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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입니다. 1부와 마찬가지로 11월 22일 클리퍼스 전(토요일)까지 본 이후 쓴 글인지라, 그 이후의 경기들은 참고하지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격적인 모션 오펜스의 시작. 2-2-1 세트

지난 시즌에도 필라델피아는 2-2-1 세트를 사용하였던 전적이 있다.

하지만, 주전 파워포워드였던 에반스의 부족한 공격력으로 인해서 2-2-1 세트는 대부분 스몰라인업에서만 사용되었었고, 그 스몰라인업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가 바로 카일 코버였다. 필라델피아의 2-2-1 세트에서 빅맨들은 처음에 미들 포스트에서 자리를 잡은 채 공격을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빅맨의 미들레인저 점퍼 능력은 사실 이 세트을 사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라델피아는 카일 코버가 있던 시절 코버를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2-2-1 세트를 사용하였고, 또한 코버의 이탈 이후에는 이 세트의 활용도를 줄였었다.(완전히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간간히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일반적으로 그 때 사용된 라인업은 영-달렘베어 혹은 영-제이슨 스미스였다. 에반스는 미들레인지 점퍼 능력이 부족한 선수인지라 2-2-1 세트 공격에서 중용되지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대형 FA인 브랜드를 영입하는데 성공하였다. 브랜드는 미들레인지 점퍼가 매우 좋은 빅맨이다. 거기에 브랜드는 스크린에도 능하여 2-2-1 세트으로 시작하는 필라델피아의 공격 대형에 그가 매우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리하여 필라델피아는 브랜드를 위시로 하여 다시금 2-2-1 세트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였다.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브랜드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는 칙스 감독의 의중이 잘 드러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난 시즌 후반기 필라델피아의 전술은 4-1 로우 세트로 대변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는 영을 파워포워드로 기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역습을 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였고, 이를 위해서 효용성이 떨어진 2-2-1 세트 대신에 본격적으로 4-1 로우 세트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4-1 로우 세트는 필라델피아의 트렌지션 오펜스와 기가 막히게 맞아 들어가면서 필라델피아의 후반기 대약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다시 2-2-1 세트의 비중을 높이면서, 기존의 4-1 로우 세트와 함께 2-2-1 세트를 섞어 쓰는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견, 다른 스타일의 전술을 절묘하게 결합시키고 있는 것이다.(사실, 선수들의 대형 자체는 유사점이 있다. 날개에 두 명의 선수가 위치하고 빅맨이 스크린을 걸어주는 형태이니깐.)

그렇다면, 두 전술의 차이점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챕터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려 한다. 먼저 2-2-1 세트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기본 대형은 밑의 그림과 같다.


1번은 탑에서 패스의 시작점 역할을 하고, 2번과 3번은 양 날개를 이루면서 슈터이자 두 번째 패스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두 명의 빅맨은 미들 포스트에 자리 잡게 된다.

이것이 기본 대형이며, 대체로 시작은 두 날개가 빅맨의 다운 스크린을 타고, 45도 외곽으로 돌아 나오면서 시작된다. 1번은 돌아 나온 선수 중 한 명에게 볼을 주게 되며, 이 패스를 기점으로 하여 전술적 움직임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2-2-1 세트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필라델피아의 전술 하나를 살펴보면서 2-2-1 세트를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보자.

밑의 작전은 10월 31일 뉴욕 닉스 전에서 나온 전술이다. 정확하게는 2-2-1 세트의 변형 대형을 이용하였으며, 브랜드의 포스트 업 아이솔레이션을 유도한 전술이다.

1 : 밀러, 2 : 이궈달라, 3 : 영, 4 : 브랜드, 5 : 달렘베어이다.(1쿼터 9분 10초경)

위에서 설명했던 기본 대형과는 조금 다른 대형으로 선수들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궈달라의 위치는 사실상 달렘베어의 스크린을 타고 나왔을 때의 위치와 동일하기 때문에 2-2-1 세트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실제로 작전 시작도 2-2-1 세트 공격과 동일하게 시작된다.


브랜드의 다운 스크린을 타고 영은 하이포스트로 이동한다. 그리고 탑의 밀러는 돌아 나온 영에게 패스를 해준다. 이 때 이궈달라는 하이포스트로 나온다. 그리고 이로써 작전은 시작되었다.


브랜드는 스크린 이후 포지셔닝에 들어가고, 패스를 받은 테디어스 영은 브랜드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준다.


밀러는 미들포스트로 진입한다. 패스를 해준 영은 V컷을 행하면서 수비수를 유인하여 탑으로 나온다.


밀러의 쇄도와 영의 V 컷으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밀러에게 X1과 X3 두 명의 수비수가 묶이게 되며, 영은 순간적으로 오픈 찬스를 맞이한다. 이로 인해서 X3은 브랜드에게 더블 팀을 들어가지 못하고 영을 압박하러 탑으로 빠져나가며, 이 때 영은 계속적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X3을 유도한다. 그리고 밀러는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X1을 끌고 위크 사이드로 이동한다. 달렘베어는 이때 로우 포스트로 이동하여 X5를 끌고 들어가며, 이궈달라는 영의 움직임에 맞춰서 더욱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 순간적으로 브랜드의 아이솔레이션 상황이 만들어지며, 브랜드는 여유롭게 넓은 공간을 활용하면서 포스트 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


브랜드가 포스트 업을 통해서 골밑으로 접근하는 사이에 영은 다시 탑으로 움직이면서 X3을 계속 묶어두며, 밀러는 하이포스트로 빠지면서 X1을 유도한다. 브랜드는 계속 포스트 업을 행한다.(영과 밀러의 이러한 움직임은 혹시 X3이나 X1이 브랜드에게 더블 팀을 들어갔을 때 보다 손쉽게 오픈 찬스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우 포스트까지 밀고 들어간 브랜드는 베이비 훅 슛을 시도한다.(완벽한 1대1 마무리) 당연한 얘기지만 공격은 성공하였다.

위에서 간단하게 2-2-1 세트 공격을 설명해 보았다. 필라델피아에서 2-2-1 세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 브랜드를 살리기가 용이하다.

두 번째 오픈 찬스를 전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세 번째 항상 세컨 찬스와 세이프티를 대비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두 빅맨은 모두 스크린과 미들레인지 점퍼에 능한 빅맨이며(달렘베어의 경우 아직도 스크린이 좋다고 평하기는 힘들지만 오랜 기간 칙스 감독 밑에서 뛰면서 전술 수행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두 날개 역할을 하는 선수들은 움직임이 좋고 외곽 슈팅에 능하다. 또한 탑에서는 뛰어난 리딩 플레이어인 밀러가 경기를 조율하면서 전술의 실패율을 줄여준다.

즉, 칙스 감독이 수년 동안 닦아 놓은 필라델피아 맞춤형 전술인 셈이다. 거기에 브랜드의 픽 앤 팝과 포스트 업을 전술적으로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써도 2-2-1 세트는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4-1 로우 세트 공격과 2-2-1 세트 공격의 차이점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일단 4-1 로우 세트 공격에 대한 이야기부터 간단하게 해보자.


위의 그림은 4-1 로우 세트의 기본 대형이다. 탑에 1이나 2가 서며, 공격 전반을 조율한다.

그리고 골밑에는 두 빅맨이 대기하며, 사이드에는 슈터가 날개를 이루고 있다.
(2-2-1 세트와 함께 쓰기 용이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날개가 사이드로 빠지고, 빅맨이 그래도 로우 포스트로 들어가면, 2-2-1 세트에서 4-1 로우 세트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즉, 탑에 위치한 선수에게 보다 넓은 공격 공간을 주면서, 공격 전반적으로 전권을 부여하는 전술이다. 실제로 빅맨들은 탑에 위치한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움직이며, 탑의 선수가 움직임으로 인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빈 공간을 이용하여 양 날개에 위치한 선수들은 백도어 컷이나, 빅맨들을 타고 도는 컬 컷 등의 움직임을 통해 오픈 찬스를 노린다.

즉, 보다 빠르게 세트가 가능하고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2-2-1 세트보다는 다소 단순한 전술인 것이다.

거기에 개인 능력을 겸비한 1명의 선수의 역량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뛰어난 리딩 플레이어가 있으면 그 선수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 후반기 본격적으로 4-1 세트를 사용하였고, 탑에 밀러나 이궈달라를 놓으면서 빠른 템포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즉, 리딩 능력과 전술 수행 능력이 뛰어난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술을 사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4-1 로우 세트 오펜스도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보자.

밑에 소개할 전술은 4-1 로우 세트를 통해서 밀러가 오픈 찬스를 갖게 되어 로우 포스트에서 레이업 슛을 쏘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10월 31일 닉스 전에서 나온 전술이다.(3쿼터 8분 24초경)
1 : 밀러, 2 : 이궈달라, 3 : 영, 4 : 브랜드, 5 : 달렘베어이다.


탑에 위치한 이궈달라에게 달렘베어가 백스크린을 걸어준다.

이 스크린으로 인해서 작전이 시작되었다.


이궈달라는 스크린을 타고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 상대팀 수비수들은 순간적으로 두 명 모두 이궈달라에게 붙게 되며(X1과 X4) 이와 동시에 달렘베어는 골밑으로 순간적으로 롤링을 시도한다.

이 때 브랜드는 미들포스트로 나와 주며, 브랜드에게는 X1이 헬핑 디펜스를 들어간다.(이미 경기 내내 브랜드의 포스트 업에 많이 당했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수비가 강화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서 순간적으로 밀러는 오픈이 된다. 그리고 밀러는 골밑으로 백도어 컷을 시도한다.(원래 스크린이 잘 걸리면 이궈달라가 돌파 이후 달렘과 2대2를 행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부터 필라델피아의 수많은 하일라이트를 양산했던 플레이다. 또한 돌파가 안 되고 브랜드에게 더블 팀이 안 붙으면 브랜드에게 패스를 행하여 포스트 업 혹은 미들레인지 점퍼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궈달라는 골밑에서 완벽한 기회를 잡은 밀러에게 패스를 해준다.


그리고 밀러는 손쉬운 레이업 슛으로 득점을 올린다.

위의 전술은 필라델피아에서 자주 나오는 4-1 로우 세트의 전형적인 예이다.

탑의 선수의 역량에 많은 것이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로 인해서 2대2와 사이드 오픈 찬스 등 다양한 공격을 유도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빠르게 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 대형은 얼리 오펜스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4-1 로우 세트의 변형 또한 얼리 오펜스에 유용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이런 대형의 경우 전형적인 4-1 로우 세트의 변형이지만(빅맨이 하이 스크린을 걸어주는 상황을 생략한 채 이미 탑에 4번이 위치하고 있다. 이 때 5번은 골밑을 장악한다.) 얼리 오펜스에서 순간적으로 골밑을 공략하는 데에는 상당히 유용한 대형이다. 실제로 이러한 변형 4-1 로우 세트 공격에서는 닉스 전에서 여러 차례 나오며 상대팀의 수비수들을 난감하게 하였다.

이로써 두 가지의 전술을 간단하게 설명보았다.

두 전술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가?

이미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하였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2-2-1 세트 공격는 보다 하프코트 오펜스에 어울리며, 4-1 로우 세트는 단순히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만이 아니라 얼리 오펜스 상황에도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4-1 로우 세트는 탑의 리딩 플레이어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전술적 안정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전술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필라델피아의 공격력이 작년 시즌까지는 4-1 로우 세트로 대변될 정도로 외곽의 한명의 리딩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던 반면에(이런 약점을 타파하고자 지난 시즌에는 그린까지 세 명이 4-1 로우 세트의 리딩 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면서, 탑의 리딩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노력하였었다.) 이번 시즌에는 브랜드의 가세로 인해서 내 외곽에 걸쳐 고르게 분포되었다는 것이다.(2-2-1 세트 공격의 중용으로 인한 브랜드의 포스트업과 픽 앤 팝 증가)

즉, 지난 시즌 대비 내 외곽 밸런스가 훨씬 좋아진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공격의 안정성이 높아짐으로 인해서 기복에 흔들릴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에 또 한 발자국 다가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전술만을 언급하였지만, 필라델피아는 전형적인 2대2를 유도하는 전술들도 많이 있고, 외곽 슈팅을 노리는 전술 또한 많은 팀이다. 지난 시즌에는 달렘베어-이궈달라 외에는 시도 횟수가 적었던 2대2에 브랜드가 가세하면서, 밀러-브랜드, 이궈달라-브랜드, 밀러-달렘베어 등의 다양한 2대2 시도가 늘어나기도 하였다.(하지만 아직 픽 앤 롤은 이궈달라-달렘베어만큼 시전 할 수 있는 콤비가 없다.) 또한 브랜드를 기점으로 하여 외곽 찬스를 노리는 전술들도 많아지면서 외곽에 기회가 많이 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술들의 대표적인 수혜자가 영이다.(현재 필라델피아 득점 1위 : 16.3점)

아직까지 브랜드 기용으로 인해서 눈에 띄게 2대2 플레이가 좋아지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팀 전체적인 전술 구도까지 바뀔 정도로 브랜드의 영입은 필라델피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또한 이러한 변화들은 지난 시즌의 약점이었던 가드 일변도의 공격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브랜드의 존재로 인해서 전술적 흐름이 막혔을 때 전술에 얽매이지 않고 득점할 수 있는 득점 루트가 생겼다는 점 또한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띄게 좋아진 내 외곽 밸런스와 그로 인해 얻어진 공격의 안정성, 전술의 다변화와 의외성 확보.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를 주목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1부에서는 디펜스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고, 2부에서는 공격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들과 그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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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클리퍼스전(토요일)을 본 이후 쓴 글입니다. 따라서 이후 경기들의 기록은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필라델피아 76ers. 난제를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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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필라델피아 76ers가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간신히 5할 승률을 기록하면서(6승6패) 플레이오프 사정권에는 들어가고 있지만, 많은 팬들의 기대치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저조한 성적이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초반 정상 전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부분이다. 그렇기에 현 상황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지만 초반 스케쥴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도 더 고전하고 있는 느낌이다. 초반 몇 경기를 통해 드러난 필라델피아의 문제점과 앞으로 개선되어야할 방향. 그리고 긍정 요소에 대해서 살펴보자.


시즌 초반. 무너져 내렸던 수비 조직력

시즌 시작 직후, 필라델피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다는 점이었다. 엘튼 브랜드 영입 이후 가장 기대치가 높았던 부분이 바로 수비였고, 필라델피아라는 팀 자체가 실점 7위를 기록한 수비 팀이었기 때문에 그 여파는 더욱 컸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역할 분담의 불확실함이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수비의 중심축은 단연코 안드레 이궈달라와 레지 에반스였다. 두 선수가 축이 된 수비 로테이션이 절정에 이르면서 자연스레 수비 조직력의 상승도 불러왔다.

그런데, 올 시즌 이 두 선수의 역할이 작년과는 달라졌다. 이궈달라는 슈팅가드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에반스는 식스맨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파워포워드 포지션에는 새로이 브랜드가 가세하였으며, 테디어스 영은 스몰포워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안드레 밀러와 사무엘 달렘베어를 제외하고는 모든 포지션에서 변화가 있었던 것인데, 이것이 수비 조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작년 수비의 중심축이었던 이궈달라와 에반스의 역할 변화는 수비 조직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변경된 역할에 대해서 각 선수들이 확실히 이행을 못하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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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궈달라의 부진이다. 지난 시즌까지 스몰포워드로써 팀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의 핵심이었던 선수였기 때문에 그의 부진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였다. 팀에서는 그에게 슈팅 가드 역할을 부여하는 한편, 일선의 압박을 주문한 것으로 보이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의 수비는 안드레 밀러와 윌리 그린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에서 밀러와 그린이 일선 압박을 담당하고, 그 이면에서 이궈달라가 적절히 빈 공간을 메워줄 때 필라델피아의 일선 압박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는 이러한 이궈달라의 역할을 영이 해주면서 이궈달라가 보다 일선 압박에 주력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데 이러한 부분이 시즌 초반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영은 이궈달라만큼의 공간 장악 능력은 없다'라는 점이다. 즉, 패싱 레인 차단 이라든지 이선 헬핑, 스틸 등에 있어서는 이궈달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의 공간 장악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이궈달라가 일선 수비에만 집중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그린은 어떨까? 그린은 평균 1개의 스틸을 기록할 정도로 스틸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이궈달라의 수비 역량은 붙박이 스몰포워드로 뛴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정점에 올라섰다. 이전 시즌까지 약점을 노출했던 헬핑 디펜스 부문에서 많은 부분 발전을 이뤘고, 일선과 이선을 넘나들면서 팀의 내 외곽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춰주는 데 많은 공헌을 해내고 있다. 패싱 라인을 잘라내고, 뒤에서 쳐내는 스틸 능력이 더불어 위력을 발휘하면서(헬프 스틸러의 이상적인 역할 수행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수비력은 더욱 빛났다. 특히 에반스와 함께 보여주었던 뛰어난 수비 로테이션과 전 방위 헬핑 수비는 대단히 위력적이었으며, 뛰어난 수비수가 부족한 필라델피아의 약점을 훌륭히 메워주었다. 이로 인해 밀러는 보다 일선 압박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그린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게 되어 수비 완성도는 보다 높아졌다.

그런데 이번 시즌 초반에는 영과 이궈달라의 수비 분담이 상당히 애매하다. 자세히 보면 영이 로테이션을 도맡아하고, 이궈달라가 보다 앞 선에서 밀러의 수비를 보좌하며, 에이스를 마크하는 형태를 띠는 것으로 보였지만 두 선수 간의 역할 분배가 확실히 이뤄지지 않아 간간히 두 선수의 역할 중복이 눈에 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다 보니 이궈달라가 수비 시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이 눈에 띄었고 이로 인해서 이궈달라의 수비력 또한 감퇴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에이스 스타퍼를 담당하는 이궈달라의 상황은 심리적 부담감과 신체적 과부하의 증가도 우려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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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수비력은 나쁘지 않다. 사이드 스텝과 대인 수비력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모습은 아니지만 최소한 로테이션을 비롯한 수비 조직력의 이해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는 아직 확실히 마크맨을 묶을 수 있는 수비력이 없을 뿐이며 사이드 스텝의 완성도가 떨어지다보니 마크맨에게 간간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시즌에 이궈달라가 자신의 마크맨을 확실히 제압하면서 이선과 일선을 넘나드는 역할을 했던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 확실한 무게감을 실어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수비의 중심축이 흔들리는 현상을 불러왔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즌 초반에는 이궈달라가 영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이 자주 나왔지만 수비 동선이 부딪치는 일까지 일어나며 그 위력이 반감하였다.

사실, 이궈달라는 여러 시즌에 걸쳐서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도 뛰어난 수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선수다. 그리고 지난 시즌 스몰포워드로 뛰면서 부족했던 수비 이해도까지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 그의 수비력은 일선과 이선을 넘나들면서 팀 전체의 수비력을 조율했던 지난 시즌에 가장 빛났었고, 특히 그의 스틸 능력은 패싱 라인 차단과 헬핑 디펜스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였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헬핑 스틸러가 아니다. 그는 대인 방어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이고, 직접 스틸에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즉, 일선에서도 충분히 그 수비력을 뽐낼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에는 영의 역할 수행 미숙과 그로 인한 과부하로 인해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누가 뭐라 해도 이궈달라는 필라델피아 수비의 핵심이다. 그의 수비 능력이 살아나야지만 필라델피아 특유의 일선 압박을 비롯한 단단한 수비 조직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궈달라의 부진. 이 것이 결과적으로 시즌 초반 필라델피아의 수비력 감소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것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이궈달라의 부진이었지만, 로우 포스트의 수비 조직력 부재 또한 심각한 문제점으로 작용하였다. 지난 시즌 에반스가 해주었던 이선에서의 압박과 내 외곽을 넘나들던 헬핑 디펜스에 대한 부분을 시즌 초반 빅맨 들이 확실히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선발로 나서고 있는 두 선수의 역할 분담이 확실히 이뤄지지 않았었는데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의 수비 로테이션이 위력적이었던 이면에는, 레지 에반스의 활약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 에반스는 로우 포스트와 하이 포스트를 넘나들면서 매우 광범위한 수비 커버 능력을 보여주었고, 또한 로테이션에 있어서도 상당한 강점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에반스가 헬핑을 도맡아 하면서 달렘베어를 골밑에 상주시키는 데 성공하였고, 이것이 강력해진 하이 포스트에서의 일선 압박과 아우러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었다.

지난 시즌 수비를 돌이켜볼 때, 시작은 밀러, 중심은 이궈달라와 에반스, 마지막은 달렘베어. 이렇게 정리가 가능했을 정도로 역할 분담이 확실했다. 그런데, 시즌 초반 브랜드와 달렘베어는 확실한 역할 분담이 안 되었다. 브랜드가 블록 능력이 좋고, 대인 수비 능력 또한 준수하기 때문에 에반스와는 조금 다른 역할을 부여받았을 뿐인데 이것이 오히려 악재가 됐다.

브랜드가 골밑에 있게 되면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지곤 했는데, 문제는 이러한 달렘베어의 움직임이 위력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달렘베어의 이면 견제 능력은 좋은 편이 아닌데다가 리커버의 신속함마저 떨어지며 지속적인 오픈 찬스의 허용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브랜드에게 가해지는 수비 부담이 증가했으며, 브랜드의 활동 범위 또한 제약을 받고 있다. 엘튼 브랜드는 두 시즌이나 평균 스틸 1개를 넘은 적이 있을 정도로 이선 압박 능력과 이면 커버 능력이 뛰어난 선수임을 잊지 말자.

지난 시즌 레지 에반스는 23.2분 출장, 7.5 리바운드(2.8개의 공격 리바운드), 1.1 스틸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면서 이선 압박과 로테이션, 헬핑 디펜스에 있어서 독보적인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인 세로 수비 능력 부재로 인해서(통산 평균 0.2 블락) 침투하는 선수들을 커버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에는 통산 블락 2.1개를 자랑하는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수비 밸런스가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과도하게 나가면서 오히려 시즌 초반에는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에반스는 전 방위 수비 커버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선수다. 하지만 브랜드는 그에게는 없는 확실한 이면 커버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보다 브랜드가 이선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을 텐데, 시즌 초반에는 달렘베어가 앞 선으로 나서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이로 인해서 결국 수비력의 향상이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겹치면서, 필라델피아 수비력은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들었다. 지난 시즌 최고의 위력을 뽐내었던 일선 압박 능력이 우선적으로 살아나 주어야만 했음에도,(2007-08 시즌 스틸 4위, 턴오버 유발 6위) 분명히 작년보다 나은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었음에도 선수들의 역할 분담 실패로 인해서 부진의 늪에 빠져버린 것이다.


12경기가 지난 현재. 살아나기 시작한 수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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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던 필라델피아의 수비. 그러면 12경기가 지난 현재에는 어떨까?

일단 현 시점에서 심각했던 문제점들은 상당부분 해결한 듯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수비력의 최우선 명제를 이궈달라의 정착과 일선 압박의 부활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많은 문제점 중 가장 먼저 손봐야할 부분으로 골밑의 안정을 택하였다. 2-3존과 3-2존, 1대1 스위치 수비를 번갈아 사용하는 와중에 브랜드와 달렘베어의 앞선 헬핑을 강화하였고, 이를 위해서 영을 적극 활용하였다.

시즌 초반의 문제점중 하나로 꼽았던 것이 달렘베어나 브랜드가 앞 선으로 나갔을 때 지속적으로 빈 공간이 생긴다는 점이었습다. 즉, 뛰어난 스틸 능력과 절묘한 전 방위 커버 능력을 가진 에반스의 활약을 완전히 메우지 못해서 생긴 문제점이었고, 이로 인해서 브랜드의 중노동은 불가피 했다. 현 시점에서 여전히 두 선수는 적극적으로 앞 선으로 헬핑을 들어가고 있으며, 이 때 달렘베어의 리커버가 늦어 생기는 뒤 공간을 영이 메워주면서 로우 포스트 수비를 강화한 것이다. 파워포워드로 기용이 가능한 영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방법인데 현재까지는 이것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필라델피아의 리바운드 장악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기존에 리커버가 느린데서 오던 달렘베어의 문제점과 브랜드가 너무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밖에 없어서 오던 문제점은 영의 뒤 공간 커버로 확실히 해결하였다. 필라델피아의 높이는 상상을 초월하며 영이라는 선수의 순간 커버로 인해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게 된 두 빅맨의 뛰어난 블록 능력은, 상대팀의 돌파를 억제하고 야투율을 떨어뜨리는 시너지 효과까지 내고 있다.

현재까지 필라델피아의 리바운드 순위는 1위(47.75개)를 달리고 있으며, 리바운드 마진 역시 당당히 1위에 올라있다(+6.91개). 거기에 블록 또한 공동 5위(6.41개)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언제나 골밑에 두 명의 수비를 두면서 지난 시즌 순간적으로 골밑이 비던 약점을 해결하고, 에반스가 블록 능력이 없던 약점을 브랜드의 가세로 메우면서 상대팀이 쉬운 득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어낸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의 헬핑 능력이 아직까지 넓은 수비 범위를 가지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그린-이궈달라의 체제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던 부분은 그린과 이궈달라 모두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헬핑 포인트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두 선수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오면서 서로의 움직임을 잘 이해하여서 보다 넓은 범위를 적절하게 커버할 수 있었던 점이었다.

특히 이궈달라의 경우, 그린의 그러한 넓은 수비 커버에 힘입어 헬핑 스틸러로써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로 일선에서 직접 스틸을 노리기보다는 이선에서 잘라먹거나 패싱 라인을 차단하는 스틸을 많이 해내었으며,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매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지난 시즌 2.1 스틸, 6위) 거기에 뛰어난 스틸 능력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빅맨 에반스가 이면에서 적절하게 가세해주면서 필라델피아의 턴 오버 유발 및 스틸 능력은 가히 최고의 위력을 뽐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영의 수비 범위는 그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이 골밑의 빈 공간까지 커버하면서 미들 포스트 앞 선의 수비 커버는 더욱 힘든 일이 되었고, 결국 이 부분을 모조리 이궈달라가 커버하게 되면서 문제점이 생기고 있다.

일단 가장 아쉬운 점은 사이드라인이나 45도 외곽에 빈공간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빈공간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상대팀은 보다 부드러운 볼 로테이션과 손쉬운 찬스를 많이 잡게 되어서 쉬운 농구를 할 수 있게 됐다.(어시스트 허용 3위 22.41개)

상대팀이 볼이 잘 돌고 오픈 찬스를 많이 얻다 보니 문제가 많다. 골밑에서의 확실한 우위로 야투 허용율은 훌륭했지만 경기 내내 흐름을 장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빈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되면 아무래도 그런 부분을 메우는 데 힘을 쓰기 마련이고 일선 압박 또한 약해진다. 결국 일선 압박이 약해지게 되면서 턴 오버 유발 능력과 스틸 능력 또한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골밑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돌파를 저지하면서 상대팀의 공격 범위를 축소시키는 효과를 얻기 때문에(로우 포스트로의 진입을 줄이면서 상대팀의 공격 범위가 하이와 미들로 압축된 것이다.) 상대팀은 어느 정도 얻게 되는 외곽의 빈 공간을 가지고도 빡빡하고 좁은 범위만을 가지고 공격을 하게 된다. 즉, 빈 공간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 것은 모조리 사이드라인과 45도 외곽에서만 생기는 공간이고, 골밑과 탑에서는 공간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공격 범위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다.(때문에 3점슛이 강한 팀에게는 매우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상대팀의 야투율과 삼점슛 성공률을 확실하게 떨어뜨리는 데 성공하였다. 현재까지 상대팀에 허용한 야투 율은 43.4%로 9위이며, 3점 슛 허용률은 32.3%로 6위입니다. 지난 시즌에 허용한 야투 율이 46.1%로 18위, 3점 슛 허용률이 36%로 14위였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발전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이러한 수비를 하게 되면서 일선 압박이 약해지고 필라델피아의 자랑인 턴 오버 유발 능력과 스틸 능력이 감소했던 점이다. 최근에는 이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뤄내는 데 성공했지만 말이다. 선수들의 역할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동선의 겹침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서 보다 빈 공간을 줄여내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서 일선에서 걸리는 트랩의 위력이 증가하였고, 자연히 압박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스틸 개수와 턴 오버 유발 정도 또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8.40개로 1위이며, 스틸은 8.80개로 9위다. 스틸의 경우 순위는 조금 낮지만, 개수는 4위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보다도 높은 수치다.(지난 시즌 8.68개) 즉, 수비 로테이션이 시즌이 지날수록 점차 맞아 들어가면서 수비 조직력이 점차 본 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

영의 경우 헬핑 스피드와 대인 수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헬핑 시점을 잡는 감각이 상당히 뛰어나며, 로테이션 이해도가 매우 높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서 활용도는 그린보다도 높은 선수다. 이궈달라는 여전히 일선과 이선을 아우르는 훌륭한 로테이션으로 팀의 수비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고 있다. 거기에 일선에서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밀러와 전방위 수비를 펼치는 두 빅맨의 플레이가 어우러지면서 현재 필라델피아의 수비력은 확실히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필라델피아가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팀임을 감안하면, 이런 발전은 분명히 이상적인 것이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줄어든 역습. 흔들린 팀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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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에는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역습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졌다. 거기에 선수들의 야투 컨디션이 올라가지 않으면서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역습 기회는 줄어들고, 하프코트 오펜스 또한 제대로 안 되던 상황에서 칙스 감독은 트렌지션 오펜스 시도 증가라는 해법을 들고 나왔다. 일단 리바운드 자체는 안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트렌지션 상황 자체는 많이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초반 네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의 속공 점수는 18-22-23-18점이었다. 이 당시 상대에게 얻어낸 턴 오버 개수가 7-10-9-19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역습 상황 자체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 속공 점수는 상당히 높은 점수라 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속공 시도들이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과도하게 늘어난 턴 오버 개수 때문이다.

초반 다섯 경기에서 턴 오버를 얻은 개수는 7-10-9-19-14개인 반면, 턴 오버를 범한 개수는 무려 17-18-19-18-25개나 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얻어낸 턴 오버의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며, 결국 이것이 패배를 불러온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너무 많은 턴 오버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쉬운 득점을 너무 많이 내어주었다.)

시즌 기록으로 봐도 이것은 극명히 드러난다. 현재 필라델피아는 턴 오버 개수는 16.68개로 리그 6위인 반면,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5.16개로 11위에 불과합니다. 즉, 경기당 필라델피아가 상대팀보다 1.41개나 턴 오버를 많이 범하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시즌 성적에 여실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필라델피아는 대체 왜 이렇게 턴 오버를 많이 범하는 것일까요?

일단, 그 이유 중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사라진 역습 기회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속공의 거의 대부분을 역습으로 해결하던 팀이었다. 수비가 굉장히 탄탄했고, 특히 턴 오버를 유발하고, 스틸을 해내는 데에 있어서는 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능력을 가진 팀이기도 하였다. 때문에 역습 상황들을 많이 얻어낼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회들을 잘 살려 손쉬운 득점을 해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의 속공은 지난 시즌과는 많이 달라졌다. 속공 자체는 많지만 이것 중 역습 상황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시즌 초반 8경기에서 얻어낸 턴 오버 개수는 7-10-9-19-14-10-14-14개에 불과하며 스틸 또한 형편없었다. 12경기가 지난 현재, 시즌 기록은 스틸 6.83개(23위), 턴 오버 유발 개수 15.16개(15위)다. 지난 시즌 스틸 8.68개(4위), 턴 오버 유발 개수 15.71개(6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결국 역습 상황을 많이 얻지 못한 상황에서 여전히 많은 속공 시도 들은 상당수가 턴 오버들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역습 찬스에서 가장 뛰어난 속공 피니셔중 하나였던 그린이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이선에서 속공을 주도하던 에반스도 벤치로 이동하면서 속공시의 패턴 플레이에 약간의 변화가 오게 됐다. 브랜드라는 뛰어난 피니셔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플레이 방식에 서로 익숙지 않다보니 실책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항상 최 일선에서 속공을 마무리하던 선수 한명이 빠지면서 효율성이 조금 줄어든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그린은 주전 선수 중 가장 일인 속공 능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이번 시즌에는 이러한 부분을 이궈달라가 메워줘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수비의 팀이다. 수비로 경기를 제압하는 성향의 팀이고,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이끌어내는 팀이다. 하지만, 수비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역습이 잘 안 나오다 보니 무리한 속공이 늘어나고 있다. 선수들 간의 속공 호흡 또한 좋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턴 오버만 양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문제점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수비력이 향상된 것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의 턴 오버 유발 개수는 18.40개(1위)다. 다섯 경기에서 당당히 턴 오버 유발 개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틸 능력 또한 작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8.80개를 기록하면서 리그 9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이 수치는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증가된 개수다.(지난 시즌 8.68개, 4위)

사실 아직까지도 일선 압박 자체는 작년 수준의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거기에 이궈달라와 에반스가 주도하던 이선에서의 트랩(일선 압박에 연계되는, 즉 일선 압박이라고도 볼 수 있는) 또한 이궈달라의 포지션 변경과 에반스의 벤치 행으로 인해서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로우 포스트가 단단해지면서 골밑에 빈 공간이 생기던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선수들이 현재 포지션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이선부터 일선까지 수비 공간 자체가 빡빡해지고 있다. 작년 수비의 초점이 일선에 맞춰져 있었다면 올 시즌의 수비는 로우 포스트에서 시작되는 느낌이고, 이로 인해서 수비 공간이 굉장히 촘촘해진 것이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야투 허용 율이 낮아지고, 3점 슛 허용 율도 낮아지고 있다. 촘촘해진 수비 공간 덕분에 턴 오버 유발 개수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평균 스틸이 1개를 넘는 선수는 이궈달라 한명 뿐이다.(평균 1.4개) 지난 시즌 이궈달라 2.1개를 필두로 평균 1개를 넘는 선수가 무려 다섯 명이나 있었던 것에 비하면(밀러 : 1.3개, 에반스 : 1.1개, 루이스 윌리암스 : 1개, 테디어스 영 : 1개) 선수 개개인의 스틸 능력은 눈에 띄지 않지만(그만큼 지난 시즌 파워포워드 롤을 소화했던 두 빅맨인 에반스와 영의 수비 커버 능력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팀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자연스러운 턴 오버 유발과 이선 스틸 등의 스틸 개수는 더욱 증가했다는 것이다.

즉, 수비 조직력이 외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내 외곽 밸런스가 맞지 않았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수비 조직력이 내 외곽에 걸쳐서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지난 시즌 수비의 최고 약점들이었던 일선 압박 붕괴 시 수비 자체가 와해되었던 상황과 일선이 무너질 경우 달렘베어의 과도한 일선 견제가 나오면서 골밑에 무수한 빈 공간을 주었던 상황, 달렘베어가 높이에서 제압당하면 로우 포스트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수비 조직력이 와해되었던 상황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좋아진 것이다.

즉, 지난 시즌은 외곽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한쪽이 무너지면 대처가 힘들었지만, 올 시즌에는 내 외곽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면서 어느 한쪽이 무너져도 다른 쪽이 버텨줄 수 있어서 수비 조직력을 기복 없이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브랜드 영입 시 가장 크게 기대했던 부분인 수비력의 향상이 시즌 12경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야 어느 정도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비력의 향상은 자연스럽게 역습의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역습 횟수가 늘어나면서 시즌 초반에 비해서 무리한 속공이 줄어들었고, 이것은 고스란히 턴 오버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최근 다섯 경기 턴 오버 개수 : 14.40개, 공동 11위)

경기당 상대팀보다 4.40개나 적은 턴 오버를 기록하고 있고, 이것은 팀의 전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최근 다섯 경기 4승 1패) 시즌 12경기가 지난 지금에서야 드디어 필라델피아다운 농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글은 시리즈 형식으로 계속적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이번 컬럼에서는 필라델피아의 수비력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컬럼에서는 필라델피아의 공격 전술에 대해서 언급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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