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POINT GUARD 2009. 9. 28. 15:55

뉴올리언스의 내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트레이닝 캠프 개막을 목전에 둔 지금, 새로운 뉴올리언스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들이 강력한 챔피언 컨텐더이기 때문이 아니다. 한 때 샐러리 문제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보이던 뉴올리언스의 팬들에게는 '새로움'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설레이는 오프 시즌이 되고 있다. 과연, 새로운 뉴올리언스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Okafor Holds Off Nesterovič
Okafor Holds Off Nesterovič by FLC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1. 에메카 오카포

에매카 오카포. 아마도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뉴올리언스 팬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일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오카포는 타이슨 챈들러와의 맞트레이드로 뉴올리언스에 합류했다. 챈들러가 뉴올리언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수많은 팬들의 기대와 우려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오카포는 뉴올리언스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리바운드
오카포가 가장 먼저 해결해줘야 하는 문제는 바로 리바운드다. 지난 시즌, 챈들러가 부상으로 사실상 전력외 선수가 되면서 가장 큰 문제가 된 것이 바로 리바운드였다. 45경기 출장에 그친 챈들러를 제외하면, 팀 내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데이비드 웨스트로 경기당 평균 8.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웨스트 다음으로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낸 선수는 다름 아닌 크리스 폴. 그는 경기당 평균 5.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6-0의 폴이 팀 내 리바운드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웨스트가 리바운드에 강점을 가진 선수는 아니라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오카포는 팀 내 메인 리바운더로써의 역할을 수행해줘야 한다.

오카포는 데뷔 이후 매년 경기당 평균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리그 리바운드 수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수준의 수치는 아니지만, "꾸준함"이라는 덕목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그리고 바로 이 "꾸준함"이야 말로 뉴올리언스가 바라고 원하는 것이다. 사실상 챈들러가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해줬다면 오카포를 영입할 이유가 없다.
챈들러와의 연장 계약을 논의하고, 그가 계속해서 팀의 메인 리바운더로써 군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챈들러는 또 다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고, 팀은 더이상 불안한 외줄타기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오카포는 챈들러처럼 폭발적인 리바운더는 아니지만, 매년 꾸준히 일정 수치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줄 수 있는 선수다. 오카포는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을만큼 압도적인 리바운더의 모습을 보이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뉴올리언스의 골밑에 안정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선수이며, 가랑비에 옷 젖듯이 시나브로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오카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몇몇 이들은 오카포 역시 부상 전력이 있는 불안한 선수라고 말하지만, 소포모어 시즌(26경기 출장)을 제외하고는 제법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지난 2년간 연속으로 82경기에 모두 출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일의 일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당장 지금의 모습만을 놓고 본다면 건강상의 이유로 팀을 이탈할 확률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덧붙이자면, 이번 시즌 오카포는 리바운드에 있어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낼 지도 모르겠다. 지난 시즌 동안 오카포의 골밑 파트너들은 나즈 모하메드, 사가나 좁 같은 이들이었다. 웨스트, 힐튼 암스트롱, 션 막스 같은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하던 챈들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리바운드를 기록할 수 있는 확률이 적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 같은 경우, 챈들러는 팀의 거의 모든 공격 리바운드를 전담하다시피 하며 팀 내 ORB% 부문에 있어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해오던 것에 반해, 오카포는 팀 내 ORB% 수치가 매년 3~4위 수준에 머물러왔다.

커리어 평균 3.7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는 오카포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재주가 없다는 말은 실례다. 골밑 파트너들과 공격 리바운드를 나눠잡았다고 해석하는 쪽이 무리가 덜할 것이다. 뉴올리언스 입장에서는 조금 씁쓸한 이야기지만, 이번 시즌의 오카포는 자의든 타의든 더이상 리바운드를 나눠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06-07 시즌 이후 처음으로 평균 11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기록할 확률이 높으며, 앞서 언급했듯이 리바운드 부문 커리어 하이를 작성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비교를 통해 "챈들러가 오카포보다 위력적인 리바운더다"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Perkins Guarding Paul
Perkins Guarding Paul by Eric Kilby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공격
2008-09 시즌의 뉴올리언스가 가장 처참한 실패를 맛보았던 것이 바로 '공격'에 관한 것들이다. 크리스 폴의 과부하 현상을 방지하고자 여러가지 패턴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오카포의 가세는 다소 정체되어 가는 뉴올리언스의 공격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오카포의 영입이 확정된 이후, 공격 측면에서 적잖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러자 많은 이들이 "오카포에게 득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라는 반문을 해왔다. 맞다. 오카포에게 "스코어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당장 오카포가 20-10을 기록해줄 것이라고는 조금도 기대하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것은 오카포의 "스코어링"이 아닌, 뉴올리언스의 "공격"에 대한 것이다.

오카포로 인한 공격 파생 효과를 이야기 할 때면, "오카포는 단독으로 로우 포스트를 공략할 수 있다" 라는 말을 즐겨한다. 이 말은 오카포가 샤킬 오닐이나 팀 던컨처럼 포스트 업을 통해 20~25점을 득점해 줄 것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말 그대로 '혼자서 공을 가지고 골밑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게 무슨 대수냐고?

지난 08-09 시즌 뉴올리언스가 '공격' 부문에 있어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이유는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공격 패턴의 개발은 폴의 과부하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 되었다.

해서 팀이 꺼내든 카드는 로우 포스트 플레이어들의 새로운 활용법들이었다. 이 중 챈들러의 활용에 있어서 팀은 두 가지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하나는 챈들러의 컨트롤 타워化, 다른 하나는 챈들러의 단독 로우 포스트 공략이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실패'였다. 특히 단독 로우 포스트 공략은 그야말로 암담했다. 포스트업 스킬은 좀처럼 향상되지 않았고, 불안한 드리블링은 이내 실책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런 스캇이 고집스럽게 챈들러를 통한 로우 포스트 공략을 시도한 것은, 모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구호처럼 "안되도 되야하는" 미션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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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6717 by Keith Alliso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챈들러가 팀의 공격에 공헌하는 장면은 폴과의 콤비 플레이,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폴과의 픽앤롤 플레이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바꿔 말하면, 챈들러가 팀의 공격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폴이 함께 해야만 했다. 그것도 단순히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는 수준이 아닌, 픽앤롤 플레이가 시전되었을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폴과 챈들러의 픽앤롤 플레이가 시작되고 멋진 앨리웁으로 공격이 마무리 될 때면, 챈들러의 경우 상대팀의 포인트 가드(폴의 매치업 상대)를 등에 지고 뛰어오르거나 완벽한 노마크 찬스를 포착하여 득점에 성공해왔다. 하지만 그 반대쪽에서 드리블을 하는 폴은 상대팀의 센터(챈들러의 매치업 상대)를 끌어 안으며 드리블을 하거나, 자신에게 더블 팀/트리플 팀을 붙여놓고서야 노마크가 된 챈들러에게 패스를 할 수 있었다. 분명 폴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워낙에 폴이 쉽게 플레이를 성공시킨 탓에 편해보이는 것 뿐이다).

그나마도 폴이 벤치에 앉아있는 상황에서는 활용 불가능한 패턴이기에, 폴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챈들러의 공격 공헌도는 '0'에 수렴하기 시작한다. 오카포는 다르다. 그에게 공을 맡겨 놓고 그 다음을 생각할 수 있다. 직접 로우 포스트 득점을 시도해도 되고, 오카포가 볼을 지키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득점을 노릴 수도 있다.

폴도 마찬가지다. 오카포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고 기회를 엿보거나, 제2/제3의 패턴 플레이를 지시할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간결하게 말하자면, 팀의 주전 센터를 활용하기 위해 굳이 스크린을 타고 페인트 존으로 돌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좋지 아니한가?

게다가 오카포는 반드시 폴과 함께 해야 하는 타입의 선수도 아니다. 데런 칼리슨도, 바비 브라운도, 모리스 피터슨이나 데빈 브라운도 오카포와 함께 공격할 수 있다.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고, 빈 자리를 향해 움직일 수 있는 가드라면 누구든지 오카포와 함께 공격할 수 있다. 폴이 벤치에 앉아있는 상황에서도 팀의 주전 센터를 활용한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카포는 폴이 1차적으로 수비진을 흔들어주지 않아도, 이미 세팅이 되어 있는 상대 수비진을 상대로도 공격을 시도할 수 있는 선수다. 어찌보면 참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이지만, 그 동안의 뉴올리언스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웠던 일들이 이제는 가능하게 되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오카포가 20-10을 기록하며 팀 내 골밑 득점을 전담하리라 기대하진 않는다. 잘해봐야 폴과 웨스트에 이은 팀의 세 번째 공격 옵션에 지나지 않을 선수다. 화려한 무브먼트로 팀의 공격을 이끌 선수는 분명 아니다. 공격에 있어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란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팀공격에 있어 높은 활용도를 갖는 선수라는 점에는 지금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챈들러와의 픽앤롤 플레이가 사라지면, 폴이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이들에게 말씀드린다. 사실 폴은 이미 08-09 시즌에 챈들러와의 2:2 플레이를 배제한채 플레이했다. 실제로 많은 뉴올리언스 팬들이 "왜 픽앤롤을 하지 않는 것이냐!" 라는 성토를 하곤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폴이 어떤 모습을 보였던가? 챈들러의 부재로, 픽앤롤 플레이의 실종으로 인해 무너져내렸던가?

물론 챈들러의 존재가 폴을 보다 높은 단계로 이끌어줬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챈들러가 없다고해서 폴이 힘없이 주저 앉을만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폴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다. 사실 데뷔할 당시의 폴은 오픈 코트 활용과 트랜지션 게임 능력을 높이 평가 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지공 팀인 뉴올리언스에 완벽히 녹아들어 플레이하고 있지 않은가? 챈들러의 부재로 인한 폴의 부진을 우려하는 것은 필요 이상의 걱정이다. 아, 그리고. 오카포 역시 픽앤롤에 능한 선수다.


Julian Wright
Julian Wright by Keith Alliso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2. 줄리안 라이트

오카포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다음 순서는 응당 이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줄리안 라이트. 수많은 뉴올리언스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영건. 팀 내 유일의 스카이워커. 하지만 기대만큼의 실망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던 애증의 존재.

트레이드나 드래프트 소식을 제외한다면, 오프 시즌 동안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소식은 단연 라이트에 관한 것이었다. 서머 리그가 시작될 무렵, 스캇이 인터뷰를 통해 라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남겼다. 그것은 페자 스토야코비치를 대신해 스타팅 포워드로 게임에 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라슈얼 버틀러가 트레이드 된 이후 슈팅 가드로 전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지만, 최근 트레이닝 캠프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스캇 코치가 라이트에 대해 입을 열었다. 라이트는 팀의 주전 스몰 포워드로 출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 스토야코비치와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이라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이로써 확실해 진 것은 두 가지. 더이상 라이트가 듀얼 포워드로 기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스몰 포워드로의 정착), 이번 시즌에야말로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평소 라이트의 기용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불만들을 한 번에 해소시킬 수 있는 움직임이다.

라이트의 플레이가 다소 불안정했던 것은 사실이다. 공격의 경우 컨디션에 따라서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다가도, 평범한 미들점퍼를 에어볼로 날려버리기도 했다. 한 두차례의 작은 실수에 크게 위축되어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슛찬스를 잃기도 했다. 수비도 마찬가지. 날로 향상되는 대인 방어에 비해 팀디펜스에 대한 움직임은 다소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본인의 실수로 오픈 찬스를 내준 뒤에는 어김 없이 수비 실수를 범하곤 했다. 강점을 보이는 대인 방어 역시 기복이 심했다. 하지만 이럴 수록 보다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다소 자신감이 없어보이는 라이트의 경우는 몇 차례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캇은 라이트가 실책을 저지르기 무섭게 그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메인 포지션인 스몰 포워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지 않았다.

'새로운 시도'라는 명목하에 때로는 스몰 포워드, 때로는 파워 포워드로 출장했으며 지난 서머 리그에서는 포인트 가드의 롤까지 테스트 받아야 했다. 제한된 출장 시간, 한 두 차례의 실수에도 곧바로 벤치에 주저 앉게 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포지션에 대한 테스트까지 이뤄졌으니 뭔가를 보여줄래야 보여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계속되는 악순환의 고리 속에 실망스러운 시즌 종료를 맞이했던 라이트였다. 그의 더딘 성장 곡선에도 아직까지 그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만약 라이트가 스스로의 가능성을 폭발시키며 한 단계 도약하는 시즌을 보낸다면, 뉴올리언스는 지난 수년간 그토록 염원하던 '운동 능력 넘치는 슬래셔'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정적이고 폴의 드리블링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팀공격에 있어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줄 것이다. 이미 대인 방어에 있어서는 실전력으로써의 검증을 끝마치고 있는 단계이기에, 팀을 대표하는 또 한 명의 얼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라이트가 주전 멤버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스토야코비치를 벤치 득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벤치 뎁스와 팀공격력을 동시에 보완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그아말로 "라이트만 터져준다면" 뉴올리언스는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진 팀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2009-10 시즌, 뉴올리언스의 개막전 주전 스몰 포워드는 과연 누구일까? 스토야코비치?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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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젊은 농구, 공격 농구... 스캇의 선택은?

베테랑을 중요시하고, 선수 기용에 변화의 폭이 매우 적으며, 좀처럼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바이런 스캇. 하지만 그런 스캇도 이번 시즌만큼은 고집을 꺾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팀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6명이나 되고, 수많은 베테랑들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라이트의 주전 출장 가능성'에 대한 인터뷰도 이런 변화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설령 라이트가 주전 포워드로 출장하지 못하더라도, 지난 시즌에 비해 월등히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폴의 백업이자 팀 내 두 번째 포인트 가드 자리에는 루키 칼리슨이 자리하고 있고, 마커스 쏜튼 역시 버틀러가 떠나간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 적잖은 임무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선수는 아마도 스캇의 아래에서 플레이했던 루키들 중 리차드 제퍼슨과 폴 이후 가장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선수들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어린 선수들을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팀컬러에도 조금의 변화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철저한 지공과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던 뉴올리언스였으나, 다가오는 09-10 시즌에는 보다 공격적이고 빠른 템포의 농구를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지금의 뉴올리언스는 특유의 팀디펜스(무한 더블팀 - 로테이션)에 필수불가결 요소였던 챈들러가 팀을 이탈했기에 팀디펜스를 전반적으로 손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지금, 새로이 합류한 선수들의 면면이나 서머 리그에서의 모습들을 보건데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공격의 비중을 상향 조정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서머 리그에서의 모습들을 되뇌여보자. 칼리슨의 경우, 수비에 강점이 있으며 안정적인 농구를 한다는 장점을 가진 선수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서머 리그에서의 칼리슨은 세간의 평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과감한 드리블로 상대의 페인트 존을 노렸으며, 돌파에 이은 플로터로 직접 득점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폴의 백업으로써 에릭 스노우 같은 스타일의 선수가 될 것이라던 스카우팅 리포트가 무색하게도, 서머 리그에서의 칼리슨은 차라리 앨런 아이버슨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게다가 이것이 철저히 벤치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쏜튼도 마찬가지. 쏜튼은 서머 리그 루키 득점 1위를 차지하며 공격력을 뽐냈다. 쏜튼은 본래 공격력이 좋은 선수가 아니었냐고? 맞다.

쏜튼에게서 발견한 특이점은 단순한 득점력이 아닌, 포인트 가드로써의 롤을 수행하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는 것이다. 쏜튼이 대학시절 포인트 가드로 플레이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NBA 레벨에서 포인트 가드의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런 쏜튼에게 포인트 가드의 롤을 시험했다는 것 역시 나름의 시사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억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스캇은 점수 쟁탈전을 펼칠 때면 반드시 두 명의 볼핸들러를 기용하곤 했다. 한 때 지겹도록 언급했던 "보조 볼핸들러"라는 존재가 그것이다. 제이슨 키드에겐 케리 키틀즈가 있었고, 배런 데이비스에겐 스피디 클랙스턴이 있었으며, 폴에게는 자네로 파고가 있었다.

스캇은 두 명의 볼핸들러를 기용하며 순간적으로 게임의 템포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점수 쟁탈전을 펼치곤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보조 볼핸들러"로 활약해줬어야 했던 선수들(안토니오 다니엘스, 데빈 브라운)이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해서 스캇은 나름의 공격 전술을 시도해 볼 겨를조차 없었다. 칼리슨과 쏜튼이 서머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은, 여차 하면 폴과 함께 코트에 나서서 "보조 볼핸들러"의 역할을 수행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 쏜튼의 경우, 과거 파고가 수행하던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 유닛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 최근 팀에 합류한 바비 브라운 역시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을 통한 페네트레이션을 주무기로 하는 공격형 선수다. 다리우스 송가일라 역시 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이며, 아이크 디오구 역시 공격형 선수다.

09-10 시즌의 뉴올리언스는 보다 젋고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구사할 수 있는 팀이 되었다. 남은 것은 스캇 코치의 결단이다. 이번 시즌은 스캇과 뉴올리언스의 계약이 만료되는 해이다. 과연 스캇이 임기 마지막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평소처럼 베테랑 위주의 안전한 플레이를 펼칠 것인지, 과감하게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보다 에너지 넘치는 농구를 보여줄 것인지...

일단 최소한의 필요 요소들은 충족되었다. 09-10 시즌의 뉴올리언스는 보다 높이 뛰어오르고, 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팀이 되었다. 결국 모든 것은 스캇의 손에 달린 셈이다. 과연 우리는 '달리는 뉴올리언스'를 볼 수 있을까?


4. 마치며

09-10 시즌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전혀 새로운 '신상'팀이 되어 돌아올 뉴올리언스. 기대만큼 우려도 크고,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임은 틀림 없다. 하지만 한 때 샐러리 문제로 팀이 공중 분해 되는 것은 아닐까 노심 초사 하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멋진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시즌은 뉴올리언스 팬들에게 충분히 즐거운 1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모든 걱정 근심은 접어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즌 개막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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