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승 12패. 후반기 필라델피아 76ers의 성적입니다.
생각보다는 승률이 높지는 않구나. 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마지막 네 경기에서 필라델피아가 일종의 숨고르기를 하면서 맞이한 4연패를 제외하면 필라델피아의 성적은 17승 8패로 뛰어올라갑니다. 그리고 전반기 마지막 5경기를 합치면 22승 8패가 되구요. 22승 12패, 혹은 22승 8패라고 하면 후반기 필라델피아의 강력함이 어느정도 상상되실 겁니다.
분명히 후반기 필라델피아는 강력했습니다. 그 경기력앞에 숱한 강팀들이 패배를 하였습니다. 원정과 홈경기를 가리지 않고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연패를 거의 당하지 않는 뛰어난 컨트롤 능력 또한 보여주었죠. 4연승을 2번, 3연승을 1번 하였고, 연패라고는 마지막 네경기 4연패와 1차례의 2연패 뿐이었습니다.
마지막 4연패가 조금 아쉬운데, 인디애나전이나 워싱턴전은 다소 아쉬웠지만 마지막 클리블랜드전과 샬럿전은 꽤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었습니다. 사실 클리블랜드전 패배로 이미 7위를 확정지었기 때문에 샬럿전에서 크게 무리할 필요도 없었죠. 4연패를 하더라도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이었기 때문에 숨고르기 였다고 평하고 싶네요.
후반기 필라델피아의 모습을 함축하는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그것은 리셋 일 겁니다. 분명히 후반기 중에도 필라델피아는 고질적인 슈팅 난조와 공격의 빈공에 허덕인 날에는 10점, 20점 이상의 대패를 당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 필라델피아는 대단한 리셋 능력을 보여주었는데요. 전 경기에서 안좋았던 점은 절대 답습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안좋았던 점은 완전히 리셋한채 다시 본연의 폼으로 돌아가는 굉장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었죠.
후반기 초반 몇 경기만 보더라도, 후반기 첫 경기였던 미네소타 원정에서 16점차의 대패를 당한 이후에 다음 경기에서 뉴욕 닉스를 상대로 홈에서 40점차의 대승을 거뒀으며, 올랜도 원정에서 16점차의 대패를 당한 이후, 다시 마이애미 원정에서 5점차의 승리를 거뒀죠. 이후 골든스테이트 원정에서 22점차의 대패를 당하지만, 이어진 피닉스 원정에서는 무려 119점을 집중하면서 5점차의 승리를 거두고, 이 여력을 토대로 4연승을 합니다.
재밌는 것은 연승 혹은 승리 이후 첫 패배를 당할때는 하나같이 큰 점수차의 대패를 당했지만, 그 다음 경기에서는 한결같이 수비력이 살아나면서 상대를 완벽하게 묶었다는 점입니다. 단 두경기 3월 1일 피닉스전, 4월 12일 워싱턴전을 제외하고는 패배 직후 경기는 모두 100점 이하로 막았으며, 95점 이상을 실점한 경기도 단 세경기 뿐이었습니다.(02.23.마이애미전 승리 96점 실점, 03.01. 피닉스전 승리 114점 실점, 04.12. 워싱턴전 패배 106점 실점)
반면 90점 아래로 묶은 경기는 무려 5경기나 되구요. 패배 직후 경기가 후반기에 8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은 대단한 것인데요. 그만큼, 본연의 폼을 되찾는 속도가 경이로웠다는 것이고, 자신들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힘이 대단했다는 것이죠. 사실, 승률에 비해 후반기에 필라델피아가 강해졌다는 말이 많았는데, 그또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자신들의 장점을 꾸준하게 유지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필라델피아가 후반기 대약진을 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수 있었다고 보고 있구요. 마지막 4연패가 옥의 티이기는 했지만, 여하튼 후반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필라델피아는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무려 3년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것도 7위라는 놀라운 성적과 함께 말이죠.
난적 디트로이트와의 숙명의 대결 디트로이트는 항상 플레이오프에서 필라델피아의 앞길을 막았던 팀이었습니다. 심지어는 3년전 필라델피아의 마지막 플레이오프 상대 또한 디트로이트였죠. 이때 필라델피아는 1승 4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고, 앨런 아이버슨과의 플레이오프는 이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부가적으로 필라델피아에 사무엘 달렘베어의 평균 10mil 장기 계약까지 선물해주었죠. 아직도 달렘베어의 계약은 평균 11mil로 3년이 남아있습니다.여하튼, 기대하지 않았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필리는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리고 이 승리는 필라델피아 선수들에게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죠. 그리고 그들은 3차전을 다시 승리로 이끌면서 2승 1패의 호조를 보였고, 사실 전 이때 업셋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가졌었는데요. 업셋이 가능하다고 본 이유로는 크게 두가지를 꼽아보자면 첫째로 공수에서 안드레 밀러의 부담이 생각만큼 크지 않아서 백코트 위주의 필라델피아 공수 흐름을 꾸준하게 유지할수 있다는 점.
둘째로 필라델피아의 최대 약점중 하나인 하이 스크린 앤 롤에 능한 빅맨이 디트로이트에 없기 때문에 특유의 존 디펜스를 무리없이 운용할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디트로이트는 강했습니다. 밀러는 천시 빌럽스가 부활하면서 다시금 과부하에 걸리게 되었고, 스크린 앤 롤이 없다는 단점은 립 해밀턴의 무빙과 빅맨들의 픽 앤 팝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결국 4,5,6차전을 내리 내주고 말았고 그렇게 필라델피아의 어느때보다 드라마틱하고 화려했던 대장정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마치며...
필라델피아의 이번 시즌을 여러 가지로 되짚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여러 선전 요인들을 마지막 chapter에서는 수치와 함께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리바운드를 살펴보면, 필라델피아의 리바운드는 07-08시즌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빅맨 전담 자문 위원인 모제스 말론의 코칭 아래 점차 기본기에 눈을 뜨게 된 달렘베어의 성장은 눈부셨고, 필라델피아에서 수년동안 그토록 원했던 리바운드 머신 레지 에반스의 가세는 필라델피아 프론트코트에 화룡점정을 찍어주었습니다.
전시즌 성적을 토대로 비교해보면 그 성적은 더욱 놀라운데, 82게임동안 3252개의 리바운드, 오펜스 리바운드 899개, 디펜스 리바운드 2353개, 평균 total 39.66개, 평균 오펜스 리바운드 10.96개를 기록했었던 2006-07 시즌에 비해서, 2007-08 시즌은 total 3437개, 오펜스 리바운드 1067개, 디펜스 리바운드 2370개, 평균 total 41.91개, 평균 오펜스 리바운드 13.01개의 비약적인 상승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오펜스 리바운드 2위, 전체 리바운드 14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었죠.
하지만 역시 마진이 높지 않다면 리바운드가 좋다고 얘기하기는 힘들겁니다. 실제로, 06-07 시즌에는 상대팀에게 오펜스 리바운드 969개, 디펜스 리바운드 2404개, 도합 3373개를 허용하면서, 각 수치당 오펜스 리바운드 -24개, 디펜스 리바운드 -51개로 결국 -121개의 마이너스 마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경기당 상대팀보다 오펜스 리바운드 -0.29개, 디펜스 리바운드 -0.62개, 종합 평균 -1.48개만큼 리바운드를 덜 잡은 것이었죠.
반면에 07-08 시즌에는 이 모든 수치에서 플러스 마진을 기록하였는데요. 상대팀에게 오펜스 리바운드 923개, 디펜스 리바운드 2293개로 총 3216개를 각기 허용하면서, 각 수치당 오펜스 리바운드 +144개, 디펜스 리바운드 +77개, 종합 +221개의 마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경기당 상대팀보다 오펜스 리바운드 +1.75개, 디펜스 리바운드 +0.94개로 총 +2.70개만큼 리바운드를 더 잡았다는 것이구요.
즉, 07-08시즌에는 리바운드를 경기 내내 장악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죠. 디펜스 리바운드 수치가 생각보다 좋지 않기는 한데,(디펜스 리바운드 28위) 이것은 사실 필라델피아 자체가 공격 템포가 빠른 팀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공격을 주고 받은 횟수 자체가 낮았다는 점이 주요한 요인일거라 생각이 됩니다. 실제로 오펜 리바 허용 순위는 18위로(11.3개) 대략 중위권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경이로운 오펜스 리바운드에 비해서는 디펜스 리바운드 장악력이 다소 떨어지는 점 또한 사실인데요. 이것은 역시 사무엘 달렘베어과 레지 에반스를 제외하고는 팀 내에 뛰어난 보드 장악력을 가진 선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실제로 달렘베어의 출장 시간은 단 33.2분이고 에반스 또한 단 23.2분 출장에 그쳤는데요. 두선수의 필라델피아 내 리바운드 비중을 감안하면 저 수치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구요. 그만큼, 두 선수의 리바운드 장악력이 대단하다는 의미가 되겠죠.
실제로 기록을 살펴봐도 알수 있는 것이, 달렘베어는 평균 33.2분 출장에 3.7개 오펜스 리바운드(3위), 6.6개 디펜스 리바운드(17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48분 대비 13위(14.9개)에 해당하는 훌륭한 성적이죠.
에반스 또한 평균 23.2분 출장에 오펜스 리바운드 2.8개(19위)라는 좋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 또한 48분 대비 9위(15.6개)에 해당하는 뛰어난 성적입니다. 즉, 두선수의 리바운드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이고, 한편 이런 기록들은 이 두선수를 제외하고는 필리 선수중 보드 장악력이 뛰어난 선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경기에서 두선수의 보드 장악력은 놀라운 수준이었고, 그 외 여타 다른 선수들의 보드 장악력은 다소 아쉬웠죠.
또한 올시즌의 필라델피아를 얘기하면 가장 먼저 거론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수비입니다. 그만큼, 올시즌 필라델피아의 수비력은 인상적이었는데, 먼저 리바운드가 안정화되었고, 밀러가 일선 압박에 있어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데다, 이궈달라의 수비력 또한 발전하면서, 전체적으로 수비 조직력이 탄탄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록에도 드러나는데, 실점율 7위(96.2)의 호성적을 기록합니다. 이러한 뛰어난 수비력은 평균 득점이 겨우 96.6점에 그쳤음에도, 득실 마진에서 +를 기록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득실마진 14위(+0.4))
수비의 팀. 역습의 팀. 필라델피아 다운 성적이라 할 겁니다.
시즌 베스트 경기는?
여담으로 시즌을 마친 이시점에서 필라델피아의 베스트 경기를 뽑으면?
개인적인 취향으로 경기를 뽑으라면, 2008년 3월 15일의 샌안토니오 스퍼스전을 뽑고 싶습니다. 필라델피아 수비 조직력의 정점을 보여준 경기였고, 공격 또한 밀러와 이궈달라의 미들레인지 게임이 먹히면서 공수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이고, 가장 임팩트 있었던 경기를 선정한다면 역시 2007년 11월 16일,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전을 선정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무려 25점차의 경기를 뒤집으면서(92-88) 전반전 25점까지 벌어졌었고, 후반전 시작 당시 무려 23점이나 차이가 났었던 경기를 역전한 필라델피아 역사에서도 유래를 찾을수 없는 필라델피아 역사상 최고 점수차를 뒤집은 역전극. 바로 포틀랜드전이었습니다.
이날 MVP는 단연 루이스 윌리암스였습니다. 후반전에만 19점을 득점하면서 그야말로 추격의 선봉장으로 맹활약하였죠.
이 밖에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대단했는데, 이궈달라는 후반전 5-5의 100% 필드골 성공률을 비롯해 16점 7리바운드로 활약하였고, 케빈 올리는 19분 30초동안 출장하여 4어시스트, 3리바운드, 0턴오버라는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으며, 제이슨 스미스는 후반전에만 10점을 몰아치는 폭발력을 보여주었고, 테디우스 영은 단 16분 출장에 7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야말로 후반전 대역전극을 위해서 선수들 전원이 똘똘 뭉친 느낌이었고, 결국 이경기는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명경기가 되었죠. 전반에 처참히 밀렸음에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의지가 무한히 반영되었다는 점. 결과적으로 빼어난 수비력을 선보였다는 점. 팀의 미래와 베테랑들이 고르게 활약하면서 모두의 힘으로 팀의 역전을 이끌어내었다는 점에서 이 경기를 07-08 시즌 최고의 경기로 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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