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HELTANT79 2009. 9. 28. 16:57

칠전팔도-클리블랜드의 FA 영입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클리블랜드는 오프시즌이 시작될 무렵 지니고 있던 가장 큰 트레이드 자산인 벤 월러스/사샤 파블로비치의 만기계약 카드를 샤킬 오닐 영입에 올인했고,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소위 '알박기'에 썼다. 대니 페리 단장이 일부러 말할 것도 없이 누구든지 클리블랜드가 오프시즌 FA시장에서 활발히 쇼핑에 나설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드래프트를 마감한 시점에서 클리블랜드가 FA 영입에 쓸 수 있었던 '실탄'은 다음과 같았다.

  • 미드레벨 익셉션(약 5.8백만 달러)
  • 바이애뉴얼 익셉션(약 2백만 달러)
  • 베테랑 미니멈 익셉션(최대 약 1백만 달러)

클리블랜드는 이들 카드를 이용해 장신 윙 플레이어, 득점이 가능한 파워포워드, 베테랑 가드 등을 영입하려 했다. 또한 옵트아웃을 통해 비제한 FA가 될 수 있었던 앤더슨 바레장과의 재계약도 성사시켜야 했다.

클리블랜드가 FA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선수들이 소문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중 상당수는 실제로 클리블랜드와 협상을 했고, 영입 성사 직전까지 간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대내외적인 요인 때문에 클리블랜드는 창단 이후 가장 분주한 여름을 보내야 했다. 이번 순서에서는 전력 강화를 위해 페리 단장이 FA 시장에서 겪은 일들을 살펴본다.



Mavs-Bucks


찰리 빌라누에바


인사이드의 지배자인 오닐이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자 가장 먼저 거론된 이름은 찰리 빌라누에바(당시 밀워키 벅스)였다. 그동안 오닐과 호흡을 맞춘 파워포워드들은 모두 중거리슛이 가능한 선수들이었다. 올랜도 시절의 호레이스 그랜트, 레이커스 시절의 그랜트와 로버트 오리, 마이애미 시절의 유도니스 하슬렘은 모두 오닐이 만들어준 미들레인지 공간을 잘 활용하며 우승을 일궈낸 '스트레치 파워포워드'였다. 클리블랜드는 주전 파워포워드 바레장의 미들슛 능력이 전무했기 때문에, 오닐 영입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스트레치 파워포워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211cm의 신장에 3점슛까지 가능한 빌라누에바는 이런 클리블랜드의 요구에 딱 맞는 선수였다. 특히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를 침몰시킨 올랜도의 라샤드 루이스에게는 최적의 대항마로 보였다. 팀의 에이스 르브론 제임스와는 어린 시절부터 또래 친구였으며 모리스 윌리암스와도 밀워키 시절 절친한 사이였음이 알려지며 빌라누에바 영입 가능성은 높아져갔다. 빌라누에바 역시 오닐이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직후 '클리블랜드는 나같은 선수를 원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클리블랜드 행에 큰 관심을 보였다. 퀄리파잉 오퍼 권한을 가졌던 밀워키가 재정 압박때문에 빌라누에바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자 클리블랜드가 5.8백만 달러의 미드레벨 익셉션을 모두 써서 빌라누에바를 영입할 것이란 추측이 기정사실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의 빌라누에바 영입 시도는 의외의 암초를 만나 좌절됐다. 당초 빌라누에바에게 미드레벨 익셉션 금액 이상을 제시할 수 있는 팀은 네 팀이었다. 이중 파워포워드가 필요한 팀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였지만 조 듀마스 디트로이트 단장은 유타의 올스타 파워포워드 카를로스 부저 영입에 주력하고 있었다. FA가 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던 부저는 새 팀과 거액의 계약을 맺을 걸로 예상되고 있었기 때문에, 클리블랜드의 빌라누에바 영입 경쟁 팀에 애시당초 디트로이트는 포함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FA 시장에서 원하는 만큼의 큰 계약을 이끌어낼 수 없음을 알게 된 부저가 유타 잔류를 선언하자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부저 영입 실패로 돈 쓸 곳이 없어진 디트로이트가 빌라누에바에게 연평균 8백만 달러의 장기계약을 제시했고, 벌써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은 것처럼 말하던 빌라누에바는 망설임 없이 디트로이트를 선택했다. 아직 젊은 빌라누에바는 금전적인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우승권 팀으로 갈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

FA 시장에서 처음으로 노린 빌라누에바의 영입에 실패하면서 클리블랜드의 FA영입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Pistons vs. Cavaliers


라쉬드 월러스/안토니오 맥다이스

어제의 숙적이 오늘의 동지로? 클리블랜드의 오랜 라이벌 디트로이트의 골밑을 지난 시즌까지 책임졌던 월러스와 맥다이스도 소문의 주인공이었다. 이들은 빌라누에바와 같은 수준의 중거리슛 능력을 지닌데다가 빌라누에바에게는 기대할 수 없는 수비력까지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어차피 오닐을 영입한 시점에서 클리블랜드의 목표는 '지금 당장 우승하기'가 되었으므로, 이들에게 2년 이상의 미드레벨 익셉션 계약을 제시해서 오닐의 파트너로 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FA 시장이 시작되 전부터 클리블랜드가 월러스에게 2년 계약을 제시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페리 단장은 월러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맥다이스에게는 다소 관심이 있었으나 미드레벨 익셉션을 모두 쓸 생각은 없었다. 보스턴 셀틱스의 빅3가 닥 리버스 감독과 함께 월러스를 방문해 보스턴행을 설득하는 동안 페리 단장은 월러스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라스베거스에서 다음에 언급될 론 아테스트와 트레버 아리자 스카우트에 전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맥다이스에게도 2백만 달러 가량의 바이애뉴얼 익셉션을 쓸 생각은 있었지만 미드레벨 익셉션을 쓸 생각은 없었다. 그러는 사이 월러스는 보스턴과, 맥다이스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다년계약을 맺으며 리그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Pacquiao and Cotto Press Conference


론 아테스트/트레버 아리자


FA 협상기간 첫 주동안 침묵을 지키던 페리 단장은 미국 독립기념일 주말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과 함께 라스베거스로 날아가 여러 FA를 만난 것이다. 조쉬 칠드레스, 션 매리언 등 여러 이름이 나왔지만 페리 단장이 진심으로 노린 것은 론 아테스트(당시 휴스턴 로케츠)와 트레버 아리자(당시 LA 레이커스)였다. 두 선수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원소속팀을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페리 단장은 둘 중 하나에게 미드레벨 익셉션 전액을 제시하면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미터대의 신장으로 강력한 수비력을 지닌 이 두 선수는 클리블랜드의 약점 중 하나인 장신 윙플레이어 부재를 말끔히 해결해줄 수 있을 걸로 생각되었다.

페리 단장은 먼저 아테스트와 접촉했다. 라스베거스에서 아테스트의 매니저와 만난 페리 단장은 미드레벨 익셉션 전액을 제시했다. 그런데 여기에 레이커스가 끼어들었다.
라마 오덤의 재계약을 앞둔 레이커스는 아리자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대신 아테스트와 접촉했다. 레이커스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클리블랜드와 같은 미드레벨 익셉션 전액 뿐이었다. 아테스트 급의 선수를 잡기에는 다소 부족한 금액이었으나 레이커스는 계약을 제안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아테스트 본인이 진작부터 레이커스행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곤 했기 때문이다. 오덤과 죽마고우이자 래퍼이기도 한 아테스트는 오덤과 헐리우드가 있는 LA를 동경하고 있었다. 2008 파이널에서 레이커스가 패배한 직후 샤워실에 들러 코비에게 '너를 우승시켜주겠다'고 말한 후 사라진 일화도 있었다. 아테스트는 클리블랜드행도 진지하게 고려했으나 결국 레이커스행을 선택했다. 오닐의 클리블랜드 입단식이 열렸던 6월 2일의 일이었다.

이제 레이커스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아리자는 클리블랜드를 비롯한 여러 팀과 협상을 벌였다. 클리블랜드는 아테스트 때와 똑같은 미드레벨 익셉션 전액을 제시했고, 주전 스윙맨 트레이스 맥드래디의 복귀가 불투명한 휴스턴 역시 똑같은 금액을 제시했다. 야오 밍까지 부상당한 휴스턴은 우승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전년도 우승팀 출신 아리자가 승리를 위해 클리블랜드를 선택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이번에도 헛물을 켰다. 아리자가 휴스턴행을 선택한 것이다. 올여름 FA 시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계약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판단한 아리자는 다음 계약을 위해 조금이라도 많은 역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우선시했고, 주전으로 나오더라도 르브론, 모리스 윌리암스, 오닐에 이어 네 번째 옵션에 불과할 클리블랜드보다는 팀의 기둥인 야오 밍과 맥그래디의 공백으로 많은 역할을 확보할 수 있는 휴스턴 쪽이 더 매력적이었다.

금전 문제도 클리블랜드의 발목을 잡았다. 클리블랜드와 휴스턴이 제시한 계약 조건은 5년간 34백만 달러로 같았지만, 소득세율 차이때문에 실수령액에서 차이를 보인 것이다. 클리블랜드가 속한 오하이오 주는 미국에서 소득세율이 가장 높은 주 중 하나인 반면, 휴스턴이 속한 텍사스 주는 소득세율이 가장 낮은 주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아리자가 클리블랜드로 올 경우 2백만 달러에 가까운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아테스트와 아리자의 계약 실패는 빌라누에바나 월러스/맥다이스 영입 실패 사례와는 성질이 달랐다. 빌라누에바는 불가항력에 가까운 연봉차이가 있었고 월러스와 맥다이스는 페리 단장 본인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아테스트와 아리자는 페리 단장이 직접 영입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것이다. 그것도 경쟁 상대와 똑같은 조건을 제시하고도 밀려났다. 협상력 부족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클리블랜드라는 팀, 클리블랜드라는 도시가 FA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비관론이 쏟아졌다. 그 와중에 클리블랜드에 와서 워크샵을 가진 첫 선수엿던 채닝 프라이는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기 위해 피닉스행 비행기를 탔고, 올랜도 매직이 에너지 넘치는 인사이더 브랜드 배스를 영입하는 등 경쟁팀들의 전력은 갈수록 강해져갔다.

이러다 아무도 못 건진 채 새 시즌을 맞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던 7월 중순, 페리 단장이 그때까지 잃었던 점수를 순식간에 만회하기 시작했다.


basquetebol
basquetebol by delima[dubem] 저작자 표시비영리


바레장 재계약


이번 여름 옵트아웃 권리를 가지고 있었던 바레장이 FA를 선언하자 적잖은 클리블랜드 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바레장은 2년 전에도 재계약에 난항을 겪은 끝에 시즌이 한참 진행된 다음에야 팀에 합류했고, 이때문에 클리블랜드 인사이드진에 전체적으로 과부하가 걸린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바레장은 준수한 벤치 플레이어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봉 천만 달러를 요구하며 버텼는데, 지난 시즌 주전 파워포워드로 올라서며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직후 FA를 선언한 것이다. 게다가 바레장의 에이전트는 악명 높은 댄 페건이었다. 팬들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페건도 이번만큼은 무턱대고 뻗댈 수 없었다. 당초 바레장과 페건이 FA를 선언하면서 기대한 연봉은 평균 천만 달러였는데, 경제 한파와 '2010 프로젝트'로 인해 올 여름 바레장에게 그런 거액을 안겨줄 팀은 없었던 것이다. 클리블랜드보다 많은 금액을 제시한 팀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바레장에게 계약을 제시한 팀이 없을 정도였다. 페건은 울며 겨자먹기로 클리블랜드로 돌아와 페리 단장과 마주앉을 수밖에 없었다.
바레장 말고도 FA 여러 명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었던 페리 단장도 바레장 재계약을 질질 끌 이유가 없었다. 결국 쿨할 필요가 있었던 페리와 페건은 협상 개시 며칠 만에 바레장 재계약을 쿨하게 발표했다.

바레장의 계약 조건은 6년 계약(마지막 해는 팀 옵션)에 총액 48.3백만 달러였다. 연평균 8백만 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이다. 다른 팀과의 계약에 실패하고 막다른 곳에 몰린 선수에게 너무 후하게 쳐줬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페리 단장은 바레장이 2010년 이후 르브론 의 동료로써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마지막 해 9.8백만 달러 중 약 7백만 달러는 비보장이다. 다시 말해 클리블랜드는 이제 27세가 된 바레장의 전성기 5년을 연평균 7.7백만 달러에 쓰고, 32세가 될 마지막 해에는 7백만 달러짜리 샐러리 비우기 카드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리블랜드로써는 결코 나쁜 조건이 아니다. 다년 계약으로 심리적 안정을 얻은 바레장도 올 여름 3년만에 처음으로 브라질 국가대표에 가세,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이며 브라질이 세계선수권 미주지역 예선에서 우승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바레장과 재계약함으로써 파워포워드 부재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페리 단장은 장신 윙맨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Anthony Parker told us in Hebrew
Anthony Parker by Nir Nussbaum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앤써니 파커/자마리오 문


페리 단장의 가장 큰 강점은 항상 '플랜 B'를 준비해놓고 있다는 점이다. 아테스트와 아리자 영입에 실패한 후에도 어김없이 플랜 B를 가동했다. 목표는 WNBA 슈퍼스타 캔디스 파커의 오빠로 유명한 앤써니 파커(당시 토론토)였다.

1975년생으로 34세을 맞은 파커는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유명한 선수다. 필라델피아와 올랜도에서 세 시즌을 보내고 유럽리그로 향한 파커는 이스라엘의 마카비 텔아비브에서 뛰며 이스라엘 챔피언십 5회, 이스라엘컵 5회, 유로리그 3회 우승을 이끌었다. 2005년에는 유로리그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페리 단장은 파커가 유럽에 있을 때부터 파커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파커가 오랜 유럽 생활을 마치고 NBA로 돌아왔을 때 적극적인 영입 노력을 펼쳤지만 파커를 데려오는 데는 실패했었다. 그로부터 3년 후 파커가 토론토와의 계약을 끝마치고 FA 가 되자 마침내 파커를 영입한 것이다. 토론토도 파커를 놓치기 아까웠지만 히도 터콜루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파커의 버드 권리를 포기하는 바람에 클리블랜드에 영입 기회가 온 것이다. 계약 조건은 미드레벨 익셉션의 일부인 2년간 총액 5백만 달러였다.

198cm의 스윙맨인 파커는 준수한 운동능력과 정교한 슈팅 능력, 견고한 수비력과 리딩까지도 가능한 패싱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다. 주 포지션은 슈팅가드지만 필요에 따라 스몰포워드와 포인트가드도 볼 수 있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다. 랜스 블랭스 부단장은 파커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인 선수'라며 '힘든 영입 경쟁을 극복하고 파커를 얻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파커 역시 클리블랜드에서 뛸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팀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커를 영입한 지 일주일 후, 페리 단장은 마이애미의 장신 스윙맨 자마리오 문을 영입하며 윙 플레이어 보강을 마쳤다. 문은 흔히 '빈자의 트레버 아리자'로 불리는 선수다. 아리자의 몸값(이번 여름 기준)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비슷한 활약을 해주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르브론이 쉬는 동안 상대 스윙맨을 막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클리블랜드는 203cm의 장신에 뛰어난 운동능력과 수비력을 갖춘 문의 가세로 커다란 구멍을 메운 셈이다. 피닉스 선즈의 포워드 맷 반즈 역시 클리블랜드 행을 희망했지만, 페리 단장의 선택은 수비력이 더 나은 문이었다.

아테스트나 아리자 한 선수에게 썼을 돈으로 파커와 문이라는 준수한 윙 플레이어 두 명을 영입한 페리 단장은 이제 파워포워드 보강으로 눈을 돌렸다.


Boston Celtics vs Denver Nuggets in Denver


리온 포우


션 메이(당시 샬럿 밥캐츠)와 하킴 워릭(당시 멤피스 그리즐리스)을 모두 지나치며 파워포워드 자원 보강에 관심이 없는 듯했던 페리단장은 누구도 예상 못한 계약을 터뜨렸다. 보스턴의 백업 인사이더 리온 포우를 미니멈 계약으로 영입한 것이다.

지난 시즌 무릎에 큰 부상을 입어 내년 2월까지 출장이 불가능한 포우는 보스턴이 자신에게 일찌감치 재계약을 제안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포우의 재기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한 보스턴은 포우에게 얼마를 제시해야 할 지 몰라 주저하고 있었고, 포우는 보스턴이 자신을 대우하는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감지한 페리 단장은 포우에게 미니멈 계약을 제시했다. 첫 해엔 0.84백만 달러, 2년째에는 비보장으로 0.91백만 달러라는 조건이었다. 달리 갈 곳이 없었던 포우는 승락 의사를 밝혔고, 그 후 포틀랜드와 댈러스, 멤피스, 그리고 보스턴이 뒤늦게 계약 의사를 타진했으나 스스로 남아일언 중천금을 외치는 포우의 결정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203cm의 단신 파워포워드인 포우는 리그에서 가장 터프한 선수 중 하나이다. 신장은 작은 편이지만 탄탄한 근육에서 뿜어져나오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골밑에서 볼을 잡으면 높은 확률로 득점으로 연결시킨다. 근성이 뛰어나 리바운드에도 능하고 탄탄한 몸을 이용한 골밑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다.

포우는 현재 생애 세 번째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중이다. 빨라야 1월 말에나 복귀할 수 있고 복귀한다고 해도 과거의 움직임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페리 단장의 포우 영입은 일종의 도박인 셈이다. 다만 리스크는 적고 배당은 높은 도박이다. 포우가 재기에 실패한다해도 클리블랜드가 잃는 것은 0.84백만 달러의 이번 시즌 확정 연봉 뿐이다. 하지만 재기에 성공해 2008년 파이널 2차전에서 14분 동안 21점을 올리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 골밑은 그 어느 팀보다도 강한 골밑이 될 것이다.

물론 대가는 있었다. 포우가 활약할 경우 출장시간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베테랑 파워포워드 조 스미스가 클리블랜드와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애틀랜타로 향한 것이다. 팀에서 거의 유일한 '스트레치 파워포워드'였던 스미스의 이탈은 페리 단장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겼다.


끝나지 않은 선수 영입

페리 단장은 우여곡절 끝에 장신 윙플레이어 두 명을 확보하는 한편 FA 선언을 한 바레장을 지켜냈다. 포우를 미니멈 계약으로 영입하며 모험수를 던지기도 했다. 굵직굵직한 FA들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놓치긴 했지만, 이후 영입한 멤버들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트레이닝 캠프를 맞이하면서도 페리 단장의 행보는 멈추지 않고 있다. 바레장, 포우와 계약했지만 아직 '스트레치 4번'의 공백은 남아있으므로 지난 시즌까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뛰었던 2년차 포워드 랍 커즈를 비보장 계약으로 초청했고, 대럴 잭슨 등의 비보장 카드를 이용해 베테랑 가드와 사인앤트레이드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2005년 클리블랜드 단장으로 취임한 이래 페리 단장은 '트레이드는 귀신, FA영입은 등신'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모리스 윌리암스 트레이드나 2008년의 빅딜 등으로 트레이드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래리 휴즈, 도넬 마샬, 데이먼 존스 등 이른바 '휴즈 패키지'와 장기계약을 맺는 등 FA 시장에서는 많은 오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런 페리 단장이 이번 여름 드디어 승부수를 던지며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여름을 보냈다. 시즌이 시작되면 페리 단장의 FA 영입이 이번에는 '귀신'일지 '등신'일지 모두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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