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발달로 NBA 시청법은 그간 다양한 경로가 파생되며 진화해왔다.

특히 P2P는 최근 5년 여간 NBA의 변방국 팬들에게있어 오하시스와도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또한 아날로그에 한정되었던 기존의 시청방식을 디지털화 시키는데도 크게 공헌하였다. 공급자와 소비자로 분리됐던 원시적 공유개념를 뛰어 넘어 개인과 개인 상호가 공급자이자 소비자로 동시 역할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중에서도 P2P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토렌트는 전 세계 NBA팬들의 성지로 불려왔다. 외국 회선의 느린 속도가 대한민국 전통의 냄비근성을 자극하지만, 인고의 보람은 확실히 보증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토렌트 사이트가 운영중이지만 이 중에서도 'Sport-Scene(이하 SSC)'은 단연 으뜸이다. 방대한 자료량과 꾸준한 업데이트로 회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사이트의 회원수는 10,000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오직 이메일 초대로 신규가입을 받고 있어 그 절차가 다소 까다로운 편. 금일 자료 공유자 건수가 11,000을 훌쩍 넘으며 트래픽만 무려 2천 테라바이트 이상이 발생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오늘 치러진 코비나 르브론의 NBA 경기부터 지난 날 마이클 조던의 전성기 시절 경기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운 '100점 전설' 윌트 체임벌린의 흑백 경기 같은 희귀 영상도 탄성을 자아낸다.

자료실의 카테고리는 NBA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페인의 ACB를 통하여 대구 오리온스에서 활약했던 피트 마이클의 동향도 살펴볼 수 있고, 유로리그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농구계의 '보물섬'이 최근들어 조금씩 침체되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뛰어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SSC의 수장 'WIDE'씨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보기로 하였다.

사진캡쳐 www.sport-scene.net

DDUEH
_ 사이트에서는 'WiDE'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이름을 알려줄 수 있는가? 당신을 소개해준 지인을 통하여 포르투갈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SSC Sysop Wide_ 정말 미안하지만 진심으로 실명을 밝히길 원치 않는다. 운영하는 사이트의 특성 때문이니 이해해달라(웃음). 샤이먼, 스포트씬 운영자, 아니면 와이드라 불러달라.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상관없다.

DDUEH_ 그 심정 너무나도 잘 안다. 첫 번째 질문이다. 이번 시즌은 예년에 비해 NBA 경기자료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스포트씬뿐만 아니라 다른 자료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업로더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사라졌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운영자의 입장은?
SSC Sysop Wide_ 이 문제에 대해 별도로 공지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업로더들의 활동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여러가지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업로더들이 올리는 자료들의 원천은 유료 케이블 채널이었고, 특히 주요 자료들의 소스는 대게 미국 TV방송이었다. 하지만 영화나 음악 프로그램등의 자료 유출이 범람하면서 저작권 보호가 강력하게 시행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추세가 업로더들을 위축시키지 않았나 싶다. 

당신이 예전의 활동을 보여준다면 사이트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단속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공유활동은 당연히 중단해야겠지만 말이다(웃음).

DDUEH_ NBA의 미디어 저작권 관리는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기로 잘 알려져 있다. 사이트 운영을 하면서 NBA의 압력을 받은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SSC Sysop Wide_ NBA에게 있어 경기 다운로드가 가능한 사이트들의 존재는 골칫거리일 것이다. 절친인 Davka(폴란드 NBA 토렌트 사이트)도 마찬가지다(웃음). 하지만 아직까지 NBA로부터 어떠한 경고도 받은 적이 없다. NBA의 최대 현안은 바로 생방송 시청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늘 NBA의 주의에 조심할 수 밖에 없고 그래야만 한다. 농구 불모지 국가에는 NBA의 전파와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야할 필요가 있게 때문에 권익보호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행보라고 생각한다.

DDUEH_ 예상치 못한 이야기다. NBA에서 끊임없는 견제가 들어왔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웃음). 한국 유저들은 사이트 접속이 잠시라도 안되면 우스갯소리로 NBA가 나섰다는 이야기를 한다. 좋다. 다음 질문의 순서는 사실 앞으로 와야 옳았다. 언제부터 토렌트 사이트를 운영하게 됐나?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SSC Sysop Wide_ 2005년? 2006년쯤으로 기억한다. 토렌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유럽리그들의 경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유럽 각국의 경기는 자국 채널에서만 시청이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국에서 시청이 매우 힘든 점이 있다. NBA를 위주로 사이트가 운영이 되고 있지만 사실 나는 열정적인 NBA팬은 못된다.
 
DDUEH_ 덕분에 보기 힘든 유럽농구를 접할 수 있어 고마웠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지난 시즌 부터 NBA가 국제 리그패스 상품을 내놓았다. 리그패스가 토렌트 사이트들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SSC Sysop Wide_ '국제'를 타겟으로 한 NBA의 선택은 탁월했다. NBA 시청의 혁명이다. 리그패스가 생기기 전까지는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게 있어 토렌트가 유일한 시청수단이었다. 결제료는 다소 착하지 못한 면이 있지만, 미국 표준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절충을 봤다. 토렌트나 기타 P2P 콘텐츠가 엄청나게 활성화 되어있는 중국팬들의 경우, 무료 다운로드가 아주 익숙하다. 리그패스는 이러한 인식 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DDUEH_ 인터뷰에 응해주어서 너무 고맙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 몇 가지를 더 물어봐도 되겠는가? 한국 농구에 대해서 알고 있나? 세계 농구 다운로드족들이 모두 모인 공간이어서 허재라는 선수의 전성기 시절 경기를 몇 차례 공유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조회수나 다운로드 수가 기대보단 좋지 않더라(웃음).

SSC Sysop Wide_ 물론 알고 있다. 잘은 모르지만.. 일전에 당신에게 올루미데 오예데지가 활약했던 삼성 썬더스 경기를 부탁했고, 당신이 구해다 주었는데 기억나지 않나?(웃음). 어쨌든 한국 국가대표팀의 절반 정도는 외울 수도 있을 것 같다. 'Kim'이란 선수가 인상적이었는데 얼마나 잘하는 선수인가?

DDUEH(뛰어) 김준우_ 'Kim'은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이다. 다음부터는 생김새나 백넘버를 외워두면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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