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잉 주니어는 세크라멘토 킹스에 의해 2라운드 43번 픽으로 지명됐지만 지난번 론 아테스트 트레이드 과정에서 휴스턴 로케츠에 새둥지를 튼 바 있다. 뉴욕은 프레드릭 와이즈의 권리를 휴스턴에 넘기면서 유잉 주니어 영입을 성사시켰다.
“닉스에서 플레이하고 팀에 기여한다는 것은 내게 많은 의미를 준다”며 운을 뗀 유잉 주니어는 “어렸을 때부터 뉴욕에 뛰는 것이 꿈이었다. 팀 승리를 위해 어떠한 플레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충만한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버지 유잉도 아들의 뉴욕 입성을 흐뭇해 하는 눈치다. 현재 올랜도 매직의 어시스턴트 코치직을 수행하고 있는 유잉은 “아들이 내 전처를 밟아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부디 뉴욕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이어나갔으면 한다”며 아들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시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보장은 없다. 수퍼스타로 활약했던 아버지의 업적과 팬들의 관심을 등에 업고 프로선수생활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기 때문이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아들 제프리 조던 역시 지난 시즌 시카고의 일리노이스 대학에 입학 한 후 출장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남겼다. 이러한 사례는 그동안 리그 역사를 통틀어 보아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4월 명예의 전당에 오른 유잉의 업적은 이루 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그는 비록 무관의 제왕으로 남았지만 90년대 4대 센터의 반열에 오르며 리그를 주름잡았던 당대 최고의 센터중의 하나였고 역대 위대한 50인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NBA의 역사를 아우르는 전설 중에 전설이었다.특히 뉴욕에 남긴 유잉의 발자취는 그가 왜 팀의 심장이었는지를 말해준다. 득점과 리바운드, 블락 등 주요 카테고리에서 프랜차이즈 1위는 아직까지 유잉이 차지하고 있고 당분간 깨지기 힘들 전망이다. NBA 데뷔 이전에 조지타운 대학을 전미 챔피언으로 이끄는 등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최고의 아버지다.
유잉 주니어는 사실 대학조차도 아버지와 같은 조지타운에서 졸업했다. 본래 인디애나 대학에 입학했던 그는 지난 2005년 전학을 결심했고 아버지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포워드를 수행하고 있는 유잉 주니어는 지난 시즌 경기당 6.1점 4.2리바운드로 빅 이스트 올해의 식스맨에 선발되며 이름을 알렸고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고난이도 덩크를 선보이며 피는 물보다 진함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 드래프트 캠프 신체검사에서는 버티컬 점프 42인치로 최고를 기록하며 탄력만큼은 아버지보다 낫다는 평이다.
하지만 폭발적인 운동신경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유잉 주니어다. 지난 2008 드래프트에서는 지명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ESPN의 한 전문가는 “절대로 아버지를 능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혹평을 내리기도 했다. 슈팅이나 드리블, 패싱 등 기본적인 기술의 연마가 더 필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이러한 유잉 주니어의 단점들이 노출됐음에도 뉴욕 구단 프론트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모습이다. 구단주 도니 월시는 “유잉 주니어는 우리 로스터의 마지막 퍼즐이다. 그는 견고한 수비수일 뿐 아니라 훌륭한 운동선수”라며 영웅의 아들을 반겼다.
많은 스포츠 스타들의 염원이자 아버지의 바람은 자녀가 자신의 업을 물려받아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아버지들이 뜻을 이루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전 NBA 스타 찰스 바클리 역시 장녀를 농구선수로 키우려 노력했지만 무산되었고 공개석상에서 서운함을 토로한 적도 있다.
결국 유잉 주니어가 정상급 운동신경을 지니고도 NBA문을 열지 못해 결국 선수생활을 마감한 수많은 유망주들을 비롯하여 아버지를 잇겠다는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2세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발전을 도모한다면 ‘뉴욕 킹콩‘ 향수에 젖은 뉴욕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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