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경기력은 오히려 고유의 화려한 플레이 스타일과 함께 저하됐다. 하프코트 게임과 약속된 패턴 플레이가 리그에 정착하며 트랜지션 게임에서 강점을 보였던 윌리엄스의 부진에 한몫했다.

윌리엄스가 NBA에 남긴 통산 성적은 총 679경기에 출장해 11.4득점 6.3어시스트 2.4리바운드다. 한편 배런 데이비스와 윌리엄스의 조합으로 새 시즌 준비를 마쳤던 LA 클리퍼스는 윌리엄스의 예기치 못한 은퇴로 백코트 구성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비록 큰 족적을 남기지는 못하였지만 윌리엄스의 서커스 농구는 별명인 ‘화이트 초콜렛’만큼이나마 달콤한 추억으로 팬들의 가슴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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