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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면 이탈리아행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선언한 코비 브라이언트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물론 코비의 다음시즌 거취는 NBA가 분명하지만 소속팀인 LA 레이커스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2011년이라면 생각을 달리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양질의 NBA선수들이 대거 유럽행을 선언함에 따라 일반적 고정관념을 탈피한 새로운 농구판도가 짜여지고 있다. 절대자였던 미국 NBA리그에 더 이상의 매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젊은 선수들의 인식도 한몫했지만 높아진 유럽리그의 수준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비 같은 경우에는 이 같은 케이스와 조금 거리가 멀다.

코비는 계약이 만료되는 2011년에 한국나이로 34세가 된다. 물론 코비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지만 NBA에 잔류해야할 동기나 미련이 사라질만한 나이다. 만약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이탈리아가 그 행선지거나 NBA급 계약금을 상회하는 천문학적인 돈이 뒤따른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전성기에 준하는 기량을 선보이기는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 정상급 플레이를 유지할 수 있다면 ‘새로운 도전‘ 명분아래 부와 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운동선수의 기본적인 역량을 충족시킨다는 전제 조건은 반드시 따라야 한 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31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량유지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것이 흠이었다. 부상까지 겹친 베컴은 지난 시즌 MLS(미국 프로축구리그)에서 단 5경기만을 뛰는데 그쳤다. 덕분에 미국축구에 도전이라는 명분은 빛이 바랬고 여전히 많은 금액은 족쇄가 되어 많은 논쟁을 낳았다. 물론 그의 외모와 인기는 여전하고 이는 헐리우드에 꽤나 잘 어울리고 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컴은 MLS 이적에 대해 후회 한 번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LA 입성 후에 코비와 친분을 쌓은 그는 “사람들은 재능 있는 스포츠맨을 좋아한다. 코비는 굉장한 실력을 지닌 선수이니만큼 유럽으로 가면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다른 나라, 다른 장소에서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운을 뗀 베컴은 “나는 이미 모든 것을 경험해 보았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 역시도 이를 즐겼고 새로운 도전에 대해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며 프로 생활 노하우를 밝혔다.

코비의 농구실력에 침이 마른 베컴이지만 그의 유럽행을 낙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인기’였다. “베이징에서의 코비를 봤다면 알 것이다. 유럽 어느 곳을 막론하고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고 말한 베컴은 “그가 만약 유럽으로 간다면 어디가 되었든 사람들은 코비의 이름을 연호 할 것이다. 정말 강직한 친구고 사람들은 언제나 성공해법을 찾아내는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코비의 심중은 알 길이 없지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면 어떠한 이변도 배제 할 수 없다. 샐러리캡에 제한이 없는 유로리그의 모든 구단주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며 NBA의 모든 구단은 최대계약금을 앞 다투어 제시할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만약 코비가 유럽으로 노선변경을 하게 된다면 베컴과 같은 5천만 달러의 천문학적 연봉시대를 열지도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코비‘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빚어낸 얘기들이라는 것이다. 전력증강에 목적을 두는 유럽구단도 있겠지만 NBA 스타라는 상품성에 대한 기대감과 수익창출을 방향으로 자유계약 시장에 뛰어드는 구단도 속출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유럽리그의 ’무제한 샐러리캡‘이라는 시스템은 자칫 심각한 인플레 현상을 야기 시킬 수 있다.

결국 리그간의 왕성한 교류를 통한 저변확대와 규모 확장이 선행돼야겠지만 물질만능주의와 빈익빈 부익부가 만연해 진다면 팬들의 발걸음은 경기장으로 향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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