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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닉스의 네이트 로빈슨(25, 177cm, 뉴욕 닉스)이 2년 만에 덩크 챔피언에 등극했다. 로빈슨은 디펜딩 챔피언 드와이트 하워드와 치열한 경합 끝에, 네티즌 투표에서 52%의 지지를 얻으며 마지막에 웃었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하워드였다. 하워드는 특별히 제작된 골대와 슈퍼맨 복장으로 환복하기 위해 공중전화부스까지 준비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붉은 망토를 걸치고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하워드의 우승은 확정된 듯 보였다. 

하지만 알찬 준비물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작년만 못했다. 정규림 보다 높은 골대에서 엄청난 탄력으로 투핸드 덩크를 성공시킨데 이어, 프리드로우 라인 덩크까지 시도하는 강수를 두었지만 결국 장신선수들의 딜레마였던 투박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로빈슨은 하워드의 특허 아이디어였던 슈퍼맨을 역으로 이용하는 기발함을 보이며, 심사위원단과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결승 라운드를 앞두고 라커룸으로 사라진 로빈슨은 관중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는데, 이는 사전에 계획된 아이디어를 위한 일보퇴장이었다. 영화 슈퍼맨에서 클락 켄트의 약점인 녹색 크립톤나이트에서 영감을 얻은 로빈슨은,  초록색으로 제작된 뉴욕 닉스의 3번째 유니폼과 녹색 암슬레이브로 슈퍼맨 하워드를 잡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06년 올스타전 당시, 스퍼드 웹을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는 로빈슨은 올해도 하워드를 골밑에 세워두며, 챔피언을 넘어 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로빈슨은 왼손으로 하워드의 어깨를 짚고 멋지게 성공시키며 덩크왕을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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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3번째로 2년 연속 덩크왕을 노렸던 하워드는 “로빈슨은 정당하게 승리했고, 팬들도 좋아했다. 우리는 좋은 쇼를 선보이게 위해 노력했다. 그것이 올스타전이고 누가 이기든 지던 상관없다” 며 운을 뗀 뒤 “난 실망하지 않았다. 로빈슨은 정말 잘했다. 하지만 단신선수가 아무래도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로빈슨이 어렵게 성공시킨 덩크들은 내겐 쉬워보였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용병으로는 대회역사상 최초로 이름을 올린 루디 페르난데스도 선전했지만, 실패가 너무 많이 누적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최초의 스페인 용병이었던 古 페르난도 마틴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준비한 페르난데스는, 첫 번째 시도에서 비하인드 1인 앨리웁 덩크로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자국동료인 LA 레이커스의 파우 가솔과 호흡을 맞춘 2차 시기에서 제한시간을 모두 소진하여 감점을 받았다. 뛰어난 탄력을 지니고 있는 J.R 스미스도 4년 만에 콘테스트에 돌아왔지만 별다른 임펙트를 남기지 못한 채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한편 르브론 제임스는 EPSN의 셰릴 밀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대회 슬램덩크 콘테스트 참가의사를 피력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3점왕은 신예 대콴 쿡(22, 195cm, 마이애미 히트)이 차지했다. 쿡은 결승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라샤드 루이스의 부진으로 손쉽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쿡은 “이 콘테스트가 내가 뛰어난 3점 슈터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입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예감했다. 오늘밤 내 스스로 목표를 달성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래리 버드와 크레익 하지스에 이어 역대 3번째로 3연패를 노렸던 제이슨 카포노는, 2라운드에서 단 14점에 그치며 미끄러졌다.  

최고의 스킬왕을 가리는 스킬챌린지에서는 드래프트 전체 1번 픽에 빛나는 데릭 로즈(21, 191cm, 시카고 불스)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로즈는 “훌륭한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소감을 밝혔다. 로즈는 뉴저지 네츠의 데빈 해리스와 경합을 벌인 결승전에서 리버스 투핸드 덩크슛을 꽂아 넣으며 함성을 이끌었다.

한편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토니 파커는 관중들의 야유세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전야제가 열린 피닉스는 샌안토니오의 라이벌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피닉스를 가로막은 샌안토니오였기에, 파커가 환영받지 못한 손님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파커가 50.8초로 미션을 마치며 꼴찌가 확정되자 환호성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

실로 오랜만에 부활한 홀스(H-O-R-S-E) 대회는 차세대 포워드 케빈 듀란트가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2관왕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어제 열린 루키챌린지에서 대회기록인 46점을 작성하며 MVP를 받은데 이은 경사였다. 실외 야외코트에서 치러진 홀스는 듀란트를 위한 대회였다. 하프코트 중앙선 바로 뒤에 위치한 관람석에서 장거리 슛을 적중시킨 듀란트는 연이은 장거리포로 특급신인 O.J. 메이요와 올스타 가드 조 존슨의 진땀을 뺐다.

전설적인 은퇴선수들과 WNBA 선수들이 함께 호흡하는 슈팅스타에서는 디트로이트 팀이 승리했다. 이로서 디트로이트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2회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2007년 올스타전에서 당시 첸시 빌럽스와 빌 레임비어, 스윈 캐쉬 팀이 우승한 바 있다. 가장 어려운 하프코트 슛은 디트로이트 쇽스의 스타 케이티 스미스에 의해 결정됐다.

처음 5구역에서 13개의 슈팅시도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디트로이트는, 최종 지점에서 단 3번의 시도로 마무리를 지었다. 피닉스 팀은 왕년에 3점 전문슈터로 이름을 날린 댄 말리와 선즈의 식스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레안드로 발보사까지 동원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진하여 안방잔치에 실패하였다.

내일 열리게 되는 제 58회 NBA 올스타전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 US 에어웨이 센터에서 열린다. 국내 방송사인 MBC ESPN은 생중계로 안방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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