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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며 농구 관계자들을 흥분시킨 포틀랜드 블레이저스의 센터 그렉 오든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든은 지난 시즌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 전체를 결장한 바 있다.

오든은 팀동료 스티브 블레이크와 채닝 프라이를 비롯 전 아칸소 스타인 스티븐 힐을 초대해 2대2 연습경기를 가졌다. 오든은 아직 5대5 경기를 소화하기는 무리지만 다음 달쯤이면 10명이서 호흡을 맞추는 올 코트 시합이 가능할 전망이다.

AP와의 인터뷰에서 “상태가 매우 좋다. 더 이상 무릎에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오든은 아직도 덩크슛이 가능할 정도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 프라이는 오든과 가진 연습경기 이후 “오든은 당신 머리위로 덩크를 꽂아버린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플레이”라며 후배의 복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섯부른 예측이지만 대학시절 보여주었던 탄력 넘치는 고공 플레이를 재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다음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오히려 부상전보다 무릎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말한 오든은 재활훈련을 그 이유로 꼽았다. 또한 부상에 대한 주위의 염려를 떨쳐버리고 적극적으로 재기에 전념한 긍정적 마인드도 오늘의 오든을 있게끔 만들었다.

데뷔전을 1년이나 미루게 된 오든은 지난 시즌 케빈 듀란트와 신인왕을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는 2008-09시즌 신인으로서 데릭 로즈나 마이크 비즐리 등 뛰어난 라이벌들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포틀랜드 내에서도 나날이 발전하는 젊은 동료들과 팀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등 온갖 문제가 산적해 있는 오든이지만 힘든 여건 속에서도 오든은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1년간 그랬듯이 말이다. “나는 아직 신인이다. 나를 압박하는 모든 부담들을 이겨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오든이다.

팀 내 선배인 프라이는 오든의 복귀를 지지하는 한편 충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오든은 아직 NBA 선수다. 우리는 모든 이들이 바라는 것 이상으로 기대를 하고 오든이 얼마나 잘 될 수 있을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신인에 불과하다”며 운을 뗀 프라이는 “사람들은 우리가 작년에 얼마나 잘했는지 잊은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포틀랜드를 오든의 팀이라 말하지만 포틀랜드는 훌륭한 팀이며 오든은 멋진 팀원일 뿐이다.”며 ‘팀 포틀랜드’로 봐주기를 당부했다.

부상자 꼬리표를 막 떼어내며 첫 관문에 들어선 막내에게 팀 내 리더라는 무거운 짐을 주지 않겠다는 배려일수도 있고 팀 조직력을 저해시킬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려는 의미가 내포돼있는 인터뷰다. 오든의 존재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오든은 과연 내년 시즌 신인왕을 거머쥘 수 있을까? 공식적인 자격은 충분하다. NBA는 드래프트 이후 정규시즌의 과반수를 소화해내지 못하는 신인에 한해서 한 번 더 기회를 주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부상이나 여러 개인적인 사정도 이에 포함된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지난 1987년 1번 픽을 군복무중인 데이비드 로빈슨에 행사했고 로빈슨은 1989-90시즌 신인왕과 +35승으로 화답했다. 보스턴 셀틱스 같은 경우는 1978년 인디애나 주립대의 NCAA 우승을 위해 잔류한 래리 버드의 뜻을 받아들였다. 버드는 매직 존슨이 이끄는 미시건 주립대에 타이틀을 내주며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NBA 신인왕을 거머쥐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 같은 경우는 건강한 선수들의 사례로 그나마 한손으로 꼽을 정도로 드문 일이다. 반면에 무릎수술을 받은 이들이 운동신경과 함께 기량이 급격히 퇴보하는 전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 오든의 성공적인 재기를 낙관하기는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든의 수술과 시즌아웃 소식에 언론과 팬의 우려는 깊어지게 된 것.

때문에 오든의 건강한 복귀 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른바 ‘4대 센터’ ‘센터 전성시대’라 일컬어지던 90년대를 지나 정통센터와 7피트 센터의 기근현상을 맞이한 NBA의 입장에서 오든의 존재는 청량제와도 같다. 부디 오든이 최고 센터로 리그를 호령하기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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