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COLUMNS/SPECIAL 2009. 10. 19. 12:05

2009-10 NBA 센트럴 디비전 프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글: 신호섭(heltant79)

센트럴 디비전은 샤킬 오닐을 영입해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의 독주를 데릭 로즈가 2년차를 맞는 시카고가 추격하는 가운데 팀 재건중인 디트로이트와 인디애나, 진퇴양난에 빠진 밀워키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2008-09 시즌 성적 : 66승 16패)


In_ 앤쏘니 파커, 자마리오 문, 리온 포우, 샤킬 오닐, 다니엘 그린, 크리스찬 아잉가
Out_ 조 스미스, 벤 월라스, 샤샤 파블로비치, 태렌스 킨세이

지난 시즌 르브론 제임스가 MVP를,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각각 수상하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던 클리블랜드는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올랜도를 만나 팀 수비가 붕괴되며 4-2로 패하고 만 것이다. 인사이드에서 드와이트 하워드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히도 터콜루 등 장신 윙 플레이어를 막아내기에 클리블랜드의 윙 플레이어들은 너무 작았다.

이에 따라 클리블랜드는 빅맨과 윙 플레이어를 보강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주었다. 트레이드로 샤킬 오닐을 영입한 데 이어 앤써니 파커와 자마리오 문, 리온 포우를 FA로 영입한 것이다.

오닐의 가세는 클리블랜드의 게임을 근본부터 바꿀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지금까지 인사이드 득점원이 사실상 제임스 하나뿐이었고 패싱 루트 역시 제임스의 돌파에 이은 킥아웃 패스로 한정됐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가장 압도적인 골밑 득점원인 오닐은 제임스의 득점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다. 또한 하워드의 올랜도, 파우 가솔과 앤드루 바이넘의 레이커스 등을 상대해야 하는 클리블랜드로서는 오닐의 사이즈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파커와 문은 지난 시즌까지 각각 토론토와 마이애미에서 주전으로 뛴 장신 윙 플레이어로 제임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것이며 부상 재활중인 포우는 공수에서 인사이드에 힘을 더해줄 것이다.

제임스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벌써부터 뉴욕 등 많은 구단이 제임스를 노리고 있다. 댄 길버트 구단주와 대니 페리 단장, 브라운 감독이 취임 5년째를 맞는 이번 시즌, 이들은 이번 시즌 우승이 제임스를 잡아놓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심판의 시즌‘을 맞은 클리블랜드의 선전을 기대해보자.


▷ 시카고 불스 (2008-09 시즌 성적 : 41승 41패)


In_
제임스 존슨, 타지 깁슨
Out_ 벤 고든, 팀 토마스, 앤쏘니 로버슨

지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과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치른 시카고는 이번 시즌에는 그 이상을 노린다. 2년차를 맞는 데릭 로즈를 중심으로 지난 10년 동안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팀 재건 과정을 마침내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며 순식간에 팀의 희망으로 자리 잡은 로즈는 이번 시즌에는 올스타 가드를 노리고 있다.

시카고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백코트진이다. 지난 3년간 팀내 스코어링 리더였던 벤 고든이 팀을 떠났지만 로즈, 커크 하인릭, 존 샐먼스 등으로 이뤄진 백코트진은 리그 수위권을 자랑한다. 여기에 중거리슛의 대가 루올 뎅이 부상에서 돌아오는 시카고는 이번 시즌에도 이들 백코트진의 득점에 공격을 의존할 것이다.

시카고의 약점은 인사이드 득점 능력이다. 타이러스 토마스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인사이드에서 1:1로 득점할 수 있는 자원이 크게 부족하다. 호아킴 노아와 애런 그레이는 수비형 선수고 브래드 밀러는 페인트존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많다. 중장거리 슛에만 의존하는 농구는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206cm의 신인 타지 깁슨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시즌 초보 감독에 대한 의구심을 말끔히 씻어버렸던 비니 델 니그로 감독은 취임 2년째를 맞아 한층 안정된 지도력을 보여줄 것이다. 강팀들의 전력이 한층 강해진 동부 컨퍼런스에서 별다른 전력 강화 없이 여름을 보낸 시카고는 젊은 감독 및 선수들의 성장과 융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2008-09 시즌 성적 : 39승 43패)


In_ 오스틴 데이, 드후안 섬머스, 찰리 빌라누에바, 벤 고든, 크리스 윌콕스, 벤 월라스
Out_ 알렌 아이버슨, 라쉬드 월라스, 안토니오 맥다이스, 아미르 존슨, 애론 아프랄로, 월터 샤프, 페브르시오 오베르토

2000년대 센트럴 디비전을 지배했던 디트로이트는 과도기를 지나는 중이다. ‘어느 정도의 전력을 유지하면서 팀을 재구축 하겠다’는 조 듀마스 사장의 계획에 따라 지난 시즌부터 팀을 대폭 개편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4년 우승 멤버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선수는 리처드 해밀턴과 테이션 프린스, 그리고 여러 팀을 전전한 끝에 이번 시즌부터 다시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게 된 벤 월러스 뿐이다.

팀 중심도 공격에서 수비로 옮겨졌다. FA로 영입한 벤 고든과 찰리 빌라누에바는 모두 공격 전문 선수이고 신임 존 쿠스터 감독도 클리블랜드에서 공격 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적어도 슛을 던질 선수가 부족하지는 않은 셈이다. 문제는 이들에게 안정적으로 볼을 공급해야 할 포인트가드진의 부재다. 로드니 스터키와 윌 바이넘은 모두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리딩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듀마스 단장이 이들을 믿고 천시 빌럽스를 트레이드했고 쿠스터 감독도 볼 흐름을 중시하는 만큼 젊은 스터키와 바이넘이 분발해야 한다.

공격에 비해 수비에선 문제가 더 심각하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디트로이트의 인사이드를 지켜온 라시드 월러스와 안토니오 맥다이스가 팀을 떠나며 골밑 수비에 큰 구멍이 뚫렸다. 콰미 브라운과 닉 칼리슨으로는 역부족이고 벤 월라스는 더 이상 수비왕 시절의 월라스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시즌 디트로이트의 목적은 공수 비율을 적절히 조합해서 디트로이트만의 팀 컬러를 확립하는 일이 될 것이다.


▷ 인디애나 페이서스  (2008-09 시즌 성적 : 36승 46패)


In_
타일러 핸스브로, A,J. 프라이스, 단테이 존스, 얼 왓슨, 솔로몬 존스
Out_ 마퀴스 다니엘스, 재럿 잭, 라쇼 네스트로비치

서부에 골든스테이트가 있다면 동부에는 인디애나가 있다. 지난 시즌 극단적인 공격 농구를 펼치며 홈에서 레이커스, 클리블랜드, 보스턴, 올랜도를 모두 잡는 기염을 토했다. 전 포지션에 슈팅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슛이 한 번 터지면 막을 길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런앤건에만 의존하는 농구에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디트로이트에 3게임을 뒤지며 아깝게 플레이오프행에 실패했다.

인디애나의 에이스는 대니 그레인저다. 지난 시즌 마침내 기량이 만개하며 MIP를 수상한 그레인저는 코트 어느 곳에서든 슛을 노릴 수 있는 전천후 득점기계가 됐다. 이번 시즌에도 트로이 머피와 함께 인디애나의 공격을 이끌 것이다. 부상으로 신음하던 마이크 던리비 주니어까지 돌아온다면 이들은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공격 트리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인디애나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센터진의 분발이 필수적이다. 로이 히버트는 2년 전 그렉 오든의 대항마로 각광받으며 입단했으나 성장이 정지한 느낌이다. 이번 시즌에도 라쇼 네스테로비치와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하는 히버트가 25분 이상씩 뛰며 수비리바운드를 책임져준다면 인디애나의 공격은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다.


▷ 밀워키 벅스  (2008-09 시즌 성적 : 34승 48패)


In_
브랜든 제닝스, 조디 믹스, 하킴 워릭, 어산 일랴소바, 카를로스 델피노, 커트 토마스, 월터 샤프, 로코 우킥
Out_ 페브르시오 오베르토, 찰리 빌라누에바, 라몬 세션스, 리차드 제퍼슨, 말릭 알렌, 아미르 존슨, 소니 윔스, 브루스 보웬

지난 몇 년간 연달아 잘못된 장기계약을 맺으며 수렁으로 빠져들어간 밀워키는 여름 내내 줄타기를 되풀이했다. 어렵게 얻은 리처드 제퍼슨을 샌안토니오로 보내고 받아온 선수들 중 커트 토마스만을 남기고 모두 방출했다. 지난 시즌 에이스 역할을 했던 찰리 빌라누에바를 조건 없이 풀어줬고 모 윌리암스를 포기할 정도로 기대를 걸었던 라몬 세션스도 미네소타로 보내버렸다. 밀워키가 재건 과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무렵 카를로스 델피노와 하킴 워릭을 영입했다.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팀이 되어버린 것이다.

밀워키가 이런 움직임을 보인 것은 사치세 때문이다. 경제 한파로 인해 홈 관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밀워키는 기존 선수들로 인한 사치세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지난 시즌 팀내 평균득점 2, 3, 4위를 모두 내보낸 밀워키는 이번 시즌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밀워키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팀의 두 기둥인 마이클 레드와 앤드루 보거트가 나란히 40경기 이상씩을 결장하며 경기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외곽 슛으로는 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레드와 언젠가는 20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보거트가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할 수 있다면 지난 시즌처럼 쉽게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레드의 부상으로 출장 기회를 잡으며 수비력을 인정받은 루크 음바무테와 해외파 델피노, 에르산 일야소바도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취임 2년째를 맞은 스캇 스카일스 감독이 시카고 시절만큼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다면 밀워키는 센트럴 디비전의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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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COLUMNS/SPECIAL 2009. 10. 19. 12:00

2009-10 NBA 애틀란틱 디비전 프리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글: 조지형(헤드코치)

다가올 2009-2010시즌, 애틀랜틱 디비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각양각색'이다.

우승을 노리는 보스턴 셀틱스를 비롯해서 리빌딩에 돌입한 뉴저지 네츠, 팀 성적보다는 '2010 르브론 제임스 잡기 프로젝트'에 더 관심이 많은 뉴욕 닉스, 유럽파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토론토 랩터스, 엘튼 브랜드가 돌아온 필라델피아 76ers 등 팀별 전력과 지향점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애틀랜틱 디비전 다섯 팀의 2009-10시즌을 전망해보았다.


▷ 보스턴 셀틱스 (2008-09시즌 성적 : 62승 20패)


In_
라쉬드 월라스, 셸든 윌리엄스, 마퀴스 다니엘스, 레스터 허드슨
Out_ 리온 포우, 미키 무어, 게이브 프루트

라이벌 팀, LA 레이커스가 론 아테스트를 영입하며 2연패에 열을 올리자 보스턴도 이에 뒤질세라 라쉬드 월라스, 마퀴스 다니엘스를 데려오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했다. 특히 월라스의 가세는 기존의 빅3에 대한 의존도를 퍽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전처럼 함부로 가넷에게 집중 수비를 하는 장면도 쉽게 보긴 어려울 전망. 또한 빅3와 함께 주전으로 뛰고 있는 레이존 론도와 켄드릭 퍼킨스의 성장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2008년 우승 멤버이자 FA였던 글렌 데이비스와 에디 하우스는 그대로 팀에 잔류하면서 리온 포우의 이적에 대한 아쉬움을 덜었다. 보스턴이 조심해야 할 점이라면 주축 선수들의 건강뿐이다.
 

▷ 토론토 랩터스 (2008-09시즌 성적 : 33승 49패)


In_
더마 데로잔, 히도 터콜루, 데븐 조지, 앤트완 라이트, 재럿 잭, 레지 에반스, 아미르 존슨, 소니 윔스
Out_ 앤쏘니 파커, 제이슨 카포노, 숀 매리언, 크리스 험프리즈, 나단 자와이, 로코 우직

오프 시즌 동안의 성적표는 훌륭하다. 물론 이번에도 유럽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취약한 부분을 메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히도 터콜루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호세 칼데론-크리스 보쉬의 픽-앤-롤에 의존도가 높았던 공격에 다양성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골밑에는 저메인 오닐보다 내구성이 좋은 라쇼 네스트로비치가 들어왔고, 토론토의 미래로 자리매김한 안드레아 바르냐니의 성장도 주목할 만 한 부분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팀의 면면이 좋아졌다. 포지션별 역할 분배만 잘 이뤄진다면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도 크다.


▷ 필라델피아 76ers (2008-09시즌 성적 : 41승 41패)


In_
즈루 할리데이, 제이슨 카포노, 로드니 카니, 프리모즈 브레첵
Out_ 안드레 밀러, 레지 에반스

브랜드가 돌아오면서 골 밑의 무게감은 더해졌지만 안드레 밀러가 떠나면서 백코트의 깊이는 얇아졌다. 밀러의 빈자리를 채울 루이스 윌리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윌리엄스가 보여줄 영향력에 따라 팀 성적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다행히 새로 부임한 에디 조던 감독이 모션 오펜스에 능하고, 팀에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도 많아 빨리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접전 상황에서는 다소 약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 뉴욕 닉스 (2008-09시즌 성적 : 32승 50패)


In_ 조던 힐, 게이브 프루트, 다르코 밀리시치, 토니 더글라스, 쑨예
Out_ 크리스 윌콕스, 퀸튼 리차드슨

FA였던 데이비드 리와 네이트 로빈슨이 팀에 잔류하긴 했지만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 모든 이가 알다시피 뉴욕은 2010년 여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2009-2010시즌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문제는 선수들도 팀의 그러한 심산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수들의 팀에 대한 충성심을 충분히 의심하게 한다. 최악의 경우 꼴찌 팀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뭐 그래도 뉴욕 프런트는 눈 한 번 깜빡이고 말겠지만.


▷ 뉴저지 네츠 (2008-09시즌 성적 : 34승 48패)


In_ 테렌스 윌리엄스, 래퍼 앨스튼, 토니 배티, 코트니 리
Out_ 빈스 카터

리그에서 전력 약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팀 가운데 하나다. 빈스 카터가 팀을 옮기면서 데빈 해리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로서 해리스는 팀의 에이스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해리스와 브룩 로페즈를 제외하면 기량이 출중한 선수는 부족하지만 쓸 만한 자원은 많은 편이다.

3점슛, 리바운드, 블록슛 등등 부문별로 장점을 가진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문제는 세기가 약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조직력을 다지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양한 능력들이 적재적소에 잘만 발휘된다면 플레이오프도 충분히 노려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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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아니 농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익일 개막되는 국내 프로농구 KBL에 이어 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 프로농구 NBA가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농구 마니아나 팬들에게 있어 여름은 고역이다. 오프시즌의 지루함을 달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하계 올림픽이나 세계농구선수권 대회가 없는 해이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DDUEH 웹진(이하 뛰어)은 코 앞으로 다가온 NBA 개막에 앞서, 다섯 명의 필진들의 '지극히 주관적'인 자체평가를 종합한 '파워랭킹'을 준비해 보았다.

이번 파워랭킹은 국내 최고의 농구 커뮤니티 'NBA 매니아'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태진(Dream Time)군과 네이버 커뮤니티의 전설로 명성이 자자한 신호섭(heltant79)씨, 고혹적인 뒷태를 자랑하는 월간지 루키의 조지형 기자(Head Coach), 그리고 최다 회원수와 전통을 자랑하는 다음 'I Love NBA' 카페의 레이커스 포럼에서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열혈 호수인 이승보(Gold&Purple)군이 참여했다.

그리고 웹하드 클럽박스에서 농구동영상의 역사를 새로쓴 김본좌 제프리씨가 참여 및 정리를 도왔다.

생업에 심신이 지친 직장인 및 시험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다섯 분께 감사의 말을 전하는 바이다.

팀별 파워랭킹에 들어가기에 앞서 뛰어는 필진들이 뽑은 팀들에게 차등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종합 후 최종 순위를 매겼다.(*1위-30점, 2위-29점..30위-1점 / 타이브레이크-높은 순위 획득 횟수 여부)     


1위. LA 레이커스(1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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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팀의 의견을 내놓다보니 모두의 생각이 일치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처음과 끝만큼은 의견을 함께 했다. 전원 만장일치로 낙점된 레이커스에게 약점이란 없는 것일까? [더보기]


2위. 보스턴 셀틱스(14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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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클래식 더비의 재현을 넘어 17번째 우승기까지 추가할 수 있을까? 라쉬드 월라스는 더 이상 5년 전과 같은 '마지막 퍼즐'이 아니지만 쏠쏠한 도움이 될 것이 자명하다. 악동과 외계인의 만남 역시 슈퍼맨과 흑상어의 대항마로 부족함이 없다.  [더보기]


3위. 샌안토니오 스퍼스(13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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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빌리의 부상으로 안식년의 규칙이 깨져버렸다. 하지만 최근 10년동안 처음으로 짝수해에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빅3의 유통기한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팀의 아킬레스건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제퍼슨과 맥다이스. 왕위탈환을 자신하게 만들어 준 '굴러들어온 복덩어리'들이다. [더보기]


4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139점)
믿어 의심치 않았던 파이널 진출의 좌절은 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 야생성을 잃은 짐승 대신 MDE(Most Dominent Ever) 샤킬 오닐이 오하이오주에 입성했다. 올스타전에서나 함께 볼 수 있었던 이들 콤비의 결성은 브레이크댄스 이상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더보기]


5위. 올랜도 매직(129점)
빈스 카터는 디즈니 월드에 잘 어울리는 선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와 파이널같은 큰 무대에서 터콜루만한 선수는 찾아 보기 힘들다. 상향평준화의 바람이 거센 만큼 또 다시 마법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보기]


6위. 덴버 너게츠 (124점)
지난 시즌은 덴버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빌럽스의 마법과 버드맨의 재발견, 그리고 모처럼만에 프론트코트가 건강하게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동기들에 비해 뚜렷한 팀 성적을 세우지 못한 카멜로 앤쏘니에게 있어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다. [더보기] 


7위. 포틀랜드 블레이저스 (121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안드레 밀러는 과연 빌럽스가 될 수 있을까? 비록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초대받지 못했지만, 이것이 이들의 한계라고 믿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을 것이다. 포틀랜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직 '비상'뿐이다. [더보기]


8위. 댈러스 매버릭스 (117위)
60승 이상은 무난하게 달성할 듯 보인다. 하지만 메리언의 합류로 댈러스는 스몰라인업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노비츠키는 때로는 센터 임무도 소화해야할 것이며, 이는 트랜지션 게임에서 키드의 패스를 한 층 더 빛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큐반의 숙원사업인 '우승'에는 여전히 많은 의문부호가 따른다. [더보기]


9위. 애틀랜타 호크스 (105점)
2008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최종 7차전까지 호투, 지난 시즌에는 2라운드에 진출, 올해는? 자말 크로포드와 조 스미스의 영입으로 구색은 맞췄다. 하지만 더 강하게 돌아온 '동부컨퍼런스 3강'은 올해도 애틀랜타호의 암초가 될 것이다. [더보기]


10위. 유타 재즈 (103점)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플레이오프는 언제나 보증한다. 하지만 칼 말론과 존 스탁튼 시대에서 이어진 '무관'의 어두운 그림자는 쉽사리 걷어내지못하고 있다. 윌리엄스의 부상과 부저의 트레이드 요청과 같은 악재 속에서도 저력을 과시한 바 있기 때문에 한 결 같은 팀 전력은 의심할 바 없다. 하지만 진정 우승트로피를 가져가고 싶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더보기]


11위. 뉴올리언즈 호네츠 (98점)
지난 시즌은 경제적인 이유로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부상병동 챈들러를 보내고 건강한 오카포를 데려온데 이어 디오구와 송가일라라는 준수한 롤플레이어 영입에도 성공했다. 새내기 콜리슨-쏜튼의 존재도 든든하다. 크리스 폴의 마법이 이들을 다른 레벨로 도약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 [더보기] 


12위. 피닉스 선즈 (91점)
근 몇년간 피닉스 팬들에게 있어 올 해만큼 암울했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실한 여름을 보냈다. 샤킬 오닐의 대가로 받아온 선수는 명단에서 사라졌고 유일한 희망은 내쉬의 잔류다. 앨빈 젠트리 감독의 '무한 뛰어농구'는 예전의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겠지만, 비대해진 서부컨퍼런스 전력 앞에서는 그저 화려한 쇼에 불과하다. [더보기]


13위. 토론토 랩터스 (90점)
히도 터콜루의 영입만으로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이번 시즌은 멋진 설욕의 무대가 될 것이다. 계약과 영입에 있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보쉬의 충성심을 지키고 싶다면 이번 시즌 증명해야할 것들이 많다. [더보기]



14위. 워싱턴 위저드 (87점)
워싱턴의 의료진은 쉴틈이 없었다. 그만큼 부상자로 득실댔고 주전 다섯 명도 예외가 아니었다. 길버트 아레나스와 빅3가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팀의 순위는 2배로 뛰어 오를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잊지 말자. 부상자가 속출한다면 다시 한 번 바닥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더보기]


15위. 마이애미 히트 (83점)
MVP급 시즌을 보낸 웨이드의 활약은 계속 될 것이다. 지난 시즌 공수에서 맹활약한 웨이드 덕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뤘지만, 이번만큼은 팀의 색깔없이 힘들 전망이다. 저메인 오닐과 퀸튼 리차드슨의 분발, 비즐리의 성장도 뒷받침 되야 한다. [더보기] 


16위. 시카고 불스 (73점)
여름 이적시장의 실패로 이번 시즌은 한 걸음 퇴보할 전망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플레이오프를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떠난 이들의 공백이 적지않기 때문에 로즈의 책임감이 막중하다. [더보기]



17위. 필라델피아 76ers (72점)
확실한 플레이오프 컨텐더였지만 이제는 한 치 앞도 장담키 힘든 상황이다. 2년에 가까운 시간을 부상으로 허송세월한 브랜드가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주전 포인트가드를 잃고 정체성의 혼란이 예상된다. 프랜차이즈 스타 이궈달라의 다시 한 번 촉구된다. [더보기]


18위. 인디애나 페이서스 (55점)
동부 컨퍼런스 전력이 전반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인디애나의 정체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은 실패했음에도 B급 선수들만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T.J. 포드와 던리비 주니어의 복귀도 반가운 소식이다. [더보기]


19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51점)
수비로 귀결되는 디트로이트의 팀 컬러가 확연히 바뀌었다. 공격만큼은 정평이 난 벤 고든과 찰리 빌라누에바의 영입은, 변화를 원하는 구단의지가 반영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듀마스 단장의 모토는 언제나 수비였고, 이와 같은 변화는 화력증강을 위한 일환의 하나일 뿐이다. [더보기]


20위. 휴스턴 로케츠 (47점)
맥그레이디도 야오밍도 없다. 하지만 별거 아니다. 해마다 있던 일이니까. 하지만 정말 암울한 사실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공헌한 아테스트의 공백이다. 생애 첫 풀타임 주전을 담당할 확률이 높은 아리자가 유일한 희망일까? [더보기]


21위. 샬럿 밥캐츠 (47점)
프랜차이즈 스타 이메카 오카포를 보낸 것은 래리 브라운과 팀에 있어 중대차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레이먼드 펠튼과 D.J. 어거스틴의 공존법을 해결하고, 래리 브라운의 독려가 뒷받침 된다면 뜻 밖의 이변이 연출될지도 모른다. [더보기] 


22위. LA 클리퍼스 (43점)
지난 시즌에 올렸던 19승 이상은 확실하다. 배런 데이비스가 건강하게 돌아왔고 신인왕이 유력시되는 그리핀의 합류로 플레이오프 복귀 전망을 밝히고 있다. 특히 올 여름 재크 랜돌프를 정리한 것은, 클리퍼스 답지 않은 멋진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더보기]


23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43점)
포틀랜드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영건군단이다. 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난 케빈 듀란트는 불과 두 시즌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별 중에 별이 됐다. 패배는 겪어볼 만큼 겪었다. 이들의 성장통은 길어야 올해까지 일 것이다. 서부 컨퍼런스의 벽은 여전히 높다. [더보기]


24위. 멤피스 그리즐리스 (38점)
루디 게이와 O.J. 메이요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것일까? 경기 당 20점을 능히 올릴 수 있는 재원이 무려 4명으로 불었다. 멤피스호가 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선장 임명부터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부디 아이버슨의 은퇴여행이 즐겁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더보기]


25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35점)
에이스의 태업과 로스터의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한 줄기 빛이 있다면 이 팀의 고유컬러다. 하지만 정점에 올랐던 2000년대 중반과 그 이후 조차도 한결 같이 실패로 막을 내렸다. 팬들의 성원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색다른 변호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보기]


26위. 뉴저지 네츠 (3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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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카터-제퍼슨의 빅3가 마침내 해체됐다. 해리스는 정상급 포인트가드의 가능성을 발견한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네츠의 선봉에 설 것이다. 특히 해리스와 로페즈 콤비의 존재가 든든하다. 센터와 포인트가드의 중요성은 반세기가 지난 현재까지도 진리로 여겨지고 있다. [더보기]   


27위.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30점)

제퍼슨과 러브, 브루어와 플린 등 각 포지션에 젊은 인재가 포진해 있어 미래가 밝다. 전형적인 리빌팀이나 당장에 성과를 내기엔 시기상조로 보여진다. 부상과 같은 물리적 요소를 제외하면, 젊은 선수들과의 친화력이 뛰어난 커트 램비스 감독의 역량이 얼만큼 발휘 될지가 최대 변수다. [더보기] 


28위. 뉴욕 닉스 (28점)
몰락한 명가, 막장 구단으로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는 플레이프 가시권에 들며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때문에 구단 윗분들의 숙원인 르브론 모시기에 올인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2010은 내일 생각할 문제다. [더보기] 


29위. 밀워키 벅스 (14점)
마이클 레드와 앤드류 보것이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점에서 탈꼴지의 희망이 보인다. 돌아온 유러피언 카를로스 델피노와 희귀품목이 되버린 베테랑 블루칼라워커 커트 토마스의 가세는 호재다. 하지만 제퍼슨과 빌라누에바의 이적을 만회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행보였다. [더보기]


30위. 세크라멘토 킹스 (5점)
필진 전원이 주저 없이 세크라멘토 킹스를 꼴찌로 뽑았다. 안드레 노시오니 외에는 이렇다할만한 여름 이적시장 성과도 내지 못했다. 미완의 대기보다는 무기한 암흑기에 접어든 느낌이 강하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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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 4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연습 구장은 침묵에 싸여 있었다. 클리블랜드는 4월의 첫 두 경기에서 워싱턴과 올랜도에게 잇따라 완패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았던 올랜도 원정에서의 29점차 대패는 이 팀이 시즌 내내 유지해왔던 자신감을 근본부터 뒤흔든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다음날 상대는 서부의 강호 샌안토니오였다. 4월 초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으려던 클리블랜드에게 최대 위기가 닥친 것이다. 떠들썩하기로 유명한 클리블랜드의 연습 코트에 적막함만 감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침통한 표정으로 훈련을 기다리고 있던 선수들 앞에서 한 선수가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얼마 전부터 벤 월러스를 대신해서 주전 파워포워드로 뛰고 있던 앤더슨 바레장이었다. 특유의 장난기 섞인 웃음을 띠며 옷을 벗은 바레장은 뒤로 돌아 등을 내보였다. 등에는 검은 색 매직 펜으로 'Chosen2'라는 글자가 커다랗게 씌어 있었다. 자신의 별명인 'Chosen One(선택받은 자)'를 등에 문신한 르브론을 패러디한 것이었다.


코트에 흐르던 침묵은 패러디 당사자인 르브론이 킥킥거리며 깨졌다
. 곧이어 모리스 윌리암스가 웃기 시작했고 지드루너스 일가우스카스와 멜빈 헌트 코치가 폭소를 터뜨렸다. 굳은 표정으로 연습장 문을 들어서던 마이크 브라운 감독은 바레장의 등을 보자마자 배꼽을 움켜쥐고 다시 뛰쳐나갔다. 선수들의 얼굴에 여유가 돌아왔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다음날 샌안토니오에게 대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1위를 위해 순항할 수 있었다.



 

바레장의 장난은 이 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브라운 감독의 통산 300승 경기 때는 브라운 감독과 맥도날드 캐릭터 'Grimace'를 합성한 이메일을 감독에게 보내 뚱뚱한 몸매를 놀려댄 적도 있다. 바레장은 일가우스카스와 함께 팀에서 가장 지독한 장난을 즐기는 선수다.

 

'Wild Thing' 바레장은 클리블랜드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하나다. 팀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항상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레장의 고국이 브라질이라는 점 때문에 그의 열정은 가끔 '내킬 때만 열심히 하는 선수'로 비춰질 때도 있다. 하지만 바레장을 아는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오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바레장은 그 어떤 것보다도 농구를 먼저 생각하는 선수다. 그리고 자신의 농구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다. 아주 오래 전, 그가 농구를 시작하던 무렵부터 그랬다.




형을 동경한 소년

 

바레장은 브라질 에스피리투 산토 주에 속한 카리아시카라는 도시에서 4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얼마 뒤 산타 테레사로 옮겼다가 열 살때부터 비토리아에서 살게 됐다. 그곳에서 처음 농구 팀에 들어갔고 지금도 가족이 그곳에 살고 있으니 바레장의 고향은 비토리아인 셈이다. 부모님은 프로 선수로 뛴 적은 없지만 각기 농구와 배구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래서 바레장 집안 남매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농구를 익힐 수 있었다.

 

그 무렵 농구를 좋아하는 모든 아이들의 우상은 마이클 조던이었지만 바레장에게는 우상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레장보다 11살이 많은 맏형 산드로였다. 산드로는 바레장이 유소년 농구팀에 들어가던 무렵에는 이미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으로 농구 유학을 가 있었다. 막 농구에 재미를  붙여가던 바레장에게 산드로는 마이클 조던만큼이나 대단해보였다. 비싼 국제전화비 때문에 한 달에 두어 번 산드로에게서 전화가 올 때면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가장 먼저 전화로 달려가곤 했다. 농구를 하다 궁금해진 것도 묻고 NBA 관련 용품을 보내달라고 조르기 위해서였다. 바레장이 부탁한 조던 브로마이드 대신 산드로가 보내준 것은 훗날 클리블랜드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한 도넬 마샬의 브로마이드였다.


방학을 맞아 산드로가 집을 찾으면 여지없이 바레장의 차지가 됐다
. 여독에 지친 형을 농구장으로 끌고 나가 하루 종일 농구를 한 것이다. 산드로는 어린 동생의 어리광 섞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차근차근 슛과 리바운드를 가르쳤다. 훗날 바레장 연합군은 국가대표 베테랑과 신참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덩크를 하고 싶었던 미운 오리새끼

 

바레장이 처음 들어간 농구팀은 고향 비토리아의 유소년 농구팀이었다. 훈련장에 천장이 없어 비가 오면 훈련이 취소될 정도로 시설이 열악한 팀이었다. 또래들 중에서는 키가 큰 편이었던 바레장은 첫 해에는 센터를 맡았지만 비쩍 마른 몸 때문에 몸싸움에서 밀리기 일쑤였다. 게다가 쑥쑥 자라는 친구들에 비해 성장이 더뎌 어느새 팀에서 작은 편에 들어가게 돼버렸다.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형에게 배운 드리블 실력은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듬해부터는 포인트가드로 뛰게 됐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어린 시절의 바레장은 패스와 3점 슛이 장기인 명 포인트가드였다. 이런 전력을 알고 있는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지금도 바레장을 이용한 패스 플레이를 많이 시도한다.


간신히 몸에 익힌 포인트가드 역할에 슬슬 재미를 붙여가고 있을 무렵
, 바레장의 몸이 또다시 말썽을 부렸다. 이번에는 순식간에 키가 커버린 것이다. 더 이상 포인트가드는 무리였다. 다시 센터 자리로 돌아간 바레장은 골밑 몸싸움 기술을 처음부터 다시 익혀야 했다. 하지만 급하게 자라느라 근육이 전혀 붙지 못한 몸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었다.

 

16살이 된 바레장은 198cm까지 자랐지만 여전히 팀에서 가장 마르고 약한 선수였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덩크를 하지 못해 친구들의 단골 놀림감이었다. 어느 날 청소년 대표팀이 바레장의 팀에 연습경기를 왔는데, 그들마저도 바레장을 놀려댔다.


그날 밤 바레장은 소파에 앉아 어떻게 하면 덩크를 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했다
.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한 바레장은 새벽 일찍 훈련장을 찾았다. 아무도 없는 코트에서 계속해서 덩크를 시도했지만 볼은 계속해서 림을 돌아나올 뿐이었다. 한 시간이 넘게 진땀을 흘리던 중 적절한 타이밍에 점프가 이뤄졌고, 바레장은 마침내 생애 첫 덩크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훈련 시간에 바레장은 마침내 덩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지만 친구들은 거짓말 하지 말라며 비웃었다. 결국 점심 내기까지 건 뒤 멋지게 덩크를 성공시킨 바레장은 친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런 근성은 청소년 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고, 바레장은 그의 추천으로 상 파울로 주에 위치한 프랑카 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프랑카는
브라질 농구의 성지로 불릴 정도로 전통이 깊은 팀이었다. 바레장은 이 팀에서 3년간 뛰며 농구를 배워갔다. 그 무렵에는 신장에 어울릴 만큼 체격도 자랐기 때문에, 바레장은 가드 수준의 드리블과 패스를 할 수 있는 전천후 센터가 됐다. 어린 시절 가드도 센터도 아니었던 미운 오리새끼가 이제 올 어라운드 능력을 갖춘 백조로 변신한 것이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며 마침내 스페인 리그 스카우트의 눈에 띈 바레장은 강호 FC 바르셀로나에 입단하게 됐다. 바레장 인생 최초의 외국 경험이었다.

 


Magic-Cavs

기사단의 야생동물


바레장은  바르셀로나에서 성인 팀과 유소년 팀을 오가며 실력을 쌓아나갔다. 파우 가솔을 배출한 바 있는 바르셀로나는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 로베르토 두에녜즈, 로드리고 델라 푸엔테 등 유럽 농구의 영웅들이 즐비했고, 여기에 사루나스 야시케비셔스와 드쟌 보디로가 등을 영입해 유로리그 우승을 노리는 강팀이었다. 바르셀로나는 바레장에게 득점력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로 성장해갔다. 오늘날 클리블랜드에서 볼 수 있는 바레장의 플레이 스타일은 이때 확립된 것이다. 바레장은 바르셀로나에서 3년간 뛰며 2003년에는 스페인 리그와 유로리그 동시 우승에 공헌했다.

그 무렵 바레장을 눈여겨보던 한 NBA 스카우트가 그에게 NBA 행을 제안하자 바레장은 두말 없이 승낙했다. NBA 선수로 뛰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꿈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리그를 뒤로 하고 2004년 NBA 드래프트의 문을 두드린 바레장은 2라운드 1순위로 올랜도 매직에 지명됐지만 곧바로 드류 구든, 스티븐 헌터와 함께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됐다. 클리블랜드는 여름에 팀을 떠난 카를로스 부저를 대신해 르브론과 호흡을 맞출 빅맨을 찾고 있었고, 바레장 역시 구든 등과 함께 클리블랜드의 부름을 받게 된 것이다.

센터와 파워포워드를 모두 소화하며 일가우스카스와 구든의 백업으로 첫 시즌을 보낸 바레장은 평균 16분을 뛰며 4.9득점과 4.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친 덕분에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그의 48분당 평균 리바운드 기록(6.1개)은 리그 4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바레장은 야성미 넘치는 플레이와 독특한 곱슬머리는 금세 클리블랜드 팬들의 눈길을 끌었고 팬들은 바레장에게 'Wild Thing'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바레장이 NBA에 빨리 적응한 데는 일가우스카스의 도움이 컸다. 1996-1997 시즌부터 줄곧 클리블랜드에서만 뛰어온 터줏대감 일가우스카스는 팀에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바레장 역시 입단하자마자 일가우스카스의 특별 관리에 들어가 미국 생활과 NBA, 그리고 영어를 배워나갔다. 어떤 영어를 배웠을까? 일가우스카스가 팀에서 걸쭉한 욕을 가장 잘 하는 선수라는 것만 밝히겠다.

바레장은 이듬해부터 조금씩 팀내 비중을 늘려나갔다. 가드를 보던 시절 익힌 빠른 풋워크와 다소 과장된 동작을 바탕으로 공격자 파울을 유도해냈다.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4차전에서 디트로이트의 천시 빌럽스를 상대로 얻어낸 결정적인 공격자 파울은 이후 바레장의 수비를 상징하는 플레이가 되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말이다.
2006-2007 시즌에는 경기당 24분만 뛰면서도 무려 99개의 공격자 파울을 얻어내 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출장시간 대비 리바운드 갯수도 점점 늘려간 바레장은 입단 3년만에 클리블랜드의 핵심 수비수가 되었다.


Anderson Varejao, aka Wild Thing
Anderson Varejao, aka Wild Thing by emotionaltoothpast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오해와 비난

2007년 여름 제한적 FA가 된 바레장은 클리블랜드와 재계약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바레장의 에이전트 댄 페건과 대니 페리 클리블랜드 단장 사이에는 커다란 의견 차이가 있었다. 페건이 바레장을 주전 선수급으로 대우해줄 것을 요구한 반면 페리 단장은 쏠쏠한 벤치 선수 이상 대우해줄 생각은 없음을 못박은 것이다. 둘의 의견 차이는 여름 내내 좁혀지지 않았고, 바레장은 결국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재계약 불발은 바레장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페건이 협상용 허풍으로 언론에 흘린 '바레장은 연봉 천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선수'라는 발언 때문에 돈만 밝히는 선수라는 비난을 받은 것이다. 그때까지 바레장을 응원하는 팬들이 모두 등을 돌렸다. 바레장이 성적 못지 않게 이미지에도 신경써야 하는 프로 선수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로 천만 달러의 연봉을 받더라도 만회할 수 없는 손해를 본 셈이다.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던 재계약 공방은 시즌이 개막하고도 한참이 지난 12월에야 마무리됐다. 클리블랜드를 제외하고 바레장과 계약해줄 팀을 찾던 페건이 샬럿 밥캐츠와 2년간 1천 1백만 달러의 계약을 맺자, 같은 금액만 보장하면 바레장을 잡아둘 수 있었던 페리 단장이 다음날 바레장 잔류를 선언한 것이다.

계속해서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팬들의 마음은 돌아오지 않았다. 팬들은 바레장이 복귀하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홈경기에서 바레장을 야유할 것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다녔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료들이 바레장을 돕기로 했다.

바레장의 복귀전은 지난 6경기 동안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했던 르브론의 복귀전이기도 했다. 클리블랜드는 르브론이 결장한 6경기를 모두 졌기 때문에 그의 복귀는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을 것이 확실했다. 르브론은 이 점을 이용, 마이크 브라운 감독에게 자신을 바레장과 함께 벤치에서 내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에게 환호를 보내면서 동시에 바레장에게 야유를 보낼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문제는 그럴 경우 르브론이 데뷔 이후 332경기째 이어오던 연속 선발 출장 기록이 깨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르브론은 동료를 위해 자신의 기록을 기꺼이 희생했다.

르브론의 계획은 멋지게 적중해서, 바레장은 르브론이 평소보다 과장된 몸짓으로 관중에게 인사를 보내는 사이 야유 없이 코트에 들어설 수 있었다. 바레장은 이날 경기에서 23분간 리바운드 9개를 잡아내며 속죄와 보답을 동시에 해냈다.

그 무렵 바레장은 고국 브라질 국민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재계약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부상으로 선수 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는 국가대표 소집을 거부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듬해에도 계약 마지막 시즌임을 들어 올림픽 참가를 거부하자 팬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리안드로 발보사(피닉스 선즈), 네네 힐라리오(덴버 너게츠) 등과 함께 브라질의 황금 세대로 불리던 바레장이었기에 팬들의 실망은 이만전만이 아니었다. 아예 바레장을 국가대표에서 영구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바레장은 이 모든 비난을 실적으로 극복해나갔다. 2007-2008 시즌 48경기 중 13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평균 10.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재계약 협상 기간 동안 놀고 있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바레장과 마찬가지로 재계약이 지연되는 동안 고향의 휴양지에서 일광욕을 즐겼던 팀 동료 사샤 파블로비치와는 달랐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당한 벤 월러스를 대신해 주전 파워포워드로 올라서며 6년간 4천 2백만 달러의 장기 계약에 성공했다.

국가대표에도 복귀한 바레장은 지난 여름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FIBA 미주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다. 10경기에 모두 선발 센터로 출장한 바레장은 평균 30.4분 동안 13.6득점(전체 14위) 8.4리바운드(전체 5위) 1.9블록슛(전체 1위) 1.9스틸(전체 6위)을 올렸다. 득점은 에이스 발보사에 이은 팀내 2위고 리바운드, 블록슛, 스틸은 모두 팀내 1위였다. 예선에서 맞붙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대회 MVP 루이스 스콜라를 상대로 대등한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바레장과 발보사, 티아고 스플리터 등이 맹활약한 브라질은 결승에서 홈팀 푸에르토리코를 1점차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바레장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 맛본 우승이었다.

국가대표에 복귀하자 브라질 국민들의 원성도 다시 응원으로 바뀌었다. 지난 8월 리우 데 자이네이루에서 바레장과 발보사가 공동 주최한 자선 농구대회에서는 10만 달러를 모금했다. 성금은 브라질 아이들을 위한 농구장을 짓는 데 사용될 것이다. 바레장은 조만간 브라질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책의 주인공으로도 그려질 예정이다.  



르브론의 파트너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은 지 6년째를 맞는 이번 시즌, 바레장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 보직을 받고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했다. 벤치에서 바레장 대신 나올 J.J. 힉슨과 대럴 잭슨이 모두 2년차로 경험이 적고 리온 포우는 무릎 수술로 2월 이후에나 출장할 수 있기 때문에 바레장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일부에서는 바레장의 중거리슛 능력이 없음을 들어 르브론과 새로 영입한 샤킬 오닐의 파트너로는 부적합함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레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언제나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할 겁니다. 이 팀에서 제 역할은 수비와 리바운드지 슛이 아니죠. 그리고 공격시에는 르브론과 오닐을 막느라 비어있는 틈으로 달려들면 되는 겁니다."

르브론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 그는 클리블랜드에서 바레장을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5년간 자신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 공격시에는 자신이 움직이기 편하도록 좋은 스크린을 걸어준 점을 높이 사고 있다. 이번 바레장 재계약이 일사천리로 이뤄진 것도 르브론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82년생으로 곧 27세를 맞는 바레장은 앞으로 르브론의 파트너로써 전성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형을 동경하며 NBA를 꿈꿔왔던 소년은 어느새 형을 뛰어넘어 NBA 최고 스타의 파트너가 되었다. 천장도 없는 농구장에서 땀을 흘리며 키운 꿈이 마침내 현실이 된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도전을 뛰어넘기 위해 최선을 다해오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늘날 바레장은 클리블랜드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다. 그리고 그동안 흘려온 땀과 눈물이 우승으로 보답받는 날, 바레장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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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티 피펜, 그리고 토니 쿠코치.

마이클 조던과 함께 쓰리핏을 해낸 불스의 주역들입니다.

불스의 제리 크라우스 GM이 유럽시절의 쿠코치에 반해 그를 드래프트하는 순간부터 이들의 견원지간은 시작됐습니다.

일단, 쿠코치의 공격에서의 역할이나 포지션이 피펜과 겹쳤다는 점이 피펜의 자존심을 건드렸죠.

역할이 완전히 겹치는 것은 아니었지만, 쿠코치의 유럽 전성기 시절의 역할이 "Initiator"(공을 소유한 채로, 지공이든, 속공이든, 자신이 팀의 공격을 풀어나가는 위치 - 장신 포인트 가드로 보시면 되겠습니다)였고, 제리 크라우스 매니저가 쿠코치에게 반한 점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는 점에서, 포인트 포워드 역할을 맡았던 피펜이 쿠코치의 불스입성을 반길 수 만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 올림픽 예선리그에서 크로아티아를 만난 미국팀의 조던과 피펜은 쿠코치를 대놓고 혼을 내줍니다.

그러나 이에 질세라 두 팀이 결승전에서 다시 만났을 때, 쿠코치는 자신에게만 유독 가해지는 피펜과 조던의 압박수비를 뚫고 18점, 8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했지요. 

이 경기가 끝났을 때 조던이 쿠코치에게 다가가 했던 말이 있습니다, "Welcome to the NBA !" 


그러나 쿠코치의 루키시즌이 시작되기 직전에 조던이 은퇴를 발표하면서, 이들 둘을 묶어줄 구심점은 사라지고 맙니다.

불스의 리더가 된 피펜은 쓰리핏 우승팀에서 돌아온 다른 멤버들과 함께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팀을 이끌었고, 쿠코치는 나름대로 새 리그에 적응을 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쿠코치는 특히 정규시즌 네 경기에서 클러치 결승골을 터뜨림으로써 '한 방'이 있는 강심장임을 리그 전체에 알렸으며, 그의 수비를 신용하지 못하던 필 잭슨 감독도 이 해결사 기질 부분만큼은 인정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1994년 플레이오프.

숙적 뉴욕 닉스와의 시리즈가 시작됐습니다.

1차전... 2차전... 거듭된 뉴욕 원정경기에서 완패를 하고 온 불스는 3차전부터의 반격을 위해 배수진을 쳤습니다.

그러나 패트릭 유잉이 이끈 닉스는 막강했고, 불스는 앞서나가던 큰 점수차를 모두 까먹은 채, 자칫하다간 3차전마저 닉스에게 내줄 지도 모르는 절대절명의 순간까지 왔습니다.

3차전 남은 시간은 1.8초.  점수는 동점.  공격권은 불스에게 있었습니다.

필 잭슨 감독은 정규시즌 네 경기에서 팀을 패배로부터 구해냈던 쿠코치를 마지막 슈터로 지목했습니다. 피펜은 분노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농구화를 벗고, 자신은 경기에 안 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필 잭슨 감독은 물론, 불스 선수들 전원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이 피펜의 행동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것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죠.

경기는 속개됐고, 쿠코치는 1.8초를 남기고 공을 어렵게 잡아 고난도의 페이더웨이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꽂아 버립니다.

불스는 자칫 잘못하면 닉스의 스윕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던 시리즈의 흐름을 자기들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고, 결국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이 멋진 슛을 집어넣은 쿠코치는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흔들며 보란 듯이 자신의 해결사 기질을 뽐냈습니다.

그러나...... 이 슛이 불발되고, 불스가 일찌감치 닉스 앞에 무릎을 꿇었다면... 피펜의 팀 내 입지는 과연 어찌 됐을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한 부분입니다.

스카티 피펜은 4차전이 시작되기에 앞서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했고, 팀 전체에 사과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그가 맹활약함으로써, 불스는 4차전, 6차전, 홈에서의 승리도 나꿔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1994-95 시즌.

호레이스 그랜트를 올랜도 매직에게 보내고, 쿠코치가 선발 라인업의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시작한 시즌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파워포워드가 없었던 불스는 그동안 시스템 농구로 버텨오던 팀 전력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소위 "약빨"이 다 된 것입니다.

경기에서 자꾸 지기 시작하니, 팀원들 간의 불화도 심해졌고, 결국엔 팀 케미스트리가 붕괴되기 일보직전까지 오게 됐습니다.

팀 전체가 이토록 삐걱이던 차에,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플레이 하나가 이 피펜과 쿠코치에 의해 만들어 졌습니다.

상대는 필라델피아 76ers였습니다.

자유투라인에서 리바운드를 잡은 쿠코치가 마치 이미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 자리에서 냅다 상대팀 림을 향해 빨래줄 같은 공을 패스해 줬고, 림으로 달려들어가던 피펜이 공을 잡음과 동시에 연속동작으로 림까지 올라가며 앨리우프 덩크를 꽂아버린 것입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너무도 멋진 그림같은 플레이였습니다.


 
80년대  쇼타임 레이커스 시절, 매직 존슨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마이클 쿠퍼에게 넣어주는 앨리우프 플레이를 쿠퍼의 이름을 따 "Coop-a-Loop"이라 불렀습니다.

이 플레이는 그 수준을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쿠코치의 패스가 나간 지점이 하프라인이 아닌 자유투라인이었습니다.

그리고 피펜은 그 먼 거리에서 날아오는 빠른 공을 림으로 점프해 올라가는 동작에서 잡아 덩크로까지 연결시켰습니다.

평생 견원지간이었던 두 선수가 만들어낸 플레이였기에 더더욱 값져 보인 플레이였습니다.


2002년도에 나온 한 잡지에서 쿠코치는 자신의 불스 시절 피펜과의 관계를 이렇게 밝힌 적이 있습니다.

"스카티 피펜... 솔직히 처음엔 싫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지도 알 수 있었다. 내가 NBA 리그에 들어온 이후로 나에게 가장 큰 영향과 배움을 준 선수는, 페트로비치도, 조던도 아닌, 스카티 피펜이었다."

아무튼... 둘 다 멋진 사나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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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Shot Rob, 2002 Western Conference Finals Game 4
Big Shot Rob, 2002 Western Conference Finals Game 4 by digitonin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NBA 팀들은 전체 82경기중 홈에서 치르는 41경기의 티켓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인, 이른바 '시즌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즌 티켓은 돈만 있다고 무조건 다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글에서 언급할 레이커스의 시즌 티켓 계약 갱신률은 무려 98%나 되기 때문이다.

각팀의 프런트는 시즌이 시작하기 전, 전해의 시즌 티켓 홀더에게 돌아오는 시즌의 티켓 권리 연장 여부를 묻게 되는데, 바로 이 연장률이 98%였다는 것이다. 이는 압도적인 리그 1위의 수치이며, 또한 리그 평균 75%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수치다.

레이커스 구단주인 제리 버스는 우승이 결정난 이후, 2008-2009시즌을 마무리하는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한파로 인한 팬들의 사정을 고려해 이번 시즌 티켓 가격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평소에 5%에서 7%씩은 해마다 티켓 가격을 인상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파격적인 조치이며, 또한 그러한 프런트의 배려에 98%라는 놀라운 수치로 보답한 팬들이 서로 만족스러운 교감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을듯 하다.

레이커스 프런트가 무서운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믿음으로 티켓 가격을 동결하는 동시에 다음 시즌 선수단 연봉으로만 15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들의 "피마저 노랗다"고 자부하는 열성적인 골수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Madame Tussauds Hollywood
Madame Tussauds Hollywood by bearexposed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중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이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등으로 유명한 연기파 배우 잭 니콜슨이다. 잭 니콜슨은 1970년부터 레이커스의 시즌 티켓을 해마다 갱신해 왔으며, 이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니콜슨은 시즌이 시작되면 쉽사리 캘리포니아를 떠나지 않으며, 영화 계약서에 항상 '레이커스의 경기가 있는 날은 촬영 스케쥴을 잡지 않을 것'이라는 조항을 삽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Dodger Stadium
Dodger Stadium by 7D7 Studio (Oma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레이커스의 LA에서의 인기는 단지 농구팀으로서만이 아니다. MLB의 최고 인기팀 중 하나인 다저스보다 TV 시청률에서 67%이상 앞서고 있으며, 레이커스의 이번 15번째 우승 퍼레이드의 끝을 장식한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의 행사에 무려 12만명이 운집하는 대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레이커스의 지난해 시즌티켓 갱신률인 99%에 비해 올해의 98%는 약간 떨어진 수치지만 경제 한파를 고려했을때 오히려 놀라운 수치이며, 이제껏 축적된 구단의 가치는 무려 6억달러에 달한다.

LAKERS 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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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레이커스의 사례로부터, 구단의 가치는 구단을 아끼고 사랑하는 팬과 그 구단을 실제로 운영해나가는 프런트, 어느 한쪽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손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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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the th pick in the 2002 NBA Draft, the Milwukee Bucks selects Michael Redd from Ohio State University”

 

NBA 부 커미셔너 러스 그래닉의 발표가 있은 후, 관중들은 술렁거렸다.


레드? 그가 누구지? 아 오하이오 스테이트의 그저그런 슈터?”


팬들은
NBA 드래프트 2라운드에 뽑힌 선수들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지는 않는다 (물론, 매니아층은 제외하고)
보통 2라운드는 즉시 전력감 보다는 미래를 위한 도박이라는 개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2라운드에서 즉시 전력감의 신인들을 찾는게 쉬운일이 아니라 이런 개념이 생긴 것 일수도 있을 것이다.

 

오하이오 스테이트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마이클 레드 역시 팬들의 무관심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대학교
2학년이었던 1999년 오하이오 스테이트를 NCAA 토너먼트 4 (Final Four) 으로 이끈 경험이 있었지만, 드래프트 당일 그에게 기대를 거는 팬들은 많지 않았다. NBA 전문가들 역시 당시 밀워키의 에이스였던 레이 앨런의 백업으로 평가했으니 그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낮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럼 초라하게 NBA를 입성했던 이 친구의 현재 위상은 어느정도인지 알아보자.

현재 그는 밀워키 벅스와
6 9100만달러 계약을 이행중이다.
2004 NBA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미국 국가대표 농구팀의 일원으로써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기도 했다. 2라운드 출신 선수 치고는 그 이력서가 너무 화려하지 않은가?

 

마이클 레드는 바로 미래를 위한 도박의 성공작이라고 할수 있겠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2라운드 출신 선수들의 성공신화는 예전부터 계속 이어져 온 NBA의 전통이다. 이래서 NBA가 한편의 드라마 아니겠는가?

 

이 기회를 더불어 필자의 주관적인 NBA 최고의 2라운드 출신 선수들을 순위대로 나열해 보겠다.


 

The Top-10 Best 2nd Round Picks in the NBA


NickVanExel1996SPHoloview
NickVanExel1996SPHoloview by CoincidenceUNO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10: 닉 밴 액셀 (1993, 37번째 픽)

*1993-1994 시즌 All-Rookie 2nd Team 선정.

*1998년 올스타 선정.

 

닉 밴 액셀의 가능성을 알아본 제리 웨스트도 대단했지만, 더욱 대단했던것은 바로 이 별볼일 없는 신시내티 대학 출신 선수의 실력이었다.

1993
년 드래프트의 진정한 흙속의 진주였던 밴 액셀은 루키 시즌때부터 레이커스의 주전 포인트가드로써 두각을 나타냈다. 빠른 스피드, 현란한 드리블, 자로 잰듯한 송곳패스 등등 화려함과 어울리는 플레이를 했던 밴 액셀은 덴버와 댈러스에서 그의 전성기를 보내게 된다.

특히 댈러스 매버릭스 시절의 밴 액셀은 중요한 순간마다 대량득점을 해내는 무시무시한 식스맨으로 매버릭스의 최전성기를 이끈 주인공중의 하나였다
. 하지만 올해의 식스맨 상을 타지 못한게 옥의 티.


Vlade Divac y Anthony Mason (1996)
Vlade Divac y Anthony Mason (1996) by Vedi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9위
: 앤소니 메이슨 (1988, 53번째 픽)

*1994-1995 시즌 Sixth Man of the Year 선정

*1996-1997 시즌 All-NBA 3rd Team 선정

*1996-1997 시즌 All-Defensive 2nd Team 선정

*2001년 올스타 선정

 

90년대의 포인트-포워드라고 하면 바로 스코티 피펜과 앤소니 메이슨이 있다. 메이슨은 동시대의 스타 피펜과 함께 포인트-포워드의 개념을 대중화 시킨 장본인이다 (물론, “포인트 포워드의 창시자는 폴 프레시라고 알려져있다)

그는
88년 당시 58번째로 2라운드도 아닌 3라운드에 뽑혀 뉴저지 넷츠에서 NBA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루키시즌은 순탄하지는 않았다. 고작 21경기에 뛴 메이슨은 루키 시즌 도중 CBA로 내려갔고, 이듬해 덴버로 적을 옮겼지만 3경기만을 뛰고 방출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결국 유럽 터키리그에서 그의 농구생명을 연장하다 1992년 자유계약으로 뉴욕 닉스에 합류한다. 메이슨은 팻 라일리의 지도 하에 패트릭 유잉, 찰스 스미스, 래리 존슨과 함께 닉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샬럿 호넷츠로 이적한 후 그의 최전성기를 보낸 메이슨은 닉스시절 은사였던 팻 라일리를 따라
2000-2001 시즌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하는데 그때 그는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2라운드도 아닌 3라운드에서 뽑혀 식스맨 상 수상에 올스타까지. 이정도면 성공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지 않을까?


Michael Redd of the Milwaukee Bucks

8: 마이클 레드 (2000, 43번째 픽)

*2003-2004 시즌 All-NBA 3rd Team 선정                                     

*2004년 올스타 선정

 

오하이오 스테이트를 NCAA 전미 토너먼트 4(March Madness Final Four) 까지 이끌었으나 아무도 그의 잠재력을 알아보지는 못했다. 당시 밀워키 벅스의 감독이었던 조지 칼 역시 레드의 잠재력을 일찍 알아보지 못한 자신이 안타까웠다고 시인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레이 앨런의 백업으로
NBA 커리어를 시작한 마이클 레드는 현재 미국 국가대표 농구팀의 일원이며 올스타 선수이기도 하다. 2008“Redeem Team” 이라고도 불렸던 미국 국가대표 농구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005
년 밀워키 벅스와 6 9100만달러의 장기계약을 체결한 그는 현재 밀워키 벅스의 리더로써 그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2라운드 출신 선수가 억대연봉에 한 팀의 리더라고 말하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왼손잡이 슈터는 믿을수 없는 일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진정한 2라운드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Cavaliers vs. Magic

7: 라샤드 루이스 (1998, 32번째 픽)

*2004년 올스타 선정

*2009년 올스타 선정

 

NBA 드래프트 2라운드를 섵불리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가 있다. 가까운 예로 2009 NBA Finals에서 맞붙었던 LA 레이커스와 올랜도 매직은 각자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의 주축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나는 레이커스의 트레버 아리자,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바로 7위에 이름을 올린 라샤드 루이스다.

고졸 출신의 루이스는 큰 키에 스피드
, 그리고 슈팅 레인지까지 보유했지만 그를 1라운드에서 뽑은 팀은 없었다. 결국 시애틀 슈퍼소닉스가 2라운드에 그를 뽑았는데, 루이스는 2년차때부터 서서히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결국 페이튼-켐프 이후 새로운 원투펀치로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7
년 올랜도 매직과 6 11800만달러의 초대박 계약을 체결한 루이스는 2009년 올랜도를 NBA Finals로 견인하며 2라운더로써 더 바랄게 없는 부와 명예를 둘다 챙겼다. 현재 저미어 넬슨, 드와잇 하워드와 함께 새로이 팀에 합류한 빈스 카터를 동료로 두고있는 루이스는 아직도 보여줄게 많은, 특별한 2라운더다.


NBA 2009: Lakers Beat Jazz 113-100

6: 카를로스 부저 (2002, 34번째 픽)

*2002-2003 시즌 All-Rookie 2nd Team 선정

*2007-2008 시즌 All-NBA 3rd Team 선정

*2007년 올스타 선정

*2008년 올스타 선정

 

“A Shame of Duke”, “Boozer? No, It’s Looser”,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의해 드래프트 될 당시 그가 들었던 조롱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를 무시하는 팬들은 아무도 없다. 대학시절, 듀크를 미국 최정상의 자리로 견인했지만 팀 동료들(제이 윌리엄스, 마이크 던리비) 과는 달리 부저는 1라운드에서 외면받았다. 하지만 캐벌리어스 시절 All-Rookie 2nd Team 에 선정되더니, 이듬해 들어온 괴물 신인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며 새로운 듀오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2004년 유타 재즈와 거액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부저는 이후 2년간 부상에 시달리다 2006-2007 시즌 평균 20.9 11.7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칼 말론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두번의 올스타 선정, 그리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그는 NBA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커리어도 훌륭하다.

현재 데론 윌리엄스와 함께
“Stockton to Malone” 을 재현하고 있는 그의 나이는 이제 겨우 스물 일곱. 은퇴할때 즈음 되면 그의 이력은 아마 이보다 더 화려하지 않겠는가. 2라운드 출신으로 미국 국가대표 일원이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두개의 올림픽 메달은 왜 부저를 루이스나 레드 대신 6위에 올려놔야됬는지를 설명해준다.


Gilbert Arenas Pregame
Gilbert Arenas Pregame by Keith Alliso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5
: 길버트 아레나스 (2001, 30번째 픽)

*2002-2003 시즌 Most Improve Player Award 수상

*2004-2005 시즌 All-NBA 3rd Team 수상

*2005-2006 시즌 All-NBA 3rd Team 수상

*2006-2007 시즌 All-NBA 2nd Team 수상

*2005, 2006, 2007년 올스타 선정

 

아레나스 만한 선수라면 2라운드가 아닌 로터리, 로터리 중에서도 5순위 안에는 뽑혀야 했다. 물론, 결과론 적인 말로 들린다면 할수 없다. 애리조나 대학은 2001년에만 총 4명의 NBA 드래프티를 배출해냈다 (리차드 제퍼슨, 길버트 아레나스, 로렌 우즈, 마이클 라이트). 하지만 이중 1라운드 출신은 리차드 제퍼슨 뿐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이 네명중 NBA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는? 두말 할것 없이 단연 길버트 아레나스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제이슨 리차드슨
, 래리 휴즈, 마이크 던리비, 트로이 머피등과 함께 성장했으며 2년차때 평균 18.3 6.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기량 발전상을 수상했다. 2년간의 워리어스 생활을 청산하고 워싱턴 위저즈와 장기계약을 맺은 아레나스는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인다.

2005-2006
시즌에는 평균 29.3 6.3어시스트를 기록하였고 그해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34점을 기록하며 르브론 제임스와 에이스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비록 플레이오프 1라운드밖에 경험하지 못했지만 그의 득점력은 2라운드 출신 선수들 중에 단연 최고다. 이미 워싱턴과 또 하나의 연장계약을 체결한 그가 과연 부활해서 잠잠했던 에이전트 제로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4
: 마크 프라이스 (1986, 25번째 픽)

*1988-1989 시즌 All-NBA 3rd Team 선정

*1991-1992 시즌 All-NBA 3rd Team 선정

*1992-1993 시즌 All-NBA 1st Team 선정

*1993-1994 시즌 All-NBA 3rd Team 선정

*1989, 1992, 1993, 1994년 올스타 선정

 

1989년 동부지구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시카고 불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사투를 기억하는가. 당시 시카고는 5차전에서 마이클 조던의 버저비터가 성공하면서 101 100으로 클리블랜드를 힘겹게 꺽고 3 2패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당시 클리블랜드를 이끌었던 주전 포인트가드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마크 프라이스다.

80
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그중에서도 특히 1988-1989 시즌이 가장 아쉬웠었는데, 그당시 마크 프라이스를 비롯해 론 하퍼, 브래드 도허티, 핫 로드윌리엄스등이 주축이 된 우승후보였으나 마이클 조던의 한방에 의해 1라운드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에이스 마크 프라이스는 1988-1989 시즌을 기점으로 인생 최대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네번의 올스타
, 네번의 All-NBA 수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특히 당시 NBA에는 마이클 조던, 존 스탁턴, 매직 존슨, 조 듀마스 등 실력이 출중한 가드들이 기라성같이 많았다. 그들을 제치고 All-NBA 1st Team 에 선정됬다 하면 그 실력은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클리블랜드의 레전드가 된 이 조그마한 2라운드 출신의 백인은 4위에 이름을 올릴 자격이 있다. 물론 아무런 영향력 없는 필자의 주관적인 순위이긴 하지만.


Jeff Hornacek #14

3: 제프 호나섹 (1986, 46번째 픽)

*1992년 올스타 선정

 

사실 3위부터 5위까지 누구를 넣을지 많이 고민했다. 개인 수상만을 놓고 볼때는 마크 프라이스가 3위에 들어가는게 옳다. 순수 농구 실력만을 볼때면 길버트 아레나스의 손을 올려줘야 한다. 하지만 필자는 제프 호나섹이 3위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46
번째로 NBA에 드래프트 되었을때, 아무도 그의 실력을 존중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피닉스 선즈에서 데뷔 한 후 올스타에 선정될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고, 에이스로써 케빈 존슨, 댄 멀리와 함께 선즈를 서부의 강호로 변모시켰다. 워낙 유타 시절의 조력자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그는 에이스와는 거리가 먼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는 찰스 바클리가 오기 전까지 피닉스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잘 해냈었다.

필라델피아를 거쳐 제리 슬론의 유타에 정착하면서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에이스가 아닌 제
3 옵션의 롤 플레이어 였지만 훌륭하게 소화해 내면서 유타 재즈가 2년연속 NBA Finals에 오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유타 재즈 최전성기의 주력 멤버였던 그는 팀에서 스탁턴, 말론만큼 팀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호나섹이 없는 유타 재즈를 상상해본적 있는가? 필자에게 호나섹이 없는 재즈는 상상할 수도 없다.

90
년대 후반 시카고 불스와 우승을 위해 끝까지 사투를 벌였던 팀 유타 재즈. 그리고 그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조연. 아레나스와 프라이스와는 달리 호나섹은 그냥 강호가 아닌 한때 NBA를 주무르던 강팀에서 주전급 멤버로 성공을 한 전력이 있기에 3위에 놓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Dennis Rodman
Dennis Rodman by Vedi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2
: 데니스 로드맨 (1986, 27번째 픽)

*1991-1992 시즌 All NBA 3rd Team 수상

*1994-1995 시즌 All NBA 3rd Team 수상

*1989-1990, 1990-1991 시즌 NBA Defensive Player of the Year 수상

*1988-1989, 1989-1990, 1990-1991, 1992-1993, 1994-1995, 1995-1996 시즌 All-Defensive 1st Team 수상

*1993-1994 시즌 All-Defensive 2nd Team 수상

*1990, 1992년 올스타 선정

 

화려한 수상 실적, 5개의 반지, 각종 개인 타이틀

말이 필요한가? 놀랍지 않은가. 선수가 NBA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이라는것을 우선 배제하고 생각해봐도 이것은 놀라운 실적이다. 리바운드 하나로 NBA 제압한 사나이. 유명한 농구만화 슬램덩크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었다던 데니스 로드맨 역시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이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Bad Boys 멤버중 하나였던 그는 2년연속 우승(1989, 1990) 맛보며 엘리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오직 수비적 능력에만 의존하던 로드맨은 결국 그의 능력만 가지고 NBA 제패했다. 그의 리바운딩 능력은 당시 디트로이트의 수장이었던 데일리가 신이 내린 재능 (God given talent)” 라고 극찬할 만큼 독보적이었으며 2년연속 Defensive Player of the Year 수상과 수많은 All-Defensive 1st Team 수상이 그의 수비력을 대변한다.

디트로이트
이후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잠시 거친 시카고에 합류한 로드맨은 조던, 피펜, 하퍼, 쿠코치 등과 함께 3년연속 우승을 함께 경험한다. 그와 함께했던 동료들 역시 그의 재능만큼이나 대단했다. 디트로이트 시절 아이재아 토마스, 듀마스 등과 함께했고, 샌안토니오 스퍼스 시절에는 제독데이빗 로빈슨과 스퍼스의 레전드 엘리엇, 에이버리 존슨과 함께했다. 불스 시절의 동료들 역시 대단한 이력을 지닌 선수들이기는 마찬가지. 2라운드 출신 선수중 로드맨같이 성공적이고 다이내믹한 커리어를 보낸 선수는 없을 것이다.

비록
코트의 괴짜라는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그의 실력과 열정만큼은 존중해 줘야한다. 그는 모든 감독들이 프론트 코트에 세우고 싶어했던 선수라는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SPURS HORNETS

1
: 마누 지노빌리 (1999, 57번째 픽)

*2002-2003 시즌 All-Rookie 2nd Team 선정

*2007-2008 시즌 All-NBA 3rd Team 선정

*2007-2008 시즌 Sixth Man of the Year 수상

*2005년 올스타 선정

 

그의 성공 가능성을 점친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1999년 최하위에 가까운 57번째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뽑힌 지노빌리는 3년 후인 2002 NBA에 등장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이 루키는 결국 스퍼스의 중요한 전력으로 성장하며 2003, 2005, 그리고 2007년 스퍼스를 정상으로 올려놨다.

또한 그는 유로리그
, 올림픽, NBA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슈팅 능력도 출중하지만 그가 제일 무서울때는 바로 유로스텝에 의한 돌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의 에이스이자 오랜기간 강자로 군림해왔던 샌안토니오의 해결사인 지노빌리를 1위에 올려놓은 이유는 그가 가장 낮은 픽에 뽑혔기 때문이다.

57
번째로 지노빌리를 뽑은것은 NBA 드래프트 역사상 최고의 스틸 픽이다. 앞으로 과연 57번째 픽이 지노빌리 만큼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필자가 지노빌리를 1위에 올린 이유다.


And the Others..

이 외에도
NBA에서 활약한 2라운드 출신들은 많다.

은퇴한 선수들 중 몇몇 나열해 보자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드라젠 페트로비치, 아이버슨의 영혼의 파트너에릭 스노우, 샤킬 오닐에 대항했던 새크라멘토 킹스의 블라디 디박, 길게 꾸준히 활약한 클리포드 로빈슨이 있다.


현재 활약하고 있는 현역
2라운드 출신 선수들 역시 많다.

폴 밀샙, 메멧 오쿠어, 모 윌리엄스, 몬타 엘리스, 스티븐 잭슨, 바비 시몬스, 자자 파출리아, 앤더슨 바레죠우 등이 현재 NBA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NBA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들의 성공신화는 계속 이어지고있다.

일종의 전통이라 할 수 있을정도로 2라운드 출신 슈퍼스타들이 탄생하는데 이것 때문에라도 아무리 NBA 드래프트라지만 2라운드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2라운드 드래프티들의 성공신화를 기대하며 NBA 드래프트의 두번째 이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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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scores
Boxscores by bschmove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단순한 팬과 매니아는 '기록'을 참고하는가의 여부로 나뉜다. 경기를 보면서 손으로 박스스코어를 작성한 적이 있거나 매번 야후나 ESPN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박스스코어를 참고한다면 충분히 매니아라 불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박스스코어에 찍혀나오는 숫자들뿐 아니라, 그곳에 나오지 않는 다양한 기록들이 NBA 보는 재미를 더 배가시켜준다는 사실은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못하다.

바로 'APBR Metrics' (Association for Professional Basketball Research)에 기반한 수치들이다.

'APBR Metrics'란, 쉽게 말해서 농구를 수치로 파악해보고자 하는 시도인 것이다. 야구는 이런 분야에 대한 연구가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되어서 이미 경기를 보지 않고도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꿰뚫어볼 수 있을만큼 그 연구가 진행되어 있다.

APBR Metrics는 그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가장 처음 등장한 것은 딘 올리버가 한 팀이 경기에서 가지는 공격 기회를 수치화하면서 부터다. 그것이 1990년대. 그 이후 현재 ESPN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존 할린저가 2003년 올리버와 함께 다양한 APBR Metrics에 기반한 계산법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APBR Metrics의 존재 의의

'계량화'는 스포츠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이루고자하는 목표다. 계량화가 진척되어야만 효율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농구가 야구처럼 계량화, 또는 도식화될 수 있다면 누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효율적인 농구가 가능할 것이다.

APBR Metrics의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완성에 이르게 된다면 경기를 보지 않고 기록지만 봐도 그 선수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기량의 완성도까지 알 수 있으니 팬들이나 스카우터들이 좋은 선수를 찾기 위해 시즌 전경기를 돌려본다거나, 혹은 모든 대학팀들을 주시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게임을 직접, 혹은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켜본다고 하더라도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다양한 기록을 통해 되짚어볼 수 있으니 더 깊은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주요 수치들

Pace Factor
해당 팀이 48분당 몇번의 공격 기회를 가지는 지를 나타낸다. 스틸-블락-턴오버가 집계되기 시작한 73-74시즌부터 계산할 수 있으며, Pace Factor를 비교함으로써 동시대가 아닌 팀들끼리도 여러 기록들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PER
기존의 EFF가 누적 기록에만 집중해서 에이스급 선수들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생산성을 알기 힘들었다면, PER은 분당 효율도 생각함으로써 벤치 선수들의 생산성도 알아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리그 평균은 언제나 15.0이고 이보다 높으면 좋은 생산성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

eFG%, TS%
eFG%는 3점슛에 가중치를 두어, 같은 야투 갯수를 던져 같은 성공 갯수를 기록했더라도 3점을 더 많이 던지고 넣은 선수에게 더 높은 필드골 성공률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TS%는 거기에 자유투까지 포함시켜 자유투 시도도 넓은 의미의 슈팅 시도로 간주한다.

Winshare
한 선수가 팀에 공헌한 정도가 과연 승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나타내주는 기록이다. 예를 들어 선수 A의 Winshare가 10이라면, 그 선수가 팀의 10승을 책임졌다는 의미다. PER이 분당 효율성을 강조했다면, Winshare는 선수의 누적 활약도를 평가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Usage %
선수가 얼마만큼 공을 소유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된다. 이 수치가 높을 수록 공을 많이 소유한다는 뜻이며 주로 강팀보다는 원맨팀의 에이스에게서 높은 수치를 찾아보기 쉽다. 역대 1-2위는 05-06 시즌의 코비 브라이언트와 86-87 시즌의 마이클 조던. 이 둘 모두 그 시즌에 특출난 팀성적을 올리지 못한 고독한 에이스였다.

Butler Goes up on Bowen
Butler Goes up on Bowen by Geoff Livingsto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APBR Metrics의 한계

본격적으로 연구된지 그리 오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듯이, 아직 APBR Metrics의 한계는 어느정도 명백한 편이다. 아직 야구의 Sabermetrics와는 달리 아직 내세울 만한 계산법이 그리 많지 않고, 더군다나 블락-스틸-턴오버가 73-74시즌 이후부터 집계되기 시작해 그 이전은 APBR Metrics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NBA가 출범한 46년부터 무려 27년간이나 계산에서 제외해야 한다.

공격에서 많은 부분을 수치화하는데 성공했음은 이제는 대부분의 전문가나 매니아들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수비는 아직 제대로 계량화에 성공하지는 못했으며 축구가 그렇듯이 앞으로 영원히 수비를 수치로 나타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도 Defensive Winshare나 Defensive Rating이 있으나 이들 수치의 신뢰성이 의심갈 때가 많다. 

00년대 최고의 수비수중 한명인 브루스 보웬은 Defensive Winshare 리그 5위 안에 이름을 단 한번도 올리지 못했으나, 션 매리언은 3번이나 리그 5위안에 이름을 올렸다. Defensive Winshare로만 따지면 보웬이 리그 탑 수비수가 아니었을 기간동안 라쇼 네스테로비치도 한번 5위안에 이름을 내밀었고, 폴 피어스는 2번이나 리그 5위안에 들었으며, 수비가 미숙하다던 06-07시즌 당시의 르브론 제임스도 리스트에 올랐다.

바로 계량화된 수비 관련 기록이 스틸-블락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스틸-블락이 많지 않으면 수치상으로 뛰어난 수비수가 될 수 없다. 그 덕분인지 90년대 이후 기자단이 선정하는 올해의 수비수에서 외곽 수비수가 그 영예를 차지한 것은 96년의 페이튼과 04년의 론 아테스트뿐이다.


그래도 미래가 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BR Metrics의 앞날은 밝은 편이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모든 곳에서 선수의 생산성을 이야기할때 이야기하던 수치가 바로 EFF다. 하지만 EFF대신 모두가 PER을 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FG%대신 eFG%나 TS%를 근거로 더 좋은 슈터로 평가받는 사례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아직은 농구의 모든 것을 수치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연구가 점차 진행될 수록 그점이 보완된다면 농구도 야구처럼 다양한 평가지표로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본 글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APBR Metrics 기록들은 Basketball-Reference82games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APBR Metrics 기록들로 독자들이 NBA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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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의 '히트 상품' 이었던 딜론테 웨스트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웨스트는 지난 9월 총기소지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트레이닝 캠프에 무단 불참하는 등 계속해서 사건의 중심이 되고 있다. 작년 여름 재계약 체결 후 주전 슈팅가드로써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클리블랜드의 정규시즌 우승에 큰 공헌을 했던 웨스트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Cavs Introductions
Cavs Introductions by Scott Ablema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평화로웠던 여름

웨스트에게 지난 시즌은 NBA에서 자신의 입지를 완전히 다진 시즌이었다. 주전 슈팅가드 자리를 굳히며 자신을 믿어준 팀에 100% 보답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르브론 제임스를 포함한 팀내 어느 선수보다도 많은 출장시간을 소화하며 마이크 브라운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았다. 웨스트는 프리 시즌 도중 지병인 조울증으로 2주간 팀을 떠났던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준 동료들에게 큰 감명을 받았고, 2년 전 자신이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것은 운명이었다고 할 정도로 팀에 애착을 보였다.

리그에서의 입지가 안정되자 개인 생활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작년 여름 클리블랜드와 3년간 총액 1270만 달러 재계약을 맺은 웨스트는 어머니에겐 새 집을, 여동생에겐 대학 등록금을, 자신을 키워준 외삼촌에겐 의치를 할 돈을 벌 수 있었다. 여름에는 라스베가스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클리블랜드에 집도 구입했다. 팀과의 관계는 최고였고 개인적으로도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로웠던 여름이었다.


Delonte West
Delonte West by bunkosquad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불법 총기 소지로 체포되다

9월 18일, 웨스트가 체포됐다는 기사가 ESPN을 비롯한 언론사 대문을 장식했다. 하루 전인 17일 고향 메릴랜드 주 외곽 도로를 3륜 오토바이로 달리던 웨스트가 과속으로 조사를 받던 중 무면허 총기 3정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체포 당시 웨스트의 허리에는 9mm 베레타, 다리에는 루거 357구경 매그넘, 그리고 기타 케이스에는 샷건이 담겨 있었고, 세 자루 모두 무면허에 실탄이 장전돼있었다. 메릴랜드 주 형법에 따르면 이런 경우 2,500 달러의 벌금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된다.
웨스트는 아무 저항 없이 조사에 응했고 곧 석방됐지만 주 경찰은 웨스트가 장전된 총기를 지닌 채 달리고 있었던 이유를 조사할 계획이며, 11월 26일에 열리는 재판에서 최종 판결을 받게 될 예정이다.

웨스트가 이런 문제를 일으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두 건의 총기법 위반과 여러 번의 교통 법규 위반으로 소환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총기로 누군가를 해치는 등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선수생활을 계속 해올 수 있었다. 이번 역시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은 낮고 2,500 달러의 벌금은 NBA 선수들에겐 큰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팀 입장에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먼저 클리블랜드의 시즌 초반 운영에 차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NBA에서는 총기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엄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총기 관련 혐의가 유죄로 판결받을 경우 대부분 출장정지로 연결된다. 최근 몇 년 사례만 봐도 세바스찬 텔페어가 총기법 위반으로 3경기 징계를 받았고, 스티븐 잭슨은 주차장에서 발포한 후 7경기동안 출전하지 못했다. 웨스트 역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유죄를 인정할 경우 상당 기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물론 클리블랜드는 이번 여름 앤써니 파커와 자마리오 문을 보강하며 스윙맨 진용을 강화했으므로, 웨스트가 출장정지를 당하더라도 그리 큰 피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포인트가드다. 웨스트의 두 번째 역할은 모리스 윌리암스와 르브론이 없는 동안 리딩을 맡는 보조 포인트가드기 때문이다. 191cm로 슈팅가드로는 단신이지만 포인트가드로는 장신에 속하는 웨스트는 상대 포인트가드에게 미스매치 부담을 안길 수 있으며, 클리블랜드 가드진 중 포인트가드 롤을 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수다. 따라서 웨스트가 결장할 경우 르브론의 리딩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지난 시즌부터 클리블랜드가 견지해온 방침과 어긋나는 일이다. 지난 주부터 돌기 시작한 클리블랜드의 베테랑 가드 영입설도 웨스트의 출장정지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있다.

웨스트가 뛰지 못할 때도 문제지만 돌아와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웨스트가 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작년 여름에는 재계약을 눈앞에 두고 마리화나 소지가 적발됐고, 프리시즌에는 훈련 도중 심판과 다툼을 벌인 후 팀을 떠나있기도 했다. 시즌 중에도 가끔 증세가 심해져서 피닉스 원정경기 직후에는 말없이 라커룸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만약 이번 사건이 조울증과 관련돼있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웨스트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들이 있을 수도 있다. 웨스트의 양부가 '딜론테는 단지 자신을 보호하려 했을 뿐'이라 말한 것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 웨스트가 어린 시절 갱스터와 어울린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순탄한 성장과정을 거친 것도 아니다. 마치 영화 '매드 맥스'의 주인공 같은 중무장을 해야 밤거리를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거나 최소한 그렇게 느끼고 있다면 시즌 중에도 농구에 전념하기는 힘들 것이다.

웨스트는 9월 말 클리블랜드로 돌아와 페리 단장과 만남을 갖고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웨스트는 어쨌든 28일 클리블랜드 미디어 데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체포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어색한 웃음과 함께 '일단 농구에 전념하고 싶다'는 말로 일관했다. 그리고 다음날 훈련에 나오지 않았다.


Delonte West Arrives
Delonte West Arrives by bunkosquad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무단 결근

미디어 데이 다음날인 29일, 아침 훈련을 모인 클리블랜드 선수들 중에 웨스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오후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웨스트는 하루종일 집에 머물러있었으며 팀에 아무 통보도 하지 않았다. 저녁 늦게야 웨스트와 통화에 성공한 대니 페리 단장은 '웨스트는 개인적인 문제로 불참했으며 나머지는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웨스트는 30일 훈련에도 불참했다가 사흘 만에 복귀했다.

웨스트의 훈련 불참 이유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조울증이 재발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평생동안 조울증과 싸워오고 있는 웨스트는 몇 년 전부터 정식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가끔씩 의학적인 보호에서 벗어나 있을 때가 있다.

작년 프리시즌에도 장시간 팀을 이탈한 바 있는 웨스트지만 이번같이 아무 연락 없이 '무단 결근'을 한 것은 처음이다. 팀에서는 벌금 등의 징계를 고려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팀 분위기다. 모두가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트레이닝 캠프 첫날 훈련에 불참한 것은 팀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같이 핵심 멤버가 대거 교체된 팀은 프리 시즌에 서로를 알아갈 기회를 잃는 것이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웨스트 개인적으로도 불이익을 피할 수 없다. 지난 시즌 주전 슈팅가드 경쟁에서 사샤 파블로비치를 눌렀던 웨스트지만 올해는 앤써니 파커라는 강적과 경쟁을 해야 한다. 198cm의 베테랑 파커는 웨스트가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면서도 슈팅가드에 더 알맞는 신장을 지녔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슈팅가드 포지션의 경쟁 체제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지금, 웨스트의 방황은 예상보다 빨리 경쟁을 끝낼 수도 있다.

웨스트의 방황을 받아주고 있는 동료들과의 관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웨스트와의 친분이 없는 상태에서 팀에 합류한 새 멤버들은 웨스트에게 경미한 징계만 내려질 경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일단 리더인 르브론이 '웨스트가 돌아오면 환영받을 것'이라 선언하며 진화가 되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Delonte West
Delonte West by Keith Alliso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웨스트 문제, 해법은?

웨스트의 체포 및 무단 훈련 불참은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에게 처음부터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게 됐다. 지난 시즌 팀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이었고 올 시즌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웨스트가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페리 단장과 브라운 감독의 전체 시즌 구상이 어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웨스트를 트레이드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슈팅가드 자리에는 파커라는 대체 선수가 있으므로 웨스트를 트레이드 카드로 써서 약점인 파워포워드 포지션을 보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웨스트가 트레이드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페리 단장도 하지 않을 것이고 대상 팀에서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웨스트는 기량에 비해 연봉이 낮은 선수다. 조울증이 없을 때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뛴다. 게다가 웨스트의 내년 시즌 연봉은 대부분이 비보장이다. 이미 웨스트의 조울증을 훌륭히 다스린 경험이 있는 페리 단장은 이번 시즌 웨스트를 잘 추슬러 쓴 후 트레이드 가치가 극대화되는 내년에 트레이드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시즌 구상을 마치고 프리시즌에 들어선 다른 팀들도 이제 와서 정서상 결점이 있는 선수를 받기 위해 팀을 흔들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웨스트는 이번 시즌에도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페리 단장과 브라운 감독은 지난 3일에 있었던 자체 청백전에 웨스트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Wine & Gold Scrimmage'라 불리는 클리블랜드의 자체 청백전은 선수들이 현지 팬들에게 시즌 첫 선을 보이는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웨스트는 청백전이 열리고 있던 시간 연습 코트에서 코치와 함께 개인 훈련을 했다. 페리 단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웨스트의 미디어 노출을 금지시킬 예정이다.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눈에 띄게 불편해한 후 다음날 훈련에 무단 불참한 웨스트이니만큼 체포 사건이 일단락될 때까지 웨스트를 카메라 앞에서 떼어놓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팀 구성원들은 작년 웨스트가 팀을 이탈했을 때도 거의 2주일 동안 철저히 침묵을 지킨 바 있다.

지난 시즌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웨스트는 이번 프리시즌에는 농구 외적인 문제로 투지를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웨스트가 27일 보스턴과의 개막전에 100% 상태로 나올 수 있을지가 올시즌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에게 주어진 첫 시험인 셈이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 모두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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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be
Kobe by jesseducation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2009년 NBA 우승팀 LA 레이커스의 주전 슈팅가드로서 올림픽 우승과 NBA 우승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화려한 활약을 하며 알찬 한해를 보낸 코비 브라이언트. 그는 이미 NBA에서 13시즌이나 보낸 베테랑중의 베테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시즌 새로운 기술을 들고 나오는 놀라운 선수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20대 중반에 모든 기술을 완성하고 그 기술들의 완성도를 높여, 신체능력이 여전하고 경험도 쌓인 20대 후반에 선수 생활의 절정기에 오른다. 하지만 그 이후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거나 시도하지 않던 새로운 형태의 경기에 도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코비 브라이언트가 지난 시즌 우리에게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그 드문 케이스의 적나라한 예일 것이다.

브라이언트는 지난 시즌 모든 공격 시도중 79%의 슈팅을 점퍼로 마무리했으며, 나머지 21%만을 골밑에서 해결했다. 이는 지난 3년간의 기록중 가장 높은 점프슛 비중이며, 또한 더불어 골밑슛을 가장 적게 쏜 것이기도 하다.

 연도  종류  비중 성공률
 종류
비중
성공률
 2006-07 점프슛
77 %
46.7%
 골밑슛
23 %
 62.0%
 2007-08 점프슛
75 %
45.7% 골밑슛 25 % 63.7%
 2008-09 점프슛
79 %
46.1%  골밑슛
21 % 65.5%
(성공률 : 3점슛에 가중치를 둔 Efficient Field Goal)

Kobe Asia Tour 2009 at the ULTRA, Manila, Philippines July 21, 2009
Kobe Asia Tour 2009 at the ULTRA, Manila, Philippines July 21, 2009 by redmediacrm 저작자 표시

체력 안배를 위한 변화

브라이언트가 이러한 플레이스타일을 가져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08 플레이오프에서 결승에까지 진출했고, 또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획득하기까지 브라이언트가 휴식할 시간이 거의 없어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브라이언트의 점프슛 비중은 전체 공격에서 79%로, 지난 세 시즌중 가장 높은 비중이었고, 골밑슛은 가장 낮은 비중이었다. 골밑슛은 보통 돌파를 통해 만들어내게 되는데, 브라이언트의 체력 문제 때문에 돌파의 비중을 낮추고 포스트업 플레이에 치중했기 떄문이다.

브라이언트는 올 시즌 초부터 돌파나 외곽에서의 풀업 점퍼 대신, 게임에서 포스트업을 주로 쓰는 방식의 플레이스타일로 소폭 변화를 주었다. 브라이언트는 예전부터 포스트업을 리그에서 가장 잘하던 선수중의 한명이었지만, 지난 시즌처럼 엘보에서의 포스트업 보다는 그보다 더 먼지역에서 포스트 무브를 통해 돌파로 연결하거나 혹은 패스하는 등의 플레이를 주로 펼쳤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브라이언트는 엘보에서 공을 받아 예전의 조던처럼 직접 포스트업을 통해 공격을 시도해 득점을 노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물론 그 과정이 쉬운 것 만은 아니었다. 팬들 사이에서 '경기중 연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초반에는 포스트업이 득점으로 직접 연결되는 빈도가 적었으며, 포스트업은 잘 되었지만 슈팅 리듬이 맞지 않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목격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러한 패턴의 공격이 익숙해져서인지 확률 높게 성공되기 시작했다. 그러한 포스트업 공격 방법은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공을 받고 정적인 상태에서 공격하는 방법이고, 최초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을 제외하면 큰 체력을 소모하지 않고도 손쉽게 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즌 내내 브라이언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체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황에서 그를 극복할 수 있었고, 정규시즌 46.7%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시즌 중반까지는 48%이상의 확률이었다)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필드골성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포스트업에 이은 점프슛 성공률 뿐 아니라, 돌파의 위력도 더 높아지면서 골밑에서 던지는 슈팅 성공률이 65%를 상회하는 기록은 덤으로 따라왔다.

31세의 브라이언트는 또 한번의 기술적 진화를 이뤄낸 셈이며, 그렇게 비축한 체력을 플레이오프에 쏟아부으며 정규시즌 26.8점에 그쳤던 평균 득점을 플레이오프에서는 30.2점까지 끌어올렸다.

Sam Bowie vs Olajuwon
Sam Bowie vs Olajuwon by Vedi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로켓츠의 전설적인 센터 올라주원은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바로 코비 브라이언트로부터의 전화였다. 그 이후, 코비 브라이언트는 올라주원을 찾아가 2시간여에 걸친 포스트업에 대한 지도를 받았다.

이미 리그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탑 플레이어가 비록 은퇴선수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이에게 가르침을 청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브라이언트는 마치 학생이 선생에게 배우는 것 처럼 차근차근히 모든 가르침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러한 열정이 있기에 NBA라는 세계 최고의 농구 리그에서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올라주원은 자신이 현역 선수였다면 절대로 알려주지 않을 자신만의 비밀도 전수해주었다며, 다음 시즌에 브라이언트의 그 기술들을 코트 위에서 볼 수 있으리라 장담했다.

과연 또 한번 진화한 코비 브라이언트의 올시즌 모습이 어떨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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