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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슛의 달인들이 모여 대결을 벌이는 3점 슛 콘테스트는, 전야제의 막을 여는 대표이벤트 중 하나다. 슬램덩크 콘테스트에 이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는, 지난 1986년 댈러스 올스타전을 시작으로 무려 22년이라는 세월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본 콘테스트는 세계적인 통신업체 ‘AT&T(Long Distance)'에 오랫동안 후원을 받아왔는데, 이는 장거리 시외전화(Long Distance)와 장거리 슛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절묘한 스폰서 선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스폰사는 스포츠 전문 의류업체인 풋라커로 변경됐지만, 데이비드 스턴 총재와 NBA 사무국의 뛰어난 사업수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3포인트 슛아웃은 어찌 보면 단순한 슈팅대결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래리 버드, 제프 호나섹, 스티브 커 등, 3점 슛의 대가들은 해마다 신들린 슈팅을 선사하며 볼거리를 만들어왔다. 과거 버드와 하지스는 각각 3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롱런한 바 있고, 2000년대  초반 두각을 보인 페이자 스토자코비치를 시작으로 토론토 랩터스의 제이슨 카포노가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이번 3점 슛 콘테스트에서는 카포노가 대회 역사상 3번째로 3연속 우승을 달성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카포노의 우승 가능성은 얼만큼이며, 그에 필적할 대항마는 누가 있을까?


3점 슛 콘테스트의 룰과 진행 방법은?

해마다 조금씩 개정되는 타 대회의 룰과는 달리 3점 슛 콘테스트가 변하는 것은 참가자 수와 상금액수 정도가 유일하다.

참가자들은 제한 시간 1분 안에 총 25개의 슛을 던져야 한다. 정규 룰과 마찬가지로 부저소리가 울린 이후 손에서 떠난 슛은 인정되지 않는다. 양쪽 베이스라인과 45도 지점, 그리고 탑 써클에서 각각 5차례 시도를 하게 되는데, 파랑과 빨강, 흰색으로 구성된 과거 ABA 공인구를 성공시킬 경우 2점이 부여된다. 이른바 ‘머니볼‘이라고 불리는 이 멀티칼라 볼은 반드시 주황색 일반 공인구 4개를 모두 쏜 뒤에 시도가 가능하며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총점은 30점이며 1라운드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한 3명의 선수가 2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만약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24초의 연장전을 치러 승자를 가리게 된다. 이렇게 추려진 3명의 예선 통과자들은 최종 결승전으로 향한 2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최후에 남은 두 명의 선수들이 트로피를 향한 마지막 경합을 벌인다.

경기 진행시 심판이 맡는 역할은 많지 않다. 비디오가 있지만 심판의 육안으로 참가선수들이 3점 라인을 밟았는지, 또는 부저가 울리며 시도한 슛이 과연 정당한 득점인지를 판단한다. 1차 검증을 마치면 모호한 상황의 경우 비디오 판독을 통해 번복이 가능하다.


정규시즌 성적과 무관한 3점 콘테스트

시즌 성적을 토대로 대회 성적을 예상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물론 역대 우승자들을 살펴보면 3점 슛 성공률 순위에서 리그 상위를 차지하는 선수들이 다수였지만,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물을 먹은 사례도 적지 않다. 3점 슛의 대명사로 불리는 레지 밀러가 그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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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는 1989년 휴스턴 올스타전에서 첫 발을 내딛었지만, 준결승전에서 단 11점으로 혹독한 첫 경험을 치러야 했다. 이듬해 1990년 마이애미 올스타전에서는 처음으로 결승 고지를 밟았지만, 시카고의 크레익 하지스에게 1점차로 석패한데 이어 1994년 미네아폴리스 올스타전에서는 1라운드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1995년 피닉스 올스타전에서 4수생으로 도전장을 내민 밀러는, 결승전에서 홈팬들의 노골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글렌 라이스에 타이틀을 내주며 결국 3점 슛 콘테스트 우승의 한을 풀지 못한 채 은퇴해야 했다. 정규시즌과 올스타전 콘테스트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셈이다.

참여에 의의를 두는 ‘3점 슛 비전공’ 선수들의 경우도 있는데, 이와 같은 케이스는 보통 슈퍼스타급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경우다. 선수생활 초기에 3점 슛이 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1990년 마이애미 올스타전에 참가하여, 역대 최저 점수인 5점으로 자존심을 구긴 전력이 있다. 반면 시카고의 벤치 멤버였던 하지스는 본인의 첫 번째 우승을 거머쥐며 이름을 만천하에 알려 명암이 갈렸다.

9년 전, 오클랜드에서 치러진 콘테스트에 처음 참가한 알렌 아이버슨은, 전형적인 3점 슈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본인의 각오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팬들의 기대는 그의 우승이 아닌, 콘테스트에 참여한 아이버슨의 모습 그 자체였을 정도였다. 결국 천하의 아이버슨도 제한 시간 안에 모든 슛을 쏘지 못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97년 챔피언이자, 역대 3점 슛 성공률 1위에 랭크돼있는 스티브 커는 최근 피닉스 선즈에 마련된 블로그에서 “60초에 25개의 슛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연습 시에 실제 수비가 있다고 생각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야한다”며 콘테스트에 대한 노하우를 전하였다.


이번 대회 전망과 참여자는?

먼저 이번 콘테스트의 참가자들과 룰을 살펴보도록 하자.     

참가자_ 마이크 비비(애틀랜타 호크스 / 41.3%), 대콴 쿡(마이애미 히트 / 41.1%), 대니 그레인저(인디애나 페이서스 / 39.8%), 제이슨 카포노(토론토 랩터스 / 42.2%), 라샤드 루이스(올랜도 매직 / 41.5%), 로저 메이슨(샌안토니오 스퍼스 / 44.9%)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후보는 역시 디펜딩 챔피언 카포노가 눈에 띈다. 지난 2번의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타이틀 방어에 대한 압박감이 생길 수는 있지만, 처음 출전하는 새내기들의 긴장감에 비 할 바는 아니다. 연속 우승에 대한 주위의 기대감은 접어두고, 본인의 리듬만 잘 찾는다면 카포노는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챔피언이다.

카포노의 뒤를 잇는 마이크 비비와 라샤드 루이스는 재수생들이다. 2000년 오클랜드 올스타전에서 당시 밴쿠버 그리즐리스 소속으로 참여한 비비는 15점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했지만,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려 1라운드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비비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점 슛 콘테스트는 보기보다 어려운 도전이다. 짧은 시간 동안 바삐 움직이고 많은 슛을 던지다 보면 숨이 찬다”며 출전 소감을 밝혔다. 루이스 역시 2001, 2004년도에 2차례 도전했지만 1라운드의 벽을 넘지는 못했기 때문에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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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름을 올린 세 명의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이는 샌안토니오의 로저 메이슨이다. 수비의 귀재 브루스 보웬을 대신하여 스타팅멤버로 낙점된 메이슨은, 3점 슛과 함께 클러치 능력으로 주가를 올리며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메이슨의 이 같은 활약은 수년 동안 팀의 해결사 역할을 담당했던 로버트 오리의 존재를 잊게끔 하고 있다. 위기에 더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메이슨의 강심장은 이번 콘테스트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입 참가자 대니 그레인저와 대콴 쿡도 기대되는 빼놓을 수 없는 다크호스다. 그레인저는 앞서 소개한 루이스에 이어, 경기 당 3점 슛 성공 순위 리그 전체 2위에 랭크 돼있다. 적지 않은 시도에 의한 산물일 수도 있겠지만, 4할에 가까운 고감도 성공률은 비난을 잠재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급 신인 마이클 비즐리와 함께 마이애미 벤치에서 알토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쿡은, 지난 시즌에 비해 무려 8% 가까이 성공률을 끌어 올리며 팀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3점 슛 콘테스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5일 오전 10시에 슬램덩크 콘테스트, 스킬 챌린지, 슈팅스타와 함께 MBC ESPN을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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